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화 〉 15.5. 좋아하지만 할 수 있다고는 안 했다(2)
* * *
쪽.
처음에는 입술을 맞댈 뿐인 가벼운 키스.
그러나 곧이어 현수의 혀가 화린의 입 안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후아앗…….”
거칠게 입술을 탐한 현수가 화린의 잘록한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하읏, 오빠…….”
처음으로 겪는 야릇한 키스와 애무에 화린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자신을 요구하고 있는 사람이 현수 오빠라는 사실.
그것만으로 화린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황홀감에 차오르고 있었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 노력의 과실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오늘만은……. 오늘만큼은 내 오빠야.’
끈적한 딥키스를 나누는 그녀의 머릿속으로 최근 반 년 동안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언니에게 뒤지지 않고자 공부와 운동에 애썼던 반 년.
방과 후만 되면 친구들과 놀러가던 PC방도 끊고 공부도 제대로 하고, 반 년 공부한 것 치고는 꽤 좋은 대학교에도 합격했고, 그 와중에도 하루 2시간씩 틈틈이 몸매를 다질 수 있게 운동도 열심히 했다.
딱히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그녀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오로지 그가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일념 하나만으로 이뤄진 결과였다.
과연 그것을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오빠가 알아줄까?
……아니.
‘사실 몰라도 상관없어.’
그저 오빠가 나를 제대로 여자로 봐줄 수 있다면.
단 하루라도 좋으니 욕망 섞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안아주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좋다.
오늘 하루만 주어진다면, 다른 여자들은 신경 쓰이지도 않게 만들어줄 자신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제대로 해야 돼.’
지금은 단순히 ‘하고 싶다’는 걸 넘어선,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했다.
그래야 이 헤픈 오빠를 자신의 곁에 단단히 붙잡을 수 있을 테니까.
욕망에 휩쓸리지 않도록 화린은 마음을 단단히 잡았다.
“하읍, 츄릅, 응하앗…….”
하지만 그런 화린의 다짐도 딥키스 한 번 만에 점차 희미해져 갔다.
주르륵.
짧은 딥키스를 끝내며 떨어지는 입술.
그 사이로 서로의 타액이 투명한 선을 만들다 떨어진다.
몽환적인 광경에 바라보는 화린의 눈이 차츰 풀려갔다.
“후아아…….”
아, 안 되는데…….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오빠를 홀리는 건데…….
“하읏.”
“후우.”
곧이어 입술을 거둔 오빠가 입술을 삭 닦았다.
“후후.”
그러고는 자신의 타액이 묻은 입술을 핥고는 악동처럼 씩 웃는 게 아닌가.
“화린이 침 맛있네.”
그리 말하며 웃고 있는 오빠를 보는 순간.
방금 전 한 톨 남은 화린의 이성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오, 오빠……!”
결국 참지 못한 화린이 현수의 목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런 화린의 행동에 현수가 피식 웃었다.
“그렇게 꽉 안 붙잡아도 도망 안 가는데.”
“거짓말…….”
“거짓말 아닌데.”
“오빠는……. 저 말고도 대신할 여자 많잖아요.”
“하하…….”
그 물음에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멋쩍게 웃는 현수.
그 모습을 보는 화린의 속은 더욱 타들어갔다.
오늘 오빠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실망만 안기게 된다면, 이 사람은 다른 여자에게 홀라당 넘어가버릴 테지.
그러니까.
‘오늘은 무조건 내가 리드해야 해……!’
다시 한 번 다짐을 하며 화린이 현수의 품에서 쏙 벗어났다.
의아하게 바라보는 현수를 향해 화린이 거침없이 손을 뻗었다.
“그, 그러면.”
현수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은 화린이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며 입을 열었다.
“침대로 가요.”
“그래.”
대답할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는 화린.
허나 다소 강압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그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화린을 따르고 있었다.
그런 현수를 힐끔 보며 화린이 이를 악물었다.
오늘 보여주는 저 여유작작한 모습을 반드시 뭉개버리고 말리라.
털썩.
침대에 도착하기 무섭게 화린이 슬며시 현수의 몸을 밀쳤다.
“너무 급한 거 아니야?”
저항하지 않고 쓰러진 현수가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무방비한 자세로 누워 그리 말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있을수록, 화린은 차오르는 욕망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차, 참아야 해.’
지금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남자들은 너무 달려들면 무서워한다고 들었으니까.
침올 꼴깍 삼킨 화린이 가만히 현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제……. 어떡해야 되지?’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진 화린은 그저 멍하니 쓰러진 현수를 바라보았다.
막상 넘어뜨리긴 했는데 이다음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야동에서 본 대로 막 따라하면 절대 안 된다고는 하던데……. 이, 일단 옷부터 벗겨야 하나? 그러고 보니 샤워도 안 했는데? 그냥 이대로 해도 되는 걸까?
으으,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들한테 물어나 볼 걸.
“왜 그래?”
어찌할 줄 모르고 서 있는 화린의 모습에 현수가 씩 웃었다.
으으, 이 오빠는…….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도 모르고 저렇게 바보같이 웃기나 하고…….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천천히 해, 천천히. 시간은 많아.”
“으으……. 저도 알거든요.”
“그래서 언제까지 그렇게 서 있으려고?”
“윽……!”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저 말이 도발이라는 것은 모를 수가 없다.
아랫입술을 잘근 씹은 화린이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
지척까지 도달한 화린이 가장 먼저 눈으로 쫓은 것은 바로 목덜미.
‘오빠 목도 진짜 예쁘다…….’
매끈한 목선을 뚫어져라 보던 것도 잠시.
금방 정신을 차린 화린이 현수의 몸 위로 올라탔다.
“하아…….”
무언가에 홀린 듯 화린의 얼굴이 천천히 현수의 목에 가까워져 갔다.
거친 남성의 향기가 화린의 정신을 한층 어지럽혔다.
’맡고 싶어, 오빠 냄새…….’
그렇게 은은하면서도 매혹적인 남자의 땀 냄새가 뇌까지 차오르는 순간.
“흐읍…….”
어느새 화린의 얼굴은 현수의 목에 맞닿아 있었다.
“흐읏, 후아아…….”
방금 전까지 마구 달려들겠다는 생각은 머릿속 한 구석에 쳐 박힌 지 오래.
무아지경이 된 화린이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기를 반복했다.
아, 이 냄새.
중독될 것 같아…….
“쪽, 쪼옥……. 하읍…….”
본능에 굴복한 화린이 일방적으로 현수의 목덜미를 탐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게걸스레 사탕을 핥듯이.
금세 침 범벅이 된 현수의 목덜미가 잔뜩 윤기를 머금어 번들거렸다.
“천천히 해. 도망 안 가니까.”
자신의 목덜미가 유린당하고 있는데도 현수의 목소리는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그런 오빠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화린도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안 돼. 너무 천박하게 굴면 오빠가 싫어할 거야…….’
다시금 한 줌 남은 이성을 끌어 모은 화린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큭큭.”
그런 화린의 눈앞에 여유만만하게 웃고 있는 현수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자신이 하는 모습이 귀엽다는 마냥.
“읏…….”
으으, 안 돼.
자꾸 저 얼굴에 홀리면 끝이라고……!
확확 달아오르는 얼굴을 흔든 화린이 다음 차례를 필사적으로 떠올렸다.
“그, 그럼 다음은…….”
“옷, 벗겨야지?”
“아…….”
“괜찮으니까 원하는 대로 해.”
“그, 그럴 거거든요.”
계속해서 지시받는 상황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본능에 굴복한 화린은 천천히 현수의 옷을 벗겨나갔다.
스르륵.
너무 안달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천천히 옷을 벗기는 화린.
이미 목에 잔뜩 침을 묻힌 것부터가 늦었지만, 화린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벌벌 떨리는 손으로 마침내 화린이 현수의 옷가지를 모두 벗겨냈다.
‘남자들은 몸매 칭찬하면 좋아하니까…….’
몸매라도 칭찬할 요량으로 화린이 입을 열고자 하는 순간이었다.
“우와…….”
허나 그 입이 다시 닫히는 일은 없었다.
태평양처럼 넓직한 가슴과 말처럼 탄탄한 허벅지 근육을 보는 순간, 화린은 그저 입을 쩍 벌린 채 조각 같은 몸매를 멍하니 감상할 따름이었다.
몸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완벽할 줄은 몰랐어…….
“이렇게 보니까 오빠 몸 진짜 좋네요…….”
한참을 멍하니 있던 화린이 작게 중얼거렸다.
“뭐……. 그렇지.”
허나 자신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시원찮게 대답하는 오빠.
‘왜 이렇게 반응이 별로지……?’
그런 현수의 반응에 화린이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보통 몸매 칭찬하면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칭찬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른 남자랑 다르게 오빠는 딱히 몸매 칭찬에 좋아하거나 그러지는 않는 걸까?
‘으으, 왜 자꾸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거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화린이 속으로 작게 분통을 터뜨렸다.
“나도 벗겨줄게.”
그런 화린의 속도 모른 채 손을 뻗는 현수.
그런 현수의 반응에 화들짝 놀란 화린이 뒤로 물러났다.
“제, 제가 벗을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옷은 여자답게 내가 벗어야지.
하물며 첫날밤인데 오빠한테 벗겨달라고 할 수는……!
“이제 교복 입을 일도 없을 테고. 기왕이면 내가 벗겨보고 싶은데.”
“아, 안 돼요!”
“정말?”
허나 단호하게 말하는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오빠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처롭게 바라보는 현수의 표정에 화린의 마음도 촛불처럼 흔들렷다.
‘마,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여기서는 여자답게 내가 벗어야 된다고!’
애써 시선을 외면한 화린이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안 돼요! 오늘은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면서!”
“……알았어. 어쩔 수 없지.”
아쉬운 얼굴로 물러나는 현수의 모습에 화린은 곧바로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으으, 그냥 벗겨달라고 할 걸 그랬나?
사실 그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하지만 이미 내뱉은 이상 되돌릴 순 없는 노릇.
‘하아, 이게 아닌데…….’
어쩐지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느낌이다.
꺼림칙한 기분을 뒤로 한 채 화린이 곧바로 자신의 옷을 훌렁 벗어던졌다.
그렇게 나체가 되어 오빠 앞에 선 순간.
“…….”
화린은 자신을 기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현수를 보며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왜, 왜요?”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 그럼 팬티도 벗길게요.”
뭔가 이상하지만 뭐, 일단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겠지?
불안한 기분을 뒤로 한 채 화린이 곧장 남아있는 현수의 팬티를 내렸다.
그러자 준비가 끝났다는 듯 자지가 쿠퍼액을 흘리며 펄떡 뛰어올랐다.
“…….”
벌떡 서 있는 웅장한 자지의 자태에 화린이 침을 꼴깍 삼켰다.
‘저, 저게 내 안에 들어가는 거구나…….’
평소 기구로 자주 하긴 했지만 실제로 하는 건 이것이 처음.
그걸 인식하는 순간 내심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크긴 해도…….
평소에도 자주 연습했으니까…….
괘, 괜찮겠지?
“그러면……. 넣을게요…….”
이미 끈적하게 애액을 흘리는 자신의 보지를 넣으려는 순간.
“잠깐만.”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현수의 몸짓에 화린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넣게?”
“네, 네?”
“안 돼. 제대로 풀어줘야지. 그러다 다쳐.”
“하, 하지만. 오늘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그랬잖아요…….”
“그래도 이건 안 돼.”
“으, 이미 다 젖었는데…….”
괜히 저항해보지만 단호하기 그지없는 오빠의 눈빛.
보아하니 이대로 있어서는 절대 넣지 않을 것 같다.
“아, 알았어요…….”
그런 현수의 태도에 화린도 한 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시무룩해진 화린이 결국 천천히 현수의 몸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앗!”
갑자기 자신의 몸을 슬쩍 밀어내는 손아귀.
큼직한 오빠의 손에 떠밀린 화린의 몸이 침대에 털썩 쓰러졌다.
“오, 오빠?”
화린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현수의 손이 곧이어 가슴을 향했다.
“하읏!”
꼭지를 희롱하는 손놀림에, 화린은 자신도 모르게 야릇한 신음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