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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는 다음날 정희에게 또 찾아갔다.

정희는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진태를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진태를 맞이했다.

진태는 정희를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정희는 의례 진태가 옷을 벗으라는 소리를 할 줄 알고 옷을 벗고 자리에 누워 팔을 모으며 머리 위로 올렸다.

정희의 행동과 얼굴엔 기대마저 있었다.

오늘은 어떻게 해 줄까?

오늘은 얼마나 나를 괴롭혀줄까 하는 기대가 어려 있었다.

나를 얼마만큼 오르가즘의 세계로 인도해 줄까 하는 기대가 정희의 얼굴에 분명히 있었다.

그게 진태는 괴로웠다.

정희를 완전히 버려 놓는 것 같았고 지난 세월동안 정희를 보호하고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차단시켜주었는데 자신이 나서서 이런 것을 알려주어 정희를 파괴시키는 것 같았다.

아예 버려 놓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정희의 D컵 가슴이 옆으로 쳐져서 나이가 먹은 것을 보여주었다.

젊었을 때는 저 처진 가슴이 하늘을 향해 오똑이 서서 진태를 유혹했었다.

저 가슴이 진태를 살아 있게 만들었고 정희의 입술이 진태를 향해 조잘거리며 행복을 이야기 했었다.

정희의 저 무성한 음부의 숲에 감싸인 깊은 동굴이 진태의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주었었다.

저 따뜻한 온기가 진태의 활력이 되어주던 때가 분명히 있었다.

그때의 정희는 첫째 상희를 가지고 수줍은 미소를 띠며 아기가 생긴 것 같다며 진태에게 이야기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정말 하늘을 얻은 것 같았지.

상희가 태어나고 목욕을 시키면서 어쩔 줄을 모르는 진태에게 정희는 사랑스러운 미소로 아이를 씻기고 편안한 잠자리에 누이자 마치 천사 같이 자는 상희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회사에서 있었던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지.

둘째 진경이 태어나고 또 딸이라며 울먹이던 정희는 정말 사랑스러웠지.

상희와 진경이 연년생이어서 정말 많이 서로 싸워서 울며 서로 먼저 진태에게 달려오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정희는 상희와 진경이 서로 엄마 싫다며 마음먹고 왕따를 시켜 정희가 울며 아이 둘 키우는 것이 힘들다며 진태의 가슴에 매달리자 마치 딸을 세 명 키우는 것 같다고 하자 정희는 울먹이며 저것들이 날 왕따 시킨다고 진태에게 매달리던 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에 진태는 착잡한 생각이 들어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러자 정희가 몸을 일으켜 진태의 앞에 재떨이를 내 놓았다.

이렇게 정희는 진태가 말하지 않아도 준비를 하는 자상한 성격이었다.

정희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단점 또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부부였던 진태였다.

정희가 단점만 있는 여자는 아니었다.

하긴 단점만 있는 여자 같으면 어떻게 27년을 부부로 살아왔겠는가?

누구보다 편하고 누구보다 배후자의 장단점을 잘 아는 사람이 부부가 아닌가?

그런데 저런 정희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오로지 열락에만 취해서 지난 세월동안 지아비였던 진태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정희가 잘못은 했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았지만 한 편으로 피어나는 묘한 느낌 때문에 더욱 진태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것은 파괴하고픈 충동이었다.

정희를 괴롭히고 정신을 뜯어고치는 것에서 기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는 자신에게 환멸을 느꼈지만 한편으론 더욱 정희를 괴롭히고 싶었다.

분명히 정희는 단점도 장점도 있는 여자였다.

정희의 단점은 여러 사람을 괴롭혔다.

주변에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에겐 정희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정희가 저렇게 변한 것은 자신에게 분명히 잘못이 있다.

둘째 진경을 낳고 더 이상 아이는 그만 낳자고 말하던 때를 시점으로 정희는 변하기 시작했다.

아들 많은 집 셋째로 태어난 진태는 아들 보다는 딸이 좋다고 말하고 정희에게 말한 그때를 시점으로 정희는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 때문일까?

정희의 변화는 서서히 진행이 되어 진태도 몰랐었다.

그때부터 정희가 책을 가까이 하게 된 때 일 것이다.

남편과 관계까지 거부하며 돼먹지 않은 시집이나 읽어대는 정희에게 불만을 가졌지만 진태는 그 불만을 혼자 삭힐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싸우고 밖에서 혼자 잘 수도 없어서 그냥 끙끙 혼자 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 그게 아내에게는 독이 되었나 보다.

돼먹지 않은 문학은 집안을 망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된 것도 그때였다.

정희가 읽는 시인이라는 놈까지 알아내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사람을 사서 죽여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만큼 정희가 읽는 그 책이 싫었다.

“고상한 척 고결한 척 망할 놈의 시집이나 끼고 읽어대던 고고한 분께서 몸을 파니 어때?”

진태의 비틀린 말에 정희는 고개를 숙였다.

“그....책, 전부 다 버렸어.”

“왜? 아무에게나 다리 벌리라고 시킨 책인데 더 읽지 그랬어?”

“미안해, 당신이 그만큼 내가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는지 몰랐어.”

“또 본질을 흐리는군!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그따위 멍청한 시 따위를 읽느라 남편과의 관계까지 거부하는 원인이 된 것을 싫어했을 뿐이야. 넌 매사에 항상 그랬어. 뭔 이야기 하면 그 속에 비비꼬는 말을 항상 했었지. 그게 남편이었던 사람에게 할 소리야? 그렇게 책읽는 것을 싫어한다느니 어쩌니 해서 내가 책도 못 읽게 만든 나쁜 남편으로 만들어야 좋겠어?”

진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희는 당황했다.

남편이 또 화가 났다.

정희는 자신이 말을 하는 속에 그런 뜻을 느꼈던 남편이 당황스러웠다.

얼른 남편의 화를 진정 시키고 싶었다.

“내, 내가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야, 여보. 다만.....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구나 싶어서 한 말인데.....”

“당신, 솔직히 말해 봐. 내가 결혼생활 하면서 당신에게 만족스럽지 못했어?”

“아, 아냐. 그건 아닌데.....”

“아니면? 나에게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

“아니, 그건 아니고......당신에게 음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아내가 남편의 손길에 느끼는 것이 왜 음탕하다는 거야? 말해 봐 그게 누구야? 누가 아내가 남편의 손길에 느끼는 것을 음탕하고 부도덕하다고 가르쳤어? 그 문학하던 개새끼야?”

“아, 아냐. 여보, 화 내지 마.”

“그 새끼가 뭐라고 했어? 그보다 그 새끼는 어떻게 알았어? 말해 봐!”

이미 남편이 눈치 채 버렸다.

정희는 눈을 감아 버렸다.

남편이 손을 쓰기 시작하면 그 남자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파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남편이 알아 버렸으니 정희가 더 급하게 생겼다.

더 이상 남편에게 버려지기는 싫었다.

하지만 남편은 더욱 분노하게 생긴 것은 분명했다.

이미 정희를 부정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더욱 더럽다고 생각해 버려질까봐 겁이 났다.

“여, 여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나, 버리지 마. 당신이 나 버리면 나는....나는.....흐흑!”

결국 정희는 울고 말았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진태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울고만 있었다.

“그 새끼와는 잤어?”

“아니야! 절대 아니야! 그 오빠와는 절대로 자지 않았어! 정말이야! 믿어 줘!”

“어떻게 되는 사이야? 처음부터 말해 봐!”

남편의 목소리는 더 이상 차가워 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워져 있었다.

정희는 절망감을 느꼈다.

이미 남편은 그 오빠를 파멸 시킬 작정인 것이다.

지금은 그 오빠라는 작자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이미 남편과의 사이가 벌어지게 된 것이 그 오빠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그 오빠에 대한 분노가 일어났다.

“화 내지 마. 화 내지 않는다고 말해 줘, 응?”

“화 내지 않을게, 이미 이혼했는데 화 내 봤자 뭐 하겠어?”

거짓말!

이미 화내고 있는 목소린데 뭐!

“이미 화내고 있잖아, 당신 정말 화나면 목소리가 가라앉잖아. 저번에 진경이 일로 화났을 때도 그랬잖아.”

진태는 역시 27년을 같이 살아온 아내에게는 숨기지 못한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상태를 너무 잘 알았다.

하지만 정희와의 결혼생활을 근본적으로 흔든 놈이 그 놈이라는 생각이 들자 제일 화가 났다.

그 놈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파멸시키고야 말겠다!

정희는 진태의 분노를 알았다.

진태의 차갑고 굳은 얼굴에서 ‘그 개새끼’를 파멸시킬 작정인 것을 알았다.

정희도 지금 생각하니 자신을 이런 지경으로 만든 근본적인 상대가 ‘그 개새끼’이라고 생각이 들자 분노가 일어났다.

“먼저 말해 봐. 듣고 나서 판단할 테니까.”

“그 새끼를 저번에 시장에서 만났어. 이번에 시집을 냈다고 하면서 책을 주기에 읽어 보겠다고 한 것이 그렇게 됐어.”

“그 새끼.....나한테 잘 보이려고 일부러 그 새끼라고 할 필요 없어.”

남편의 목소리는 잇새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당신이 화나서......나, 무서워, 여보. 화 내지 마. 제발. 나 이제 당신이 화내는 것 너무 무서워. 당신이 화내면......정말 겁이 나.”

“화내지 않을게. 그 새끼가 어디 사는지 언제부터 만난 사이인지. 그 새끼 가족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차근차근 말해 봐. 내가 단순히 그 새끼가 책 한권 주고 갔다고 화내는 줄 알아? 그 새끼가 무슨 말을 했기에 당신이 내 요구조차 거절하면서 그 책을 읽게 만들었는가 하는 거야.”

“당신 그 말 듣고 나한테 정 떨어 질 거잖아. 그러면 나 찾지 않을거잖아. 나는....나는 당신이 다시 찾아주지 않는다면 이제는 살 희망이 없어. 난 당신 밖에 없어, 여보.”

“돈은 주겠어. 당신 찾지 않는다고 해도 돈은 주겠어.”

“돈은 이제 필요 없어. 당신이 날 찾아주지 않는 것이 두려워. 나, 당신이 너무 좋아. 이제 그걸 알겠어. 내가 미련해서.....멍청해서 당신한테 못하게 한 것이 많다는 것도 알겠어. 당신이 나한테 못하게 한 것만으로도 그렇게 좋았는데 내가 당신에게 손발 묶어 놓고, 내가 당신에게 하지 말라하고 딴 남자 찾은 것이 얼마나 모자란 행동인지 알았어. 당신이 나 싫다고 한 것도 날 위해서 그랬고 당신이 나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알아. 그런 당신의 진심도 모르고 내가...내가 미친년이야. 내가 머리가 나빠 그러니 당신이 조금만! 조금만 이해 해 줘, 응? 나, 미련한 년이잖아?”

진태는 정희의 말을 듣고 그동안 진태의 속에서 응어리 졌던 것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는 한 편으로는 자괴감도 더욱 느꼈다.

이건 정희가 직접 느껴서 말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주입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는 것이 더욱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

정희 말대로 정희는 최면에 잘 걸려드는 타입의 여자인 것이다.

한마디로 단순하다는 것이다.

그런 여자인 것을 알면서도 주변에서 유혹이 있었던 징후를 보이면 바로바로 처리를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을 방치한 자신의 잘못이 더 컸다.

“당신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어. 이해 해줄게. 그러니 말해 봐.”

정희는 아직도 남편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한 말에 이해는 하겠지만 용서는 하지 않은 것을 알아차렸다.

“당신, 그러면 내 보지에 싸 줘.”

진태는 정희의 말에서 더욱 그것을 느꼈다.

보지. 이런 말 자체를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사정했다고 하지 싼다느니 하는 소리 자체를 입 밖에 내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런 말을 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천박하다느니 교양 없다느니 하면서....

“당신이 내 보지에 싸주면 말할게. 당신은 한번 안 싸면 화가 잘 안 풀어지잖아. 그러니 당신이 내 보지에 싸서 화 풀어 줘, 응?”

진태는 정희의 속에 사정하는 것을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진태에게는 자연이 있었다.

진태만 믿고 영주와 영인과 같이 진태에게 몸을 온전히 의탁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진태에게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진태에게 시집온 여자가 있는 것이다.

진태는 이런 말을 해서 진태를 유혹하는 정희가 미웠다.

왜 진작 이런 행위를 해서 진태에게 불만이 쌓이게 하지 않게 했으면 아직도 진태는 정희와 행복하게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손자나 보는 것으로 소일 할 것인데 마지막으로 진경이만 시집보내면 일차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의무는 끝나서 편하게 시집간 딸들 집이나 돌아다니며 잘 사는 것만 보면 끝날 줄 알았다.

또 그게 당연할 줄 알았다.

진태는 결국 유혹에 졌다.

정희 앞에서 팬티까지 벗으며 진태의 물건을 꺼냈다.

진태의 물건은 아직 흥분되지 않은 상태로 축 늘어져 있었다.

“빨아!”

진태의 눈과 분위기는 잔인해져 있었다.

정희는 그런 진태의 눈치를 살피면서 진태의 물건을 입에 물었다.

“잘 빨아야 할 거야. 서툴러서 내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다시는 찾아올 일 따위는 없을 거니까.”

정희는 진태의 말에 더욱 열심히 정성들여 빨았다.

이미 남편은 화가 날대로 나 있었다.

정말로 결혼 때처럼 대충 빨아서 남편 기분이 상하게 만든다면 남편 말처럼 자신을 찾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제는 자신이 남편에게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다.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없는 더러운 년이라고 이미 밝혀져 버렸다.

자신은 이미 딴 남자에게 안겨 남편도 안에 사정하지 못하게 한 것도 딴 남자에게는 싸게 했고 그동안 남편을 가장 기분 나쁘게 한 문학소녀 따위 흉내를 냈던 것도 딴 남자의 말에 휘둘려 남편을 거부한 것이라는 것까지 밝혀졌다.

이제는 정희는 자신에게 남은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자신에게 실망했는데 남편은 더 이상 말해야 입만 아플 뿐이었다.

정희는 남편의 물건을 빨면서 남편의 눈치만 살폈다.

그런데 남편의 물건이 조금 서려다가 서서히 힘이 줄어갔다.

남편의 눈치를 보니 남편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정희의 입에서 물건을 꺼내서 휴지로 닦았다.

정희는 다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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