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8) (22/152)



〈 22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8)

“하앗, 앗, 흐응, 앙, 아앙!”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다슬과 나.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다슬이 애달픈 비명을 내지른다.

이불을 덮고 있는지라 내가   있는 것은 다슬의 얼굴 뿐.

허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흐아앙!”

헐떡이면서 소리를 내지르는 다슬의 야한 표정.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것은 불끈거리고 있었으니까.

“흐읏, 오빠, 오빠앗……! 하아앙!”

방금전 부끄러워했던 때문일까.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 다슬의 모습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가볍게 장난을 치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지 오래.

오히려 지금 다슬의 모습은 원래 세계의 여성에 가까웠다.

‘노래방에서는 완전 활개치고 다녔던 주제에 말이지.’

심지어 방금 전만 해도 꽤 장난끼가 있었건만, 지금은 마치 첫날밤을 보내는 요조숙녀 같다.

이게 낮에는 이기고 밤에는 진다고 하는, 뭐 그런 건가.
아니면 자박꼼?

“아흥, 으응, 오빠앗……. 저, 저……. 흐아앙!”
“왜, 또 키스해 줘?”

내 말에 헐떡이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다슬.
여전히 나와 시선을 못 마주치는 다슬의 얼굴에는 아직도 발그스름한 홍조가 엿보였다.

그래도  정도 됐으면 슬슬 술이 깼을 법도 하건만.

아니, 어쩌면 술 때문이 아닌 걸지도.

“흡, 으으응……!”

그보다 그 놈의 키스는 진짜 환장하는구만.

키스 공세에 호응하듯 혀를 집어넣자 다슬의 눈이 한층  몽롱해졌다.
 안으로 헐떡이는  느껴지는 다슬의 숨결.
제대로 혀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다슬을 대신해 내가 그녀의 안을 휘저었다.

이미 허리 운동으로 숨이 찬 탓일까, 다슬은 그저 내 움직임을 받아들이며 격한 숨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읍, 츄릅……. 흐읍! 하으읍……!”

더 하고 싶은 것인지 필사적으로 내 목을 감싸안는 다슬.
허나 섞이는 입 안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다슬의 숨소리가 거칠다.

슬슬 한계라고 느껴질 때 즈음 나는 억지로 고래를 뗐다.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도 다슬이 아쉬운 듯 나를 바라보았다.

“후아아……. 아흥! 하아, 하아, 오빠아……! 아흑!”

물론 아랫도리는 여전히 그녀의 비부를 휘젓고 다니는 중이지만.

덕분에 키스를 멈췄음에도 다슬은 거친 숨결을 내뱉고 있었다.

“뒷덜미 그만 잡어 임마.”

여전히 내 뒷목을 부여잡고 다슬을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러다 너 때문에 거북목 되겠다.”
“하악, 그, 그치만, 하악! 오, 오빠가, 으응! 도, 도망가니까, 으으응!”
“너 숨 쉬라고  거거든? 섹스 하다가 질식사 하면 책임질 거야?”
“시, 싫은 건, 하악! 아, 아니죠? 응!”
“싫으면 내가 너랑 이러고 있겠냐.”

그 말에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다슬을 바라보았다.

‘얘는 아까부터 왜 자꾸 이런 걸 물어보는 거야.’

다슬은 섹스를 하는 와중에도 은근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지금만 해도 그렇다.
예를 들면 키스도 먼저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던가, 만져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린다던가, 대부분의 움직임은 나한테 맞춰준다던가.
여러모로 되게 수동적인 느낌이라 해야 될까.

순간 정조역전세계인 것이 맞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까 그 유난을 떤 여전히 신경 쓰이는 건가?

“자연스럽게 해, 다슬아.”

내 말에 한창 허리를 흔들던 다슬이 나를 바라보았다.

“하악, 네, 네에?”
“너 아까부터 묘하게 소심해졌잖아. 그러면 나도불편하니까 편하게 하라고. 아까처럼 말도그냥 놓고. 갑자기 왜 극존칭을 하고 그래?”
“으응, 핫, 으, 으응.”

이건 뭐 대답을 하는 건지 그냥 신음소리인지 구별이  가네.

“그, 그보다……. 으응! 혀, 현수 오빠……!”

한창 허리를 흔들던 다슬이 조금 고개를 움직여  귓가로 다가왔다.
마치 한계임을 말하기라도 하는듯, 헐떡이는 다슬의 목소리는 거칠기 그지없었다.

“갈  같아?”
“지금도옷! 가, 가고 있긴, 한데엣! 하으응!”

그리 말하면서 고개를 위아래로 흔드는 다슬.
격렬한 움직임으로 헐떡이고 있는지라 제대로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듯했다.

그래, 그렇게 힘들면 내가 움직이면 그만이지.

“응하앗!”

순간 격렬해진 허리놀림에다슬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토끼눈이 되어 쳐다보는 다슬을 향해 나는 한 번 더 입맞춤을 해 주었다.

쪽.

이전처럼 혀를 얽히는 딥키스가 아닌 가벼운 뽀뽀 행위.

허나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는지 다슬의 입꼬리가 작게 올라갔다.

“핫, 으응, 핫! 아으응! 오, 오빠앗!”

헐떡이며 애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다슬.
그런 다슬을 보며 나도 한층 허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찔걱, 찔걱!

퍽! 퍽!

이불 아래에서살이 맞닿는 소리와 애액이 철벅이는 소리가 조화를 이루듯 새어나온다.
민감해진 감각 속에서 다슬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허리가  꺾이기 시작했다.

“가, 같이,흐윽, 같이!”

내 날개뼈를  부여잡는 다슬.
슬슬 오나 보다.

타이밍을 맞췄던 나도 그에 호응하듯 깊숙이 육봉을 찔러넣었다.

“가, 간다아아아앗……! 가아아아앗!”
“아윽!”

등 쪽에서 살짝 느껴지는 아픔.
너무도 강렬한 쾌락에 다슬이 내 등을 무의식중에 할퀴어버린 것이다.

허나 곧이어 그보다 더 강한 쾌감이 덮쳐오며 아픔을 잊게 한다.

마치 놔주지 않으려는 듯 그녀의 내부가 내 자지를  쥐어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흐아아아아아앙!”

한계에 달한 다슬이 신음을 내질렀다.

뷰르르릇!

강한 사정감과 콘돔에 막히는 감각을 받으며 나는 짙은 아쉬움을 느꼈다.

‘언젠가는 콘돔없이도 해보고 싶은데.’

아쉬운 기분으로 나는 자지를 빼냈다.

주르륵.

자지를 빼내기 무섭게 흘러내리는 다슬의 애액.
냇가의 물처럼 졸졸 흘러내리는 애액을 보며 나는콘돔을 정리했다.

“후우, 후우, 하아…….”

다음 정사를 준비하고자 새 콘돔을 꺼내는 와중에도 다슬은 침대에 누워 작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협탁에 놓인 콘돔을 집으며 그런 다슬의 모습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까지 본 모습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흐아아…….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

중얼거리는 다슬의 말에 나는 피식 웃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꽤 즐겼나 보네.

‘너무 긴장해서  느끼면 어쩌나 했는데.’

말은 안 해도 사실 계속 부끄러워하는 다슬의 모습에 내심 신경이 쓰였던 참이었다.
정조역전세계인 만큼 여자가 못 느낄 일은 좀처럼 없겠지만, 그래도 긴장하면 또 어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그리 생각하던 와중 저런 반응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된다.

“그렇게 좋았어?”
“네에…….”
“펀하게 하라니까.”
“지, 지금도 편해요…….”

허나 내가 마음을 놓은 것도 잠시, 눈이 마주치자 다시 시선을 홱 돌리는 다슬.
존댓말을 다시 한 번 지적하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다슬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역시 아직 갈 길이 멀은 걸지도.

“저……. 현수 오빠.”
“왜?”
“저기……. 저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전보다 한층 밝아진 말투와 함께 다슬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스스로도 지금의 경직된 자신을 알고 있을 터.
나름대로 긴장된 분위기를 잡담으로 해소하려는 모양이다.

‘뭐, 약간은 억지로 말문을 트려는 게 티가 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모른 척 무시하면 안 되겠지.

“물어봐.”

나는 말해보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대신 여자친구 질문은 안 받는다.”
“네에?”

내 말에 다슬이 한껏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저 그거 물어보려고 했는데…….”
“바보야, 생각을 해 봐. 있으면 내가 너랑 이러고 있겠냐고.”
“응? 아, 그런가?”
“당연하지. 나 그 정도로 쓰레기 아니다.”

내 대답에 다슬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생각에 빠진 건지 허공을 바라보는 다슬.

그렇게 한참을 있던 다슬이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에헤헤.”

뭐야, 또  그렇게 티 없이 웃는 건데.
괜히 불안해지게.

‘이거 주화연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이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이후에 나올 무슨 말이 나올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그, 그러면…….”
“말해두는데  누구 사귈 생각 없다.”

그녀가 먼저 말하기 전에 나는 미리 선수를 쳤다.

미안하다 다슬아.
나는 고작 한 두 명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단다.

이거 계속 이러면 나중에 걸레라고 불려도 할 말 없겠는데.

……아니, 이미 걸레인가?

‘걸레라고 여겨지는  어쩔 수 없을지도.’

이쪽 세계 기준으로 지금의 나는 걸레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는 몸.
이렇게 계속해서 섹파를 늘려가다 보면, 결국에는 아무 여자나 골라 자는 걸레 취급을 받을 것이 뻔했다.

허나 원래 세계의 가치관을 버리지 못한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입장에서는 내가 따먹는 거지, 얘들이 따먹는 게 아니니까.

“네에?!”

내 말에 깜짝 놀란 다슬이  팔뚝을 확 붙들었다.
팔뚝 사이로 다슬의 아담한 가슴이 좌우로 나를 살살 간지럽혔다.

이거 설마 모르는 척 유혹하는 건가?

아니면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이러는 건가?

“왜, 왜요?!”

마치 주인의 애정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강아지 마냥 다슬의눈망울이 슬프게 빛났다.

팔 쪽에는 가슴을 통한 육탄공세, 눈빛으로는 동정심을 유발한다라.
솔직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다만…….

하지만 쉽사리 굴복할 내가 아니지.

“귀찮아서.”
“그런…….”

대답에 다슬이 진 빠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고작 그런이유 때문에요? 그럼 저랑은 왜 한 거예요?”
“너 남자친구 없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임자 있는 애를 건드릴  없으니까.”
“그, 그게 대답이에요?”
“뭐, 다른 이유도 있지.”
“뭔데요?”
“내가 여자랑 섹스에 환장하거든.”
“……네?”
“아, 물론  여자하고만 섹스할 생각은 없어. 인생도 짧은데 다양한 여자랑 자보고 그래야지. 그런 내가 여자친구를 사귈  없잖아.”

그렇게 대답한 순간 보여준 다슬의 표정은 참으로장관이었다.

마치 망치로 뒷통수라도 맞은  그녀는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와.”

겨우 정신을 차린 다슬이 꺼낸 말은 그 한 마디.

나는 그런 다슬을 보며 어쩔 거냐는 듯 양 팔을 펼쳤다.

섹스 좋아하는  죄는 아니잖아.
애초에 내가 누구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아니, 오빠…….”

당당한, 혹은 뻔뻔해 보이는 내 모습이 다슬이 기가 막히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뭔데?”
“그……. 좀……. 욕인데 괜찮아요?”
“괜찮아. 말해봐.”

내 허락에도 불구하고 다슬이 다시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내가 슬슬 답답함을 느낄 즈음, 다슬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걸레, 같잖아요…….”

뭐, 역시 그런 취급인가.

 심한 말이긴 하지만 스스로도 내심 그리 생각하고 있던 것 때문일까.
의외로 걸레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충격이 그리 크진 않았다.

뭐, 이게  세계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인 거겠지.

“야, 그래도 걸레라고 불릴 정도로 아무하고나 자는 건 아냐.”

허나 그렇다고 해서 쉽사리 인정하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법.
나는 기가 막혀하는 다슬을 보며 말했다.

“나도 내 나름대로 보는 눈이 있거든.”
“그게 뭔데요?”
“일단 예뻐야 돼. 아, 물론 몸매도 포함해서.”
“와, 오빠 얼빠였네…….”
“뭐. 난 얼굴 보면 안 되냐?”
“그보다 저 몸매 그다지 안 예쁜데요?”

그 말에 나는 도리어 이해가 안 가는 표정으로 다슬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네가 몸매가  이쁘면 도대체 누구 몸매가 이쁜 건데?”

이게 어디 가서 뭇매 맞을 소릴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관리라도 하듯 훌륭한 S라인에, 가슴도  정도면 적당하구만.

“아니라니까요.”

허나 그런  말에도 다슬은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전 남친들은 키나 가슴 가지고 뭐라 그랬단 말이에요.엉덩이도 작은 편이고요.그거 때문에  같아서  마음이 안 든다고 그런 애도 있었어요.”
“그 자식들 눈이 삔 거야.”

확실히 다슬의 체구는 평균 이하인 편이긴 하다.
하지만 그게 뭐가 어때서?
단순히 키가 조금 작은 것만 빼면 충분히 어른스럽고, 심지어 섹시한 몸매라고 생각하는데?

이 세계 남자들은 대체 얼마나 눈이 높은 거지?

“은근히 신경 쓰고 있었는데 그래도 오빠는 그렇게 말  하네요.”

내 말에 다슬이 고맙다는  쓴웃음을 지었다.

잠깐, 이거 설마 예의상 한 말로 알아들은 거 아냐?
 진심이었는데?

“아니, 난 진짜로 이쁘다고 생각해서 말한 거야. 예의상 한 말 아니다?”
“알았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미소를 짓는 다슬.
이거 진짜 알아들은 거 맞나 모르겠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화제를 돌린 다슬이 물었다.

“그럼 예쁘면 아무하고나 잔다는 거예요?”
“그거 말고도 이유가  개 있지.”
“다 말해 봐요.”
“꼭 말해야 되냐?”
“무조건요.”

뭐,  안  이유도 없지.

나는 다슬에게 지금껏 품어온 나름의 철칙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뒷탈이 없는 스타일이어야 된다는 거야.”
“그게무슨 뜻이에요? 뒷탈이 없는 스타일?”
“뭐, 예를 들면 상대방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던가 하는 거 말이야. 아, 나한테 집착하려고 하는 것도 패스야. 알다시피 내가 이렇다 보니 너무 집착하는 애들은 좀 그렇거든.”
“역시 걸레 맞는 거 같은데…….”

이게자꾸 선 넘네.

노려보는  시선에 다슬이 과장스레 손을 내저었다.

“아, 농담 농담. 그렇게 쳐다보지 마요.”
“그래서 다음 이유도 듣고 싶어?”
“네. 부디.”
“그러면 마지막 세 번째.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뭔데요?”
“성병이 없어야 돼.”

내 말에 다슬이 다시  번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다슬이 웃음을 터뜨렸다.

“꺄하하하하하!”

뭐야, 방금 한 말에 웃긴 게 있었나?

“푸흣, 큭, 꺄하하! 아, 미치겠네 진짜!”
“……그게 그렇게 웃긴 말이냐?”
“아, 아니이……. 당연한 소리긴 한데……. 풋, 푸하하하!”

나는 완전히 빵 터진 다슬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아예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정한 다슬이 말했다.

“아, 진짜 예상도 못한 답변이었어요. 웃겨 죽을 뻔했네.”
“중요한 거야, 임마.”
“아, 물론 중요한  맞죠. 네, 그렇고 말고요.”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바라보는다슬의 모습.
거기에는 이전의 장난끼 어린 모습으로 돌아가있었다.

거 참, 뭔가 놀리는  같은 말투가 반갑긴 한데…….

막상 저 말투를 들으니 왜 이렇게 약이 오르는 걸까?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아니에요?”
“응?
”그런데 저랑은  한 거예요?“

아.
그러고 보니 그러네.

심지어 남자랑도 잤다고 은연중에 표현하지 않았나?

”어……. 그러게?“

맥이 빠진 내 대답이 어떻게 들린 것일까.
가만히 날 보던 다슬이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풋, 푸하하하하!“

완전히 긴장이 풀려 웃음을 터뜨리는 다슬을 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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