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 13. 남자가 인방을 잘함(6)
* * *
한지민TV의 주요 컨텐츠 중 하나, 술먹방.
물론 단순히 술만 먹는 것만으로 컨텐츠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게스트와 함께 진행되는 이 술먹방은 잡담을 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시청자들의 미션, 한지민이 미리 집에 준비해 둔 각종 놀이로 술 게임을 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이 시청자 미션이라는 게 꽤 흥미진진한 요소였다.
일단 미션으로 나오는 것들이 시청자들의 제안으로 시작되는 것인지라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가 있고, 종종 소위 말하는 ‘큰손’들이 참여하는 경우 하루에 세 자릿수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지민과 나는 그런 시청자들의 미션을 진행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안 돼!”
“꺄하하하!”
와르르 무너지는 젠가를 보면서 지민이 깔깔 웃었다.
“아, 뭐예요 그게! 진짜 왜 이렇게 못해! 푸핫!”
“아니, 이게 생각보다 어렵네요……. 왜 이렇게 잘해요?”
“현수 씨가 너무 못하는 거죠. 세상에 이렇게 젠가 못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
고작 젠가 이겼다고 기고만장한거 봐 어우ㅋㅋㅋ
냅두셈ㅋㅋ 이런 걸로라도 자신감 채우게 해야지ㅋㅋㅋ
왜 내가 열 받지?
울옵빠 겜 왤캐 못해ㅜㅜ
옵빠 돈 벌게 미션 걸려고 해도 너무 못해서 망설여지네…….
좀 잘해보셈ㅋㅋ
아니, 나도 잘하고 싶은데 얘가 너무 잘한다니까.
이거 이겼으면 만 원 버는 건데 아까워 죽겠네.
실실 웃으며 놀리는 지민의 모습에 나는 애써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또 지민 씨가 마시는 거예요?”
“음……. 뭐, 아직 견딜 만해요.”
“진짜 또 마시게요?”
“네. 이거 벌칙 미션이잖아요. 생각해보니 내가 웃을 처지가 아니었네.”
“제가 무너뜨린 거잖아요. 제가 마시면 되죠.”
참고로 일단 미션은 진행이 끝나면 이기든 지든 돈은 받는다.
입금은 당연히 지민의 통장으로 되는 거지만 일단 양심적으로 그녀가 승자에게 돈을 주는 쪽으로 해서.
다만 진 사람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거다.
허나 3연패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첫 잔 이후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
“아, 안 돼 안 돼. 현수 씨 약속도 있다면서요. 가뜩이나 술 마시게 하는 것도 좀 죄송한데. 마실 수 있을 때 제가 최대한 마셔야죠.”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기사도인지 뭔지 발동한 지민이 연거푸 흑장미로 내 술을 다 빼앗아가고 있었으니까.
“한 잔 주세요.”
빈 잔을 들어 올리는 지민의 모습에 조금 곤란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 몰카도 한다고 했는데 이래서야 취한 척도 못 하게 생겼네.
그래도 순수하게 호의로 저러는 걸 거절하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약속이 있는 것도 사실인지라 막 술을 마실 수도 없는 노릇.
결국 포기한 나는 그녀에게 빈 잔을 채워 주었다.
“크으!”
시원하게 원 샷을 때린 지민이 탕 소리가 나게 빈 잔을 내려놓았다.
어째 좀 취한 거 같은데.
“아이고, 돈다…….”
“괜찮아요?”
“아, 끄떡없습니다!”
‘미션빌런’님이 만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시발 독한년 진짜……. 니 지금 복분자 10분 만에 한 병 비웠어 미친년아]
“아이고, 미션빌런 님이 만 원 후원을! 감사합니다! 미션 달달하게 먹고 갑니드……. 끄억.”
“…….”
“죄, 죄송합니다.”
뭘 죄송할 것까지야.
특정 업계에서는 포상일지도 모르는데.
근데 오우야, 과일향 쩌네.
트름 하는거 보소ㅋㅋㅋㅋㅋ
미친련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표정 봐라ㅋㅋㅋㅋ 개극혐ㅋㅋㅋ
아 존나 웃기네ㅋㅋㅋㅋㅋㅋ
‘미션빌런’님이 천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님 진짜 미션 걸기 전에 흑장미 그만 좀 하면 안됨? 오빠도 마시게 해줘야지 ㄹㅇ루다가]
ㄹㅇ
ㄹㅇ 흑장미 그만 해 ㅅㅂ
왜 니만 마시는데ㅡㅡ
오빠 마시고 싶다잖아 ㅅㅂ련아 그냥 줘
방송한다는 년이 시청자 마음을 이렇게 모르네ㅋㅋㅋㅋ
누가 니 취하는 꼴 보고 싶대?
매니저 뭐해!!! 분탕 쳐내라고!!!
방장이 분탕이라 매니저도 못쳐냄 ㅅㄱ
미션을 건 사람마저도 지민만 마시는 것이 불만스러운지 돈까지 내고 아예 채팅창 분위기를 내가 마시는 쪽으로 주도하려 하고 있었다.
이 사람들 어지간히도 날 취하게 하고 싶은 모양이네.
근데 솔직히 나도 지금 상황이 좀 아쉽기는 하다.
맛있잖아, 복분자.
“하.”
겨우 고개를 들어 상황을 확인한 지민이 흥 하고 콧방귀를 꼈다.
“님들 어차피 현수 씨 취한 모습 보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내가 니들 속을 모를 줄 알고?”
ㅅㅂ
ㅅㅂ
이래서 눈치빠른 년들은 싫다니까…….
아 그냥 적당히 못이기는 척 넘기라고ㅋㅋㅋ
그렇다고 복분자 한 병을 거의 혼자 다 쳐먹어버리누?
쟤는 저러고 운동도 안하는데 왜 살이 안 찌냐??
진짜 킹받네
‘미션빌런’님이 천 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슬슬 분위기 탄 거 같으니까 시동 걸자. 초장이니까 간단하게 3만원 미션 감. 빼빼로 먹기 ㄱㄱ 이건 한지민 너도 좀 고민될 꺼다ㅋㅋㅋ]
“어…….”
원성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하던 지민이 처음으로 말을 흐렸다.
“빼빼로 게임요? 어, 좀 이르지 않나? 그, 현수 씨 의견도 있고…….”
그리 말한 지민이 슬쩍 내 눈치를 살폈다.
갑자기 뭘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지?
설마 나랑 빼빼로 게임 하자는 게 싫은가?
“아, 전 상관없어요. 지민 씨처럼 예쁜 분이랑 하면 저야 좋죠.”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칭찬공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 땡그래진거 봐ㅋㅋㅋㅋ
평소엔 놀리던 입장에서 남자가 쌔게 나가니까 암말도 못하쥬?
ㄹㅇ 개뻔뻔한척 하는 주제에 칭찬에 약한 거 존나 웃김ㅋㅋㅋㅋ
한지민 저거 내심 빼빼로 게임 바라고 있었을 듯ㅋㅋㅋ
ㄹㅇㅋㅋ
나도 저런 오빠랑 술 마시면서 예쁘단 소리 듣고 싶다……. ^^ㅣ발
“아, 혹시 저랑 빼빼로 게임 하는 거 싫으세요?”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 제가 슬슬 술도 올라오고 하니까……. 좀 쉬었다 하는 게…….”
“지금 이렇게 분위기 좋은데요? 그리고 이번엔 저도 마실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계속 지민 씨만 마시게 할 순 없죠.”
“아, 으, 그게…….”
“음, 역시 나랑 게임 하기 싫으시구나. 그럼 어쩔 수 없죠.”
“아, 아니라니까요!”
지민쉑 당황한거 보소ㅋㅋㅋㅋㅋㅋㅋ
울옵빠 쌔게 나가누ㄷㄷ
지금까지처럼 기사도 지키면서 숙녀인 척 하기 VS 못 이기는 척 키스하고 개꿀빨기
질 수도 이길 수도 없는 싸움ㅋㅋㅋ
애못낳기 VS 10억받기보다 어렵누ㅋㅋ
트수들은 어차피 못 낳는데 왜 10억 못 받음?
아
아
ㄷㅊ
저 ^^ㅣ발련 쳐내
ㅋㅋㅋ지민쉑 쫄려서 암말도 못하쥬?
쫄보쉑ㅋㅋ
“……하!”
한동안 채팅창을 보던 지민이 보란 듯이 코웃음을 쳤다.
흠, 저건 딱 봐도 연기네.
“내가 못할 줄 알고? 님들 절 너무 물로 보시네요. 저 한지민이에요! 보라의 여왕 한지민! 내가 이런 거 처음 해보나!”
채팅창을 응시하는 지민의 눈빛이 마치 불길처럼 이글거렸다.
하지만 내게는 보였다.
화면에 가려진 지민의 하반신 쪽이 미묘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현수 씨! 이번에는 저도 양보 못 합니다. 이거 져도 이번 거는 흑장미 안 할 거예요! 제 각오를 아시겠죠? 저 안 피합니다!”
“저도 안 피할 건데.”
“지, 진짜죠? 저랑 입술박치기 해도 된다 이거죠? 진짜 안 피해요? 저 한다면 하는 여잡니다!”
“뭘 고작 키스 하는 거 가지고.”
“……많이 해보셨나 봐요?”
“글쎄요. 지민 씨는 경험이 별로 없으신가?”
“크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옵빠 패기 넘치는거 보소ㅋㅋㅋㅋㅋㅋ
맨크러쉬ㅋㅋㅋㅋㅋㅋㅋ
경험많은 남자 오우야…….
울옵빠 피지컬이 쓰레기인 이유가 있었누ㅋㅋㅋ
ㄹㅇ 멘탈이 강철이자너ㅋㅋㅋㅋㅋ
아ㅋㅋㅋ 왜 내가 다 두근거리냐ㅋㅋㅋ
야스!!! 야스!!!
아주 안달이 났네, 안달이.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나는 손수 준비해둔 빼빼로를 뜯어 입에 물었다.
거침없는 내 행동에 맞은편의 지민이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입술을 내밀며 빼빼로를 내밀었다.
“혀, 현수 씨……?”
“아 해여?”
“어흐으…….”
당황한 지민을 보며 나는 뒤쪽의 채팅창을 힐끔 바라보았다.
얌전해진 지민과 달리 채팅창은 잔뜩 폭주한 상태였다.
오우야
오우야오우야오우야
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
싸……. 싼다…….
아 씨발 못 참겠네 야동이라도 보러 가야겠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라ㄴ오람ㄴㅇ로
아 왜 내가 두근거리는 거냐고ㅋㅋㅋㅋ미치겠네ㅋㅋㅋㅋㅋㅋ
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cex!
트수쉑들 미쳐날뛰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빼빼로를 문 채 입술을 내민 날 마주보는 바라보는 지민의 시선이 보였다.
그야말로 세상의 온갖 고뇌는 혼자 다 짊어진 듯한 표정이다.
그렇게 얼마를 있었을까.
“아, 몰라!”
눈을 질끈 감은 지민이 결국 맞은편으로 입술을 갖다 댔다.
인방 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순진해서야 쓰나.
이거 교육 좀 시켜 줘야겠네.
지민이 빼빼로를 무는 것을 확인한 나는 거칠게 빼빼로를 먹어치웠다.
“으읍!”
다가가는 내 시선 앞에 눈을 동그랗게 뜬 지민의 모습이 보인다.
흔들리는 눈빛으로 날 보던 그녀가 눈을 질끈 감았다.
어허, 감으면 안 되지.
간격이 채 1cm도 되지 않는 찰나가 됐을 즈음, 나는 눈을 감은 그녀를 향해 슬쩍 혀를 내밀었다.
“흐어억!”
질끈 눈을 감고 있던 지민이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짤막한 조각을 남기며 떨어지는 빼빼로 조각을 나는 아쉬운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거 조금만 더 했으면 그냥 갈겼는데.
“미, 미쳤나봐! 방금 뭐에요, 방금!”
“네? 뭐가요?”
“아, 아니! 혀, 혀, 혀가……!”
“그랬어요? 뭐, 미안합니다. 게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
“와, 와……. 님들 방금 말 들었어요?”
“에이, 아마추어같이 왜 이러실까. 인방 처음 해 봐요?”
“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진짜ㅋㅋㅋㅋㅋ
한지민 찐텐으로 당황한 표정ㅋㅋㅋㅋㅋ
좀 달다 싶으니 바로 놀려서 간 맞추는 울옵빠……. 가슴이 웅장해진다
단짠단짠의 정점……. 그것은 바로 한지민TV
말은 똑바로 해야지ㅋㅋㅋ 이젠 한지민TV가 아니라 울옵빠TV임ㅋㅋㅋ
ㅇㅈㅋㅋ
ㄹㅇㅋㅋ
ㄹㅇ루다가ㅋㅋ
아 진짜 손발 오그라드는데 계속 보게 되네ㅋㅋㅋ
이 감정은 뭐지……. 설마 이게 사랑이라는 감정……?
죽어있던 연애세포에 불이 붙은 처녀 트수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하, 진짜……. 진심 놀랐네.”
“저랑 키스할까 봐요?”
“현수 씨, 제가 웬만하면 게스트한테 이런 질문 안 하는데……. 님 여자 경험 좀 많죠?”
“와, 선 넘네. 님들 이거 캡처 좀. 내일 고소각 들어갑니다.”
“푸훗.”
어이없다는 듯 날 보던 지민이 결국 헛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현수 씨 인방 하셔도 잘할 거 같네요. 뻔뻔하고 소통도 잘 하고.”
“그러고 보니 아까 채팅에서도 그 얘기 하긴 하더라고요.”
“어때요? 이 기회에 인방 한 번 해볼 생각 없어요?”
“글쎄요. 아직은 계획이 없어서.”
말했다시피 인방은 사양이다.
‘너 혼자 산다’처럼 그냥 맛보기만 하는 걸로 족하니까.
“그래요? 아쉽네. 아무튼 현수 씨가 이겼네요. 돈은 제가 이 분한테 제대로 입금해 드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오, 3만원 개꿀.
“그럼 졌으니까 술은 제가…….”
“아, 이번엔 제가 흑기사 한 번 할게요.”
“……그런데 이거 원래 지는 사람이 마시는 건데. 이러면 게임 하는 의미가 있으려나?”
“뭐 어때요. 재밌으면 그만이지. 채팅 치는 거 보세요.”
채팅창을 가리키는 내 말에 지민이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미친 듯이 폭주하는 채팅창이 보였다.
보라방송 역대급 꿀잼이네ㅋㅋㅋㅋ
채팅창 존나 빨라ㅋㅋㅋㅋ 지금 시청자 몇 명임?
3천명 넘김
생방송 시청자 3천명 돌파 ㄷㄷㄷ
평소에 유튜브 에디션으로 보는데 이거 아니었음 인절손이었겠네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케미 미쳤어ㅜㅜ 지구뿌셔 처녀혈뿌셔ㅜㅜ
처녀혈을 왜 뿌시는데 미친년아
애초에 있지도 않음ㅋㅋㅋ
그냥 달달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재미까지 챙겼네……. 유튜브 에디션으로 또 볼 생각하니 존나 기대되누
한지민 개 못하는 겜방송 그만하고 걍 보라만 하자ㅋㅋㅋ
그건 아님ㅋㅋ 울옵빠 아니었음 이 재미 안나옴ㅋㅋ
보통 남자 게스트들 오면 한지민 들이대는 거 슬슬 빼면서 방송하는데ㅋㅋ
ㄹㅇ 울옵빠는 노빠꾸임ㅋㅋㅋ 씹상남자ㅋㅋㅋ
아 존나 재밌어 진짜ㅋㅋㅋㅋ
이봐라.
다들 좋다고 난리구만.
“하하…….”
채팅창 반응을 확인한 지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뭐, 시청자들이 괜찮다고 하니까 상관 없긴 한데……. 후우, 왠지 제 진이 다 빠지네요.”
“언제는 보라의 여왕이라면서요?”
“오늘부로 그 호칭, 현수 씨한테 반납하겠습니다.”
그렇게 정색해서 말할 것까지야 없잖아.
사람 민망하게.
그렇게 나와 지민은 몇 번씩 미션을 받고 술 게임을 계속 진행했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잡담과 미션만으로도 40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올 정도였다.
참고로 저기서 내 몫이 적어도 100은 넘는 상황.
이래서 다들 인방 한다고 그 난리를 치는구나.
이제 좀 이해가 되네.
“잠깐만요. 저는 잠시 화장실 좀.”
살짝 분위기가 누그러질 타이밍에 맞춰 지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민이 방을 나가고 화장실을 간 사이.
나는 채팅창을 향해 작게 속삭였다.
“님들아. 제가 술 몇 잔 마셨죠?”
몇 잔이더라?
한 5잔 정도 마신 듯?
5잔이라.
그 정도면 적당히 마셨네.
그러면 슬슬 해 볼까?
“저 취해서 자는 척 할게요. 님들은 저 취한 걸로 대충 꾸미고 있어 주세요.”
취한 척?
갑자기?
왜 재밌는데 갑자기ㅋㅋ
“저 몰카 한다고 그랬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아ㅋㅋㅋㅋ
아 맞다 몰카ㅋㅋㅋ
그게 있었지ㅋㅋㅋㅋ
개꿀잼이어서 몰카 한다는 것도 잊고 있었네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벌써 웃겨
한지민 당황할 거 생각하니까 벌써 함박웃음 지어지네ㅋㅋㅋㅋ
울옵빠는 우리만 믿고 있어~
야 챗 그만쳐 슬슬 올 때 됐다
쉿
쉿
쉬이잇
단합력 보소ㅋㅋ
한지민 놀린다는 말에 대동단결 ㄷㄷㄷ
좋아, 시청자 매수도 끝났고.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책상에 엎드린 나는 잠자코 지민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벌컥.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는 소리.
뚜벅뚜벅 걸어온 지민이 엎드린 내게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현수 씨?”
“으음…….”
“어? 괜찮으세요? 설마 벌써 취하셨나?”
“야아…….”
“응?”
갑자기 벌떡 일어난 내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야, 한지미인!”
“헉!”
화들짝 놀란 지민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런 지민을 향해 나는 몸을 날렸다.
물론 혀는 잔뜩 꼰 척 하면서.
“이 자시익!”
“꺄아악!”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