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10. 나 홀로 여행(8)
이 세계에 오기 전까지 몰랐던 사실 하나.
나는 귀에도 성감대가 있다는 거다.
“허윽!”
부드럽게 내 귓불을 핥는 그녀의 혀놀림에 절로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마 이 세계로 오지 않았다면 귀가 성감대라는 사실을 평생 몰랐을지도 모르지.
애초에 혼자 만진다고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세계로 오고 나서 한층 진화한 몸뚱아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금의 몸도 원래 세계에서의 내 몸을 기반으로 한다.
단순히 원래의 몸이 더 좋아졌을 뿐이고, 일반적인 특징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다.
“누, 누나…….”
“후후후.”
내 느끼는 표정을 보면서 한껏 더 희열을 느낀 것일까.
눈이 마주친 누나의 눈빛은 짐승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손가락으로 내 젖꼭지를 희롱하는 건 멈추지 않은 채로.
“크윽…….”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네?”
오랜만의 정사여서일까.
평소에서 이 정도 애무는 받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따라 자극이 한결 강하게 느껴진다.
제대로 대답하지도 못하는 내 반응을 즐겁게 관찰하던 누나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당연히 내 하반신.
보통 여기선 애무 정도는 해주는 편인데.
이 누나 어지간히도 급한가 보네.
스르륵.
아예 팬티까지 한꺼번에 벗기는 송은지.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내 것이 불쑥 튀어나왔다.
“…….”
내 우람한 사이즈를 본 누나가 처음으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 세계 남자의 평균적인 거시기 사이즈는 나의 반도 못 미친다.
나도 이 세계에서 어느 정도 조사를 해 봤기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하긴, 평범한 여자가 보면 당황스러울 만도 하겠지.
나도 내 거지만 가끔씩 놀랄 지경인데.
“크, 크흠.”
당황한 것도 잠시, 금새 침착함을 되찾은 송은지가 한 번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현수 너 엄청 크다.”
“그런 말 많이 들어요.”
“……많이 듣는다고?”
“그러면 이 나이 먹고 여자 한 번 안 만났게요?”
“아니,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그래도 자기 입으로 많이 했다는 소릴 하는 건 좀 그러네. 그것도 남자애가.”
거기까지 말한 송은지가 피식 웃었다.
“너 생각보다 훨씬 문란한 애였구나?”
“먼저 덮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윽!”
“뭐, 그런 점도 나쁘진 않지만.”
“사, 살살 만져요! 살살!”
아니, 누구 고자 만들 일 있나!
어느새 내 것을 꽉 쥔 송은지가 씨익 웃었다.
“걱정하지 마. 나도 처음은 아니니까.”
그리 말한 송은지가 아, 하고 입을 벌렸다.
“하읍.”
마치 소시지라도 먹을 것처럼 가벼운 동작.
그러나 이후로 이어지는 감각은 마냥 가볍지 않았다.
“츄릅…….”
오른손으로 내 육봉을 잡은 채 그녀의 혀가 내 귀두를 희롱했다.
참지 못한 내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크윽!”
이미 쿠퍼액으로 미끌거리던내 육봉에 그녀의 타액이 뒤섞인다.
고개는 전혀 흔들지 않았음에도 사정감이 느껴질 정도로 능숙한혀 놀림이었다.
천천히.
하지만 그렇게 느리지만은 않은 속도로.
그녀는 혀끝을 이용해 내 귀두만을 살살 괴롭히고 있었다.
“으, 누나……. 자, 잠깐만……!”
“으응?”
내 부름에 올려다보는 송은지의 얼굴이 보인다.
그 모습에 사정감이 한층 더 몰리는 게 느껴졌다.
“나, 나온다……!”
순진한 척하는 그 얼굴에 백탁액이 뿜어져 나오려는 순간.
“푸하.”
내 육봉을 물고 있던 그녀가 그대로 확 물러났다.
뽕, 소리를 내며 튀어나온 내 육봉은 예열된상태 그대로 김이라도 씩씩 내뿜을 기세를 선보이고 있었다.
아니, 여기서 멈추면 어떡해?!
“으…….”
나는 원망스럽다는 듯 송은지를 바라보았다.
그런 내 반응을 확인한 누나가 귀엽다는 듯 키득키득 웃었다.
“기분 좋았어?”
“거기서 멈추면 어떡해요…….”
“미안해. 벌써 싸면 안 되니까.”
아, 그런가.
이 누나도 내가 이 세계 남자들처럼 한 두 번 정도밖에 못 싸는 줄 아는 모양이다.
그 착각을 정정하고자 내가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나머지는 이쪽에 뿌려야지.”
몸을 살짝 일으킨 누나가 그리 말하며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흘러나온 애액이 튼실한 그녀의 허벅지를 따라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역시 아까 떨어진 게 그냥 물이 아니었구나.
멍하니 그림 같은 광경을 감상하는 사이 누나가 한층 더 몸을 내 쪽으로 밀착시켰다.
가슴에 닿는 풍만한 가슴의 감촉,그리고 은은하게느껴지는 샴푸 냄새.
촉각과 후각이 동시에 자극되는 감각에 나는 미처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럼……. 넣을게?”
한 손으로 내 것을 잡은 그녀가 자신의 아랫도리로 내 것을 흔들었다.
부드러운 소음순이 귀두에 살짝 살짝 닿았다 떨어졌다.
아찔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자, 잠깐만요 누나.”
그 와중에도 정신을 잃지 않은내게 칭찬하고 싶은 심정이다.
당장 허리를 붙잡아 흔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나는 입을 열었다.
“저 지금 콘돔 안 꼈어요.”
“괜찮아. 약 먹었으니까.”
“네? 그럴 거면 콘돔은 왜 샀는데요?”
“혹시 몰라서?”
“…….”
“왜? 준비 잘해서 나쁠 거 없잖아.”
……맞는 말이니 할 말이 없네.
그래, 그게 맞긴 하지.
맞는데…….
아까부터 놀림 받는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귀엽기는.”
다소 못마땅해 하는 내 표정을 빙긋 미소를 짓던 누나는 그대로 손을 움직였다.
“하읏……!”
쑥, 하고 내 것이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송은지의 달뜬 신음이 들려왔다.
나도 참지 못하고 작게 신음을 흘렸다.
“으……!”
내 허리를 붙잡고 옆으로 누운 자세 그대로 송은지가 허리를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으응…….”
주름진 내부가 내 자식을 꽉 붙드는 게 느껴졌다.
마치 한 번 잡은 먹이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나도 오랜만의 정사로 흥분한 탓일까.
음경을 타고 올라오는 열기가 평소보다 한층 더 뜨겹게 느껴졌다.
내 쿠퍼액과 그녀의 점액이 뒤섞이며 찌걱거리는 소리를 내뿜었다.
“하아, 좋아. 으응…….”
아예 즐기기 모드로 들어간 송은지가 느긋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뭐, 평소라면 나도 이 정도로 사정을 하진 않겠지.
허나 이미 앞서펠라치오로 한 번 사정 직전까지 갔던 나로서는 이미 한계에 달해 있었다.
크윽, 슬슬 나온다……!
“누, 누나……! 저 이제……!”
“으, 응……?”
벌써? 라는 표정으로 내 가슴에 기대 날 바라보는 송은지.
허나 그런 그녀의 반응을 여유롭게 관찰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크윽!”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참고 참았던 사정감이 내 몸을 휘감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나는 그녀의 안에 시장했다.
뷰릇, 뷰르릇!
“꺅……?!”
아랫도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각에 놀란 것일까.
드물게 ‘여성스러운’ 비명을 내지른 송은지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버, 벌써 싼 거야……?”
당황한 그녀의 표정을 보며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제가 좀 쌔다 보니 그만.”
“아니, 아무리 쌔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쌀 수가 있어?”
“이런 남자도 있는 거죠 뭘.”
설마 여기 세계에는 조루라는 개념조차 없나?
육체적으로는 크게 다를 게 없으니 그렇진 않을 거 같은데.
그러는 와중에도 내 아랫도리는 여전히 그녀의 안을 꿀렁거리며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우와……. 아직도 나오는 게 느껴져.”
처음에는 가만히 감각을 즐기던 은지도 점차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가 막히다는 듯 그녀가 날 바라보았다.
“대체 얼마나 싸는 거야……. 이거 약 먹었는데도 불안하네.”
“설마 약 먹고 했는데도 임신하는 경우도 있나요?”
“그럴 리가. 거기다 좀 쌘 거 먹어서 괜찮아. 애초에 이런 걱정을 해본 게 처음이지만…….”
“쌘 거요?”
“난 꾸준히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럴 땐 그냥 하루 정도는 쌘 거 먹는 걸로 퉁 치거든. 몸에는 약간 안 좋지만.”
참고로 이 세계의 피임약은 원래 세계와는 달리 훨씬 발달했다.
몸에안 좋다고 하더라도 원래 세계의 응급피임약과비교하면 거의 무해한 수준에 가깝다.
그래도 막상 안 좋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좀 그러네.
“그냥 콘돔 끼고 하지.”
내가 그리 중얼거리자 누나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그러면 느낌이 안 살잖아. 생으로 하는 게 기분이 더 좋단 말이야.”
“그렇게 생으로 하고 싶었던 거예요?”
“응. 또 언제 너 같은 애 꼬실 수 있겠어. 응급피임약이 이럴 때 먹으라고 있는 거지.”
“아니, 그래도 그렇지. 기왕이면 안 먹는 게좋다면서요. 부작용 같은 거 없어요?”
“에이, 부작용은 무슨. 그냥 하루 정도 밥맛이 좀 없어지기는 하는데 그거 말곤 없어. 이런 건 내가 너보다 잘 아니까 걱정하지 마.”
거기까지 말한 누나가 날 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착하네, 우리 현수. 누나 걱정도 해 주고.”
“뭐가 착해요. 당연한 거죠.”
“안 당연해. 이런 건 보통 여자가 알아서 신경 써야 한다고 남자들이 무언의 압박을 주거든. 너처럼 여자 사정 신경 써주는 남자애는 거~의 없어.”
“에이, 설마요.”
아무리 정조가 바뀐세계라 해도 모든 남자가 다그렇진 않으리라 믿는다.
원래 세계의 여자들 중에서도 똑똑하고 배려심 많은 여자는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솔직히 이런 세계라도 마음 맞는 동성친구 정도는 있었으면 하거든.
“누나라면 저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은지의 말에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참고로 이건 내 나름의 신호이기도 했다.
우리의 관계는 오늘 하룻밤으로 딱 끝이라는 신호.
“…….”
그런 내 뜻이 전해진 것일까.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짓던 은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래.”
다행히 이 누나도 나와의 관계를 더 진행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
사실 그런 그녀의 생각은 지극히 올바른 것이기도 했다.
‘나 경험 많아요’라고 걸레 티를 팍팍 내는데 계속 연을 맺는 건 장기적으로도 좋은게 아닐 테니까.
괜히 특별한 감정을 품었다가 마음의 상처만 입고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주화연이나 최다슬 같은 애들이 특이하긴 하네.
사실상 ‘나 걸레요’ 하고 선언을 했는데도 나랑 같이 하겠다고 한 거니까.
“저기, 현수야.”
분위기가 묘해지기 직전 송은지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더 이상 거북한 주제를 꺼내고 싶지 않은 듯했다.
“네.”
“그게……. 혹시 한 번 더 할 수 있겠어?”
우물쭈물 날 보며 눈치를 살피는 송은지.
너무도 속이 보이는 그 태도에 나는 피식 웃었다.
어차피 오늘 이후로 더 못 볼 거면 완전 먹버 제대로 하겠다는 거네.
물론 나야 대환영이지만.
“말했잖아요.”
다소 불안해하는 송은지를 보며 나는 씨익 웃었다.
“제가 좀 쌔다고요.”
“그, 그래? 으히히히.”
“또 아저씨 같이 웃네…….”
“뭐, 뭔 소리야. 내가 무슨 아저씨같이 웃었다고.”
“됐고요.”
거기까지 말한 나는 허리를 살짝 뺐다.
삽입되었던 귀두가 스르륵 빠져나오는 느낌과 함께 백탁액이 주르륵 떨어졌다.
“아흐응.”
가볍게 신음소리를 낸 송은지가허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말로는 임신이니 뭐니 해도 꽤나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물론 그 아쉬움도잠깐일 뿐.
곧 내가 다시 가득 채워줄 예정이니까.
“그럼 바로 가시죠.”
아쉽다는 듯 아랫도리를 보던 송은지가 내 말에 고개를 퍼뜩 들었다.
“어, 어? 벌써?”
“벌써는 무슨. 얼굴에 또 하자고 아예 써놨으면서.”
“아, 아닌데? 내가 언제?”
“은지 누나.”
나긋하게 이름을 부르며 나는 옆에 나란히 누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땀이 살짝 흘러 맨들거리는 감촉을 느끼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저는 딴 남자들처럼 배려할 필요 없어요.”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던 것도잠시.
날 보는 누나의 눈빛에서 다시 한 번 욕망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진짜지?”
“네.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세요. 오늘밤 만큼은 누나 마음대로 다뤄도 돼요.”
“……그 말, 후회하게 해 줄게.”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송은지가 다시 한 번 내 몸을 와락 덮쳤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녀의 본능을 받아들였다.
자. 그러면.
어디까지 저지르나 한 번 볼까.
***
그리고 약 30분 뒤.
“하아앙!”
처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어느새 내 아래에 깔린 송은지는 정신 차릴 틈도 없이 그저 야한 숨을 헐떡일 뿐이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하읏! 혀, 현수야! 자, 잠깐 휴식, 하읏, 후아앗!”
“왜요? 마음대로 해도 된다니까요?”
“네, 네가 마음대로 하고 있, 하읏, 아, 안 돼앳! 너, 너무 좋아서, 미칠 거 같아! 아아앙!”
“더 좋게 해 드릴게요!”
“하앗, 아, 안 돼앳!”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침까지 줄줄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느끼고 있는 송은지.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내 육봉을 있는 힘껏 찔러넣었다.
“흐아아아앙!”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과 함께, 송은지의 쾌락 섞인 신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