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5화 〉주인공이 용사를 숨김 85화 (85/139)



〈 85화 〉주인공이 용사를 숨김 85화

나는 완전히 늘어져 버린 드리아데의 몸을 천천히 쓸었다.
성감의 여운에 빠져나오지 못한 드리아데가 파르르 떨었다.

‘[침식 저항]이 성장했어.’

경험치를 얻고 성장하는 시스템과는 달랐다.
아래에 꼭지가 달린 커다란 술통처럼 저항력이 채워져 있고, 미궁 밖에서는 꼭지를 열려,흘러나가 저항력이 소모되는 방식.
그런데, 드리아데와 섹스를 하고 나니 저항력이 일부 채워질 뿐만 아니라, 통 자체도 커졌다.

나는 부드러운 촉감을 멀리했다. 드리아데가 명상할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

서재로 향했다.
다크 엘프가 타주는 차를 마시며 생각을 이었다.

‘엘프의 번식이 미궁에 저항하는 길이다.’

다만, 이 길이 미궁에서 의지 밖으로 벗어나는 길인지, 미궁의 의지 아래에 단지 목줄만 길어지는 것인지판단할 수 없다.

‘일단 저항치를 늘여야 해.’

나는 차를 타주고 한쪽 편에 물러나  있는 다크 엘프를 보았다.

“시키실 일이 있으세요?”

다크 엘프의 반응에 살짝 웃음이 났다.

우든 엘프나 다크 엘프가 집안에서 메이드처럼 움직이는 것은 레리아나의 작품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여유로운 차를 즐길 수 있어 좋고, 세세한 봉사는 편하기도 했다.
다크 엘프나 우든 엘프들도 귀족 놀이에 거부감이 없었다. 엘프 사회는 상하 관계가 고정된 사회였다.
살짝 노동력의 비효율에 기웃거릴 뿐, 더 강하고 그들을 보호해주는 나와 일행을 모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저택 뒤쪽으로 땅을 파고 지하실을 만들고, 암석을 조사하며 산으로 뻗어져 나가는 토굴을 짓는 일이나, 우든 엘프들이 저택 주변 숲을 가꾸는 일은 효율에 얽매일 만큼 급하지 않았다.
일행과 엘프들의 안정을 위한 투자로 시작했다.

‘예상 밖으로 영역 장악의 효과가 크지만.’

멀리 본 투자가 바로 수익이 나는 셈이었다.
우든 엘프들이 보살피는 나무는 영역의 기초가 되고, 다크 엘프들이 파헤친 땅과 암석 또한 마찬가지였다.
숲의 영역은 드리아데의 수준이 낮아 효율이 떨어지지만, 다크 엘프는 에드샤가 이끄는 만큼 실전에 사용할  있을 정도였다.

“피리레라고 했던가?”
“네, 준영님.”

대답하는 피리레의 얼굴에 홍조가 깃들고 기대를 하는 눈이 초롱초롱했다.
그리고 보면 갈색 피부가 유난이 부드러워 보였다. 레리아나의 독촉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몸에 신경 쓴 느낌이 났다.

‘화장품을 발랐어. 의외로 수희와 사이가 나쁘지 않아.’

수희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자신만을 알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는 것이 다라면 어버스나이트 교단 내의 권력 투쟁에서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바리스와 헤스티는 다크 엘프보다 우든 엘프를 편하게 대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비극의 피해자 집단보다 가해자 집단을 경계하는 것이 자신의 생존과 이득이라는 객관적 면을 봐도 옮은 판단이었다.

‘화장품.’

우든 엘프보다 경계 당하는 다크 엘프, 그 빈틈을 노려 수희가 ‘관리’하는 것이다.
생필품을 사오면서 같이 사 온 사치품을 이용해서.

“이리와.”

찻잔과 정리하던 문서를 옆으로 치웠다.
식량 채집량과 계획에 대한 문서,  미궁  소유지에서는 우든 엘프와 다크 엘프들은 죽어도 리젠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관리가 필요하고 관리를 위해서는 현황 파악이 필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크 엘프도 보호자에게 가치가 있고 사랑받고 있음을 알려줄 때이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눈앞의 피리레는 다른 다크 엘프와 복장이 달랐다.
성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때는 그저 레리아나의 취향에 따라 차분한 메이드 느낌의 긴 원피스라고 생각했지만, 책상을 향하도록 돌려 세운 다음 두 손을 짚게 하고, 치마를 천천히 올리자 차이가 드러났다.

‘미궁 밖 귀족들의 취향인가.’

무릎 위까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긴 양말,  양말을 고정하는 가드 벨트.
그리고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속옷.
매끄럽고 빠져들  같은 갈색 피부 위에 놓인 검은 색의 유혹은 확실히 재촉하는 마력을 풍겼다.

“흐읏.”

종아리부터 시작해 무릎 옆을 지나 허벅지까지 손으로 훑자 급한 숨을 토해냈다.
흠칫거리는 어깨, 아마 자신의 반응에 놀랐을 것이다. 귀를 쫑긋거리며 너머의 소리를 훔쳐 듣는 것과 직접 만져지는 것은 천지 차이니까.
거기에 기운으로 성감을 간지럽히고 애달프게 만드는 운용, 이번 회차에서 신경 쓰고 결과도 얻은 운용이었다.
격에서 운용 능력까지 크게 차이가 나는 신도급 다크 엘프가 감당할 수 없다.

“흐으 흐 흐으.”

계속해서 애달픈 소리를 울려냈다.
허벅지를 간지럽히던 손이 더욱 중심으로 파고들었으니까.

고요해졌다. 어느새 벽 너머 멀리서 들어오던 자잘한 소음이 잦아들었다. 저택을 가꾸던 다크 엘프와 우든 엘프들이 숨죽여 귀를 쫑긋거리는 것이 보지 않아도 느껴졌다.

“준영님. 흐으.”

나의 머리가 책상에 엎드린피리레의 엉덩이 사이로 향하고, 입을 가져다 대자 결국 애원을 토해냈다.

나는 몸으로 책상 위에 엎드린 다크 엘프의 몸을 덮었다.
약간 작은 몸. 손을 뻗어 뺨을 만졌다. 입가에 손을 가져가자, 짙은 흥분과는 상관없이 조심스럽게 혀를 내밀어 엉겨왔다.

거칠어지는 피리레의 호흡.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이빨로 깨물었다.
이해했다.
파괴의순간이니까.
눈을 감고 눈물을 흘렸다. 저택 내의 종속한 사물이 파괴의 아픔에 파르르 떠는 피리레의 순간을 그대로 전해왔다.

피리레의 허리  배를 향해 손을 집어넣었다.
박아넣은 채로 그대로 들어 올렸다. 더 끌어당기면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의자 위에 앉고  위에 피리레가 앉은 자세.
달띤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비틀지만, 더 끌어당기고 허락하지 않았다.

“흐으…. 하아.”

그래도, 호흡을 가다듬으려 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
*
*

“준영님.”

작은 노크 소리와 이어지는 조심스러운 부름.

“무슨 일이지?”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긴장한 목소리, 그 아래에살짝 깔린 기대의 목소리.
나는 살짝 멈칫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문밖의 다크 엘프의 행동이 이해되었다.

이들은 성에 대한 관습이 없었다. 동물의 성은 안전한 곳이 중요하지만, 식물의 성은 개방되어 벌이 날아오는 곳과 바람이 부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거기에 유일하게 받은 교육은 나에 대한 봉사.
이는 내가 머무는 곳의 청결 역시 포함이었다.

‘레리아나가 나에 대해 나쁘게 말했을 리 없고.’

레리아나의 욕망 충족을 위해, 검을 받아서 대신 대화하는 에리도 귀족의 성생활은 모른다.

나는 고개를 돌려 쾌락에 기절해 책상에  늘어진 피리레를 보았다.
여기서 늘어져 있는 것보다 숙소에서 쉬는 것이 나을 것이다.

“들어와.”

메이드화한 다크 엘프의 행동은 예상을 벗어났다.
피리레에게 적당히 덮어준 메이드복을 올리는 것은 예상할  있었다. 이래저래 피리레에게 흔적이 남아있으니, 물그릇과 수건을 가져온 만큼 깨끗이 한 다음 데리고 가는 것은 납득할  있다.

하지만, 붉게 물든 얼굴로 의자에 앉은 나를 향해 무릎을 꿇고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그리고는 물과 수건을 가지고 오면 씻고 제대로 입으려고, 임시로 하체를 덮어 가리던 바지를 들어 올렸다.

찡긋하는 코.
불쾌감이 아니라 먹을 것을 찾는 강아지 같은 표정.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머리를 붙이고 나의 남성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혀를 살짝살짝 굴렸다.
성애를 나누었던 남성을 깨끗이 하기 위함임을 주장하면서도 흥분을 올리려는 혀의 움직임.

그리고는 눈을 올려 나를 살폈다.
불안이 그대로 드러나는 눈빛과 표정.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직접 와닿는 남성기의 쾌감과의 갭이 가학하고픈 욕망에 불을 지폈다.

나는 다크 엘프에 머리를 잡았다.
 잡아당겼다.
어느새 커진 남성이 핥아지는 쾌감이 삽입하는 쾌감으로 바뀌어 몰아쳤다.
고통에 찡그린 얼굴, 하지만 기쁨에 휘어지며 만드는 눈웃음.

“수희가 가르쳤어?”

입이 막힌 다크 엘프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하려고 했지만, 나의 남성은 대답하기 위해 입을  벌린 순간 더 깊이 파고들었다.
결국, 대답은 기절한 피리레를 돌보던 다른 다크 엘프에게서 나왔다.

“그림책을 가져다주시고 읽어주셨습니다. 그것을 기억하고 연구했습니다.”
“노력했군. 수고했다.”
“감사합니다.”

나의 칭찬에 불안이 한 움큼 남아있던 옆의 다크 엘프도 편안하게 미소지었다.

다크 엘프는 우든 엘프보다 입지가 좁았다.
입지가 좁지만, 유용성은 떨어지지 않았다. 현 상황의 다크 엘프에게 은혜를 베풀어두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수희는 판단했을 것이다.

‘수희가 잘 파고들었어.’

나는 다크 엘프의 목까지 남성을 밀어 넣었다.
신도급 다크 엘프라고 해도 짧은 시간 무호흡으로 전투를 치를 수 있다. 막힌 호흡에 고통은 있을지라도 성감에 가까운 고통이지, 죽음으로 가는 고통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내가 자제하지 않고 쾌락을 추구하면 할수록, 다크 엘프 무리에게는 그녀들이 필요하고 유용하다는 증명이 된다.

나는 짧은 신음과 함께 정액을 토해냈다.
당황하는 표정, 크게 뜬 두 눈.
그래도 작은 입술을 꼭 다물고 흘리지 않았다.

빠르게 주위를 살피고 옆의 다크 엘프와 눈빛을 교환했다.

“제가 닦아드리겠습니다.”

피리레를 보살피던 다크 엘프가 찬물에 적신 천을 가지고 와, 의자에 앉은 나의 남성과 주변을 닦기 시작했다.
나의 정을 입안에 가득 머금은 다크 엘프는 일어나 긴 의자에 바로 누운 피리레에게 다가갔다.
깨끗이 하고 내린 메이드 치마를 다시 올렸다.
갈색의 매혹적인 두 다리 사이에 상체를 기울이고 머리를 가까이했다.

찔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입에 품은 정액을 다크 엘프 피리레의 여성 안으로 혀를 놀리며 밀어 넣기 시작했다.
음란한 모습이었지만, 성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대지에 씨앗을 심는 우든 엘프 못지않았다.

*
*
*

우든 엘프와 다크 엘프를 품은 덕분에 10일에서 14일로 늘어난 휴식의 끝이 다가왔다.
미궁 지하 13층과 14층, 그리고 15층을 떠올렸다.
13층과 14층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와 일행은  개의 층을 뚫어낼 성장을 이끌었다.

‘15층은…. 15층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리나란의 성장에 집중해야겠어.’

계획을 세우며 휴식을 마무리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