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6. 양손에 꽃(13)
침대에 누운 채 다리를 벌리는 임승화의 안을 휘저었다.
“흐윽! 하아응!”
자지를 찌를 때마다 신음을 지르며 몸을 움찔거리는 승화.
그에 맞춰 질 내부도 내 것을 꽉 조여왔다.
태도를 봐서는 수백 번도 더 남자와 관계를 맺었을 터이건만, 느껴지는 조임은 생각보다 빡빡하다.
생각해보니 어째 내가 만난 여자들 중에 헐렁한 여자가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이것도 야설 속 보정 중 하나인 걸까?
“흐아아앙!”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자 승화의 늘씬하면서 튼튼한 다리가 침대 아래로 쭉 뻗어졌다.
힐끗 바라본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는 흑장미 모양의 타투가 보인다.
이렇게 보니까 노는 여자라는 느낌이 확 드네.
“뭐, 뭐야아……!”
기분 좋게 신음을 내지르는 와중에도 표정에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드러났다.
하긴, 아마 지금껏 관계를 맺은 남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겠지.
원래 세계 기준으로도 내 크기는 상당한 수준이었으니까.
“흐아앙! 기, 깊어엇! 하아앙! 이런 건, 이런 건 처음이야!”
“좋아?”
“하앗! 좋아앗!”
이렇게까지 좋아해주니 나도 괜히 으쓱해지네.
나는 어느새 축 처진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았다.
“하앗, 응읏?!”
엄지손가락으로 장미 타투를 슬쩍 만지면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거세게 허리를 놀릴수록 승화가 짐승처럼 신음을 헐떡였다.
“하읏, 학, 흐읏……. 하앙!”
부르르르……!
허벅지를 댄 손바닥에서 그녀가 작게 경련하는 게 느껴졌다.
반쯤 넋을 놓은 표정으로 승화가 입을 헤 벌리고 있는 게 보였다.
“후아아앗……!”
입가에 흐르는 자신의 침조차 눈치채지 못한 듯, 그녀는 완전히 쾌락에 젖은 눈빛으로 허우적대고 있었다.
“뭐, 뭐야……! 어째서, 하앗!”
“왜? 어디 불편해?”
“하읏, 그, 그게 아니라, 아앙! 이, 이렇게 느낀 건, 으응! 처음이라……!”
“경험 많은 척은 다 하더니.”
피식 웃으며 그런 승화의 내부를 더욱 강하게 쑤셔 넣는다.
“흐아앙!”
더욱 강해진 허리놀림에 승화의 허리가 크게 들썩였다.
절정이 온 것인지 허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아아앙! 흐아아앙! 자, 잠깐, 흣! 너, 너무 세……. 흐아앙!”
“이런 게 좋은 거 아니었어?”
“하, 하지만, 흐읏! 가, 간다앗!”
푸슈슛……!
이미 몇 번이고 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씹물을 흘려대는 비부.
쿠퍼액과 섞인 투명한 애액이 자지를 찔러넣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삐져나온다.
“아, 안 돼앳……! 또 가앗!”
계속해서 느껴지는 절정감에 미칠 듯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을 내지르는 승화.
나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허공을 바라보는 승화의 동공은 완전히 풀려 있었다.
하긴, 가는 와중에도 내가 계속해서 찔러 넣고 있으니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겠지.
“후우…….”
철퍽거리고 소리를 들으며 나도 점차 사정감이 몰려왔다.
슬슬 쌀 거 같은데.
아, 하지만 그 전에.
“야, 그런데.”
피스톤질을 멈추지 않은 채로 나는 승화에게 물었다.
내 부름에 쾌락에만 집중하고 있던 승화의 시선이 힘겹게 내 쪽으로 향했다.
“너 약은 먹고 있지?”
“흐에에……?”
“피임약 말이야.”
“하읏, 다, 당연히 먹고 있, 흐읏, 하앗!”
그럼 안에 싸도 문제는 없단 얘기군.
화악!
대답을 듣자마자 잡고 있던 허벅지에서 손을 떼고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
“흐에엥?”
사태를 이해하지 못한 승화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안쪽으로 그녀의 몸을 밀어 넣은 뒤 침대 위로 올라섰다.
이른바 대면좌위.
서로를 바라보는 자세로 나는 그녀의 허릴 감싸 않았다.
“하아, 하아, 흐으읏…….”
자세를 잡느라 잠시 허리운동을 멈춘 탓에 승화도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곧이어 승화의 신음소리가 한결 편안해졌다.
“하읏…….”
겨우 정신을 차린 승화가 가만히 날 올려다보더니 내 날개뼈를 끌어안았다.
“저기, 좀 더…….”
“나 좀 힘든데.”
사실 전혀 안 힘들지만 일부러 그리 말한다.
그런 내 대답이 불만스러운지 볼을 부풀리는 승화.
“으으, 난 아직 만족 못했단 말이야…….”
“그럼 네가 움직여보지 그래?”
“윽……!”
내 말에 승화의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그제서야 자신이 정신을 놓고 있던 것을 깨달은 거겠지.
언제는 남자한테 깔린 걸 수치스러워 하더니, 막상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니까 이 모양이네.
“……다, 당연히 그럴 거였거든.”
고개를 홱 돌린 승화가 허리를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찔거억…….
“흣!”
아직 민감했던 건지 한 번 움직인 것만으로도 몸을 움찔 떤다.
허나 그것도 잠시.
내 상반신에 자신의 몸을 지탱한 채, 승화가 교태를 부리듯 요염하게 자신의 허리를 움직였다.
“응앗, 핫, 하앗!”
탁탁탁탁─!
신음과 함께 서로의 허벅지살이 맞닿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는 몸짓과는 반대로, 내 귓가에 닿는 승화의 숨결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어느덧 여유를 되찾은 승화가 마음껏 허리를 흔들었다.
“좋, 좋아앗! 이 자세, 더 깊어서엇! 흐아앙!”
“후우, 후우……!”
그렇게 서로의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행위를 즐기는 사이.
“……언제까지 할 거야?”
문득 옆에서 들려오는 나른한 목소리.
“순둥이. 나도 끼워줘.”
허리를 흔들면서 슬쩍 시선을 돌리자 혜진이 슬그머니 내게로 다가왔다.
“흐아앙!”
그런 혜진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젖힌 채 쾌락에만 열중하고 있는 승화.
잠시 승화가 한눈을 판 틈을 통해 나는 혜진에게 조용히 말했다.
“후……. 얌전히 기다리라니까.”
“언제까지 보기만 하라는 건데.”
“거 참, 조금만 기다리면……. 읍!”
그 순간 입술에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촉.
이어지는 내 말을 막은 혜진이 내 뒷목을 붙잡고는 그대로키스를 해 버린 것이다.
“으응, 츄읍…….”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안으로 혜진의 부드러운 혀가 침투해 들어온다.
타액 너머로 느껴지는 건 강렬한 보드카의 알코올 내음.
도수가 얼마나 셌는지 그저 혀를 섞을 뿐인데도 독한 감각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읍, 츕, 응하앗…….”
“흐아앙! 아앙! 조, 좋아앗!”
옆에서는 목을 꽉 잡은 채 농염하게 혀를 나누는 혜진.
앞으로는 등을 부여잡은 채 허리를 놀리는 승화.
위로는 쌉싸름한 혜진의 타액과 혀놀림이, 아래로는 쫀득하게 조이는 승화의 질벽이 나를 자극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이건 뭐 주지육림이 따로 필요 없네.
“가, 간다, 간다아아……!”
“으으응……!”
승화의 신음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혜진의 혀도 점차 격정적으로 내 입 안을 휘젓는다.
두 사람의 열정적인 구애 행위에 슬슬 나도 참지 못하고 정액을 쏟아냈다.
푸슈슉!
뷰릇, 뷰르르릇!
“흐아아아아아앙!”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기분 좋은 사정감.
그와 동시에 승화의 양 팔이 내 등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
“츄릅, 후아앗……!”
그러는 와중에도 내 혀를 가지고 노는 혜진의 혀.
절정하는 와중에도 딥키스를 하는 혜진 덕일까, 불알이 텅텅 빌 것 마냥 정액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결국 한참을 승화의 안에 쏟아부은 뒤에야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악, 하악…….”
“푸하아.”
어느새 내 허리에서 손을 뗀 승화가 침대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게 보였다.
동시에 만족한 듯 혜진도 슬그머니 입을 뗐다.
그제서야 나도 두 사람의 몸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
후, 숨 쉬는 게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하아…….”
찔꺼억…….
주르륵…….
자지와 입을 동시에 떼자, 승화의 보지로 정액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혜진의 입가로 이어진 침이 끈적하게 선을 이었다 끊어졌다.
침대보 위 나와 승화의 애액과 뒤섞여 묽어진 정액이 스며든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뚝 떨어지는 혜진과 나의 타액.
“더, 더 못해애…….”
“하.”
침대에 누워 헐떡이는 승화를 보며 혜진이 작게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내 차례네.”
욕망에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혜진의 눈빛이 꽤나 살벌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자, 그럼…….”
“아, 잠깐! 바로는 안 돼, 바로는!”
금방이라도 덮쳐들 것 같은 혜진을 보며 나는 급히 손을 들었다.
아무리 이런 몸이라 해도 싸자마자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칫.”
작게 혀를 차는 혜진을 보고 있자니 절로 등골이 송연해진다.
지금 흘린 육수만으로도 샤워를 해도 될 수준인데, 순식간에 싸늘해지는 기분이다.
지친 내 모습을 가만히 보던 혜진이 그제서야 기세를 거두었다.
후, 살았다…….
“됐어. 나도 바로 할 생각 아니었거든?”
내가 말 안 했으면 바로 할 기세던데…….
그리 말할 수는 없는지라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일단 샤워 좀 하고 하자. 땀 너무 흘려서 찝찝하네.”
“흐음. 난 그 상태도괜찮은데.”
그리 말한 혜진이 땀으로 갑자기 내게로 슥 다가왔다.
아니, 또 뭔 짓을 하려는…….
스으윽.
“허윽!”
“나 냄새 페티쉬거든.”
땀 범벅이 된 내 전신을 손가락으로 슥 훑는 혜진.
매니큐어를 바른 그녀의 매끈한 손가락이 배꼽까지 내려가는 감촉에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특히 이런 땀 냄새는 엄청 좋더라고.”
그리 말하며 손을 뗀 혜진이 자신의 손가락 냄새를 킁킁 맡았다.
나는 그런 혜진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설마 냄새에 흥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
뭐, 나도 그리 싫어하는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좀 씻고 하면 안 될까?”
그렇다 해도 지금은 좀 더 청결하게 된 상태로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클럽에서 뛰어논다고 가뜩이나 끈적한 상태에서 몇 번이나 뒹군 상황인데, 각종 애액과 정액 투성이가 된 상황이다 보니 더욱이 그랬다.
기왕 실컷 뒹군 이후라 그런지, 다음은 씻고 깨끗한 상태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욕실에서 뒹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단 말이지.
“벌써?”
내 말에 혜진이 아쉬운 듯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다.
“나 아직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너도 다른 여자 애액 뒤섞인 채로 나랑 하고 싶진 않을 거 아냐.”
“……그것도 그렇긴 한데.”
하긴, 아무리 냄새가 좋은 혜진이라 해도 다른 여자의 냄새까지 좋은 건 아니겠지.
동성애자가 아닌 한은.
“끙……. 어쩔 수 없지.”
자빠져 있는 승화를 보던 혜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씻는 건 마지막에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여기서 더 할 셈이야?”
“말했잖아. 나 아직 만족 못 했다니까?”
“난 이미 다섯 번이나 쌌는데?”
날 세 번이나 싸게 만든 여자가 할 소린가, 이게.
심지어 자기는 그 와중에도 수십 번은 더 간 주제에.
확실히 음란도가 높은 여자들이 정력도 좀센 편인 모양이다.
하루 종일 섹스만 하자고 보채는 어딘가의 주 모 양은 진짜 말도 안 되는 정력을 자랑했으니까 말이다.
……사실 걔는 사실상 인간급을 뛰어넘은 거 같긴하지만.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혜진이 불만스러운지 얼굴을 찡그렸다.
“뭐야, 둘 다 감당 가능하다고 할 땐 언제고.”
“……아, 그래. 알았어.”
불만스럽게 바라보는 혜진을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도 남자로서 가오가 있지, 여자가 이러는데 물러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디 끝까지 달려 보자.”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혜진이 씨익 웃었다.
“그렇게 나와야지.”
“그럼 갈까?”
“어? 잠까……. 꺅!”
행여나다시 덮쳐질까 하는 마음에 나는 서둘러 혜진의 가녀린 몸을꽉 안았다.
내 품에 붙들린 채 옴짝달싹 못하는 혜진의 동공이 흔들리는데, 그 꼴이 꽤 귀여웠다.
“뭐, 갑자기 뭔데?”
“빨리 안에 들어가자고. 너 이러고 있으면 여기서 할까봐 무섭다.”
“이, 일단 허리에 감은 손이나 풀어! 내 발로 갈 수 있거든?”
“좋으면서 앙탈은.”
“아으, 너 진짜…….”
그렇게 툴툴거리는 혜진을 붙잡고 화장실로 이끄는 순간.
“자, 잠깐마안…….”
침대 위에 쓰러져있던 승화가 일어나려던 내 허리를 확 붙잡았다.
“나, 나도 끼워줘어…….”
“쯧.”
나를 붙잡는 승화를 돌아보는 혜진의 눈이 다시 차갑게 식었다.
와, 진짜 온도차이 심하네.
나는 침대에 넉다운된 승화를 보며 물었다.
“너 일어날 수는 있어?”
“그야 당연히……. 하윽!”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나려다가도 맥없이 쓰러지는 승화.
그럼 그렇지.
아까 절정할 때 그렇게 허리를 흔들었는데, 쉽게 일어나는 게 이상하다.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승화를 보며 나는 타이르듯이 말했다.
“됐으니까 쉬고 있어. 빨리 씻고 올게.”
“시, 싫어……. 나도 데려가 줘어…….”
“에휴.”
나 참, 그 정도로 같이 씻고 싶은 건가.
그래도 이렇게 애원하는데 그냥 혼자 두는 것도 좀 처량하고.
어쩔 수 없지…….
“잠깐만.”
“앗.”
나는 내 팔뚝을 잡은 혜진의 손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순간 아쉬운 표정을 짓는 혜진의 표정을 애써 무시하고, 나는 쓰러진 승화의 무릎과 등 뒤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뭐, 뭐야?!”
“얌전히 있어.”
화들짝 놀란 승화를 진정시킨 뒤 나는 그녀의 몸을 들어올렸다.
흠, 그래도 체구가 작으니까 안기도 수월하네.
“어……?”
공주님 안기로 내 품에 안긴 승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아, 으아아…….”
그러고는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홍당무 마냥 빨개진다.
흠, 실시간으로 사람 얼굴 빨개지는 거 보니까……. 내 기분까지 이상하네.
막 가슴 속이 간질거리는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내, 내려줘……!”
“걷지도 못하면서 뭘 내려달래? 기어서 오게?”
“돼, 됐으니까 쪼옴……!”
아담한 팔다리를 붕붕 휘젓는 승화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나한테 안긴 게 그렇게 부끄러운가.
아, 어쩌면 정조역전세계니까 남자한테 안기는 것도 조금 다른 느낌인 걸지도?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해? 거 안 볼 거 다 본 사이끼리.”
“그거랑 이건 다르다고……!”
“됐으니까 그냥 얌전히 있어. 같이 씻고 싶다며.”
“으,이게 뭐야아……!”
“가자.”
땡깡을 부리는 승화를 품에 안은 채 나는 혜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 나와 승화를 보던 혜진이 갑지기 묘한 소리를 툭 내뱉었다.
“흐음……. 나도 피곤한 척 해볼 걸 그랬나.”
“뭐, 너도 안겨달라고 하게?”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잖아?”
그러고는 승화를 보며 씩 웃는 혜진.
그제서야 나는 혜진의 의도를 깨달았다.
아, 이거 놀리는 패턴이구나.
“남자한테 안겨서 꼴이 말이 아니네, 승화야?”
“큭! 나도 원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고! 얘가 지 마음대로……!”
“그럼 그 헤벌쭉거리는 얼굴부터 어떻게 하던가.”
”읏!“
“오늘따라 추한 모습 많이 보여주네.”
“크으윽……!”
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승화를 보며 혜진이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둘 다 참 어지간하네…….
“너희 언제까지 싸우게?”
“싸운 거 아닌데?” “안 싸웠거든?”
동시에 대답하는 두 사람의 호흡에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 그래…….”
확실히 이럴 때 보면 친구는 친구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