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4.5. 역시 연금술사의 성지식은 잘못됐다 (2)
* * *
"윽……, 크으……."
나는 옆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바닥을 손으로 짚고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묘하게 전신의 감각이 예민하다.
후들거리는 손에 힘을 줘서 간신히 침대에 등을 기댄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코어의 마력을 써서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의 가벼운 약이었다. 하지만 이걸 그대로 배출하면 마신 의미가 없지. 나는 부드러운 호흡을 통해 조금씩 비정상적으로 순환하고 있는 약의 효과를 둔화시키기 시작했다.
흐읍, 숨을 들이쉬고, 하아, 다시 내쉬고.
턱을 몸쪽으로 끌어당긴 채 느리고 길게 호흡해나간다. 아, 이제 살짝 회복된 거 같다.
"……."
하지만 효과를 둔화시킨다고 둔화시켰는데도, 내 사타구니 아래에 들어있는 것은 벌써 커져 있는 상태였다. 조금 헐렁하게 입는 바지의 오른쪽 허벅지가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바지를 뚫고 나올 것처럼 강하게 맥동하고 있다.
연금술사는 하얀 가운을 벗어서 옆의 의자에 걸고 새하얀 상박에 고무줄을 단단히 감았다. 그러자 근육이 거의 보이지 않는 그녀의 팔뚝에도 피가 몰리고, 빠지면서 희미한 굴곡이 발생한다.
그리고 자세히 집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팔뚝 위에 핏줄이 살짝 올라왔다.
그녀는 자신의 핏줄을 여러 번 건드린 다음, 정맥을 제대로 찾아내서 그 자리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주사기를 꽂고 그대로 주사했다.
……여기까지만 봐도 알 수 있듯, 상당히 범죄스런 광경이다. 주사기 안에 들어있는 약물의 색깔이 특히 더 이상해서 그런가. 아무리 봐도, 몇 번을 봐도 마약처럼 보인다.
아니, 연금술사가 주사한 약이야 그렇다 쳐도 내가 지금 섭취한 건 빼도 박도 못하는 미약이다. 누가 경찰에 신고하면 연금술사하고 사이 좋게 마약사범으로 감방에 갇혀도 이상하지 않을 거다.
"후우, 하아……"
짧은 호흡으로 두 번. 연금술사는 보기 드물게 무거운 한숨을 토해내면서 그 자리에 잠시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았다.
바로 머리맡에 침대가 멀쩡히 있는데도, 연금술사는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있는 내 쪽으로 네 발로 걸어왔다. 그리고 손을 써서 내 바지를 내린 뒤 드렁크 팬티 아래쪽 구멍으로 툭 튀어나와있는 음경을 눈으로 확인한다.
"후아……"
마치 새가 애정 표현을 하듯, 연금술사는 내 음경에 코를 대고 잠시 동안 뺨을 문지르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연금술사를 이렇게 만드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러고 나서 이로 속옷을 살짝 물고 아래로 내린다. 강하게 억제되어 있던 음경은 속옷에서 해방된 순간 획, 하고 올라가서 연금술사의 뺨을 가볍게 살짝 때렸다.
"윽."
겨우 그뿐인 자극에 나도 모르게 허리가 들썩였다. 이게 진짜 물건은 물건인 모양이다. 아무리 내 정액에서 뽑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만든, 내게 특화된 약물이라지만 너무 효과가 잘 받는 거 아닌가.
연금술사가 고양이처럼 혀로 귀두를 몇 번 햝아대기만 했을 뿐인데도 엉덩이 근육이 수축하면서 음경이 단단해진다.
불과 3분도 되지 않아서 내 것은 울컥울컥 올라온 쿠퍼액으로 번들번들해져 있었다.
"……."
약빨이 좀 있었다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하지만 본격적으로 삽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 뿐만 아니라 연금술사 쪽이 확실하게 젖어 있어야 하는데, 연금술사는 이걸 어떤 식으로 해결할 생각이지?
안 그래도 내 것은 상당히 두꺼운 편이라 연금술사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아파했었다. 제대로 젖지 않으면 삽입하기도 어려울 텐데.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연금술사가 내 허리 위로 올라타면서 자세를 바꿨다. 그런데 느낌이 좀 이상하다 묘하게 습기가 느껴지는 듯한……
"후으……"
바로 그때, 연금술사가 조용히 원피스의 끝을 양손가락 끝으로 잡고 느릿하게 걷어올렸다.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안에 있었던 것은……
으, 나도 모르게 머리에 피가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약 기운이 있기 때문일까, 시야가 핑 돌았다.
"뭐야……, 왜 아래에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건데요……"
"최대한 빠르게…… 실험을 진행시키기 위해서야……. 미리 적셔 두면, 네가 약을 복용한 뒤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을 테니까……."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하겠지만,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냥 나하고 좀 하다가 약을 주사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왜 많고 많은 방법 중에서 제일 요상한 방법을 고르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걷어올린 원피스 치마 아래에는 속옷을 걸치지 않은 연금술사의 비부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 색과 똑같은 붉은색 체모가 아주 조금 나 있고, 이미 몸을 섞은 횟수가 한두 번이 아닌데도 여전히 굳게 닫힌 균열이 보인다.
나를 방에 들이기 전부터 젖어 있었던 걸까. 흥건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비부는 습기로 강조되어 들어가고 나온 부분이 강조되는 것처럼 보였다.
내 것은 그것을 본 것만으로도 다시 반응했다. 연금술사의 비부따위,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그리고 연금술사는 그 자리에서 꺼떡대며 움직이고 있던 내 음경을 잡아서 자신의 비부에 맞췄다. 질퍽, 하고 그녀의 보짓살과 귀두가 살짝 닿은 순간 어마어마한 점성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이를 악물고 참는다. 위험했다. 그대로 쌀 뻔 했어.
"……참으려고 하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뭐, 좋아…… 슬슬, 삽입할게……"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녀가 자신의 비부를 손가락으로 쫙 벌린 채 내 귀두에 접착시켰다. 여전히 너무 작고 좁아서, 들어갈 수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약해보이는 희미한 균열이 빡빡하게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 상태에서 그녀는 힘을 주고 자신의 체중을 실었다. 뿌기기긱,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비부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음경이 보짓살을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흐윽……, 윽……"
약을 써서 감도를 둔화시킨 상태라고 말했음에도 그녀는 삽입한 순간 살짝 느낀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여유롭게 관망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었다. 안쪽의 주름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손처럼 움직이면서 내 것을 온갖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한다.
지금까지 연금술사에게 삽입할 때마다 이를 악물고 버텨서 간신히 사정을 버텨내던 구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약 기운도 있었던 데다가, 안 그래도 이미 한계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제대로 참아내지 못했다.
"욱……! 으윽……!! 가득, 들어오고 있어……"
여러 번의 관계를 거치며 그녀의 안쪽은 어느 정도 '내 것'에 맞는 형태로 변해 있었다. 기둥을 절반쯤 삼킨 연금술사가 어중간한 높이에서 미간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배가 빠르게 부풀기 시작한다.
이전이었다면 그녀는 여기에서만 세 번 정도는 절정했을 테지만, 연금술사의 말처럼 약이 감도를 둔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는지 그녀는 표정을 조금 느슨하게 풀었을 뿐이었다.
연금술사는 뱃속의 무게가 조금 거북한 듯이 살짝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상당히 느낌이 좋아. 하지만 평소에 비하면 많이 상태가 나은걸……. 난 항상 질내사정을 당할 때마다 의식이 날아갔었으니까……."
지금까지의 경험을 담담한 목소리로 나열한 뒤, 그녀는 내 양손에 깍지를 끼고 내게 체중을 기대왔다. 후우, 하아, 후우, 하아, 열심히 숨을 가다듬으면서 다시 페이스를 평상시로 되돌린 뒤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안쪽은 내용물이 몽땅 딸려나올 것처럼 내 것에 찰싹 붙어 있었다. 감도가 높아진 탓일까. 그게 아니면 정말로 내 것이 평소보다 더 굵어져 있는 걸까. 그녀의 안쪽이 평소보다 훨씬 더 강하게 죄여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녀의 배 안쪽이 내 정액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일까. 살짝 부풀어오른 그녀의 하복부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살짝씩 늦게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출렁, 하고 0.5초 정도 늦게 위로 아래로 움직인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흥분이 됐을까.
내가 그녀와 깍지낀 손에 힘을 강하게 불어넣은 순간 나는 허리를 강하게 위로 들어올리면서 그녀의 가장 안쪽에 있는 것과 밀착했다.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까지 들어가서, 뱃속을 직접 후려치듯 때려 박는다. 컥, 하고 연금술사의 몸이 살짝 떨렸다.
"윽……!!"
또 다시 긴 시간에 걸쳐 그녀의 안에 정액을 싸지른다. 감도를 최대한 둔화시켜두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사정하는 동안에는 움직이지 못하는 건지, 연금술사는 눈을 질끈 감은 상태로 한 번 정액이 올라갈 때마다 몸을 진동했다.
이번에는 살짝 갔는지, 그녀는 사정이 끝난 후에도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이미 그녀의 배는 눈에 띄게 도드라져서 움직이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우…… 으웃…… 후우……"
하지만 약의 효과가 있기는 있었는지, 연금술사는 평소보다 상당히 이른 시기에 페이스를 회복하고 내 상반신 위에 쓰러지듯 몸을 기댔다. 그녀의 가슴이나 얼굴보다도, 정액 때문에 부풀어오른 배가 먼저 느껴진다.
눈에 띄게 부풀어오른 그녀의 배가 배 복부와 밀착해서 살짝 찌그러져 보였다.
"……의외로 버틸 만 한데…… 평소에 비해서 느낌이 많이 덜해……. 그래도 엄청나게 기분 좋지만……."
내 상반신에 몸을 기댄 상태에서 휘젓듯이 허리를 움직인다. 그때마다 새로운 각도로 느낌이 전해진다.
연금술사는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 있는 내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여러 번 할 짓은 아닌 거 같아……. 배는 엄청나게 무거운데, 느낌이 평소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니까……. 쾌감에 만족하는 최소치가 예전에 비해서 상당히 높아진 듯한……? 그런 느낌…………"
중구난방한 말이라서 해석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평소처럼 그 생각을 입으로 내면서 그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지금의 내게는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참고 있는 것만으로도 거의 한계였다. 뇌수가 녹아내릴 것 같은 쾌감이라는 걸 문자 그대로 체험하고 있다.
"큭……, 흐으……"
대화할 여유도 없이 사정을 참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작인 나를 보며, 연금술사는 "어머"하고 조금 순수한 얼굴로 놀란 목소리를 냈다.
"……아, 그렇지. 넌 지금 상당히 민감해진 상태니까……. 대화를 할 상태가 아니구나……. 지금도,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걸 필사적으로 참고 있을 테니까……."
연금술사가 말하던 도중에 한계가 왔다. 정확히는 연금술사가 "참고 있을 테니까"라고 말하던 도중에 사정하기 시작해서, 수술대 위에 묶여 있는 개구리처럼 한참 동안 경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의 효과로 상당히 흥분해 있던 상태인 지금의 나는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허리를 움직이고 싶다. 골반을 잡고, 안쪽 아주 깊은 곳까지 마구잡이로 박아서, 말 그대로 한계에 달할 때까지 쏟아내고 싶다.
아니, 그렇게 쏟아내도 만족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이제까지와 비교해서 이상할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나 자신도 나 자신의 한계를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
그것을 필사적으로 누르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나였다. 하지만 이를 바득 갈면서 참고 있던 바로 그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지금 참고 있는 거지? 애초에, 내가 참지 않고 마구잡이로 해대면서 한계를 보는 게 목적이 아니었었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심으로 성욕을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 하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굳이 참아야 하는 이유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쾌감으로 몽롱해진 정신 속에서 그렇게 합리화를 해 나간다. 물리적, 정신적 고통에는 상당히 익숙한 나였지만, 이쪽에는 내성이 없기 때문인지 평소처럼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자, 자세…… 자세 좀, 바꿔도 될까요……"
"으응……?"
"제가 허리를 좀, 움직이고 싶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이미 연금술사의 몸을 밀어서, 그녀의 등이 바닥에 닿도록 만들었다.
멀쩡한 침대 놔두고, 도대체 바닥에서 서로 이러고 있는 이유는 뭘까. 평소라면 잠시 시간을 내어서라도 침대로 옮겨가서 다음 행위로 넘어갔을 텐데, 지금의 나는 옆의 침대로 넘어가는 그 몇 초의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다.
연금술사의 등을 바닥에 닿게 하고, 나는 몸을 일으켜서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위로 들었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오른쪽 다리는 들어서 내 어깨에 건다.
이런 자세에서는 연금술사의 허리가 쫙 펴지면서 음경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 상태에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일까. 연금술사를 배려한다고 배려하는데도, 허리의 속도가 평소보다 많이 빠르다. 그 사실을 나도 자각하고 있다.
"……조금 더, 세게 해도 괜찮을 거 같아……. 이렇게 해도 평소에 비하면 많이 느낌이 약해진 편이니까……."
"……."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허리는 그녀가 말한대로 움직였다. 평소와 비교했을 때 명백히 빠르고, 폭력적이며, 조금 더 원초적인 소리가 결합부에서 울려 퍼진다. 퍽, 퍽, 퍽, 퍽, 하고.
그녀의 안에 사정하고, 사정하고, 또 다시 사정을 했다. 제일 처음의 상태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배가 그녀를 상당히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무게만 해도 꽤 나가지 않을까. ……도대체 나의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양이 나오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연금술사는 항상 나와 하기 전에 피임약을 복용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임신을 했어도 골백 번은 임신했을 정도의 양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음경은 딱딱했고, 나는 아직도 그녀의 몸에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지만. 행위 중에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약기운이 배출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게 되었다.
잠시 뽑아 달라는 연금술사의 부탁을 듣고 음경을 쭈욱 뽑아냈다. 그녀의 애액과 정액이 섞인 탁한 색의 액체가 귀두 끝에 달라붙어서 쭈욱 늘어난다. 보지와 음경 사이에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브릿지가 만들어졌다.
그녀의 균열은 내 것이 뽑혀 나온 순간 바로 닫혔지만, 연금술사는 그 균열 부분을 양손으로 벌린 채, 아랫배에 힘을 줘서 정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뒷정리 같은 건 나도 그녀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매끈한 바닥 위로 흘러넘친 정액이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흐으으……, 으으……"
들어있던 양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일까. 그녀는 한참 동안 미간을 찌푸린 채, 정액을 내보내야 했다. 나도 그녀의 튀어나온 배를 조금씩 누르면서 배출을 도왔다.
그렇게 해도 모두 배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조금 전과 비교해서, 상당히 매끈해진 그녀의 하복부를 바라보면서 나는 아직도 단단하게 서 있는 음경을 그녀의 비부에 가져가려고 했다.
그때였다.
"……아?"
주륵, 하고.
그녀의 코에서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 * *
"아─── 힛?! 하, 앗앗앗하앗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연금술사의 등뼈가 덜컥덜컥 소리를 내면서 떨렸다.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충격이 올라온 건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막혀있던 둑이 터지면서 물이 쏟아지듯, 지금까지 몸에 축적되어 있던 쾌감이 한꺼번에 닥쳐왔다.
"악?! 악!? 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아각?! 머야, 잠, 이거, 안 멈……!? 오, 아, 아각, 게흑, 오홋, 홋, 앗, 오옥?! 게흑, 커헉, 아악, 아, 아,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연금술사의 동공이 위로 올라가고, 그녀의 허리가 멋대로 꿈틀거리면서 간질 걸린 사람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의 비부에선 투명한 액체가 분수처럼 터져 나오고 있었다. 붉게 충혈된 클리토리스는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보였다.
뇌에 벼락이 직접 꽂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충격에 뇌가 쇼트해서 의식을 잃고, 또 다시 닥쳐오는 충격에 강제적으로 의식이 각성한다. 연금술사는 이미 수십 번의 기절과 수십 번의 각성을 번갈아서 겪고 있었다.
굳게 닫힌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서는 미처 삼키지 못한 침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아? 아───?"
이때까지, 백신현은 아직 삽입도 하지 않은 채 연금술사에게 벌어진 상황을 놀란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충분히 상정할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응이 격렬한 탓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술사의 발광은 5분 가까이 이어졌다.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감싸쥐고, 그 와중에 갑자기 백신현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에 백신현은 삽입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몸을 품에 껴안아서 달래고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뜨겁고, 붉게 상기되어 있던 연금술사의 몸이 조금씩 경련을 수습해나간다.
그러던 도중 연금술사가 답답하다고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일단 그녀의 몸을 해방했다. 그녀의 몸이 뒤로 벌러덩 쓰러진다.
연금술사는 완전히 바닥 위에 쓰러져서, 이따금씩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것 이외에는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콜록, 기침이 나왔다. 그리고 딸꾹질도. 횡경막이 이상하게 자극이 된 탓이다.
그녀의 팔과 다리는 벌벌 떨리고 있었다. 목을 움직이거나, 손을 움직이는 간단한 행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연금술사의 몽롱한 시선이 살짝 떨어진 위치에서 우뚝 서 있는 음경을 보더니 살짝 흔들렸다.
연금술사의 몸은 한 번에 몰라온 쾌감으로 이미 엉망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피부는 아직도 민감하고, 클리토리스는 스치기만 해도 절정할 수 있을 정도로 붉고, 크게 충혈되어 있었다.
"아, 아직, 아직, 아직 안 끝냤셔어……"
베베 꼬인 혀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도, 필사적으로 입술을 움직이면서 전달하고 싶은 말은 과연 무엇일까.
좌우의 초점도 제대로 맞지 않은 상태에서 연금술사는 어깨를 흠칫 떨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직 네 한계를…… 못 봤어……."
그 말에 백신현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음경이 꺼떡 하고 움직이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사실 연금술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이 꼴이 된 시점에서 한계를 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그런 이유를 붙이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건 쾌락을 요구함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행위일 뿐이라고 포장을 했다.
그것을 알면서도 백신현은 음경을 오른손으로 잡고 화상 입은 것처럼 뜨겁게 달궈진 그녀의 보짓살에 접촉했다.
"…………♥"
겨우 그뿐인 행위에 그녀의 머리가 뒤로 넘어가면서 절정했다. 그 직전에 필사적으로 윗니와 아랫니를 밀착시켰기 때문에 소리는 참을 수 있었다.
"후……, 후……"
연금술사는 생각했다.
밀려 있던 쾌감이 한 번에 몰려오는 과정에서 지금 그녀의 몸은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다.
그저 음경에 조금 닿았을 뿐인데도 이 꼴이다.
만약 음경이 실제로 삽입되었을 때, 자신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연금술사는 어쩌면 자기 자신이 끝장날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다.
"…………♥♥♥"
그 광경을 상상했을 때, 연금술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한 번 절정에 돌입할 뻔 했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그렇게 될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하아, 하아……"
사실 백신현 쪽도 그다지 여유는 없는 상태였다. 약 기운이 어느 정도 빠지기는 했지만 아직 효과는 남아 있는 상태였던 데다가, 무엇보다도 백신현 자체가 연금술사의 몸에 심각하게 흥분을 하고 있었다.
'분명 나는 가슴이 큰 사람이 취향이었을 텐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하며 음경을 연금술사의 두툼한 보짓살에 가져갔다. 힉, 하고 연금술사는 그 와중에 다시 한 번 절정할 뻔 했다.
백신현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음경을 가져다 붙인 그 순간 힘을 주고 밀어넣었다. 안쪽으로, 안쪽으로, 더 이상 들어가서는 안 되는 영역까지 뚫고 들어가서, 가장 안쪽에 있는 공간을 두들긴다.
그녀의 동공이 위로 올라간다.
'아, 이거 위험'
연금술사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시야가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 * *
"극……, 기기기긱…………"
연금술사는 뒤에서 찔릴 때, 머리채를 잡히면서 당겨주는 걸 선호했다.
내게 얼굴을 보이지 않는 자세라는 특이점 때문일까. 유독 이 상태일 때 목소리가 크다. 내 위치에서는 볼 수 없지만 아마 얼굴 표정도 어마어마한 꼴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연금술사의 키는 성인 여성의 평균보다 조금 작은 아담한 체구였다. 체중도 상당히 가볍다. 마력을 쓰지 않아도 한 손으로 들어올리는 게 가능할 정도로.
"오! 오! 오! 오오! 오오오오오오오!!!!"
그녀의 허벅지를 양팔을 써서 고정한 상태로, 아래에서 위로 찔러올렸다. 언제부터인가, 연금술사는 "오" "자지" "기분 좋아" "가고 있어" 이 네 가지 단어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마치 뇌의 기능이 망가진 사람처럼, 내 음경만 쳐다보고 있었다.
"……."
언제부터인가, 연금술사는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내지 못할 만큼 상태가 안 좋아져 있었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내가 음경을 뽑아내려고 하면 거칠게 저항했다. 팔도 다리도 축 늘어졌지만, 찌를 때마다 강하게 조여오는 건 여전하다.
여전히 나는 짐승처럼 연금술사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녀가 움직이지 않게 된 상태에서도 쉬지 않고, 계속.
"…………♥"
* * *
제정신을 차리고 나서 돌이켜 보면 이불을 수백 번 걷어차도 모자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다. 무슨 짐승도 아니고, 둘 다 아주 정신이 날아가서 교미하는 개새끼처럼 다음 날 아침이 밝을 때까지 한 줄기 뿌리처럼 뒤엉켜 있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동감이에요. 작작 좀 해야겠어요."
다음 날, 서로 이어진 상태에서 아침을 맞이한 우리는 서로에게 몸 둘 바도 모르는 상태로 부끄러움에 신음하고 있었다.
오늘의 일을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는 몸을 섞는 행위를 일주일에 한 번만 하기로 극적인 협의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컨디션이 안 좋아진 연금술사는 3일을 쉬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