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 050. 드림 가든.
* * *
전생으로 시작하는 드림 가든
050. 드림 가든.
의류점 앞에 도착한 루이스는 아세스와 함께 의류점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이런 곳이 처음인 아세스가 살짝 당황했다.
대기 중이던 의류점의 점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루이스의 행색을 빠르게 훑어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며 천천히 다가왔다.
“저희 의류점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현재 루이스가 입은 옷은 이전에 에일린과 함께 이곳에서 샀던 옷이었다.
의류점의 점장은 바로 루이스가 우수한 고객이라는 사실을 알아보고는 처음부터 상당히 친절하게 대응해왔다.
“여기 여성에게 어울릴만한 옷으로 골라줘요. 가격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네. 잘 알겠습니다…. 레스! 여기 여성분 모시고 가서 옷 고르는 걸 도와드리도록.”
안쪽에서 대기 중이던 여성 점원 하나가 빠르면서도 세련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아니. 정말 여기서 사도 되는 건가?”
아세스는 이런 고급 의류점을 방문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런 곳에서 파는 의류의 가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서 파는 의류는 자신이 입은 방어구보다 더 비싼 것들도 있었으니 아세스가 이렇게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 걱정하지 말고 원하는 것으로 골라.”
“…알았다.”
루이스는 어차피 아세스를 따라가 봐야 여성의 옷을 고르는 안목은 점원에 미치지 못할 테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게 뻔하니 그냥 제 자리에서 기다렸다.
“고객님. 여기 앉으셔서 기다리세요.”
“네. 그러죠.”
의류점의 점장은 눈치 좋게 루이스에게 자리를 권해왔다. 루이스는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았고, 곧 다른 점원이 가져다준 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아세스를 기다렸다.
얼마 후, 옷을 모두 고른 아세스가 점원과 함께 돌아왔다.
루이스가 가격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던 만큼 점원은 제대로 뽑아먹을 생각이었는지 제법 많은 옷을 권한 상태였다.
의류점의 점장이 가져온 옷들의 가격을 계산해서 최종 금액을 루이스에게 말해주었다. 그 가격을 들은 아세스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루이스. 이건 너무 많은데…. 조금 줄이도록 하지.”
“됐어. 그냥 다 사.”
루이스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격의 지불을 마쳤다. 어차피 금화야 계속 벌 테고 앞으로 아세스와 함께 계속 살아가려면 지금 산 옷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꼭 우리 의류점을 다시 들려주세요. 고객님.”
루이스는 아세스와 함께 의류점 점장을 비롯한 모든 점원의 환대를 받으며 의류점을 나섰다.
“루이스는 내 동료의 보석금을 내준다고 했을 때도 알아봤지만, 상당히 부자인 것 같군…. 혹시 귀족인가?”
아세스가 보기에 루이스는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았을 것 같은 어린아이였다. 50살까지는 어린이 취급받는 다크엘프이다 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렇게 어린 루이스가 이렇게 고급 귀족들이나 찾을 법한 의류점에서 돈을 막 쓰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고급 귀족이거나 그 귀족의 자재일 가능성이 컸다.
“아냐. 그런 건…. 조금 실력 있는 모험가일 뿐이야.”
“하긴….”
아세스는 본인도 어느 정도 실력 있는 모험가이다 보니 정말 제대로 실력을 갖춘 모험가가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아세스는 이미 루이스가 가진 능력 일부를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 그렇다 보니 루이스의 말에 쉽게 수긍할 수 있었다.
루이스는 일단 두 번재 동료인 아세스를 맞이했으니 첫 번째 동료인 에일린에게 서로를 소개하기로 했다.
“아세스. 너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있다.”
“그게 누구지?”
“아세스 넌 나와 서약을 했으니 이미 알고 있겠지? 너와 마찬가지로 나와 서약을 한 에일린이다.”
아세스는 루이스와 서약을 하게 되며 스킬의 일부, 즉 을 사용할 수 있고 루이스가 복제해서 넘긴 패시브 효과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아세스는 상태창의 정보를 통해 이미 에일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 하이엘프를 말하는 거군.”
“맞아. 에일린도 이곳 수도 에 있으니 바로 만나러 가지.”
“알았다.”
루이스는 아세스와 나란히 걸으며 에일린이 머무는 여관으로 향했다.
아세스는 처음에는 루이스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딱딱했었다. 하지만, 루이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옷까지 선물 받은 데다 지금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서서히 루이스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누그러져 있었다.
루이스는 여관으로 향하는 동안 에일린에게 을 보내 미리 방문 사실을 알려두었다.
따라서 루이스가 아세스와 함께 여관방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에일린이 둘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루이스님. 어서오세요.”
“그래. 에일린 별일 없었지?”
“네.”
루이스는 평소와 같이 못 본 사이의 보고를 받았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물론 노라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서로 인사들 나눠. 이쪽은 에일린…. 에일린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쪽은 아세스야. 이제부터 동료가 되었으니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해.”
“안녕하세요. 에일린이에요.”
“그래. 나는 아세스다.”
에일린은 이미 루이스에게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포함해 앞으로의 계획을 모두 들은 상태라서 아세스라는 존재가 앞으로 어떻게 루이스에게 도움이 될지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에일린은 아세스가 초면이긴 했지만, 대하는 태도가 다소 부드러웠다.
하지만, 아세스는 다소 경계 어린 눈초리로 에일린을 대했다. 루이스에게 당한 것이 있으니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아세스. 차차 이야기를 더 나누기로 하고 일단 에일린은 파티의 리더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루이스는 지금 당장 아세스에게 많은 것을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다만 에일린이 아세스를 포함해서 앞으로 구할 동료들의 파티 리더가 될 거라는 사실만은 주지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잘 부탁드려요. 아세스”
“그래 나도 잘 부탁해. 에일린.”
루이스는 다소 까칠한 성격인 아세스가 파티 리더로서 에일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다소 걱정했지만, 예상외로 쉽게 받아들였다.
사실 루이스에게 에일린은 그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고 순한 아가씨에 불과했지만, 다른 이들에게까지 그렇게 여겨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아름답다는 사실만은 분명했지만, 그 이전에 은연중에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게 바로 에일린이었다.
아세스 역시 아엘린의 그런 분위기를 읽고 알아서 인정한 것이었다. 게다가 아스세는 루이스와 서약을 맺는 순간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해둔 상태였다.
“그럼…. 씻을까?”
루이스는 아세스는 관계 후 아직 씻지 못했다. 루이스는 평소처럼 에일린을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혼자 남은 아세스는 주춤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둘을 따라 욕실로 향했다. 아세스 역시 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옷을 모두 벗고 욕실로 들어선 루이스와 에일린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을 씻겨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세스는 깜짝 놀랐다.
아세스는 본인이 루이스에게 당한 게 있으니 에일린도 혹시나? 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에일린의 종족이 하이엘프다 보니 설마? 라는 생각 역시 하고 있었다.
“엘프는 타 종족, 특히 남성이 껄끄러운 게 아니었나?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간 남자와 스킨십을 할 수가 있지? 혹시 에일린도 나처럼 강제로 당한 건가?”
“……강제로 당한 건가요?”
이번에는 에일린이 깜짝 놀랐다. 에일린의 루이스를 바라보는 사슴 같은 눈망울에 슬픔이 어렸다.
“어이. 아세스! 남이 들으면 오해 살 만한 소리는 하지 마.”
“오…. 오해라고?”
루이스는 아세스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기 전에 빠르게 목욕을 마치고 에일린을 데리고 욕실을 나왔다.
루이스는 곧 욕실에서 나온 아세스까지 합류해서 옷을 모두 갖춰 입은 뒤에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루이스는 에일린, 아세스와 함께 식사하며 그동안 있었던 일, 특히 아세스를 동료로 맞이하게 된 일을 에일린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아세스도 동료가 된 거지.”
“왠지 설명이 너무 대충인데….”
루이스가 설명을 마치자 아세스가 태클을 걸어왔다. 다만 태클을 걸어온 것은 아세스만이 아니었다.
“아세스는 루이스님을 공격했던 건가요?”
에일린의 차분했던 태도가 다소 공격적으로 변하며 아세스를 몰아붙였다. 그러자 아세스는 살짝 기겁하며 급히 변명했다.
“어…. 어쩔 수 없었어. 나도 동료를 구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루이스를 공격했던 건 이미 대가를 다 치렀어.”
“대가를 치렀다고요?”
“그래. 내 처녀를 뺏어갔으면 충분하잖아?”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루이스는 또다시 나온 아세스의 폭탄 발언에 바로 태클을 걸었다.
“어이! 오해할 소리는 하지 말라니까….”
“뭐가 오해지?”
“우리는 서로 합의하고 한 거잖아.”
“우리가 합의했다고?”
아세스는 서로 합의 하에 섹스했다는 루이스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그게 어떻게 합의라고 볼 수 있겠는가?
“너도 좋았으면서 왜 그래? 막판에는 너도 같이 허리를 흔들었잖아?”
“아휴~ 말을 말자.”
고개를 돌려 루이스의 시선을 외면하는 아세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기 시작했다.
사실 루이스의 반강요에 의해서 둘의 섹스가 시작한 것은 맞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아세스 역시 루이스의 움직임에 제법 호응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 루이스의 말로 인해 아세스는 그때의 광경을 떠올리며 다소의 흥분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에일린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루이스는 계속 대화를 진행 시키면 자신만 손해인 거 같아서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루이스는 식사를 모두 마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에일린을 향해 말했다.
“나는 볼 일이 있어서 며칠 동안 여관에 못 돌아올지도 몰라. 그러니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둘만 여관에서 지내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루이스님.”
루이스는 지금까지도 간혹 며칠에 걸린 여행을 한 적이 있어서 에일린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루이스는 자리를 떠나기 전에 에일린에게만 따로 을 보내서 아세스에 관한 몇 가지 당부를 했다.
에일린과 아세스는 이제부터 영원히 같은 파티의 동료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에일린은 같은 파티원으로서, 또 파티 리더로서 아세스와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다.
에일린과 아세스가 그런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는 입장이 다른 루이스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오히려 루이스가 깊이 개입할수록 둘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도 있었다.
따라서 루이스는 파티의 정비에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은 에일린에게 맡기기로 했다. 에일린에게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루이스는 다시 한번 에일린과의 만남에 감사했다.
루이스는 여관을 나서서 인적이 드문 뒷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아세스와 만나게 된 도시이자, 동료 후보인 “루시”의 출신국인 도시 로 했다.
루이스는 이 도시를 한동안 자주 방문할 예정이라 도시에 방문했을 때 이미 을 해둔 상태였다.
루이스는 “루시”의 수색을 해야 하지만 그전에 하나 더 급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거점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이제 동료가 둘로 늘어났고 조만간 1~2명이 더 늘어날 예정이었다. 그렇다 보니 계속 이렇게 거점도 없이 방랑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루이스가 떠올린 것이 바로 유니크 스킬인 이었다.
은 자신과 자신의 동료만이 이용할 수 있는 이 공간의 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그 스킬이 있는 고대 유니크 신전이 바로 도시 의 인근에 있었다. 인근이라고 해도 의 속도로 이틀 이상은 걸리니 상당히 먼 곳이었다.
루이스는 일단 서두르는 만큼 해가 떨어져도 에일린이 있는 여관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이동할 생각이었다.
거점을 빨리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러는 것이 좋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에일린과 아세스에게 둘만의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