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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촉수괴물-22화 (22/74)

〈 22화 〉 5. 신과의 조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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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관리 개체 게시판 접속.

No.166 (검은 촉수) 객체 검색.

최근에 요원 조회수 가장 높은 글 검색.

글 제목, [EX급 좆됬데 ㅋㅋㅋㅋ] 확인. 조회수 7,126회. 추천 1,454개. 검열을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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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급 좆됬데 ㅋㅋㅋㅋ

안녕 요붕이들.

D 섹터에서 일하는 D급 요원 나부랭이다. 좌표 공개해뒀으니 댓으로 지랄 ㄴ

좆됨을 전해주러 똥 싸다 왔다.

알다시피 D급은 폐급과 안전 사이에 낀 가장 애매하고 거지 같은 등급이다. 반박하는 놈은 M이 D진놈이고.

여튼 승급할 때까지 숨참고 찌그러져서 지내야 해서 최대한 정보를 모으게 되지.

보통 짬처리반을 담당하게 돼서 청소부터 심부름, 잡일까지 온갖 좆같은 일은 다 하게 되기 때문에 요령 피우려면 발이 넓어질 수밖에 없지.

푸념 좀 해봤다. 서론이 길었으니 본론 바로 들어감.

우리 섹터 파견된 EX급 요원 MIA.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좆됬음 ㅅㅂ 근데 그거 알아? 저게 끝이 아니야.

고위신 화신체 터졌다. 구라 아님.

오늘 갑자기 비상근무니 경계니 뭐니 하면서 청소 싹 시킬 때부터 쎄하더니만 통로 몇 개 닫는 거 보고 감 왔지.

친구놈 중에 좆 두 개 달린 미친 새끼 있는데 하여튼 그 새끼가 그쪽으로 아는 사람이 있거든.

윗대가리들 지랄 난 거랑 얘기 들은 거랑 합치니 딱! 알게 된 거지.

여튼 문제아 촉괴새끼 근처로 갈 수도 없는데 시간 좀 지나니까 갑자기 마나스트림 박살 나면서 전등이랑 다 나감 ㅋㅋㅋㅋㅋ

비상벨 울리고 보안이고 뭐고 지금 최고단계 보안 걸려서 분위기도 개판 나고 시설도 아작나는중.

듣기로는 4개체나 탈출했다더랔ㅋㅋㅋ 다행히 위험급 미만이라 안전하다고 하는데.

뉴비있을까봐 얘기해준다 정독해라.

윗대가리가 안전하다 = 줫댔다.

비상사태다 = 하위등급은 다 뒤질 테니 교대 인원 교육준비.

검열빔맞는다 = 너 처분.

그래서 나는 어떻게 글 쓰냐고? 안전한 본부에 처박혀있지. 다른 줫밥쉨들은 고생해랔ㅋㅋㅋㅋ 형은 꿀빨고 있닼ㅋㅋㅋ.

응 인맥빨. 꼬우면 니들도 좆 두 개 달린 놈이랑 베프먹으면 됨. 주변에 인간을 탈피한 섹스능력 가진 놈 있으면 붙어 다녀라. 진지하게 충고한다.

그럼 난 이만.

ㄴ D섹터는 뭔 시발 맨날 저지랄이냐.

ㄴ M이D진 곳으로 유명하잖앜ㅋㅋㅋ 저번에 다 뒤진 거 모르냐?

ㄴ 병신

ㄴ 저쪽 차원이 존나 무능력한 병신들만 모여서 그런거지

ㄴ ㅈㄹㄴ

ㄴ EX급ㅋㅋㅋ 화신쳌ㅋㅋㅋ 작가 다됬노?

ㄴ 관리자 어서오고.

ㄴ 윗대가리 여론조작 벌써부터 하네

ㄴ 섹스

ㄴ ...쯧쯧 불쌍한 친구로군요.

ㄴ 우욱씹.

ㄴ D섹터면 그래도 최고위신 있는 차원 아닌가? 화신체 터졌으면 추가로 올텐데?

ㄴ 안 그래도 이좆놈이 더 온다고 했음. 지금 와있음. 더 얘기하면 천국계단 당하니까 사린다.

ㄴ 작성자게이 조심해라;; 진짜 좆되는수가 있다

ㄴ 천국계단이 뭐임?

ㄴ 비둘기 추종자냐?

ㄴ 착비죽비.

ㄴ 검열당해 뒤지는거 표현하는거지 뭐

ㄴ ㅁㅁㄴㄹ마ㅑ밈서ㅜ미

ㄴ 좆냥이쉨이 밟고 지나갔노

ㄴ S나 EX나 촉수 앞에선 그저 SEX

ㄴ FLEX

ㄴ 라임 찢었고;

ㄴ 수준ㅉ

ㄴ 이글 신고하면 되는거죠?

ㄴ ㅇㅇ 혼자 꿀빨다 좆되봐야지

ㄴ 시스템 병신.

ㄴ 응~ 니 ME~

ㄴ 타차원 사건은 관심없고 늒네들 있으면 저거 3개는 꼭 외워둬라. 정확히 짚었음.

ㄴ ㅇㅈ

ㄴ ㅇㅈ

ㄴ ㅇㅈ

...

...

...

정보 유출 확인. 보안 등급 판단.

검열 필요성 없다고 판단.

댓글 검열 필요성 판단. 실시.

***

...

ㄴ 이글 신고하면 되는거죠?

ㄴ ㅇㅇ 혼자 꿀빨다 좆되봐야지

ㄴ [검열삭제]

ㄴ 응~ 니 ME~

ㄴ 검열빔 맞았네 ㅅㄱ.

ㄴ 어, 잘가고.

ㄴ `그분`은 언제나 여길 보고 있다곸ㅋㅋㅋ 하루종일 커뮤질함

ㄴ 뭐라함.

ㄴ 욕했겠지 뭐 ㅅㅂ

...

***

"제압에 도움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성녀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랍니다."

부들거리는 갑각류 괴물의 껍질을 밟은 체 검은 제복의 요원이 경례하며 감사를 표한다.

격렬한 전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방에 튄 초록색 혈액과 괴물 파편들. 검은 제복을 입은 이들의 옷 또한 질퍽한 살점과 혈액이 묻어 연기가 나고 있었다.

어질러진 전장 정중앙에는 순백색의 사제 옷을 입은 여인이 한 명 서 있었다. 엉망진창인 주변 사람들과 배경에서 이질적으로 보이는 깨끗함.

전투를 치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광경이지만, 주변 요원들의 눈에 담긴 경외감과 감사를 본다면 그 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복도와 연결되어있는 격리실. 문과 주변 벽이 찢겨나간 흔적 뒤로는 거대한 곤충 괴물의 신체가 벽에 박혀 내장과 피를 뿜어내며 부들거리고 있다.

거대한 망치에 맞은 것처럼 박살이 난 가슴에는 여전히 뛰고 있는 심장이 보였다.

No.172 .

빛을 바라본 순간 발작하며 폭주하는 위험급 관리 개체.

폭주 시에는 재앙급의 위력을 내는 이 괴물은 빛 한줄기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어둠의 정령사가 교대하면서 상시로 관리하는 것이 정석.

하지만 시설의 마나가 일시적으로 끊기면서 관리 개체의 일부가 탈주하였고, 그중 한 개체가 당직 근무를 서며 벽과 함께 졸던 요원을 베어버렸다.

벽에 생긴 1mm의 실금에서 새어 나오는 빛으로 발광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시설에서 개체의 탈출이란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법.

어떤 상황에도 준비되어있는 시설이지만, 피해를 덜 입는 것은 언제나 좋은 현상.

제압을 위하여 팀과 함께 출동하던 도중, 때마침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려고 파견 왔던 성녀를 만난 것은 보통 행운으로 이루어질 일이 아니었다.

`역시 133제 포션이 최고지. 다음 월급도 전부 때려 박아야겠다.`

팀장급의 B급 요원, 칼은 포션의 유능함을 팀원들에게도 꼭 전달하겠다고 다짐하며 성녀에게 다음 행적을 물어보려 하였다.

후드를 쓰고 있지만, 신에 달한다는 미모를 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가 될 터.

행운을 믿으며 돌아본 자리에는.

그저 깨끗한 두 구두 자국만이 존재하였다.

***

색색거리며 자고 있는 레이나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잘 자다가 갑자기 뒤척이면서 끙끙대길래 촉수를 주었더니 두 손으로 꼭 붙잡으며 덜덜 떨었다.

천둥·번개가 치며 소나기가 내리던 한 여름밤. 두려움에 잘 수 없어서 찾아간 어머니가 토닥거리며 등을 쓸어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자장가를 흥얼거리며 천천히 쓰다듬받던 것을 기억하며 똑같이 해주니 미소를 지으며 잘 잔다.

껴안고 잘 수 있도록 다키마쿠라 마냥 큰 촉수라도 하나 안겨줄까.

절레절레 촉수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낸다.

이번에 그녀가 일어나면 보내줘야겠지. 나와는 달리 음식도 먹고 기존에 생활하던 공간이나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저런 힘과 미모에 자상한 성격까지, 인싸의 조건에는 다 부합한다.

후.

그녀가 나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음이 기쁘지만, 과연 이 세계에서 나를 받아줄 존재가 더 있을까 생각해본다.

이유는 모르지만, 내 모습을 보거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죽음까지 이어지는 상황인데 과연 평범한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는 있을까?

레이나와는 관계를 맺기 직전부터 갑작스레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말이 통했다.

흠.

서로 호감도가 높으면 대화가 되는 구조인가? 사랑을 느껴야 되나? 아니면 한 번 절정 시켜야 되는 건가?

생각이 모두 음란한 방향으로 흐른다. 어쩔 수 없지. 만년 동정에서 벗어났는데. 불쌍한 안대맨. 이 좋은걸 해본 적이 없다니.

문신도 있고 피부도 보랏빛 태닝을 했겠다. 머리만 금색으로 물들였다면 형수님도 뿅 갔을 것이다. 말빨도 안되는 놈이 말로 설득하려니 그런 신세가 되지.

준비가 되지 않은 놈.

아, 게임 하고 싶다. 지금 반응속도면 아이언피스트 1등은 따놓은 당상인데. 프로게이머도 껌이다.

물론,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눈앞에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봉긋한 가슴.

양심에 찔려 등을 쓰다듬고 있지만, 나는 저 산맥을 등산하고 싶다. 갑옷 안에 어떻게 저렇게 큰 가슴이 숨겨져 있지? 트랜스x머 마냥 내장해둔 가슴을 바깥으로 꺼내는 건가.

쓰잘데기 없는 상념을 이어가며 혼잣말을 이어간다.

검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었다. 지구에서도 아싸의 삶이 익숙했었으니, 이세계에서도 마찬가지.

어쩐지 슬퍼져서 검을 툭툭 건드리며 말을 걸어본다.

"그래서 아까 뭔 문제야?"

[... 지금까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방금 결론이 났어요!]

"뭔데?"

[저어어어언부 당신 때문이에욧! 네가 날 오염시켰다고!]

아.

내 특성이 무기물에는 옮는 건가? 말에 일리가 있다. 내 정신에 연결된 적이 있으니 그 특성이 전염된 건가. 나 바이러스야? 바이러스도 기괴하게 생겼는데 그걸 거대하게 부풀리면 지금 내 모양을 할 수도 있다. 음, 내 정체에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곤충도 그 특성을 유지하면서 거대화하면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몬스터가 되는데, 하물며 세포나 바이러스는 어떨까.

전염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파트 크기의 괴물화된 코로나.

어우.

생화학무기 저리 가라네.

"... 미안하다. 난 내 특성이 전염되는 줄 몰랐어. 그래도 지금은 괜찮을걸? 아까 보니까 말 잘 통하던데?"

[응?]

"신성력 쓰게 되고 나니까 말이 통했어. 다른 이유일 수도 있는데..."

그걸 너한테 말하면 또 음습하게 웃겠지.

[...? 신성력?]

"응. 아까 괴물 같은 놈 한 명 죽였는데, 그놈 보고 배웠어. 황금빛으로 번쩍거리는 것이 멋있지 않냐?"

나름 중2스러운 감성이 있다. 큭큭. 내 촉수에는 미다스의 손길이 봉인되어있지. 지랄맞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면 언제나 이상한 주제로 흐르게 된다.

[???]

[신성력을 스스로 터득했다고?]

"봐봐."

반짝반짝.

황금색으로 따스하게 빛나는 빛을 보여준다. 성검이 `본` 다는 것이 신기하긴 하지만, 내 모습을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겠네.

이왕 보여주는 것, 빛으로 다양한 효과를 넣어본다.

만화 속 주인공 등장 연출! 성인 머리 뒤에 생기는 동그란 헤일로! 언젠가 보았던 레이저 쇼도 재현해보려 하지만, 단일 색의 레이저 쇼는 멋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둔다.

[아, 아니... 너 대체 뭐하는 촉수세요? 릴리는 이런 경우 처음 봐... 몰라, 뭐야... 무서워...]

적응력 높고 전염성 있는 거대한 바이러스입니다. 아마도. 아, 그리고 신격을 가지고 있어요. 그럼 난 질병과 촉수의 신이 되는 건가? 존나 무서운 이름이다.

"뭐가 어떻게 됬든, 이제 네가 레이나랑 대화를 나눠도 문제 없을 거야. 내가 치유할 수 있기도 하고. 너랑 가까운 사이니까 나중에 돌아가면 얘기 잘 나눠봐. 또 볼 수 있으면 더 좋고."

[돌아간다니? 어디로? 시설? 시설은 이미 우리를 포기했을걸? 그리고 우리가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격리될 거야. 나도 오염됐으니 레이나도 똑같은 취급 받겠지.]

뭐?

[네가 166이라고 불리는 걸 들었으니, 우리는 166­A ,166­B 이런 식으로 불리겠지. 다른 곳에서 너 같은 관리 대상이랑 그 연관된 모든 것들을 그렇게 부르더라고.]

166... 나는 그렇게 불리고 있는 건가. 본래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자칭할 호칭이 없다. 지구의 다른 기억은 전부 생각나는데, 내 신상정보에 대한 것만 지워진 듯 보이지 않는다.

■■■■ 때문인가...

어?

방금 떠오른 붉은 머리는 누구지?

분명 내가 죽기 전에......래서 난 이제 나를 166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죄수 번호 같은 기분이라 인격이 모독당하는 것 같다. 흠. 새로 작명을 해야 되는가. 나 이름 붙이는 것 잘 못 하는데.

"야 검, 너 이름 잘 짓냐?"

[난 릴리라는 귀여운 이름이 있어! 그리고 당연히 잘 짓지. 내가 못 하는 것은 없다고.]

전혀 신뢰성이 안 가지만, 내 작명 센스는 너무 구려서 차라리 저 아저씨를 믿는 것이 낫다.

"내 이름 한번 만들어봐."

[까망이. 검둥이. 깜둥이. 꿈틀이. 촉수괴물. 변태촉수.]

"마지막은 사심이 가득 들어있는 이름 같은데. 그리고 전부 마음에 안 들어."

존재의 이름이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잘못 지어졌다가는 철이 드는 시기까지, 최소 6년부터 최대 12년 이상을 놀림받아야 한다.

인터넷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19년도에 개명을 받은 이름의 목록.

고추양, 방귀남, 도레미, 어흥... 별 미친 이름들이 다 있었는데 가장 압권은 역시 자위왕.

솔직히 부모님이 이름을 그딴 식으로 지으면 왕위를 계승해도 인정이다.

하여튼 이름은 중요하다. 특히, 이세계에서는 이름을 짓는 것만으로도 종족이 진화한다거나 이름의 유래를 따른 능력이 생기는 등의 클리셰가 있으니 더욱.

"이름을 뭐로 지어야 할까..."

"저에게 기회를 주실 수 있을까요?"

"아까 이상한 이름 지어놓고..."

뭐야.

"누구야?"

목소리가 들리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감각을 확장한다. 아무것도 없는데? 기운도 안 느껴진다.

"반가워요. 전 색욕의 여신 리리스님을 섬기는 신도, 릴리트라고 합니다."

둘 다 영어로 Lilith 잖아. 지금 들리는 목소리도 작명센스를 믿을 수 없다.

"그래, 반갑다 릴리트. 그래서 넌 어디 있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후후. 바로크 어머니께서 당한 것을 보고도 그런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아요. 어린 양을 하나 보호하고 계시지 않나요."

"하나 하고 십분지 일 정도를 데리고 있지. 검도 취급하나?"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성이 있는 존재라면 모두 가능하시다고 하셨습니다."

뭐?

"두 분을 양도해주시길 바랍니다.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돌아가면 나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데 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나?"

"두 분께서 어머니께 귀의하신다면 보호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 안 돼. 한 명은 이미 내 신성력에 물들었거든."

"네, 그 과정은 잘 지켜보았습니다."

?

과정을 지켜봤다니 설마...

"후우, 후우. 그 굵고 커다란 것들이 음란하게 몸을 탐하고 있는 광경. 너무나도 아름답고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아. 가지고 싶어라..."

미친년이다!

"하아, 하아. 평화적으로 두 분을 보내주세요. 당신도 아시겠지만, 당신 곁에서 있는 것이 도움되지는 않습니다."

그건 맞는 말이다. 아까도 생각했지만, 내 존재와 인간의 사회 사이의 간극은 개미와 인간과의 간극과도 같다.

"신도가 아니면 보호 안 해준다면서."

"저는 외부에서 온 자격인지라... 어머니께 부탁은 드릴 수 있겠지만, 이 시설도 만만한 곳은 아니라서 말이죠. 확답을 드릴 순 없겠네요."

"그렇다면 미안하군. 확실하게 둘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깔끔하게 보내주도록 하지. 그 조건이 아니라면 안 된다."

"후후.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도 품으셨군요. 아아, 좋은 분이셔요. 더욱 가지고 싶어졌어요."

?

"저는 분명, 설득의 절차를 걸쳤어요. 평화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여러 번 권했습니다."

뭐라 하는 거야. 두 번 밖에 말 안 했잖아.

"하지만 거부당했어요. 흑흑, 슬퍼라. 어쩔 수 없네요. 강제로 취할 수밖에 없겠어요.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싶은 것은 꼭 가져야 하는 성격이라."

"역시 본색을 드러내는군. 미친년. 역시 종교쟁이들은 믿을 것이 안돼."

"아아, 더 매도해주세요. 하아. 하아."

진또배기 미친 년이다. 후. 성녀라고 했나? 화신체도 제압했는데 성녀쯤이야.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니 지켜봐야겠다.

번쩍!

강렬한 광휘와 함께 순백의 로브를 입고 후드를 뒤집은 자가 나타난다. 방금까지 대화를 나누던 성녀겠지.

"후후후. 이렇게 직접 마주하니 더욱 인내심에 한계가 오네요. 어머니, 저는 정했어요. 이 분이야말로 완벽합니다."

강렬한 황금빛의 신성력이 맥동하는 것을 느끼지만, 역시 화신체에 비하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방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강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황금이 바깥으로부터 미세하게 공급되고 있고, 투명한 흐름이 차원 밖으로 흘러가는 것도 보인다. 신도와 신과의 연결이겠지.

"나를 제압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아아, 어머니께서 허가해주셨어요. 잘 부탁드려요 서방님♥"

그녀가 후드를 벗자 자색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렸고, 이내 강렬한 황금빛이 세계를 부수는 것을 보며.

나는 의식을 잃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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