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11. 내부자들...? (4)
* * *
73.
무언가 오싹한 느낌이 등골을 타고 오른다.
등골은 없지만. 연체동물도 단단한 뼈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내 몸에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단단한 부분을 비유하자면 핵을 고를 수있겠는데…. 핵은뭔가 내몸 같은기분이 안 든단 말이지.
몸에 대한 고찰과 함께 육체를 버리고 다시정신체모습으로 격리실을 떠난다. 신성력의 길을 따라 이제는 익숙한 그녀의 곁으로 나타난다.
아, 나도 영체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생긴 게촉수 괴물이라 그런지 영체가 존재하지를 않는다. 시설에서 필터를 통해 나를 보는 것처럼정신체역시 데포르메 된 촉수로라도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끔찍한 생김새를 가져도 2등신과모에화라면귀엽게 바꿀 수 있다. 아니, 그것도 암컷 타락의 일종인가. 매체로 그려지는 건 문제없지만, 영체는곧 본인의 정체성을 의미하니까.
음. 그건 안되지.레이나라면성별에관계없이나를 받아줄 것 같지만 내가 싫다. 아무리촉수일지언정나는 남자다.
레이나 역시 내가 올 것을 알고 이미 말끔한 제복 차림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하자마자 책상에 얹어둔 모자를 머리에 얹고 방을 나선다.
생활력 있는 방을 나서자 보이는 것은 역시나 익숙한 백색의 복도. 먼지 한 톨 보이지 않는 깨끗한 복도를마력 등이밝게 비춘다. 격벽서너 개를지나고마법진을통해 이동한다.또다시하얀 복도를 지나고 두꺼운 격벽을 통과하고마법진이빛나며 레이나가 사라진다.
역시 길을레이나처럼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나로서는 미로처럼 느껴진다. 꼭 싱글 플레이 게임을 하면 발판을 밟고 텔레포트 하는파트가나오지 않는가. 머리 쓰기 귀찮고짜증이 나서언제나고인물들의공략을 보고 깼었지. 지금은 레이나가 시설의고인물로서자유자재로 공간을넘어 다니며스테이지를깨고 있다.
수천 년의짬밥이 어디 가지는않는….
찌릿.
육감이라도 발동된 듯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째려본다.눈나수천이 아니라수만 살이어도상관없어요.이십 대부터는10년마다 달라지는 앞자리에예민해질 수밖에 없겠지만솔직히세 자릿수를넘긴 뒤로부터는 의미가 있나 싶다. 엘프니까 시간 감각이 다를 수도있겠지만인간으로서는 200살이나2,000살이나또이또이라는거지.
어차피 평생을 살아도 도달하지 못할 세월이니.수천 살이면할머니라는생각도 못 한다. 레이나가 지구에 있었다면 피라미드 건설을 흥미롭게 구경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확연하게 체감되기는 하네.
[신님 지금이상한 생각 하고계시죠?]
[레이나 생각하고 있었지.]
[이젠 안 속아요! 능글거리는 감정이 이렇게 대놓고 흘러들어오고 있는데거짓말을 한다니!]
들켰네.킹치만어쩔 수 없는걸.레이나를놀리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고.정신체로돌아다니면 지루할 수밖에 없으니까. 육체가 없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상실감은 생각보다 체감이 잘 된다. 억지로 감각을 깨우더라도 역시 육체에 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니까.
다시 한번마법진사이로뾰로통한표정의 레이나가 사라진다. 코앞에 존재하던 신성력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에서 다시 생기고또다시정신체를그쪽으로 옮긴다.이런 식으로공간마법진을파훼하고 다니는 것을 시설에서 알면 얼마나당황할까. 격벽과마법진. 물리적, 마법적인 보안은 물론 점조직처럼 연결되지 않은 공간까지 활용하며 탈출을 방지할 정도로 철저한 녀석들이니아주 기겁하겠지.
뭐윗대가리들이알게될 때쯤이면이미 준비를 끝내둘 것이다. 딱히 수명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급한 마음 먹을 것도 없지만 본디 인간이어서, 한국인이라서그런 걸까. 나는 최대한 빠르게 모든 일을마무리 지으려노력하고 있다.레이나를따라다니는 지금도 정신을분할해두어에이본의 서를 통해 마법을 익히고 있는 것은 물론이지스에게부탁한 시설의 관리 개체 리스트를 읽고 있다.
카산드라가 가진 권한 내에서 얻을 수 있는 관리 개체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고스란히 넘겨받은 상태. 물론 현재 이지스가 그녀의 정신을 장악하는 것은 하루에 1시간안팎인 만큼많은 양은 받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1에서20 정도일까. 일에 시달리는 그녀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주도권을 잡으며 강제로라도 휴식을 취하게 하는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것이다.
시설 역시군대 같은장소,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더욱 많은 일이 쏟아지기에 이지스를 통해 신체가전투 요원급으로튼튼해진 그녀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과로사할 정도의 서류를 처리하고 있다. 집무실에 틀어박혀 있는 만큼신체검사를받지 않아서 그렇지 그녀에게 일어난 변화를시설 측에서알게 된다면 업무를 더욱 던져줄 것이다.
복도는 그토록 하얀색이면서 블랙기업 중에블랙인 놈들이다. 복도 얘기를 하니최근 들어서눈에 아주 익은 복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문에 레이나가 단말기를 인식시키자 벌컥 열리며 서류가 흩날린다.
정리도 못 할정도로 바빴던 것일까.그러고 보니무슨 사건이 터졌다고 했었지? 시설 어딘가에서 또 관리 개체가 폭주해서 난리가 났다고 들었는데아니나 다를까평소보다 배로 쌓여있는 서류의 산더미가 보인다.
슬라임이 몸을 관리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석해진 머리카락과 진한다크서클이눈 밑을드리우며 퀭한 얼굴의 요원이 보인다. 카산드라일까 이지스일까. 눈을 감고 있으니전혀 구별할수가 없다. 모 드라마처럼 점이라도 찍어서 구별되면 좋겠건만.클리셰적으로패션 안경이라도선물해주어야 하나. 아니면머리 끈같은 걸로특정한헤어스타일을추구해도 되고.
실없는 생각을 하며 다가가자 고개가 들리며 새까만 눈이 보인다.
[고생이많군, 이지스.]
[언제나 따뜻한 배려심에 감사드립니다.]
상투적인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레이나에게부탁해서 아침 일찍부터 이곳에 오게 되었다. 격리된 차원에 갇혀있으니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시계 같은물품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시간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시간 감각이 없는 것이나다름없다. 젠장.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터뜨리, 아니,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있는 만큼 오늘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빠르게 일을 처리할 생각이다.까망이를통해 남은 슬라임들을 추적할 방법을 찾은 만큼 나에게 속한 슬라임들의 처리를 마무리하고 탈주한 녀석들의 정확한 정체와 신분을 파악할 생각이다.
[이곤다르쥴. 평소에 경박한 태도를 보이며 임무가 없을 때는 친한 요원들과 함께온종일주점을 돌아다니며 온갖 문제를 일으키던 C급 요원입니다. 평소 같이 다니던 요원들과 같이 쌍둥이의 시설에 투입되었고, 유일한 생존자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을 잃은 상실감때문일까, 기숙사에틀어박혀두문불출하고있습니다.]
거 딱하구먼. 한순간에 친구이자 동료, 전우들을 잃어버렸을 테니. 뭐, 시설에서 일하는요원 중에서그런 경험을 겪지 않은 녀석들이 드물겠지만. C등급 정도면재능충이아닌 이상 나름 경력이쌓였을 것이고.
[여기까지는 PTSD로 인한 정상적인 행동처럼보이지만…. 마지막으로그를 본 요원의 증언에 따르면 생각보다 멀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표정뿐만 아니라 신체 역시 아주 건강해 보였다고 합니다.]
[기숙사에도 술을 쌓아둘 정도로 중증의 알코올 중독인 요원이 전우를 모두 잃은 사건 이후에도 음주했다는 기록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충격적인 사건으로 정신을 차린 것으로 보겠지만 저희로서는의심할 수밖에 없죠.]
[중독은 쉽게 끊어지지 않지. 개미지옥처럼 빠져나오려고 노력할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악순환의 반복. 금단증상이라는 것이 괜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지. 메마른 사막에서 물을 갈구하는 것처럼 신체가 울부짖으니까.]
자취방에 틀어박혀서 폐인처럼 살았던 만큼 아주 절절하게 체감했던 기억이 난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고, 나는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문득 이상한 감각이 느껴져레이나를보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러고 보니과거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를 나눈 적은 없었지. 아무래도 지금의 나로서는 전혀 연상되지 않는대화다 보니자연스럽게 의문이 든것 같다.
그녀에게 얘기를 나누어도 될까.
사람의 흑역사라는 것은 부끄러워서 나누지못하는 경우도있지만, 현재의관계들이 깨져나갈 가능성도 있기에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두는 경우 또한 많다.
연애하면서전여친이나전남친에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규칙인 것은 다 이유가 있지.네토라세를즐기는 성향이 아닌 이상 굳이 자신의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나누었던 추억을 나누는 것을 가슴 깊이부터 바라는 자는 없을 테니까. 질투심과 독점욕은 모든 사람이 소유한 감정이니.
그런 방면에서야 나는 떳떳하지만, 그 외의 모든 면이 떳떳하지 않다. 그녀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전부 변명일 뿐이다. 그저 두려운 것이다. 그녀가 과거를 알고 나에게실망할까 봐. 겨우 구축한 관계가끊어질까 봐.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새로운 삶을 부여받으면서나름대로 변화하고 성장한것 같았는데. 과거라는 족쇄는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무거웠다.
언젠가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밝히겠지만 아직, 아직은 아니다.레이나는내가 그저 촉수 괴물이라던가 이형의 신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짐작은 하고 있지만, 내가준비되어있지 않다.
잠시 침묵을 지켜서일까, 두 요원이 조용히 나를 지켜보는 모습이 보인다.
[심증이 충분하니이곤이라는놈으로부터 시작하면되는 것인가.]
[예. 저번에 전달해주신 내용이라면 그를 통해서 다른 요원들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겠지요.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해주시면 각 요원의 위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다.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이지스가레이나에게몇몇 서류의 내용을 보여준다. 단말기로 정보를 보낸다면 편하겠지만 조금의 흔적이라도 남기지 않기 위함이다. 종이를몇 번훑어보던 레이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다시 서류의 산에 파묻힌 이지스를 뒤로한 채 시설로 발걸음을 옮긴다.
터벅터벅.
복도를 따라레이나와함께걸어가는 동안 묘한 침묵이 유지된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레이나와조금 전 꺼냈던 과거의 단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나.
더이상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서 그이곤이라는놈은 어딨지.]
[지금은F 섹터의단련실 중 하나에 있다고 하네요. 근방에마탑의연락망이 있으니 저는 그쪽으로 가면서 접촉을 시도할수 있을 겁니다.]
현재마탑은그녀에 대한 의심을 놓지는않았지만, 능력적인면에서는 절대적인 신뢰를 주고 있었다. 시설의 뜨거운 감자인 나와 이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게다가마탑에다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니 관계는 꾸준히이어져 나가고있다.
대외적인 명목은 정령 마법 연구. 나와의 일전에서 정령을 꺼내지 못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 접촉한다는 것으로 시설에도 그렇게 보고를 올렸다. 나로서도 궁금한 부분이니일석이조다.아직까지도그녀가 정령을 다루는 모습을단 한 번도본 적이 없으니까.
[정령들은 아직도 같은 태세를 유지하고 있나?]
[예전처럼 소통은 다시 하고있지만, 여전히두려움을 놓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신님의 존재가존재다 보니자연과 일체라고 볼 수 있는 정령들이무서워할 수밖에 없지요.]
[불의정령왕이면화끈한 성격일 줄알았더만.]
[다 선입견이죠.정령사들이희귀하다 보니현상이나 같은 계열의 마법을 보고 그런 판단을 내리는 거죠. 정반대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주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죠. 제가 괜히 계약할 수 있던 것이 아닙니다.]
하긴, 시설의얼음 여왕이라고불리는레이나인만큼그런 성격이어울리다 만은.
냉철한이프리트라니.거 완전마교의백팔 나한이쓰는매화 검진 같은소리잖아. 불길처럼 뜨거운 성격을지녔지만, 자신의계약자에게는 따뜻한 성격이국룰아닌가?츤데레까지는이해가 가는데 말이야.
[흘러들어오는 감정을 보아하니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당연한 성격입니다. 불의정령왕이그런 성격을 가졌다면 난리가 났겠죠. 세상의 반은 날뛰는 불길에사막화되었을겁니다. 불의정령왕은거친 불길을 통제할 수있어야 합니다.문명에있어 가장 파괴력이 높은 정령들을 지배해야 하니까요.]
그녀의 설명을 듣자 조금은 이해가 갔다. 하긴, 천재지변의 수준이 아닌 이상 불이 통제하기 가장 어렵지. 이쪽 세계는 정령들이 자연을어느 정도통제하고있을 테니허리케인이나 해일,지진 같은자연재해는 별로 없을 테니까.
마공에먹히지 않으려고 애쓰는마인같은느낌인 건가.극마와탈마의경지를 거쳐 한국인의 정점, 천마에 도달하려는 것처럼 불의 정령들은 언제나 힘을 통제하는 것이 일상이겠지.
그러고 보니어디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용은 재채기조차 잘못했다가는 마을 하나가 고스란히 날아가 버린다고. 강한 힘을 가진 자는 책임 역시 크다고 모거미 인간이입에 달고 살았었지.우리 쪽거미처럼 방치형시뮬게임을하지는 않는다.
그런 녀석조차 벌벌 떨면서 안 나오려고 하다니 이걸 어떻게느껴야 할까. 난 해로운 촉수는 아닌데 말이야. 게다가 관심도 많거든. 역시 판타지 하면 정령 아니겠어. 마법이야 뭐 요즘은개나 소나사용하지만, 정령은꽤 희귀해졌기도 하고. 나와봤자 들러리,쩌리라던가엘프에 달린소환수1,드래곤의노예 느낌으로 나오지만고전 때는아니었다고!
근데 뭐, 겁먹었다니 어쩌겠나. 게다가 얘기를 들어보니정령왕처럼격이 있는 존재가 아닌 이상 인간이나다름없이나를 보기만 해도 오염될 것이라고 설명하니별수 없지. 오염 얘기를 하니 그녀의 검이 있었지.
[그러고 보니검은 어떻게됐지?]
[귀찮은 절차를 밟고있지만, 곧돌려받을수 있을 거예요. 절 놀려먹기 좋아하는 누구 때문에 검도 정령도 다루지 못하고 있죠.]
정신으로 툴툴대는 레이나가 그저 귀여울 뿐이다. 나에게씐콩깍지는 너무나도 두꺼워서 말이지.
어느새 걱정거리는 사라지고 그녀와 시시덕대면서마법진들을넘나들기 시작하였다. 지나다니면서수많은 요원이경외심을 담아 그녀에게 인사를 하였고, 그녀는 냉담한 표정을 유지한 상태로 나와애정이 어린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 백번도 넘게 봐서 획 하나하나를 외울 지경이 되어버린마법진으로들어선 레이나가 전달하였다.
[이번이 마지막전송진이네요. 단련실은마탑과반대 방향이니 나오고서 저랑 반대쪽으로 가시면될 거예요.]
[...용건은 빨리끝내주시길 바라요.]
부끄러워하며 나와 같이 시간을보내고 싶다는어필을 간접적으로 보내주는 그녀에게 어찌 사랑을 베풀지 않을 수 있을까. 후딱 끝내고레이나에게찾아가야지.
밝은 빛이레이나를휘감으며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다.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보고그녀에게 경례하던요원이 팔을 내리던 도중 단말기가 울리며 요원의 시선을빼았는다.
다시 정신을 집중하고 레이나 옆에 나타났는데 그녀 역시 단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그녀뿐만아니라 이동진 근방의모든 요원이각양각색의형태를 한 단말기들을 들고 있었다.
가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확인하고 묻는다.
[무슨 문제가 생겼나?]
그녀뿐만 아니라 주변의모든 요원의표정이 점차 굳어가는 것을 보고 단말기에 적힌 내용을 확인한다.
[신규 개체 No. 1071 검은 부정형의 액체]
[등급 : 재앙]
[현재 시설 내부에 탈출한 개체들이 다수발견...다양한능력을 가진...]
[...인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의태할수 있다는 능력이 발견되었다. 평소와 이상 행동을 일으키는 요원이 있다면 즉시 상관에게 신고하도록.]
아무래도 타임미션이더 빠듯해진 듯 보였다.머릿속으로바르게 계획을 세우던 순간,레이나의단말기에또 다른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이전의 장문에 비하면 훨씬 짧은 메시지.
그리고 그것을 본레이나는바깥으로 감정이 드러날 정도로 동요하였다.
[모든 EX 등급 요원에게 임무를 발령한다. 정체 모를 적에게 차원 방벽이 무너지고 있다. 성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여 지원을 요청한다. EX 등급 요원이 맺은 서약에 따라 강제 집행권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