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6. 양손에 꽃(10)
“읏, 갑자기 만지면……!”
갑작스레 당하는 입장이 된 혜진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나는 애절하게 부르는 혜진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무릎을 내리고 손을 갔다댔다.
“하읏!”
제대로 벗지도 못해 발목에 덜렁거리는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고 보지로 손을 옮겼다.
도저히 남자 경험이 많은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그녀의 보지는 뽀얀 핑크색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보송보송한 솜털만이 난 촉감을 즐기며 귀여운 핑크빛 보지를 살살 애무했다.
찔걱찔걱!
“흐아앙!”
잔뜩 흥분한 콩알을 자극하는 한편, 질 내부를 깔짝이며 괴롭힌다.
그러자 여태껏 차가운 혜진의 목소리가 서서히 달궈져 갔다.
“흐으읏……!”
한창 느끼면서도 얼굴에는 묘하게 불만스런 기색이 서려 있었다.
역시 당하는 것 자체에는 익숙하지 않은 거겠지.
결국 그런 내 행동에 혜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익!”
내 품에서 빠져나온 혜진이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팔굽혀펴기라도 하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던 나는 그런 혜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해?”
“흣, 글쎄. 뭐 하는 거 같아?”
어느새 완전히 나체가 된 채 혜진이 날 내려다보았다.
뚝, 뚝.
푹 젖은 그녀의 고간에서 애액이 매끈한 그녀의 허벅지를 따라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째 먹잇감 앞에서 침 뚝뚝 흘리는 짐승이 연상된다.
“앉아.”
여전히 명령조의 어투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침대 한쪽에 걸터앉았다.
빳빳하게 세운 내 육봉을 향해발을 뻗자, 칠한 듯 만 듯 옅은 하얀색 매니큐어가 귀엽게 모습을 드러냈다.
“후우…….”
달뜬 한숨을 내쉬며 꼼지락거리는 발가락.
귀여운 몸짓과는 달리 내 자지를 애무하는 발놀림은 야하기 그지없다.
사악한 미소를 지은 혜진이 본격적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너도 한 번 당해 봐야지.”
오, 이게 말로만 듣던 풋잡인가?
꼼지락거리는 그녀의 발놀림에 따라 쿠퍼액이 찔끔거리며 새어나온다.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되며 미끄러진 내 고간을 향해, 그녀의 발바닥이 기둥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흠…….
나쁘진 않은데 조금 아쉽네.
“후후, 어때?”
나를 내려다보며 사악하게 웃고 있던 혜진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어쩌면발로 나를 누르고 있다는 느낌이 마음에 든 걸지도 모르겠다.
“음……. 좋긴 한데.”
뭐, 애무인 만큼 확실히 기분은 좋다.
다만 쌀 정도로 자극적이진 않을 뿐.
“뭔가 2프로 아쉽네.”
“그래?”
내 대답에 혜진이 기운이 빠진 듯 발을 거두었다.
“어쩐지 반응이 시시하더라니.”
“아니.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닌데.”
뭐, 애초에 클럽에 오게 된 계기도 여자한테 당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까.
약간은 굴욕적인 느낌마저 드는 이런 애무도 한 번 경험해볼 생각이었다.
다만 막상 받아보니 역시 내 스타일은 아니었을 뿐.
“흐음.”
애무를 멈추고 내 기색을 살피던 혜진이 내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동안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혜진이 말했다.
“역시 너도 내 스타일인가 보네.”
“네 스타일이 뭔데?”
“당하는 것보단 직접 하는 걸 좋아한다는 거지.”
그녀의 말에 나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확실히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클럽에서 여자를 꼬시려 했던 것도 내가 ‘당하는’ 상황을 연출하고자 만든 자리다.
허나 막상 혜진과 승화를 만나고, 현재 침대에서 그녀의 방식에 따라 정을 나누고 있자니, 막상 내가 주도하지 못하는 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나는 여성상위 스타일에는 본능적으로 맞지 않는 거겠지.
물론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서로 동등한 느낌으로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게 더 기분이 좋으니까.
쏴아아아─.
짧게 이어지는침묵 속,
방 너머로 물이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승화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들렸다.
아, 그러고 보니 쟤도 있었구나.
하도 오래 걸리기에 순간 까먹고 있었네.
“그럼 이건 어때?”
잊고 있던 멤버 한 명을 떠올리는 사이, 혜진이 침묵을 깨고 내 가슴을 툭 밀쳤다.
“어?”
갑작스런 그녀의 밀침에 나는 저항할 새도 없이 침대에 털썩 쓰러졌다.
곧이어 침대에 대자로 쓰러진 나를 향해 혜진이 그대로 내 가슴에 올라탔다.
“갑자기 뭐야?”
아래에 깔린 채 묻자 혜진이 뒤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뭐긴. 식스나인 몰라?”
아, 서로 애무해주자 이건가.
확실히 서로 동등하게 해준다는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지도.
납득했다는 표정을 짓자 다시 고개를 홱 돌리는 혜진.
그러고는 아래로 숙여지는 내 것을 입에 물었다.
“하읍.”
아래에서 전해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
그에 질세라 나도 그녀의 보지에 입을 갔다댔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츄릅─.
“흡……!”
이빨 한번 닿지 않고 능숙하게 빨기 시작한 혜진의 혀놀림에 나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역시 엄청나게 능숙하네.
핥짝핥짝.
“흐으으응……!”
혜진도 내 보빨이 기분 좋은지 연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보빨은 별로 좋아하지않지만, 보지가 워낙 깨끗하고 맨들거리다 보니 나도 그다지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고 능숙하게 빨 수가 있었다.
츄릅, 츄르르릅─!
핥짝, 핥짝─!
곧이어 펠라치오와 커닐링구스를 하는 소리가 서로 엉켜 난잡하게 어우러졌다.
“크……!”
“흣, 하으읍……!”
중간중간 나와 혜진의 기분 좋은 신음소리는 덤.
한 옥타브 올라간 혜진의 목소리와 음탕하게 자지를 빠는 소리, 그녀의 성기를 혀로 할짝이는 소리가 하모니처럼 울려 퍼졌다.
나는 보빨을 하면서 마찬가지로 내 것을 물고 있는 혜진의 모습을 슬쩍 바라보았다.
‘은근히 봉사정신이 투철하네.’
처음에 볼 때는 꽤 기가 센 여자라고만 생각했다.
허나 혜진은 섹스하는 와중에는 의외의 배려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물론 여타 다른 섹파들에 비하면 다소 강제성이 있는 플레이를 추구하는 면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배려심 넘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애무하는 자세도 첫인상과 달리 생각만큼 까칠하지도 않고.
예상과 달리 혜진의 경우에는 딱히 ‘나쁜 여자’라는 딱지를 붙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남자를 내팽개친 임승화의 경우가 더 나쁜 여자에 어울리지 않을까.
뭐, 굳이 딱지를 붙이자면…….
좀 기가 센 여자 정도?
“읍! 으읍!”
잠시 잡생각에 애무가 느슷해진 탓일까.
둔해진 내 혀놀림에 자지를 문 채로 불만어린 신음을 내뱉으며 내 허벅지를 꼬집는 혜진.
거 참, 쉴 틈을 안 주네.
속으로 작게 웃으며 다시 그녀의 질을 혀로 휘저었다.
핥짝핥짝핥짝!
“하으읍!”
그제서야 만족한 듯 꼬집었던 손을 놓으며 신음을 내지르는 혜진.
그 와중에도 봉사정신 투철하게 내 자지를 문 채다.
처음엔 그렇게 굴더니 앙큼한 면이 있네.
‘이렇게 되면 나쁜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역시 실패인가.’
보아하니 혜진의 경우에는 내가 생각하던 금태양 여자 버전이라고 부르긴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관계를 지속해도 괜찮을 여자를발견한 만큼, 이건 좋은 의미의 ’실패‘라고 해야겠지.
처음에는말 뜻 그대로의 ’원‘나잇을 할 여자로 만족하려 했었으니까.
“으으응!”
쉬지 않고 계속해서 혀를 놀리자 연신 기쁨의 신음을 내지르는 혜진.
쾌락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지 어느새 펠라도 조금 느려져 있었다.
흠,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괘씸한걸.
이거 벌을 줘야겠어.
찔걱!
“흐아앙?!”
혀를 놀리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성기에손가락을 집어넣자 화들짝 놀라는 혜진.
아예 고개를 떼는 그녀의 뒷태를 보며 손가락을 더욱 잔망스럽게 움직였다.
찔걱찔걱찔걱!
“아아아앙! 가, 갑자기잇! 흐아앙!”
거칠게 질 내를 휘젓는 내 손놀림에 한쪽 허벅지를 꽉 붙잡는 손길.
이제는 입으로 애무할 여유가 없는지, 어느새 남은 손을 이용해 내 것을 열심히 문지르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 와중에도 애무해주는 게 기특한데.
그러면 상을 줘야겠지?
입가가 애액으로 흥건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혀와 손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핥짝핥짝핥짝!
찔꺽찔꺽찔꺽!
“아, 안돼앳! 가, 가버려엇……! 가아앗……!”
“나도 슬슬 나온다……!”
“읏, 하앙! 간다앗! 흐아아아아앙!”
“큭!”
뷰릇, 뷰르르릇!
울컥, 울컥!
몸을 부르르 떨며 분수를 방출하는 혜진.
그와 동시에 나도 그녀의 얼굴에 정액을 분출했다.
“하아, 하아…….”
“후아아…….”
한동안 몸을 부르르 떨며 가만히 있는 혜진과 마찬가지로 사정의 여운을 즐겼다.
내가 숨을 고르는 사이 혜진도 정신을 차리고 몸을 돌려 나와 얼굴을 맞댔다.
“큭.”
“푸훗.”
그제서야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나와 혜진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이 완전 정액 범벅이네.”
“그러는 너도 다 젖었거든?”
머릿결까지 백탁액으로 더렵히진 혜진의 꼴은 야하면서도 꽤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보지에서 나온 투명한 물을 정면으로 받은 내 꼴도 꼴이 말이 아니겠지.
“너 물 엄청 많네.”
“그러는 너야말로 엄청 진하잖아.”
“네가 애무를 너무 잘 해서 그래.”
“너야말로 여자 한 두 번 가버리게 한 솜씨가 아니던데?”
질 수 없다는 듯이 서로의 경력을 자랑처럼 말하는 나와 혜진.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자 혜진도 씨익 미소를 짓는 게 보였다.
역시 이렇게 동등하게 하는 게 좋단 말이지.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나는 혜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혜진도 내 쪽으로 스멀스멀 기어오더니내 가슴에 착 밀착했다.
“무슨 남자애가 이렇게 야해?”
“아니, 네가 할 소린 아니지 않냐?”
“여자는 원래 이렇거든. 그리고 한 번 쌌으면서 아직도 이렇게 팔팔한데?”
그리 말하며 슬쩍 시선을 아래로 두는 혜진.
자신의 허벅지에 닿고 있는 내 것을 느끼고 있는 거겠지.
나는 그런 혜진을 향해 어깨를 으쓱였다.
“말했다시피 남다른 몸이라서.”
“흐음. 그 능글맞은 태도가 어디까지 가려나.”
말꼬리를 늘이며 사악한 미소를 짓는 혜진.
이제는 이럴 때의 혜진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읏차.”
그리고 그런 내 예상대로 혜진이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자리에 누운 채 그녀는 무릎 뒤쪽을 이용한 묘한 자세.
지금 닿는 위치를 오금이라고 하던가?
아니, 그보다 방금 가서 민감한데…….
“조금만 쉬었다 하면 안 되냐?”
“글쎄.”
내 부탁에도 불구하고 혜진의 소악마 같은 미소는 여전했다.
이거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정액 한 방울까지 싹 다 뽑을 기세네.
“방금 전에 남다른 몸이라고 말했던 게 누구더라?”
“아니, 야. 남자는 충전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고.”
“그래? 두 번 이상 싸는 남자는 처음이라 잘 몰랐네.”
이 세계 남자들에게 애도를.
하루에 한 번만 싸야 되는 인생이라니, 난 상상도 못 하겠다.
아니, 그보다 일단 얘 좀 어떻게 자제시켜야 되는데.
“네 친구는 안 기다릴 거야?”
일부러 화장실을 보며 화제를 돌리자 혜진이 뚱한 표정을 지었다.
“……쟤는 신경 안 써도 돼.”
여전히 같이 온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표정에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나와 함께 화장실을 보며 혜진이 물었다.
“그보다 너 진짜 계속 할 수 있어? 쟤까지 감당 가능해?”
“안 될 거 같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
“흐음……. 네가 된다는데 뭐 나야 좋지.”
거기까지 말한 혜진이 내 허리에 감은 손을한층 더 강하게 끌었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한 번 씩 웃는다.
“어차피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보아하니 멈추는 건 무리겠군.
뭐, 방금의 대화로 나도 짧게나마 휴식했으니까.
정액으로 뒤덮인 혜진의 얼굴을 보며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내 모습에 혜진이 기다렸다는 마냥 입을 맞추었다.
“으응, 츄읍…….”
아직 3p는 시작도 안 한 시점이거늘.
어느새 나와 혜진의 3라운드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