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 (7/29)

[8부]

아무리 동문이고 대선배라 한들 생면부지인 이들에게 뭐라고 타이르듯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밥맛까지 달아나게 한 이 놈들의 얘기를 듣고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딸 하나를 키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자를 없신 여기는 놈들은 도대체가 용서가 안되는 나였다.

하지만 여기는 흔한 술집도 아니고, 처음 참석한 동문회가 열리는 곳이 아닌가?

더구나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성격이다.

일단 이들이 어떤 얘기를 하나 더 들어 보기로 했다.

"근데 옆에 있는 새끼! 남편 아냐? 남편도 있는데 어쩌려구?"

"야! 저새끼는 작년 동창회 때도 왔다가 금방 갔어! 나하고 인사도 했거든! 쫌 있으면 지 마누라만 놔두고 갈걸? "

"그래?"

"그래! 그 날도 혼자 있는 저 년 진수가 꼬셔서 먹었대잖냐...씨발! 개새끼!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꼴려 죽는줄 알았다니까..."

"아니 진수는 어떻게 꼬셨대냐?"

"모르지! 지 말로는 술 먹고 꽈라됐다나? 그래서 그냥 데리고 모텔가서 밤새 먹었대!"

"그래서 넌 계획이 뭔데?"

"뭘 뭐야...일단 기다리면서 술 좀 먹이고, 그 다음에 생각해 봐야지! 오늘은 특별히 내가 준비한 것도 있거든!...후후"

특별한 것이 뭔지는 몰라도, 벼르고 있는 폼이 아무래도 사고를 치긴 칠 기세였다.

"그리고, 먹게되면 내가 1번이다. 순서 어기고 들이대지 마!"

"알았어! 새꺄...그 다음이 나. 그리고 영철이가 마지막이다! 알았지?"

"나야 원래, 설겆이 전문이잖아. 다 먹고 던져만 주라...마무리는 내가 쌈빡하게 할 테니까..."

"근데 너나 할거 뭐있냐? 같이 먹으면 되지?"

"안돼 새캬! 저 년 보지는 내가 먼저 먹을거니까...그 다음에 같이 먹던 나눠먹던 하라고?"

"하하하...그래 그래...씨발 보지만 구멍이냐? 하여간 알았다!"

순서까지 정하며 아주 난리가 났다!

그렇다고 서이사 내외에게 가서 언질을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이 녀석들은 내 존재 따위엔 관심 조차 없는 양. 태연하게 키득 거리면서, 입맛까지 다셔다며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근데 가만히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치밀었다.

얘기 내용을 보더라도 지들에게 무슨 해꼬지를 한 사람들도 아니고, 단지 증명 할 수 없는 녀석의 말만 믿고 창녀 대하듯 하는 꼬라지를 보자니, 나도 모르게 숨겨두었던 것이, 저 깊은곳에서 부터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 서이사 내외가 보이는 다소 떨어진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고,

얼마 있지 않아 그들의 말대로 서이사는 몇 몇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곤,행사장을 떠났다.

서이사 아내에 대한 나의 믿음은, 그들의 이야기 정도로 깨질일은 아니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철저히 사생활일 뿐이지, 저렇듯 드러낼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삼삼오오 테이블을 돌며, 술자리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천천히 주변을 돌며 그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술자리라는 것이 으례 그렇듯 한 시간 여가 더 지나자, 일부는 돌아간듯 행사장이 다소 한가해 졌고,

남은 사람들은 동창이거나 아니면 서로 맞는 사람들끼리 끼리끼리 모여앉아, 막바지 술잔을 돌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녀석들은 그녀가 있는 테이블에 다른 사람들과 섞여 앉어서는,

뭐라뭐라 열심히 얘기를 하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서이사 아내의 표정을 살피니, 눈은 풀린듯 보이고, 술에 취했는지 연신 두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가서는 고개까지 비틀거리듯 하고 있다.

아무래도 곧 움직임을 있을 거라고 판단한 나는, 단상 앞쪽의 테이블에 있던 은호 내외에게 다가가 서둘러 인사를 전하곤 돌아왔는데,

불과 5분도 걸리지 않았건만 그 테이블은 이미 비워져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뛰다시피 하여 로비를 향해 뛰어 왔을때, 다행히 그들은 호텔 출입문을 막 나서고 있었다.

함께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단지 그녀석들과 서이사 아내가 그들의 부축을 받으며 밖을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나오자 마자 택시 한대에 모두 올라탔고, 나 역시도 바로 뒤의 택시를 잡아 타고 그들을 쫒았다.

가까운 이태원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한남대교를 건너 강남역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밤이 늦긴 했지만 연말이라 그런지 도로엔 차가 많았고, 특히 강남역 부근은 북새통이었다.

그들은 강남역 인근에서 내리더니,다소 한적한 골목으로 그녀를 업다시피 하고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들이 들어간 곳은 'OOO룸바'라고 되어있는 한 건물의 지하였다.

난 휴대폰을 진동으로 바꾸고, 안 주머니에 넣은 다음 단추를 채웠다.

넥타이도 풀어 주머니에 넣은 후 자켓을 벗어 한 손에 들고는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문을 열고 들어서자 호텔 로비의 안내데스크를 연상시티는 타원형으로 생긴 데스크 앞에,

세미 정장에 명찰을 달고 있는 여자와 남자가 나란히 서서는 나를 반긴다.

"어서오세요~ "

"아...네!"

나는 자세를 바로 세우고는 약간 두리번 거리듯 하면서 무표정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혹시 예약을 하셨나요? 아니면 찾으시는 일행이라도..."

"남자셋에 여자 한명인데..."

"아...금방 들어오신 분 들요? 어...VIP 3번 룸입니다!"

"아니...우리 일행이 그렇다구요!"

"아! 죄송합니다. 지금 일반룸은 자리가 없는데...아님 VIP룸으로 드릴까요?"

"차이가 뭔가요?"

"룸 차지에서 차이가 좀 있구요. 대신 VIP룸은 잠시 쉴 수 있는 침대도 있고. 그리고 샤워실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방해 받지 않고 쉬실 수 있구요!"

내 눈치를 살피며 묘한 미소까지 지으며 이야길 하는데, 술집인지? 모텔인지? 구분이 안되는 곳이었다.

어쨌든 난 의도한 대로 그들의 방을 알아냈고, 더구나 바로 맞은편인 2번 방으로 안내 되었다.

카운터 좌측 통로의 방들이 일반룸이고, 우측은 모두 VIP룸으로만 꾸며진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룸쪽 통로는 입구로 부터 개방되어 있었지만,

VIP룸쪽 통로는 기도로 보이는 덩치가 하나 서 있고, 그 녀석 뒤로 있는 문을 열고 들어서야 통로와 함께 8개 정도의 방이 서로 마주보며 있는 형태도 되어 있었다.

또하나 놀란것은 왠만한 고급 룸싸롱도 미세하게 나마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곳은 가게에서 틀어놓은 듯한 감미로운 음악이 통로를 채울뿐,

룸은 방음시설이 잘 되었는지 듯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안내된 룸에 들어서서는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 가게 되어 있고, 한쪽 벽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으며, 양쪽 벽쪽 천장에도 모니터가 설치 되어 있는데,

침대위와 샤워실의 모습이 모니터를 통해 중계 되게끔 되어 있었다.

바닥 전체는 카페트로 깔려있고, 스크린 맞은편에 쇼파와 테이블도 있지만, 샤워실이 보이는 투명 창 앞에 대형 침대가 놓여 있다.

이 안에선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으면서, 무엇을 하던간에 모든것이 가능한 공간으로 보였다.

더구나 웨이터가 들어와서는 이 곳에선 손님의 요구가 있을 때에만 방에 출입이 가능하므로, 필요하면 벨을 누르라는 것이었다.

이 얘기에 다소 난감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있는 방에 들어 간다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인데, 나는 잠시 망설이다 웨이터에게 물었다.

"그럼 웨이터는 어떻게 들어오나? 안에서 열어줘야 하나?"

"아닙니다.저희는 만능키가 있어서요! 호출만 주시면 언제든지 달려오겠습니다!"

그는 조끼 주머니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 보이며, 그것이 만능키 임을 알려준다.

'그럼 됐군'

내가 왜 이렇게 까지 해야 되는지는 몰라도,

그 수수하고 착해 보이던 서이사의 아내를 겁탈한다는 얘기를 들은 이상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처음엔 서이사에게 전화를 해서 아내를 데려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내가 들은 이야기의 진실 여부도 모른채 다 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전화 하기엔,

오히려 전혀 다른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소매의 단추를 풀어 팔꿈치까지 걷어 올리고, 구두 끈을 강하게 조여맸다.

그래도 한 때는 돌 처럼 단단 했었는데, 이젠 근육이고 군살이고 뭐고 다 풀어져서는 물렁탱이가 되어 있었다.

"띠릿"

"예 부르셨습니까? 아얏! 괜.괜찮으시십니까?"

"아...미안해요...잠시 나가 볼까 하다가...나야 괜찮은데 그쪽은 어때요? 안 다쳤어요?"

"예...괜찮습니다. 필요하신게...?"

난 웨이터를 호출하고는 일부러 문 앞에 있다가 그가 들어오는 순간 넘어 지는척 하며 몸을 부딪힌 것이다.

"일행이 늦는거 같아서...주문을 좀 더 미뤄도 되나 해서..."

"아! 예...상관 없습니다. 오시면 그 때 주문하셔도 됩니다!"

"아...그래요? 그럼 좀 더 기다려 보죠 뭐...고마워요..."

그는 만능키가 사라진 것은 모른채 비상문 위치를 까먹었다며 알려주곤 급히 나갔다.

"아! 그리고 비상구는 이쪽입니다. 평소엔 뒷문이 잠겨 있지만, 급한 상황일때는 열리니까, 이쪽으로 나가시면 바로 반대편 주차장으로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아마도 이 비상구는 단속 등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모양인데, 출입문의 맞은편 벽에 놓인 책장을 뒤로 미니까 문처럼 열리게끔 되어 있었고, 그 안엔 사람 하나가 빠져 나갈 만한 통로가 저 쪽 끝으로 이어져 있었다.

'참! 대단 하구만...'

어차피 비상문은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고, 나름대로 여러가지 계획을 머리속에 그려 보는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예상한 대로 이녀석들이 움직이고만 있어 준다면, 이것은 분명 범죄 행위이기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복잡한 계획을 실행할 필요 없이, 그냥 정면으로 부닥치는게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이것이 그들 부부관계나 내 입장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았다.

난 물한잔을 한 입에 들이키고는 스트레칭을 하듯 몸 이곳저곳의 근육을 늘리면서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이런 일도 너무 오랫만이라 긴장이 되는지, 손바닥이 축축해 짐을 느낀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통로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큰 호흡을 하고 나서 바로 만능키를 대었다.

"띠릿"

문은 자연스럽게 열렸고, 난 배에 잔뜩 힘을 주곤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녀석들은 그녀를 침대에 뉘우곤, 수술대의 의사들 마냥 모두 둘러서선 흥얼거리며,

그녀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녀석들은 갑작스런 내 방문에 놀랐는지 하던 일을 멈추고는 잠시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다.

그 중에서 한 손으론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고, 다른 손은 치마 속에 넣고 있던 녀석이 바로 오늘의 주동자 녀석이었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거리가 좁혀 졌다고 판단하자 마자,

한걸음에 뛰어 올라서는 구두의 바닥을 이용해 놈의 가슴을 강하게 차버렸다.

"퍽! 윽!!!"

"다...당신...뭐...뭐야! 어?"

차인 녀석은 뒤로 물러설 겨를도 없이 침대 옆 바닥에 나뒹굴었고,

그 모습에 놀란 두 녀석은 넘어진 녀석과 나를 번갈아 보며 어찌 할 바를 모른체, 막힌 벽을 향해 뒷걸음질 칠 뿐이었다.

난 눈을 부릅뜨고 두 주먹을 불끈 쥔채로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거친 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개새끼들아! 이 개도 안물어갈 또라이 새끼들...!"

"누...누구신데...요?"

"니들 데리러온 저승사자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아!"

"왜...왜...이러...시는 건데요?"

"왜? 그걸 몰라서 묻냐? 이 나쁜 새끼들아~ "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난 멀뚱하게 쳐다보는 두 녀석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번갈아 가면서 때리기 시작했다.

제발 아니길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막상 들어와서 이 어처구니 없는 광경을 직접 보니 눈이 확 돌아가 버린 것이다.

그 동안 쌓였던 내 일들이며, 안 좋았던 일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오듯 감정이 폭발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마 주먹으로 때릴 수는 없었다.

감정이 격해지면서도 이것 만큼은 참아 내려 애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새끼들아! 이 싸가지 없는 개새끼들아! 아니 개만도 못한 새끼들아!"

때리는 손바닥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그들의 머리와 이마는 점점 벌겋게 변해가고 있었다.

"니들도 엄연히 처 자식이 있을 거 아냐? 이 씨발놀들아! 이 썅놈들 같으니라구"

태어나서 한번도 이렇게 욕을 해 본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욕을 잘 하게 줄도 몰랐을 뿐 아니라, 한번 욕을 쏟아내다 보니 끝도 없이 욕이 나오는데 멈출 수가 없다.

두 놈은 선채로 한참을 얻어 맞고 나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넙죽 무릎을 꿇더니 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싹싹 빌기 시작한다.

"다 필요없고 이 개새끼들아! 경찰서 가서 니들 마누라 앞에서 어떻게 하나 보자! 이 씨발놈들아! 아주 인생 종치게 만들어 버릴테니까..."

"아닙니다! 정말 죽을죄를 졌습니다. 다신 안그럴 테니까 한번만,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예?"

두 놈이 입이라도 맞춘듯 번갈아 가며 같은 소리를 해 대며 용서를 구하더니, 이내 한 놈은 눈물까지 글썽인다.

"야이 새캬! 넌 안 일어나? 이게 누굴 바보로 아나? 확! 밟아 죽여줄까?"

"......"

"아쭈? 내가 왕년에 뭐 했는 줄 알아? 이걸 그냥 확!"

그러면서 발을 쳐 들었더니, 기절한 척 하던 주동자 녀석이 벌떡 일어서선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어대기 시작한다.

"니가 제일 나쁜 새끼야! 이 개도 안 물어갈 쓰레기 같은 새끼야!"

"퍽! 퍽!"

"윽! 제발...윽"

통제하고 있던 주먹에 힘이 들어가며, 머리통을 두 어대 스치듯 내려쳤는데도,

맞을 때마다 녀석의 머리통은 반대로 밀려가듯 요동치곤 제자리로 돌아온다.

"니들 말야! OO초등학교 동창들이지? 아예 사회에서 매장을 시켜주마! 이 벌래만도 못한 새끼들!"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게 확실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이름까지 나오자, 지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지, 이젠 매달리기 까지 하며 빌어댄다.

"이거 안 놔? 어딜 더러운 손으로 만져 이 새꺄!"

"제발!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

"내가 언제 너넬 죽인댔냐? 살려 달래게? 니들 같은 새끼들은 죽일 가치도 없어 이 씨발놈들아~"

바지를 잡고 늘어지는 놈들을 몇 대 더 때리고는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되겠다 싶었다.

쇼파로 가서 앉으며 호흡을 좀 가다듬는데, 쇼파 앞으로 세놈이 나란히 따라와서 무릎 꿇고는 다시 사정 사정을 하기 시작한다.

"정말 다시는 이런 짓 안하겠습니다. 정말 어머니를 두고 맹세합니다!"

"어머니? 어디서 어머니를 들먹여 이 새끼야...너 이러라고 미역국 드시며 좋아 했을 거 같냐?

더구나 저 여자는 지금 누구의 어머니 아냐? 이 씨발놈아! 일루와!"

주동자 녀석 만큼은 정말 패 죽이고 싶었지만, 차마 그렇게 까지는 할 수 없었고,

이전에 선배에게 맞아 봤을 때 머리 보다 더 기분 나뻤던 곳이 얼굴이었다. 그것도 손바닥으로 때리는 싸다귀!

"짝! 짝! 짝!"

난 팔에 힘을 주어 밀듯이 하며 여러차례 뺨을 후려쳤다.

녀석의 얼굴은 금방 벌겋게 부어 오르기 시작했다.

"휴~우...이것들을 그냥 지금이라도 당장 경찰에 전화를 해야되는데..."

"제발,제발요...흑.흑..다신 안그럴께요...제발 살려주세요~"

이전에도 항상 느낀거지만, 이런 양아치 짓을 하고 다니는 놈들 치고, 사내 다운 놈을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엔 세상 무서울거 없는 듯 까불어 대다가도, 기에서 밀리거나 힘으로 밀리면, 비굴하리 만치 굽신 거리는 것이,

어설픈 놈들의 공통점이었다.

"자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지금 명함 한 장씩을 꺼낸다!"

"......"

"두리번 거리지 말고 새끼들아! 우리말 몰라? 안꺼내?"

"아..예..."

"거기에 주민등록 번호 적는다! 이제부턴 두 번 말 안한다!"

"......"

"거기에 와이프 이름이랑 전화번호도 적는다!"

"저기 그건..."

"왜? 그럼 그냥 경찰 부를까?"

"아뇨...적을께요"

"저기 근데요?"

한 녀석이 눈도 마주치지 못한채 손을 드는둥 마는둥 하고 있다.

"왜?"

"저기 전 아직 솔로인데..."

"뭐? 이런...그러니까 장가를 못가지 새끼야! 부모님 적어 그럼!"

"네..."

명함들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해놓고 서야 침대로 다가가 그녀를 살폈다.

취한건지? 약을 먹인건지? 완전히 축 늘어져 있다.

"야! 너! 약먹였지?"

"네?...네! 몇 알 안 먹였는데요!"

"몇 알씩이나? 너 일루와!"

약을 먹였다는 얘기에 다시 부화가 치밀어 녀석을 불러 세워놓고는,

그대로 하복부를 발로 밀어 찼다.

"퍽"

"컥!...콜록...콜록"

투피스를 입고 왔는데, 재킷은 열린체 벌어져 있고, 유선이 선명하게 드나날 만큼 뽀얀 가슴은 유두를 세운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치마 역시 둘둘 말려 허리까지 올려져 잔뜩 구겨져 있는데다,

잘 다듬어진 음모와 함께 잔뜩 젖어있는 꽃잎이 주인을 잃은체 숨을 헐떡이듯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약은 동창회장에서 막바지에 술에 타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택시를 타고 멀리 왔다는 얘기도 함께 들었다. 그래야 약기운이 돌기에 충분하다나 어쨌다나...

하지만 사전에 이곳을 예약했는지 여부는 굳이 묻지 않았다.

어쨋든 그녀의 옷을 다시 입히며 보니, 잔뜩 골아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흥분이 되는지 몸을 조금씩 비틀어 대고 있었다.

잔뜩 으름짱을 놓았을 뿐 아니라, 휴대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해 이 녀석들과 나눈 대화를 모조리 녹음까지 하고 나서야,무릎을 꿇은 상태 그대로 있게 하고는, 그녀를 업고 가게를 빠져 나왔다.

물론 녹음기능이 있다는 것도, 최근 소영과의 매일 밤 통화에서 겨우 배운 것이었다.

휴대폰이 족쇄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잘만 활용하면 제법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가게에 있던 덩치들도 대충 분위기를 아는지 멀뚱히 지켜만 볼 뿐, 다가서거나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 마냥 당당하게 나온건 좋았는데,

업고 계단을 오르다보니 무릎도 시큰 거리는데다, 짧은 치마때문에 두 다리를 모으듯이 하고 업었더니 손아귀에 쥐가 오듯 절이기 까지 한게 힘이 부치기 시작했다.

도로변까지 겨우 업고 나와서는, 한적한 건물앞 현관 계단에 겨우 그녀를 내려놓고 말았다.

"아하~ 휴우...아이고 팔,다리야! 아이고...휴우...하아.."

숨은 목구멍 까지 차는데다, 역시 운동 부족이다!

여자 하나 업었다고 팔이며 다리까지 후들 거리는걸 보니,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아까 녀석들이 이판사판으로 달려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실소가 새어 나온다.

근데 문제는 이제부터 였다.

서이사 한테 전화 하기에는 아까나 지금이나 상황이 매 한 가지고, 오히려 지금이 연락하기가 더 애매해져 버렸다.

그렇다고 잠시 기다린다고 해서 깨어날 것 같지도 않고, 집을 알던 모르던 이상태로 데려다 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참내! 두 이사 사모 때문에 이게 뭔일이냐?'

잠시 쉬다보니 땀이 식어서인지 추위가 몰려온다.

혼자 중얼거리며 그녀를 바라보니,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일도 없었던양 술과 약에 취해서는 세상 모르고 자고만 있다.

더이상 생각하고 말것도 없었다.

내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일이었다.

결국 난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금단의 구역이었던 내 집에, 남자도 아니고 여자만 무려 세명씩이나 잠을 자고 가는 셈이 된다.

물론 소영이 빼고는 아무일도 없었지만, 직장 상사의 아내를 둘 씩이나 재운다는건 아무래도 좋은 느낌만은 아니었다.

어쨋든 오늘만큼은 쇼파가 아닌 바닥에서라도 자리라고 생각하며, 어렵게 택시를 잡아 집을 향했다.

기사의 짜증섞인 소리를 뒤로한체, 그녀를 겨우 업고 다시 계단을 올라야 한다.

다행히 늦은 밤이라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곤,치마를 위로 올려 다리를 벌려 업으니 아까 보단 훨씬 수월했다.

그런데, 늘어져 있는 사람이다 보니 등에 그냥 올려놓은 것과 다름이 없어서,

다리를 감아 잡으면 엉덩이가 자꾸 아래로 쳐져서 잘못하면 뒤로 떨어뜨리게 될 것만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최대한 위로 올려서 고개가 내 어깨위로 올라가게 하고, 두 팔을 내 어깨넘어로 넘겨 앞으로 늘어 뜨리게 하고는,

엉덩이 바로 아래에 깍지를 끼고 업고는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평소같으면 등에 와 닿는 그녀 가슴의 뭉클함이나, 손에 닿은 그녀의 넙적다리나 엉덩이에 흥분이 몰려 오겠지만,

숨이 가쁜데다, 힘에 부치다 보니, 그런 생각은 겨울 바람과 함께 묻혀 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체중이 분산 되어선지 오르기가 조금 수월해 지긴 했는데,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팔이 떨어져 나갈거 같은데다,

무릎이 덜덜덜 떨리기 까지 하는 것이, 도저히 끝까지 올라갈 수가 없는거다

결국 2층과 3층 사이에서 멈춰서는 그녀를 내려 두 무릎위에 옆으로 앉히듯이 하곤,

왼팔로 등을 감아 얼굴을 가슴에 기대게 한 채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몸에서는 땀이 쏟아지고 그녀에게서 따스한 열기가 전달되고 있는데도,

앉아있는 계단에서 올라오는 싸늘한 냉기에 진저리를 치고 만다.

오른팔을 흔들어 계단의 센서등이 들어오게 하고는 가만히 그녀를 내려다 봤다.

술냄새가 진동하기는 하지만,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을 보자, 나도 모르게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옷을 제대로 입힌다고 입혔는데, 자켓 단추가 하나 풀려 있다보니 작게 모아진 가슴골이 보이는 데다,

올려진 치마 때문에 팬티의 끝부분과 함께 그녀의 매끈한 다리가 눈 앞에 펼쳐지듯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다.

난 오른손으로 그녀의 넙적다리위를 스치듯 살짝 쓰다듬어 보는데, 그녀 엉덩이에 눌린 고추가 찌를듯 위로 솟아오름을 느끼게 된다.

이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딱 한번만 해 볼 요량으로, 센서등이 다시 꺼지자 마자 난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갔다.

입술을 이용해 그녀의 윗입술을 살짝 물어 보는데, 입술 안쪽의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달콤한 내음마져 느껴진다.

이번엔 아랫입술을 물고는 혀로 입술을 핧듯 하고는 좀 더 깊이 키스를 하려는 순간!

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 가 싶더니,

"욱...욱...욱...우웩...우웩...웩..."

몸에 경련이 일듯 온 몸을 꿀럭 거리더니 순식간에 오바이트를 하는 그녀였다.

얼굴이며 셔츠는 물론이거니와 흘러내린 토사물에 의해 바지며 속옷까지 모조리 엉망이 되어 버렸다.

물론 그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바닥에는 하나도 쏟아지지 않았을 만큼, 토사물 전부를 우리 둘이 옴팍 뒤집어 쓴 것이었다.

'으...으으...바로 벌을 받는구만...참...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속에 것을 시원하게 비웠는지, 입맛까지 다시곤 다시 잠들어 버린다.

나는 일단 토사물이 쏟아지지 않게끔 그녀를 꼭 안은채고 계단을 조심스레 올라서는,

번호키를 겨우 누르고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여전히 깨어나지 않은 그녀였지만, 저 토사물로 얼룩진 상태로 재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욕조 안에 그녀를 넣으려다가 아무래도 옷을 벗기기가 어려울 듯 싶어, 변기 뚜껑을 닫아놓고는 조심스레 그 위에 앉혔다.

다행히 우리집 변기는 욕실의 모퉁이에 설치 되어 있어서, 그녀를 앉히고 상체를 옆쪽 벽에 기대놓듯 해 놓을 수가 있었다.

먼저 내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던지고,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늘어진채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특히 젖어있는 겨울옷은 가위로 자르지 않고는 더더욱 힘이든다.

그나마 행사장에 온다고 속옷에 투피스 차림이라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다.

일단 그녀 앞에 서서 자켓 앞 단추를 다 풀은 후에, 머리를 내 배에 기대게 해놓고는, 한쪽 팔부터 뒤로 조금 제껴 자켓을 벗기고, 브레지어를 풀어 벗겨냈다.

그리곤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녀를 일으켜 세워,한 팔은 그대로 겨드랑이에 낀채 내 몸에 밀착시켜 주저 앉지 않게 하고는, 다른 팔고 그녀 뒤쪽에 있는 치마 후크와 지퍼를 차례로 풀어 내렸다.

그런데 토사물 찌꺼기로 둘 다 엉망이 되긴 했는데도, 다 벗은 몸으로 그녀의 몸을 맞대고 있자니 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지! 이러면 그녀석들과 똑 같이 되는거지...'

나는 다시 그녀의 팬티를 엉덩이 아래로 내리고 나서야 그녀를 다시 변기에 앉혔다.

그리곤 다리에 걸친 팬티를 천천히 벗겨냈다.

평소 몸관리를 잘 하는지 그 흔한 똥배도 없고, 미스만큼이나 날씬 하면서도 매끈하고 거기에 탄력까지 있어보이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난 샤워기의 온도를 확인하곤, 일단 그녀 몸의 토사물을 씻겨내고 나서야 그녀를 욕조안에 조심스레 들여 놓았다.

부드러운 타월을 이용해 평소 안쓰던 바디워셔를 묻혀서는 천천히 그녀의 몸을 닦아주는데,

자제를 외치고 있슴에도 내 물건은 소영이를 앞에 둔양 핏줄을 단단히 드러내고 있었다.

'야 마! 니꺼 아냐! 그냥 얌전히 있어라...큭큭'

혼잣말임에도 웃음이 나온다.

타월로 닦아 줄때는 그나마 참기가 수월했는데, 다시 욕조 물을 이용해 비눗기를 닦아 주다보니까,

그녀 몸의 구석구석이 내 손을 통해 전달되는데, 솔직히 참기기 너무 어려웠다.

욕조안에 그녀를 둔채 나는 거실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후~~~우!"

담배를 문채 커다란 타월을 찾아 침대에 펼쳐놓고, 아내 속옷 중에서 그나마 새것처럼 보이는 팬티와 브레지어를 찾아서는 침대 한켠에 두고 다시 욕실로 들어갔다.

손끝에 전해지는 감촉을 애써 무시하고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눕힌 후 물기를 닦아내고 속옷을 입히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서이사에게 거짓 문자라도 보낼양으로 그녀 휴대폰을 열었는데, 암호가 걸려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내키지 않았던 동문회 참석이었지만, 나중에 어떨런지는 몰라도 지금의 결과로는 가길 잘 하지 않았나 싶다.

일도 적당히 마무리 됐고, 특히 서이사 아내를 위기 직전에 구했다는 생각에 나름 안도감 마저 느끼게 된다.

예상에도 없던 엉뚱이 일이 자꾸 생겨서 그런지, 아내의 문제에 대해선 다소 담담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일은 종무식이 있는 날이다.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옴을 느끼자 마자, 쇼파옆에 이불을 깔고 누운채 그대로 잠에 빠져든다.

이젠 누가 내 집에 와 있는게 익숙해 져서인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인지는 몰라도,

중간에 깨지도 않은채 잠에 빠져 들어 버렸다.이젠 누가 내 집에 와 있는게 익숙해 져서인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인지는 몰라도,

중간에 깨지도 않은채 잠에 빠져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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