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3) (17/152)



〈 17화 〉3. 모델, 아이돌, 연예인(3)

거의 반쯤 끌려가다시피 해서 다슬과 함께 근처 노래방으로 들어섰다.
옆에는 취기가 올라온 다슬이 좋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사장니임~!”

입구 문을 열며 다슬이 힘차게 소리쳤다.

“여기 손님 받으셔야죠!”
“……목소리  줄여 임마.”

진짜 쪽팔리게  이래.

내 제지에도 불구하고 한껏 흥이 난 기세를 줄일 기색이 없어 보이는 다슬.
그런 다슬을 보며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에휴.”

얘 마시면 좋다고 난리 부르스를 떠는 스타일이네.
다음에 마실 일 있으면 너무 들이키지 않게 해야겠다.

신이 난 다슬을 향해 나는 가볍게 어깨를 두드렸다.

“한 시간만 하자, 한 시간만. 알았지?”
“알았다니까요오.”

자꾸흥을 깨는 내가 불만스러웠는지 나를 째릿 노려보는 다슬.
지금 보니 혀만 풀린  아니라 눈도 살짝 풀려 있다.

이거 잘못 건드리면 진짜 사고치는  아냐……?

“그럼 갑시다아!”
“소리 지르지 말라니까.”

곧이어 노래방사장에게 계산을 끝낸 다슬이 룰루랄라 방으로 들어갔다.

어쩔  없지.
그래도 귀여우니까 봐 준다.

어차피 돈도 다 자기가 냈기도 하고.

“얍!”

방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다슬이 노래방 리모컨을 홱 집어 들었다.
먼저 집지 않으면 내가 가져갔으리라고 확신한 듯한 몸놀림이다.

리모컨을 든 다슬이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럼 제가 먼저 부를게요~.”
“그러던가…….”

이젠 태클 걸기도 지치는군.
마음대로 하라는  손을 휘휘 내젓자 다슬이 방글방글 웃으며 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내가 부를 노래는……. 이거!”

시작 버튼을 누름과 함께 노랫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런  귓가로 들리기 시작한 것은 임재범의 고해.

“…….”

아니, 무슨 선곡을…….
진짜 어이가 없네.

어떤 의미로는 정조역전세계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상황이긴 하다.
원래 세계라면 여자가 부를 법한 노래는 절대 아니니까.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이크를 쥔 다슬을 바라볼 뿐이었다.

부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어찌흐압니끄아~. 으뜨케 할까으요~.”

하지만 그런 내 기대는 노래가 진행될수록 무너졌다.

음정, 박자, 리듬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조각을  버리는 괴이한 노래 솜씨.
노래방의 음정과 모니터, 가사만 아니었다면 원곡이 어땠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괴작.

그것이 지금  장소에서 탄생하고있었다.

어쩌면 지금 나는 음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아닐까.
 정도로 다슬의 노래솜씨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살려줘……!’

끔찍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나는 귀를 틀어막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장담한다.
그녀는 내가 이들 중에서도 최고의 음치였다.

그래도 목소리가 좋아서 좀 기대했었는데.

얘 진짜 노래 더럽게  부르네…….
퉁퉁이도 이거보단 잘 부르겠다…….

“제게 그녀 하나므아아안~~~.허락해! 주, 소서어~.”
“그만, 그만!”

지옥보다 더한, 마치 1시간 같은 5분.
마지막 소절과 함께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는 다슬을 보며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어허허허…….”

아까 귀엽다고 말한   취소다.

이걸 한 시간 동안 들어야 한다고?
이건 고문이지 시발!

“간만에 실력 발휘 좀  봤습니다!”
“이게 실력 발휘한 거라고……?”

설마 이게 그나마 잘 불렀다는 얘긴가, 설마?
아, 아니겠지.

이전 귀신같이 분위기를 파악하던 최다슬은 존재하지 않았다.

노래방의 악귀.
그것이 최다슬이라는 여자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빠, 빨리. 빨리 저 마이크를 뺏어야 돼.’

만족스럽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다슬.
지금이 기회다.

책자를 보는 틈을 타 나는 재빨리 마이크를 가져갔다.

최대한  노래, 최대한 긴 노래로…….

“어땠어요?”

내가 핸드폰으로 노래를 찾는 사이 다슬이 말문을 열었다.

“제 노래 실력 그리 나쁘지 않죠?”
“……그, 그래. 잘 부르네.”
“헤헷.”

영혼이 없는 내 칭찬마저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만족스럽게 웃는 다슬을 보며 나는 일종의 공포심과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얘한테 절대 마이크를 넘겨주면 안 된다.

내 반고리관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그, 그럼 나도  곡 부른다.”
“아, 당연히 오빠도 불러야죠! 예이!”

내 행동에 다슬이 얌전히 리모컨을 건넸다.
다행히 그녀에게 마이크 욕심을 내는 술버릇 같은 건 없는 모양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로군.

‘그보다 뭘 부른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노래 번호를 눌렀다.
노래는 장범준의 주홍빛 거리.

젠장, 하필 부를 만한 노래가 별로 없어…….

“오오오.”

반주가 시작되자 다슬이 작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거 노래 생각보다 어려운데에?”
“닥치고 노래나 들으세요.”
“넵.”

 일갈에 다슬이 금새 얌전하게 자리에 앉았다.

“오늘 술 한 잔에 취해~. 누군가에게 나 기대~.”

자주 불렀던 노래에 그리 높은 음으로 부르는 것도 아니다보니 술술 노랫말이 새어나왔다.
딴 건 몰라도 장범준 노래는 내가 좀 부르거든.

그래도 목소리가 바뀐  아니니 음색은 전과 다를 게 없었다.
하긴 목소리까지 바뀌면 그건 그거대로 위화감이 장난 아닐 테니까.

뭐, 체형이나 외모가 바뀐 시점에서 위화감 타령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듯해…….”

아니, 근데 이거 가사가…….
들으면 들을수록 어째 지금  상황인 거 같은데?

부르면 부를수록 맞아떨어지는 가사에 묘한 기분을 느끼며 노래를 마쳤다.

“와…….”

점수가 나오는 화면을 보며 마이크를 내리자 다슬이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업 되어 있던 것이 거짓말인 것 마냥.

“대박…….”
“대박 같은 소리 하네.”

아니, 이거 그렇게 어려운 노래도 아닌데 무슨.

괜히 부끄러워서 툴툴거리는 내 모습에도 불구하고 다슬은 부담되는 표정으로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망해진 나는 재빨리 그녀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자.”
“어? 에?”
“뭐하냐. 노래 안 불러?”
“아, 아아, 부, 불러야죠…….”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은 다슬이 가만히 리모컨을 만지작거렸다.
허나 그것도 잠시.
곧이어 마이크를 내려놓은 다슬이 내게 리모컨을 건네며 말했다,

“근데 오빠 노래 너무 좋아서 그러는데 그냥 하나만 더 불러주심 안 돼요?”
“또 불러달라고?”
“네에! 제발요!”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다슬.
아니,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요청을 해?

잠시 고민하던 나는 다시 번호를 입력했다.

‘이렇게 된  엄청 못 부르는 걸로 하나 불러야지.’

괜히 노래 잘 부르는 걸로 오해 받으면 나만 부담되니까.

“랩 불러도 되지?”
“당연하죠!”

다슬이 반색하며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반주가 시작되는 것과 함께 다슬이 템버린을 흔들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도 모른 채.

“꺄악! 소리질러!”

다슬의 기대어린 비명과 함께 나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방 안이 아수라장이 되기 시작했다.

“꺄아악!”

이전과 전혀 다른 느낌의 다슬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나는 되도 않는 랩을 불렀다.
그것도 완창으로.


***

그렇게 노래방으로끝나고 헤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허나 노래방에서의  시간으로는 다슬의 흥을 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다슬의 요청에  이겨 결국 3차까지 가게 되었다.

“으헤헤, 핑핑 돈드아…….”

제대로 몸도 못 가눈  비틀거리는 다슬.
아주 신이 나서 3차에서 술을 들이부은 결과가 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사실 어떻게든 부축을 하고 있는 나도 그리 제정신이라고는 할  없었지만.

“으헤헤, 오빠가 둘이네에~?”
“야 이노무 새끼야아……. 좀 적당히 마시라고 했어 안 했어어?”
“허얼. 지금 욕한 거어? 와,  오빠 욕하는 것도 섹시해우워어억.”
“야, 야! 토하지 마!”

갑자기 엎어지려는 다슬을 보는 순간 어지러웠던 정신이 확 달아났다.
나는 구역질을 하려는 다슬의 입을 억지로 틀어막았다.

“끄윽.”

아니, 설마 방금 그거 도로 먹은 거야?
아니지?

“씨발.”
“으헿, 오빠 욕하는 거 왤캐 섹시해에~.”
“아니, 욕해서 미안한데……. 너한테 욕한 건 아니다?”
“괜차나여~. 섹시해서 좋구만~. 근데 오빠 그거 알아여~?”
“또 뭔데…….”
“사실 나도 욕  하는뒈에~. 오빠 앞이라 참는 거임~. 히힛.”

꼬부랑 혀로 아무 말이나 내뱉는 다슬을 부축하며 나는 겨우 근처 벤치에 도착했다.
헤롱거리면서도 다슬은 내 부축에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왔다.

그래도 주정은 없어서 다행이네.

“앉아.”
“으엑.”

괴상한 소리를 내는 다슬을 겨우 앉히며 나도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 머리가 핑핑 도네.
나라도  적당히 마실 걸.

“후아.”

일단은 나도 힘들어 죽겠으니까…….
좀만 쉬자.

“쿠울…….”
“야, 야.”

근데 얘는 잠깐 쉬는 꼴도 못 보게 만드네.

나는 잠에 빠지려는 다슬의 어깨를 세차게 흔들었다.

“여기서 자면 안 돼. 정신 좀 차려.”
“흐엥?”
“집에 안 갈 거야?”
“가야져어……. 저 정신 말짱흐해혀어……. 그은데? 쪼오끔! 어지러워서어……. 흐히히히. 그러니끄아, 쪼오끔만! 쉬다 갑시드아.”
“……그래. 그래야겠다.”

일단 얘 정신 좀 차리게 해야겠네.

“잠깐 기다려봐.”

다슬을 자리에 앉힌 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있어. 어?”
“흐에?”

내가 일어나자 갑자기 눈을 번쩍  다슬.
그러고는 울상을 지으며  소매를 붙잡았다.

“오빠 어디가요오…….  버리고 가지 므아…….”
“버리긴 뭘 버려 이 년아. 숙취해소제 사올 테니까 기다리라고.”
“아항, 난 또 버리고 가는줄. 후히히히.”

……엄청 취한  같은데 그래도 말은 다 알아듣네.

살살 내 팔에서 힘을 푼 다슬이 히히 웃었다.

“오케이이! 그러며언! 나 최다스을! 기다리겠씁니드앗!”
“어휴……. 자지 마라. 알았지?”
“우응……. 자지잇? 오빠 변태앳~.”

이 미친년 진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나는 곧장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숙취해소제 두 개를 산 나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한 병을 비웠다.

“꿀꺽꿀꺽……. 크으.”

음료를 마시고 30초 만에 그나마 머리가개운해지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비싸서 그런지 효과는 직빵이네.

“하, 좀 살겠네.”

곧이어 남은  병을 들고 다슬이 쉬고 있는 벤치로 다가갔다.

거기에는 어느새 코까지 골며 뻗어있는 다슬의 모습이 있었다.

“크어어어…….”
“……하.”

아예 벤치 하나를 침대 삼아 드러누운 다슬.
그런 다슬을 보며나는 미간을 짚었다.

“진짜 가지가지 한다.”

아무리 역전세계라고 해도 그렇지.
무슨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마시냐 진짜.

나는 인사불성이 된 다슬의 뺨을 툭툭 쳤다.

“야, 야!”
“으엑.”
“자지 말고 이거 좀 마셔봐.”

눈을 뜬 지금이 기회다.
행여라 다시 잠에 빠질까 나는 서둘러 그녀의 입에 뚜껑을 딴 숙취해소제를 들이부었다.

갑작스러울 법도 하건만 다슬은 흘리지도 않고 내가  숙취해소제를 꿀꺽꿀꺽 들이켰다.

“휴우…….”

다슬이 숙취해소제를 마시며 정신을 차리는 사이 나는 앞으로의 일을 강구했다.

어쩐다. 나 얘네 집도 모르는데.
역시 근처 모텔에 데려가는 수밖에 없겠지?

“으음, 쩝……. 나 이제 못먹어어…….”

그야 그렇게 먹었는데 당연히 더 못 먹겠지.
 태평해서 좋겠다, 좋겠어.

‘분명 여기 세계 기준이면 내가 부축을 받아야  텐데…….’

어째 이런 세계에 왔으면서도 나는  모양인가.

아니면 아무리 역전이  세계라 해도 힘쓰는 역할은 결국 남자 역할이라는 걸까.
이 세계는 일단 근본적인 신체능력까지 바뀐 건 아니었으니까.

그보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나  때가 아니다.

‘어쩔 수 없지.’

언제까지 여기서 이럴 수는 없는 노릇.

나는 결국 거의 의식이 없는 다슬을 들쳐맸다.

“끙차……!”

다행히 완전히 의식이 없는 건 아니었는지 그나마 나에게 업히려는 힘이 미약하게나마 느껴진다.

“음냐…….”

내 목을 감싼 다슬이 고양이 마냥 몸을 부비적거렸다.
그런 다슬을 업으며 나는 근방에 있는 모텔로 향했다.

그렇게 몇 분을 걸었을까.

마침내 모텔에 도착한 나는 가쁜 숨울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시발 힘들어 뒤지겠네.

여전히 정신을  차리는 다슬을 업은 채 나는 전광석화로 방을 빌렸다.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여관 주인(여)을 뒤로 한 채 나는 그녀를 업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털썩.

“후우…….”

겨우 다슬을 침대에 내려놓은 뒤 잠시 숨을 골랐다.

‘설마 이런 식으로 얘랑 모텔에 오게 될 줄은생각도 못 했는데.’

정조역전세계인 만큼, 언젠가 이와 비슷한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이렇게 급작스럽게 올 거라고는.

일반적이라면 그야말로 누워서 떡을 받아먹기만하면 되는 상황.

하지만.

“……그냥 가야겠지.”

지금의 상황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난봉꾼 비스무리하게 살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강제로 하고 싶은 건 아니다.
강제는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의식은 있는 상태로 하고 싶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성 관념이 뒤바뀌고 뭐고 간에, 결국 이런 건 서로간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아니겠는가.

아무리 세계가 바뀌었다고 해도 26년을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몸.
이런 식으로 무방비의 여자를 건드리는 건 현재 내 가치관으로서는 용납이  되는 쓰레기 짓에 불과했다.

물론 정조역전세계인 이곳에서는 그리 인식이 되진 않을 테지만.

‘돌아가자.’

그리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오빠아…….”

뭐야, 얘는  언제 깼데?
쿨쿨 소리까지 내면서 자고 있길래 당연히 안  줄 알았는데.

“괜찮아? 언제 일어났어?”
“얼마  됐어요오.”

혀는 여전히 좀 꼬인 듯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깬 듯한 목소리다.
뭐, 그래도 의식이 있다면 좀 낫지.

“그래, 정신 차리면 너 알아서 집에…….”
“안 돼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내 손목을  붙잡는 다슬.
취한 것 치고는 꽤나 강한 악력이다.

근데목소리도 어째 멀쩡한  같은데?

“왜 그래?”
“오빠 이대로 가면 싫다고요.”
“뭐? 아니, 그게 뭔…….”
“가까이  봐요.”
“또 뭔데…….”

술 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더니 다짜고짜 뭐야.
그냥 얌전히 쉬었다  것이지.

어이없는 기분으로 누워있는 다슬에게 다가간 순간.

“읍!”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기습적으로 내 목을 끌어안은 다슬이 나를 확 끌어들여 키스를  것이다.

달뜬 숨결 너머로 느껴지는 진한 알코올 향이 혼란스러운  정신을 더욱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하읍, 오빠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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