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5.5. 개처럼, 거칠게.
* * *
"아니, 그건 좀 아니죠. 진짜!"
나는 소리를 빽 지르면서 물러났다. 그러자 연금술사는 검지를 세우고 입술 앞에 가져가면서 "쉿" 소리를 냈다.
"늦은 밤이야. 사람들이 네 소리 듣고 깨면 어쩌려고 그래. 상식이 있어야지."
……그 입으로 상식이라는 말이 나오냐, 지금. 상식이라는 단어가 급속도로 오염된 느낌이 드는데.
하지만 연금술사 기준으로 그건 당연한 상식으로 통용되는 문제인지, 그녀는 창틀에서 엉덩이를 떼고 바닥에 발을 딛을 때도 매우 조용하게 착지했다.
현재의 그녀는 공방에서 편하게 입고 다니던 백의와 검은 원피스 차림이 아니라, 예전에 보이드 토벌 당시에 사용하던 전투용 복장을 걸치고 있었다.
갈색을 기조로 한 프릴이 달린 수수한 드레스에 붉은색 체크무늬 케이프를 두르고, 머리에는 흰색과 갈색이 섞인 투톤 컬러의 베레모.
보이드하고 싸우기 전까지는 창고에 처박혀 있던 저 비싼 옷을 왜 이런 데 입고 나오는 거야.
이렇게 질문했더니, 연금술사는 표정이 나타나지 않는 얼굴로 담백하게 대답했다.
"경비가 꽤 삼엄해서 제대로 준비 안 하면 몰래 들어오기 어려울 거 같았거든. 별장이 이 정도면 본가는 도대체 얼마나 삼엄한 걸까."
"그렇게까지 하면서 뚫고 들어온 이유가 뭔데요. 진짜로, 그거 때문에 이런 위험한 짓을 저지른 거에요? 들키면 어쩌려고 했어요?"
"조금 까다롭긴 해도 뚫고 들어오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데다가…… 네가 깜짝 놀란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 살짝 노력을 해 봤지."
아니, 내 놀란 얼굴 보는 게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이런 어이 없는…….
"나도 살짝 살펴보고 안될 거 같으면 안 하려고 했는데, 보니까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진짜로 하는 사람은 없지.
길바닥에서 똥을 싸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원래부터 괴짜로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성격이 더 괴팍해지는 거 같다.
나 하나 놀래키겠다고 이런 무시무시한 곳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창문을 닫고 암막커튼까지 친 뒤, 방 한쪽에 있는 소파에 철썩 앉았다.
연금술사는 방의 불을 켠 뒤, 이쪽으로 성큼 다가와서 맞은 편에 앉았다.
"좋은 방이네. 네 자취방보다 훨씬 좋아보여."
"……커피 타줄 테니까. 그거 마시고 돌아가요."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가는 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남의 집에서 해대는 것도 만만찮게 좀 그런 일이라고 보는데요, 전."
투덜거리면서 커피를 내린다. 연금술사는 마치 정식으로 초대 받은 손님처럼 뻔뻔한 태도로 커피잔을 받아들었다.
난 이제 잘 생각이니까 커피는 됐다. 연금술사의 반대편에 털썩 주저앉아서 턱을 괸다.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 질문했다.
"그렇게 하고 싶으셨어요? 열두 시 땡 치자마자 이런 식으로 찾아오시면 어떡합니까. 차라리 낮에 찾아오시던지."
"낮에는 보는 눈이 많잖아. 아니면, 그쪽을 더 좋아하는 거야? 취향 특이하네."
이 늦은 밤에 창문으로 들어온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 그게.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 여자한테만은 절대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아무튼, 전 안 할 거에요. 사람이 할 데 안 할 데 구분 못하고 마구 해대면 그게 사람입니까, 짐승이지."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녀를 본 순간부터 하반신이 움찔 움찔 거리기 시작했지만 그 사실은 최대한 숨기면서 부드럽게 타이른다. 젠장, 너무 자주 해댔나. 이젠 그다지 야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연금술사 얼굴만 보면 이런 느낌이다.
그래도 참자, 참아. 여기에서 들키면 일에서 쫓겨나는 건 기본에,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또, 연금술사 선생님 목소리 되게 크잖아요. 아무리 여기가 방음이 잘 된다고 해도 솔직히 좀 위험하다 싶은데요."
아니, 틀림없이 들킬 거라고 본다.
평소에는 목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은 연금술사지만, 행위를 시작하면 상당히 목소리가 커지니까.
나는 이 사람이 이 정도로 성량이 좋은 줄 처음 알았다. 이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싶어서 지르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참는다고 참는데도 그 정도 소리가 나온다.
"아…… 그건 괜찮아."
연금술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이 사람이 괜찮다고 말할 때마다 제대로 돌아가는 꼴을 못본 거 같다. 당장 이번 주에 삼일 동안 그렇게 끙끙거려놓고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건가 지금.
이 사람의 실력은 신뢰하지만, 감성은 솔직히 신뢰를 못하겠다. 이건 몸을 고치는 약, 이건 잠이 잘 오는 약. 이런 식으로 목표가 뚜렷하게 잡혀 있지 않으면 틀림없이 뭔가 이상한 물건이 튀어나온다.
나는 반쯤 질린 목소리로 질문했다.
"이번에는 또 뭔데요. 소리 안 나오는 약이요?"
"약? 약……, 은 아냐. 나도 내가 지난 주에 실수한 건 반성하고 있으니까."
이 사람 입에서 반성이라는 두 글자가 튀어나오다니.
나는 다른 의미로 놀랐다.
"그리고 오늘은 너하고 그다지 할 생각 없어. 아직도 하복부가 쑤실 지경이라서."
연금술사는 허리의 옷감을 잡아주는 벨트의 위쪽, 일주일 전에 실컷 내 것이 들락날락 거렸던 아랫배 쪽을 가볍게 문지르면서 대답했다.
……참, 병상에서 일어난지 이제 겨우 나흘밖에 안 된 사람이었지.
"그럼, 뭔데요?"
"네가 좀 쌓여 있을 거 같아서, 좀 빼주려고 온 거야. 나야 뭐 다 늙었다지만, 넌 아직 젊잖아. 나 간호하느라 바빠서 따로 할 시간도 없었을 거고."
"그건 그렇긴 하지만…… 뭐, 어쩌시려고요? 또, 손으로 하시게요?"
이 사람하고 내가 처음으로 선을 넘은 게 손 가지고 한 거였지……. 내 마력 속에서 검의 마력 패턴을 알아보겠다고.
"아니, 오늘은 입으로 좀 해볼 생각이야."
조그만 입을 위아래로 벌린 연금술사가, 혀를 살짝 움직이면서 말했다.
……근데, 싫다 싫다 하면서도 결국 하게 되네, 이게.
나도 참 짐승 같은 놈이다.
* * *
기본적으로 연금술사는 쓸 줄 모르는 마법이 거의 없다. 공격부터 시작해서 방어, 보조, 치유까지 거의 대부분의 계통에 손을 뻗친 상태다.
현재, 연금술사가 쓰고 있는 건 손에서 가볍게 냉기를 발산하는 술식이다. 그걸 지금 내 음경 쪽에 쓰고 있다.
왜…… 냐고 물어보니까, 이걸로 내 사이즈를 좀 줄여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사람의 혈관은 냉기를 느끼면 수축한다. 그리고 그건 사람의 해면체도 마찬가지. 실제로 그녀의 냉기를 쐰 순간 해면체가 조금씩 떨리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되네. 신기하다.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아직도 엄청 크네. 하긴 혈관이 수축하고 줄어봐야 한계는 있을 테니까."
겉으로 노출된 음경을 바라보면서 연금술사가 따뜻한 숨결을 뿜었다. 거의 내 사타구니에 코를 밀착시키다시피 한 상태이기 때문일까. 그녀가 한 마디씩 말을 내뱉을 때마다 따뜻한 숨이 내 것을 자극했다.
"하지만 음, 내가 계산한 거랑 크게 차이는 없네. 이 정도면 할 수 있겠어."
"도대체 뭘 어쩔 생각인데요."
이 사람 감성이면 어느 순간 갑자기 내 걸 쩡, 하고 얼려버릴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본인한테 악의가 있는 게 아니라 감성이 무척 특이해서 가끔씩 헛짓거리가 나오는 거다.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 일에는 장난질을 치지 않지만, 반대로 그런 상황이 아니면 반드시 뭔가 이상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다.
"말했잖아. 입을 써 볼 생각이라고. 나도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라서 아직 검증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라서, 너로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야."
나'로' 시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이 사람이 만든 신약의 임상 실험 대상이 되거나, 새롭게 만든 이론을 실증하기 위해서 뼈빠지게 뛰어다니는 등의 일은 아주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나는 그때마다 기겁하며, 앞으로 내게 벌어질 일을 두려워했다.
이번에는 또 뭐냐.
차라리 먼저 맞고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
하지만 연금술사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조금 전에 말했잖아. 내 입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아니, 그러니까 입으로 어떻게."
"잘 봐봐. 냉기 마법으로 혈관하고 해면체를 수축시키니까, 평소에 비해서 진짜 크게 줄어들었잖아. 거의 절반 가까이."
연금술사가 다시 한 번 조그만 입을 위아래로 벌리며 혀를 꿈틀거렸다.
입을 벌린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금술사는 상당히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했다.
"평소에는 네 것의 앞부분에 키스하는 게 한계였지만, 이 정도로 작게 줄어든 상태라면 입 안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무슨 미친 소리를.
하지만 순간적으로 '이 사람, 제정신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진짜 잠깐이지만.
확실히 지금의 내 것은 냉기에 의해 수축해서 절반 이상 쪼그라든 상태였다. 길이는 물론이고, 두께도.
그걸 감안해도 여전히 연금술사의 몸에 들어가기에는 상당히 큰 사이즈지만…….
"그냥 넣기는 좀 어려울 거 같지만, 네 건 아직 말랑말랑한 상태니까. 밀어넣고, 구겨 넣으면 어떻게 집어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어때?"
"……미친 생각 같은데요. 어떻게 들어간다고 쳐도 자극을 받으면 어쩔 수 없이 피가 몰리고 말 텐데, 그럼 숨을 못 쉬지 않을까요."
"아, 그건 괜찮아. 난 평범한 사람하고 신체 구조가 조금 다르니까."
그거 믿고 무리했다가 삼일 동안 뻗어 있었던 게 바로 며칠 전의 일인데, 그거 진짜 믿어도 되는 거 맞나.
하지만 경험 상 이런 상태의 연금술사는 자신의 호기심이 풀릴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나도 호기심은 왕성한 성격이지만 어느 정도 선은 있는 반면에, 이 사람은 그런 게 거의 없다.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 치는 걸 빼면 거의 모든 일을 거리낌 없이 해치울 수 있는 사람이다.
갈색 체크무늬 드레스에, 새하얀 베레모를 쓴 연금술사가 아래로 길게 늘어진 붉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걸어서 귓바퀴 뒤로 넘겼다.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린 상태에서 쪼그라들 수 있는 한계까지 줄어든 내 것을 힘겹게 삼켜나간다.
"우읍, 읍……"
음경과 연금술사의 입술 사이에는 거의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거의 밀착한 상태에서 내 음경은 그녀의 치아를 넘어 목구멍, 그 아래쪽에 있는 깊은 곳으로 스물스물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송곳니가 닿을 때마다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간질간질하면서도 기분 좋은 느낌.
잠깐만, 도대체 어디까지 들어가는 거야.
그래도 어느 정도 찔러 넣다 보면 끝은 느껴졌던 그녀의 아랫입과는 다르게, 그녀의 윗입은 몇 가지 걸리는 포인트는 있었어도 내 것을 거의 뿌리까지 삼키고 말았다.
그녀의 안쪽에서 빈 공간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냉기로 쪼그라 들어있던 내 것은 목구멍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이미 원래의 크기를 되찾은 상태였다. 컥, 컥, 하고 그녀의 안쪽에서 올라오던 공기가 음경에 부딪쳐서 도로 들어간다.
콧김이 뜨겁다. 지금은 어떻게 공기가 조금씩 올라오면서 호흡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아마 그것도 곧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음경은 이미 목구멍은 높은 압력과 뜨거운 열기로 조금씩 피가 몰리기 시작한 상태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연금술사가 시작하라는 듯 내 손등을 탁탁 소리 나게 두들겼다.
"……우브, 으……."
그 조그만 머리통을 좌우에서 잡고,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때마다 뭔가 드드드, 하고 음경에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 뭔가 하면 할수록 인간이 아니라 짐승의 영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더 피가 몰린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연금술사는 이 상태에서도 호흡을 확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기도가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움직이면서 알아서 호흡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조금 전에 그녀가 말했던, 평범한 사람과 다른 신체 구조 때문일 거다.
이전에 그녀가 절대로 삽입할 수 없었던 음경을 억지로 삽입하고, 힘겹게 삼켜나갔던 것처럼. 그녀의 몸은 평범한 사람과 비교해서 강도도 조금 높고, 구조도 살짝 다르다.
그녀의 입을 빌려서 표현하면 '조금 거칠게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 몸뚱이'이다.
"……그으, 그으르르……"
피가 조금씩 몰리기 시작하면서 내 것이 그녀의 안쪽에서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금술사의 체온이 갑자기 확 높아졌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의 몸은 보통 사람보다 확실히 나은 강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당연히 한계는 있다. 그리고 이것이 한계였다. 음경에 본격적으로 피가 몰리고, 조금씩 단단해지기 시작한 이 순간부터 그녀의 한계가 찾아왔다.
그녀의 목구멍에서 흡사 짐승을 닮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위에서 아래로 보는 그녀의 표정도 상당히 심각하다.
조금 전까지의 여유는 온데간데 없고, 들어오지 않는 호흡을 확보하기 위해서 거칠게 요동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목에서 음경을 잡아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좁은 목구멍이 너무 세게 조이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 힘을 줘서 뽑으면 그녀의 몸에 좋지 못한 영향이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 걱, 걱, 읍……"
조금씩 그녀의 머리통을 잡고 움직이던 나는, 그녀의 목이 크게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럽게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연금술사는 이미 위험해보인다. 동공이 풀려서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아, 진짜, 왜 항상 시작하는 건 이 사람이고, 뒷수습하는 건 나인 걸까. 나는 한탄 섞인 감정으로 앞뒤로 움직이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질내와는 다른 묘한 느낌이 음경을 자극했다.
힘 있게 조이는 목구멍, 연신 스치는 이빨,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혀. 그 모든 것이 음경을 완벽하게 감싼 상태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연금술사를 위에서 아래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잘 알 수 없지만, 지금 그녀를 아래에서 보면 목구멍이 부자연스럽게 돌출되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 국!! 욱, 겍, 붑……!!"
연금술사의 목구멍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부품이 망가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나는 더 빠르게 머리통을 움직이면서 사정감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마치 도구를 다루는 것처럼 무자비하고 거친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것도 내 딴에는 최대한 빠르게 이 일을 끝내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드득, 득, 하고 자꾸 이상한 게 걸리는 느낌이다. 언제부터인가, 연금술사는 사지에서 힘을 잃고 팔다리를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 움직임에서도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그때 사정감이 올라왔다. 음경이 다시 부풀어오기 시작했을 때 그녀도 다시 정신을 되찾은 것일까. 븝!? 하고 기묘한 소리를 목구멍에서 내더니, 두 팔로 내 허리를 감싸쥐며 힘을 꽉 주었다.
사정이 시작됐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음경 끝에서 발사된 정액은 마치 탄환처럼 그녀의 안을 때렸다. 연금술사의 팔과 다리가 벼락 맞은 사람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 ────♥♥♥♥♥"
퓻,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물이 뿜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열린 동공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안쪽, 보다 깊은 곳에 있는 안쪽까지 정액이 한참 동안 무자비하게 꽂혔다.
"……가……, 가아아앗……♥"
긴 사정이 끝난 후에도 내 것은 아직 강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정 직후에 살짝 부드러워진 그 짧은 순간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드드드득, 하고 조금 위험한 소리를 의식하면서 힘을 주어 뽑아냈다.
뽑아내는 과정에서 함께 딸려 나온 것일까. 그게 아니면 미처 다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았던 것일까. 음경을 뽑아낸 순간 그녀의 코와 입에서 정액이 울컥 올라왔다.
"……국, 게엑…………♥"
연금술사는 두 손바닥을 차례로 교차시켜서 입과 코를 틀어막은 후, 그대로 힘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엉덩이가 있던 위치가 투명한 액체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제대로 삼키기 어려운 자세였지만 연금술사는 열심히 윗니와 아랫니를 움직여가면서 정액을 꼭꼭 집어 삼키고 있었다. 잔뜩 부푼 뺨을 우물거리는 꼴이 무척이나 게걸스러운데, 그게 또 야하게 보인다.
나도 슬슬 일반인의 감성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 진짜. 이거 완전히 나가린데."
나 자신의 허약해 빠진 윤리 감각에 한숨을 쉬면서도, 나는 그세 강도를 되찾은 음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언제부터인가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로 허벅지를 부비는 연금술사를 바라보면서……
* * *
……하려고 했는데, 잠깐만.
지금, 문 바깥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거 같은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