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23)

"아.............악................."

놈의 큰 비명소리는 사무실 구석구석을 퍼졌고 입에 거품을 물며 발버둥쳤다. 

놈이 몸부림치자 붙잡고 있던 내 식구들이 뿌리쳐졌고 놈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더욱 큰 비명이 질러져 건물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놈의 비명소리와 데굴데굴 구르는 처참한 모습에 다른 놈들은 귀를 막고 흐느끼며

몸을 떨어댔고 내 식구들 조차 고개를 돌렸다.

2분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놈은 꿈쩍도하지 안은채 바닥에 누워 마치 땅에 

나뒹굴어진 물고기처럼 파드득 파드득 거리고 있었다. 

"야. 저 씹새 다 뒈져가는 물고기 됐다. 물로 손 씻어 내주고 붕대 감아줘라. 아직 한가지

더 남았....자 이제 다른 놈을 ..."

내 식구들이 놈의 손가락을 대야에 담궈 씻어내 주는데

그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던 놈들의 두목이 말했다.

"제발 이제 그만해 주십시요. 더이상은 못보겠습니다. 차라리 날 죽여 주십시요."

"이 씹새가 그러게 왜 가만있는 날 왜 건드려. 

그동안 네 놈들은 설친걸 생각해봐 씹새야"

"정말 죄송합니다. 그냥 저 만 죽여 주십시요"

"죽이는건 나중이지 난 고문좀 즐겨야겠어.네놈들 때문에 난 돌아..."

말하는 중 내 식구가 민택이 형이 옆방에서 좀 보잔다는 말을 했다.

"잠깐 네네 아는 사람이 찾아와서 보자는데 한번 가봐 주고 올테니 기둘려"

난 말을 멈추고 나와 민택이 형이 있는 사무실 옆에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민택이 형과 한사람이 더 있었는데 변호사였다.

"야 대근아 비명소리 때문에 나까지 떨려 죽겠다.

그만좀 하고 이쯤에서 끝내. 연길이는 여기로 바로 보내주고"

"네. 연길인가 하는 그놈은 바로 보내고 다른 놈들은 조금만 손대고 끝내겠습니다."

난 변호사로 부터 한가지 조언을 받고는 놈들이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

놈들 두목을 곧장 민택이 형이 있는 방으로 보내 주었다.

마지막으로 난 사무실에 있는 다리가 멀쩡한 놈들에게는 한쪽다리의 발목인대를 끈어주었고 

정미 누나를 납치한 세놈에게는 한쪽 팔까지 못사용하게끔 했다.

얼마 안있어 민택이 형이 나를 다시 찾아 형이 있는 방으로 갔다.

"야. 연길씨가 너에게 정말 죄송하다신다.

그리고 연길씨는 그동안 이곳을 관리하면서 네 누이를 비롯한 많은 국내인에게 악행을 저질러서 

더이상 국내에 살 면목이 없어 보름내로 외국으로 떠난단다. 

또한 자기 모든 재산을 내게 넘겨주며 네 누이의 보상과 함께 앞으로 좋은일에 써달란다고 해서

난 그러겠다고 했다.그러니 내 체면을 봐서 이 쯤에서 함의 봐라.내가 섭섭하지 않게 크게

보상해줄테니..."

난 먼저 두목을 쳐다보며 말했다.

"보상은 나중이고... 야 씹새 정말 너 반성하고 있냐?"

"네. 만이 반성하고 있습니다.정말 죄송합니다."

"그래. 야 네 씹새 다시 한번 내 눈에 너 뜨이면 그땐 네 가족 뿐만 아니라 너와 상관되는 놈들

모두에게 소금맛좀 보여줄테니 그리 알아."

"야. 반성한다잔아. 또한 곧장 외국으로 떠난다고하니까 이제 그만해."

"형 체면 봐서 제가 이쯤하는 겁니다."

"그래 그래 참아."

"형이 대신 크게 보상해준다는 돈은 언제쯤 줄겁니까?"

"작은 돈이야 바로 줄 수 있지만 내게 당장 큰 돈은 없고 천상 사업체를 팔아서

줘야 하는데 아무튼 연길씨가 떠나기 전에는 해줄께. 

좀 전에 그러지 안아도 그 문제를 연길씨와 상의를 했는데 네 보상 마무리 될 때까지 

너나 네 친구들이 연길씨와 가족을 감시 해도 좋다고까지 하셨다."

결국 그렇게 해서 합의를 봐 주었다.

(참고로 합의가 끝나자 놈들의 두목은 먼저 자기 수하들이 있는곳으로 갔다왔었는데 

나중에 내 식구들에게 들었는데 놈들에게 수표를 나눠준후 

무언가 서류에 지장을 찍게 하고는 밖으로 나와 변호사에게 주었다나...)

합의가 끝나자 난 내 식구들을 시켜 병원으로 후송시키게 한후 

두목과 그의 가족을 집으로 보내며 내 식구들 7명을 붙여보내 놈과 가족이 떠날때까지 상주케했다.

그 일로 인해 민택이 형은 그 날부터 곧장 청량리 구역전체를 맡게 되었고 내게 정수에게 전해주라며

2억원을 주셨다.

다음날 정수와 정미 누나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정수는 내 식구에게서 내가 왔다는 말을 듣고 병실 문 밖에 나왔다.

정수는 동생걱정으로 얼굴이 근심 가득했는데 나를 보자 눈물 글썽이며 말했다.

"캡틴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나도 네 동생하고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건 당연한 거고

지금 네가 걱정하는 심정은 나도 한가지야. 자 그러니 우리부터 기운내자구"

"네 기운내겠습니다."

"동생은 지금은 어때?"

"말을 안합니다. 그저 눈물만..."

"밥은 먹었니?"

"그저 억지로 한 숟가락 먹고는..."

"너는?"

"생각 없읍니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내가 한번 병실에 가서 달래볼테니까 넌 식구들아하고 밥먹고 와."

난 다시 따라온 식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정수랑 같이 식당에 가서 밥먹고 와."

"네"

"참.정수야 이건 민택이 형이 놈들에게 대신 받은거라고 동생에게 갖다 주래"

난 정수에게 돈 봉투를 억지로 쥐어 준후 식구들과 함께 식당으로 보내고는 

정미 누나가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여름이었던 그 때 병실안은 뜨거웠다.

더위속인데도 정미 누나는 몸을 반듯이 한채 이불을 덮고 있었고 큰창에서

비치는 햇살 속에 헬쓱하고 창백한 얼굴을 드러낸채 반듯이 누워있었다.

사창가의 후미진 햇빛없는 방 속의 흔적이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마음을 가다듬은 난 말했다.

"정미 누나. 나 대근이야."

정미 누나는 아무말 없이 시선을 계속 천장에 두고 있었다.

난 몸을 움직여 정미 누나 머리 맡에 있는 탁자위에 꽃바구니를 놓고 말했다.

"정미 누나가 이 장미꽃처럼 예전처럼 화사해졌으면 좋겠어?"

"...."

정미 누나가 누워있는 침상 옆에 앉아 말했다.

"꽃향 좋지. 누나도 금방 기운날거야"

"..."

"밥도 안먹는다며.?"

"..."

"오빠도 지금 누나 걱정 때문에 밥도 안먹고 한숨만 쉬고 있어.

누나가 빨리 기운내야 오빠도 기운내던 하지"

"...."

"정미 누나가 이런 모습하고 있으니까 내 마음도 찢어질 듯하다."

"...."

"정미 누나! 영순 누나 안보고 싶어?

빨리 일어나 우리집에 놀러와서 영순누나하고 예전처럼 깔깔거리고 그래줘"

"..."

"정미 누나가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 내가 뭐든 해줄께"

"..."

"말좀해라. 답답해 미치겠네."

"..."

"누나가 지금 말하기 실음 할 수없지.

아무튼 빨리 기운차려. 그럼 이만 갈께."

몸을 일으켜 병실 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정미 누나의 울음소리가 들려 몸을 돌렸다. 

정미누난 언제 일어났는지 앉아서 울고 있었다.

"흐흑...."

난 다시 정미 누나 옆에 앉아 눈물을 손으로 훔쳐 주며 말했다.

"기운도 없으면서 울기는... 이쁜 얼굴에 눈물자욱 생기는거 봐 "

"흐흑흑..."

정미 누나가 더욱 흐느끼며 몸을 안겨와 난 살며시 감싸 안았다.

"그래 지금은 실컷울고 기운내"

한참 그렇게 울던 정미 누나가 고개를 들어 눈물가득한 얼굴로 나를 잠시 바라보다

내 볼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대근씨 고마워요.그리고....꼭 다시 태어날께요"

누나의 얼굴에 화사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새롭게 일어서는 거야. 누나가 그렇게 웃어주니까 가슴이 두근거려진다.

그렇게 웃으면 이뻐서 누구에게든 사랑받을 수 있을거야. 앞으로 그렇게 웃는거다."

"...기운낼께요"

"약속한거다."

병실의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들어와서 몸을 떼어 누나를 침상에 눕혔다.

간호사는 영양제를 갈아준후 맥박을 체크한 후 일어서는데

병실 문이 열리며 정수가 들어왔다.

"밥은 먹었어?"

"네."

"그만 가세요. 바쁠텐데..."

"그래."

정미 누나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보였지만 다시 내게 화사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나와 기운내기로 약속한거 알지. 또 올테니까 그렇게 미소 보여줘야되"

"오지마요. 내가 찾아갈께요."

"그럼 빨리 퇴원해서 우리 집으로 놀러와. 그럼 그때 봐."

난 병실을 나왔다.

병실 밖으로 따라 나온 정수는 이제 병실은 자기 혼자 있어도 된다며 같이 있던 내 식구들도 

이제 그만 데리고 가라해서 내 식구들과 함께 동두천으로 왔다.

동두천에 온 난 재철이 형의 지시에 따라 내식구 20명을 불러 민택이형에게 붙여주었다.

민택이 형은 자신이 관리하던 동두천 모두를 내게 넘겨주었고 그 때부터 동두천 인근 전체는

내가 관리하게 되었다.

일주일 쯤 지나 정수가 나를 찾아와 쪽지를 전해주며 말했다.

"정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글입니다.

캡틴과 헤어진 그날밤 스스로....

정미 떠나보내며 전 마음 먹었습니다.독하게 살기로...

뭐든 시켜만 주십시요"

정수는 울먹이는 소리로 말하고 있었지만 난 정미 누나가 죽었다는 충격에 휩싸여 

말을 한참 못했다.

병실을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늘진 모습 속에 화사한 미소를 보내주던 

정미 누나의 모습이 떠올라 미칠것 만 같았고 다시 태어나겠다는 말이....가슴속에

파고들어 눈물이 몰려왔다.

"바보. 그때 조금만...바보 ..

정수야 미안하다. 내가 그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난 눈가를 살짝 훔치며 정수에게 말했다.

"그래 떠난 사람은 떠난거고 그래 독하게 살자.네가 양놈말을 잘하니까 오늘 부터 카지노를 

맡아봐"

"네. 전 캡틴이 하라는 일이라면.뭐든 하겠습니다."

"영철아 이리좀 들어와"

"네."

영철이가 들어왔다

"오늘부터 정수가 카지노 총 관리자니까 함께가서 지금 애들에게 인사좀시켜.그리고 네가 좀

거들어주고"

"네. 캡틴.정수야 가자."

그들을 보낸 난 정수가 준 접힌 쪽지를 펴 들었다. 

종이엔 글씨와 함께 군데 군데 얼룩져있었는데 눈물 자욱이었다.

"대근씨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했어요. 다시 태어나면 꼭 옆에...흐흑흑 "

난 미칠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내가 신경썼었으면 하는 아쉬움 속에 더욱 애간장이 녹아들것만 같았다.

마음이 진정되자 

날 사랑했던 여자가 죽었는데도 이렇게 가슴 아픈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는다면....

난 기석이를 불러 차를 타고는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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