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 15. 미남은 덮밥을 좋아해(8)
* * *
탱글거리는 가슴 감촉과 부드러운 신체로 나를 유혹하는 화연.
그 아름다운 나신을 보는 순간 아랫도리로 피가 확 몰렸다.
하, 이 자식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후후.”
불룩 튀어나온 내 아랫도리의 감각을 느낀 화연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새겨졌다.
“역시 현수 너도 하고 싶은 거지?”
“이건 생리현상이라 어쩔 수가……!”
“됐으니까 하자, 응? 화린이도 없잖아.”
“너는 그걸 말이라고 하냐?! 하긴 뭘 해!”
“하지만.”
“하지만은 개뿔! 놔라, 좀!”
“……싫어.”
그리 말하는 것과 동시에 허리 쪽으로 힘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화연이 자신의 허벅지를 이용해 내 허리를 감싸기 시작한 것이다.
“야, 이……!”
“절대 안 놔!”
푸쉬업을 하듯 상반신만 겨우 일으켰지만 어림도 없었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화연은 바닥에 등을 딱 붙인 채 다리 힘 만으로 나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었으니까.
“크윽!”
저항하려 하지만 자세가 불편한 탓에 그조차 쉽지 않았다.
내가 몸을 비틀수록 도리어 화연의 부드러운 몸이 나를 더욱 압박해 들어올 뿐이었다.
“야, 너 진짜……!”
“안 되지!”
뒤로는 마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과하지도 않은 튼실한 화연의 허벅지가, 앞으로는 적당하게 살집이 잡힌 부드러운 아랫배가 내 귀두를 살살 건드렸다.
심지어 끌어당기는 와중에도 허벅지 안쪽을 이용해 살살 비벼대는 게 아닌가.
“그만 비벼!”
“후후후.”
아니, 운동도 안 하는 애가 하반신 힘은 뭐가 이렇게 쌘데?!
“더 커졌네?”
발악하는 나를 올려다보는 화연의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
핥짝.
반들거리는 혀로 자신의 입술을 축이는 화연.
그런 화연을 보는 순간, 뇌리로 문득 언젠가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거대한 뱀처럼 옴짝달짝 못하게 먹잇감을 옭아매며 입맛을 다시는 화연.
그리고 그런 화연에게 잡힌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이건 마치…….
‘……아나콘다?’
기분 탓인가?
어쩐지 정신도 몽롱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헉, 안 돼!’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려는 이성을 억지로 짜내 버텼다.
미친, 이러다 나도 잡아먹히겠네!
물론 다른 의미로!
“야, 이! 그만 해라, 이 음란마녀야!”
“음란마녀가 뭐야! 엄청 밝히는 거 같잖아!”
“맞잖아!”
“그러는 너도 바지 터지려고 하거든?!”
“그러니까 이건 생리 현……. 하, 됐다. 그리고 임마, 여기 우리집 안방 아니거든? 텐트만 있다 뿐이지 사실상 밖이라고!”
“그럼 아까 숙소 뒤에서 입으로 한 건 뭔데!”
“그거야 네가 반쯤 억지로 한 거고!”
“웃기시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지!”
“아니, 그게 뭔……!”
“치사하게 너만 즐기고 끝내면 다야?!”
“…….”
“나도 가고 싶다고!”
그리 외치는 화연의 표정은 참으로 기묘했다.
억울한 거 같기도 하고, 화가 난 거 같기도 하고, 슬픈 거 같기도 하고.
마치 세상의 힘든 일은 혼자 다 짊어진 거 같은 표정이다.
“허, 참…….”
그런 화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도대체 얼마나 야한 짓이 하고 싶은 거야, 얘는?
평소에도 자주 하잖아!
“……나중에 실컷 하면 안 되냐?”
이제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은 화연을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런 내 설득에도 불구하고 화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지금 당장 하고 싶다고!”
그리 말한 화연이 이번에는 내 목에 자신을 팔을 홱 둘렀다.
절대로 안 놔주겠다는 듯이.
와, 진짜 고집 장난 아니네.
아니 뭐, 원래 음란도로 치면 세계관 최강이긴 했다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매달릴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평소에는 순한 양처럼 조용한 애라 더욱이.
‘……얘가 이렇게까지 떼를 쓴 적이 있던가?’
이러고 있자니 문득 화연이 이렇게까지 요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말했다시피 화연은 평소에는 조용한데다 성격도 대게 느긋한 편이다.
섹스할 때야 좀 과하게 밝히는 면은 있다지만, 그거야 나도 마찬가지니 딱히 그 부분에서 부딪친 적은 없었다.
반대로 오히려 내가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
코스프레 요청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척척 입어주기도 했고.
하물며 섹파로 지내자고 해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
음…….
이렇게 생각하니까 왠지 겁나 미안해지네…….
‘이렇게 된 거 그냥 못 이기는 척 해야 하나?’
너무도 간절한 화연의 반응에 내가 잠시 흔들리는 사이.
“이익!”
그 빈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화연이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으읍!”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눈 앞.
폭신한 감촉과 함께 물기가 마르지 않은 촉촉한 가슴이 내 얼굴을 파묻었다.
“한다고 할 때까지 안 놔줄 거야!”
화연이 뭐라 뭐라 말하는 거 같은데 하나도 안 들린다.
물씬 풍기는 살 내음은 마치 미약처럼 내 이성을 박살내 가고 있었으니까.
“읍! 으으읍!”
“흐잇!”
막히는 숨을 억지로 내쉬자 화연이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가, 간지러웟! 꺄흣!”
야릇한 목소리를 내며 나를 한층 더 붙드는 화연의 손길.
코끝으로 계속해서 스며들어오는 화연의 살내음.
아래로는 연신 내 귀두를 비벼대는 허벅지까지.
그 순간.
‘……아.’
툭, 하는 느낌과 함께.
머릿속 마지막 남은 이성이 툭 끊어졌다.
“아, 안 놔줄 거야앗……! 이이익!”
여전히 힘을 준 채 떨어지지 않으려는 화연.
하지만 소용없다.
이젠 나도 진심으로 갈 예정이니까.
“후!”
“꺄악!”
심호흡과 함께 진심으로 몸을 일으키자 날 붙들던 사지가 맥없이 풀어졌다.
팔이 자유로워지기 무섭게 나는 아래에 있는 화연의 양 팔뚝을 거칠게 붙잡았다.
“어, 어어?”
내 눈 앞에 놀란 듯 눈을 끔뻑거리는 화연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그런 화연을 보며 참았던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후우……!”
“저, 저기, 현수야?”
어느새 완전히 역전된 상황 속.
나는 그런 화연을 향해 선언했다.
“넌 뒤졌다.”
꿀꺽.
내 말에 화연의 목울대가 넘어가는 게 보인다.
마주하는 눈빛 속에는 두려운 듯, 그러면서도 일말의 기대감이 엿보였다.
“……저기.”
“할 말 있으면 지금 해.”
“그, 지금이라도 넘어와서 좋긴 한데 말이지……. 기왕이면 살살 좀…….”
살살?
“살살 같은 소리 하네!”
나는 이미 쫙 벌어진 양 다리 사이를 향해 있는 힘껏 부푼 자지를 집어넣었다.
“하앙!”
급작스런 삽입에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는 화연.
한 번의 찌르기만으로도 가버린 화연의 입이 떡 벌어졌다.
나는 그런 화연의 상태와 상관없이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퍽, 퍽, 퍽!
“흐아악……!”
지금의 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발정기가 온 네 발 짐승이지.
“자, 잠깐마안! 너무 쌔서, 앗, 흑! 하윽!”
거칠게 허리를 흔들 때마다 잔뜩 풀려가는 화연의 눈빛.
이미 잔뜩 젖은 그녀의 음부는 움직일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자지를 꽉 조여오고 있었다.
“하아아앙!”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거친 플레이.
허나 지금의 나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이미 내 머릿속 브레이크는 맛이 간 상태였으니까.
“아, 안돼앳!”
평소 해본 적 없던 거친 플레이가 오히려 더욱 흥분이 된 것일까.
아랫도리에서 흘러나오는 투명한 애액은 평소 이상으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너, 너무 느껴버려서! 흐악! 안돼앳! 너무 좋아서! 주, 죽어엇!”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러내리는 줄도 모른 채 화연이 쾌락 섞인 소리를 내질렀다.
“가, 가고 있는데엣! 또 간다앗, 아앙! 가앗, 가아앗!”
안쪽 끝까지 박아넣을 때마다 화연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런 화연을 보며 나도 아무렇게나 욕설을 퍼부었다.
“이 변태 같은 년이!”
“핫, 하악! 흣, 흐앗! 하아앙!”
“너는! 동생도 데려왔는데 이러고 싶냐!”
“핫, 흐앙! 아흣. 흐아앙!”
“좋냐? 좋냐고!”
“조, 좋아앗! 좋아아앗!”
“내가 얼마나 참은 줄 알아? 이 개 같은 년아!”
“하악! 더어! 더 욕해줘!”
“이 미친년!”
완전이 맛이 간 얼굴로 헤롱거리는 화연.
평소 이상으로 풀어헤쳐진 화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흥분감이 장난 아니다.
진짜 섹스에 미친 여자 같으니라고.
그런 화연을 향해 나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거칠게 내 성욕을 풀어냈다.
“큭……!”
“흐아아앙!”
첫 삽입으로 30초도 채 되지 않아 확 올라오는 사정감.
그런 내 상태를 느낀 것 마냥 화연도 내 등을 꽉 끌어안았다.
순간적으로 마주친 눈빛.
“하읍!”
그 순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추었다.
“하읍, 응으읏……!”
아무렇게나 엮이는 혀와 함께 뒤섞여가는 타액.
숨쉬기가 힘이 들었는지 내 콧등으로 화연의 콧김에 훅훅 내뿜어지는 게 느껴졌다.
“흐응! 흐으으응!”
살짝 괴로워 보이는 화연의 모습에도 나는 입을 떼지 않았다.
약간이나마 돌아온 이성이 그러라고 소리치고 있었으니까.
‘여기서 입 열고 보내 버리면 끝이다.’
텐트 바깥에도 분명 우리 외에도 사람들이 있다.
화린이도 함께 놀러온 상황에서 이런 걸로 소란을 일으킬 수는 없는 일이다.
단순히 망신을 당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 될 테니.
간절해 보이는 화연의 표정을 무시한 채 나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다.
“흐으으응!”
입이 막힌 채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화연의 눈이 헤까닥 뒤집어졌다.
“흐으으으으응!”
눈앞이 하얘지는 감각 속.
입이 막힌 채 화연이 마구 신음을 내질렀다.
뷰르르릇!
동시에 참았던 백탁액이 육봉을 빠녀나가며 그녀의 질 안을 마구 채웠다.
“흐앗! 후아아아…….”
정액이 나올수록 화연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 입은 그녀의 입을 막은 채였다.
“하으으…….”
곧이어 떨림이 점차 잠잠해지면서 화연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의 입가에서 고개를 뗄 수 있었다.
후, 이걸로 끝인가.
“아헤에에…….”
정신을 차린 내 눈앞에는 반대로 반쯤 정신이 나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화연의 모습이 보였다.
흐트러진 채 쓰러진 그녀의 음부에서는 애액이 뒤섞인 내 정액이 주르륵 새어나오고 있었다.
넋을 놓은 화연을 보면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 심했나.’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거칠게 한 번에 끝내지는 않았을 터.
허나 이번에는 빨리 끝내야 된다는 생각도 있고, 나도 나대로 반쯤 미쳤던 상황이라 이 모양 이 꼴이 되어 버렸다.
‘아까 전에 화린이한테 고백까지 받았는데 말이지.’
무엇보다 나는 몇 시간 전에 섹파의 여동생에게 고백까지 받은 상황.
함께 놀러온 자리에서 몰래 이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여기서 그 고백 당사자의 언니랑 떡을 쳐 버렸군.
도대체 그런 싸구려 도발에 왜 걸려가지고는…….
“에휴.”
현자타임에 자괴감까지 한층 얹히니 가슴이 더욱 무거워지는 기분이다.
……아니, 이제와서 양심에 찔린 척 해봐야 무슨 소용이냐.
어차피 한 건 한 거고.
그냥 뒷정리나 빠르게 하고 가자.
“야, 일어나. 가자.”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화연을 억지로 일으켰다.
“헤으응……?”
내 부름에도 화연은 쓰러진 채 눈알만 굴려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그런 화연을 향해 바닥에 내팽개쳐진 옷가지를 찾아 휙 던졌다.
“빨리 그거 입어. 우리 가야 돼.”
“으으, 이 여운이 좋은 건데에…….”
“여운 같은 소리 하네. 몸 한 번 계곡물에 담가야 되니까 마음의 준비나 해라.”
“엥……? 추, 추운데…….”
“그럼 내 정액 덕지덕지 바르고 갈 생각이었냐?”
“아, 그렇네…….”
“빨리 정신 차리고 가자. 더 있으면 화린이도 의심할 거야. 텐트도 정리해야 하고.”
“알았어어…….”
흐느적거리면서도 어찌어찌 내 부축에 맞춰 몸을 일으켜 옷을 입는 화연.
참 느리다 느려.
한참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린 나는 겨우 함께 텐트 바깥을 나왔다.
“으, 다리가 아직도 떨려…….”
“쉿.”
칭얼거리는 화연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런 다음 조심스레 주변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있는 거라곤 계곡물과 남겨진 빈 텐트 몇 개 뿐,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휴.”
혹시나 텐트 흔들리는 거나 신음소리 새어나오는 걸 눈치챈 사람들이 있을까봐 걱정했건만, 적어도 망신당할 일은 없을 거 같다.
주변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다시 화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좋아. 그럼 들어가자.”
“으, 진짜 추운데…….”
“이럴 시간 없거든? 빨리 튀어와. 도와줄게.”
“어떻게?”
의아한 표정을 짓는 화연을 보며 나는 허리와 오금 쪽으로 손을 훅 내밀었다.
“이렇게!”
“꺅!”
순식간에 공주님 안기, 아니 왕자님 안기로 번쩍 화연을 번쩍 들었다.
설마 얘도 화린이처럼 칭얼대진 않겠지?
“뭐, 뭐야?!”
“가만히 있어. 다친다.”
혹여나 시간이 지체될 새라 서둘러 계곡물 쪽으로 후다닥 움직였다.
“흐이익!”
발을 담그자마자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
나름 각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로 비명이 새어나온다.
“으아, 싫어어……!”
“나도 싫거든!”
내 품에 꽉 안긴 채 몸을 덜덜 떠는 화연.
사실 내 기분도 크게 다를 건 없단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정액 냄새 풀풀 풍긴 채 숙소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들어간다!”
경고와 함께 나는 화연을 안은 그대로 몸을 푹 담갔다.
“꺄아악!”
“흐어어억!”
풍덩!
석양이 지는 계곡 너머.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비명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