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4. 안녕? 나는 착한 촉수야! (2)
* * *
14.
[엄마... 나이제 시집못 가요.]
검이 엄마는 무슨.
신나게 검을 괴롭히면서 만족하던 나는 뭔가 찜찜하게 마음에 걸리고 있었다.뭐지…. 검의반항심도 적당히 눌렀고, 번역마법에 대한 건조금 있다가알아낼 거고.릴리라고이름으로안 불러서찜찜한가? 딱히 그런 건 아닌데.릴리같은이름 따위레이나에비교하….
아.
엘프. 레이나.
검에 그려진 문양을 그리겠다는 것을 수다쟁이 변태 검의 마수에 걸려서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잃다니 저 검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군. 그래도 떠올렸으니 빨리그려야겠다. 참고자료 피고인검씨, 나와주세요.
[꺄아아악!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
"등짝….등짝을보자."
내 그림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서폼멜의세계수는그릴 수가없다. 그래도트레이싱하듯이그리면 검집에 그려진 나뭇잎과 줄기는 그릴 수 있겠지.
촉수를 도장을 찍듯이 검집에 꾹가져다 댄다. 부드럽게 변동시켜서 무늬가 자국처럼 피부에 남는다.수업시간 때졸다가 얼굴에 자국 생기는것 같은원리랄까?
이 원리를 깨우친사람 중가장 성공한 한국인은 직지심체요절을 개발한 승려겠지. 분명불경 시간에졸다가불경 자국이얼굴에 남은 것을 깨닫고 만든 것이 분명하다.
[꺄아아...악?의외로폭신한감촉…. 저를길들이려고하시는 거죠! 흥! 어림도 없어요!]
얜 또 뭐래. 뭐 좋아하는 것 같으니레이 나에게도만들어 준 푹신한베개 촉수위에 눕혀준다. 이거면 조용해지겠지. 다음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니 시끄러운비명성에방해되면 곤란하다.
본을 떠낸 촉수의 피부에 새겨진 자국 사이사이로 마나를 흘려보낸다. 검은 촉수 사이로 푸른 마나가 이질적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좋아, 구분이 쉬워졌어.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 몰라도, 나는 마나에 대한 감응력이 아주 뛰어난 것 같다.
마나의형태라던가 강도,흐름 등이완벽하게 파악된다는 말씀.
육감으로뿐만 아니라오감으로, 심지어 그중에서도 미각으로까지 민감하게 구분하며 느낄 수 있으니 일반적인 감각보다도 마나에 대한 감각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라보고 있는마나의패턴을 외우고 느낀다. 의식을 다시 엘프,레이나의곁으로 옮긴다.
내가 그림을 그리다가 조용히 있으니 전달할 내용을 모두 전달했다고 판단해서일까, 조용히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긴 모습이다. 흉부 갑옷이 천천히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안정되고 느린호흡…. 설마자는 건가?
혹시나 싶어서 눈앞에서 촉수를 흔들지만, 반응이 없다. 지, 진짜 잔다고?
그러고 보니아까보다 훨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로 촉수에 기대서자고 있다. 이건졸고 있는것이 아니라 완전한 숙면이다.
많이피곤했을 거다. 전투 이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그녀 정도의 위치라면 분명 바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던 도중정체 모를괴물과 싸우게 되고, 심지어 패배를 겪는다. 패배 또한 겪어본 적이 적겠지.
기절했다가일어나자마자촉수에게범해졌다. 농락당하다가 다시 기절.
일어나보니 촉수가괴상한…. 흠흠문화활동을 하고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언어가 담긴 글자를 적고 활동을 정지.온몸을긴장한 상태로 적을 바라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음.
온도도 따뜻하고, 배도 점액으로배불리...크흠... 채우고. 게다가 푹신한 베개와 침대까지.
딱점심 먹고4교시 수업이네. 나른하고 피곤하니 잠자기 딱 좋은 시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촉수를 조금 기울여 고개를 편안하게 뉘어주고, 칠판의빈 공간에아까 기억해둔 마력의 형태를 떠올린다.
고풍스러운 화풍의 잎사귀와 줄기. 마나를 따라 트레이싱을 하며 점액으로 그림을 그린다. 잎의 부드러운 가장자리, 굳센 중심,검신을휘감고 있는 유려한 자태의줄기….
음영이라던가 굵기라던가 등으로 입체감은 줄 수 없지만, 형태만따라 그려도이 그림을 조각한 누군가가 어마어마한 예술적인 재능을 지녔다는 사실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천천히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을 통째로 그릴 수 있다면 어떨까.
트레이싱하려고본을 딴 면적은 평면. 2D. 그림. 입체감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물론 음영이라던가 그림자라던가 등등으로 입체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림이 입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 마나에 대한 감응력은 아까도 생각했지만 어마어마하게 좋다.비교 대상이없어서 모르겠지만, 분명 대륙의 어떤 아카데미에 가도 `어멋천재 학생이야` 하며 받아줄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나를 통한 본을 평면이 아닌, 입체로 뜨더라도 충분히따라 그릴수 있을 것이다. 입체적인 선들의 그림을마나로본을 떠서 촉수 외부로 구현. 나도 고풍스러운 장식, 아니, 문신을 새긴 촉수가 될 수 있는기회를 가진것이다!
이세계문신 촉수!
엘프가 자는 동안 해낼 수 있을까? 충분하다! 지구에서는 착한 아이로 살아가서문신 같은것을 새겨본 적은단 한 번도없다. 하지만이세계라면거친 야성미의 근육 문신남삽가능! 촉수가 곧 근육이니 난 아무튼식스팩을가진근육남이다.
"잠깐본 좀뜰게."
[아, 푹신해. 너무편안…. 네?]
"이왕이면푹신푹신한 감각 검집을 통해서가 아니라 몸으로 직접 느끼고 싶지 않나? 지금처럼 검집 한 면이 아니라 검을 통째로 감싸줄 수 있다."
[꺄아아아악! 파렴치해! 어떻게 옷을 벗기고 만지겠다는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하실 수 있나요?]
...?
검집이 옷이었어? 뭐, 이 작업은 굳이 검집 안 벗겨도 되니까상관없지.
"그럼검집 채로감싸주지. 이번에 거절은 거절이다.레이나도보고 싶다고하지 않았는가? 이번 부탁을 들어주면 가능성이 더욱 커지지."
[흑흑…. 주인님을만나는 것으로 소녀를겁박하다니…. 이미더럽혀진 몸, 이 몸을 바쳐서라도 구하러 가겠어요.]
혼자서 신파극 찍고 난리네. 뭐, 허가도 받았으니 본이나 떠야겠다.
그녀...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다. 검을 받치고 있는 푹신한 촉수를 늘려서 손잡이를 잡듯이 검집을 둘러 움켜쥔다.틈새 없이검집을 완전하게 둘러싼 것을확인한 뒤에움켜쥔 촉수에 힘을 주어서 피부에 자국을 남긴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감각적으로 촉수 피부의 볼록함과 오목함을 기억하고, 다른 촉수를 검집의 외부적인 형태를 취한 뒤에역패턴을새겨넣는다. 음각이 양각으로, 양각이 음각으로. 검집의 패턴이 완벽하게 복제된 것을 확인하고, 양 촉수에 모두 마나를 흘려보낸다.
[하으으. 억울하지만 너, 너무 부드럽고 편안해. 아니야,릴리.변태 촉수에굴복하면안... 흐으으으으응!]
변태검이뭐라 말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마나제어에집중을해야 해서뭐라고 하는 지못 들었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검집에 새겨진 나뭇잎을 따라서, 줄기를 따라서 마나가 흐른다. 이내 검집 전체에서마나의선이 이어지면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처음관찰할 때나오던 은은한 빛과 다른, 강렬한마나의파동. 감싸고 있는 촉수를 떼어놓고 손잡이를 붙잡아 검집을 구경하고, 경악한다.
연녹색의문양들은 마나를 머금고 강렬하게 빛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림을 벗어난 생동감. 겨우 검집에 새겨진 그림이 아닌, 그림을 벗어나 마치 살아있는 식물처럼 호흡하고, 역동한다.
초월적인 시야로관찰함에도 불구하고생생하게 환상처럼 보이는 식물.
이 식물은 분명히.
세계수.
폼멜의정체 모를보석 내부의 거대한나무 일부분을신의 재능을 가진 화가가 마력으로 새겨놓은 작품일 것이다.
신들조차 극찬할 예술을 감상한다. 그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분명전투 중에남에게 자랑할 광경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 어떠한 위대한 왕궁에서도 이 작품을 감상한 뒤에 그녀에게 경탄을 바치지 않을 존재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작품은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소유자의 격을 보여준다.
마력이 흐르는 줄기와 이파리 하나하나가 모두정체 모를마법진의회로의 일부분.
작품의 어디서 어디까지가마법진이고그림인지구별이 되지않는다.하지만,숨겨져 있는마법진의효과만은 마법과 그림의 융합으로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승천한 결과를 보여준다.
제작자는 분명 마법으로도 극의 경지에 닿았을 것이다. 비록 마법에 문외한이지만, 이런 작품을 평범한 실력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안다.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마법. 그림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레묻혀있지만그림 또한 마나를 흘려보내더라도마법진을해치지 않는.
서로가 서로를보완해주며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며 그저 경탄,또 경탄할뿐이다.
나도언젠가는,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나에게 미술적인 감각은 없어도, 음악을 감상하는 취미는 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또 다른이야기일 테지만, 음악적으로 음악과 마나를 결합하여 이런 작품을 만들어낼 수만있다면.
두근두근.
나에게 분명 없을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존재하지않을 텐데, 현실적인 감각으로 느껴진다. 온 촉수들로부터, 핵으로까지. 거친 심장박동이 두근거린다.
이세계에서의첫 목표를 발견하였다.
언젠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마음속깊은 곳에 영구적인 목표로 기록해둔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 잊지 않도록.내가 나 자신을잃을지언정, 이 목표만은 잃지 않으리라.
***
낮은 진동음이 공명하며 울리는 복도.
그 누가 보더라도 병적으로 깨끗하다고 생각할 흰색의 천장과 벽, 그리고 바닥.
정체되어있는 하얀 세계에서 움직이는 검은 빛 인영 둘.
복도를 따라 걸으며 그들은 희고 깨끗한 세계가끔찍할 정도로더러운 듯, 인상을 찌푸린 표정을 지으며 걸어간다.
마력석이밝게 빛나는 천장에는 가시적인 모습이 보일 정도로 거센마나의흐름이 보인다. 분명, 이 거대한 시설 전체를 휘감은마법진의일부분이겠지.
정체 모를금속으로 이루어진 흰 벽은 먼지한 톨없이 깨끗하고 매끈한 모습을 보인다.하지만흰색 눈밭을 보면 누군가는 밟고 지나가고 싶은 법.
흰 벽을 따라가다 보면 누군가가 해둔 낙서라던가 이물질이 묻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완벽을 망치는 불쾌해지는 광경. 하지만 거대한 도화지에 비하면 겨우 만년필로 찍은잉크 한 방울즘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잉크를치워야 되지. 하급 요원의 더러운 인생."
검은 제복을 입은 남성이 투덜거리며 동료에게 불평한다. 멋들어진 검은 제복은 은빛 단추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고, 뛰어난 마법사가 살펴본다면 단추 하나하나에 모두 미세한마법진이새겨져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불평하는 남자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검은 투구 역시 단추와 같은 빛깔의 은색 문양이 이마에해당하는부분에 음각되어 있었다.
삼각형과 역삼각형으로 이루어진 별. 그 중심에 박혀있는 눈.
별을 둘러싸고 있는 3개의 반월과 3개의 삼각형.
삼각형에는 각각 O, A,C 라는글자가 박혀있다.
Observe, Administrate, Control.
관찰, 관리, 지배.
이 시설의 원리와 목표가 담긴 3글자. 다른 언어의 사용자가 본다면 제각각 자신이 가장 친숙한 언어로 자동으로 번역되는 3글자. 이 문양을 지닌 자라면 목숨까지 바치며지켜내야 할가치를 담은 3글자.
그들이 바로 `시설`의 요원들이다.
차원을 찢고 넘어오는 논리와 이성이 통하지 않는 괴상한 물체와 생명체들.밝혀져 있는상식과 법칙을 모조리 파괴하며 해를 끼치는 존재들을 관찰하고, 관리하고, 끝내 지배하여 이익을추출하는집단.
마법이면 마법, 육체면 육체.
세상에 나간다면 내로라할 능력을 지닌 인재들이 온 인생을 바쳐가며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곳.
불평하며 나아가는 두 요원도세상 밖으로나간다면마탑에서원로자리를, 왕국에서 기사단장 자리를 내놓을만한 실력자들이다.
"그리고 오늘 청소당번이기도 하지.씨발."
허리춤에서완드를꺼내 들어벽을 향해 대충 휘두르며 무언가에 그을린 자국을 지우는 마법사. 그 손짓에 12가지 이상의 동작과 3개의마법진이복합적으로 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청소라는 행위에 얼마나 고급인력을 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너가내기에 졌는데어쩌겠어? 그러게 왜 초능력자랑도박을 하냐? 뭐, 나야 혼자 청소안 해도되니 좋지. 고맙다 친구!"
제복이 터져나갈 듯한 거대한 몸집을 가진 또 다른 요원. 등에 거대한 대검한 자루를메고 있는 것을 본다면 검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검이 순도 100%흑철로이루어진, 200kg 이상의 무게의 폭력의 덩어리라는 것을깨닫는다면가뿐하게걷고 있는그의 육체적인 능력에 경탄할 것이다.그럼에도청소부이지만.
"어우, 요즘 운세가 텄네, 텄어.커뮤에서는꿀보직이라더니만. 개소리!곱창 난지한참됐더구먼."
"여기 시설 내부에 문제아가 하나 있어서 그렇게됐지."
"문제아? 문제아가 아니라 대륙의 재앙이겠지씨발. 기록 읽으면서 얼마나소름 돋았는데."
"문제아는 맞아.각성한 지1주일은 지났나? 신생아지. 응애 나애기재앙."
"씨발2m근육덩어리헬창이그딴드립치지마라. 역겹다."
"헬스는 언제나 옳지. 너도 마법사라고 게을리하다간제론 새끼처럼골로간다?"
제론. 그 또한 요원, 그것도 앞날이 창창한 젊은 마법사 요원이었지만 마력을 봉인하는 탈주 개체에 걸려서 사지가 뜯겨나가고 말았다. 시설의 치유 능력자가 회복을 시켰지만, 이미 정신이 무너진 상태. 다른 곳으로 전출되었다고 하지만 분명 시설은 어딘가에서 그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응, 너나 마법단련 잘해.헬창도물리 내성100%면 좆도 쓸모없어~"
이세계에서들어온 `게임` 마냥 세계의 법칙을 무시하는 내성 수치.물리 내성이100%라면 물리적인 영향은 그 어떠한 힘을 가지고 공격하더라도 영향을 줄 수 없다.
"우리 같은D등급 요원은 그런 개체랑만날 일없다.재수 없게고등급 개체가 탈주하는 거 아닌 이상. 그리고 이 시설에물리 내성100% 지닌 놈은 없어. 아, 문제아 빼고. 능력이 확정되지는 않았는데, 100%여도 안 놀랍다."
"그건 맞지."
벽을 청소한 그들은 잡담하며 복도를 나아갔다. 거대한 시설을 청소하기에 둘이라는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인원이지만, 청소 인원은 그들만 있는 것이아니므로아무런걱정 없이자신들의 일에만 집중하면 되었다. 물론, 청소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
"아, 하나 있다.청소광새끼. 그 새낀 그딴능력 가지고청소에만 집착해. 미친놈."
"너 고등급 요원뒷담까다걸리면작살나. 조심해.여기 안 보이는데감시가 얼마나 많은데? 여기도 나름 고여서 인맥이랑정치싸움 많아. 시설이니까 큰 문제는 없지만, 청소당번이 당첨될 확률이 13배 가까이 늘어날가능성은 충분히 크지."
"시부럴. 그 새낀 외부 요원이잖아.A등급인줄알았는데알고 보니S등급이더만.네 말대로인맥 아니면좆될뻔헀어."
"이번에 문제아가 날뛰면서 EX등급여러 명넘어왔다는 소문이 있어. 그 사람도 S가 아니라 EX가잠복 중인거일 수도있다."
"S나 EX나씨발합쳐서 SEX지 뭐. EX면 뭐해? 지금 EX한 명잡혀갔다고난리 났다던데?커뮤가폭발하고 있다아주."
"그거정보 유출한새끼 분명 검열삭제당헀다. 장담한다. 그놈의 검열삭제가 뭔지는 몰라도 아주좆된다는것 하나는 알고 있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아주좆되는정보를 하나 풀도록 하지."
근육검사가씨익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며 마법사에게 보여주었다.
"그거 손 뭔데?"
"알고 싶으면 돈을줘라 이 말이지. 대검 강화하려면 돈이 아주 많이 필요하거든."
"응좆까. 마법서사야 됨. 언제까지 D로살아야 되냐. C등급은 찍고 휴가나 가야지."
콧방귀를 끼며 무시하는 마법사에게 몸을 굽혀 귀에 얼굴을 가져다 댄 검사는 덩치와는 다르게 매우 조심스럽고 조용한 목소리로 귓속말을 건넸다.
"지금 정보는 진짜특급 중에특급이야. 무려 그 EX랑 문제아 관련 직통 정보라고."
"...니가그걸 어떻게 아는데?"
검사랑 꽤 오랜 시간 지낸 마법사는 그가 이토록 조심스러워 하는 광경을 본 적이 없기에 퉁명스러운 척 질문을 건네었다. 마법사란 호기심의 생물. 미지에 대한 탐욕은 어쩌면 괴물들보다 더욱 광기를 지닌 자들이다.
검사는 그 말을 듣고 빙그레 웃으며 그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릴 뿐, 어떠한 말도 없이 몸을 일으키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씨발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이러기냐? 우리 사이가그 정도뿐이야?"
"나도 너니까 이런 얘기하는 거야. 이거 진짜 잘못하면 모가지 날아간다. 물리적으로."
천장 일부를물들인 붉은 자국을 보며 가시적인 마력을 뿜어낸 검사는 이내 역동적인 동작으로 팔을 휘두르며 얼룩을제거해 내가기시작했다.
휘익.휘이익.
바람 소리가들릴 정도로거세게 움직이는 그의 팔에 부딪힐뻔한 마법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씨발롬아조심 좀 해! 부딪힐뻔했잖아!"
"꼬우면니가닦던가. 난너 말대로마법 젬병이라이런 건이렇게닦아야 된다고."
어느새 깨끗해진 천장을 바라보며 마력을 거두어낸 검사는 다시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 큰 보폭에 맞추어 갈 수 없던 마법사는 어쩔 수 없이 마력을 일으키며 따라갔다.
"좀 천천히 걸을 것이지개 같은것. 안 산다고 삐치기냐? 더러워서 산다 사.에휴. 얼만데?"
"500."
"더럽게비싸네 씨발. 깎아줘. 나 마도서 사면 450밖에안 남는다."
"응 500. 저번에 제압 포상금받은 거다 알아. 위험도 때문에두둑이줬다더니만.제이콥이신나서떠벌거리더라고."
"어우씨발제이콥 새끼는도움이 되지를 않아요.제압할 때도마법두어 번뿌리고마력탈진 와서쉬더만. 그래 알았다 알았어. 나중에 돌아가서 보내줌. 마나에 맹세한다. 빨리 말해. 궁금해 뒤지겠으니까."
"너도미친놈이다 진짜. 마나에맹세하는 걸 너처럼밥 먹듯이말하는 새끼는 처음 봤어. 뭐, 그래서 마음에 들지만.크핫핫핫"
씨익웃으며 마법사의 어깨에 팔을 얹은 검사는 호탕하게 웃다가 이내 서서히 얼굴을 굳히며 보폭을 줄여나갔다.
점차 천천히 걷다 어느새 입을 닫은 그. 검사를 쳐다보며 마법사는 쏘아붙이려했지만, 이내 주위에마나의파장을 퍼뜨리는 검사를 보며 의아한 채 물어보게 되었다.
"...너 뭐하냐?"
[아, 아.들리냐?]
[어.니 왜정신감응 씀?]
[정신감응뿐만아니라 마나방벽까지펼쳤어. 이왕이면 너도결계좀펼쳐주라.]
[...진짠가 보네. 알았어. 기다려봐.]
사일런스.프로텍트디텍션. 대기진동. 더미.
순식간에무영창으로네 개의마법을 사용한 마법사는 허공에마법진으로결계까지꼼꼼하게 완성한 뒤에 검사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뭔데?]
[이번에 문제아 제압하고 EX 구하러오는 거,디바인이다.]
[...거짓말 치지 마라미친놈아.]
[진짜야. 그것도 최고위. 3대여신 중한 명.]
디바인. 천상을가리키는이 단어는 은어다.직접적으로말한다면, 그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을 수도있기 때문에. 나약한필멸자라면버틸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누군데?]
[색욕의 여신,리리스님. 심지어 다른 분들도 온다는 얘기도 있는데, 일단리리스님만은 확정이야.]
[이런미친…! 도대체어떻게허가가... 아니,그 새끼는도대체뭐길래…? 그나저나넌 진짜 어떻게알았냐?]
한껏 진지하고 심각하며 두려움마저 언뜻 보이는 표정을 짓던 검사는 그 말을 듣자씨익웃으며 말하였다.
[내여친. 색욕의 사제거든. 그것도 최고위 사제.]
[??????]
[개구라까지 마라. 아니 근데 저 정보가진짜라면…. 아니씨발다구란가 보네. 개새끼야. 이건 맹세에도 안 어긋나니돈 안 준다.에휴씨발결계나해제...]
[진짜야. 나도 마나에 맹세한다. 내가 말한 것은 전부 사실이다. 흠흠.지지난번휴가 알지? 그때 사귀게됐지. 그 덕분에 폭주 사태도 예지 들어서벗어난 거야. 아니면 뒤졌음.]
품에서 단말기를꺼내 들어마법사에게 보여주는 그. 단말기에는 매끈하게 차려입은 검사와 밝게웃고 있는분홍빛 머리카락의 사제한 명이웃고 있는사진이 보였다.
[….진짜야? 실화?아니….와…. 미친능력자였네. 아니지. 형님, 저도여친좀….형님 같은능력자라면 저에게도 기회를 주실 수있을 겁니다! 최하위 사제만이라도….]
[어,힘들 걸. 내가 진짜존나 특수해서가능한 거였거든. 솔직히 나도 첫 연애인데 이렇게돼서놀랍다. 심지어 그녀가 먼저고백한 거야.]
.
[... 도대체 비법이 뭡니까? 나 지금존나 궁금해. 솔직히디바인온다는 것보다 이게 더 충격이고 궁금하다. 뭘 어떻게한 거야? 미약이라도 탔어? 색욕의 사제엔 먹히지도않을 텐데. 아니 색욕의 사제를 유혹했다고? 말이 되나? 빨리 말해봐!]
그어느 때보다도절박한 표정으로 검사를 쳐다본 마법사.참을 수없는 충동에 그의 어깨를 붙잡고 뒤흔드는 그에게 검사는 손가락으로 V를 만들며 말하였다.
[나, 좆이 2개거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