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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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씨 평소에는 불안불안하게 걸어 다니시면 서도 일하는 것을 보면 일 겁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요. 자연씨 쓰러지면 남은 딸들은 누가 키워요?”

“그거 비리비리하다는 이야기죠?”

“누군가 그런 이야기 한 것 같군요?”

“파하하하하, 맞아요. 친구들이 윤 사장님 같은 소리를 하거든요?”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는 이야기는 남들이 보기에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보인다는 이야기에요.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해요. 남은 아이들을 생각한 다면요.”

“고마워요,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

그러고 식당으로 나란히 걸어갔다.

최자연은 윤진태의 곁에 서서 나란히 배식을 받아 식사를 했는데 밥솥 앞에서 신중히 밥의 양을 조금 많이 퍼 담았다.

그게 진태는 웃겼다.

진태가 빙글빙글 웃으며 식사를 하고 있자 자연은 진태 앞에 앉으며 물었다.

“왜 웃으세요?”

“자연씨 밥 솥 앞에서 밥 푸는 것을 보니까 웃겨서요.”

“뭐가요?”

“무슨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게 어때서요? 저는 밥 양이 너무 많으면 소화불량에 잘 걸리거든요.”

“소화가 안 되더라도 나중에는 그게 남는 겁니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잖아요.”

“하여간 나중에 소화불량에 걸리면 윤 사장님 때문이에요?”

“예, 제가 다 책임 질테니까 많이 드세요.”

“후후후, 예. 윤 사장님도 많이 드세요.”

진태와 자연은 마치 부부같이 웃기도 하면서 맛있게 밥을 먹었다.

오후에 진태는 자연을 도와 일도 하면서 상당히 많이 가까워 졌다.

자연의 김치공장은 공장과 자연의 숙소가 있는 곳이 붙어 있어서 자연이 출고 서류에 사인을 해 주어야 물건을 출고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진태가 물건이 다 되었는데도 자연이 보이지 않아 자연을 찾아 자연의 숙소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꼭 양아치 같이 생긴 놈이 자연을 뒤에서 껴안고 희롱을 하고 있었다.

진태는 좀 자연에게 실망을 했다.

그 정도로 양아치 같은 놈에게 희롱을 당하고 있었는데 강하게 나가지 못해서 양아치에게 어절 수 없이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게 놓으세요, 경찰 부르겠어요.”

“어디 불러 봐. 전에처럼 또 그러고 말지 뭐.”

진태가 보기에 막무가내로 나가면 지연은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것 같았다.

진태는 할 수 없어 자연에게 다가갔다.

“최 사장님. 이거 출고 서류에 사인을 해 주셔야 갰는데요?”

“너, 누구야?”

방해를 받아서인지 양아치는 날카롭게 물었다.

“누구긴? 당신은 누구야?”

“나? 자연이 애인이지.”

“아니에요! 이 사람, 깡패에요!”

자연이 흐트러진 모습으로 진태의 뒤로 숨었다.

“깡패라잖아! 경찰 부르기 전에 꺼져!”

“어디 불러 봐.”

진태가 보기에 맥아리도 없이 보이는 놈이 깡만 있어서 뻗대는 것 같았다.

이러는 놈은 같은 깡으로 나가야 한다.

“딱 보니 양아치 새끼 같은데 어디서 행패야! 당장 꺼져!”

“뭐! 양아치? 이게 어디서 까불어!”

그러며 주먹을 날렸다.

퍽!

그렇게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진태는 과장되게 뒤로 날아가며 모서리에 머리를 찧었다.

명백히 일부러 헐리우드 액션이었다.

“악!”

일어나는 진태의 머리에는 피가 흘렀다.

진태의 그런 행동에 당황한 것은 자연도 자연이지만 양아치 녀석이 더 당황했다.

“이거 이 새끼 일부러 그러는 거야!”

일부러던 어쨌든 머리에서 피가 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양아치는 슬슬 도망가려는 행동을 취했다.

그때 진태가 양아치의 팔을 뒤로 꺾으며 양아치를 재압했다.

“이 새끼, 어디서 사람 때려 놓고 도망가려고 해! 자연씨, 경찰에 신고 좀 해 줘요.”

“예, 괜찮으세요?”

“일단 신고부터 해 주세요. 이놈 도망가려고 하잖아요.”

양아치치고는 상당히 어설픈 놈이었다.

마침내 경찰이 오자 머리에서 피가나는 진태를 보자 일단 사고 접부부터 했는데 누가 보더라도 대충대충 하는 것이 보였다.

양아치가 자연을 애인이라고 하면서 진태가 끼어들어 한 대 때렸다는 투로 말하니 남녀간의 애정문제로 넘어가려는 행동을 취하자 진태가 전화기를 꺼냈다.

“어, 길용아, 나, 얼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 여기 김핸데 공장에 화물 받으려고 와 있는데 공장의 사장이 여사장이야. 희롱을 당하고 있는데 내가 말렸어. 그런데 이 남자 새끼가 나를 때렸어. 그런데 경찰이 왔는데 이 남자 새끼의 말만 듣고 병원에도 안 데려가고 그냥 덮으려고 하는데.....좀 도와주라. 얻어맞은 것도 억울한데 내가 꼭 남녀사이에 끼어든 훼방꾼 취급을 받고 있다.”

경찰관이 있는데 그런 소리를 하니 경찰관의 눈치가 이상했다.

“아니!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그리고 전화 한 사람 구굽니까?”

“친굽니다. 친구한테 전화 한 것도 죕니까? 이제는 전화 한 것조차 죄를 물을 겁니까? 경찰이면 경찰답게 한 쪽 말만 듣지 말고 양쪽 말을 다 들어야 할 것 아닙니까? 나도 감사원에 친구들 많아요. 한 번 전화 해 불까요? 아까 당신들 말하는 것 다 녹음 해 뒀으니 누가 옳은지 한 번 해 봅시다.”

“누가 한쪽 말만 듣는다는 겁니까? 일단 저쪽 말을 들어야 이쪽 말을 들을 것 아닙니까?”

“그러는 사람이 다친 사람이 있는데 병원부터 가야지 이러고 있어요? 일단 경찰서로 갑시다. 경찰서에 가면 내 친구도 거기로 온다고 했으니 시시비비를 가립시다.”

“아니, 일단 파출소에 가서 조서를 꾸미고.....”

“그 파출소 조서 꾸미고 어쩌고 하는데 다친 사람은 이대로 방치 한단 말입니까? 머리에 피가 철철 나오는 데도요? 어디서 이런 조치가 있습니까? 내가 죽어도 그런 소리 할 겁니까? 사람이 다쳤으면 일단 병원부터 보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다친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구호부터 할 생각은 안 하고 조서 꾸밀 생각만 합니까? 이거 다 녹음 되고 있으니까 어디 뺄 생각은 마십시오.”

그때서야 경찰관은 부랴부랴 119를 부르고 난리를 피웠다.

그리고 진태의 친구인 일용이 김해 경찰서에 왔는지 연락을 했는지 무전연락이 오자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양아치는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더니 설설 도망갈 구멍을 찾고 있었다.

“저 새끼 도망간다!”

양아치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있던 진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양아치가 후딱 몸을 돌리더니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나이 많은 경찰관은 무사안일주의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충대충 넘어가려는데 가해자가 도망을 가자 옆에 있던 젊은 경찰관이 양아치를 쫒아갔다.

공장 정문도 나가기 전에 붙잡히고 말았다.

바로 수갑을 채워서 현행범으로 연행을 했다.

진태는 병원에서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김해 경찰서로 자연과 같이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더니 진태의 친구인 길용이 와 있었다.

진태의 친구인 길용은 아까 진태의 말처럼 대단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금정경찰서의 형사 2과의 수사반장이었다.

진태는 수사권 이관을 주장하며 경찰서 안에서 큰 소리를 내었다.

“여기 경찰관은 한쪽 말만 듣고 남녀사이에 애정문제로 끌고 가더라니까? 내가 전치 5주나 진단을 받았는데 그냥 덮으려고 하더란 말이야!”

“진태야, 여기 관할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내가 옆에서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된다. 조금만 지켜보자.”

지켜본다는 말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김해 경찰서에선 폭력으로 사건이 번져 형사과로 사건이 접부가 되었다.

그러자 기세가 등등했던 양아치 녀석이 기가 확 죽어 설설 기었다.

“어! 너, 이 새끼! 윤필용! 조용히 살라고 했더니 또 폭력이야!”

“아니,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저 놈이....”

“저 새끼가 김치공장을 날로 먹으려고 혼자 된 여자 사장이라고 함부로 여자의 몸을 더듬고 하기에 내가 말렸더니 사람을 이렇게 때렸다니까요? 그리고 경찰관도 저 새끼 말만 듣고....”

“자, 자, 자. 우리가 잘 해결할 터니 우리 환자분께서는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자연씨 말을 좀 하세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제 다시는 저 놈을 엄벌 할 수 없을 겁니다.”

진태의 말에 자연도 이제까지 일어난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경찰관을 불러도 말도 통하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한 일을 말하니 추행협의도 추가가 되어 양아치 윤필용은 수감되어 버렸다.

택시로 김치공장에 돌아오니 저녁이 되어 있었다.

공장 직원들 일부만 남아 있었고 거의 퇴근을 한 상태였다.

“사람들 참 인정머리 없네! 사장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남아 있는 사람이 이게 뭐야!”

“그래도 일이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에요.”

“이게 뭐가 다행입니까? 그래도 사람이 인정이 있어야지 명색이 사장이 그런 일을 당해서 경찰서에까지 갔으면 어떻게 되었는가는 알고 가야죠.”

“그래도 경찰서에 갔으니 잘 되었겠지 하고 갔겠죠.”

“그 사장이 잘 못 되어 공장 문을 닫으면 그렇게 나올까요? 월급도 못 받고 공장 문을 닫는다고 하면 절대로 그냥 있을 사람들이 아닐걸요?”

“.......”

“결국은 자기가 중요한 겁니다. 자기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요, 자기가 이 세상의 중심이지 딴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지 남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남들이 어떻다고 하는 것은 상관없다, 라고 말해도 경국은 중요한 것은 자기란 말입니다. 자연씨도 좀 약게 사세요, 난 자연씨가 사시는 것을 보면 분한 생각이 들어요, 항상 남들에게 밑지는 장사를 하시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진태씨가 우리 오빠 같아요.”

“아이고! 자연씨 하시는 말을 들으니 앞으로도 필용이 같은 새끼가 또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군요.”

“그럼, 진태씨가 저를 잡아 주세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최자연이었다.

“자연아!”

언제 나타났는지 갑자기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그게.....”

최자연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에게 자세한 내막을 말하고 있었다.

진태는 갑자기 나타난 남자가 누군가 궁금했지만 물어 보지는 않았다.

조금 있으니 최자연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를 소개했다.

“진태씨 인사 하세요, 우리 사촌오빠, 최중혁씨 에요.”

“안녕하십니까? 운진탭니다.”

“진태씬 내가 곤란할 때 구해주신 분. 우리 사촌오빤 밀양에 사시는데 수자원 공사에 근무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우연히 자연씨 곤란할 때 구해주게 되었는데 전에는 담배인삼공사에 근무했었습니다.”

“그러세요, 최진혁입니다.”

비록 진태가 명퇴를 당하기는 했어도 같은 공기업에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진혁과 진태는 죽이 잘 맞아 같이 술을 한 잔 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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