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13) (27/152)



〈 27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13)

싸가지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다.

다른 대형 브랜드 패밀리 레스토랑들에 비해 그리 비싸진 않지만, 그래도   식사로 먹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드는 가격의 음식점.

그곳을 간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돈도 없다더니 웬 패밀리 레스토랑?“
”크흠!“

내 말이 민망했는지 싸가지가 작게 헛기침을 했다.

“저도 혼자 먹을 거였으면 이런   왔어요. 그 쪽 때문에 저도 큰  먹고 온 거예요.”
“그 말은 왜 하는 겁니까.”
“그냥 알아두라는 얘기에요! 뭐 이렇게 눈치가 없어.”
“별…….”

아까부터  저렇게 자꾸 성질을 내는 건지.

하긴 내가  여자 지갑 사정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

‘그래도 돈도 없다는데 굳이 이런곳까지 온 걸 보면…….’

어쩌면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제대로 사과를 하고 싶었던 걸까.
이런 곳에  것 또한 그녀 나름의 사과의 의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생각하니 조금 기특한 거 같기도 하고.

단순히 싸가지 없는 여자인 줄 알았더니 제대로 사과할 머리는 있는 모양이다.

“사람이 별로 없네요.”
“시간이 시간대니까 그런가 보죠. 이제 오후 4신데.”
“하긴, 저녁 먹기엔 애매하긴 하네요.”

적당히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자리를 물색했다.

“저기로 하죠.”

창가 쪽 구석진 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자리에 앉고 점원이 테이블을 세팅하는 사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런 가게는 혼자 오기 그렇잖아요. 마침 그쪽……. 아니, 현수 씨가 같이 온다고 하길래 한 번 무리해서 와본 거예요. 궁금하기도 했고.”
“갑자기 웬 설명?”
“그냥 그렇다고요! 아까부터 뭘 그렇게 딴지를 걸어요?”

말투는 소리치는 거 같은데 은근히 데시벨 조정하네.

나는 화를 내는 건지 민망해하는 건지 모를 표정의 연주를 바라보았다.

‘연예인 지망생 아니랄까봐.’

확실히 미모만 따지면 예쁘긴 예쁘긴 하다.
오늘 그 꼴을 본 나도 얼굴 하나만큼은 예쁘다고 생각할 정도니까 말 다 했지.
심지어 특유의 고집스럽고 표독스러운 표정마저도 이연주라는 여성의 외모를 부각시키는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뭐, 얼굴을 보고 있자니 아까까지 거들먹거리던  조금 이해가 되는 것도 같네.

물론 그게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뭘 그렇게 빤히 봐요?”

저놈의 불같은 성격만 아니었어도 더 좋았을 테지만.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그런  모습에 흥, 하면서 고개를 홱 돌리는 연주.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츤데레도 아니고.’

정조역전세계에서츤데레라.
희귀종도 이런 희귀종이 없군.

‘아니지, 원래 세계의 남자 중에는 은근히 저런 애들도 있으니…….’

문득 원래 세계에서 까칠하게 굴다가도 은근히 잔정이 있는 녀석들이 머릿속에 잠시 떠올랐다 사라졌다.

원래 세계에서도 부탁하면 틱틱 대면서도 들어주는 남자가 없는 건 아니었지.
다만 그런 녀석들 대부분이 여기에서는 요조숙남 마냥 변해버렸다는 게 문제지만.

“사주는 거 맞죠?”

혹시나 싶어 다시 한  확인하자 연주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마치  그런 걸 의심하냐는 듯이.

“아까 그렇게 말했잖아요.”
“거 참. 아까부터 말 한 번 까칠하게 하시네.”
“그 쪼……. 현수 씨 만하겠어요? 그, 그래도 너무 많이 시키진 마요. 저도 이번 달은 빠듯하니까.”

거기까지 말한 연주가 쑥쓰러운지 시선을 피했다.

흠, 생각해보면 여기서는 여자가 돈이 없는 부끄러운 거려나.
원래 세상에서는 남자가 여자한테 사주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물론 그런 경우가 많다는 거지, 그게 일반적이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가 돈이 없으면  후달리긴 하지.’

그리 생각하니 저 민망해 하는 연주의 모습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아니, 그래도 진짜 빠듯하면 다음에 약속을 잡지.
그래도 그 정도 염치는 있다 이건가.

“그럴 거면 그냥 분식 가지 그랬어요.”
“그 놈의 입은 진짜…….”

괜히 장난스레 툭 던지자 연주의 미간이 꿈틀하는  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뭐, 나야 공짜 밥이니 좋지.

“에휴, 됐어요.”

그런 내 모습에 연주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냥 마음대로 먹어요.”
“오, 진짜죠? 그럼 이거랑 이거랑 이거…….”
“잠깐, 예의상  말이에요! 예의상!”
“에잉.”

기겁해서 막아서는 연주를 보며 나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뭐, 진짜로 시킬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오늘 처음 만난 직장 동료의 지갑을 터는 건 좀 그러니까.
심지어 돈도 없다고 말할 정도인데.

그러니 여기서는……. 그냥 적당한 걸로 시키자.

“저는 그럼 이걸로.”
“고작 그걸로 배가 차요?”

 번째로  가격의 스파게티를 가리키며 말하자 무슨 소리냐는 듯 바로 틱틱대는 이연주.
그러고는 옆에 있는 비싼 메뉴를 가리켯다.

“이거 어때요? 맛있어 보이는데.”
“됐어요. 원래 그다지 많이 안 먹어요.”
“사주는 보람이 없네.”

툴툴거리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네.’

이거 진짜 츤데레 아닌가.

뭐, 그리 생각하니 조금은 귀엽게 느껴지는  같기도 하고.

그렇게 주문을 마치고 적당히 대화를 나누고 있을 즈음.

“주문하신 봉골라 스파게티와 함박 스테이크 나왔습니다.”

금세 음식이 나오고 우리는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의외로 나와 그녀의 대화 궁합은 괜찮은 편이었다.
툴툴거리는 그녀의 말투와 장난 식으로 괴롭히는  좋아하는 내 말투가 뒤섞이며 나쁘지 않은 티키타카가 이어졌다.
최악의 첫 만남 치고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라  수 있었다.

“아까 일은……. 죄송했어요.”

이어지는 대화 속에는  만남에서 그녀가 저지른 이야기도 포함돼 있었다.

나를 보며 연주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이걸로그쪽 콧대가 꺾일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자존심만 셀 것이라 짐작한 것과 달리, 연주라는 여성은 의외로 곧장 사과할 줄은 아는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말을 섞어본 결과 나름 인성이 괜찮은 편이기도 했고.

뭐, 조금 다혈질에 눈치가 없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그럼나도 더 이상 가시 세울 필욘 없겠지.

“사족만 안 붙였으면  좋았을 것 같군요.”

물론 가시를 안 세운다고 했지 장난을 안 건다고는  했다.
마음에도 없는 내 딴지에 연주가 어깨를 으쓱였다.

“솔직한 게 제 장점이거든요.”
“단점 같기도 한데요.”
“받아들이는 사람의 성향이 삐딱하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흠, 태도야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밥을 사주는 성의를 봐서 용서하도록 하죠.”
“……평소에 남들한테 얄밉다는 소리 듣지 않아요?”
“안 들어도 스스로 잘 압니다.”
“그럼  악질이네.”
“그쪽만 하겠어요.”

내 말에 그녀가 졌다는 양 손을 드는 제스처를 취했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물론 나도 이미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첫 만남에서의 화는 풀린 지 오래였다.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 그녀를 보며 나도 입꼬리를 올렸다.

“동감입니다.”

***


이후로 그녀와의 식사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로 끝이 났다.
더치페이를 하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부하는 연주의 태도에 못 이겨 결국 나는 먼저 가게 밖으로 나왔다.

나는 유리창 너머 계산을 하고 있는 연주를 보며 생각에 빠졌다.

‘우선은 동료로 지내는  최선이겠지.’

지금의 나는 연주와의 관계를 이 이상 진전시킬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한동안 계속 일하게 될 사이인 만큼, 지금은 먼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오늘 이렇게 저녁을 먹은 것도 단순히 앙금을 풀려는 이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뭐, 외모야 엄청나게 예쁜 만큼 흑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했다시피 아무한테나  들이대면서 창남처럼 살 생각인 건 아니었으니까.

‘일단은 일부터 적응해야 하기도 하고.’

적어도 지금 당장은 남녀관계로 발전할 생각이 없다.
이는 현재 함께하고 있는 연주는 물론이고, 수민과 진아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 간의 관계에서는 공적인 것부터 우선해야 되지 않겠는가.

거기다가…….

‘하필  두 여자가 워낙 정력적이어야 말이지…….’

주화연과 최다슬.
이 둘과의 잠자리만으로도 솔직히 다른 여자는 별 생각이 안 날 정도다.
심지어 이 육체를 가지고도 저 성욕에 미친두 여자를 다스리는 데  애먹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괜히 또 문어발처럼 늘렸다가는  하반신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는 사이 연주가 가게를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덕분에 잘 먹었어요.”

근처로 다가간 나는 연주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말에도 불구하고 연주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걸로 진짜 충분해요? 사주고도  시원치가않은데…….”
“충분합니다. 괜히 연주 씨랑 같이 먹다가 체할필요는 없잖아요.”
“어우, 진짜!”

주먹을 불끈 쥐며 쥐어박을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도 잠시.
결국 손을 내린 연주가 못말리겠다는 듯 피식 웃었다.

“아무튼 비꼬는 거 하나는 선수라니까…….”

이 정도 장난을 받아들일 정도가 됐다면 화는 당연히 풀렸을 터.

이걸로 오늘 있었던 서로간의 앙금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봐야겠지.
물론 나도 이 이상 불편한 건 없다.

“에휴, 아무튼 됐어요.”

못 말리겠다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이걸로 빚은 없는 거예요. 아셨죠?”
“뭐, 그럼 사과도 김에 이유나들어봅시다.”
“뭘요?”
“아까는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말했다시피 나도 연주에 대한 앙금은 사라진  오래.
다만 하나, 시원치 않은 부분이 남아 있었다.

의아해하는 연주를 보며 나는 말했다.

“그냥 알바일 뿐이라니까 듣지도 않고, 심지어 본사에서 온 거라고 확신하던데. 왜 그렇게까지 확신했던 겁니까?”
“그거야 뭐……. 제가 알기로 ‘피버샵’은 저희 본사 인원만 쓴다고 들었으니까요. 못 보던 얼굴이니 저야 당연히 후배 중 한 명일 거라고만 생각했죠.”
“본사 인원만 쓴다고요?”

어째 처음에 수민에게 들었던 설명과는 조금 다른데.

본사에서 충원될 인원이 부족해서 날 뽑았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원래는 본사 인원만 썼다고?

뭔가 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내 심정을 모른  연주가 말을 이어갔다.

“뭐, 금세 방침이 바뀌긴 했어요. 인원에 비해서 제대로 데뷔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잖아요, 저희 회사는. 아, 물론 단역 같은 건 제외한다고 해도요. 그거 때문에 본사에서도 말이 많았어요. 연습생들이라 해도 그저 먹여줄 수만은 없다느니, 하면서요.”
“그래서 본사에서 제안이 온  패션몰인 ‘피버샵’이 데려간 겁니까?”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랬겠……죠? 연습생인 이상 저도 자세한 것까지는 몰라요.”
“그런 것 치고는 꽤 자세하게 알고 계시네요.”
“벌써 2년이 넘었으니까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하긴, 연습생이라 해도 2년이면 적은 시간은 아니니까.
그 정도 기간을 연습생으로 지냈다면 확실히 선후배 관계도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 있으리라.

‘그랬던 건가.’

그제야 나는 그녀가 만남부터 대놓고반말을 쉽게 내뱉은 이유를   있었다.

그러니까 나를 얼굴도 모르는 후배라 여길 만한 내부 사정이 있었다 이거네.
그래서 그렇게 초반부터 하대를 한 거고.

그래도 얼굴도 모르는 후배한테 바로 하대부터 하고 보는 건 어떤가 싶다만…….

뭐, 그것도 내부 사정이 있겠지.
굳이 거기까지는 알고 싶진 않으니 그냥 넘어가자.

“애초에 최수민 대표님도 원래는 아이돌 지망생 출신이었다고 들었어요.”

내가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연주가 갑자기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네? 진짜요?”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나는 깜짝 놀라 연주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 무뚝뚝한 사람이 연예인 준비를 했었다고?
심지어 아이돌?

“아, 모르셨구나. 저도 듣기만 했는데  분, 원래는 본사 쪽 사람이었어요. 데뷔 직전에서 엎어졌다고도 들었고요.”
“와…….  많이 충격적이네요.”
“왜요? 실제로 딱 봐도 연예인마냥 예쁘잖아요.”
“아니, 그래도 그 무뚝뚝한 분이 아이돌 준비를 했다고 하니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라……. 그러면 갑자기 패션몰은 왜 차린 겁니까?”
“연예 관련 직종이다 보니 정치질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정치질?”
“뭐, 그런 게 있어요.”

순간적으로 경멸스러운 듯 스쳐지가나는 연주의 표정.
정말 한 순간이었지만 나는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보아하니 회사 내부 사정이라는게 녹록하진 않은 모양인데.

“아무튼 최 대표님도 그런 점에 지쳐 떨어진 거겠죠. 그 와중에 본사에서 연습생을 위해  다른 회사를 차리려는 움직임도 있었고요. 그게 잘 맞아떨어진  아닐까요? 보니까 패션 관련해서도 관심이 많은 모양이고.”

이거 생각보다 중요한 얘기를 많이 듣는 거 같은데.
회사 사정이니, 심지어  대표님이 아이돌 준비를 하고 있었다느니.

‘나로서는 그냥 가볍게 저녁 먹고 서로간에 불편했던 거나 풀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밥 다 먹고 나서 이런 뒷사정을 듣게 될 줄이야.

아니, 그런데 이런  내가 알아도 되나?
나는 그냥 알바로 있을 뿐인데?

“아무튼 전 그리 짐작하고 있어요.  봐도 대표님은 정치질 잘 할 거 같은 스타일로는 안 보이더라고요. 오늘 처음 봐도 알겠던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연주를 보면서 나는 겨우 머릿속을 정리했다.

일단은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뭔지 그거부터 알 필요가 있을 듯 싶다.
굳이 알바인 나에게까지  말은 아닌 거 같았니까.

“그런데 이런 말을 굳이 알바인 저한테 할 필요가 있습니까?”

곧바로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내들자 나온 대답은 생각 이상으로 허무했다.

연주가 나를 보며 별 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보니까 한동안 일할 거 같아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앞으로 같이 일할 사이인데 분위기라도 파악 못하면 괜히 저까지 피곤해지잖아요.”
“아니, 고작 그런 이유로 회사 사정을 얘기합니까?”
“사정이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애초에 연습생한테 이런 얘기 돌 정도면  다 한 거죠.”
“분위기 파악이라니……. 아니, 잠깐. 생각해보면 애초에 오늘도 분위기 파악을 못한 것도 제가 아니라 연주 씨가 먼저…….”
“아아,  이야기는 이제 끝!”

내 지적에 연주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귀를 막았다 떼는 시늉을 했다.

결국 입을 다문 내 모습에 연주가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움직임을 멈췄다.

“됐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이제 그쪽이랑 다  거예요. 아셨죠?”
“그 쪽이 아니라…….”
“네에, 현수 씨! 전 이만 가 볼게요! 다음에 뵙시다!”

 말을 툭 끊은 연주가 손을 흔들더니 곧바로 쌩하니 사라졌다.

그냥 지 할 말만 하고 가는구만…….

‘그보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어려워지네.’

내심 수민과 연주를 찍어두고 있던 나로서는 꽤나 복잡한 심경이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적응이 끝나면 패션몰 쪽 사람들과 얽힐 예정이긴 했다만…….
생각보다 회사 사정이 복잡한 보아하니 단순하게 얽히는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서는 쉽게 가고 싶은데 말이지.

“휴우.”

이후 있을지 모를 파란을 상상하며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거 어쩌면…….
단단히 준비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는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