소설리스트

전이자는 검성의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50화 (50/287)

〈 50화 〉 7.5. 나와 그녀의 (진짜) 건전하지 못한 관계 (4)

* * *

어느 세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다.

백신현을 침대의 머리쪽으로 이동시켜서 등받이에 몸을 기대게 한 뒤, 루이스는 백신현의 사타구니 쪽에 얼굴을 가져간 상태였다.

관찰하는 듯한 루이스의 시선이 간지럽다.

사타구니 사이, 정확히는 오른쪽 허벅지 쪽에서 부자연스럽게 부풀어오른 그것을 바라보며 루이스는 조용히 숨을 삼키고 있었다.

바지 위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길고 두꺼운 것이 백신현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시작돼서, 오른쪽 허벅지 위로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그 탓에 좌우의 허벅지의 두께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꿀꺽, 루이스가 침을 삼키는 소리. 얼굴은 붉고, 호흡은 거칠었지만 그 이상으로 루이스는 그 부위에서 시선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냄새.

아주 강렬하고 지독한 냄새가 났다.

특급 모험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한 순간에 캐치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루이스의 후각과 촉각과 청각은 바지 속에서 진한 냄새를 풍기며 맥동하는 아주 두껍고 긴 기둥에 집중되어 있었다.

'……매우 냄새나고, 뜨겁고…… 강하게 뛰고 있어……'

또 하나의 심장이 달려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냄새.

루이스는 문득, 자신 또한 백신현과 마찬가지로 그 싸움 이후 샤워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갑자기 생겨난 근심에 손등과 팔뚝 등의 냄새를 맡아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원래 자기 자신의 냄새는 스스로 눈치채기 어려운 법이다.

이제 와서는 크게 대단치도 않은 문제였지만, 솔직히 신경이 쓰인다.

"루이스?"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백신현은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루이스는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다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현재 네 다리로 엎드린 자세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그 탓에 잡아주는 기구가 하나도 없는 큼지막한 가슴이 아래로 쏠린다. 하지만 늘어지지는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태를 취한 상태로 흔들렸다.

앞으로 쭉 나아간 루이스의 입술이 바지를 고정하는 허리끈을 가볍게 물었다. 그대로 살짝 잡아당겼다. 무복의 끈이 느슨하게 풀어지면서 바지가 아래로 미끄러진다.

"우……, 아……"

바로 그 순간, 느껴지는 열기가, 냄새가, 고동이 몇 배 가까이 튀어오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이 얼굴을 덮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안에는 사각형의 속옷이 남아 있었지만 전혀 의미가 없었다. 사각형 속옷의 오른쪽…… 다리가 들어가는 구멍 쪽으로 튀어나온 아주 두껍고 길쭉한, 쇳덩이 같은 것을 발견했다.

속옷 안에 숨겨져 있는 부분보다 구멍을 통해서 외부에 노출된 부분이 더 많았다. 루이스는 무심코 자신의 팔뚝과 그것을 비교했다. 아니, 비교할 필요도 없었다.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뭐……, 야……. 이거……. 내 팔뚝보다 굵……, 에……?"

루이스는 입을 가리면서 조용히 겁에 질려 있었다. 남자의 것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것이 평범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인간의 크기가 아니었다. 인간의 몸에 들어갈 리 없었다.

기겁하며 굳어있던 바로 그때, 위에서 얄미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쉴래?"

"……읏, 사람 무시 하지 마아……!"

쓸데없이 배려하게 만든 것 같다. 루이스는 바득, 하고 이를 갈면서 백신현의 속옷에 손을 뻗었다. 흔들리는 손이 여러 번 헛손질을 하다가 간신히 속옷 끝에 걸렸다.

백신현의 성기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히 속옷을 아래로 내려야 했다. 무릎을 넘어, 종아리까지 내리고 나서야 비로소 갇혀 있던 성기가 꺼떡거리며 움직였다. 하지만 그 속도가 조금 느리다.

설마…… 아직 피가 다 몰리지 않았다는 뜻일까?

"……우."

남근이 똑바로 올라서자, 루이스는 더 이상 백신현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속옷 안에 있을 때보다 더 크고 굵어진 것 같았다. 루이스의 시야를 붉고 검은 해면체 덩어리가 가득 채운다.

'어마어마한 냄새……. 머리가…… 멍해지는 듯한……'

마법에 홀린 것 같았다.

두손으로 감싸쥐어도 다 잡을 수 없는 기둥을 최대한 힘을 써서 붙잡은 채 혀를 써서 햝기 시작했다.

"츄……, 응……."

씁쓸하고, 조금 짜고, 상당히 역한 느낌이 들었다. 몸을 씻지 않은 건 피차 마찬가지지만, 유독 백신현의 냄새가 더 진한 것 같다.

기둥은 아주 넓고 길었다. 혀를 써서 구석구석 닦아내는 데에도 매우 긴 시간을 들여야 했다.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혀가 찌릿하고, 턱이 아플 정도야……. 이런 게 들어오면, 난……'

혀를 써서 귀두 아래쪽의 패여 있는 틈새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때, 백신현의 허리가 강렬하게 들썩였다. 여기가 약한 걸까. 루이스는 백신현이 움직일 수 없게 양손으로 기둥을 틀어쥐고 반응이 온 위치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울컥! 울컥! 기둥이 떨리면서 뭔가 액체 같은 것이 귀두에서 흘러나왔다. 이게 정액인가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투명하고 끈적끈적한 선액이다. 너무나도 양이 많은 탓에 이것이 정액인 줄 착각했다.

"……으, 뭐야……. 그만 좀 내보내……. 멈추지 않잖아……."

울컥대며 쏟아져나온 선액은 쉬지 않고 한참 동안 흘러넘쳤다. 그 기세도 대단했지만, 더 무시무시한 건 양이다. 백신현의 남근이 투명한 선액으로 번들번들했다. 미끄럽다.

루이스의 손이 순식간에 선액으로 젖어간다.

"……아."

순간적인 발상이었다. 이때, 자신이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루이스 자신도 아마 알지 못할 것이다.

루이스의 위치가 조금 위로 올라왔다. 남근을 앞에 둔 위치가 아니라, 그보다 한 걸음 앞. 가슴과 남근이 서로 닿을 수 있는 위치로.

처음에는 가슴 사이에 끼우려고 했지만, 지나치게 두꺼운 탓에 잘 되지 않았다.

결국 가슴을 최대한 밀어붙여서 밀착시킨다. 큼지막한 가슴이 기둥에 밀착된 만큼 변형된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두껍다. 그리고 뜨겁다. 손으로 만지고 있을 때와 비교해서 온도가 몇 도는 높아진 것 같았다.

쿵, 쿵, 울리는 소리는 심장의 고동일까 아니면 맥동하는 남근에서 들려온 소리일까.

"갑자기, 뭐 하는 거야……."

백신현에게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인지 조금 당황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럴 것 같아서 떠올린 생각이었다.

루이스에 비해서 많이 앞서 있긴 해도, 백신현의 상대는 연금술사밖에 없었다. 틀림없이 경험에 편중된 부분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다.

흘러넘친 선액을 가슴으로 펴바르면서 조금씩 백신현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루이스는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했다.

"……연금술사 선생님은……, 이런 거 못해줄 거 아냐. ……그냥 그렇다고. 처음에는 가슴 사이에 끼울 생각이었는데, 네가 쓸데없이 두꺼워서 이렇게 된 거야……."

루이스는 무릎을 꿇고 상반신이 조금 위로 올라가게 자세를 바꿨다. 꽤 높이 올라왔는데도 여전히 눈앞에는 백신현의 남근이 있다.

커도 너무 크고, 길어도 너무 길었다. 이런 게 들어가기는 할까……? 순간적으로 연금술사와 백신현의 키 차이를 떠올린 루이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혀를 쓰기 시작했다.

몸도 상당히 단련되어 있는 편인 데다가, 평균 키와 비교해도 꽤 큰 편인 루이스도 이렇게 애를 쓰고 있을 정도인데, 딱 평균보다 조금 작은 수준인 연금술사에게는 더더욱 버거운 크기였을 것이다.

혀가 찌르르 떨리고 턱이 아프다. 하지만 보람은 있었다. 가슴이 좌우에서 부드럽게 압박할 때마다 백신현이 움찔거렸다. 처음 겪어보는 행위에는 내성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던 루이스이 생각이 옳았다.

가슴과 남근 사이에서 맞물리던 선액이 부글부글 거품을 낸다. 조금 더 부드럽게 가슴이 기둥과 맞물린 채 문질러진다.

"큭……"

하지만 백신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다지 선액이 필요한 거 같지도 않았다.

마찰을 줄이지 않아도 충분히 끼우고 문지르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루이스의 피부는 부드러웠다. 이상적인 형태의 가슴이, 이상적인 정도의 피부결로 백신현의 기둥을 마찰하고 있었다.

이런 행위가 처음인 건 루이스도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그다지 기술적으로 숙련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지만, 그저 문지르는 정도만 해도 충분한 자극이었다. 남근이 사방에서 부드럽게 압박 당하는 느낌이 든다.

루이스는 이제 혀까지 쓰면서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쮸읍…… 베, 으응…… 베에……"

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은 아니었다. 이미 어느 시점에서 루이스의 정신은 몽롱해진 상태에서, 남근 하나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렇게 자극하면 이런 식으로 반응하고, 저렇게 반응하면 또 다르게 반응한다. 그것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귀두는 무척이나 두꺼웠다. 루이스는 입으로 그것을 삼키지 못하고 입구 부분에 밀착한 상태로 혀를 마구 움직였다. 바로 그때 울컥, 하고 올라오면서 루이스의 구강을 가득 채운 것은 정액이 아니라 다시 올라온 선액이었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구멍이 움직였다. 쭉 빨아들이면서 오물오물 삼킨다.

얼마 가지 않아 백신현에게도 한계가 찾아왔다. 루이스도 그 직전에 뭔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는 걸 감지했다.

가슴으로 압박하고 있던 기둥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두꺼워졌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강하게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올라오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아 뭔가 온'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기세로 올라온 정액이 루이스의 목을 강하게 때리고, 추스를 틈도 주지 않으면서 구강을 빈틈없이 채웠다.

"읍……!? 읍! 읍─! 읍!! 으읍─?!"

처음에는 삼키려고 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미처 삼키지 못한 정액이 루이스의 코와 입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루이스의 가슴과 백신현의 남근 위로 쏟아졌다.

가슴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일까, 대부분은 가슴 위로 쏟아졌다. 둥글게 융기한 가슴 위로 떨어진 정액은 부드러운 곡선을 타고 완만하게 미끄러진다. 유두 끝에 걸린 정액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웁─! 겍……! 윽……! 콜록……!"

이미 루이스가 삼킬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선 상태임에도 정액은 끊임없이 분출되었다. 그때부터 코와 입을 타고 정액이 쏟아진다. 호흡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탓인지 루이스의 시선은 벌써부터 몽롱했다.

긴, 아주 긴 사정 끝에 루이스의 몸이 옆으로 휘청하더니 쓰러졌다.

하지만 남근은 아직도 서 있었다.

"……꿀……꺽……"

루이스는 결코 시선을 떼지 못했다.

* * *

"후─ 후─"

몇 번씩 자세를 바꾸어가며 서로의 몸을 자극했다. 그리고 또 다시 두 사람의 위치가 변했다. 시트에 등을 대고 누운 루이스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구도로, 백신현이 음경을 잡고 루이스의 배 위에 올린다.

루이스는 한 순간도 음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음경은 일반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영역을 넘어, 훨씬 안쪽에 있는 곳까지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군살 하나 없는 복부 위로 음경이 길게 뻗어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루이스는 발정하고 있었다. 머리에 나사가 왕창 뽑혀나간 것처럼 사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눈으로 보고, 후각으로 맡고, 촉감으로 느끼고, 귀로 들었다.

백신현이 허리를 상당히 크게 뒤로 물린다. 거리가 크게 멀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음경이 루이스의 균열이 있는 위치를 겨눌 수 있게 되었다.

클리토리스가 무척이나 컸고, 연금술사와 비교해서 세로로 조금 더 길게 찢어진 균열이었다. 털은 거의 없다.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를 입고 그 위에 다른 복장을 덧대어서 입는 루이스의 특성 상, 털이 지저분하면 불편하기 때문에 깎아놓은 걸지도 모른다.

젖을대로 젖어서 김이 피어날 정도로 달궈진 보짓살이 삽입을 고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넣는다."

"으……, 응……"

한 순간 루이스의 눈에 이성이 돌아온 것 같았다. 어깨를 움츠리고, 호흡을 정돈한 뒤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닥쳐온 충격에 대비했다.

음경을 쥐고 위치를 조정한다. 입구에 대고 빙글빙글 돌리자 루이스는 몸을 뒤로 젓히며 물을 뿜었다. 얼마나 민감해진 상태인지도 알 수 없었다.

입구에 맞춰서 살짝 삽입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연금술사와는 다른 의미로 어마어마한 압박이다. 잘못하면 이쪽이 튕겨나갈 것 같다.

그때, 루이스의 오른손이 오갈 데 없이 왔다갔다 하던 중 침대 시트를 짚고 있던 백신현의 손가락에 살짝 자신의 손가락을 엮었다. 빠지지 않게 손가락과 손가락을 엮어서 고정했다. 단단히 붙잡았다.

그 과정을 조용히 지켜본 뒤, 움직였다.

어설프게 힘을 주면 오히려 튕겨나갈 것 같았다. 허리에 단단히 힘을 주고, 음경을 살짝 밀어넣으면서 이를 악물었다.

끼익─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음경을 뭉게버릴 정도로 심하게 조여대는 탓에 밀어넣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악──── 윽─────!"

단숨에 안쪽까지 도달했다. 루이스는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고개를 위로 젓힌 채 꺽꺽대고 있었다. 소리조차 되지 못한 신음이 간헐적으로 터져 나온다.

단 하나의 빈틈 없이, 백신현의 음경이 루이스의 안쪽까지 침범한 것이 느껴졌다. 아프다. 숨 쉬는 게 괴롭다.

하지만 이때, 그 고통조차 '기분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 자기 자신의 정신 머리가 루이스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취향은, 없었을 텐데.

"아…… 파앗…………"

몸뚱이가 물리적으로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지와 관계 없이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백신현은 이번에도 검지를 살짝 굽힌 상태로 다가와서 눈가의 눈물을 털어냈다.

거부할 기운도 없었다. 루이스는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힘을 쏟고 있었기 때문에.

"학……! 학……!!"

지금까지, 스스로가 고통에 취약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루이스는 특급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천재라고 칭송하지만, 그 이면에서 얼마나 수많은 고통과 투쟁하며 살아왔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전투부터 수행까지,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경험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했다.

하지만 달랐다.

찢어질 거 같으면서도 쾌감을 동반하는, 이러한 형태의 고통은 처음이었다.

머리가 맛이 간 걸까. 지나치게 자극된 탓에 미쳐버리기라도 한 걸까. 루이스는 한동안 호흡을 제대로 추스리지도 못했다.

아주 긴 시간을 들여 간신히 페이스를 회복한 루이스는, 고개만 앞으로 움직여서 자신의 배에 벌어진 참상을 확인했다. 복부가 안쪽에서 돌출되어 있었다. 백신현의 형태로 부풀어오른 자신의 배가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흐……, 아……. 뭐…… 야……. 절반도…… 안 들어왔……?"

루이스의 질내는 이미 빈틈 하나 없이 가득 차 있었는데, 음경은 아직 한참이나 여유가 남아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허탈함이 담긴, 희미한 두려움을 품고 있는 웃음 소리다.

"아프진 않냐."

"……아파. 엄청나게."

눈가에는 다시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 상태에서, 백신현이 느릿하게 음경을 뽑아내는 걸 지켜봤다. "으극……, 윽……" 루이스는 장기가 모조리 뽑혀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뽑혀나온 만큼, 돌출되어 있던 복부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뽑혀나온 기둥을 돌아본다. 기둥의 표면에는 붉고, 붉은 피가 묻어 있었다.

그 피가 자신의 것이라는 걸 루이스는 한눈에 알아 보았다.

'……아.'

가슴이 아프고, 그리고 그 아픔으로부터 희미한 충족감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백신현이 음경을 뽑아내려하자 루이스의 보짓살이 빨판처럼 조금 딸려 나온 게 눈에 보였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자신의 것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백신현의 것인지 똑똑하게 구분되었다. 피와 애액으로 젖은 거품을 이음새로 볼 수 있었다.

"하……, 앗……"

백신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긱……"

간신히 확보한 호흡이 또 다시 끊어졌다. 그렇게 빠른 속도가 아닌데도 루이스는 상당한 수준으로 느끼고 있었다. 뇌에 직접 번개가 내려치는 것 같았다. 몸이 제어를 잃고 쾌락 속에서 허덕이기 시작했다.

"카─── 학!? 학?! 아학?!"

뱃속으로 들어간 이물질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뽑히고 들어가고, 또 다시 뽑히고 들어가는 일련의 흐름이 명명백백하게 닥쳐온다. 귀두가 두꺼웠다. 질벽 안의 내용물을 모조리 긁어낼 것처럼 루이스의 안을 왕복하고 있다.

루이스는 다시 한 번 물을 뿜었다. 이런 경험은 정말로 처음이었다. 혼자서 한 적은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특별한 기술 따윈 쓰지도 않았다. 그저 느리게 왕복하고 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뇌가 표백될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흑……! 윽……!? 윽……! 윽……!!"

참으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제대로 숨기지도 못했다. 찌를 때마다 절정하는 그 모습을 백신현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루이스의 안쪽은 이미 가득 찬 상태였지만, 백신현의 것은 아직 한참이나 여유가 남아 있었다. 아주 조금 허리를 빼고, 아주 조금 허리를 밀어넣는다. 그뿐인 행위에 루이스는 절정하고 있었다.

의지와는 관계 없이 입술이 벌어지고 이가 드러난다. 맞물린 윗니와 아랫니가 벌벌 떨린다.

그러다 문득 왼손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배 위에 얹어졌다. 정확히는, 삽입으로 인해 돌출되어 있는 복부 부분이다.

마치 한계를 측정하듯, 루이스의 손이 배 위에서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백신현이 힘을 다해서 밀어넣으면 어디까지 들어가는 거지. 루이스는 손을 위로 올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몸이 오싹오싹 떨린다.

"냐, 냐…… 히……, 익……!"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입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한 마디를 짜내기 위해서, 루이스는 상당히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후……, 헤……"

루이스는 또 다시 물을 뿜으며 절정했다.

허리가 들썩 올라온 상태로 한참 동안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다 축 늘어진다. 정돈되지 않은 표정은 탈력되어 있고, 혀는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멋대로 빠져 나와 있었다.

큼지막한 가슴이 쉴 세 없이 흔들린다. 호흡이 거칠었다.

"헤……, 그, 그 정도, 정도로는…… 저, 전혀 나를…… 기분 좋, 게…… 할 수 없다고……."

"너……."

그것이 허세라는 건 간단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루이스의 의도를 생각했다.

백신현은 루이스에게 삽입한 상태에서 살짝 상반신을 앞으로 기울였다. 왼손을 루이스에게 잡혀 있는 상태였지만 오른손은 비교적 자유롭다. 그걸 써서 루이스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살짝 눌렀다.

"어……?" 하고 루이스는 조금 놀란 소리를 냈지만, 그것도 한 순간이었다.

오히려 백신현을 향해 힘겹게 웃어보이는 여유까지 과시하면서, 도발하듯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 수, 있다면…… 해보…… 시지……? 배, 백신현 주제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

루이스의 머리를 위에서 세게 눌러서 고정했다.

허리에 힘을 주었다. 아플 정도로 죄여오는 조임을 버텨내면서 꾸역꾸역 밀어넣는다. "히──" 그렇게 밀어내다 보면 끝 부분이 느껴진다. 말랑말랑하고, 단단한, 아기를 위해서 준비된 부분.

고정했다.

한 번에 뿌리까지 삽입했다.

"──────♥♥♥♥♥♥♥!!!!"

루이스가 명확한 언어가 되지 못한 비명 소리로 울부짖었다.

* * *

"──────♥♥♥♥♥♥♥!!!!"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음경이 한 번 안쪽에 꽂힐 때마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하나씩 부서지고 있었다. 이성이나 생각, 목적 따위의 불순물은 모조리 흩어져가고, 오직 백신현의 이름만이 머리에 남았다.

머리를 눌린 채, 루이스는 그 자리에서 쉬지 않고 물을 뿜어대고 있었다. 위험해, 위험해, 이대로라면 못 돌아가. 머릿속에서 경고음처럼 계속해서 경종이 울려대고 있었지만, 그 소리를 쫓아갈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때 백신현이 낮게 신음했다. 루이스는 허리를 환희로 떨었다. 가장 깊은 곳,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까지 들어간 음경이 더 크게 두꺼워진다. 삐, 하고 울리는 이명 속에서 루이스는 자신이 끝장나는 순간이 찾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음경이 뿌리까지 꽂혔다. 정액이 올라온다. 몸이 정수리부터 관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겍."

루이스는 간질 걸린 개구리 같은 꼴사나운 소리를 냈다.

질내사정이 시작된다.

* * *

'……아, 이거…… 임신…… 하면, 어떡하지……'

루이스는 사지를 축 늘어트린 상태에서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배가, 무겁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무겁다. 정말로 임신한 거 같다.

이때까지, 오른손은 아직도 백신현과 연결되어 있었다. 오른손을 그 자리에 가만히 놔둔 채 왼손을 써서 언덕처럼 완만하게 솟아오른 배 위에 얹는다.

'……뭐…… 상관없나……'

루이스는 완만하게 솟아오른 배에 손을 얹은 채 깊은 곳에 있는 코어의 존재를 인식했다. 지금까지 그 누구의 것도 섞여 있지 않았던 그녀의 코어에 루이스의 것이 아닌 또 다른 사람의 마력이 느껴진다.

아주 소량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그 존재감을 명백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마…… 이 정도로는 안 될 거야. 그렇지……?"

루이스는 권태로운 목소리로 백신현을 올려보며 말했다.

백신현은 여전히 단단한 음경인 채 대답했다.

"뭐, 그렇겠지. 조금 더 섞을 필요가 있을 거야. 연금술사 선생님 때는 일주일에 걸쳐서 조금씩 섞어 나갔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하잖아…….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해야 하니까……. 그 뿐, 그 뿐…… 이야……"

후, 하고 루이스는 무겁게 한숨을 토해내며 왼손을 스스로의 균열을 향해 가져갔다.

탐욕스런 구멍이 질퍽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조금 전처럼, 해보시지……? 실컷…… 발정난……, 개처럼……"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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