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생했더니 촉수괴물-21화 (21/74)

〈 21화 〉 5. 신과의 조우 (4)

* * *

20.

조각난 정신은 곤히 잠든 육체로 돌아온다. 잊을 수 없는 공포가 뇌리에 각인되었지만, 동시에 그 공포를 압도하는 따뜻함과 안도감을 느낀다.

몸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촉수. 회오리치며 몸 내부에 돌아다니는 기운. 입과 목에 느껴지는 이물감.

목을 막은 무언가가 부풀어 오르며 숨을 막는다.

컥컥대며 정신이 완전히 돌아온다.

어느새 입과 목을 가득 채운 촉수가 느껴진다.

정체 모를 배신감이 느껴지는 순간, 목 깊숙이 뜨거운 점액이 분사되는 것을 느끼고, 그 내부에 담긴 막대한 양의 마나와 기운이 느껴진다.

공포의 바다에서 나를 끌어내어 주었던 따뜻한 기운.

그 기운이 몸 내부를 순환하며 온몸을 덥혀주는 것이 느껴진다.

아.

나는, 다시 한 번 구원받았구나.

이형의 존재는 나를 끝까지 지켜보며 보호해주고 있었구나.

촉수가 당황한 듯 입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입 밖의 다른 촉수들이 흠칫 거리며 움직인다.

내 눈치를 보고 있구나. 이유는 모르지만, 당황한 마음, 미안한 마음, 죄책감의 감정이 전해져온다.

아니에요.

당신은 저를 구원해주셨어요.

수천 년간 잘못된 방향으로 살아가던 삶의 길을 바로잡고, 엇나가있던 분노의 대상을 바로잡아주셨죠.

정신을 잃었을 때도 조심스럽게 저를 따뜻한 잠자리에 뉘어주고, 기운을 북돋워 주었죠.

산산조각이 나 부서진 채로 영원한 죽음을 맞이할 때도 따뜻하게 보듬어 주셨죠.

아.

당신이야말로. 제가 섬길 분. 이형의 구원자. 상록의 어머니, 당신의 딸은 오늘 당신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안식처로 떠나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비록 그가 연관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고향의 복수는, 제 새로운 영혼의 주인과 함께 하겠습니다.

당신을 제 신으로 모시겠습니다. 저에게 허락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영원한 충정과 봉사를 맹세합니다.

***

입 밖으로 벗어나려는 촉수를 거칠게 빨아댄다.

츄르릅, 츄릅.

혓바닥으로 부드럽게 휘감으며 핥고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키스를 나눈다.

빨갛게 상기된 피부는 열락의 기대감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마지막으로 빨아댄 뒤,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젖힌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촉수가 물러나며 입술로부터 음란하게 이어지는 한 줄기의 끈적한 자취를 남긴다.

"하아, 하아. 으으응♥"

거친 호흡을 내뱉는 레이나의 눈은 반쯤 풀린 체 꿈틀거리는 촉수들을 쳐다본다.

누워있던 자세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며 어깨를 만진다.

툭, 툭.

상체를 보호해주던 금속의 갑주를 풀어내어 벗어던진다. 갑옷에 짓눌려있던 존재감이 하늘하늘한 옷감 바깥으로 자신을 과시한다.

갑옷에 이어 요대, 각반, 신발을 모두 제거하자 연두색의 천 옷을 입은 그녀의 몸이 드러난다.

답답한 갑옷 속에 감추어져 있던 크고 봉긋한 가슴이 반쯤 드러난 체 상의를 팽팽하게 늘려대고 있다.

그 끝자락은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하여 단단하게 옷 위로 형태를 뽐낸다.

"흐으, 흐으... 주인님..."

참을 수 없는 욕망에 상의와 하의를 음란하게 몸을 비틀어대며 벗어 드러난 그녀의 피부는 끈적한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속옷이 아닌 하늘거리는 연두색 네글리제는 이미 축축한 습기를 머금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

그녀는 허벅지를 비비 꼬아대며 움찔거린다. 끈적한 애액이 뽀얀 살결을 따라 방울지며 흘러내렸다.

얼어붙은 듯, 멈춰있는 촉수에 다가가 몸을 비비적대며 신음성을 내뱉는다.

"주인님의 굵은 촉수...♥! 하으윽!"

거미처럼 촉수를 휘감으며 음부를 천천히 왕복시킨다. 반투명한 네글리제 사이로 보이는 속옷, 그 앙다물어진 균열을 위로, 아래로 흔들며 마찰시킨다.

점액과 애액이 만나며 끈적거리는 슬라임처럼 그녀의 몸에 달라붙었고, 그 광경을 보며 더욱 흥분한 그녀가 한쪽 팔로 촉수를 휘감고 그 표면에 입맞춤하며 달콤한 목소리로 부탁한다.

"주인님... 저를 범해주세요!"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온 공간을 장악한다.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살포시 휘감아 공중으로 들어 올린다. 두 다리를 뱀처럼 휘감으며 붙잡은 뒤 천천히 벌린다.

너무 젖어서 제 기능을 못 하는 천 쪼가리의 틈 사이로 미세한 촉수를 걸어 끌어내린다. 애액이 끈적한 실을 이루며 속옷과 작별하고, 이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마침내 드러난 그녀의 성기는 음란한 애액을 끊임없이 뿜어대며 다가올 쾌감에 대한 기대로 벌름거린다.

한 가닥의 털조차 자라지 않은 매끈한 음부는 그 입을 꼭 다물며 군침만 흘린다.

스르륵, 스륵.

"...하아앙! 아앙♥!"

얇은 촉수 두 가닥이 근처의 피부를 훑으며 어루만진다. 미끌미끌한 촉감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성을 흘린다.

뾱.

둔덕의 주름을 양쪽으로 잡고 당기자 끈적이는 소리와 함께 균열 사이의 구멍이 드러난다. 반투명한 애액이 줄줄 흐르고 있는 구멍에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구멍의 크기보다 조금 굵은 촉수가 스멀거리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그녀의 민감한 귀를 강타한다.

오랜 세월 동안 거미줄만 치던 보지.

오로지 단련과 복수만을 위한 삶을 살던 그녀의 보지는 본인의 손가락을 제외한다면 맛본 적이 없는 최상품이다.

분홍빛 균열이 뻐끔거리며 삽입을 재촉한다. 하지만 촉수는 두 개의 입술 사이로 끈적이며 비비기만 할 뿐, 그녀의 욕망을 채워주지 않는다.

스르륵, 스륵. 스르륵, 스륵.

아주 천천히 위아래로 왕복하는 촉수는 그녀의 애액과 점액으로 끈적이며 음부부터 아랫배까지 피부를 쓸어가며 자취를 남긴다.

"흐으윽! 주인님...! 흐윽! 하앙! 제발...!"

애타게 주인을 부르지만, 촉수는 그 절박한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애무만 거듭한다.

굵은 촉수 표면에서 가느다란 촉수 한 가닥이 뻗어 나온다.

천천히 쓸리는 그녀의 보지 위, 자그마한 공알을 향해 뻗어 나간 촉수가 그것을 핥아대며 어루만진다.

"흐으으윽! 끅! 흐으윽!"

줄기줄기 뻗어 나가는 쾌감에 몸서리치며 신음성을 내뱉는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몇 배나 되는 자극에 아랫배가 당겨오는 감각을 느낀다.

"하아앙! 하앙! 주인님! 가욧♥... 가...?"

파도처럼 순차적으로 밀려오던 쾌감이 갑작스럽게 멈춘다. 반쯤 풀린 동공에 초점이 돌아오고,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촉수를 쳐다본다.

모든 행동을 멈춘 촉수는, 허공에 대롱대롱 다리를 벌린 체 음란한 자세로 붙잡혀 있는 그녀를 지켜본다.

"주인님... 제발..."

애타게 애원하지만, 그것은 주인님의 바람과 다를까, 촉수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수천 년간 경험을 겪지 못한 처녀 중의 처녀인 그녀일지라도, 길고 긴 삶을 통해 성적인 행위에 대한 지식은 알고 싶지 않아도 쌓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타 차원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설에서는 다양한 자극적인 매체들을 의도치 않게 접할 수밖에 없었다. 도색 서적, 영상구부터 움직이는 인형까지.

쾌락을 요구하는 육체의 본능에 따라 뇌가 기억의 요람을 탐색한다. 줄줄 새어 나오는 그녀의 음란한 구멍에 거칠게 박아줄 굵은 것이 필요하다.

마침내 주인님의 의도를 파악하지만, 그 내용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수치스러운 감정에 양손으로 화끈한 볼을 가리지만, 손가락 사이의 틈으로 빼꼼 촉수를 쳐다본다.

여전히 행위를 멈춘 촉수. 그는 바라는 바가 있었고, 그녀는 부탁하는 입장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주, 주인님... 레이나의 천박하고 음란한 보, 보지에 그 거대하고 굵은 촉수를 박, 박아주세요♥!"

굵은 촉수가 구멍을 향해 첨단을 뻗은 뒤, 거칠게 파고든다.

찌직.

"하으으으으응♥!"

끈적한 점액을 내뿜으며 처녀의 증거마저 거칠게 꿰뚫은 촉수는 순식간에 자궁벽까지 파고들어 그녀의 몸을 관통하였다.

처음 하면 끔찍한 고통을 느낀다는데, 인외의 존재에게는 그런 것이 없는지 오로지 강렬한 쾌감만이 짜릿하게 그녀의 척추를 타고 올라 뇌를 강타하였다.

단말마의 신음성을 내뱉으며 절정을 겪은 그녀는 온몸에서 힘이 축 빠지며 기절했다.

"...?! 하으윽!"

정신을 잃자마자 다시 밀려오는 쾌감의 파도에 머리가 혼미해진다. 턱까지 올라온 숨에 헐떡이며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는다.

축축하게 젖은 보지가 촉수를 압박하며 조인다. 그 쾌락에 흥분한 촉수가 부풀어 오르며 왕복운동에 힘을 더한다. 그 쾌락에 흥분한 보지가 다시 조여대며 부풀어 오른 촉수를 짓누른다.

"하앙! 아앙! 아앙! 아앙! 하으으응!"

거칠게 신음성을 토하며 온몸을 비틀어댄다.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은 열락의 향연이 두려운지 자유로운 양팔로 허리를 붙잡은 촉수를 떼어내려 한다.

"미, 미칠 것 같아요! 하앙! 주, 주인님! 제, 제발! 그, 그만...하아아앙♥"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촉수를 붙잡고 떼어내려 할 때마다 튕겨지는 허리에서 느껴지는 자극으로 힘이 빠진다.

쿡쿡 찔러오는 촉수를 느끼며 몸서리친다. 간간이 가느다란 촉수가 그녀의 공알을 쓸어대면 곧바로 절정하며 분수를 터뜨린다.

수없이 찾아온 절정은 쾌감과 고통을 오가며 이성을 무너뜨린다.

"제, 제발 그만! 하으응! 주, 죽을 것 같아여어어어♥! 또, 또 가버려어어엇♥!"

부르르 떨며 다시 한 번 절정을 맞이한 그녀는 압도적인 공포감을 느낀다.

쾌락의 지옥에 빠져 죽을 것 같다는 생각. 이대로 계속 절정한다면 정말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심장에 힘을 주어 마나를 일으키며 촉수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친다. 갑작스러운 저항에 당황한 것일까, 그녀를 거칠게 탐하던 촉수가 멈춘다.

하지만 여전히 허리와 다리를 구속하는 촉수에 들어간 힘은 그대로였고,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을 칠 지언정 그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가 없었다.

"흐, 흐으응! 놔주세요! 더는 안 돼요! 제발 부탁드려요! 미쳐버릴 거라고요!"

기회를 찾은 그녀가 간절하게 외친다. 그 외침을 알아들은 것일까, 촉수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꼬오오옥.

거대한 촉수가 그녀의 몸을 따뜻하게 껴안아준다. 그 넓은 품에 안기자 안도감이 눈에 스친다.

그리고 거대한 촉수가 수십 가닥으로 갈라지며 그녀의 사지를 구속하고 온몸을 뒤덮으며 핥듯이 기어 다닌다.

"아?"

짧은 단말마를 외치자마자 온몸에서 스멀거리는 기쁨이 느껴진다.

"하앙♥! 하앙! 흐으으윽! 아, 안돼애애에♥"

대자로 벌어진 그녀의 양팔과 다리를 구속을 넘어 애무하기 시작한 수십 개의 촉수들. 허리의 구속을 풀어 뽀얗게 드러난 살에 새겨진 붉은 자국이 보인다. 이내 검은 촉수들이 스멀거리며 모여들어 촘촘하게 핥아댄다.

팔, 다리, 배, 허리, 등.

일반적인 성감대가 존재하지 않는 부위를 자극하고, 성감이 있는 부위들은 가만히 놔둠에도 불구하고 이미 달아오른 몸은 세세한 자극 하나하나에 반응하여 뇌에 쾌락의 창을 꽂아댄다.

소중한 곳을 관통당하며 느끼는 직접적이고 강렬한 쾌감과는 또 다른, 짜릿짜릿하며 간질거리는 쾌감.

끊임없이 신음성을 토하는 목은 마나의 보호가 아니었더라면 쉬어서 꺽꺽댔을 것이 분명하다.

"흐으으... 딸꾹! 제, 제발... 하으응! 딸꾹! 멈춰어어어..."

딸꾹질까지 시작한 그녀는 부족한 숨을 갈구하며 헐떡이며 온몸을 떨어댄다.

이제서야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 촉수들은 스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구속을 풀었고, 거대한 촉수 하나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을 바닥에 눕혔다.

번개에 맞은 듯, 바닥에 고정되어 움찔거리는 그녀의 모습.

뒤집힌 눈 밑으로 말라버린 눈물 자국이 턱까지 이어졌으며, 힘이 풀려버린 입술에서는 한숨과 같은 신음성과 함께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온몸에는 촉수가 지나다닌 붉은 선이 낙서처럼 그려져 있었고, 벌어진 두 다리 사이로는 흰 백탁액이 줄줄 흘러나와 웅덩이를 이루었다.

쾌감과 고통에 부르르 떨던 그녀는 이내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마침내 간신히 붙들고 있는 정신을 놓아주었다.

"수고했어."

들린 듯, 안 들린 듯 차분한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깊은 수마에 몸을 맡겼다.

***

후.

정신줄을 놓고 그녀를 범했다.

나를 갈구하는 그녀의 애타는 눈빛을 본 순간, 정신적으로 뭔가가 끊겼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고마움, 따뜻함, 미안함, 숭배, 신앙.

마지막 두 개는 매우 이상했지만, 아무래도 신성력의 영향인 것 같다. 그녀가 말하던 것들도 놀랍게도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귓가에 스치던 신음 소리와 애정이 어린 외침...

크흠흠흠.

첫 경험을 미소녀 엘프와 주인님 소리를 들어가며 하게 됐다니. 지금 죽더라도 여한이 없다. 저를 보내주신 정체 모를 신님께 감사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깨어났을 때의 적극성에는 내가 더 놀랐다. 현자가 되려고 하던 나에게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움직일 수 없을 정도.

그래도 결국 그녀가 먼저 나를 요구하였고, 나는 충분하게 응해주었으니 다 잘 된 거지 뭐!

이 몸은 섹최몸이라고. 남자의 자존심? 굵기부터 길이, 정력까지 인간은 넘어올 수 없는 인외 촉수의 경지이다 이 말이야.

오늘은 평범하게 했지만, 촉수라면 할 수 있는 수많은 플레이가 있지. 그녀와 맺은 오늘의 관계를 생각하면, 미래에 희망을 품고 기대할 수 있겠지.

그런데 확실히 그녀의 상태가 이상하기는 했다. 무슨 약에 취한 것 마냥 음란하게 날 요구...

약?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잠깐만. 약? 내 점액에 그런 효과가 있을 수 있나? 아니, 이번에는 점액이 아니라 신성력을 담아 술에 가깝게 변화시켜 먹였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 따뜻해진 체온. 풀린 눈. 이거 술 취한 것 아니야?

아니아니아니. 그럴 리가 없어. 알코올을 마나가 분해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그런데 그거 지구의 상식...

게다가 신성력은 마나랑 섞이지 않으니, 신주(??)는 다른 성질을 띌 수도 있어. 무엇보다도 내가 따라한 기존의 술에도 미약한 성욕 증진 효과가 있었으니...

나도 갑작스럽게 강렬한 성욕을 느꼈는데, 설마 점액이 미약 효과를 낸 건가?

자문자답하며 분석한다.

...

...

...

오늘 시설에서 심신미약 상태의 엘프 레모씨(?세)에게 약을 탄 술을 먹여 성폭행한 촉모씨(생후 1주일)가 체포되었습니다. 그 범죄 현장을 확인한 릴씨(?세)의 증언에 따르면...

아니야! 아니라고! 그리고, 그 검은 뭐 하고 있었지? 내가 치웠었나?

머리가 새하얘지며 허겁지겁 검을 확인한다.

[후에에... 흐흐흐. 츄르릅. 이 기억은 부서질 때까지 보관한다. 그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 구헤헤헤헤.]

이런 미친. 넌 주인을 지켜야 하지 않니? 불량검의 아저씨 같은 웃음을 들으며 레이나가 깨어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머리를 감싸고 뒤틀며 고민을 거듭했다.

머리는 없지만.

***

"어떤가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아닌가요?"

"... 최고예요 어머니."

붉은 입술을 핥으며 소녀가 대답하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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