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006. 파비아 모험가조합의 조합원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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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으로 시작하는 드림 가든
006. 모험가조합의 조합원 캐롤.
아리에와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루이스는 응접실을 나서 1층으로 내려갔다. 접수대 쪽을 힐긋 바라보니 캐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루이스는 식당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잠시 기다릴까 고민하던 순간, 접수대 안쪽에서 캐롤이 모습을 드러냈다.
“디아즈님. 오래 기다리셨나요?”
루이스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캐롤은 이미 접수원 복장이 아니었다.
아마 캐롤은 마샬에게서 루이스의 물품 구매를 도와주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것이다.
캐롤은 이미 늦은 시간이기도 해서 루이스를 도와준 뒤에 바로 퇴근을 하기 위함인지 자신의 원래 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문제는 그 갈아입은 옷이 일상복치고는 어깨와 젖가슴 위쪽이 훤히 드러난 노출이 심한 옷이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화장까지 다시 고친 얼굴이었다.
루이스는 다시 한번 지구인 동료가 말해주었던 캐롤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남자들에게 쉽게 다리를 벌려주는 여자라고 했던가?
루이스는 순수함을 버리고 섹스의 재미를 알게 되며 여성과의 환락에 빠진 이후에도 캐롤을 찾은 적은 없었다.
동료가 말했던 이야기를 잠시 잊기도 했고 그밖에도 안을 여자들이 주변에 널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이스는 캐롤의 얼굴을 보고 마샬에게 캐롤의 이름을 들으면서도 바로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떠올렸으니 동료가 말했던 질질 싸면서 헐떡거리는 신음이라든지 아니면 죽여주는 젖가슴이라든지 제대로 맛을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캐롤은 디아즈의 옷깃을 살짝 잡아끌며 한발 앞서서 모험가조합을 나섰다. 당연히 루이스는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캐롤은 그렇게 모험가조합에서 일정 거리를 떨어진 후에야 발걸음을 멈추고 루이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디아즈님 어떤 물품들을 사실 생각이세요?”
물어보는 게 너무 늦지 않나? 하지만 루이스는 그런 내색을 보이진 않았다. 이런 캐롤의 태도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루이스의 예상으로는 아마도 방금 모험가조합 내에 캐롤과 이미 몸을 섞었던 남성 모험가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캐롤은 트러블이 발생하기 전에 빠르게 모험가조합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보다 아직 서로 이름도 밝히지 않았군요. 저는 루이스 디아즈라고 합니다. 그쪽은?”
“전 캐롤이라고 해요.”
캐롤은 이미 루이스의 모험가 카드를 통해서 루이스를 이름을 알고 있었다. 아니 루이스를 성인 디아즈로 이미 부르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루이스 역시 마샬을 통해서 캐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통성명이란 얼굴을 맞대고 직접 해야 의미가 있다. 전해 들은 이름을 아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더군다나 이미 캐롤과는 오늘 끝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은 루이스로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이기도 했다.
“디아즈라고 불리니 왠지 남 같군요. 그냥 편하게 루이스라고 불러주세요. 저도 캐롤이라고 부를 테니.”
“그래도 될까요? 루이스…님.”
“물론이죠. 캐롤.”
적당히 시작의 분위기를 띄운 루이스는 우선 도시 를 찾게 된 원래 목적부터 달성하기로 했다.
루이스는 캐롤에게 구매하려는 물품들을 하나하나 말해주었다. 루이스가 원하는 물품은 종류도 다양했지만, 우선 수량이 많았다.
접수원으로서의 자세가 깊게 배어있는 캐롤은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메모장을 꺼내더니 하나하나 받아적었다.
루이스의 말이 끝나고 모든 내용을 받아적은 캐롤은 잠시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생각에 잠겼다.
“음…. 그러면 우선 창고부터 빌리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창고 말인가요?”
“네. 물론 루이스님은 가 있으시니 물품의 부피나 수량이 많아도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바로 구할 수 없는 물품들도 있어요. 그럼 물품이 준비될 때마다 연락을 받고 일일이 찾아가는 건 번거롭잖아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창고를 임대해 놓으면 그쪽으로 알아서 배달해줄 테니, 루이스님은 나중에 한 번에 받으시면 되니 편하죠.”
“그렇군요. 여러 가지로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캐롤.”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 창고 임대에 관한 문제라면 루이스님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조합장님이 루이스님에게는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말씀하셨거든요.”
마샬은 벌써 이런 식으로 루이스에게 침을 발라두는 건가?
하지만 루이스로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일이었다. 모험가조합의 높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두면 나중에 도움이 되면 되지 손해 볼 것은 전혀 없었다.
“나중에 조합장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한번 찾아 봬야겠군요.”
“네. 제가 대신 전해드릴게요…. 저희 모험가조합은 가 교역 도시이기도 해서 모험가조합이 관리하는 창고들이 몇 개 있어요. 그중 비어 있는 창고를 루이스님이 쓰시면 될 거 같네요. 물론 무료로요.”
이렇게 알아서 다 해준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지금의 루이스에게 창고 임대료 같은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분의 문제였다.
캐롤은 미리 준비해온 몇 가지 자료들을 훑어보며 지금 비어 있는 적당한 창고를 찾아낸 모양이었다. 고개를 들어 루이스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그럼, 루이스님. 물품 구매부터 시작할까요? 아니면 창고부터 확인하실래요?”
“어차피 물품들을 받으려면 최소 한 번은 들려야 되니 창고 위치부터 먼저 확인할까요?”
“네. 그럼 이쪽이에요.”
캐롤은 다시 루이스의 옷깃을 잡고 이끌었다. 다만 아까와는 다르게 한발 앞장서서 걷는 게 아니라 루이스의 옆에 바짝 붙어서 나란히 걸었다.
현재 모험가의 수준이 낮고 모험가조합도 국가에 얽매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그 지위가 결코 낮은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각 도시에 있는 모험가조합은 대부분 도시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에 있는 모험가조합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모험가조합에서 창고로 향하는 동안 주변으로 수많은 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루이스는 그중 장신구 상점을 눈여겨보았다. 모험가들이 강해지기 위해서 쓰는 마법 장신구가 아닌 평범한 치장용 장신구를 파는 상점이었다.
“캐롤. 저기 잠시 들렀다 가죠.”
“네? 알았어요.”
루이스가 캐롤과 함께 장신구 상점으로 들어서자 벽 쪽으로 이 상점의 경비로 보이는 덩치 큰 남자가 미동도 없이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후 안쪽에서 인상이 좋고 배에서 인격이 느껴지는 아마도 이 상점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저희 상점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캐롤…. 뭔가 원하는 게 있나요?”
상점 주인은 눈치 빠르게 누가 물주인지 파악하고 루이스에게 말을 걸어왔지만, 루이스는 고개를 돌려 캐롤에게 시선을 보내며 질문했다.
“네? 저…. 저요?”
“네. 하나 골라보세요. 사드릴게요.”
“정말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캐롤은 입으로는 사양하면서도 눈으로는 장신구가 놓인 진열대를 빠르게 훑고 있었다.
그러던 캐롤의 시선이 어떤 장신구에서 멈췄다. 루이스가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하나의 반지였다.
“캐롤. 이 반지는 어떤가요?”
“이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문라이트 보석을 사용한 반지로 가격은 금화 2개입니다.”
루이스가 캐롤이 관심을 보였던 반지를 가리키며 캐롤에게 물어보았고 상점 주인은 눈치 빠르게 바로 반지에 대한 설명에 이어 가격까지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금화…. 2개….”
가격을 들은 캐롤이 상당히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금화란 평범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큰 액수였다.
리카 대륙은 노예 제도가 있는 세계인만큼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심했다. 평민 중에서는 한 달 수입이 고작 은화 한 개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모험가조합의 접수원 정도 되면 그들에 비해 수입이 훨씬 많긴 했지만, 그래도 금화 1개를 벌려면 몇 달 동안 허리끈을 바짝 졸라매야 가능했다.
그러니 캐롤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금화 1개도 아니고 2개라고 하니….
하지만, 오늘 공돈이 많이 생긴 루이스에게는 그리 부담이 되는 금액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앞으로는 훨씬 큰 거금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루이스는 에서 금화 2개를 꺼내 상점 주인에게 건네며 바로 결정을 마쳤다.
“이걸로 하죠.”
캐롤에게 재차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캐롤은 반지의 가격에는 놀랐지만, 시선은 여전히 반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반지를 들어 올려 캐롤의 손가락에 직접 끼워주었다. 캐롤의 손가락에 딱 맞는 곳이 왼손 약지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루이스와 캐롤은 상점을 나와 다시 창고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캐롤은 그사이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오른손가락으로 매만지고 있었다.
“이런 비싼 걸 제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너무 미안하네요.”
“아뇨. 이제부터 할 수고에 대한 작은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
물론, 루이스가 말한 수고란 물품 구매를 도와주는 일만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많은 힘을 쓰고 땀을 흘려야 하는 일 또한 포함해서 하는 말이었다.
창고 지역이 다소 도시의 외곽 지역이다 보니 창고로 가까워질수록 주변이 한산해졌다. 이제는 지나다니는 행인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비싼 선물을 주었으니 이제 그 대가를 조금씩 회수할 시기가 온 것 같았다.
루이스는 자신의 옆에서 바짝 붙어서 걷고 있는 캐롤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캐롤은 이정도의 터치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물론 루이스 역시 여기서 진도를 멈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
루이스는 손을 더 내려 캐롤의 봉긋하게 솟아 있는 부드러운 엉덩이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러다 손바닥으로 다소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정도 터치쯤 되자 캐롤도 반응을 보였다. 다만 루이스를 한 번 힐긋 올려다보았을 뿐 거부반응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루이스는 캐롤의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며 발걸음을 옮겼고 캐롤은 이제 루이스의 팔에 매달라다시피 몸을 기대왔다.
그런 상태는 창고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캐롤의 얼굴은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고 호흡도 다소 가빠 보였다.
“여기가…. 창고에요.”
창고에 도착한 캐롤은 그 사실을 루이스에게 전했다. 캐롤의 흥분으로 물든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창고는 제법 컸다. 루이스가 사려는 물품이 아무리 개수와 수량이 많더라도 창고의 반의반도 쓰지 못할 것 같았다.
“창고 안쪽을 확인해봐도 될까요?”
루이스는 지금은 육중한 철문으로 꼭 닫혀있는 창고 입구를 보며 캐롤에게 말했다. 일단 밖에서 보면 충분해 보였지만, 안을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네. 물론이죠. 그런데 지금은 빈 창고라 아마 안에는 아무것도 없을 거예요.”
“쓰지 않는 창고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건가요?”
“창고로 한번 쓰이고 나면 그때 대대적으로 청소를 한 후에 다음 사용 전까지는 대부분 방치하는 편이에요. 아무것도 없는 창고를 굳이 지켜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그 누구도 이 창고에 오지 않는다는 거군요?”
“……네.”
루이스가 말하는 의도를 눈치채서일까? 캐롤의 얼굴이 한층 더 붉게 물들었다.
창고는 육중한 철문으로 닫혀있긴 했지만, 딱히 잠겨있는 것은 아니었다. 캐롤의 말대로 아무것도 없는 창고를 굳이 잠겨둘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캐롤이 힘겹게 철문을 열려는 것을 루이스가 나서서 연 후에 함께 창고로 들어섰다.
빈틈 하나 없는 창고 내부는 상당히 어두웠다. 하지만 입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빛과 루이스의 낮지 않은 감각을 통해 어느 정도는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먼지가 조금 쌓여있는 것 말고는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다. 그저 넓고 비어 있는 공간만이 보였다.
그리고 이곳은 그 어떤 방해꾼도 오지 않는, 무엇을 해도 상관없는 완벽한 밀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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