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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그때의 진태는 성에 관해서는 보수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지식한 면이 있을 정도였다.

그동안 진태는 전처에게 길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여자만 상대 배후자를 길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남자도 자신의 아내에게 길이 드는 것이다.

성의 진행방향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일 수도 있고 위로 흐를 수도 있는 것이 성의 진행방향이니까.

27년을 살아오면서 진태의 아내인 정희는 남편을 길을 들일 정도로 잔인했었지만 이제는 진태가 그 전처를 역으로 진태가 길을 들이고 있었기에 진태가 느끼는 쾌감이 큰 것이다.

진태가 전처와 이혼을 하고 나타났을 때 자연은 바로 진태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속으로 너무 좋아했었다.

자연에게 다시 나타난 진태는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는지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을 정도였다.

진태가 이혼을 준비하는 동안 자연과 하루가 멀다 하고 엉켜들었다.

자연은 전 남편이 죽고 나서 4년을 독수공방하고 있었고 진태는 전처의 배신에 치를 떨고 있어서 누군가 진태를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했었다.

서로 필요에 의해 만난 두 사람은 김해 시내의 모텔에서 만나서 사랑을 나누었다.

진태는 전처의 음부에서 보았던 딴 남자의 정액이 트라우마로 남아 자연의 속에 계속 사정을 하려고 했고 자연도 그동안 자연을 위로해 줄 남자가 필요했었는데 서로의 필요에 의해 딱 맞는 관계가 된 것이다.

자연은 사정에 의해 피임약을 계속 복용해야 했기에 서로 맞는 관계였다.

윈윈관계라고 할까?

진태와 자연이 관계를 가지지 않을 때는 자연이 생리를 하는 5일간이었다.

먹는 피임약이 28일을 기준으로 되어 있었기에 자연도 그 주기에 맞추어 왔었는데 그때는 진태의 고물차로 부산 시내를 다니면서 서로 이야기도 나누었고 서로의 앞날을 약속하기도 했다.

영화를 같이 보기도 했고 맛 집을 찾아다니며 음식품평을 하기도 했다.

그때 진태의 욕정을 풀어 준 것이 진태의 고물차 안에서 으슥한 곳에 차를 대 놓고 자연의 입에 사정을 한 것인데 자연이 자신의 성적 취향을 처음으로 알려준 때이기도 했다.

자연의 교성은 숨이 넘어갈 듯이 높아만 갔다.

자연은 교성을 지를 때 높은 하이 소프라노 음색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리 진태가 목소리를 추어라고 해도 자연은 그게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진경과 영인, 영주 자매가 안방 문 앞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처음엔 영인이 식당에 물 마시려고 가다가 엄마의 교성을 듣게 되어 호기심에 듣고 있었는데 영주도 내려오다가 안방 문 앞에 있는 언니를 보고 기겁해서 말리려고 왔다가 둘이서 같이 두근거리며 듣고 있는 것을 진경이 한숨을 쉬며 말리려고 왔다가 아빠의 절륜한 정력이 아이들 버려 놓는다고 투덜거리며 같이 듣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숨넘어가는 소리를 끝이 난 줄 알았지만 또 다시 들려오는 엄마의 교성은 진경이 결국 아이들을 등 떠밀어 이층 자기들 방으로 들여보내 놓고야 엄마 아빠의 생라이브 섹스 방송의 청취가 끝났다.

결국 진경은 잘 하지도 않던 딜도를 꺼내 자위를 하고서야 잠이 들었고 영인, 영주 자매도 처음으로 음부의 클리토리스를 비비며 자위에 빠졌다.

자연이 안방 문을 열며 식당으로 들어서며 아이들이 큉한 눈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더니 인사를 했다.

“예들아 잘 잦니? 진경이는 침대가 맞았니? 영인이도 영주도 잘 잦니?”

자연의 경쾌한 목소리에 비해 세 명의 자매는 쾽한 눈으로 자연만 바라보고 있었다.

“왜? 엄마 얼굴에 뭐 묻었니?”

“잘.....못 잤어요.”

“왜? 자리가 불편하니?”

진경의 말에 자연이 오전에 병원에 종합검진을 받기 때문에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준비할 것이 없어 상대적으로 한가한 아침이어서 경쾌한 목소리에 비해 말이 없는 영주, 영인과 기운이 떨어져 보이는 진경까지.....모두 잠을 못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아뇨. 신혼부부 옆에는 있을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어제 저녁에 절실히 깨닫게 된 저녁이었어요.”

“!!!.....드, 들었니?”

“새 엄마 하이소프라노 소리를 못 듣는 사람이 난청이지요. 어제는 영인이, 영주까지 다 듣게 만들고.....”

“어머머머머! 니들도 들었니?”

“엄마 소리가 너무 커!”

“우리들도 이제 알건 다 안단 말이야!”

영주의 볼멘소리에 영인이 조용히 있다가 자신의 엄마에게 항의했다.

“새 엄마! 영인이나 영주랑 나랑 같이 나가 살까?”

“미, 미안해....”

“아니! 새엄마가 나한테 사과할 것은 아니고.....하여간 아빠가 그렇게 정력이 절륜할 줄은 몰랐는데?”

“아, 하, 하, 하”

누가 들어도 억지웃음을 하는 자연이 얼굴에 손부채를 부치며 얼굴이 빨개져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

“어제 새엄마 첫 번째 오르가즘 오르고 연이어 두 번째 교성이 들릴 때 올라갔으니....어빠 어디 가셨는데요? 주무세요?”

“아니, 아침운동.”

“헐! 능력남이네!”

“.....”

“.....”

“능력남? 누가?”

그때 진태의 목소리가 들리며 진태가 운동복차림으로 들어왔다.

영인은 부끄러워 얼굴을 푹 숙였고, 영주와 진경이 아빠를 눈부신 듯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런 눈으로....”

“.....아빠가 새로워 보여서.....”

“뭘 세삼스럽게.....”

진경의 말에 뜬금없는 소리를 들은 진태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하자 자연이 진태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어제......얘들 다 들었데....”

“으왕? 그걸 들었어?”

엉도 아니고 앙도 아닌 어정쩡한 발음으로 말하는 진태를 보며 진경이 그게 뭐야! 하면서 깔깔 웃었다.

아이들에게 능력남으로 인정 받고 자연에게도 힘 좋은 남편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업 된 진태와 가족은 병원으로 갔다.

종합검진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당장 받은 검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길었다.

특히 이번의 검진은 장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까지 다 받을 예정이어서 장을 비우느라고 먹는 오렌지 주스라고 부르고 진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쓰레기 맛 나는 물이라고 불리는 약간의 매슥거리는 가루를 탄 물을 먹느라 그게 고역일 지경이었다.

여자들이어서 전부 겁을 집어먹어 수면내시경으로 실시 된 위 내시경은 의외로 자연의 식도 근처에서 용종(혹 종류)이 발견 되어 한 개를 떼 냈고 대장 내시경에서는 용종이 세 개나 발견이 되어 나중에 비디오를 보면서 자연은 충격을 받았다.

의사의 협박에 가까운 말로는 그게 발전하면 암 덩어리로 발전한다는 말에 자연은 얼굴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 자연의 당수치가 높다고 나와 당뇨병 위험수치까지 올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최소한 오년에 한 번은 위, 대장 내시경을 받을 필요를 느끼는 종합검진이었다.

진태는 지방간이 좀 있다 했고 진경은 지극히 건강하다고 나왔고, 아이들까지 본 유방암 검사도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여~보오! 나, 그거 너무 충격이야.”

자연의 애교 섞인 말에 진태가 자연의 머리를 껴안으며 위로를 했다.

“이제 괜찮아. 내가 선견지명이 있나 봐. 당신 용종 떼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본전 뽑은 검사였어. 그리고 당신 식단 조절하고 나하고 아침에 같이 운동 다니자.”

“흐응....이잉~! 나, 그거 귀찮은데.....”

자연의 애교에 진태가 얘들 걱정이 되어 룸미러로 보니 아이들이 자연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심지어 자연의 두 딸들도 자연이 어쩌나 하는 눈으로 흘겨보고 있었기 때문에 진태가 진땀이 흘렀다.

요즘 자연의 애교가 심해지고 특히 자연이 심하게 진태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딴 게 아니라 아이들 눈치가 보였다.

“아침에 운동하고 나 출근 한 다음에 충분히 잘 수 있잖아. 그리고 이번에 도우미 아줌마 좀 알아 봐야겠다. 당신이 집안일 한다고 다하려고 하지 마. 당신, 일하는데 욕심 부려서 내가 걱정이야.”

“도우미 아줌마 월급은 어쩌고? 그거 부담 된단 말이야.”

“도우미 아줌마 월급은 내가 낼 테니 그런 걱정 하지 말고. 당신 건강이 우선이지 그게 문제야?”

“히잉~! 이번에 용종 네 개나 떼 내고 당뇨까지.......내가 꼭 종합병동이 된 느낌이야~!”

“그러게, 당신, 잘 밤에 뭐 먹는 것과 술은 절대로 금지야, 알았지?”

“하아이잉! 그게 삶의 낙이었는데.....”

“의사가 그러잖아. 그게 당 조절에 엄청 안 좋다고.....”

“그거보다......니들 듣지 마?”

뭔 이야기를 하느라고 뒷좌석에 앉아 자연의 뒤통수만 노려보고 있는 세 자매들을 보며 말했다.

“나, 아까....산부인과에서 이야기 들었는데에.....피임약 먹는 것 있잖아? 그거 당뇨에 안 좋다고 먹지 마래.”

그러자 진태가 들어도 좀 수위가 높은 이야기이라 모두 한 마디씩 했다.

“아악! 엄마! 너무 해!”

“그래, 미성년자들도 있는데 너무 한다, 새 엄마!”

“아윽! 너무 느글거려!”

영주가 먼저 난리를 피웠고 진경이 자연을 흘겨보며 퉁명스러운 말로 말하자 가장 수줍은 영인이 자연의 말에 극단적인 말까지 했다.

“뭐, 어때? 니들도 부러우면 빨리 시집가던지? 부부간의 말도 못하니?”

“그래도!”

“엄마 너무 한다!”

“아우~! 정말 빨리 시집가고 싶다.”

진경의 말에 자연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진경아, 말이 나와서 말인데에....선 한 번 안 보겠니?”

“선? 갑자기 무슨 선?”

“내 대학 후배가 이번에 검사가 돼서 부산동부지청에 내려왔거든? 사람은 괜찮아. 다만...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어서 그게 흠이라면 흠인데..... 어때? 한 번 볼래?”

“.......”

“.......”

“.......”

“.....언니.....시집 갈 거야?”

모두 말이 없는 가운데 영주가 진경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연이 꺼낸 말은 어쩌면 어려운 말이 될 수 있었다.

친 어머니도 아니고 새 어머니인 여자가 말을 꺼내 잘 살면 다행이지만 잘 못되어 이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욕이란 욕은 다 먹을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니까.

친 어머니가 선을 보게 하면 그래 엄마가 잘 하려다 보니 그렇겠지, 내 팔자가 세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일도 새 엄마가 나서서 일이 진행되면 잘 되면 본전, 못되면 악감정을 가지고 그랬니 어쩌니 욕이란 욕은 다 들어 먹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서 모두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언니가 생겨 가장 진경을 따랐던 영주가 눈물이 가득한 눈망울로 진경에게 물었다.

“좋은 남자 생기면 가야지, 엄마 아빠, 눈꼴사나운 꼴을 안보기 위해서라도....그런데 그 사람, 건강은 하대요? 발을 전다거나 눈이 째보(사팔이)라거나....”

“얘는! 내가 소개할 사람이 없어 딸에게 그런 사람을 소개하겠니? 신체가 너무 건강해 탈인 사람이지. 사람은 좋은데......뭐랄까? 너무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랄까?”

“에! 그럼 시집 올 때 열쇄 몇 개 가지고 오라는 사람이겠네? 그럼, 나, 안 가. 부모님 고생해서 키운 딸, 시집가서 열라 시집살이 하는 것도 모자라 거기다가 기둥뿌리 뽑아가는 것은 사양이네요.”

“그런 거 없는 사람이란다. 일단 내리자. 다 왔다.”

진경이 관심은 있는지 진태의 뒤를 쪼르르 따라 붙어 물어 보았다.

“아빠도 이야기 들었어?”

“응, 어제 저녁에 이야기 들었다.”

하긴, 제 아버지를 놔두고 새 엄마가 돼서 무단으로 그런 이야기 꺼낼 성질의 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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