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주인공이 용사를 숨김 63화
사소한 농담과 시시한 우스갯소리.
조금 떨어진 빈터에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속옷과 천 하나 정도 걸친 허술한 복장. 무기도 걸치지 않았다.
나의 완전한 휴식 선언에, 다들 부모의 보호를 받는 부잣집 아이들처럼 모든 것을 잊고 즐겼다.
꼭 필요한 시간.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굳어져 자신을 찌르는 모서리가 될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시간.
그래도 평온을 깨트려야 한다.
살짝 입에서 쓴내가 돌았다. 즐거운 꿈이라도 깨지 않으면 시체가 될 뿐이다.
“자자, 휴식 끝.”
“으으, 벌써요?”
헤스티의 칭얼거리는 소리. 그러나 헤스티의 눈빛은 이미 선명해지고, 허리를 바로 세웠다.
모두 흩어졌다.
흩어지는 시간은 느렸지만, 장비를 갖추고 모이는 시간은 빨랐다.
“일단, 바리스는 자신의 수련을 정리하면서 아리나란과 연계를 연구해줘.
헤스티, 페로도 마찬가지. 저번 전투 마지막에 범위 마법을 많이 쓴 만큼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을 거야. 수희는 좀 더 내면에 집중해.”
수희는 내게 강간당하면서 첫 번째 순수를 잃었다.
그리고 아직 두 번째 순수를 찾지 못했다. 찬란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급하게 진행할 생각 없었다. 순수한 복수를 추구하느니 나와 나누는 애욕에 타락하는 것이 더 나았다.
‘파티 전체로 생각하면 손해가 크지 않아.’
수희의 절망은 의외의 방향으로 작용했다.
전투 중에 독단적인 움직임이 줄어들고, 타인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대신 파티의 적극성은 바리스가 끌어올렸다. 수희가 수동적으로 변해 떨어지는 전투의 적극성을 바리스가 주도적으로 이끎으로써 회복했다.
무엇보다도 수희가 직접 쌓아 올렸던, 훈련과 경험으로 강화된 감각과 무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수희가 이때까지 독선적으로 움직이면서 보지 않았던 방향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효과도 일어났다.
‘조율은 중요해.’
이전에 수희가 맡았던 전투의적극성을 바리스가 부담하게 되었지만, 역으로 바리스가 맡았던 파티의 조율을 수희가 일부 부담했다.
무기와 능력의 특성을 볼 때, 무거운 양손검을 쓰는 바리스보다 가볍고 빠른 쌍검의 수희가 파티 조율을 할 때 효율이 좋았다.
특히 일행은 점점 강해질수록 극단적인 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조율의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에리, 에드샤 가자.”
“네.”
“네.”
나의 호명에 에드샤는 흘낏거리며 지켜보았던 밤이 기억났는지 움찔거렸다. 뺨을 붉히면서도 둘은 대답하고 내게 다가왔다.
에드샤와 연관된 세계의 경험으로 컨트롤러 클래스의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
[층간 감각 연동]의 상위 스킬인 [층간 원격 투사]가 가능해졌다.
층간 감각 연동은 다른 층에 종속시킨 종속물을 인지하는 스킬이었다. [층간 원격 투사]는 이에 더 나아가 힘을 투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던전에서는 함정을 설치하고 다른 층으로 간 다음, 이전 층의 함정을 발동시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데, [층간 원격 투사]는 한 가지 장점이 더 있었다.
투사하는 힘이 내가 종속시킨 정도에 비례했다.
단순 미궁층에 단순 종속물이면 함정을 격발하고, 돌조각의 위치를 변경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지만, 내가 장악해 ‘거점’이 된 미궁층은 달랐다.
떨어진 상태에서도 원래 힘의 1/3까지 끌어낼 수 있었다. 단순 무력뿐만 아니라 내가 동조한 에리나 에드샤의 힘까지 같은 층에 없어도 끌어낼 수 있었다.
에리, 에드샤와 함께 들어오는 계단이 위치한 곳으로 갔다.
“마법진을 그리고, 마법진을 중심으로 어스 슬라임을 일으키는 거다.”
에드샤가 체화한 마법진은 일행이 없어도 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키벨레 종족이 모여 일으켰던 어스 슬라임의 축소판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키의 3배가 넘는 어스 슬라임은 적 교단의 사제가 오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끌어줄 것이다.
평범한 모험가가 온다면 몸 안으로 삼켜 감옥처럼 가둘 것이다.
일행이 없을 때 ‘거점’을 지킬 수단을 완성했다.
*
*
*
일행은 그간 경험을 성장으로 일구어냈다.
나는 흙을 이용해서 커다란 구를 만들었다.
‘리버밸런스의 잔향’이 담긴 막대기.
구의 중심에 막대기를 넣고 사방을 흙으로 밀봉했다. 그다음 표면의 흙만 장악하고 종속체 부유력을 이용해 공중으로 띄웠다.
주의해야 할 점은 나의 힘이 막대기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 나의 힘이 막대기에 묻으면 이 막대기를 놓고 간 리버밸런스 사제가 나의 개입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서, 힘의 방향을 구의 표면과 수직에 가깝게 해 끊임없이 가했다. 이는 공을 회전시켜 공중에 띄우는 것과 비슷했다.
에리는 두 눈을 끔뻑이며 입을 열었다.
“준영님, 예뻐요. 힘이 내부에 미치지 않게 할 수도 있군요.”
감탄이 담긴 목소리. 에리의 성격이 살짝 변했다. 어쩌면 일행이 모르는 원래의 성격일지도 몰랐다.
에리는 띄워 올린 구의 표면이 나의 힘으로 보석의 표면처럼 매끈해지는 것을 눈에 담았다.
“그래, 정말 예쁘네. 보석 같아.”
“에이, 보석은 변하지 않아서 가치가 있는 거지. 저건 계속 변하잖아.”
바리스가 웃으면서 에리의 감정을 보듬는 양 동감하고, 수희는 자신의 평소 생각을 말했다.
“흠, 뭐, 다음에 보석이 나오면 너 줄게. 그리고 저 능력의 가치는 보석에 비할 바가 아니지.”
수희가 자신이 바리스에게 핀잔을 넣어놓고서는 어색한지, 에리에게는 선심성의 발언을 했다. 이어 나의 눈치를 봤다. 자신의 말이 나를 낮추는 의미로 받아질까 봐 말을 덧붙였다.
“보석도 보석 나름이야. 오랜 시간 균일한 압력을 받아 세월을 머금은 보석이나, 혹 불태워진 순간을 고정한 보석이나, 모두 쉽게 단정하면 안 돼.”
대화에 에드샤가 끼어들었다.
평정심을 되찾고 안정화된 에드샤는 종종 설교를 하곤 했다. 키벨레 종족에게 교육받던 어린 시절을 소중히 하는 마음과 종족을 다시 융성하게 하고픈 생각이 합쳐진 영향이었다.
“그래, 그래. 내가 말실수했어.”
수희가 어깨를 으쓱였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긴 가치가 아니라면, 다른 건 아무래도 좋은 수희였다.
“그럼, 이 상태를 유지한 채 9층으로 가는 거죠?”
헤스티가 초롱초롱해진 눈으로 확인했다.
“그렇지. 지하 9층, ‘마물 봉인처’로 갈 거야. 혼전으로 이끌기 위해.”
이 정도 기예를 부리면서 대화하는 건 내게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집중을 위해서 자극의 수를 줄여야 하는 단계를 넘었다.
일행 역시 이를 알기에 탐험 초반과는 다른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미궁이기에 상시 쌓이는 스트레스가 적어졌다.
지하 9층에는 '강림당한 마물'층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마물 봉인처’라고 불렸다. 흑갈색의 작고 날씬한 여성형 몬스터가 나오는 층, 마법을 쓰는 다크림이 주 몬스터인 층이다.
나는 수희의 표정과 페로의 분위기를 살폈다.
“으으, 거기 싫은데.”
수희가 일행을 배신해 페로가 신성의 ‘짜증’ 받아 젊음을 잃은 곳. 수희 역시 내게 강간당해 순수를 잃어버린 곳이다.
“극복해야 할 곳이야.”
페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뒤에 수희도 입술을 삐쭉 내민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미궁 9층 ‘강림당한 마물’층.
어두웠다. 천장을 가린 검은 구름이 더욱 음침하게 느껴졌다.
차라리 천장이 드러나 있으면 미궁임을 인식할 텐데, 검은색과 회색이 일으키는 변화는 구름 너머 하늘을 상상하게 해, 마치 문이 열린 새장 같았다.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마음을 간지럽히고, 이성이 마음에게 단지 착각이라고 압박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되어버린다.
“아, 위를 보면 안 되는 거였지요.”
“아니, 마음 가는 데로 봐. 헤스티 너도 수준이 올랐어. 이미 그에 얽매일 수준이 아니야.”
바리스가 헤스티의 손을 잡고 함께 천장을 보았다.
“저 천장 자체가 함정이면서도 성장의 발판이지. 미궁 속의 몬스터와 같아. 직시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고, 극복하면 반드시 성장하지.”
나는 습관처럼 왼손 끝으로 레리아나의 검을 톡톡 건드렸다.
“제가 들은 것과 좀 다른데요?”
“그럴 거야. 어버스나이트 내의 정보는 선 성향 인간 기준이 아니니까.”
나는 구시렁대듯 말하는 수희에게 설명했다. 수희가 내게 가볍게 반박하는 건 좋은 현상이었다. 다시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이곳에는 다크림이 있어. 괴롭히고 싶어질 만큼 애절한 몬스터. 악과 혼돈 성향 인간은 다크림을 찾고 눈에 담지. 위를 보지 않아.”
“우음, 위를 봐봤자 답답하기만 할 뿐인데.”
“나도 그래. 에리.”
나의 말에 에리와 에드샤도 느낌을 말했다.
나는 오른손으로 구를 공중으로띄우고 제어하면서, 왼손으로 에리와 에드샤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대지 속성의 그녀들에게는 하늘이나 천장이나 원래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었다. 특별히 스트레스를 더 받을 이유가 적었다.
에리가 바리스나 헤스티보다 미궁 내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이유이기도 했다.
*
오른손을 내밀었다. 내가 종속화하고 부유하던 흙으로 된 구가 앞으로 나아갔다.
수희가 발끝으로 땅을 툭툭 찍었다.
“그 리버밸런스의 막대기를 여기까지 들고 온 거 유인할 생각인 거지? 그런데, 왜 하필 여기야?
미궁 5층 우리 거점은 우리에게 유리한 곳이라 리버밸런스가 유인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딴 곳도 있잖아. 유인해서 싸우기 좋은. 여기 기분 나쁜데. 나나···. 그나.”
수희는 말끝에 페로를 흘낏거렸다.
“나는 괜찮아. 변화는 기회를 가져오니까.”
“그래, 그래. 대신 다음에 한번 목숨을 구해줄게.”
수희는 페로에게 어깨를 으쓱이며 사과를 다른 형태로 표현했다.
일행이 주변을 경계하면서도 대화를 많이 하는 건 내가 요구한 사항이었다. 일행의 수준은 각자의 개성이 능력 발현에 한 축이 되는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말은 힘을 가지기에 자신을 나타내는 말을 억제하면 성장의 제약이 될 수 있다.
다만 한 개인의 자신을 담은 말은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5층 거점에서 휴식하며 마음을 터놓은 시간이 중요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상승효과로 이끌기 버거웠을 것이다.
“이곳에는 또 다른 힘이 있으니까. 그것도 리버밸런스가 반응할만한.”
나는 수희의 질문에 대답했다.
예전 수희를 강간할 때, 수희가 울먹일 때 수희 외부의 무언가가 공응했다.
‘하지 마. 제발, 그만.’
언. 흐느낌의 공명.
아직 멀리 있는 9층의 마법진은 여전히 은은한 빛을 발산했다.
그때 추측했었다. 마법진 안에는 마물로 은유할 수 있는 존재가 갇혀있다.
마법진 안에 강제되어 있는 존재는 여성형이다. 수희의 고통과 공명할 정도로 절망에 물들어 있다.
처음 미궁 9층 ‘강림당한 마물’에 왔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수준이 달랐다.
[신성 이해] 스킬이 생성될 정도로 격이 달라졌다. 같은 층에 와서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때의 체감을 재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신성에 익숙해졌다.
그렇기에 알았다.
리버밸런스에게 ‘강림당한 마물’이 얼마나 황홀한 만찬일지.
“가자.”
일행을 이끌었다. 일행에게 나를 차단에 가깝게 보호하라고 지시했다.
앞으로 나아가자 다크림이 모습을 드러내고 마법을 시전하려 했다.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일행이 마법 시전을 끊어내고 전사진이 마무리하거나 나를 보호했다.
9층의 마법진과는 최대한 가깝게 거리를 붙였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내가 영역을 확립하기 어려웠다. 영역 확립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위치까지 다가갔다.
일정 부분 흙을 들어내고, 지하 5층에서 가지고 온 ‘구’를 심었다.
심자, 회전이 멈추었다. 내부와 외부의 차단이 사라지자 외부 마법진의 영향이 ‘막대기’를 감싸고 있던 흙을 장악하고 ‘리버밸런스의 흔적’이 남은 ‘막대기’에도 닿았다.
“기다리자.”
리버밸런스가 남기고 간 ‘막대기’는 이상 현상이 일어났을 때, 설치자에게 알리는 송출 루틴이 없었다.
그러한 루틴을 심으면 에드샤의 감지에 들키기에 단순히 수신의 루틴만 가졌다.
리버밸런스의 설치자가 직접 ‘막대기’를 살펴야 ‘막대기’ 주변의 이상 현상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막대기를 설치한 리버밸런스 사제는 지하 5층 우리 거점이 지하 9층 ’강림당한 마물‘층처럼 변했다고 느낄 거다.’
처음에는 인지를 할 감각의 한 조각만 보낼 것이다. 그 결과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변화 자체를 이해하기에는부족한 극소량의 정보.
원래 미궁 5층 거점에서 나나 에드샤의 영향력이 늘어난 정도의 변화라면, 이미 알고 있는 정보가 없어도 충분했다. 빈 부분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정보는 작은 파편.
파란색이 진한 파랑으로 변했다면, 작은 파편에 담긴 정보량으로 충분하지만, 파란색이 붉은색으로 변했다면 극히 부족한 정보가 된다.
‘분명히 직접 끼어들것이다. 하지만, 이는 마법진의 영향과 충돌하지. 충돌하면 물러설까? 아니면, 더 강하게 달려들까?’
달려들기를 기다렸다.
물러서도 실패가 아니었다. 성과가 남는다.
리버밸런스에게 나에 대한 분석 불가한 정보가 추가된다. 9층 마법진의 힘과 나의 능력을 구분을 포기하는 순간 나에 대한 대처가 난잡해진다.
나를 패배시키고 반드시 승리하려면 과한 힘을 투자해야 하고 과한 힘은 틈을 엿볼 약점이 된다.
“수희, 이리와.”
다소 강압적으로 말했다. 수희가 살짝 몸서리쳤다.
“왜, 그래. 무섭게.”
나는 수희를 끌어당겨 안았다. 이미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수희의 갑옷을 벗겼다.
“아이, 이러지 마. 그때는 정말 절망했다고.”
수희를 엎드려 눕혔다.
“으으, 싫은데, 이 자세 싫어.”
인상을 쓰고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다만 몸의 움직임은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옷을 벗기는 대로 몸을 드러냈다.
전선에서 수희의 나신은 오래간만이었다.
하지만, 수희의 몸은 나의 손길에 익숙했다. 어느새 엎드린 몸을 덮는 팔의 완력과 나의 체온을 성감으로 받아들이고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아,아앗.”
수희가 비명을 터트렸다. 내가 수희의 귀를 깨물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남성을 박아넣으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등 뒤로 덮친 나를 향해 몸을 돌려 눈을 홀기려고 했다.
하지만, 실패하고 흐느꼈다. 내가 거칠게 온몸으로 찍어눌렀기 때문이다.
예전에 수희가 강간당하면서, 마법진 안의 무언가와 공응했다.
지금은 강간이 아니기에 마법진 안 존재의 절망에 공조할 수 없다. 하지만, 마법진 안의 존재와 한번 공응했던 수희의, 이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자극은 침착을 흩트릴 것이다.
“흣, 흡.”
다른 일행이 지켜보는, 그것도 완전 무장하고 긴장한 상태에서 지켜보는, 나에게 당하는 섹스임에도 수희의 성감은 빠르게 올랐다.
어쩌면 수희의 여왕님 같은 과시욕은 노출 욕구와 같은 성감이 비틀린 작용일지도 몰랐다.
비음을 숨기려고 호흡을 참는데도 치밀어오른 성감이 그녀를 몰아세웠다.
“온다.”
“흣, 흐 네, 와요.”
나는 리버밸런스의 접근과 마법진에 봉인된 존재의 주시를 말했다.
하지만, 수희는 자신을 말했다. 자신이 느끼는 것을 말했다.
기이한 상황이기에 오히려 더 순수에 가까운 쾌락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