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6. 양손에 꽃(9)
방 한쪽에 선 채로 나와 혜진은 몸을 뒤섞었다.
“으응…….”
서로의 뒷목을 잡은 채 우리는 딥키스를 이어갔다.
한 손으로는 뒷목을, 한 손으로는 허리를 잡은 채 그녀의 혀를 맛보는 나.
밀착한 그녀의 허리를 한층 더 꽉 붙들었다.
그러자 전기라도 통한 듯 혜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흣……!”
내 혀에 맞춰 그녀의 혀도 내 입 안 구석구석을 맹렬히 휘감았다.
허리를 잡고 있던 혜진의 나머지 손이 점차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물론 그 와중에도 혀를 놀리는 것은 잊지 않는다.
“츄릅, 츕읍─.”
서로의 타액을 빠는 음탕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진다.
음란하게 혀를 놀리는 혜진의 목소리가 마치 나를 유혹하는 것 같다.
아래쪽에서는 혜진이 내 엉덩이를 주물거리고 있었다.
위아래로 느껴지는 감촉을 즐기면서 혜진과 시선을 맞추었다.
“…….”
혀를 섞은 채 혜진이 강렬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마치 먹이를 갈구하는 야수의 눈빛과 같다.
아마 나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후우…….”
드디어 만족한 것인지 혜진의 고개가 젖혀졌다.
입을 뗀 혜진이 날 보며 씨익 웃었다.
“역시 잘하네.”
역시라니, 이젠 완전히 대놓고 걸레 취급이네.
뭐, 애초에 걸레니 뭐니 하는 취급을 받을것이라고는 생각하긴 했다.
아까처럼 그렇게 대놓고 물어볼 거라곤 상상도 못했지만.
뭐……. 솔직히 이런 취급도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게 느껴지지 않고.
이 세계로 오면서 확실히 적지 않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었지만, 여전히 마음은 원래 세계의 가치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거기에 원래 세계의 나는 동정이었지 않았는가.
그랬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무슨 인기남 마냥 여자한테 둘러쌓여 있는 상황.
그리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의 나로서는 ‘걸레’라는 말이 영광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가자.”
여전히 내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혜진이 침대 쪽으로 눈짓했다.
나는 그런 혜진을 향해 물었다.
“안 씻고 할 거야?”
“어차피 더러워질 건데 뭘.”
뭐, 그야 그렇긴 하다만…….
그럴 거면 승화는 왜 들어갈 때까지 가만히 둔 거지?
“쟤는 씻는데 한세월이야.”
내 생각을 읽은 마냥 혜진이 화장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그 동안 한 판 땡기자고.”
흠, 이 자존심 센 여자가 왜 먼저 안 씻고 양보를 하나 했더니.
다 꿍꿍이가 있었네.
"원하시는 대로."
쓴웃음을 지은 나는 침대 쪽으로 이동했다.
움직이는 와중에도 혜진은 내 엉덩이를 만지는 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어지간히도 내 엉덩이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침대에 도착하기 무섭게 혜진이 내 가슴을 밀었다.
혜진의 행동에 나는 저항하지 않고 천천히 쓰러졌다.
털썩.
등에서 느껴지는 5성 호텔 침대의 푹신한 감촉.
동시에 혜진의 몸이 내 위로 턱 올라섰다.
“후후.”
가학적인 기색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혜진을 보며, 나는 더 없이 흥분하고 있었다.
크, 드디어 당하는 입장에서 해볼 수 있는 건가.
이게 정조역전이지.
“팔 들어.”
나는 군말 없이 그녀의 말에 따랐다.
내가 팔을 들자 혜진이 내가 입은 옷을 스르륵 벗기기 시작했다.
내 옷을 내팽개친 혜진이 가녀린 손으로 내복근에 새겨진 선명한 빨래판을 스윽 쓰다듬었다.
“몸 좋네. 운동 열심히 하나봐?”
“거의 안 하는데.”
“그런데 몸이 이렇게 좋아? 신기하네.”
뭐, 그건 나름의 치트키를 써서 말이지.
사실 신에게 축복을 받은 몸이라 딱히 관리를 하지 않아도 최상의 신체가 유지가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할 길이 없었기에 딱히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후후.”
대답이 없는 내 반응에 뭔가 다른 생각을 한 것일까.
날 보며 짧게 웃은 혜진이 다시 내 상반신을 어루만졌다.
복근과 배꼽 쪽을 살살 훑던 혜진의 손이 조금씩 윗쪽, 가슴팍으로 향했다.
스윽.
곧이어 그녀의 손가락이 내 유두를 살살 괴롭히기 시작했다.
검지와 엄지로 내 유두를 살살 굴리는 혜진의 손놀림에 나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윽……!”
뭐야, 이거 엄청 좋은데?
가슴 애무는 다른 섹파들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젖꼭지만으로 느끼기는 처음이다.
다른 애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자기들이 즐기려는 느낌이 더 강했기도 하고.
하지만 혜진의 경우는 다르다.
확실히 남자도 젖꼭지로 느낀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손놀림이었다.
역시 얘도 남자 한두번 안아본 솜씨가 아니네.
“아윽……!”
세심하고 야릇한 손놀림에 절로 아래쪽에 피가 쏠렸다.
연이어 신음을 내뱉자 혜진이 피식 웃었다.
“푸훗.”
내 반응을 즐기듯 혜진의 못된 손놀림이 한층 더 관능적으로 변해갔다.
손끝을 요리조리 돌리며 혜진이 단단해진 내 젖꼭지를 희롱했다.
심지어는 혀까지 이용해 유두를 괴롭힌다.
“자, 잠깐……! 아흑!”
이, 이 자극은 너무 예상 외인데……?
처음 느끼는 생소한 감각에 얼굴을 찡그리자 혜진이 키득거렸다.
“큭큭. 한심한 표정 짓기는.”
으, 왠지 분한데.
나도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지!
나는 방심한 그녀의 젖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아흐응!”
여기서 내가 손을 뻗어올 줄은 몰랐던 걸까.
신음을 내뱉은 혜진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야, 너 갑자기……!”
“나도 손 있다.”
“하읏!”
느끼고 있는 혜진의 표정을 감상하며 재빨리 손을 놀렸다.
벗지 않은 그녀의 상의 아래로 손을 쑥 넣자 브라 너머로 그녀의 유두가 발딱 선 게 느껴졌다.
그녀의 테크닉을 본받아 나도 손가락을 이용해 그녀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흐아앙!”
내 유두를 만지던 혜진의 손길이 어느새 멈추었다.
내 가슴에양팔을 얹은 채 상반신을 일으킨 자세로 혜진이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어째 이 세계 여자들은 쾌락에 엄청나게 민감한 것 같다.
남자들이야 내 알 바는 아니고.
‘가슴이 작긴 작네…….’
아담한 그녀의 가슴을 만지면서도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여태껏 관계를 가진 여자들은 다 어느 정도 풍만한 가슴이 있었건만,혜진의 경우에는 가슴이 꽤 작았다.
손바닥을 오므리고 잡아도 한손에 다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물론 아예 볼륨이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한 A컵 정도?
“귀여운 가슴이네.”
“큿……!”
내 말에 혜진이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흠, 그래도 모양은 예뻐서 칭찬할 겸 한 말이었는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칭찬처럼 들리지 않았던 걸까?
유진아의 경우에는 자신의 가슴이 크던 걸 부끄러워했던 했던 만면, 눈앞의 고혜진은 가슴이 작은 게 부끄러운 모양이다.
역전세계로 치면…….
거시기 크기 같은 거려나?
크면 남자로서의 자신감은 들지만, 막상 바지 위로 보이는 거에 민망한 그런 걸지도.
근데 그런 거 치곤 여기 여자들 가슴 노출도 은근히 어려워하지 않는 거 같던데…….
‘여기 성 관념은 여전히 알기 어렵네.’
일단은 부끄러워하는 것부터 좀 풀어주자.
“그래도 모양은 예쁘니까 괜찮지 않아?”
나는 잔뜩 얼굴이 빨개진 혜진에게 말했다.
허나 나름대로 수습한답시고 던진 말이 오히려 더 분노를 산 모양이다.
“안, 괜찮거든……!”
느끼는 와중에도 혜진이 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흐읏, 가슴 먼저 만지려고 하는 애는 또 처음 보……. 하윽!”
“애무도 같이 해야 좋은 거잖아.”
“보, 보통은 그냥 만지는 데로 가만히 있는다고! 흐아앙!”
지금의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지 혜진이 작게 소리쳤다.
“그, 그만 만져!”
“말씀대로 합죠.”
그녀의 말에 따라 순순히 손을 내렸다.
가슴에서 전해지던 쾌감에 해방되자 혜진이 날 보며 작게 으르렁거렸다.
“너, 너어…….”
태도를 보건데 평소 섹스를 할 때 애무를 받는 상황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세계인 데다가 원래 성격도 드센 만큼, 이렇게 남자가 직접 애무해주는 경우는 자주 없었던 모양이다.
여기서는 여자가 리드를 하고 남자가 애무를 받는 게 보통일 테니까.
하긴, 생각해보면 이번에는 나도 ’당하는 입장‘으로 할 생각이고.
오늘은 나름대로 컨셉을 잡고 온 만큼, 여기서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게 좋겠다.
“칫, 어디까지 여유 부리나 보자…….”
혀를 차며 잠시 노려보던 혜진이 다시 한 번 움직이기 시작했다.
“벗긴다.”
아래쪽으로 내려간 그녀가 내 바지춤을 잡았고는 단추를 풀고는 바짓단을 내렸다.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곧이어 혜진이 내 팬티 안으로 손을 쑥집어넣었다.
스윽스윽.
잔뜩 발기한 내 자지를 훑던 혜진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해갔다.
뭐랄까, 조금 긴장한 거 같기도 하고.
나는 그런 혜진을 보며 물었다.
“왜 그런 표정이야?”
“아니, 뭐……. 좀 신기해서.”
“뭐가?”
“그야 아직 제대로 애무도 안 했는데……. 이렇게 커지다니.”
이게 제대로 애무도 안 한 건가?
이 세계 남자들은 이 정도 애무로도 잘 안서는 건가?
“내가 좀 유별나거든.”
“그래 보이네.”
능글맞게 대답하자 피식 웃은 혜진이 내 팬티를 확 벗겨냈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해방감과 함께 우람한 자태의 내 자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흐음.”
육안으로 사이즈를 제대로 확인한 혜진의 표정에도 만족스러운 기색이 엿보였다.
“이 정도면 한 번으론 안 끝나겠네.”
“당연하지.”
“좋아.”
씨익 웃은 혜진이 내 것을 확 잡아챘다.
“간만에 마음껏 즐길 수 있겠어.”
탁탁탁─!
처음 기세에 걸맞게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혜진의 손놀림.
내가 스스로 하는 것 못지않게 과감하면서도 세심한 동작에, 허벅지가 손바닥과 닿으며 마찰음을 발했다.
그와 동시에 젖꼭지로 당도하는 그녀의 야한 혀놀림.
“아흑!”
두 곳이 동시에 자극되는 감각에 참지 못하고 한 번 더 신음을 내뱉었다.
내 젖꼭지를 혀로 살살 굴리면서 동시에 그녀의 손이 내 자식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곧이어 투명한 쿠퍼액이 새어나와 마찰을 줄이고, 문지르는 그녀의 손 느낌이 더욱 부드러워져 간다.
슬슬 나올 거 같은데……!
“윽. 나온다……!”
결국 참지 못하고 허리를 띄우자 그에 맞추듯 더욱거세지는 손놀림.
그대로 나는 그녀의 수음에정액을 내질렀다.
뷰르르릇!
후아, 무슨 딸딸이를 이렇게 잘 해준데?
내가 하는 거랑은 비교도 안 되는…….
“아직 멀었어.”
허나 내가 여운에 잠길 틈도 없이 혜진은 계속해서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아직 가고 있는데……!
“흐어윽……!”
뷰르릇! 뷰르르릇!
정액이 쏟아져 나오는 동안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손놀림.
가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가는 듯한 감각은 생각지도 못한 아찔한 감각을 전달해 주었다.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오히려, 고통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감각.
“그, 그만……!”
“왜? 기분 좋지 않아?”
“아, 아니, 그러니까 그만 좀……! 아윽!”
“큭큭, 여유로운 척은 다 하더니.”
작게 웃은 혜진이 그제서야 내 자식에서 손을 뗐다.
마침내 자극에서 해방된 나도 허리를 내릴 수 있었다.
뷰르르르릇!
정액이 아닌 투명한 애액, 아마도 쿠퍼액이 멈추지 않고 요도 밖으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이, 이게 말로만 듣던 시오후키인가.
이거 남자도 할 수 있는 거였구나…….
“후우, 후우…….”
내가 잔뜩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는 사이, 나를 바라보는 혜진은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어때? 아직도 할만한 것 같아?”
“아니…….”
허나 그런 혜진의 표정을 보면서도 나는 강하게 나가지 못했다.
솔직히 이런 자극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으니까.
유두 자극을 받으면서 사정하고, 거기에 사정 도중에도 계속해서 자극이 주어지는 감각.
머리부터 발끝까지 쫙 전해지는,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방금 전의 감각은 일종의 공포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허세 부리더니 이럴 땐 또 귀엽네?”
멍하니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의기양양한 혜진의 표정이 한층 더 고까워졌다.
후, 저 기고만장한 얼굴을 어떻게든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고 싶은데.
뭐, 그래도 육체가 육체인 만큼 아찔했을 지언정 정신 차리면 견딜 만하다.
“그럼 이번엔 내 차례지?”
재빨리 정신을 차린 나는 그대로 혜진의 몸을 와락 껴안았다.
“꺅!”
아래에서 그녀의 허리를 껴안은 채 나는 몸을 180도 회전했다.
내 힘에 반항하지 못하고 혜진의 몸이 침대에 뉘였다.
“어……?”
순식간에 위치가 역전된 상황에 혜진이 당황한 기색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 보통 그렇게 가면 한동안 정신 못 차리는데…….”
“나만 기분 좋으면 안 되잖아. 너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줘야지.”
“자, 잠깐만…….”
잠깐 같은 소리 하네.
놀란 표정의 혜진을 보며 나는 무릎을 그녀의 아랫도리에 가져다 댔다.
무릎 아래로 아직 벗지 않은 축축한 팬티의 감촉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잘도 가지고 놀았겠다…….
그럼 여기서 공수전환이다!
“하으읏!”
거칠게 무릎으로 비부를 비비는 내 움직임에 혜진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