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화 〉4. 두 번째 히로인(1) (28/152)



〈 28화 〉4. 두 번째 히로인(1)

슬슬 여름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6월.
연주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이후 약 3주가 흐른 시점.

“하암…….”

허나 계절이 지나도 내 인생에서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었다.

“서늘했던 꽃샘추위가 지나고 여름이 찾아왔는데요. 오늘 서울의 날씨는 24도로 초여름치고는 다소 높은 기온을…….”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킨 나는 기온을 확인하기 무섭게 꺼 버렸다.

“다리털시발…….”

저 놈의 남자 기상캐스터는 적응이 안 되네.
하물며 옷차림이라도 정상적이면 몰라, 하와이안 풍의 반바지와 티셔츠라니.

이 세계라고 다 마냥 좋은 건 아닌가…….

뭐, 이런 예상 못한 부정적 요소들은 넘어가고.

“밥은……. 대충 먹자.”

오늘도 아침 뉴스를 보며 반찬을 꺼내 먹으며 아르바이트에 갈 준비를 한다.
그게 평소의 내 오전 일상이다.

나는 밥을 먹는 동안 문득 저번에 진아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원래는 시간당 2만원인데 현수 씨는 조금 더 드리고 있어요.
-어째서요?
-현수 씨가 모델이 되어준 의상들 매상이  뛰었거든요.
-굳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
-당연히 저희랑 계속 하자는 거죠. 다른 알바 찾지 마시고요.

뭐, 그런 식으로.
나는 지금도 계속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애초에 그만둘 생각도 없지만.’

이미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나로서는 쉽사리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패션몰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최수민 대표와는 어떻게 접점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것도 없고.

‘시급 2만원이 넘는 알바가 흔한 건 아니지.’

현재 패션몰 ‘피버샵’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시간당 2만 5천원.
아무리 적어도 하루에 촬영하는 시간이 2시간 이상이기에 하루 최소 5만원이 들어오는 셈이다.
그것도 고작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날짜가 조금 불규칙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건 문제될 것도 없다.
원래 나는 취업 준비나 하던 백수였으니 시간이야 남아돈다.

‘어, 어라? 어째서 눈물이…….’

뭐, 각설하고.

이렇게 모델 아르바이트를 열 번 하면 최소 50만 원.

심지어 최소가 그렇다는 거고, 보통은 달에 60만 원 이상이 들어온다.
일주일에 2번만 일을 하고도 이전에 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 이상의 돈이 들어오는 지금의 상황은, 과거의 나라면 꿈도  꿨을  아르바이트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젊음, 그것도 인싸로서의 젊음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생긴 값을 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이기는 하지만 뭐……. 조금은 즐겨도 되겠지.’

순간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잊고자 머리를 털자, 솜털처럼 부드러운 풍성한 머릿결이 사라락 흩날린다.
보정된육체는 푸석했던 머릿결마저도 샴푸 광고에 나오는 사람 마냥 바꾸어 놓았다.

“일이나 가자.”

곧이어 준비를 마친 나는 바깥을 나섰다.

슬슬 해가 뜨기 시작한, 그럼에도 아직 새벽의 다소 쌀쌀한 공기가 남은 거리.
그 맑은 공기를 만끽하면서 나는 서둘러 움직였다.

‘간만에 편하게 입고 가네.’

평소 모델 아르바이트를  때라면 그래도 나름 괜찮은 옷을 골랐을 터.
허나 오늘 입은 옷은 후줄근하기 그지없다.

잘 늘어나는 트레이닝 바지와 기능성만을 강조한 신발, 그리고 후줄근한 티셔츠까지.

덕분에 이전과 달리 걸으면서도 헌팅을 해오거나 하는 경우는 보이지 않았다.
이거 생각보다 안 귀찮고 좋네.

그래서 오늘은 왜 이렇게 입었느냐 하면…….

‘오랜만에 해보네.’

오늘은 모델 일이 아닌, 몸을 많이 쓰는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하게 될 일은 다름 아닌 상하차 아르바이트.

복학 이후로는 딱 한 번 해보고 이후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게  공포의 아르바이트를, 나는 이 세계로 와서 처음으로 도전하고자 하고 있었다.

복학 이후 잠깐 했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잘  있으려나…….’

이번엔 그 때만큼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이른 아침 서울의 지하철.

막 그곳을 빠져나온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후우, 죽는 줄 알았네…….’

안 타본 사람은 모를 거다.
아침 지하철 타는 게 정말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심지어 이걸 겪고서 나는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물론 육체적으로는 딱히 별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지치는 기분이다.

이거 이미 일하기도 전에 벌써 나가떨어지면  되는데…….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게요.”

꽉 끼인 사람들 속을 겨우 헤쳐 나오며 나는 목적지까지 터덜터덜 걸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나처럼 적당한 차림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광경은 여전하네.

뭐, 여자들이 종종 보인다는  특이하긴 하지만.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이전에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너무도 힘들었기 때문일까.
바짝 긴장한 채 있는 젊은 남녀들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나도 불안해지는 기분이다.

뭐, 사실 지금의 나라면 현재 하고 있는 모델 알바를 비롯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었다.
 뭣하면 어디 인터넷 방송 같은 걸로도 앵간치 벌 수 있을 만한 외모 버프를 받은 상황이고.

그런 내가 이렇게 불안에 떨면서 왜 갑자기 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가느냐?

그에 대해서는 총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번째는 돈.

‘역시 한  60만원은 좀 짭치니까.’

가장 쉽고 빠르게 구할  있는 아르바이트가 이런 고된 아르바이트 외에는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능력 없는 나로서는 몇 없는 선택지 중 하나였다.
알바비가 당일 현찰로 지급이 된다는 것도 큰 메리트였고.

물론 이것만으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건 반쯤 미친 짓이다.
하루 상하차를 하는 것만으로도 병원비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그쪽도 아르바이트 하러왔나 봐요?”

내가 생각에 빠진 사이 힐끔힐끔 보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내게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애게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은  나이대의 젊은 사람이 아니라 나름 연식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뭐,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넉살이  생기는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아, 네.”
“어이구,  힘든 일을…….”

적당히 대꾸를 하자 내게 말을  아주머니가 딱하다는 표정을 지엇다.
흠, 내 입장에서는 이걸 아줌마가   있을지가 더 걱정인데.

“딱 봐도 훤칠하게 생겼는데 뭣 하러 이걸 해? 다른 아르바이트 찾아보지 그랬어.”
“아, 다른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어머, 그런데 이런 일도 하는 거야? 아휴, 우리 아들 놈도 학생 좀 본받았으면 좋겠네 그래!”
“하하…….”
“에이, 언니. 딱 보니몸도 좋구만  그런 걱정을 해.”

대화를 하는 사이 문득 우리 사이로나이 든 사람들  명이 조금씩 끼어들었다.
그 대부분은 아줌마  되는 사람들이었다.

“딱 보이께 몸 튼튼한 게 옷 너머로도 보이는구만.”
“아이고, 명숙아. 너 저번에 저런 청년들 왔다가 괜히 몸만 상해서 안 온 거 기억  나?”
“학생. 내 집에서 가져온 건강 주스야. 이거 한 번 마셔봐. 우리 아들 같아서 주는 거야.”
“아니, 괜찮습니다…….”
“저저, 아줌마가 주책은. 학생도 오늘 하고 다음부턴 오지 말어. 알았지? 내 학생 걱정돼서 하는 말이여.”
“아, 예…….”
“근데 진짜 신수가 훤하구만. 어디 연예인 아니여?”
“아이고, 연예인이 이런 데서 일 하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거 참, 인물이 보통이 아니니까 이런 얘기도 하고 하는 거 아녀.”
“하하…….”

나를 둘러싼 채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줌마들.
그런 아줌마들 사이에 둘러쌓인 나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한국 아줌마들 넉살 좋은  여기에서도 마찬가지인 건가.

‘그런데 내 나이대 사람들은 그냥 구경만 하고 있고…….’

허나 내게 말 거는 아줌마들과 달리, 내 나이대 여자들의 경우에는 그저 멀리서 쭈볏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아예 나한테 말을 걸 엄두조차  내는 거 같다.

보고 있자니 내가 답답해서 한숨이 다 나올 지경이네.

‘눈치 볼 거면 차라리 용기 내서 말이라도 걸어 보던가!’

내가 얼마나 싼 남자인데, 진짜…….
전화번호라도 달라고 했으면 좋다고 바로 줬을 걸…….

“자, 알바 하러 오신 분들은 이쪽으로 모이세요!”

인수를 하러  담당자가 도착하면서 잡담 시간도 끝이 났다.
이후로 인원 체크를 하고 근로계약서를 쓴 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알바가 담당자를 따라 작업을 할 위치로 움직였다.

그리고 보이는 갈색 박스들의 산.

그것을 보며 나는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몸이면상하차도 별 힘 안 들이고 할 수 있을 거 같단 말이지.’

여기서 내가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유  두 번째가 나온다.

그건 바로…….
이 육체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었으니까.

이 세계에서 몇 번의 섹스를 하면서, 나는 이 육체가 언제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순수하게 궁금해졌던 것이다.

‘다슬이 걔랑도 9번이나 했으니.’

물론 다슬과의 정사 때도 육체적으로는 9번이나 하고도  힘이 남아 있었다.
다만 내 자식이 더 이상 물을 뿜을 수 없었기에 그만뒀을 뿐.

만약 내 정력이 더 강했더라면 그 이상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그러한 궁금증을 풀기에 최적의 알바라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킬로그램에 달하는 짐들을 끊임없이 옮겨야 하는 극한 중의 극한 직업.
심지어 장장 8시간 동안 식사 시간 외에는 휴식 시간도 거의 없다.
예전에 전역하고 번 해본 기억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

‘그 때는 정말 차라리 재입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지금은 다르지 않을까.
지금의 내 몸은  그대로 보디빌더에 준하는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으니까.

‘몸이 버티면 이후에도 꾸준히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육체적으로 버텨준다는 전제 하에서, 알바만으로 생활비를 연명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라고 할  있었다.
언제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곳이 상하차 알바인 만큼, 몸 조금 움직이면 언제든 돈을 벌  있는 셈이니까.

“자, 그럼 시작합시다!”

반장의 말과 함께 멀리서 트럭들이 들어오는 것이보였다.
그것을 보며 나는 장갑을 낀 손을 문질렀다.

‘드디어 시작인가.’

과거 지옥이라 생각했던 상하차 알바.

전역 시절에 뛰었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

“수고하셨습니다!”

마무리를 알리는담당자의 목소리.

 말에 나는 그제서야 허리를 필 수 있었다.

‘8시간인가……. 후, 힘들긴 힘드네.’

아무리 이 몸이라도 아예 안 지치는  아니구나.
뭐, 이렇게까지 움직이고서도 애초에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는다는  자체가 이미 엄청난 육체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긴 하지만.

나는 땀을 닦으며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나 말고는 거의 다 엎어져 있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쳐서 그 자리에 주저앉은 상태.
 와중에도 물류센터를 나가는 선봉대가  명 보이긴 했지만 그것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전에는 나도 저기 쓰러져 있는 쪽에 속해 있었는데,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는 입장이 되니 굉장히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충격을 느꼈던 건, 바로 여성들도 남자와 관계없이 험한 일을 한다는 거?

이건 뭐, 거의 정조역전이 아니라 평등역전이라고 불러야  수준인데.

“후우…….”

아무튼, 이걸로 내 육체적인 능력은 확인했다.

정말 말 그대로  수 있는 최대한의 강도로 몸을 움직였다.
적당히 담배를 피거나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농땡이 피웠던 것도 아니었다.
일을 하는 동안에는 내가 이제 겨우 두 번째라는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심지어 포기하고 추노를 알바 한 명의 자리까지 메꿨으니까.

그것으로 나는 확신했다.

이건 진짜다.
웬만한 운동선수에도 꿀리지 않는, 최상위의 육체다.

단순 노동에 지겨움은 있을지언정 엄청나게 힘든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도 몸에 붙은 근육들이 더 괴롭혀달라는  불끈거리는 느껴지고 있었다.
실제로는 운동 한 번 해본  없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아마 지금의 내 육체는 이 세계의 성인 남자 중에는 견줄 만한 이가 거의 없지 않을까.

아니, 이 이상 튼튼해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라면 최고도 불가능은 아닐 법하다.
물론운동선수가  생각은 없지만.

이쪽 세계 남자들은 몸도  왜소한 편이었으니…….

운동선수를 제외하면 거의 원탑이라 생각해도 크게 다르진 않겠지.

“크흐흐.”

그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나는 날아갈 기분이었다.
원래 세계의 나는 군대에서 다친 허리로 아침마다 골골거리는 인생이었으니까.

‘감사합니다 작가님.’

이 세계로 나를 보내준 작가에게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이참에 교회라도 한 번 다녀볼까.
뭐, 종교가 다르니 교회에 가도 소용은 없겠지만.

굳이 이름을붙이자면 작가교? 아님 역전교?

‘돌아갈까.’

아무튼, 내 육체의 건장함에 대한 확인도 이걸로 끝이 난 셈.
잡념을 끝낸 나는 서둘러 돌아갈 채비를 했다.

“자, 고생했네. 여기 오늘 일당.”

담당자가 주는 봉투를 받으니 절로 히죽 웃음이 나온다.
역시돈 받을 때가 기분이 제일 좋다니까.

음, 그런데 봉투가 좀 두꺼운 거 같은데?

“2인분 가까이 일해준 터라 조금 더 넣었네.”
“헉, 감사합니다!”
“자네 오늘 처음 보는데 아주 날아다니더구만. 다음에도생각 있으면 연락 주게나.”
“넵!”

캬, 미쳤네.

원래 이런 데는 이런 거 잘 안 챙겨주는데 여기는 그래도 양심적으로 하나보다.
다음에  일 있으면  여기서 해야지.

“흥흥흥~.”

일급을 받은 나는 잘 부르지도 않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지하철로 향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저걸 또 타야 된단 말이지…….’

곧이어 지하철에 도착하기 무섭게 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 미간이  찌푸려졌다.
퇴근 시간인 5시  도착한 지하철은 아침 못지않게 사람이 붐비고 있었으니까.

‘쾌적하게 가는 건 포기하자.’

그리 생각한 나는 곧이어 도착한 지하철 안으로 몸을 던졌다.

‘으, 괴로워…….’

콩나물시루 마냥 꽉꽉 들어찬, 습기와 땀냄새가 가득한 지하철 내부.
나는 그 안에서  끼인  가만히 기다렸다.

여기서 내가 상하차 알바를 시작한  번째 이유가 나온다.

‘견디자, 견뎌야 해…….’

첫 번째 이유인 돈은 두 번째 이유인 체력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완벽한 육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시간만 된다면 얼마든지 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 테니까.
적어도 이 세상에 살면서 굶어죽을 일은 없겠지.

그러나 이  가지 이유도 마지막 이유인 세 번째의 중요함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이 세계로 와서 나는 여자를 마구 안기로 결심한 상황.
그리고 그런 내가 잊지 않고 있는 가장 중요한 세계관 설정이 있다.


바로 이 세계가 소설과 혼합된 현실이라는 것.

그리고 이 현실이 소설과 연동되어 있다면, 원래 주인공이 안았던 또 다른 등장인물이 존재할 것이다.

‘슬슬 두 번째 히로인이 나올 때도 됐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히로인의 경우, 엄청나게 예쁜 미모와 음란도를 자랑한다는 거다.

애초에  세계관이 기반이 된 소설이 야설이었으니 히로인이 예쁜  지명한 사실.
그것은 이제 내 섹파가 된 주화연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또 다른 히로인도 마찬가지일 터.

굳이 무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선택히고, 굳이 택시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소설의 경우 지하철을 타던 주인공이 히로인 한 명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그곳에서 그녀를 제압해 또 다른 히로인으로 만드는 전개가 있었으니까.

물론 소설 내의 스토리와는 이미 확연히 달라져있었지만…….
그래도 소설 내의 등장인물이 주화연 외에도 있다면 분명 이곳에서도 등장할터이다.

현재 이 세상에서 나는 일종의 주인공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상황.

그렇다면, 소설 속 전개도 어느 정도 지금의 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 예상하고 나는 현재 과거 읽은 소설 속 주인공의 행동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른 히로인은 어떨까…….’

 다른 히로인의 등장.
나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이곳, 지하철에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