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3. 레이나 (5)
* * *
12.
방에서 아이돌 춤을 따라하다가 쎄한 느낌이 들어서 방문을 향하여 고개를 돌리니 동생과 눈이 마주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또라이 취급하며 방문을 천천히 닫는 동생. 문이 닫기자마자 소리없는 절규를 울리며 침대에서 자괴감으로 뒹구는 감각.
이세계에 넘어와서까지 그 감각을 느낄 수 있을 줄이야.
기절하다 깨어나서 보게 된 광경이 촉수가 흥얼거리며 그림놀이를 하고 있는 광경을 본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시발.
당장 무릎꿇고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지르고싶다.
머피는 옳았어. 왜 나만 불행한거야! 차라리 잼바른 토스트를 떨군 정도의 불행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없는 머리를 붙잡고 부들거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사이, 그녀는 자신의 몸을 점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기절한 동안 어떤 일이 있는지 추론하고 있는 것 같다.
표정을 바꿔가며 마침내 안심하는 표정을 지은 그녀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나를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지금도 편안하게 누워있으면서 날 노려보는건 너무한 취급 아니야? 얼마나 신사답게 취급했는데.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인줄 알아.
그렇다고 해서 딱히 거칠게 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일단 미녀이기도 하고, 최초로 접촉한 살아있는 생명체. 그것도 이성을 가진 생명체이니까.
새로운 만남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비록 전투로 시작하였지만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게 되는 사건은 정말 많다!
신대륙 발견이라던가.
원주민을 모조리 학살하고 노예로...
예시를 잘못 들었다.
예시가 어떻든 문명인과 문명인간의 이성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언어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이 몸으로 몸을 부르르 떨면서 진동은 일으킬 수 있지만, 언어를 표현하기는 힘들다. 아까 실험해보니 그렇다.
다행히 진동을 통해서 음계는 표현할 수 있었다. 흥얼거린 것이 머리로 상상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한 것이다.몸으로 노래한다는 것은 춤보다 상위 스킬이다. 촉수별로 다른 멜로디와 반주를 내려면 어마어마한 집중력이 필요하니까.
아직은 3개밖에 못한다. 그래도 베이스 1개, 멜로디 1개, 비트넣는 촉수 1개로 왠만한 현대 음악은 표현할 수 있으니 만족스럽다. 그래도 언젠가는 검은 방에서 즐기던 것 처럼 고전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꿈이다. 촉수의 굵기라던가 강도나 형태를 바꾸면 악기소리도 도전해볼 수 있겠지.
인간의 성대구조를 안다면 말도 할 수 있겠지만, 의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그런 지식은 없었다. 보건체육시간때 집중할걸. 근데 솔직히 성교육 시간 아니면 보건은 자는게 국룰이지.
생각의 상념이 길어졌네. 그녀는 여전히 경계한 상태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 노려본다고 달라지는 거 없거든?
근데 소통을 어떻게 해야되지. 말걸긴 힘들고, 무슨 영화처럼 음악으로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도 말도 안되고.
괴물이 음악을 들려주면 신기하긴 하겠지만 그게 끝이다. '괴물이 음악을 알아?' 이러면서 경악하고 끝이지.
그러니 원시 시대부터 현대까지 통해왔던 언어. 몸의 언어를 사용해야곘다.
바디 랭귀지. 헬로 아이 돈 스피크 잉글리쉬 흔들흔들 끄덕끄덕.
길거리를 지나가다 낯선 외국인이 머리 위로 ! 띄우면서 달려와서 배틀을 거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인이라면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스킬이다.
꿈틀꿈틀.
촉수 한개를 천천히 들어 조심스럽게 움직여본다. 위아래위위아래. 이게 아닌데. 촉수로 그녀를 가르키고, 나를 가르킨다. 그리고 촉수 한개를 더 들어서 서로 악수시킨다. 완벽해. 그녀의 반응을 보자.
그러나 아무런 효과가 없는 듯 하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날 노려보고 있다. 오히려 더 경계심이 들게 했는지 몸의 근육에 힘이 들어간 것이 느껴진다. 여차하면 지금 움직이는 촉수를 제압하려는 듯한 준비.
촉수를 왼쪽으로 움직인다. 시선이 따라온다.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시선이 따라온다.
응?
천천히 우에서 좌로 스마트폰 화면을 슬라이드 하듯이 움직인다. 눈동자가 촉수를 따라가는 것이 보인다.
재밌는데? 길고양이가 츄르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다. 도망가고 싶은데, 손에 든 맛있는 막대기를 포기할 수 없는 그런 상태.
츄르만 낚아채서 도망가려고 뒷다리에 힘을 주고 있는 용감한 고양이. 설마 도약해서 뺏고 도망갈 줄은 몰랐는데, 이번엔 안당한다.
촉수를 흔들기도 하고, 춤추듯이 웨이브를 주기도 한다.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너무 재미를 들려서 쓸데없이 현란한 동작을 취했다. 촉수끼리 얽혀서 스파이럴! 풀어버리고 좌우로 웨이브! 현란한 파도타기! 2002 월드컵을 재현한다!
"────!"
얼굴을 붉히고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뭔가 소리친다. 내가 그녀를 놀리거나 농락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 것 같다. 이게 아닌데.
하긴, 나도 누가 날 기절시키고 일어났는데 의자에 밧줄로 묶어두고 혼자 문워킹하고 셔플댄스 추고있으면 화나겠지.
어떻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생각났다.
아까 그림 그리고 있었지.
정말 멍청한 짓을 하고 있었다. 고대 인류의 대화수단은 바디 랭귀지 뿐이 아니었다. 현대인들과도 소통이 가능한 그것. 상형문자와 그림들.
어서 그녀의 오해를 풀기 위해 거대하고 맨들맨들한 촉수 칠판을 준비한다. 칠판이라고 해봤자 점액을 분비하지 않은 표면적만 넓힌 촉수이지만.
이상한 촉수가 등장해서 그런지 더욱 긴장한 엘프. 그녀가 베개삼고 있는 내 촉수 내부의 마나가 간질거리는 것을 보니 어떻게든 마나를 사용하려고 시도중인 것 같다. 그건 안돼지. 니껀 내꺼 내껀 내꺼. 비록 내가 마나를 그녀에게서 뺏어왔다고 다시 돌려줄 것은 아니다. NTR과 NTL의 차이지.
NTR은 극혐이지만, NTL은 괜찮다. 그리고 지금의 난, 주인공이다.
촉수에 점성이 극대화된 점액을 분비한다. 그림을 그려도 흘러내리지 않는, 펜의 잉크역할을 하는 점액이다. 점성을 높여서 색깔도 투명한 색깔에서 우윳빛 색으로 물들었다. 끈적한 하얀 액체.
괜시리 기분이 나빠져서 마나를 담는다. 인간의 눈으로는 하얀색이지만, 마나를 보는 시선으로 관찰하니 푸른색으로 빛나고있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그녀의 시선이 어떨지는 몰라도, 일단 나만 안 불편하면 된다. 어짜피 그녀도 마나 감응력이 좋아보이니 굳이 점액의 형태가 불편하다면 마나를 느낄 수도 있는것이고.
끈적한 점액을 느껴봐라!
뭐부터 그려야 할까.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은 했지만, 그림으로 의사를 전달하려고 하니 숨히 턱턱 막히는 기분이다.
그러고보니 MT갔을 때에도 몸으로 말하기나 캐치마인드는 더럽게 못했지. 그때는 그나마 몸개그를 선보여서 선배들에게 잘 보였었다는게 다행이지만, 촉수가 몸개그를 일으키는 것은 혐오감만 줄 뿐이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글이랑 영어로 적어본다.
나는 착한 촉수에요.
I am a friend.
언어를 적자 그녀가 토끼눈을 한다. 역시 괴상한 촉수괴물이 언어를 적는 것은 놀라운 광경이지. 무엇보다 이성이 있는 존재라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 현상이다. 물론 그녀를 씻겨주고 누워있는 침대에 대해서 파악헀다면 이미 알고 있었곘지만.
아쉽게도 언어가 다른지 글자를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민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심장에 창이 꽂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예쁜 것도 반칙인데 귀여움까지 있다니! 세상은 불합리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이번에는 숫자를 적어본다.
0123456789.
"────?"
그녀가 뭐라고 물어보지만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목소리가 가늘고 아름답다는 사실은 알았다. 꾀꼬리같은 목소리라는 비유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언어에 운율이 담겨있다.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콩깍지가 씌었나.
숫자를 모르는 것은 아닐거고, 아라비아 숫자기호를 이해 못하는 것일거다. 그녀가 알만한 것을 고민하다가 검과 검집에 그려져있던 나뭇잎을 기억해낸다.
혹시라도 공격할까봐 검과 검집은 압수해서 다른 공간으로 옮겨뒀다. 그녀가 공격적인 행동을 안보이면 돌려주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떻게든 내가 공격하지 않을테니 너도 공격하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검집을 다시 살펴본다. 솔직히 전투중에는 자세하게 관찰할 여유가 없었다. 흘깃 쳐다봐도 눈에 띄일 정도로 잘 보여서 문양이 기억난 것이다.
약한 푸른빛이 감도는 은빛의 검집은 역시나 나뭇잎과 줄기가 음각되어있다. 나뭇가지로 보였는데 그게 아니라 덩굴같은 줄기였다. 짙은 녹색과 연두색의 줄기와 잎은 놀랍게도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아마도 마나가 담겨있겠지. 조금 탐나기는 했지만, 아무리 마나가 맛있더라도 이 검집을 부스고 먹고싶지는 않았다. 심미관이 부족한 나의 눈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명작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분명 이름난 명장이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서 조각했겠지.
검집에 꽂혀있는 검의 손잡이를 촉수로 휘감아서 꺼낸다. 딱딱할줄만 알았던 손잡이는 놀랍게도 꽤나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다. 가죽이 덧대어있는 것 같은데, 무슨 가죽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세계 생물이겠지.
그런데 검손잡이를 쥐자 뇌전이 튀기며 촉수를 공격한다. 무시하고 뽑으려 하지만 어딘가에 걸린 것처럼 뽑히지도 않는다.
덜그럭!
조금 힘을 주어 강제로 뽑아보려 했지만, 큰 소리를 낼 뿐 뽑히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정도 저항감이면 힘을 주면 못 뽑을 것 같지는 않은데.
고민하면서 검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는데 검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우웅. 우웅.
니가 스마트폰이냐? 진동도 조용한 곳에서는 시끄러운데 공공장소에서는 무음모드로 해놔야지!
찰싹.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검의 최하단, 폼멜이라고 부르는 부위를 촉수로 찰지게 때린다. 이제와서 살펴보게 됬지만, 이 폼멜이야말로 미의 결정체였다. 연두색 에메랄드빛 보석이 박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보석을 바라보니 세계수가 보였다.
조각되어있는 것이 아닌, 웅장한 나무의 모습이 담겨있는 보석.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현대의 감성을 지닌 나에게는 크리스마스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수정구 내부에다가 흰 가루를 넣고, 집같은 모형을 넣어서 뒤집으면 눈이 내리게 하는, 그런 모형이 생각난다.
크리스마스라. 그리운 기념일이네. 그러고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겪은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크리스마스날. 커플들이 손잡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애정행각을 자유롭게 펼치던 그날.
크리스마스라고 50% 세일을 하던 마트가 있어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었지. 고기는 언제나 옳지. 암암.
우우우웅!
그리운 과거를 회상하며 보석을 쓰다듬고 있었는데, 검이 거세게 진동하며 반항한다. 반항한다고 생각한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세계의 검은 의지가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나보다. 이 검도 진짜로 에고소드 같은 거겠지.
근데 의식이 있든 없든, 주인도 제압당했는데 미물주제에 반항하는게 꽤씸하다. 내가 니 주인을 얼마나 잘 대해줬는데. 너도 둘리충이로구나.
검집을 찰싹 떄리고, 검을 다시 강제로 뽑으려 한다. 이번에는 강력한 뇌전이 뿜어나오며 나를 거부한다. 어쭈. 어딜 감히?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 꽤씸하다.
그녀에게 연습했었던 테크닉을 다시 꺼내든다. 검집과 손잡이를 촉수로 모조리 휘감는다. 꽁꽁 얽어맨 이후 마나를 집어넣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시전할 때에는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느다란 바늘로 낚시했지만, 이번엔 낚시따위 필요 없다. 그물로 불법, 아니 합법 어획이다. 이미 내 노획품인데 뭐.
거칠게 마나를 흘려보낸다. 흘려보내는 마나를 느꼈는지 기겁한 듯이 웅웅대며 속박을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어림도 없지. 더욱 꽉 조이며 마나를 더 붓는다.
'내' 마나를 흘려넣자 검집의 마나가 느껴지고, 이내 검집이 마나 포화상태가 되자 내부까지 침투하는데 성공하며 검 내부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검 내부의 마나를 느낀다. 공기중에 있던 마나보다는 훨씬 많은 양이지만, 지금 흘려보내는 내 마나에 비하면 턱도 없다.
검을 휘감은 것처럼, 검 내부의 마나도 내 마나로 휘감는다. 마나가 움직이며 도망가려하지만 이미 그물망은 완성되었다. 그물을 촘촘히 좁혀가며 마나를 내 마나로 가둔다. 선물로 자주 주는 금박에 감싸인 동그란 초콜렛처럼 마나를 둥그런 구 모양으로 감싼다. 이제 내 마나를 회수하면 검 내부의 마나도 같이 회수할 수 있겠지.
넌 끝이야 임마. 어딜 반항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검좀 본다고 어디 덧나는 것도 아닌데 감히 전기를 뿜어내?
물속에서 팔을 휘두르는 듯한 저항감이 들지만, 무시하고 내 마나를 회수하기 시작한다. 내 마나사이에 갇혀있는 검의 마나 역시 딸려나오기 시작한다. 검 내부의 모든 마나를 다 가뒀으니, 회수가 끝나면 그냥 검이 될 것이다. 에고 소드에 대해서 잘은 모르곘지만, 검 내부의 의식이랑 지금 회수하는 마나랑 관련이 없지는 않겠지.
아둥바둥 진동하던 검이 서서히 조용해진다. 검에서 검집으로, 검집에서 촉수로. 이왕 뽑은 김에 뽑아낸 마나를 흡수하지 않고, 촉수 위로 띄워내본다.
공모양으로 파랗게 빛나고 있는 아름다운 마나. 촉수로 쓰다듬자 역시 달콤한 맛이 난다. 내부의 마나는 어떨지 궁금하다. 다른 맛이 날까?
허공에서 흡수한 마나, 엘프에게서 흡수한 마나, 내 마나. 이 세가지 마나는 모두 맛이 달랐다.
가벼운 맛, 청량한 맛, 끈적한 맛.
농도나 형태에 따라서도 맛이 갈렸지만, 큰 틀로 묶으면 저렇게 세가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검의 마나 또한 색다른 맛이 느껴지겠지.
촉수로 마나구체를 뚫어 조심스럽게 검의 마나를 찌른다. 촉수의 첨단이 검의 마나에 닿자 놀랍게도 푸른색이 아닌, 노랗게 빛나고 있는 마나를 볼 수 있었다.
기대감이 커져간다. 색깔이 다른 것을 보니 분명 맛이 다를 것이다. 어쩌면 단 맛이 아니라 다른 맛을 낼수도 있다.
쭙쭙.
촉수로 흡수를 시작한다. 빨대를 꽂고 빨아먹는다. 짜릿하고 톡 쏘는 맛이다. 이 맛은... 탄산!
엘프의 정체는 이세계 사이다였던 것이다! 놀라운 발견이다! 엘프의 마나랑 검의 마나를 같이 먹으면 완벽한 사이다의 맛이다!
마나를 감싸고 있는 내 마나의 성질을 엘프의 마나로 바꾼 뒤에 노란 마나와 섞는다. 이러면 청량하고 달콤한 탄산, 사이다가 완성되는 것이다!
콜라향은 아쉽게도 제작이 부족하지만 사이다가 어디냐!
조금씩 빨아들이는 것이 감질나서 마나를 통째로 휘감아 집어삼킨다.
크으으으. 역시 이맛이야! 다이어트 하는 사람조차 잊을 수 없어 제로칼로리로 마신다는 탄산!
잊고있었던 행복에 취해 즐겁게 촉수를 흔든다. 다른 맛들도 연구한다면 과일맛도 가능할거고, 맥주도 가능할 것이다.
즐거운 미래를 상상하고 있던 도중에 뭔가 찡찡거리는 감각이 들었다.
뭐지? 감각이 찡찡거린다고? 표현이 이상한데.
다시 집중한다.
[───.]
응?
[───.]
뭔가 들린다. 마나를 흡수했던 촉수 내부에서 놀랍게도 '소리'가 들려온다. 마나를 진동으로 소리처럼 느낀적은 있었어도 이렇게 진짜 소리로 들은 적은 없는데. 근데 너무 작아서 잘 안들린다. 의식을 촉수에 집중해본다.
[...엉엉...나 어떡해... 으아앙!]
???
언어가... 들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