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8화 〉 11. 나 홀로 여행­2(6) (98/152)

〈 98화 〉 11. 나 홀로 여행­2(6)

* * *

나는 한솔의 허리를 안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쪽!”

다행히 구석진 곳에 딱 둘이 들어갈 걸레 보관함이 있었다.

그것도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로.

그녀를 밀어 넣은 뒤 재빨리 들어가 문을 닫았다.

확 좁아진 공간 속에서 내 몸이 자연스레 한솔의 몸과 딱 붙었다.

“힉!”

괴상한 비명을 지르는 한솔이었지만 미처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문 앞의 틈새를 이용해 바깥 상황을 살펴야 했으니까.

안 늦었겠지?

“……휴우.”

태연히 안으로 들어오는 성인 여성을 보며 나는 짧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태도를 보아하니 우리가 이 안으로 들어왔다는 걸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일단은 세이프인가?

“내, 냄새.”

얼굴을 찌푸리며 작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말에 긴장감으로 무뎌져 있던 후각이 돌아왔다.

확실히 걸레 보관함이라 그런지 냄새가 진동을 하는군.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참아야 한다.

맞은편의 한솔을 향해 검지를 입술에 댔다.

내 제스처에 한솔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쏴아아­

“흐흠~.”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여성이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씻으면서 가만히 못 있는 스타일인지 바닥에 고인 물이 찰박거리며 마찰음까지 내고 있었다.

좋아.

이 정도 소음이라면 우리도 여유가 생기지.

나는 고개를 돌려 한솔에게 말을 건넸다.

“괜찮아요, 한솔 씨?”

지척에서도 겨우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내 목소리에 흠칫 몸을 떤 한솔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였다.

“작게면 말해도 괜찮을 거예요.”

아직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그녀에게 안심시키고자 입을 열었다.

“끝자리에서 씻어서 거리도 멀고 물소리도 있잖아요. 이 정도 소리는 못 들을 거예요.”

“아, 네…….”

“아까 너무 급하게 들어와서 좀 걱정인데. 어디 부딪힌 건 아니죠?”

“괜찮아요. 딱히 다친 곳은…….”

“다행이네요. 저 사람, 보아하니 혼자 온 거 같은데 조금만 참아요.”

“네…….”

좋아. 일단 상태도 문제없어 보이고.

설마 걸레 보관함을 열 일은 없을 테니까 한동안 조용히 있으면 넘어갈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우리는 기다렸다.

“…….”

“…….”

막상 상황이 고착화되니 남은 건 인내하는 것 뿐.

하지만 막상 가만히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약한 냄새도 냄새일뿐더러 자리까지 좁다보니 버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 내 체격도 큰 편이다보니 몸이 거의 비틀려 있는 상태.

아무리 육체적으로 튼튼한 몸이라도 부자연스런 자세로 오랫동안 있으면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나는 아예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계속 이러면 힘들겠는데 이거.

일단은 이 불편한 자세부터 어떻게 해야지.

“후우…….”

작게 한숨을 쉰 나는 몸을 비틀어 불편한 자세를 조금이나마 고쳐 잡았다.

내부가 무척이나 좁았기에 그런 내 움직임만으로도 한솔의 부드러운 피부가 스치는 게 느껴졌다.

"엇."

움직이다보니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내 고간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도 아랫도리에서 내 육봉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으리라.

아오, 참느라고 죽겠네 진짜.

“하아…….”

“후우…….”

기묘해진 분위기 속에서 나와 한솔의 숨소리가 작게 울렸다.

묘하게 요염한 그녀의 콧김이 내 쇄골을 살살 간지럽히는 게 느껴졌다.

참고로 지금의 나는 한솔의 폭주로 인해 옷 한 벌 입지 못한 채 벌거벗은 상황.

마찬가지로 속옷 외에는 거의 벗고 있는 한솔과 밀착한 채로.

“…….”

이건 좆 됐군.

중의적인 의미로.

의식하는 순간 이미 제어는 물 건너간 셈이다.

잠깐 기가 죽어 있었던 막대기가 다시 발딱 서면서 바짝 밀착한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오빠……?”

이제는 억지로 모른 척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

“저기, 커, 커졌는데…….”

“크흠…….”

아래쪽의 촉감을 느낀 한솔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지 말아줘!

나도 이러고 싶지 않다고!

이건 내 마음대로 제어가 되는 게 아니란 말이야!

“닿고, 있는데요…….”

“미안……. 조금만 참아줘요.”

“…….”

“…….”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너무 좁아 눈을 피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민망함에 몸부림치는 나를 한솔이 빤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한솔이 허리를 작게 흔들기 시작했다.

“으응…….”

“하, 한솔 씨?”

당황한 내 기색에도 거리낌 없이 한솔은 묵묵히 허리를 흔들었다.

내 육봉을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끼운 채.

“하읏…….”

점차 애액이 새어나오는 느낌과 함께 한솔의 목소리가 야릇해졌다.

“오, 오빠……. 흐읏…….”

“뭐, 뭐 하는…….”

“으, 죄송해요 오빠……. 흣…….”

“지, 지금은 안 된다고……!”

신음을 내지르는 한솔을 보며 나는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내 표정에도 한솔은 도저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그만!

이러면 나도 못 참는다고!

“하아, 오빠, 오빠아…….”

점차 내 쿠퍼액과 그녀의 애액이 뒤섞이면서 질척이기 시작했다.

한솔의 야릇한 숨결이 내쉬어질 때마다 좁은 보관함의 내부의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덕분에 내 인내심도 거의 끊어지기 직전.

“아, 안 돼……!”

작게 외치는 내 소극적인 저항은 무의미할 뿐.

아랫도리가 찌잉 울리는 감각과 함께 나는 그대로 사정했다.

"크윽!"

뷰르릇!

한솔의 허벅지 사이로 튀어오른 내 정액이 곧이어 늘어진 걸레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약간의 탈력감을 느끼며 나는 멍하니 한솔을 바라보았다.

“하아, 오빠…….”

“하, 한솔아.”

“……드디어 말 놓았네요.”

순간 무심코 내뱉은 반말에 한솔이 밝게 웃었다.

말을 놓았다는 사소한 일이 그렇게도 기쁜 일이었던 것일까.

처음으로 보는 밝은 그녀의 미소에 나는 순간적으로 말문을 잃고야 말았다.

아니, 여기서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네!

“오빠……!”

완전히 달아오른 분위기 속.

“저, 저 못 참겠어요……!”

결국 참지 못한 한솔이 자신의 양 팔을 내 목에 둘러 달라붙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한솔을 보며 무심코 튀어나오려는 본능을 억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참아요, 제발…….”

“하지만……. 오빠도 흥분했잖아요.”

“그, 그렇긴 한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이러다 들킨다고.

제발 좀 참아주라.

그래도 한 차례 현자타임을 겪은 상황인지라 아직은 그나마 머리가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내게 딱 달라붙는 한솔을 겨우 억제한 채 바깥 상황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바깥의 여성은 여전히 씻는데 집중하는 중.

나름대로 숨을 죽이고 한 덕뿐인지, 아니면 물소리 때문인지 우리가 있는 건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나는 다시 한 번 간절하게 한솔을 바라보았다.

“한솔 씨, 제발 나 좀 살려줘요…….”

그러나 한솔은 그런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갑자기 존댓말 써요, 오빠.”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싫어요.”

“뭐, 뭐가요?”

“존댓말 하는 오빠는 싫어요.”

처음으로 자신의 뜻을 단호하게 밝히는 한솔.

나는 그런 한솔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순수하게 기뻤을 거 같은데…….

지금은 도저히 순수하게 기뻐할 수가 없어…….

왜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각성을 해버린 것이냐, 윤한솔……!

“이, 일단 그건 나중에 얘기……. 읍!”

완전히 발정이 난 그녀를 설득하고자 했지만.

그런 내 의도는 그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내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듯 한솔이 입을 틀어막은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입으로.

“츄읍…….”

내 뒷목을 안은 그녀의 양팔에서 잔뜩 힘이 들어간다.

동시에 그녀의 혀가 내 입안을 격하게 침투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하게 들이치는 기세와는 대조되게 곧이어 부드러운 혀의 감촉.

아찔한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현수야.

머릿속으로 이성과 본능이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충돌한다.

흐릿한 머릿속에서 나는 어떻게든 불경과 온갖 문구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아제아제 바라아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나는 생각한다, 고로 섹스한다……. 아 섹스……. 섹스하고 싶다…….’

음, 안 되겠다.

이젠 나도 못 참아.

“읍, 으응…….”

본능에 굴복한 나는 어느새 그녀의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츄릅……. 츕……. 하읍, 응하앗…….”

적극적으로 변한 내 혀놀림에 그녀도 기쁜 듯 내 얽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예 내게 반쯤 매달린 한솔이 용케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다양한 각도로 혀를 감았다.

그녀의 맹랑한 움직임에 맞춰 나도 그녀의 허리에 껴 있던 팔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혀에 맞추어 나도 혀를 이리저리 놀렸다.

“하읍, 응……. 오빠……."

"한솔 씨……."

"하읍, 편하게……. 불러 줘요."

"……."

"으응, 떨어지면 싫어…….”

본능에 따라 우리는 서로롤 잡아먹을 듯 탐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타액이 끈적하게 얽히면서 좁은 보관함이 점차 음란한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그제서야 행위를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후아아…….”

“후우…….”

마치 신호라도 미리 주고받은 듯 우리는 잠시 서로를 가만히 응시했다.

아니, 잠깐만.

지금 이럴 때가 아니잖아!

“오빠…….”

“쉬, 쉿……!”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몽롱한 한솔의 입을 밀어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물소리도 끊겨 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흐르는 게 느껴졌다.

설마 들킨 건 아니겠지?

“…….”

나는 빈틈을 향해 슬쩍 바깥의 동향을 살폈다.

샤워실의 끄트머리까지 꼼꼼히 확인한 나는 지금 이 곳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샤워가 끝나고 가버린 건가?

그냥 가버렸다는 건…….

방금 그건 안 들켰다는 거겠지……?

확신이 선 나는 한솔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안달이 난 듯 날 보는 한솔을 향해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간 거 같아.”

“……그래요?”

내가 그렇게 말하기 무섭게 한솔이 발로 보관함의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덜컹!

“으억!”

문 쪽에 기대고 있던 나는 갑자기 생긴 빈틈에 비틀거리며 균형을 잡았다.

다행히 내 목을 잡고 있는 한솔이 있었기에 땅바닥에 쓰러지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읍!”

허나 안도한 것도 찰나일 뿐.

곧이어 몰아치는 한솔의 입맞춤에 나는 다시 한 번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미 균형을 잡은 상태에서의 공세인지라 넘어지지는 않았다.

뭐, 눈앞의 상대는 날 아예 바닥에 눕혀버리고 싶은 눈치였지만.

“하읍, 츕, 츄릅…….”

목을 감싸안은 팔에서 손을 뗀 한솔은 아예 내 양 볼을 붙든 채 혀를 얽혀오고 있었다.

거리낄 것이 없음을 깨달은 한솔의 행동은 한층 더 과감해져 있었다.

“하아, 오빠아……!”

“한솔아, 잠까, 읍!”

“하으읍!”

쿵.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한솔의 동작에 결국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 누군가 씻고 난 바닥의 물이 찰박거리며 튀어 올랐다.

"하읍, 후아아……."

"으읍!"

날 눕힌 채로 게걸스럽게 내 혀를 탐하는 한솔.

허나 다행히 안에서의 격렬한 키스처럼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우…….”

빠르게 물러나는 한솔을 보며 나는 겨우 태세를 정비할 수 있었다.

그래봐야 침 범벅이 된 입술을 닦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조금 바로잡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떨어지는 한솔과 내 입가 사이로 서로의 타액이 뒤섞인 액체가 끈적하게 떨어졌다.

“오빠……!”

반쯤 누운 자세로 있는 날 내려다보던 한솔이 그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이젠 못 참아……. 넣을게요!”

간절하게 외친 그녀가 자신의 팬티를 거침없이 벗어 던졌다.

내 눈 앞에 관리가 되지 않아 듬성듬성 드러난 털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긴 원래 세계의 남자도 털 관리까지 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

보아하니 체질상 털도 많이 안 나는 모양이고.

“너, 넣을게요! 괜찮죠?”

가만히 있는 내 모습에 안달이 난 것일까.

홍수가 난 것 마냥 질에서 뚝뚝 애액을 흘려대며 한솔이 말했다.

안절부절 못하는 한솔의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나야 상관없는데……. 너는?”

“전 괜찮아요! 오늘 안전한 날이니까!”

“뭐……?”

한솔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애초에 100퍼센트 안전한 날 따윈 없지 않나?

피임약을 먹거나 콘돔을 낀 것도 아니고 그냥 안전한 날인 것만으로 생으로 집어넣는다고?

“아니, 피임약은……?”

"저 그런 거 안 먹어요. 그보다 넣을게요……!"

"엥? 아니, 잠……!

그녀의 말에 놀란 내가 몸을 일으키고자 했다.

하지만 나보다 그녀의 동작이 더 빨랐다.

어느새 쭈그려 앉은 자세를 취한 한솔이 망설임 없이 내 육봉을 자신의 질에 넣어 버렸다.

“흐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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