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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6)

집에 없는 엄마

 네토라레 (1부 )   [소라야설- 네토라네]   0   8,555  2016.03.03 13:54

어둡지만 두려울 만큼 어두운 날은 아니었다. 창 너머 내리치는 비바람은 조금의 공포감을 주기론 충분했다. 불 꺼진 집 안에 웅크린 채 비바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이 끝나고 내일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이 핸드폰에서 울려왔다. 잠시 후 나는 전화를 걸었다.

“엄마?” 몇 번의 신호연결음이 끝나고 들리는 북적북적한 소리에 나는 초조한 듯이 말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는 충분히 취한 듯 했으며 회식 중이니 이따가 갈 테니 먼저 자라는 말을 하곤 끊었다. 젠장...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갖고 나지막하게 욕을 뱉었다.

다시 울리는 핸드폰. “여보세요?” 아빠였다. 또다시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시끌시끌함은 나의 기분을 최악으로 만들었다. “아빠 늦는다. 오늘 회사에서 회식하고 들어간다.” 다소 무뚝뚝하지만 술을 좋아하지 않으셔서 그런지 취한 느낌은 없었다.

나는 비가 내리는 오늘이 너무 싫었다. 혼자 냉장고를 열어 케이크를 꺼냈고 18개의 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왜 태어났냐...” 그리곤 불을 껐다. 항상 그런 식이었다. 내 얘기를 듣기에, 날 관심 갖기에 너무나 바쁜 부모님.

얼핏 잠이 들었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머리와 귀만 잠에서 깬 느낌이었다. 아빠... 조용히 집으로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샤워를 간단히 하고 주무시는 듯 했다. 그리곤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고 나는 다시 잠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창밖엔 어둠이 조금씩 잦아들었지만 비는 여전히 거세게 내리치고 있었다. 그러한 고독 속에서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방에서 나와 화장실로 다가갈수록 엄마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이 하나하나 뒤집혀 있었다. 비를 맞으시며 오신건지 옷들 대부분이 물에 젖어있었다.

화장실의 불이 켜져 있었고 문도 열려 있었다.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봤다. 샤워를 하려고 하신건지 팬티를 한 손에 들고 욕실에 옆으로 누워있었다. 마치 팬티를 벗다가 넘어진 것 같은... 행여 잘못된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의식을 확인해봐야 된다는 생각과 처음 보는 엄마의 나체에 낯설고 설레는 마음이 뒤엉켜 나의 행동을 굳게 만들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조금씩 가까이 다가갔다. 미끈한 다리를 지나 잘록 들어간 허리 맡으로 쭈그려 앉아 숨을 쉬는지 코에 손을 대보고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평온히 주무시는 듯 했고 술을 얼마나 드신 건지 날숨에선 알콜향으로 가득했다. 다소 안도가 되었지만 나체의 엄마를 화장실에서 끌어내 아빠가 주무시는 침실로 옮기기엔 굉장히 묘한 상황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차가운 화장실 바닥에선 빼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축 늘어진 나체의 엄마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끌려했지만 이내 실패했다. 바닥에 살이 자꾸 붙어 끌리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손으로 전해지는 뭉실한 가슴은 자꾸 다른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옅은 갈색의 유륜, 풍만한 가슴,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허리의 잘록함과 골반이 이내 정확히 내 눈에 꽂혔다. 잠시 갈등을 했다. 술에 잔뜩 취한 엄마가 과연 알까? 하는 마음에 양쪽 가슴에 손을 올렸다. 폭신하다 못해 뭐라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었다. 마시멜로우? 아니.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살며시 꼭지에 손가락으로 집었다. 굴려보기도 했으며 마사지하듯 전체적으로 저어보기도 했다. 차마 밑을 만져보기엔 용기가 나지 않았고 행여 아빠가 화장실에 들어올까 라는 생각에 귀는 계속해서 바깥을 주시했다. 나는 불연 듯 지금 이 상황이 끝나는 게 싫다고 생각했고 욕실에 누워있는 엄마를 뒤로한 채 재빠르게 방에서 핸드폰을 가져왔다.

무음 속 폰에 차곡차곡 담기는 엄마의 나체는 나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전신을 찍고 가슴을 찍고 눈에 훤히 보이는 계곡을 찍고 다리를 살며시 벌려 찍고 마지막엔 무슨 용기가 낫는지 살며시 손가락으로 계곡을 벌렸다. 마치 쩌억하는 소리가 나는 듯 했고 머릿속엔 천둥이 치는 듯이 어지러웠지만 폰의 초점을 잘 맞추며 찍었다. 무슨 용기가 들었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살며시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이윽고 내 머릿속에는 온통 엄마의 계곡으로 향해있었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겨우겨우 동영상 기능으로 돌려 다시 찍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계곡의 입구를 건들이다가 중지를 살며시 집어넣으려 했다. 이내 손톱마디가 보이지 않을 만큼 들어갔고 의외로 뻑뻑한 느낌이 들지 않고 저항 없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원래 그런가? 라는 순진한 마음과 함께 중지가 보이지 않을 만큼 집어넣었다가 뺐다.

“?!” 그 순간 내 눈에 비치는 것을 의심할 만큼 허여멀건 한 액체가 손가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나왔다. 나는 속으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엄마의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이것은 과연 무엇인가 하고 생각했고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뒤 생각의 결론을 짓고는 내 예상처럼 정액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냄새를 맡아봤다. 정액. 한명의 것이라 추정하기엔 많은 양이 흘러나왔다. 양손으로 푸면 약간 모자라는 듯한 양이 욕실 바닥에 떨어졌고 아직도 엄마의 그곳엔 끈적끈적하고 허연 액체들이 맺혀 있었다. 아직까지 지금 상황을 의심하며 설마 하는 마음에 손에 들린 팬티를 보았을 때 뒤통수를 크게 맞은 듯 했다.

검정 팬티였다. 분명 검은 색이 분명한데... 흰 얼룩들로 가득해서 차마 검은 팬티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였다. 특히 계곡과 맞닿는 부분은 하얗게 굳은 액체들로 가득했고 집에 오는 동안 흐른 양으로 팬티를 적히고 남을 정도로 보였다.

나는 속으로 미친 듯이 욕을 했다. 그러고 보니 술에 취에 불긋불긋 한줄 알았던 피부 곳곳이 키스마크가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가슴 언저리에 수차례, 골반 근처는 죄다 키스마크였다. 안쪽 허벅다리에도 키스마크로 추정되는 붉은 쪼가리가 여러 개 보였다. 엄청난 분노에 치를 떨었으며 배신감이 온 몸을 휘몰아쳤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 몸과는 반대로 점점 마음속으로는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사랑 받지 못하는 아들, 언제나 3순위였던 아들이었다는 심리가 내 마음 한 구석을 부스러뜨리는 느낌을 받았다.

잠시 후 나는 빳빳이 서있는 내 자지를 엄마의 계곡에 맞췄다. 그리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정액을 악착같이 빼내겠다는 듯이 자지를 놀렸고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던 어떤 마음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만큼은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깊숙이 넣다 뺐다 를 반복하면서 자지의 끝은 자궁에 닿는 듯 했으며 내 자지의 주변에서 느껴지는 미끈거리는 정액을 모두 긁어내는 듯 했다. 누군가가 싸지른 불순한 정액을 제거하고 나의 순수하고 착함이 안착하기를 바라는 다소 어린아이다운 발상이 스쳐갔으며 살 부딪히는 소리가 빨라졌다.

내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액으로 가득하던 그곳을 나의 귀두로 충분히 긁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그만큼 비어버린, 허전해진 계곡 사이로 누렇고 끈적거리는 정액을 힘차게 뿜었다. 계곡에서 자지를 빼면서 흘러나온 누런 정액은 맡은 소임을 다한 듯 나에게 속삭였다. ‘충분했다.’ 땀범벅이 된 나는 핸드폰을 찾으려 했고 조금씩 흘러나오려는 정액을 안으로 밀어 넣으며 핸드폰에 계속 담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나는 엄마의 양쪽 다리를 모아 살며시 들고 조심스레 화장실 앞으로 끌어내고는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침대에 누워 핸드폰에 담긴 엄마의 사진들을 보여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사실과 내가 했던 행동들에 지독한 혐오감을 느꼈다. 그리곤 다시 잠들기 전까지 자지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날 아침 9시가 돼서야 나는 일어났다. 토요일이라 더 늦잠을 자도 됐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잤을 뿐 그저 눈이 떠졌다. 역시나 집은 썰렁했다. 아빠는 주말을 쉬지만 주말은 항상 아빠 자신의 것이었다. 아마 낚시를 하러 가졌을 것이다. 엄마도 주말은 쉬시지만 아마 운영하는 가게들끼리 연합 때문에 등산을 가셨을 것이다.

매번 그런 식이었다. 평일엔 일하시느라 바쁘고 주말엔 각자의 시간을 갖기 바쁘다. 그럼 집 안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식탁에 놓인 10만원. 그것이 나에 대한 최대한의 관심이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만큼 새롭지도 않았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였을 것이다. 식탁위에 놓인 돈이란 것이. 처음이야 신이 나기도 하고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낭패도 많이 봤지만 이젠 저 돈이 내 부모님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내 기억 속 10만원은 부모였다.

혼자 있기에 넓은 거실은 내게 안식을 주지 못했다. 안방은 침대와 화장대 하나씩만 있을 뿐 그 어디서도 부모님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밥통엔 언제 해먹었는지 모를 만큼 차갑게 식어있었다. TV는 재미가 없었다.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내 방은 숨 막힐 만큼 고독해 보였다. 나는 손에 들려있는 10만원을 보며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고 있었다.

“여보세요? 어 창식이냐?” 언제나 주말엔 친구를 불렀다. 난 알고 있다. 좋은 친구들은 아니라는 것을. 다만 나와 비슷한, 혹은 내게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붙어있는 친구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창식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생 양아치 같은 친구였다. 웃음도 많고 의외로 착한데, 멍청했으나 결국엔 날 즐겁게 해줬다. 그나마 다른 애들에 비해선 나았다. 그래서 불렀다.

잠시 후 집 앞에선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고, 우리 집에 들어오자마자 게임 얘기를 꺼냈다. 창식이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기 좋아했고 자신이 게임을 못하는 것을 즐겼다. 나는 창식이를 위해 피자를 시켰다. 그렇게 하루를 고독하지 않게 보내는 듯했다.

아무도 내가 생일인지 몰랐다. 창식이도 마찬가지였다.

“야. 나 이제 간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을 무렵 창식이는 급한 일이 있다며 하던 게임을 껐다. “왜?” “씨바. 동생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 간다.” 그렇다. 그렇게 창식이는 집에 있을 여동생들을 챙기러 갔고 (놀 땐 놀더라도 항상 동생들 밥은 지가 챙겨준다. 자기 부모님 고생하는 것도 알고 자기도 평일에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한다.) 어두워지는 밤을 보며 나 또한 어두워져갔다.

저녁 8시가 넘고 10시가 되어도 부모님은 없었다. 당연하다는 듯 시끄럽게 혼자 떠들던 TV는 집 안을 소리로 가득 채웠고, 나는 소파에 누워 있었다.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그래. 아들. 오늘 못 들어가고 내일 들어갈 거 같다... 그래. 끊는다.” 아빠는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말을 하고는 끊었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냉장고에 넣어둔 케이크를 다시 꺼냈다. 그리곤 다시 불을 붙였다. “하아...” 무슨 말이 필요할까. TV에 나오는 연예인의 생일 축하 장면을 보면서 촛불을 불어 껐다.

“엄마?” 나는 11시가 넘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등산을 가신 엄마. ‘과연 11시가 넘었는데 안 들어오는 이유는?’ 어제 새벽의 일이 떠올랐다. 마치 불과 몇 분 되지 않은 것처럼 생생히 떠올랐다. ‘씨발...’ 북적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엄마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렸다. “어 아들?” “언제와?” “오늘 좀 늦을 거 같아 아들~ 등산 끝나고 지금 뒤풀이 중이거든? 막걸리랑 파전 먹고 있으니까 먼저 자~ 산에서 먹는 게 또 별미라 술술 들어가네? 호호” 웃음소리 뒤로 들리는 걸쭉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희씨 여기 이것 좀 먹어봐 정말 진국이라니까? 하하” 엄마는 잠시만 기다리라며 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연락이 없었다. 하하. 정말 웃음밖에 안 나왔다.

또 어제와 같은 상황이 일어날까? 방금 들린 목소리의 남자 품에서도 그렇게 놀아나는 것일까? 알면서 그러는 것일까? 술에 취해 모르는 상태로 그렇게 당하는 것일까?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할수록 무엇인가 속에서 꼬여만 갔다. 하지만 그 의문의 결론은 하나였다. ‘아빠는 아실까?’

나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나는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산부인과를 갔으며, 이모의 차를 탔다. 진료실 앞에 대기 중이던 우리는 처음에 엄마가 호명되어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낯선 의사가 엄마에게 해코지 할까 무서워 울었고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목이 터지도록 울었다. 이모는 그런 나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남자 의사의 손에서 무슨 짓이 벌어지는지 몰라 무서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엄마는 얼굴이 붉게 물든 상태로 나왔고 나는 그런 엄마에게 뛰어가 안기며 울었다. 입 밖으로 괜찮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세상을 잃은 사람처럼 나는 꺽꺽 울기 바빴고 붉게 홍조를 띈 엄마는 그런 나의 머리를 만지며 왜 그러냐며 토닥일 뿐이었다. 허리 맡에도 못 미치는 내 키는 그렇게 무릎을 껴안고 울기 바빴고 끝까지 울었던 이유는 엄마의 몸에서 의사선생님의 냄새가 나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꿈속에서 펑펑 울었고, 현실로 돌아왔을 땐 차가운 소파에 누워 흐느끼던 내 자신을 발견했다. 웃음만 나왔다. 이대로 살다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치는 게 아닌가하는 마음이 들었다.

새벽 4시. 나는 퉁퉁 부은 눈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고 오지 않는 엄마를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전화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했다. 순간 닫힌 안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의 정적은 뭐라 말하기 힘들만큼 내 몸을 굳게 만들었다. 아직까지 떠들고 있는 TV와는 반대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멈춰있던 심장이 과격하게 펌프질을 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끄고 조심스레 방안으로 들어갔다.

“엄마?”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불렀다. 방 안에는 술 냄새가 가득했다. 등산복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이 침대 바닥에 떨어져있었고 신발장 쪽에 있어야 할 등산용 지팡이도 옷가지 옆에 널브러져 놓여있었다. 검붉은 속옷 차림으로 엎드려 한쪽 다리를 벌리고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나는 아까보다 큰 목소리로 불렀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살짝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전화를 했기 때문일까? 엄마의 옆에는 부재중 전화 2통이라는 표시가 뜨며 혼자 밝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2통?’ 나는 살며시 엄마의 폰을 가지고 거실로 나왔다.

숨죽이며 화면을 바라보았다.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제대로 본적 없는 엄마의 핸드폰이 내 손에 있으며 비밀번호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들끓기 시작했다. 먼저 내 생일. ‘땡’ 그럼 아빠 생일? ‘땡’ 그럼 엄마 생일? ‘스르륵’ 마치 개선문의 장군이 행차하는 듯 머릿속에 작은 환호가 일렁거렸다.

부재중 전화 2통, 그중에 하나는 아들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김혁수 조합장님. ‘누구지?’ 문자를 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몇 개의 스팸문자 뿐이었다. ‘그렇지. 요즘 세상에 누가 문자하나?’는 생각에 카톡에 접속했다. 맨 먼저 단체 카톡방이 보였다. 등산모임. 마지막으로 헤어진 시각이 대충 9시 쯤 되어 보였다. 매우 건전한, 마무리였다. ‘그렇다면?’ 카톡 흔적을 지운 것인가? 전화 통화내역을 살폈다. ‘2통?’ 통화내역이 삭제되어 있었다. 분명했다. 의도적으로 흔적을 지우려는 티가 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과연 새벽 3시 경에 와있는 부재중 통화의 사람은 무엇인가? ‘뭔가 있다.’ 나는 이 낯선 사람에게 무엇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낯선 번호를 따로 내 핸드폰에 저장했다. 그리곤 핸드폰을 다시 엄마 옆에 두려고 안방의 문을 열려는 순간 카톡이 왔다. 내 핸드폰이 아니었다. ‘두근.’ 나는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느꼈고 카톡을 확인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전 이제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다급했던 나는 카톡의 숫자 1이 사라지는 것을 미처 확인 못했다. 잠시 후 ‘아 아직 안 주무셨네요?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피곤하셨을 텐데요?’ 라는 카톡에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했고 지금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두근거리기만 했다.

떨리는 손으로 꾸역꾸역 패드를 눌렀다. ‘아 네~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에 또 뵙도록 해요’ 라고 보냈다.

그 남자는 갑자기 오늘 사진 다 보내드릴까요? 라는 말을 했고 나는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심호흡을 하며 ‘네’라고 했다. 등산을 하는 엄마의 모습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이것저것 카톡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괜한 생각을 한 것인가 하는 마음에 그 사진들을 살폈다. 정말 평범한 모임이었다. 산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들부터 정상에서 모두가 웃으며 찍은 사진까지.

살짝 안도를 한 나는 사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끝내려했다. 그 김혁수 조합장이란 사람은 술자리 사진도 보내 드리냐며 갑자기 능글맞게 얘기했다. 나는 뭔가 울컥했다. 분명 뭔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괜찮다는 말을 써서 보냈다. 그러자 알겠다며 오늘 등산은 참 즐거웠다는 말을 끝으로 카톡을 끝냈다. 그리곤 마지막에 그가 보낸 한 장의 사진에는 파전과 막걸리가 널브러져있는 산속 주막 같은 곳이었고 붉게 물든 엄마가 핸드폰을 들고 다른 사람들을 찍으며 웃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핸드폰 앨범을 클릭했다.

“!?” 욕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붉은 배경... 분명 아까 그 주막이었을 것이다. 수십 장의 사진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의 나체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클릭해봤다. ‘엄마?’ 한 여자의 발로 추정되는 것과 남자의 등이 보였다. 정자세를 뒤에서 찍었다? 살이 좀 두툼한 남자의 엉덩이 골이 보이고 여자의 발바닥은 하늘을 향해 있었다.

옆으로 넘겼다.

살짝 흔들렸는지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좀 더 옆에서 본 자세였다. 긴 머리카락. 벌어진 입. 옆에 보이는 남자는 무엇이 즐거운지 흥미로운 눈동자로 웃고 있었다.

사진을 보면서 주막이 칸막이가 쳐있는 주막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좌식이었다. 다음 사진에는 한 여인이 자지를 문 모습이 보였다.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대충 봐도 누구인지 알거 같았다. 검붉은 속옷만 걸친 채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은 너무나 외설적이었다. 술이 잔뜩 들어간 건지 여인의 얼굴은 붉게 타올라보였고 마치 아까 본 핸드폰을 든 엄마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잠시 뒤 나는 그 폭발적인 욕정의 현장을 내 카톡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차분히 볼 생각이었다. 겉핥기식으로 엄마의 핸드폰을 보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내 핸드폰으로 옮기고는 엄마의 폰에서 내 카톡방을 지웠다. 그리곤 조심스레 핸드폰을 엄마 곁에 두고 나왔다. 그리곤 방에 들어가 한 장 한 장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검붉은 팬티 안쪽에 뿌려진 정액 사진부터 질내사정 후 남자의 웃는 모습이 찍은 사진, 그런 자지를 물고 있는 여인. 한 남자의 손에 들린 엄마의 등산지팡이는 엄마의 체온을 몇 번이고 느낀 사진까지 있었다. ‘최악이다.’ 나는 아까 안방에서 본 등산지팡이가 생각났다.

크게 심호흡을 했다. 밖에는 여전히 어두웠고 조용했고 고독했다. 나의 분노와 흥분을 잠재우기엔 최고의 어둠이었다. 핸드폰 시계엔 5시를 보이고 있었다. ‘분명 5시 30분 쯤 되면 해가 뜨기 시작한다.’ 조용히 안방으로 건너갔다.

검붉은 속옷차림으로 잠들어 있는 엄마가 보였다. 아까 보지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검붉은 속옷은 젖어있었고 등산지팡이는 축축했으며, 엄마의 이곳저곳은 붉은 쪼가리들로 가득해보였다. 천천히 다가가 엄마를 불렀다. “엄마?”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고 술 냄새만이 가득한 방이었다.

얼룩진 검붉은 팬티를 살며시 잡았다. 그리곤 살살. 내렸다. 때론 과감하게 행동했다.

탱글하고 육덕진 엉덩이가 들어나기 시작했고 점점 내릴수록 골짜기가 보이는 듯 했다. 팬티가 살짝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계곡과 서서히 떨어지는 팬티 사이에는 점성이 강한 액체가 늘어졌다. 꽤나 많은 양이었고 마치 푹 익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후...” 작은 심호흡과 함께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만할까...’ 나는 순간 겁을 먹었다. 성난 내 자지도 무슨 이유인지 수그러들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아직까지 밖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TV도 내 불안한 감정을 잡아주기엔 부족했다.

전날 있었던 경험을 이어가기에 뭔가 불안했다. 결국 나는 황급히 안방에서 나왔다.

그리곤 내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등산지팡이가 눈에 아른거렸다. 제대로 확인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잠들었다. 그리곤 꿈을 꿨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잠에 덜 깬 나는 요란히 울리는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나다.”

창식이었다.

“몇 신데 전화야?” “12시 30분쯤?”

“그렇게 오래 잤나보네...” “언넝 나와. 너희 집 앞이니까.”

“알겠어. 동네 한 바퀴만 돌고 와 금방 나간다.”

나는 부스스하게 몸을 이끌고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옷을 벗었다. 욕실 수건건조대에 엄마의 검붉은 팬티가 널려있었다. 아마 빨아서 널어놓으신 듯 보였다. 그 팬티를 본 순간 조심스레 다가가 지난날의 향이 나는지 맡아보았다. 전혀. 그저 비누향 뿐이었다.

바깥에 기다릴 창식이가 떠올랐고 급히 머리만 감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그리곤 식탁 위에 놓인 또 다른 10만원을 들고 나갔다. ‘젠장. 10만원...’ 내가 나감으로써 집안은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집 앞에 나간 순간 창식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야 왜 이제 나와 시벌” “야 쫌 세수라도 해야 될 거 아니냐? 쌔꺄 쫌.” 나는 그 말과 함께 뒤에 탔고 창식이는 달렸다. “야 근데 어디 가냐?” “모름.” “진심?” “응”

그렇게 창식이와 나는 일요일의 한가로운 스피드를 즐겼다.

그날 저녁이 되어서 집에 들어온 아빠는 어디 갔냐며 전화를 했고 혼자 매운탕을 끓였다. 매우 조용하게.

나는 그런 아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일부러 늦게 들어갔다.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갔고, 창식이는 저녁쯤에 이미 집에 갔기 때문에 혼자 PC방에 있다가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행여 혼날까 싶어 살짝 주눅이 든 목소리로 대문을 열었으나 이미 아빠는 안방에서 일찍 잠이 들으신 듯 했다.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열어보니까 푹신한 이불에 둘러싸여 곯아떨어진 아빠가 보였다. ‘역시나.’

나는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엄마의 팬티가 마른 채 건조대에 널려있었다.

샤워를 하던 도중 살짝 미끄러졌다. 다행히 중심을 잡아 다치진 않았으나 샤워기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둔탁하면서 날카로운 소리를 냈고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벽과 천장까지 물방울이 튀면서 엄마의 팬티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샤워기를 주워들었다. 잠시 천장과 벽을 보다가 팬티에 시선이 갔다. “...” 우연의 일치일까. 검붉은 팬티 안쪽 부드러운 내피가 물에 젖어 색이 어두워져있었다.

결국 그 날도 내가 잠들고 나서야 엄마가 집에 들렀다.

다음날.

등교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가 집 앞이라 힘껏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새벽부터 아빠는 보이지 않았고 당연히 엄마는 주무신 듯 안 주무신 듯 침실을 훑고 아침부터 일을 나가셨다. 고독.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밖에는 많은 학생들이 등굣길에 분주해보였다. 그 와중에 교복 차림으로 여유를 부리는 나.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쓸쓸했다.

정말 아무런 문제없이, 아무런 재미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듯 했다. 무미건조하게.

친구들과 어울려 웃고 있는 모습, 대화를 나눠도 허공에 붕 뜬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학교 내에 큰 분수가 있었는데 그 주변에서 장난치다가 물에 빠지는 학생이 있었다. 그게 나였다.

살짝 멍한 듯 보이는 것이 불만족스러웠는지 장난을 치고 싶었는지, 친구들이 순식간에 팔 다리를 하나씩 잡고 호수에 날 던졌다. “!!” 입 밖으로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점심시간에 바깥 공기를 마시던 학생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귀에 물이 들어갔는지 멍멍했다. 눈앞에 친구들은 깔깔거리며 숨넘어가듯 웃었고 주변에도 웃음소리가 들렸다.

잉어 한 마리가 내 허벅다리 옆을 스쳐지나갔다.

“끄아악!” 놀란 나는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고 창식이 옆에 있는 동준이의 허리를 잡았다. 그게 신호가 됐는지 창식이가 동준이를 잡으라고 소리쳤고 나머지 친구들이 아까와 같이 물속에 빠뜨렸다. 나는 그 와중에 동준이의 오른쪽 손을 들었다.

결국 나는 도중에 집에 왔다.

담임선생님께 엄청 꾸중을 듣고서야 옷을 갈아입으러 집으로 왔다.

물에 흠뻑 젓은 채 현관에서 옷을 전부 벗어 들고 들어갔다.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세탁기 안에 넣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 욕실 내부가 굉장히 따뜻했다. 마치 방금 전까지 욕실을 사용한 것처럼.

때마침 건조대에는 엄마의 검붉은 팬티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침까지 있던 팬티가 사라진 사실에 방금 전까지 엄마가 욕실에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했다. 세면대 거울은 뿌옇게 수증기가 맺혀있었다. 이상한 마음에 수상한 곳이 있는지 이곳저곳 찾기 시작했다. 딱히 흔적이 없었다. 하지만 팬티의 존재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을 가질 만 했다.

잠시 뒤 샤워를 끝내고 거실에 나왔다. 그리곤 여벌의 교복을 걸치곤 안방에 들어갔다.

“?!” 묘한 냄새가 났다. 분명 말로 표현하기 힘든 냄새. 어디선가 한번 맡아본 냄새. “킁킁” 나는 좀 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침대의 이곳저곳을 살폈다. 결국 이상한 점은 냄새뿐이었다. 뭔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이 있는데 자꾸만 놓치는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기엔 담임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포기하고 문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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