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5.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쏘냐(6)
“이, 이리 주세요!”
내게서 딜도를 빼앗은 진아 씨가 재빨리 성인용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에 쓰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아쉽네.
“으으…….”
모든 성인용품을 치운 진아 씨가 침대에 앉아있는 나를 보며 눈을 흘겼다.
얼마나 부끄러웠던 건지 얼굴을 넘어 귀까지 새빨개져 있다.
하긴 이것도 프라이버시인데 좀 미안하네.
“후우…….”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한 진아 씨가 나를 바라보았다.
진지한 그녀의 표정에 퍼져 있던 내 자세도 자연스럽게 정자세가 되었다.
“현수 씨.”
“넵.”
“현수 씨가 제방에 들어온 건 그렇다 쳐요. 도윤이도 있고 하니 방까지 들어온 걸 테고. 거기까지는 이해한다고요.”
“…….”
“그런데 왜 제 물건을 그렇게 뒤지시는 거예요!”
그 말에는 나도 별달리 변명을 할 여지가 없는지라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방금 전 방을 뒤진 내 태도는 친구끼리라 해도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물며 진아 씨 씨와 나는 친구도 아니고 그저 이웃, 그것도 ‘전’ 이웃 관계에 불과하지 않은가.
사실 나로서는 저걸 계기로 분위기도 더 달아오르게 만들 수 있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싶긴 하지만, 그거야 나만의 생각일 뿐.
진짜 내 생각대로 말하면 싸움만 나겠지.
잔뜩 화가 나 보이는 진아 씨를 향해 나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
“처음 와서 제가 크게 실수했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기분 나쁘셨죠?”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네?”
“쪼, 쪽팔려서 그런 거라고요!”
얼굴을 마주치지도 못한 채 고개를 홱 돌리는 진아 씨.
오, 딱히 화가 난 건 아니었나 본데.
의외로 나랑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았던 걸지도?
나는 문앞에서 고개를 돌린 진아 씨를 보며 생각에 빠졌다.
‘결혼까지 한 사람이 진짜 수줍음이 많네…….’
싫다는 건 아니지만 괜히 아쉬운 기분이 든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리드해줄 수 있는 여성을 기대했기 때문이.
어째 내가 만나는 여자들마다 다 정조역전세계 답지 않게 쑥스럼을탄단 말이지.
심지어 그 박소진마저도 나중에 가서는 유순해졌고.
‘어쩔 수 없는 건가.’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여성들의 태도가전혀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이 세계로 따지면 나는 그야말로 걸레의 화신.
섹스를 갈망하는 나라는 남자의 존재 자체가 일반적인 여성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너무 당당한 내 태도에 여자가 도리어 부끄럼을 타는 것도 흐름상 그럴 만하다 싶었다.
‘하긴, 원래 세계에서도 빠구리 한 판 뜨자고 달려드는 여자가 있으면…….’
정신머리가 있는 남자라면 보통 움츠러들 수밖에 없겠지.
적어도 처음에는 대부분 그럴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니 갑자기 확 공감이 되네.’
뭐,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일단 지금은 할 일부터 해야겠지.
아쉬운 기색을 숨긴 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다가가자 진아 씨가 당황해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으음……. 저기, 현수 씨?”
“가만히 계세요. 하던 거 마저 해야죠.”
“……정말 남자 맞아요?”
다가가는 나를 보며 두려워하기는커녕 도리어 기가 막힌 표정을 짓는 진아 씨.
“그런 건 보통 여자가 하는 말이라고요, 정말…….”
여기까지 와서 그런 게 뭐가중요하다고 그런담.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는 진아 씨를 향해 나는 손을 뻗었다.
“하으읏…….”
아까 전의 애무로 민감해진 것일까.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것만으로도 작게 신음이 새어나온다.
유부녀 답지 않게 귀여운 소리를 내는 진아 씨를 보며 나는 빙긋 웃었다.
“역시 가슴 만지는 게 좋으신가 봐요?”
“그거야 뭐……. 하읏, 자, 잠깐만요. 그렇게 주물럭거리지 마요……. 여자 가슴이 뭐가 좋다고…….”
“저는 좋은데요?”
“저 이러면 정말 못 참아요…….”
“뭘 이제 와서 그런 소릴 하세요. 이미 앞에서 할 거 해 놓고.”
“으으으…….”
내 말에 고민하듯 이마를 짚는 진아 씨의 모습이 보였다.
“으으, 정말……!”
허나 그것도 잠시.
참지 못한 진아 씨가 내품에 와락 안겨들었다.
흐흐, 결국 욕망의 승리인…….
“어, 어어?”
허나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나를 끌어안은 채 그대로 침대까지 몸을 끈그녀가 그대로 나를 거칠게 덮쳐들어왔다.
털썩.
멍하니 있던 나는 그대로그녀의 아래에 깔리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저 이젠 못 참아요!”
“네?”
“한 번 정도는 분명 남편도 용서해줄 테니까…….”
당황해서 부르는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지 자신의 할 말만 하기 시작하는 진아 씨.
맞닿은 하반신에서 그녀의 허벅지가 바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거기다 딱히 사랑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저기요? 진아 씨?”
내 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진아 씨.
어, 이건 나도 예상 못 했는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진아 씨가 고개를 홱 들었다.
어느새 내 양 어깨를 붙잡은 그녀는 형용하기 힘든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다고……!”
슬픔이라고 해야 될까, 아니면 분노라고 해야 될까.
하지만 그 감정들 외에도 그녀가 나타내는 표정은 그야말로 명확했다.
그야말로 욕망과 색욕이 가득한, 굶주린 짐승의 눈초리다.
“이건 현수 씨가 자초한 거예요!”
살짝 맛이 간 얼굴로 진아 씨가 소리쳤다.
“저한테 따먹혀도 현수 씨는 뭐라고 못 하는 거예요! 나중에 후회하셔도 소용없어요! 현수 씨가 유혹한 거니까요! 아셨죠?!”
“저기, 일단 정신 좀차리고…….”
“저 제정신이거든요!”
아니, 아무리 봐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은데…….
“후, 후후…….”
뉸울 번뜩이며 징그러운 웃음소리를 내는 진아 씨를 보며 나는 공포심마저 느꼈다.
뭐야 이거 무서워.
스르륵.
곧이어 그녀의 손이 아래로 거칠게 내 옷 아래를 파고 들어갔다.
순식간에 내 고간까지 내려간 손이 분주하게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벗겨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하읍.”
자지가 벌떡 튀어나오기 무섭게 그것을 입에 무는 진아 씨.
거기에 망설임은 일체 보이지 않았다.
“흐아, 버허 빠빠하네?”
“뭐, 뭐라고 하는…….윽!”
츄르릅─!
“허윽!”
강렬하게 자지를빨아들이는 그녀의 신들린 테크닉에 절로 신음이 새어나왔다.
혀로는 살살 귀두 끝 부분을 핥는 한편, 고개는 조금씩 위아래로 상하 운동이 진행하는 진아 씨.
스스로 만지는 것보다 더 짜릿한 감각이다.
이미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녀는 남자가 느끼는 부분을 제대로 알고 움직이고 있었다.
“하읍.”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듯 입을 뗀 그녀가 혀를 내밀며 내 것을 핥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기둥 부분을 잡은 채 혀 전체를 이용해 내 것을 정성스레 핥는 모습은, 마치 막대 아이스크림을 핥는 것처럼 보였다.
‘이, 이게 경력직인가?’
너무도 익숙한 그녀의 움직임에 나는 내심 감탄했다.
그 크기를 보고도 망설이기는커녕바로 입에 갖다 대질 않나, 자지가 익숙하다는 양 정성껏 핥아주질 않나.
그래도 다슬이나 화연이는 보고 좀 망설이기라도 했는데.
“으……! 조, 조금만 살살…….”
금방이라도 쌀 거 같은 감각에 애원해 보지만…….
츄릅, 츄르릅─!
“크윽!”
어림도 없다는 듯 세기가 강해진다.
나를 올려다보는 진아 씨의 눈이 호선으로 휘어졌다.
“크으, 나, 나올 거 같아요…….”
“하읍……. 벌써?”
쌀 거 같다는 말에 그제서야 진아 씨가 내 자지에서 입을 뗐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손을 이용한 자극은 멈추지 않고 내 귀두를 계속해서 슥슥 문지르고 있었다.
“벌써 싸면 안 되는데?”
“그, 진아 씨가 너무 잘 하니까…….”
“으음, 남편이랑은 조금 다르구나. 생각보다 어렵네.”
“그게 무슨 뜻…….”
내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쪼오옥.
미처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진아 씨의 혀가 내 귀두를 핥기 시작한 것이다.
“허윽!”
“후후, 이 정도 강도면 괜찮지 않아요?”
“아니, 그것도 꽤 자극이……. 크윽!”
아이스크림 마냥 핥다가도 쪼옥 조옥 내 것에 키스를 하거나, 심지어 내 구슬을 쓰다듬는 등 다양한 변주를 구사하는 진아 씨.
허나 그럼에도 내 정액이 쉽사리 발사되는 일은 없었다.
마치 완급 조절을 하듯, 쌀 거 같은 순간에 손과 혀가 아슬아슬하게 템포를 조절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으응!”
슬슬 봐주는 것도 질렸다는 듯이, 급작스럽게 템포를 올리는 진아 씨.
급작스런 움직임에 순간적으로 사정감이 확 밀려왔다.
“나, 나온……!”
“안 돼요.”
나오기 직전의 순간, 갑자기기둥을 꽉 붙잡은 그녀의 손아귀.
“으헉!”
“벌써 싸면 안되죠.”
어느새 입을 뗀 진아 씨가 나를 보며 고개를 젓고 있었다.
“이제 시작인데.”
“네에……?”
“남자는 한 번 싸면 끝이잖아요. 그러면 서지도 않던데.”
아니, 잠깐만.
설마 내가 한 번 싸면 더 못 쌀까봐 이러는 건가?
그러고 보니 이 세계 남자들은 두 번 이상 싸는 것도 힘들어한다고 했었던가.
이 세계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성욕도 적고, 그만큼 정력도 강하지 않으니까.
나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진아 씨도 당연히 내가 그러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아니, 저는…….”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반박하려는 내 말을 끊으며 진아 씨가 말했다.
“먼저 유혹했으니까 이 정도는 견딜 수 있겠죠?”
너무도 당연하게 참으라 말하는 진아 씨의 말에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원래 이 세계에서는 남자가 참는 게 보통인가?
어차피 한 번밖에 못싸니까?
“으, 아니…….”
일단은 한 번 밖에 못 한다는 오해를 풀 필요가 있다.
안 그러면 이 싸지 못하는 고통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테니까.
“저는 참을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좀…….”
“응? 왜요?”
“못해도 4번 정도는 하니까…….”
“에이, 거짓말.”
내 말에 진아 씨가 못 믿겠다는 듯 눈매를 좁혔다.
“우리 남편도 어지간히 셌는데 세 번 한 뒤로는 서지도 않았어요.”
“나, 남편 분 얘기까지 하시는 겁니까?”
“현수 씨가 먼저 괜찮다고 설득시켰잖아요.”
그건 설득에 졌다기보단 욕망에 진 거 같지만…….
여기서는 태클 걸어봤자 좋을 게 없으니 넘어가자.
'그보다 뭔가 이상한데…….'
여기서는 일부러 남편 얘기로 죄책감을 살살 긁어주는 게 하는 맛이 있는 법인데, 오히려 먼저 남편 얘기를 꺼내니 김이 팍 샌다.
이것도 정조역전 세계라 그런 건가?
“으, 아무튼 진짜 거짓말 아니에요.”
이어지는 대화에 결국 쌓여있던 사정감이 슬슬 가라앉는다.
그 불쾌한 감각에 나는 억지로 자지에 힘을 주었다.
막 잡힌 생선처럼 팔딱거리는 내 고간에 진아 씨가 입을 손으로 가렸다.
“어머!”
“봐요, 아직도 크잖아요. 거기다 이 정도로 팔팔하다고요.”
“확실히 보통보다 좀 세긴 한 모양인데…….”
내 것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진아 씨가 한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흐음…….”
단단함을 체크하기라도 하듯 내 것을 꾹꾹 누르거나 비비기 시작하는 진아 씨.
정말로 내 것을 알아보기 위한 움직임인지라 이전과 같은 쾌감은 없다.
제발 그냥 싸게 해 줘.
“좋아요.”
한참을 보던 진아 씨가 결정한 듯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허나 그 눈빛에는 여전히 일말의 의심이 남아 있었다.
“확실히 보통 남자들보다 센 거 같긴 하네요. 그래도 이번엔 절대 안 속아요.”
“아니, 진짜라니까요? 그보다 제가 언제 속였다고…….”
“애까지 있는 여자한테 괜찮다고 꼬셨잖아요.”
“그게 속인 거예요?”
“아니에요? 언제는 즐겨도 된다고 그러더니.”
“아니, 그야 뭐…….”
“저 그렇게 바보 아니에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마냥 무덤덤하게 말하는 진아 씨.
"딱히 저한테 감정 있는 거 아니잖아요."
아, 이미 알고 있었구나.
내 꿍꿍이를 아예 모르고 분위기에 타서 허락한 줄로만 알았는데, 자신의 타오르는 욕망 때문에 모르는 척 넘어간 모양이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들으니 내 욕망이 까발려진 거 같아서 괜히 부끄러워진다.
뭐, 애초에 사랑 고백이라던가 한 것도 아니긴 하지만…….
“후후, 보아하니 제 말이 정확한가 보네요.”
뻘쭘하게 있는 내 모습에 그녀가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저도 한 번 정도는 제 뜻대로 할게요. 괜찮죠?"
“아니, 그러니까…….”
“잠깐만요.”
이번엔 진짜 속이려는 거 아닌데.
그리 말하려던 나는 그녀의 다음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겨 말문을 잃었다.
“아앙.”
협탁에서 능숙하게 콘돔을 꺼내든 진아 씨.
그러더니 갑자기 자신의 입에 그것을 물기 시작한다.
“허히 하 버……. 해 하요.”
“대체 뭐라고 하는……. 크윽!”
예고도 없이 발기된 내 것을 보며 콘돔을 입 속으로 쭉 집어넣는 진아 씨.
모자처럼 쑤욱 들어간 콘돔과 함께 입안으로 들어간 내 자지를 세차게 고개를 젖히며 흔들었다.
그야말로 찰나에 일어난 일이었다.
“큭!”
방심한 탓에 억눌러져 있던 사정감이 예상치 못하고 확 폭발했다.
푸슛, 푸슈슛!
불알 끝까지 쥐어짜는 듯한 감각에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와, 진짜존나게 나오는 거 같은데.
꿀럭, 꿀럭!
“으부웃!”
콘돔이 터질 듯이 꽉 차는 느낌과 함께, 내 것을 물고 있던 진아 씨의 볼이 햄스터처럼 부풀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