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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화 〉 16. 이미 끝난 싸움(9) (147/152)

〈 147화 〉 16. 이미 끝난 싸움(9)

* * *

최다슬과 헤어지고 난 직후.

나는 한동안 정처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길을 걸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있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걷고 있자니 문득 다슬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때 화정 씨랑 촬영했던 곳! 가보든가 말든가!

그 생각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발걸음을 돌렸다.

당시에는 집에서 전철로 이동했던 공원이지만, 생각 없이 걸었던 거리가 꽤 되었던 걸까.

위치를 확인해 보니 현재 위치에서 고작 20분만 걸으면 되었다.

다슬이는 왜 공원으로 가라고 한 걸까.

“…….”

분명 그랬다.

지금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그럴 일은 없지만, 어쩌면 만에 하나라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도보로 20분도 더 걸릴 거리였지만 거의 뛰다시피 하니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아, 하아.”

공원에 도착한 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슬의 모습을 찾았다.

따스해 보이는 주홍빛 햇살이 내려쬐는 공원.

나뭇잎이 모두 떨어졌던 벚꽃나무는, 어느덧 새 꽃잎을 피우려는 건지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아직 3월 초라 그런가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후우우…….”

쌀쌀하기 그지없는 날씨에 금세 달아올랐던 몸이 식는 게 느껴진다.

뛰어오느라 차가워진 손바닥을 비비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자니, 문득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때는 뛰어다니기 참 좋은 날씨였는데.’

화정이랑 촬영할 때가 5월 즈음이었나.

그 때는 화정이나 나나 운동이랍시고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것도 촬영의 일환이긴 했지만.

이후로 다슬이랑 화연이가 난입해서 개판 5분 전으로 만들긴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도 추억이다 이건가.

괜히 그리운 느낌이 드네.

이젠 그런 소란스러운 상황이 오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더더욱.

“…….”

그렇게 추억 속에 빠져 현실을 도피하던 것도 잠시.

두리번거리던 내 시야에 익숙한 얼굴을 보는 순간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멈췄다.

맞은편에 있던 상대방도 그런 나를 보고는 점차 다가오기 시작했다.

다가가는 대신 나는 상대방이 오기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어느덧 손만 뻗으면 가까워질 거리까지 올 즈음.

“……네가 여기 왜 있냐.”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 윤화정을 향해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런 나를 보며 화정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 혼자 왔구나.”

“설명을 해. 네가 왜 여기 있는 건데.”

“어제 오빠랑 헤어지고 다슬이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더라. 셋이서 얘기 좀 나누자고.”

“셋?”

“다슬이 언니랑 나랑, 그리고 화연 언니까지. 잘 풀리든 안 풀리든 여기서 보자고 했었어. 화연 언니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으니까 뭐, 아마 안 나올 거 같았어.”

거기까지 말한 화정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다슬이 언니도 없이 혼자 여기까지 온 거면……. 역시 잘 안 풀렸나 보네.”

많은 뜻이 함축된 말.

허나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잠자코 있는 날 보던 화정이 머쓱한 얼굴로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오빠, 어제 말이야. 오늘 다슬 언니……. 아니, 다슬 씨 만나기 전에 말했던 거 기억나?”

오늘 다슬과 만나기 바로 전 날.

수민 누나가 임시로 대표직을 맡는 것이 결정되었던 그 날.

그 사태 직후, 나는 다슬이 얘기로 할 말이 있다고 한 화정과 함께 따로 꽤 길게 이야기 했었다.

“내가 그랬잖아. 어쩌면 각오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화정.

하지만 나는 어제도, 그리고 지금도 그 말에 잠자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결말이 날 것 정도는 오빠도 알고 있었을 거야.”

물론 알고는 있었다.

그저 인정하기 싫었을 뿐.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자니 화정이 안타깝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미안. 괜한 소릴 했네.”

이렇게 확인사살을 시킨 화정의 말에 드디어 실감이 났다.

다슬이와는 이제 정말로 끝이라는 것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정말로, 엄청나게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

“으음, 저기…….”

급격하게 처진 날 화정이 머뭇거리며 바라보던 것도 잠시.

“이런 상황에서 말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이렇게 된 것도 어쩌면 다 내 탓일지도 몰라.”

갑자기 화정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 말에 우울할 새도 없이 고개를 팍 들었다.

“그런 점에선 오빠한테 사과를 해야 할지도.”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 그렇게 화난 표정으로 보지 말고. 이, 일단은 들어봐?”

“…….”

“그게, 아마도 오늘 다슬 언니……. 아, 자꾸 언니라고 부르면 안 되는데. 아무튼 어제 다슬 씨랑 통화했다고 했잖아. 어쩌면 거기서 그 사람도 결정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뭔 소리야. 나랑 헤어지기로 결정한 게 전화통화 때문이었다고?”

“으, 응. 그 때 언니……. 아니, 다슬 씨도 우리한테 앞으로 어쩔 거냐, 그런 것도 여러모로 물어봤었고.”

허둥지둥 말하는 화정을 보며 어이가 없어져 피식 웃어버렸다.

“그럴 리가 없잖아.”

어느 순간부터 다슬은 이미 여러 여자를 만나는 내 태도를 불편해했다.

다슬이 알고 있는 주화연이나,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소개시켜 줬을 최수민 대표님과의 관계까지 끊지 않는 한 그녀의 결정은 변함이 없었겠지.

어제의 전화 통화는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 두 사람의 생각을 한 번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던 것일 뿐이리라 생각된다.

즉, 이미 다슬의 입장에서는 끝난 싸움인 거다.

“딱히 무슨 말을 했어도 다슬이 걔는 나랑 헤어질 생각이었을 거야.”

“으음, 그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내가 말한 게 기폭제가 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으…….”

“됐다. 네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그, 그래도.”

“됐다니까. 화정이야 그렇다 쳐도 애초에 너는 나랑 딱히 그런 관계도 아니잖아? 다슬이가 뭐라고 말하든 너한테 무슨 책임이 있다고 그래?”

“으음…….”

내 말에도 화정이 계속 끙끙거리며 내 눈치만 살폈다.

“나 참.”

관계도 없는 화정이가 눈앞에서 불안해하는 걸 보고 있는 게 어이가 없어서일까.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대체 뭔 얘길 했길래 그렇게 불안해 하냐.”

“……후우.”

가만히 날 보던 화정이 돌연 한숨을 푹 쉬었다.

“이건 분위기 봐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응?”

“이 상태로 그냥 묻어버리는 것도 오빠나 다슬이 언니한테나 예의는 아니니까……. 그냥 툭 까놓고 말할게.”

방금까지의 불안한 기색이 확 사라진 화정이 지긋이 날 바라보았다.

마치 지금까지의 고민이 끝났다는 듯.

큰 결심이 선 것 마냥 바라보는 화정을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말했지만, 다슬이 언니는 내 생각에 대해서 물었어.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음? 잠깐만, 화연이 말고 너?”

“응. 그래서 나도 솔직하게 대답했어. 어쩌면 언니도 그런 내 대답에 결심이 선 걸지도 몰라. 그래서 나도 굳이 이렇게 바쁜 시간 내서 오빠랑 얘기하러 온 거고.”

다슬이가 내 첫 섹파였던 화연이한테 불만 사항을 털어놓은 게 아니라는 건가?

하물며 나랑은 그냥 친구 정도에 불과한 화정이한테 물어봤다고?

이건 내가 예상했던 대화 내용이 아닌 거 같은데…….

얘기를 듣고 있자니 왠지 모를 이상한 예감이 머리를 확 스쳐지나갔다.

“……야, 잠깐만.”

아니, 설마.

얘 지금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아하하.”

안색이 확 변한 것이 눈에 띄었던 것일까.

날 보던 화정이 어색하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오빠도 이럴 땐 참 눈치가 빠르단 말이지. 평소엔 둔한 주제에.”

“너 지금 농담하는 거지?”

“글쎄.”

내 물음에 화정은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얘는 혼란한 내 기분을 알고는 있는 걸까.

“방금 오빠도 그랬잖지? 우리 관계는 친구 관계일 뿐이라고.”

어안이 벙벙한 날 보며 화정이 멋대로 말문을 이어갔다.

“우리가 딱히 이성적인 관계는 아니었지, 응.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음, 그런데……. 막상 대놓고 언니가 그렇게 물으니까 말이지? 그렇게 대답을 못 하겠더라고. 아하하하.”

“…….”

“다슬 씨……. 아, 그냥 언니라고 할래. 아무튼 다슬 언니가 그러더라. 그렇게 애매하게 있지 말라면서. 진짜 짜증난다고. 사실 아직도 내 감정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 지금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내 대답에 언니는 결단을 내렸고, 그러니까, 뭐……. 나도 애매하게 있는 건 실례겠지? 그러니까 말하는 게 맞는 거 같아.”

거기까지 말한 화정이 한 발짝 내게로 다가왔다.

이제는 아무리 나라고 해도 알 수 있었다.

화정이 지금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여기까지 와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다면 그 인간은 눈치가 없는 걸 넘어서 어디 부족한 녀석이라고 봐야겠지.

하지만…….

안다고 해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잖아?

“오빠.”

다시금 한 발짝 다가오는 화정을 보며 나는 그저 입만 헤 벌린 채 바라볼 뿐이었다.

“나도 오빠랑 사이 더 좋아지고 싶은데, 안 될까?”

멍하니 있는 날 보며 화정이 생긋 웃었다.

아마 악마의 미소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 눈앞의 저 화정의 얼굴이 아닐까.

***

왜, 소설을 보면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는 묘사가 있지 않은가.

그런 문장을 볼 때면 참 현실감이 없는 묘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너무 충격을 받으면 정말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하하…….”

멍하니 있는 내 시간을 깨운 것은 다름 아닌 눈앞에 있는 화정의 얼빠진 웃음소리.

“뭔가 쑥스럽네. 준비도 없이 이렇게 하니까.”

굳어버린 내 귓가로 화정의 말이 정신없이 박혀 들어왔다.

“아, 그래도! 지금 당장 대답을 달라는 건 아니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어, 얘기하긴 해야 될 거 같아가지고……. 딱히 부담 주려는 게 아니다?!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는 거니까! 오빠도 그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언제부터?”

겨우 정신을 차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그 정도.

내 말에 헐레벌떡 말을 이어가던 화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 뭐가?”

“언제부터 나를 그렇게 생각했냐고.”

“아, 그 말이었구나. 음, 나도 모르겠는데.”

“뭐?”

“아니, 진짜로. 언제부터냐고 해도 뭐, 굳이 말하자면 그 때 술 마시면서 내 푸념 들어줬을 때?”

고작 그런 걸로 날 좋아하게 됐다고?

그냥 친구끼리 할 수 있는 대화 정도였는데?

스스로 말하고도 이상하다 생각한 걸까, 화정이 민망한 얼굴로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아니 뭐, 애초에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 드라마틱한 건 없는데.”

“그럼 대체 뭔데?!”

“그냥 자연스럽게……. 라는 대답은 이상한가?”

“엥?”

“그냥 물 흐르듯이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것뿐인걸. 애초에 잘 생기기도 했잖아. 이성으로 호감 안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그냥 잘생겨서 그랬다고……?”

“에이, 당연히 그거 때문만은 아니지.”

내 말에 화정이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사실 정말로 오빠를 좋아하는지, 라고 물으면 애매하긴 한데. 남자친구로 보면 꽤나 괜찮지 않을까? 같은 느낌.”

“……너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고는 있는 거냐?”

“아, 그건 걱정하지 마. 나는 그 두 사람이랑 다르게 꽤 개방적인 성격이거든.”

뭔 소리야, 이건 또?

지금 그런 걸 물으려던 게 아니라고!

‘……하, 미치겠네.’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 내 머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

방금 전까지 차여서 우울해지려던 찰나에, 이제는 그냥 친구 관계로 지낼 생각이었던 여자한테 고백을 받고 있네.

이게 대체 뭔 상황인데.

이, 일단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그, 화정아.”

지끈거리는 이마를 한 손으로 짚으며 내가 말했다.

“미안한데……. 일단 내가 좀, 아니, 많이 혼란스럽거든? 진짜로.”

“아, 응. 이해해. 하긴 방금 헤어진 사람한테 할 소린 아니긴 해.”

“그걸 안다는 놈이……!”

“에헤이, 표정 풀어, 오빠. 나도 그냥 막 지른 거니까 오빠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고, 응?”

“하……. 이걸 어렵게 생각 안 하게 생겼어?”

“아하하하. 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너는 진짜……. 애초에 연예인이 남친 사귀어도 되는 거야?”

“흐음~. 먼저 그거부터 물어보는 거야?”

내 말에 화정의 눈이 한층 가늘어졌다.

날 바라보는 호정의 눈빛에 장난기 가득한 기색이 엿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양다리 걸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

“그걸 안다는 놈이 나한테 고백을 하냐? 여자 막 만나고 다니는 걸 알면서도?”

“오빠도 막 만나는 건 아니지 않나? 옆에서 듣기로는 오빠도 나름대로 생각하는 거 같던데 뭘.”

“아니, 그야 그렇긴 한다만…….”

“뭐,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처음으로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상대방이 오빠였는데 뭐.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뭐 어때? 참지 말고 하고 싶은 건 해 봐야지. 오빠가 나한테 그렇게 알려줬잖아?”

“……내가?”

“헐, 방금 대답은 좀 그러네. 그거 기억 못하는 건 좀 상처 받았거든?”

어이없는 듯 바라보는 화정의 모습에 내 머릿속은 더욱 의문으로 가득찼다.

그 날 술자리에서 내가 그런 얘기를 했었나?

그 때 한 얘기들도 그냥 평범하게 얘기했던 거라 딱히 기억도 안 나는데…….

“아, 참. 일단은 나도 일하다가 급하게 막 튀어나온 상태라서.”

거기까지 말한 화정이 갑자기 핸드폰을 들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미안, 더 시간 못 쓸 거 같아. 나 가 볼게.”

“뭐? 야, 설마 이러고 간다고?”

“아니, 나 진짜로 바쁜데?”

“그게 뭔 개소……. 폭탄이란 폭탄은 다 터뜨려놓고 그냥 가면 어쩌라고?!”

“애초에 오빠 때문에 회사 일 바빠진 거거든? 아, 근데 진짜로 안 돼. 괜히 더 시간 쓰면 스케줄 다 펑크나. 일단은 나중에 차근차근 얘기하자.”

“잠깐만, 야!”

“응 갈 거야! 나 진짜 바쁘거든!”

도망가려는 화정을 확 잡아채려고 했지만 한 발 늦었다.

내 잡아채려는 손길을 홱 피해버린 것이다.

순간적으로 비틀거린 사이, 어느새 화정이 홱 몸을 돌렸다.

“생각 정리되면 연락 줘. 나도 바쁘니까 가볼게!”

“야, 윤화정!”

내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정이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아니, 오늘따라 왜 다들 도망만 가는 거냐고!

술래잡기야 뭐야?!

“아오 씹!”

사라져가는 화정의 뒷모습에 입에서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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