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정희는 낯선 침대에서 깨어났다. 어제 과음을 한 탓인지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이 밀려왔다.
"여기가 어딜까?" 정희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결혼한지 두달만에 처음 있는 외박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준수씨가 부산출장을 간 터라 그녀의 일탈을 제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젯밤 잘 알고 지내던 부동산 여실장들과 1차,2차까지 간 것은 기억이 났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 기억도 없었다. 왜 자기 혼자서만 모텔에서 깨어나게 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살펴보았다.
주현씨 - 윤사장님! 어디 계신건가요? 문자받으시면 연락 좀 주세요.
어젯밤 자리를 같이 한 여실장 중 하나였다. 어젯밤 11시 30분에 보내져온 문자였다. 그럼 중간에 일행들과 헤어졌단건데...
정희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욕실로 가서는 속옷을 벗고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제서야 알게 된 것이었지만 음부가 너무 아파왔다. 음부 뿐아니라 항문까지도 쓰라린 상태였다. "강간?" 정희는 다시 한 번 두려워졌다. 어젯밤 술에 취한 자신을 누군가가 여기로 데려와서 강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희는 알몸으로 밖으로 나가 침대주위를 살폈다.
머리맡 휴지통에 정액을 닦아낸 듯한 휴지뭉치가 가득했다. 휴지양으로 볼 때 한두명이 아닌 것 같았다. 정희는 침대에 걸터 앉아서 고민에 빠졌다. 자신을 강간한 사내들을 고발해야 마땅했지만 이제 겨우 결혼한지 두달밖에 안된 새색시가 그런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부동산 운영에도 큰 장애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정희는 샤워를 마치고 그냥 미친개한테 물렸다 셈치고 그날 일을 잊기로 하고는 모텔을 빠져나왔다. 정희는 사무실로 출근 해서 주현씨를 불러냈다.
정희 - "여기야. 주현씨!"
주현 - "사장님...어제 괜찮으셨어요? 걱정많이 했어요."
정희 - "2차로 노래방 갔었잖아. 그 이후로 생각이 안나. 무슨 일 있었어?"
주현 - "많이 있었어요. 정말 아무 기억도 안나요?"
정희 - "그렇다니까. 무슨 일이었어?"
주현 - "2차로 노래방 갔다가 같이 나와서 다른 사람들이랑 헤어진 후에 저랑 같이 3차를 갔어요. 00단란주점으로요."
정희 - "그래서?"
주현 - "거기서 옆방 남자분들하고 합석을 하게 됬는데 11시쯤 되서 제가 화장실 다녀오니까 사장님이 안계시더라구요. 남자들한테 물어보니까 먼저 가신다고 하시고 나가셨데요. 일행 중 하나가 택시태워주러 나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좀 놀다가 들어갔는데 조금 걱정이 되서 문자드린 거였어요."
정희 - "기억이 없어."
주현 - "별일은 없으셨구요? 집에 들어가셨어요?"
정희 - "집에는 들어갔더라구. 신기하네."
정희는 주현씨에게는 집에 돌아갔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자신이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어젯밤 이야기)
00단란주점에서 옆방 손님들과 합석하게 된 정희와 주현은 사내들과 게임을 하면서 벌주를 계속 마시게 되었는데, 미혼인 관계로 방어적인 주현과 달리 남편인 준호의 출장으로 마음이 흐트러진 정희는 방심한 상태로 술을 계속 마셨고 주현이 남친 전화를 받으러 나간 사이 최음제를 탄 술을 두 잔이나 마신 관계로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주현이 있는 상태에서 겉옷위를 더듬는 것 이상의 추행을 기대할 수 없었던 사내들은 한 명이 정희를 데리고 먼저 가고 나머지가 주현과 헤어진 후 합류하기로 결정하였다. 제일 체격이 좋은 녀석이 정희를 엎다시피하면서 단란주점을 나가 근처에 있는 모텔로 향햐였 었다. 술에 적당히 취한 건강한 네 명의 사내가 갓 결혼한 육덕녀 정희를 곱게 놔두었을리 없었다. 그들은 정희를 자신들의 노리개를 삼아 새벽까지 성적으로 철저하게 유린하였고 그 광경을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스마트폰에 담았다. 윤간을 마친 후에는 정희의 신분증이며 명함을 꺼내어 정희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였고 그녀의 스마트폰으로 알몸사진을 찍어서 자신들 의 스마트폰에다가 전송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정희의 폰으로 수십여장의 알몸사진이 촬영되어 사내들에게 공유되었다.
SK부동산...이곳이 정희의 삶의 터전이었다. 지난 5년간 갖은 고초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이제는 주변 경쟁부동산에서 모두 부러워하는 곳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정희가 노처녀의 몸으로 불철주야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고객들에게 봉사하고 노력한 결과였다. 몇몇 경쟁업소에서는 정희를 가리켜 몸을 파는 창녀니 뭐니 하면서 헛소문을 퍼뜨 리고 다녔지만 정희에게는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육덕스러운 바디가 있었고 별다른 인맥이나 학벌이 없던 정희가 그걸 이용 해서 영업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남편인 준호역시 정희의 고객이었고 서로 눈이 맞아 결혼에까지 이르 게 된 것이었다. 결혼한 후 정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행복했었다. 그녀의 결혼소식이 알려진 이후로 예전 에 육체관계를 맺었던 고객들도 젠틀하게 정희를 인정해주었고 다만 예전과 다름없는 그녀의 노출복장에 만족할 따름이었 다. 물론 모든 고객들이 정희의 의도대로 잘 따라준 것은 아니었고 몇몇은 여전히 정희를 주물르거나 오럴서비스를 요구하 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랬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젯밤일은 충격이었다. 다만 몇달만에 느낀 자유를 만끽하려던 것이 잘못이었었다.
하루종일 정희는 좌불안석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낯선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올 것만 같아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 때, 부동산 문을 열리더니 낯선 사내가 두리번거리면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마침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외근나가고 없어 서 정희 혼자만 남아 있었다. 사내는 홀에 서서 정희에게 말을 건냈다.
사내1 - "윤정희 사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정희 - "제가 윤정흰데요. 무슨 일이시지요?"
사내1 - "좀 조용한 장소에서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정희 - "그럼 응접실에서 말씀하시지요. 이쪽으로 오세요."
정희는 사내를 사무실 구석에 위치한 응접실로 안내했다. 응접실에는 낮은 유리탁자와 양쪽으로 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었 다. 정희는 사내와 마주보고 앉았다. 사내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느끼한 미소를 지으면서 정희를 쳐다보았다. 정희는 어젯 밤 옷차림 그대로(속옷만 갈아입은 채)였다. 가슴쪽이 V자로 파여진 검정색 니트티에 타이트한 검정 데님미니스커트 그리 고 진한 회색 팬티스타킹이었다. 사내의 시선이 자신의 풍만한 가슴에 고정된 것을 깨닫자 정희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정희 - "그래서 저를 찾아오신 용건이 뭔가요? 제가 좀 바빠서요."
사내1 - "제가 오늘 새벽에 좀 이상한 메세지를 받았는데요. 흐흠... 확인을 좀 하려구요. 흐흠..."
정희 - "메세지라니요? 뭘 확인해요?"
사내1 - "먼저 이걸 좀 봐주시지요?"
사내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그것을 정희 앞 테이블위에 놓았다. 그 스마트폰에 보여지는 것은 정희의 얼굴이었다. 그냥 얼굴사진이 아니라 정액을 가득 바른채 누군가의 자지를 물고 있었다. 사내가 사진들을 차례로 보여주자 정희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자신의 전화번호가 찍힌 자신의 능욕장면을 보고 있으니 구토가 올라왔다. 이 사진들 이 준호씨에게 보여진다면 말할 필요도 없이 당장 이혼일 테고 주변에 뿌려진다면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었다. 정희는 일생 일대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정희의 표정을 읽은 사내는 슬그머니 정희 옆으로 자리를 옮겼고 혀로 정희의 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소름끼쳤지만 키는 이미 사내에게 넘어간 터라 정희는 그를 제지할 수가 없었다. 정희는 울음이 터지기 직전 상 태였다. 사무실 문이 열려있고 응접실 또한 잠겨있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이 광경을 본다면? 정희는 상상하기도 싫었다.
사내는 손을 가슴골에 집어넣어 유방을 거칠게 주물렀다.
사내1 - "왜 이런 사진을 나한테 보낸거지? 나에 대해서 뭘 좀 아는건가?"
정희 - "전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로요."
사내1 - "결혼한지 두달 밖에 안된 년이 이렇게 보지를 흘리면 안되는거 아닌가? 남편도 아나? 네토야?"
정희 - "아니에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사내1 - "너같은 년을 어떻게 그냥 포기하겠어. 아님 우리 가게에서 일 좀 해볼래? 그럼 고민해 볼께."
정희 - "어떤 곳인데요?"
사내1 - "페티쉬클럽이라고 알랑가?"
정희 - "네. 알아요. 조금..."
사내1 - "니 옷차림 보니까 니 남편도 그런쪽인가보네. 네토에 페티쉬까지..."
정희 - "일단 말로 하시자구요. 제발 좀 떨어지세요."
사내는 계속 능글맞게 웃으면서 정희 맞은편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손가락을 까딱거려서 정희에게 다리를 벌리라고 시켰 다. 정희는 입술을 깨물며 다리를 서서히 벌렸다. 타이트한 치마가 조금씩 허벅지 위로 당겨져 올라갔다. 사내는 스마트폰 으로 정희의 모습을 찍어댔다. 어차피 알몸까지 찍힌 마당에 그런 가벼운 노출을 찍겠다는 것을 제지할 수가 없었다. 사내 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어 탁자위에 놓았다.
"스위트캔디"
그가 운영하는 페티쉬클럽이었다. 주소를 보니 정희네 부동산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곳에 있었다.
사내1 - "일단 여기서 물러갈테니 잘 생각해보고 오후에 전화해. 생각있으면 오후 6시까지 가게로 오라고..."
정희 - "어떤 조건인가요?"
사내1 - "타입은 극강하드타입으로 하고 오후 4시부터 오후 7시까지 VIP손님만 받을거야. 소개로 오는... 일하는거봐서 일체 소문안내고 사진도 모두 없애주고...물론 모델료는 지불하지. 하루에 20만원...어때?"
정희 - "받아들일께요. 정말로 아무에게도 소문내면 안되요. 극강하드타입이면?"
사내1 - "손님 요구대로 뭐든지 하는 거야. 단, 니 육체를 해치지는 않는 범위에서..."
사내1 - "그럼 6시에 보자고."
사내는 손을 흔들면서 응접실을 나갔다. 정희는 소파에 기대어 망연자실 앉아있었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페티쉬클럽 사장 이라니... 자신을 윤간한 사내들이 일부러 그에게 자신을 토스한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일단 모면은 했지만 너무 혼란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