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10. 드림 랜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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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그래, 역시 괴물들이 같이 일하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네놈이었구나.
과거 프랑스와 영국처럼 절대 섞일 수 없는 앙숙 관계에 놓인 괴물들이 그렇게일사불란하게활동하는 것이라면 두 가지가능성밖에 없지.
공동의 적을 상대를해야 하거나, 더 강력한 누군가가 강제로 굴복시켰거나.
그리고 지금은 후자의 경우. 아무래도 그놈이 자신의 기운을 통해 괴물들을 수하처럼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문제는 내가 그 기운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것.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기운을 특정할 수가 없었다.마나는푸른색, 신성력은 황금색. 그 외에도 온갖 힘들이 다양한 색상으로보이는 반면에그놈이 사용한 기운만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컴퓨터에서 그림판을 켠 뒤에 온갖 색깔로 뒤덮은 뒤에 지우개로 특정 부분만 지운다면 눈에 띄지 않는가? 똑같은 원리였다. 세상의 온갖 것들이 초월적인 감각에 포착되어 느껴지는 가운데 일정 부분만 공허하게 느껴진다면 어떨까.
너무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해서 오히려 눈에 잘 띄게 되는 것이다.
마을에서 감지되던 괴물들의 시체들이나 흔적 역시 그 기운이 나의 감각을 차단하자 공백으로 감지된 것이고, 다시금 그 부분들을 감지할 수 있을 때는 아무것도 없게 된 것이다.
일단 지금까지 알아낸 이상한 기운에 대한 특징.
나를 억누를 수 있을 정도로 물리적, 정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내정신체를억누른 것만으로도 모자라서 신성력을 가두고 방향을 유도하는 것까지. 다만 내가낼 수 있는 힘에비하면 역시 한계가있겠지만그런데도어마어마하게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위력은 당연히 일반적인 괴물들은 버틸 수 없을 정도. 다만 에이본을 살려둔 것을 보아서 어쩌면이계의신들은 충분히 대항할 만한 수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기어 오는혼돈이라는 존재를 증오하는 것을 봤을 때는 그랑 비슷하거나 뒤떨어질 것이고.
두 번째는 세뇌하는 힘.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괴물이나 인간을 자신의 입맛대로 조종하는 능력이 있다.
방금 보았던 광경처럼 수많은 괴물 무리를 동시에 조종하는 것은 물론이고, 에이본을 삼켰던 그 거대한 지렁이까지 통제하는 것을 보아서 크기라던가 숫자는관계없는것처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감각을넓혔을 때감지했던 것처럼 지하에 존재하는 도시를 통째로 에워싸고 있는 기운들로 보아 범위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문제는 세뇌에 대한 것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건데…. 일단당연히 나한테는 안 먹힌다. 먹혔으면 진작에 노예처럼 구르고 있었겠지.
다른 존재들에게 먹히는 세뇌 역시 한계는 있는 것 같다. 요원이나 에이본을 세뇌하지 않은 것을 보면하지 않은것이 아니라 못한것일 테니.
날엿먹이려고달까지 부순 미친놈인데 두 명을세뇌시켜날엿먹이려고했다면진작에 했겠지.
둘의 공통점이라면 마법사인 것과 신을 섬기고 있는 것일까.렝인들도마법을 쓰니 신을 섬기면 세뇌되지 않는 걸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거미들의 경우나기어 오는혼돈을 섬긴다는 문비스트들역시 조종을 당하니 무언가 다른 변수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부분은실험해봐야겠네.
마지막은 역시 감지를 벗어나는 능력. 에이본이나 요원의 마법적인 탐색뿐만 아니라 현실은 물론이고 시공간까지 어느 정도 포착할 수 있는 내 감각까지 감쪽같이 속여버리는가공할 만한 능력을발휘하는 것.
다만 그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나에게 있어서는 역설적으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다고하건들그건 내 수준의 감각을 지녀야 가능한 것이고, 일반적인 존재는 절대로 기운을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앞의 세뇌 능력과 합쳐진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운에 휩쓸려서 그놈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되는 두려운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렇게 몸의 통제를 뺏기더라도 티를 내지 않는 이상 주변에서도 감지하지 못할 것이고.
마치 암세포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 하나의 집단을 장악해버리는 것이다. 아무도 자각하지 못한 체. 지구였다면 정말 끔찍한 종말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겠지.
즉, 일반적인 인간이나 괴물들의 수준으로는 절대로대응할 수 없다는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바로 우리 요원 나부랭이의 앞길이 아주 험난해질 거라는 것이지. 그리고 그의 뒤를봐줘야 하는내가 아주 귀찮아질 것이고.
아 슬라임이라도 데려오면 정말편할 텐데말이지.
생각해보니 나도 나름 신의 입장인데 이런 부분들을일일이직접담당해야 한다는것이 참골치가 아프다.
하긴,제대로 된신자가없는 데다가만들 의지도 없었으니 자업자득이지만.레이나는지금쯤이면 한창 시설 내부에서 역으로 잠식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부르기도 힘들고.
그나마 내가 하수인처럼 부릴 수 있는 것이슬라임들인데…. 뭐, 부를 방법도 딱히 없고 부르더라도 세뇌 능력에당할지안당할지여부도 모르니 어쩔 수 없겠지.
그런 의미에서 지금 상황을 만든 놈이 나를 엿 먹이려고 한 의도는 이미 반쯤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거지 같은새끼.
후….
내 신세에 한숨을 쉬며 시야를 다시 현재로 돌리자 마을의 한복판, 공중에 오만한 자세로 떠 있는 요원의모습이 보였다.
저, 저 새끼. 또 저러네.
무슨 인터넷어그로꾼도아니고,관심병자같은 짓을 하는 게 습관인가?
비록 부상자가 대부분인렝인의집단이었지만 요원의 모습을 보자 흉흉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아무리상처를 입었다하더라도 포식자는 포식자. 인간을 노예로, 식량으로 사용하는 만큼 그들의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겠지.
물론, 요원은 그런 눈빛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중에 뜬 상태로 그들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다.
저놈은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인도자가 거대한 괴물에게 먹히지를 않나 갑자기 달이 무너지는 광경을보게 되지를않나. 아무것도 모르는 외딴 차원에 괴물들과 함께 홀로 남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간이 큰 것이분명했다.
요원을 노려보던렝인들의인내심이 바닥이 난 것일까, 그들 중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녀석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자파 지직거리며번개몇 줄기가손가락에서 뻗어나가 그대로 공중을 요격하였다.
와, 저 장면 옛날 영화에서 본 적 있는데.
당연히 마법은 무색의 보호막에 막혔고, 마법을 쏘아낸렝인은그 광경을 보며 사나운 표정을짓더니이내 알 수 없는 언어로 주위 동료들에게 무언가 말을 걸었다.
그러자렝인들의대다수가 하늘을 향해 마법을 쏘아내기 시작하였고, 공중은 마치 폭죽이 터지듯 수많은 속성의 마법들과 보호막이 부딪히며 폭발이끊임없이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요원의 대응이 달랐다.
이전에는렝인들에게마법으로 대항을했던반면, 지금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그저 공중에 뜬 상태로 마법을 막아내기만 하였다. 무슨의도를 가지고 있는걸까 생각하던 순간, 요원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리고서튀어나오는 언어는 놀랍게도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괴상한 억양의 언어였다.
바로 직전에렝인들이사용했던.
번역 관련 마법이 존재하는 것일까? 저 능력은 알차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이세계인데도불구하고 언어가 원활하게 들려왔었지. 이유가 뭘까? 그냥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어서 흔히들 생각하는 `이세계특전`이니 뭐니 하는 하찮은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역시 소설과 현실은 달랐다.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던 이유는 절대 그런 비현실적인 것이아닐 테니까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의 대부분은 역시나 육체와 정신에서 오는 힘이겠지.
똑같은 인간이라 당연하게 의사소통이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고, 그렇기에 말하는 것이 들려온 것이 아닐까?
내가 아무리국뽕이차 있더라도이세계까지한글을사용하리라 생각은전혀안 할 테니.
그렇다면 결국 의지와 감각의문제인데….
의지 부분은 일단 놔두고, 감각적인 부분이라면 이미여러번경험이 있기에 활용하기 편하였다. 아니, 어쩌면의지량도 관련이있는 것이겠지.
무언가 인식하지 못하여서 안 쓰고 있던 감각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언어 관련이라면 역시 청각과 관련이 있겠지.
사람이어서 무의식적으로 초감각을 시각 위주로만사용했는데, 그렇다고 다른 감각 역시 필터를 해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각의 범위라던가 예민함에 초점을 두고 자체적인 필터를 만든 것이지 다른 활용법 등은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시각으로 분명 볼 수 없어야 할마나라던가신성력 등을포착하는데, 청각이라고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없다고 가정할 수는없을 테니까.
언어랑 청각은 분명 다른 개념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식의 차이. 언제나 초감각은 인간의 시점으로 이해하려고들면 안 되는부분이었으니까. 설명도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렇게청각 쪽으로잠깐 정신을 집중하자 아니나 다를까 무언가 감각이 확연히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시각에서 오색찬란한 빛이 보였다면, 지금 청각에는 오만가지의 진동이 잡힌다고 해야 하나. 다양한 파동과 파형이 구불거리며 감각 내부에 포착되는 느낌.
소리를 소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부분에 있어서 감각으로 느끼는 단계라고해야 하나.
초감각은 비유하기 참드럽게도어렵다. 하긴몸뚱아리가검은 촉수 덩어리인데 뭔 논리를 따지고 있어.
결과적으로만 보았을 때 의도한 것이랑 조금 엇나간 것 같지만, 이제 저 파형들을 분석한다면 무언가 달라지겠지.
공기를매개체로`들려오는` 진동. 그 파장을 인식하고 다시 인간의 개념으로 변화해서 이해하도록 생각한다. 그 진동의 일부분은 공중에 떠 있는 요원의 목으로부터 오고 있지만, 다른 곳으로부터도퍼져 나오고있었다.
정확하게는 공중에 떠 있는 요원의온몸으로부터.
그래.
언어뿐만아니라 마력의 움직임. 마법으로 인해 생기는 공간의 흔들림 역시 감각이 포착해내어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요원을 제외하고도 온 사방에서 다양한 생명체부터 지형지물까지 온갖 진동이퍼져 나왔지만, 의도적으로 하나씩 차단해가며 요원에게 온 정신을 집중하였다.
이미스스로의능력을 자각하고 단련하기 위해몇 번이나겪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배제 작업은 꽤 쉽게 이루었고, 마침내 진동은 오로지 요원을 근원으로 하는 것만 인식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하였다.
이제 그 진동을 하나하나 분리해서 인식하도록 하자.
먼저 요원의 체내 활동으로부터 나오는 미약한 진동은 제외하도록 하자. 남자의 심장이 두근거리는소리 같은건 듣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으니. 소화기관이 꾸르륵거리는 소리는 당연하고.
그 이후 요원의 목으로부터 나오는 목소리와 마력으로 인해 생기는 마법의 여파 역시 분리한다. 일단 마력으로 생기는 파형은 패턴만 외워두고 인식에서제외하도록하자. 어쩌면 마법을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다만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부분이 있었으니.
자, 이제 요원의 목소리만 남겨놓았다. 그가 말하고 있는 언어.이곳출신도 아닌데 당연히 번역 마법을 사용했겠지? 여기서 번역 마법이 어떻게작용하는지가포인트겠지.
뇌 내에서언어를 번역해서 언어를 인식시키는 것일까, 원래 언어를 말하고 번역 마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바뀌어 전달되는 것일까.
성대가 움직여서 만들어내는 파형과 그것이 입으로,공기 중으로전달되는 모습을 관찰한다.
목으로부터퍼져 나오기시작한 진동은 이내 공기로 전달되고, 공기로 전달된 진동이 마력의 진동과 만나며 그 파형이 증폭된다. 변형되지는않지만, 진동자체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보아 음성을 증폭시키는 마법일까.
그렇게 증폭된 진동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가 새로운 마력과 만나고, 이내 파형이 완전히 바뀌어 아래로 뻗어나갔다.
찾았다.
특정 마력의 진동과 만난 뒤에 언어가 바뀐 것을 인식한 이상, 저 마력만 분석하면 번역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
아니나 다를까 포착한 마력의 분포도를 시야로 보자 양쪽 귀에도 마나가 골고루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대의 언어를 번역해서 들리게 해주는 것이겠지.
아니, 잠깐. 근데 이게 아닌데?
내가 번역 마법을 알거나 사용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언어를알아들었잖아. 설마 진짜 한글을 쓴다는 개소리는 아닐 거고.
물론 지금 얻은 번역 마법은 유용하게 사용할수 있을 테니마력의 파형을 바로머릿속창고에 박아두기는 하였지만, 마법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변형된 파형을 분석해야겠지.
문득 정신이 들어 주변을 둘러보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모습을다시 한번관찰할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발동되었나 본데정말 시간 관련 능력은 알짜배기 위주인 것이 참 좋네.
인터넷에서 가끔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고들 표현하는 것들이 있었지.
지루한 과정의 반복이라면 모르겠지만 공부를 할 때는 그만큼 유용한 방이 없을 것이다. 시간이 무려 복제가 된다고. 느리게 흐르는 것이기는 하지만.
쓸데없는 잡생각은 집어치우고, 변형되어 전파되는 파형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내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정신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정신 속에서 무언가 찰칵거리며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마침내 파형은 내가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더니 그대로 뇌리에 지식으로 꽂힌다.
"...그으으아아아으으어어디이이지이이…?"
응?
아, 시간.
먼지를 털어내듯이 감각을 툭툭 털어내자 느리게 흘러가던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정상적인 시계로 돌아왔다.
"다시 한번묻겠다.달라스린으로가는 방향이 어디지?"
담담하게 묻고 있는 요원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퍼져나가는 목소리는 적대감이 가득하였다. 게다가 인간의 목소리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짐승이 그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 역시 섞여 있었고.
"하찮은 먹이 따위가 그런 태도를 유지하다니 웃기지도 않는군. 잔재주를 조금 부릴 수 있다고그러는 건가? 아무리 우리가부상당했다고하건들너 따위에게 무시당할 수준은 아니다!"
와! 완전잡몹플래그!
저런 대사 언제나 `건방진잡몹A`가 주인공한테 썰리기 직전에 내뱉는 대사 아니야?
아니나 다를까 무언가 거칠게 마법을 쏘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막에 그대로 막히는 광경을 보며 그르렁대는 모습이 영락없는잡몹A의 모습이었다.
요원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껴서일까,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정해진 대사를 내뱉었다.
"아무래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듯하군. 두 발로 걷고 말을 할 수 있기에 인간으로생각했건만, 수북한 털에말굽 같은발을 보고 깨달아야 했어. 언어와 논리가 통하지 않는 하찮은 짐승들이라고."
이야, 좀 치네. 한국에서커뮤니티질해도잘할것 같은 도발 실력인데?
"그리고 짐승에게는 매가 약이지."
도발을 듣고 분노하며 더욱 거칠게 마법을 쏘아대는렝인들이었지만요원의 보호막은 온갖 마법들과 부딪힘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야, 얘 생각보다 많이센 놈이었나? 아니면렝인들의마법이 상성이 안좋은 건가. 확연하게 강력해진 마법의 줄기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간단하게 막히고 있어서 잠깐 당황하던 찰나, 요원이 무언가 중얼거리며 마법을 캐스팅하자 공기가파 지직거리며스파크가 튀기 시작하였다.
노랗게 빛나는 스파크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하나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거대한 뱀이똬리고있는 듯한 모습을 이루었다. 그 꼬리는 요원의 손에 쥐어진 상태로.
그리고 요원이 팔을 휘두르자 휘감겨 있던 번개의 줄기가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은잡몹A를 그대로 휘감더니 공중으로 끌고 올렸다.
지지직거리며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한렝인의피부를 파고드는 번개의 채찍. 옷은 물론이고 피부에숭숭난털과가죽 같은질감을 가진 그 피부마저 타오르며 옥죄이는 모습은 끔찍했다.
역한 냄새와 함께 접합부에서 연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왔고,잡몹A는 고통에겨운 채고래고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래,아플 만도하지. 그러게 왜잡몹같은 대사를 해서어그로를끄냐 쯧쯧쯧.
그렇게완전히상공으로끌어올려 진렝인.
요원의 눈높이에 끌어 올려진렝인의모습은 생각보다 컸다. 요원보다 머리 하나는 큰 덩치였지만 고통스럽게비명을 지르며몸을 꿈틀대는 모습을 보니 요원의 말마따나영락없는짐승의 모습이었다.
뭐, 사람이어도 번개로 이루어진 채찍이 저렇게 몸을 감고 있으면 똑같은 모습을 보이겠지만. 아, 인간이었으면죽었으려나.
비명을 내지르는렝인을완전히 눈앞에 끌어당긴 요원은 그 모습을 보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냉정한 목소리로다시 한번질문을 던졌다.
"달라스린으로가는 길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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