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5.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쏘냐(5)
나는 아래에 깔린 진아 씨의 몸에 달라붙었다.
“후아아…….”
그런 내 귓가로 진아 씨의 흥분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런 진아 씨 씨의 목덜미를 살짝 핥았다.
전기라도 통한 듯 진아 씨의 몸이 움찔 떨린다.
”하읏!“
한 손으로는 허리를 안은 채, 나는 앞치마 아래쪽으로 손을 뻗었다.
목표는 이미 젖기 시작한 그녀의 아랫도리.
”아, 안 돼요…….“
입으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저항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내가 청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여는 동안에도 진아 씨는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좋은지 살짝 살짝 몸이 떨린다.
어지간히도 남자의 손이 고팠던 거겠지.
무릎까지 청바지를 내린 나는 그녀의 팬티 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으읏……!“
손가락이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진아 씨가 양손으로 자기 입을틀어막는다.
마치 지금의 쾌락을 인정하면 안 된다는 듯.
‘캬, 이런 반응도 좋네.’
허나 그런 모습을 볼수록 내 가슴에 지펴진 불은 한층 더 커져갔다.
여자가 이렇게 참는 건 이 세계로 와서 처음 겪는 반응이다.
지금까지의 정사들과는 달리 신선한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하지만 나도 이 세계에서 적지 않게 섹스를 해 온 몸.
지금의 내게 있어서 애무로 여자를 가게 하는 것 정도야 일도아니다.
검지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면서 나는 중지와 약지로 그녀의 질 내를 휘저었다.
찔걱!
”으읏……. 하윽!“
콩알처럼 커진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검지로 건드릴수록 계속 움찔거리는 진아 씨.
입으로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릇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즐기며 나는 손가락을 계속해서 깔짝거렸다.
”응하앗!“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 결국 스스로 손을 푼 진아 씨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한층 커졌다.
아마도 이쯤이 지스팟인 거 같은데.
”아앙!“
포인트를 찾아낸 나는 중지를 격렬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혀, 현수 씨! 흐아아앙!”
찔걱, 찔걱…….
격렬해지는 신음 소리와 함께 아랫도리의 애액이 더욱 흥건해지기 시작했다.
뚝뚝 흐르는 애액이 아래에 깔린 카페트를 축축하게 만들었다.
이거 빨려면 고생 좀 해야 될텐데.
‘하긴 내가 신경쓸 바는 아니지.’
카페트가 젖거나 말거나 용서 없이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음부를 휘저었다.
”하앗! 아, 안돼애……!“
꽈악.
입을 틀어막던 그녀의 양 손이 어느새 내 팔뚝을 꽉 붙잡았다.
이건더 해 달라는 의미인 걸까,아니면 그만두길 바라는 저항감의 말로인 걸까.
”흣, 응읏……!“
헐떡이며 신음을 흘리는 와중에도 그녀의 눈빛에는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보아하니 내 팔을 꽉 쥔 악력의 의미는후자에 더 가까웠던 모양이다.
나는 애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진아 씨와 눈을 맞추었다.
“이, 이제 그만……!”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가 쥐어짜듯이 입을 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실실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큭큭…….”
하, 진짜 너무 귀엽잖아.
이렇게 느끼면서 아직도 그런 소릴 하다니.
“왜, 왜 웃는……. 흐아아아앙!”
발끈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일 뿐.
곧장 스퍼트를 올리기 무섭게 진아 씨가 다시 애처롭게 신음을 흘린다.
“아, 안돼앳!”
꽈아아악.
내 팔뚝을 붙잡고 있던 진아 씨의 힘이 한층 더 강해졌다.
그녀의 질도 내 손가락을 놔주지 않겠다는 듯 꽈악 조이기 시작했다.
슬슬 오는 건가?
“하아아아아아앙!”
움찔, 움찔!
뷰르르릇!
격렬하게 움직이는 내 손가락의 움직임에 진아 씨의 허리가 새우처럼 휘었다.
애무를 하던 그녀의 음부로 투명한 애액이 분수처럼 튀었다.
“하아, 하아…….”
마침내 절정이 끝난 듯 몸을 죽 늘어뜨린 채 한숨을 내뱉는 진아.
나도 그쯤에서야 애무를 멈추고 가만히 진아 씨를 내려다보았다.
“흐윽, 으으으…….”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누워있는 그녀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흥분? 망설임? 죄책감?
그야말로 삶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은 듯한 표정이다.
“이렇게 좋아하면서 뭘 자꾸 그만두라고 하세요?”
그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짓궂은 질문을 던지고야 말았다.
내 말에 격양되어 있던 진아 씨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저한테는……. 그이가…….”
“그이?”
“남편 말이에요……!”
옆으로 고개를 돌린 채 시선을 피하던 진아 씨가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를 악다문 그녀의 표정에서는 일말의 독기가 엿보였다.
허나 그 표정마저 허세임에 불과하다는 것은 금세 알 수 있었다.
노려보는 진아 씨의 눈빛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으니까.
“아, 알면서 왜 자꾸 물어보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없지 않습니까.”
그런 그녀를 향해 나는 냉정하게 내뱉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그녀의 눈동자에서 기어코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흐윽…….”
반짝거리는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륵 떨어진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딱한 느낌보다는 감탄이 먼저 새어나왔다.
‘……존나 예쁘네.’
욕망과 신의 사이에서 고민하며 울고 있는 미시라니.
이건뭐 예술 작품이 따로 없구만.
풍만한 가슴과 허벅지를 지닌 여자가 융단 위에 뉘인 채 가엾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성스러운 느낌마저 받게 했다.
색유리로 장식된 성당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어째 뭔가 좀 불경스러운 거 같긴 하지만…….’
하긴 어차피 이 세계의 신은 예수나 부처 같은 존재는 아니니까.
딱히 이렇게 생각해도 불경한 건 아니겠지.
“진아 씨. 여기 좀 봐요.”
“뭐, 뭐예요. 또 뭘 하려는……. 읍!”
나는 울고 있는 진아 씨의 입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다.
“으읍……!”
눈을 휘둥그레 뜬 진아 씨를 보며 나는 그녀의 입 안으로 혀를 들이밀었다.
“하응……. 츄읍…….”
혀를 들이밀기 무섭게 그녀의 혀가 얽혀 들어온다.
분한 표정과는 별개로 이미 그녀의 몸은 솔직해진 상태였다.
별 저항 없이 내 혀와 그녀의 혀가 하나가 되었다.
“응하앗…….”
달짝한 진달래 향과 끈적한 타액.
이 황홀한 감각이 아마 그녀의 저항감을 한층 낮춘 것일지도 모르겠다.
“푸하아…….”
입을 열면서 고개를 들자 그녀가 숨을 크게 내쉬었다.
내 턱 아래로 떨어진 침이 그녀의 앞치마 가슴 부근을 옅게 물들였다.
흘러내린 침을 보며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아 씨.”
내 부름에 진아 씨의 시선이 다시 옆으로 홱 돌아갔다.
또 울기라도 할 듯 눈에 눈물이 잔뜩 고여 있는 얼굴.
치욕적인 듯 홍조가 살짝 들어간 그녀의 표정에는 아직 일말의 저항심이 엿보였다,
‘아직도 남편 생각이 나는 걸까.’
그렇다면.
최대한 남편을 잊게 만드는 수밖에.
“진아 씨, 저 좀 봐 주세요.”
내 부름에도 불구하고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진아 씨.
여기서는 설득이 필요할 거 같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진아 씨.”
세 번의 부름에서야 진아 씨가 겨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뭐, 뭐예요…….”
“혹시 죄책감이라도 느끼시는 건가요?”
“그야 당연히…….”
“저는 진아 씨의 생각도 존중합니다.”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다.
실제로 그녀가 진심으로 거부감을 드러낸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생각이 있었다.
‘그렇더라도 적어도 한 번 정도는 뺐으면 좋겠지만.’
사실 지금의 내 몸 상태로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미 내 고간 쪽도 미쳐 날뛰기 직전이니 말이다.
나는 그런 내 심정을 억누르며 차분한 척 말을 이어갔다.
“지금의 행위가 남편을 배신하는 것이라든지, 그런 진아 씨의 생각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남은 사람의 삶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지금처럼 억누르면서 힘겹게 살 바에는 즐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저는 진아 씨를 위해서 말하는 겁니다.”
내 말에 나를 바라보는 진아 씨의 눈빛이 한층 달라졌다.
“저를……. 위해서요?”
“네. 저는 산 사람이 중요한 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니면 진아 씨 씨는 제가 싫으셨나요?”
“그런 건 아니지만요…….”
“저는 진아 씨가 마음에 듭니다. 서로가 좋은데 뭐가 문제입니까?”
“으으…….”
분노가 깃들었던 그 눈빛에 점차 망설임이 자리한다.
마치 내 의도를 확인하듯이 가만히 나를 올려다보는 진아 씨.
그런 그녀를 보며 나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현수 씨…….”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진아 씨를 보며 나는 차분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현수 씨가 절 어떻게 보고 그런 말씀을 하는지, 그리고 현수 씨 같은 분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현수 씨 말대로 지금의 행위가 그저 즐기기 위한 것뿐이라면…….”
좋아, 이 정도면 거의 다 넘어왔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된다.
“정말 괜찮은 거겠죠……?”
……후, 안 돼지.
여기서 웃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최대한 자제하며 나는 최대한 절제된 미소로 화답했다.
“물론이죠.”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아랫도리에 다시 손을 넣었다.
“흐아앙!”
신음 소리와 함께 내 절제력도 점차 부서져 간다.
그렇게 내가 완전히 그녀를 덮치려던 그 순간.
“엄마아?”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의 목소리에 나와 진아 씨가 몸을 홱 일으켰다.
뭐야, 설마 깬 거야?
이 타이밍에?
“도, 도윤아?”
나와 함께 진아씨도 몸가짐을 정리하기 시작하며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살짝 떨린 목소리에는 나 이상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깨, 깼어?”
“으응…….”
뚜벅뚜벅.
소파 너머로 도윤이 우리에게 걸어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헐레벌떡 몸가짐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건 내 곁에 있던 진아 씨도 마찬가지.
‘후, 소파가 있어서 다행이다…….’
다행히 아이가 잠든 방과 우리 두 사람이 애무를 한 위치는 소파가 딱 걸친 사각지대에 위치해 있었다.
아마 거실에서 우리 두 사람이 벌인 정사를 눈으로 보진 못했을 테지.
미친, 진짜 간 떨어지겠네.
“시끄러워…….”
“아, 안녕?”
눈을 비비며 나를 바라보는 도윤을 향해 정리를 마친 나는 어색한 미소로 인사했다.
그런 나를 졸린 건지 모를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도윤.
애 시선으로 이렇게 무서워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우리 엄마랑 뭐 했어요……?”
“응? 아, 그냥……. 하하…….”
“엄마 잠깐 차 마시면서 아저씨랑 이야기 좀 했어.”
삐질삐질 땀을 흘리는 나를 대신해 진아 씨가 대신 입을 열었다.
“우리 도윤이 시끄러웠구나?”
당황한 채 웃기만 하는 나와는 달리, 진아 씨는 방금 전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용케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도 애 있는 엄마는 다르다 이건가.
“엄마도 같이 자자…….”
“으음……. 그래. 그럼 같이 잘까?”
칭얼거리는 도윤을 향해 진아 씨가슬쩍 몸을 일으켰다.
그새 애액도 다 닦은 건지 전과 달리 아랫도리로 애액이 흘러나오는 일은 없었다.
물론 그녀가 앉은자리에는 이미 카페트가 푹 젖어 있었지만.
“죄송해요, 잠시만요…….”
속삭이듯이 내게 말한 그녀가 도윤의 손을 잡고 방으로 이동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애 가진 사람의 고충이라는 거구나.
‘그보다 방금은 진짜 좀 위험했어…….’
아무 것도 모르는 애가 자기 부모님이 성교하는 걸 본다면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아직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애한테 괜한 트라우마를 심어줄뻔 했다.
아니, 어째 반응을 보니까 그냥 모른 척 한 거 같기도 하고.
‘……설마.’
지금은 아니라고 믿는 수밖에.
“휴우.”
한숨을 쉰 나는 구석에 있는 또 다른 방을 바라보았다.
‘방도 두 개나 있는데 괜히 거실에서 한답시고…….’
생각해보니 진아 씨가 망설인 이유가 꼭남편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바로 옆이 딸이 자고 있는 공간이니 그로 인한 심리적 압박도 존재했을 것이다.
역시 나도 아직 멀었구나.
쓴웃음을 지은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된 김에 방에 들어가서 기다릴까.’
이렇게 분위기가 다 깨진 마당에 계속 거실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거실을 떠난 나는 나머지 방, 진아 씨가 쓰고 있을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오…….”
문을 열기 무섭게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살짝 핑크빛이 감도는 장식들, 화장대에 깔끔하게 배치된 화장품들, 침대에 놓인 노트북, 그리고 협탁 옆을 장식하는 인형들까지.
여자 혼자 아이 키우고 살길래 어지러울 거라 각오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내 방 이상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미시인데도 감성이 소녀스럽네.’
그래도 이 세계가 남녀의 감성적인 부분들을 완전히 뒤바꾼 건 아닌 모양이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계속해서 주변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그래도 변태적인 건 남자랑 다를 바가 없다면, 역시 야한 것들도 있으려나?
허나 내가 굳이 뒤져서 찾을 필요도 없었다.
화장대 위로 떡하니 올려진 성인용품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건 뭐 딱히 숨기지도 않았네.
‘바이브레이터에딜도, 로터까지…….’
나는 쟝식품 사이로 보이는 이질적인 물품들을 들추며 혀를 내둘렀다.
여러 가지 자위 용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딜도.
사이즈가 거의 내 것에 맞먹을 만큼 거대했다.
‘이런 걸 안에 넣는 건가…….’
각종 돌기가 부착된 그것을 내가 신기한 기분으로 든 순간.
“죄송해요 현수 씨. 기다렸…….”
마침 딜도를 들고 있던 나와 눈이 마주친 진아 씨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
나는 그런 진아 씨를 보며 들고 있던 딜도를 흔들었다.
“평소에도 쓰는 건가요, 이거?”
“아아아아……!”
얼굴을 감싸는 진아 씨를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거 참 타이밍 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