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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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류향입니다.

'중년의 희망가'는 극히 현실적인 우리의 이웃이 주인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야설속의 일부 주인공들처럼 잘났거나 아니면 생각한 대로 모든일이 잘 풀리거나 하는 주인공도 아니고,

돈이 많거나 잘생기지도 않았으며 대물을 소유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저기 손님! 승차권 좀 확인하겠습니다!"

"네? 아...네~ 여기요"

무슨일이 있냐며 상냥하게 묻기까지 하는걸 보니 몇 번을 불렀었던 모양이다.

3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부산역에서 서울행 KTX 오른 시간이 오후 5시.

테이블을 펴서 두 손을 올리곤 멍때린체 창밖만 바라 보다보니 벌써 대구에 다다른 것이다.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게된다.

살다보니 참 별일도 다 있다 싶다.

'아내라고 착각을 하다니...벌써 기러기 생활이 2년째에 접어드는구만...참!'

"휴우~"

소리나게 길게 숨을 내 뱉은 난 의자를 조금 뉘워 기댄체 잠을 청해본다.

출장간 업무는 어떻게 이어갔는지 조차 기억에 없고, 그날에 대한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이젠 제 차례예요!"

터질듯한 심장소리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을것 같더니만, 이 여인의 작고 나즈막한 목소리에 심장이 순간적으로 멎은듯 더이상 내 심장소리 따윈 들리지 않는다.

'예?'

입밖으로 말이 안나온다. 그저 속으로 외쳤을 뿐...

더구나 감고있던 눈이 토끼눈 만큼이나 휘둥그레 지지 않았나 싶다.

눈을 뜨는순간 그녀의 눈동자만이 아이맥스 영화관의 화면만큼이나 내 눈에 가득 들어온다.

파란색 무드등의 푸르른 색이 그녀의 눈동자에 투영되어 마치 어려서 가지고 놀던 파란 구슬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시간도 공간도 움직임도 모두 멈춰버린 듯한 환각에 빠져 눈도 깜빡이지 못한체 그녀의 눈동자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따스한 입김이 나의 입술에 전해지고 그녀의 부드러운 혀가 나의 입술 안쪽을 지날때 즈음에야 난 비로서 눈을 감고 호흡을 할 수 있었다.

다행히 키스 스타일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듯 싶었다. 나는 그녀의 혀를 조금 당겨 부드럽게 빨아주며 두 팔을 그녀의 등 뒤로 감싸려 하자.

그녀가 입술을 떼지 않은체 고개를 살짝 좌우로 흔드는 시늉을 한다.

아마도 그냥 있으라는 얘기인듯 싶어 안으려던 팔을 내려 양팔을 벌린 자세로 키스에만 보조를 맞춰 주었다.

한참을 키스하던 그녀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 가더니 그 작은 젖꼭지를 서너번씩 물고 빨기를 하는데, 이게 왠일로 이렇게 찌릿찌릿한것이 꼭 전기가 오는 느낌인 것이다.

나도 모르게 팔이며 다리를 쭈볐거리자, 이 여인 신이 난듯 더 빨아댄다...

"어...으으...."

참내...좋은건지 어떤지는 몰라도 하여간 느낌이 좀 이상하다.

아내도 애무한답시고 절차상 한번 들렀다 가는 곳이긴 한데, 그냥 뭐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정도도 아니고, 하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해서 별 느낌없이 지나쳤는데,

희한하게도 오늘은 느낌이 진짜 이상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운동 좀 할걸...제기...'

별로 보여줄것 없는 몸인데도, 내가 했던것 만큼이나 천천히 부드럽게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훓듯이 내려가다 보니 기분이 묘해진다.

더구나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가슴이며 배를 간지르듯 스치고 가는데다가 그녀의 젖꼭지 역시 간간히 몸을 스치는데, 이거야 원...

사실 서른이 넘은 후엔 하루에 두번을 한 기억이 전혀 없다.

서른에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갔을때도 술기운에 겨우 한번을 하고 잤던것 같다. 물론 그 이후에도 하룻밤 새 두번은 희망사항일 뿐이지 한번도 할 수도 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 넘이 아까 키스하기 전부터 껄떡대더니 흔들대며 침까지 질질 흘려서 넙적다리 안쪽이 미끌미끌할 정도다.

어느새 그녀는 이 넘을 한번 쓰다듬고는 곧바로 입 속으로 넣어버렸다.

"쪽...쭈읍...쪽..."

"으...음~~"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다.

상체를 들어 그녀가 소리를 내며 빠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한데...가만히 있는것이 오히려 방해하지 않는듯 싶어 나도 그냥 눈을 감고 즐겨보기로 했다.

애무가 나만큼이나 서툴긴 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노력이 보일만큼 의외의 손놀림까지 해대는 그녀다.

한손으론 뿌리를 잡고 빨면서 다른손으론 불알을 감싸잡고 부드럽게 쓰다듬는데, 눈을 감고 있어서 그런지 흥분이 확 몰려온다.

"아...저...저기...잠깐만..."

귀두 부분을 꼭 눈깔사탕을 빨듯 입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르듯 하던 그녀가 내 말에 입을 떼곤 천천히 위로 올라온다.

나도 그녀가 아까 했던것처럼 눈을 지긋이 감고 편안하게 누워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나의 얼굴을 간지럽히고 그녀의 가슴이 나의 가슴에 닿는 순간, 다시 그녀의 입술이 나의 입술을 감싸온다.

'음...이 부드러운 느낌...'

입맞춤을 한 채로 그녀의 손이 나의 분신을 잡는가 싶더니 한번에 부드러운 꽃잎속으로 넣어버린다.

"아~"

그녀가 뜨거운 숨을 뱉어낸다.

입을 떼고는 가슴에 두 손을 지탱한체 상체를 세워 앞뒤,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난 그녀의 두 무릎위에 손을 얹고는 바깥쪽 대퇴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가슴을 만지고 싶은데, 선뜻 손을 올리지 못하곤 다리와 엉덩이만을 부드럽게 오가고 있었다.

"아...아아...어...어..."

그녀는 움직이는 속도만큼 신음소리도 빨라졌고, 소리의 크기도 커지기 시작했다.

눈을 살짝 뜨고 난 그녀를 올려다 봤다.

그녀는 자신의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애무하듯 감싸곤 고개를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며 몸을 움직여 댄다.

그리곤 엉덩이를 잡고 있던 내 두손을 잡아서는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다 주었다.

누워있을 때 보았던 그녀의 가슴과는 사뭇 다르게 보이는 가슴이다.

역시 아주 커다란 가슴은 아니다.

하지만 몸에 비해 작지 않은 가슴에다가 젖꼭지가 튀어나갈듯 꼿꼿한것이 탄력감이 더 느껴진다.

이제 그녀는 머리와 허리를 뒤로 제끼고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들어올려 잡고는 더욱더 강렬하게 흔들기 시작한다.

"아...아...아...앙...어...어으.."

"어어...어...아...아...아...."

그녀의 소리는 이제 신음 단계를 넘어 거의 소리를 지르듯 하고있다.

모텔이기는 하지만 여자가 이렇게 큰 소리로 신음소리를 내는건 야동에서 외엔 경험해 보지 않다보니까, 순간적으로 두리번 거리며 잠시 위축이 되는 느낌이었다.

느낌을 안건지 별안간 움직임을 멈춘 그녀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내 몸에서 내려오는 순간 이 넘은 이미 물렁탱이가 되서 옆으로 픽 하고 쓰러져 버린다.

'그럼 그렇지...니가 하루에 세번씩이나 한다는게 말이 되냐??? 이그...근데 이를 어쩌나...에휴~~'

평소 같으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건만, 오늘만큼은 혹 이 여인이 실망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괴감에 빠지려는 찰라. 그녀가 다시 이넘을 삼켰다.

"억..."

물커덩 거리는 데도 그녀가 입에 넣자마자 느낌이 살아난다. 발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흥분이 몰려오는 것이다.

이러면 안돼겠다 싶어, 아마도 국민교육헌장 쯤을 열심히 속으로 외운듯 싶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사정끼는 그나마 사라졌고, 잠시후 그녀가 몸을 일으키는 걸 보니 발기가 된 모양이다.

근데 이상한건 발기가 됐는지 안됐는지를 내가 모를만큼 아랫도리에 감각이 별로 없다.

나는 그녀가 몸을 돌리는 사이 슬쩍 손을 내려 이 넘을 건드려 보았다.

'어라? 섰네...참 나...그 넘...'

나도 깜짝 놀랐다. 부드럽게 빨아서 그러나 싶은것이 선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딱딱하게 다시 서 있다.

그녀는 돌아앉다 시피 하고는 다시 삽입을 시도한다.

어제 그녀의 뒤태를 처음 보곤 멍하니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그랬던 그녀가 스스로 뒤를 보이며 내 위에 앉아서는 나와 섹스를 하고 있다.

힙업된 그녀의 엉덩이가 더 도드라져 보이며 다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어찌보면 하얗고 커다란 젖무덤처럼 보인다.

위아래로 움직일때마다 시커먼 넘이 잠시 보였다, 안 보였다를 반복하며 부드러운 그녀의 몸안을 들락거린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과 느낌이 상상과 더불어 나를 더욱 자극하게 된다.

한손으론 머리를 둘둘 말아 비틀듯 해서 위로 올려 잡고는 다시금 소리를 높여가며 움직인다.

"음...예쁘다..."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목소리가 밖으로 나와버렸다.

다행히 못 들었는지 그녀는 자신의 일에 열중이다.

"아.아.아...아잉...아..."

"어...어...음...아...어..."

이젠 크게 내는 신음소리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돌아앉아서 그런지 앞으로 보며 할 때보다 자극이 심하다. 조임도 더 심해진거 같고...

그녀가 한 손으로 내 무릎을 잡고 앞으로 몸이 기울었을때, 난 재빨리 상체를 일으키며 그녀를 안았다.

그리곤 두 손을 앞으로 내어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쥔 내 손등위로 자신의 손을 올려 놓고는 재촉하듯 손에 힘을 준다.

그녀의 등에 얼굴을 비비던 나는 그녀의 목과 어깨등 입이 닿는 곳은 어디든 키스를 퍼부었다.

"아...아...앙...어...어..어"

거친 호흡을 하던 그녀가 고개를 살며시 뒤로 젖히자 자연스레 그녀의 오른쪽볼과 나의 왼쪽볼이 맞닿았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더 돌려준다.

난 그녀를 왼쪽으로 조금 틀어주듯 잡고는 깊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아까와는 달리 그녀는 다소 거친 입맞춤을 한다.

간간히 내뱉는 신음과 뜨거운 입김, 그리고 거칠고 빨라진 혀의 움직임에서 그녀의 흥분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절정을 느끼는지 그녀는 몸을 떨면서 내 혀를 물고는 온 몸에 힘을 주기 시작한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 때문일까, 사정기 없던 이 넘이 지도 못 참겠다는듯 신호를 주기 시작한다.

순간 그녀의 입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아~~ 저...가...가요...아~~~"

그녀가 소리를 지르듯 목소리가 높아지며 목이 뒤로 젖혀진다.

"나...나두 가요...윽...윽...윽...으~~~"

우리 둘은 듀엣으로 화음을 맞추 동시에 신음소리를 높이곤 약속이라도 한듯 그대로 함께 누워버렸다.

그녀와 나는 한참을 어깨를 들썩이며 흥분을 삭히지 못하였다.

내 위에 누워서 온몸을 들썩거리며거친 숨을 몰아대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너무 사랑스러웠다.

난 그녀의 가슴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이 넘이 쏟아낼걸 다 쏟아내고, 스스로 미끄러 지듯 나온지 한참이 지날 동안 그렇게 함께 누워 있었다.

이런 섹스를 해 본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감미로운 섹스였다.

말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사정을 하기위해 애쓰지도, 아픈지를 살필 필요도, 그녀가 느끼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정말 섹스 자체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더니만, 기러기 생활 2년만에 생각지도 않은 상대와 더구나 후회없는 섹스를 이렇게 나누게 된 것이다.

이젠 이 상황이 어찌 만들어진건지 조차 궁금하지도 않게 되었다.

그저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겐 환상만큼이나 값지고 소중했다.

나보다는 그녀의 온몸이 땀으로 미끈거린다. 아무래도 그녀가 주도를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런데도 그녀의 몸에선 땀내가 아니라 여전히 좋은 향기가 난다.

얼마동안을 그녀의 향기와 부드러운 몸의 감촉을 내 몸에 새겨넣듯 그렇게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이 잠시 동안 그렇게 있다보니 몸 여기저기가 불편한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온통 내 얼굴에 쏟아지듯 덮어져 있다 보니, 좋은 향에 취해있는건 좋은데, 사실 얼굴이 간지럽기도 하고,

더구나 조금 지나자 그녀의 엉덩이가 내 배를 누르고 있다보니,처음엔 그런대로 참았는데 약간 무겁기도 한데다 숨도 편히 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몸을 조금씩 움직였던 모양이다. 그녀는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더니 마침내 내 옆에 나란히 눕는다.

'눈치가 빠른건가? 아니...센스라고 해야되나?'

나란히 누워서 눈을 뜨고 있자니, 천장의 거울을 통해 그녀와 나의 모습이 아담과 이브를 연상케 한다.

물론 배 나온 아담은 본 적이 없지만...이브만큼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약간 실제보다 검게 보이는 거울이긴 하지만 그녀의 흰 피부와 균형잡힌 몸이 나와 대비되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거울이 있다는걸 알아서 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고개를 약간 반대쪽으로 돌리고 있고, 한쪽 무릎도 조금 세우고 있다보니, 그녀의 음모가 보일듯 말듯 하게 보여진다.

'에이 진짜 운동 좀 할걸...몸이 저게 모냐?...'

운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잠시 후회를 하다가 문득 지금이 몇 시 일까가 궁금해 졌다.

그렇다고 어깨를 맞대고 누워있다가 별안간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기도 그렇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무슨놈의 모텔이 시계도 없냐...그리고 내 휴대폰은 어디있지???'

나중에 안거지만 사실 시계는 침대 옆 화장대 벽에 걸려있었다.

머리 뒤쪽에 있다보니 누워서는 시계가 보이지 않은 것이었다.

이젠 잠도 오지 않는데다가 무드등이 켜져있긴 해도, 창문이 닫혀있어서 인지 도대체가 시간의 흐름을 알 수가 없다.

더구나 이 여인도 숨만 고르게 쉴 뿐 잠이 든것 같진 않은데,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다보니, 내가라도 뭔 말을 하던지 행동을 하던지 해야되는데,

이 놈의 몸뚱아리도 포박이라도 된양 전혀 움직일 생각을 못한다.

다시 또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꼬르륵"

'어? 내 배에서 난 소리는 아닌데...그럼...'

"우리...식사라도 하러 나갈까요?"

한심스럽긴 해도 그 소리가 구세주였다. 난 용기를 냈고, 비로서 말을 꺼낸 것이다.

"네"

짧은 대답...얼마나 기다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녀의 대답은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곧바로 나왔다.

"그럼 먼저 씻으실래요? 아니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두 팔로 가슴을 가리곤 총총 걸음으로 곧바로 욕실로 향한다.

잠시후 샤워소리들 듣고 나서야 난 동면에서 깨어난 곰처럼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내려와 서는데, 머리가 핑하고 돌더니 한 30여개쯤 되는 작은 별들이 눈앞을 어른거린다.

'내가 이럴줄 알았어...훗...'

미닫이 창을 안으로 열고 나서야 바깥이 보이는 창문이 있고 그제서야 시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다.

새벽녘의 송도 바닷가, 작은 바닷가지만 멀리 수평선이 보이고, 무드등만큼이나 푸르른 색으로 덮여져 있다.

비릿하지만 시원한 바다의 향기가 이게 현실이었슴을 각인시켜준다.

'이런일도 있구나...훗...살다보니...참...'

혼잣말을 중얼거릴때쯤 욕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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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류향입니다.

먼저 프롤로그에 보여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글이 사실 두번째인데 먼저 글이 실수로 삭제되는 바람에 아직 재업을 못한 상태네요...

앞으로 1주일에 2부정도씩은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인공의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삶과 에피소드로 진행될 예정이니까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우리네 삶과 그다지 동떨어지지 않은 주제들일테니까 관심있게 봐주세요...

모두들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종착역을 알리는 안내 방송 소리에 잠시 생각을 멈추고 눈을 뜬다.

한강을 지나며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이 오늘따라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건 

아마도 그 여인 때문이리라 스스로 생각해 본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지는 몰라도 출장을 다녀오고 나면, 여독 때문이지 곧바로 잠들곤 했는데,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다.

더구나 그날의 후유증으로 불알과 고추가 뻐근한것이 벌써 사흘째 인데도 아직도 나의 기억은 그날 새벽까지로 멈춰있는 듯 싶다.

"뼈 해장국 괜찮으세요?"

"......"

"저도 그리 즐기진 않지만...조금 허지진거 같아서..."

그녀의 대답을 들을 거라곤 애초부터 기대 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그녀는 모텔의 욕실문을 열고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물론 나 역시도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고 말을 붙일수도 없었다.

단지 슬쩍 슬쩍 눈을 돌려 그녀를 훔쳐 보았을 뿐이다.

화장기가 없이도 예쁘기만 했던 그녀였기에 간단한 화장을 마친 그녀의 모습은 더욱더 아름다워 보였고, 평범해 보이는 옷을 입었을 뿐인데도,

나와는 더욱더 나이차가 느껴지는 느낌을 받을 뿐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뭐라고 할말도 없고, 더구나 앞에 앉아있는 그녀 때문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애꿎은 해장국만 꾸역꾸역 먹고 있을 때쯤,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서울에서 오셨나봐요(?)"

"아! 네...출장으로...어제..."

고개를 숙인체이긴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입안에 밥을 잔뜩 넣은채로 겨우 대답을 했다.

"아! 참! 저..."

"......"

그 순간 궁금했던 것이 떠오르긴 했지만, 쉽게 입을 열기가 어려웠다.

"사실 어제 일이 너무 궁금해서...어...어떻게 함께...있게 된건지? 혹...아시나요?"

사실 잊고 있었을 뿐이지, 정말 궁금했던 일 아니던가...내가 어떻게 이런 여인과 함께 모텔에 있게 된 건지...너무나 궁금했다.

"그건...나가서 말씀드릴께요..."

"아? 네~~"

주변의 사람들 때문에 말하기가 어려웠던 건지, 아니면 들으면 안될 만큼 쇼킹한 얘기인건지 몹시 궁금했지만,

한편으론 식사후 바로 사라질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따로 얘기를 하겠다는 것에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아무리 부산이라고 해도 가을의 새벽 바닷가는 조금 쌀쌀한 기운마져 느껴진다.

나는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 두 잔을 들고 그녀가 앉아 있는 모래사장 둔턱으로 다가갔다.

"기억이...안 나시나 봐요!"

"네...전혀...사실 어제 좀 과음을 해서요...평소엔 술을 잘 안먹는 편이라서..."

그녀는 말을 멈추고 잠시동안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가 다시 말을 잇는다.

"어제 밤 12시경쯤?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었거든요"

"......"

"근데 선생님이 맥주를 사들고 이쪽으로 오셔서는 함께 마셔도 되냐고 물으셨어요"

"네? 제가요?"

"네!"

술을 많이 하는 편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체질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술을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거나 하지 않는 편이라 같이 먹은 사람이 아니면 술을 먹었는지 잘 모르긴 했었다.

"제가 대답도 안했는데 옆에 앉으시곤 저한테도 맥주를 건네셨거든요"

"......"

"얘기를 하다보니까 나쁘신분 같지도 않고, 그래서 맥주를 두어개 더 먹었던것 같아요..."

"혹시 제가 무슨 얘기를..."

"가족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사모님하고 따님 얘기..."

"아......"

"가족을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듣다보니까 부럽기도 하고, 부모님 생각도 나고..."

기억이 나진 않지만, 가족얘기를 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모텔엔..."

"밤도 늦었으니까 여기 들어와 자고 가라고...선생님은 따로 주무신다고..."

그녀는 우스운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가 원래 술을 전혀 못하거든요. 제 실수죠 뭐..."

"아~...이런...죄...죄송합니다. 정말 주책이었네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리 술기운이라고 해도 이런 실수는 난생 처음이고, 더구나 타지에서 무슨 용기로 이런짓을 한건지 도저히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정말...죄송합니다.제가 큰 실수를 했네요"

"아마 다른 사람이 그랬으면 뻔한 수작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저도 왜 아무말 없이 따라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에휴...이거 참...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수평선이 노랗게 물드는가 싶더니 이윽고 해가 떠오른다.

"그리고 사실 저도 요즘 힘든일이 좀 있었거든요. 선생님 덕분에 다 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기야 어쨌든 저도 나쁘진 않았어요"

조명을 비추듯 그녀의 얼굴에 비춰지는 일출의 태양빛에 그녀의 뽀얀 얼굴이 더 곱게 빛난다.

"진심...이세요?"

"그럼요...그리고 저 한소영예요"

"아...네...전 박영식입니다!"

우린 둘다 멋적게 웃으며 예기치 않은 통성명을 하게된다.

"선생님은 연세가?"

"연세는요 무슨! 아직 팔팔한 오십입니다. 하하"

"훗...팔팔하신건 맞는거 같아요..."

"그래요? 하하하"

"소영씬?"

"아! 네 죄송해요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건데...저는 서른아홉이예요...아직 젊죠?"

"그래요? 저는 삼십 중반정도 되신줄 알았는데..."

"그럼 서른다섯이라고 해 두죠 뭐"

"하하하"

"호호호"

우려와는 달리 그녀는 소탈한 성격임에 틀림없다.

아까의 어색함은 어디로 갔는지 우리 둘은 아침햇살을 받으며 한참동안을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럼 이제 서울로 올가가세요?"

"아뇨...이틀 더 남았어요..."

"네~~"

"소영씨 집은 부산예요? 사투리를 전혀 안쓰는데"

"아뇨 저도 서울은 아니지만 고향은 경기도구요. 3년전부턴 해운대쪽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아~~"

"선생님! 우리 친구할까요? 대화도 통하구..."

"나야 좋죠. 대신 선생님이라곤 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럼...오라버니?"

"하하...오라버니라 그거 좋네요..."

"그럼 번호는 들어가서 찍어드릴께요!"

식사를 하러 나올때 나는 지갑만 든채 몸만 딸랑 나왔다. 너무 이른시간이기도 했고, 식사 전후에 이 여인이 분명 사라질 거라 예상한 터라, 가고 나면 다시 들어와서 잠시 머물다 갈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녀 역시 맨몸으로 나왔다는 것은 사실 모르고 있었다.

어쨋든 다시 함께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더구나 얘기도 편히 한데다 오빠 동생으로까지 지내기로 했으니, 어색함 보다는 야릇한 기대감에 망치질이 더 심해진 것이다.

"자~ 제 전화 울리는거 보셨죠? 잘 저장해 두세요!"

내 전화기로 자신의 전화에 전화를 한 모양이다.이젠 편안한 상대를 대하듯 표정까지 귀엽게 해 보인다.

"저기...소영씨..."

"그냥 소영아~ 그러셔야죠"

"하 참...이거 쑥수럽네...소...소영아!"

"네...오라버니! 호호"

"나...한번만 안아봐도 돼....?"

정말 놀라운 일이다.

멍석을 깔아줘도 아무것도 못하던 박영식에게서 이런 놀라운 용기가 생겼다는것 자체에 스스로 놀라 말을 꺼내놓고는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저도 오라버니 품 따뜻해서 좋아요..."

그녀가 몸을 돌리자 마자 스스로 다가와 품에 안겨온다.

그녀에게서만 나는 그녀만의 향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고마워요..."

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린다. 나는 크게 호흡을 한 후에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그녀가 여전히 흔들리는 목소리로 나즈막히 속삭인다.

"오라버니...저 나쁜여자 아니니까...아주 가끔이라도 연락주세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는데 뜨거운 눈물이 전해진다. 난 그녀에게 부드럽지만 깊은 입맞춤을 한다.

우린 일방이 아닌 함께 천천히 서로의 몸을 공유한다.

이건 욕정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천박하고,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그러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듯 섹스를 하게된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아침햇살에 몸을 드러낸채 우리는 우리만의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띵 띠리리 띵 띠리리"

컴퓨터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익숙한 신호음에 잠이 깬다.

난 기계적으로 벌떡 일어나 컴퓨터 책상에 앉곤 아직 잠이 덜깬 눈을 비비며 마우스로 손을 가져간다.

"아빠?"

"어...그래...우리딸...흠! 흠!"

잠결이라 그런지 목이 메어 헛기침을 하고 나서야 목소리가 제대로 나온다.

"출장은 잘 다녀왔어?"

"어. 그럼...어제 좀 늦게와서 잤더니 아직 잠이 덜 깼나보다..."

"피곤해 보인다 아빠...괜찮아?"

"그럼! 지금 막 일어났으니까 그렇지...우리 딸은 어때?"

"나야 잘 있지 뭐..."

"왜? 용돈 없어?"

"아니 아니...그런건 아니고..."

"엄마는?"

"엄마? 아...어디 가셨어! 볼일이 있나봐..."

"그래? 근데 왜 이렇게 오랫만에 연락해! 아빠가 우리딸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아~...미안해 아빠...좀 바빳어..."

"항상 건강 잘 챙기고! 엄마 말씀 잘 듣고? 알았지?"

"나는 걱정마요...아빠나 건강 잘 챙겨! 식사 잘 하고~"

"그럼...아빠잖아...하하...아빠 이제 운동도 열심히 하려구!"

"그래~...휴...아빠! 내가 아빠 사랑하는거 알지?"

"당근이지...아빠도 우리 은지 사랑하는거 알지?"

"어...그럼..."

"은지야! 왜그래? 울어?"

"흑...아냐 아빠...아빠 보니까 좋아서...보고 싶어서 그래...흑..."

"은지 울면 아빠도 울잖아...이런 짜식...울지말고...씩씩하게...알았지?"

"아빠!...아빠 꼭 힘내! 무슨일이 있어도 힘 내야돼? 어? 약속해 아빠!"

"그래! 약속! 됐지?..."

"식사 잘 챙기고 출근준비 해요. 아빠 다시 할께..."

"그래 그래...우리 은지 화이팅!"

"어~~ 아빠도 화이팅!"

오랫만에 화상통화를 한다. 한 달쯤 된 듯 싶다.

더구나 눈물을 글썽이며 힘내라고 소리치듯 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무겁다.

딸바보 인걸 자랑스러워했던 나였는데, 타국으로 보내놓고 나만 힘들다고 넋두리를 해댔으니...

아내가 함께이긴 해도 타국생활이 보통 힘든 일인가...

처음엔 매일 통화를 했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차츰차츰 간격이 길어지더니 근래엔 한 달에 한두번 정도만 화상통화를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퇴근만 하면 항상 컴퓨터를 켜놓고 있긴 한데...

내가 연락을 하면 도통 받지를 않으니...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더구나 돈보내라는 연락외엔 자주 하지 않는 마누라가 서운하기 까지 한 건 아마도 너무 오래 떨어져 지낸 탓이겠거니 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딸내미의 울음섞인 통화 때문인지 출장지의 추억은 어느새 사라지고, 한 동안 마음 한 구석이 그리 편치가 않았다.

"부장님 오늘은 꼭 같이 가시는 거예요?"

"그래야 되겠지?"

"술은 안 드시면 되잖아요.그래도 회사 20주년 회식인데...더구나 전직원 다 참석인데..."

"그래 그래 알았어"

벌써 한장만 남은 달력을 보니, 한 해가 또 이렇게 지나가나 보다. 벌써 이 회사에서만 20년째다.

구멍가게나 다름없던 이곳에서 사장과 단 둘이 젊음을 불사른 덕에 이젠 중견회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오늘은 연말 회식 겸 20주년 기념식을 같이 하는 날이다.

"박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아...예...서이사님!"

서이사가 반가이 와서 인사를 건네는데, 아마 옆에 있는 여인은 아내인 모양이다.

머리는 잘 말아 올려져 묶여있고,흰색 원피스에 은목걸이가 반짝이는 것이 옷과 잘 어울리는 여인이다.

"회사 내에서는 좀처럼 뵙기가 쉽지 않네요...하하"

"아...네..."

"이쪽은 제 아내입니다!"

"예...안녕하세요.박영식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유소영예요"

"예...반갑습니다"

'소영? 이름이 똑같네...거참...'

사장이 나보다는 두살위다.

이전 직장에서 만나 창업을 한다며 같이 하자고 졸라대는 통에 입사 1년만에 얼떨결에 따라 나와서 만든 회사가 바로 이 회사다.

말이 사장이지 딸랑 단 둘이 시작한 일이라, 업무상 사장과 과장으로 부르며 숱한 밤을 세워가며 열심히 일했었다.

하지만 이젠 직원도 70여명이나 된다. 나조차도 최근 입사한 직원들은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최근 2년사이에 나와 사장사이에 두 명의 젊은 이사들이 자리를 잡고있게 됐다.

둘이 시작을 한건 맞지만 공동 창업자가 아닌 역할에 의한 주종관계 형태였는데 이것이 그냥 지금까지 굳어져 버린 것이다.

내 일에만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레 인정 받아질 거란 생각은 나의 착각이었고, 그 때 나는 너무 어리고 세상을 몰랐다.

사장은 이사들을 선임할때 형식적으로나마 나를 불러 의견을 묻긴 했지만, 이미 정해진 수순임을 모를리 없는 나였다.

회사의 중대사들은 보통 나와 사장이 결정을 하곤 했는데, 이사들이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회의 참석이 점차 줄다가,올해 초부터는 아예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어쩌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이전과는 달리 내 눈치를 보는거 같다는 느낌이 들다보니,짤리지 않고 다니고 있다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이었다.

그러다보니 회사회식이니 뭐니 하는 자리가 있으면 왠지 꺼려지게 되곤 했던 것이다.

"한잔 하자구!"

"부장님! 오늘 약주 안하신다면서요?"

"내가 언제? 자네가 그랬지! 자자 한잔씩들 하지"

사장과 두 명의 이사는 가족들과 함께 앞쪽 중앙 테이블에 앉았고, 나는 언제나 그랬듯 팀원들과 함께였다.

중간에 잠깐 사장이 불러 테이블에 합석을 하긴 했지만,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

서이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팀원들과 합류해서 주는대로 열심히 술을 들이켰다.

호텔 연회장이라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다고 좋아 할런지는 몰라도 나는 왠지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담배라도 필 요량으로 잠시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후우...'

호텔앞 정원에 앉아서 담배연기를 뿜고 있자니 딸내미의 얼굴이 스친다.

화상통화 이후 한두번 톡을 주고 받은 것이 다였고, 그나마 형식적인 안부 정도였다.

'이 넘의 여편네는 연락 한 번을 안하네...참...'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다 이내 마음을 접고는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가 테이블로 가려는데,

문이사의 아내가 홀 중앙의 20주년 얼음조각 주변에서 홀로 휘청거리는 것이 보인다.

애써 못본척 하려는데, 지켜보는 이도 없고 본능적으로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나도 모르게 그녀 근처로 발길을 옮겨 다가갈 즈음.

정말 순식간에 그녀가 중심을 잃으며 예쁘게 조각된 얼음 조각상 쪽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위험해!!!"

"어맛!"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며 다가가 쓰러지려는 그녀의 한쪽 팔을 낚아채듯 잡아 몸을 돌려 한쪽 무릎위로 앉히다 시피하여 겨우 넘어지는 것을 막아냈다.

한손에는 그녀의 팔이, 다른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싼채 안도감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이 손 좀 놔봐요! 여보 괜찮아?"

문이사가 소리를 치며 내 손을 뿌리치다 시피 하고서는 자신의 아내를 일으켜 세우곤 뭐라 중얼거린다.

"아~이런 싸가지를 봤나! 구해줬더니만...부장님 괜찮으세요?"

"어? 어...나야 뭐"

"그나저나 휴대폰이 박살이 났는데요..."

"뭐?"

그녀를 잡느라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놓친 모양인데, 이것이 조각상 철재 프레임에 부딪치고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박살이 난 것이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상태에서의 문이사의 태도에 대한 직원들의 탄식석인 소리도 내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단지 부서진 휴대폰 조각들을 들고는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은지가 사준건데...'크리스마스를 일주일쯤 앞둔 금요일 오후!

퇴근을 서두르는데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온다.

"박영식입니다!"

"부장님이시죠? 안녕하셨어요?"

"실례지만 누구신지?"

"저...문영호이사 아내됩니다!"

"네?"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곤 다시 통화를 이어간다.

"아...안녕하세요!.근데 무슨일로..."

"지난번 일도 있고 해서 감사의 말씀도 못 드리고 해서요"

"별일 아닌데요 뭐...몸은 괜찮으시죠?"

"네...덕분에...감사했습니다!"

"그럼 됐죠 뭐...이렇게 전화까지 주시고... 감사합니다"

"아니 좀 뵙고 싶은데..."

"저를요?"

"네!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아니 뭐...그럼..."

됐다는데 굳이 보자고 하니 거절하기도 뭐하지만 조금 난처한 기분이 들었다.

더구나 문이사는 오늘아침에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다음주 말이나 되야 들어온다고 전해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처음 가는 곳이긴 했지만, 네비에 나올 만큼 번화한 곳의 도로변에 커다란 간판과 함게 있는 곳이었다.

지하에 위치한 BAR인데 테이블이 한 여섯개쯤 있어 보이고 그녀는 이미 바텐더 앞 바에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별안간 오시라고 해서 죄송해요"

"안녕하세요...아닙니다"

아이보리 빛이 나는 짧은 원피스에 진주로 보이는 목걸이와 귀걸이를 했는데, 미스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앳되보이고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다.

회식때는 관심도 없었을 뿐 더러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유유상종이라더니 나완 다른세계 여인처럼 보인다.

"회사 근처는 보는 눈이 많아서요"

"아 네...저는 괜찮습니다"

부산 출장 이후로 확실히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긴 했나보다.

별로 떨리지도 않고, 낯선 자리임에도 그다지 불안하거나 거부감도 없다.

"일부러 이렇게 약속까지 해서 불러주시지 않아도 되는데..."

"아녜요. 직접 뵙고 감사의 말씀도 드리고, 얘기도 좀 나눠보고 싶어서요"

"네~ 근데 문이사님 오늘 출장이시라...'

"그래서 뵙자고 했어요.그이 있으면 좀 불편하니까..."

킵해 놓은 것을 권하는 바텐더에게 됐다고 하고는 내가 시킨 위스키를 함께 주문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일어나 허리를 숙이며 정중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남편만큼 싸가지가 없진 않은가 보네...'

사실 회식 이후 문이사는 나에게 단 한마디의 고마움도 표하지 않았다.

망가진 휴대폰은 그나마 유심칩 덕분에 대부분의 데이터는 살렸지만,동일 휴대폰 품절로 인해 새로운 폰을 사야만 했다.

나보다 김과장이 더 흥분했던 것도 이때였다.

최소한 문이사가 휴대폰 만큼은 사주어야 하는게 예의 아니냐며,

하지만 그날 나 보다도 사장이 더 놀란것 같다는 얘기까지 전해 준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을 뿐이다.

"그리고 그이를 좀 이해해 주세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이가 외톨이로 살아와서 그런지 예의가 좀 없어도 부장님이 이해해 주셨으면 해서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요"

"아니 왜 그런 말씀을...저는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아랫사람한테 왜 그런얘기를 하냐고 하려다가, 문이사 한테 까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기에 말을 줄였다.

"제가 대신 사과 드릴께요"

"아닙니다...사과는 무슨..."

"사실 남편이 밖에서만 그런건 아니구요. 저나 아이들에게도 좀 냉정하다고 해야할까...뭐 그렇거든요"

"아니 그런 말씀은 안하셔도..."

"사실 조언을 좀 듣고 싶어서도 뵙자고 했어요.부장님의 가족사랑이 대단 하시다고 해서..."

"대단하긴요...더구나 지금은 기러기 아빤데..."

"오래 되셨나요? 혼자 지내신지가?"

"2년 정도 됐어요"

"아~ 오래 되셨네요"

2년 됐다는 말에 눈이 커지면서 얼굴까지 디밀어 깜짝놀랐다.

호기심 인건지, 안됐다는 건지 도무지 알수 없는 표정이지만, 뭔가 궁금해 하는것 같기는 한 표정이다.

"그럼 혼자 많이 외로우시겠다~"

"네? 외로울 틈이 없어요. 먹여 살리려면 하하"

"그럼 부장님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

"저에겐 스트레스도 사치죠! 그냥 혼자 이것 저것 하면서..."

"저랑 다를게 없으시네요...호호"

가족 얘기는 커녕 기러기로 사는 내 얘기가 주가 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사물의 움직임이 둔해짐을 느끼게 된다.

아는게 위스키 밖에 없어서 쓸데없이 스트레이트로 시키는 바람에 몇 잔 먹었더니 알딸딸 한것이 내얼굴이 꼭 남의 살 같이 느껴진다.

잠깐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와 담배를 꺼내 물었는데, 술이 더 오르는 느낌이다.

'이런...'

또 실수하면 안될 상대니 만큼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하고는 얼굴을 만져보니 부들부들 한게 역시 내 얼굴이 아니다.

"아니 부장님! 이제 오시면 어떠케요~"

"아...죄송합니다"

아깐 몰랐는데 문이사 와이프도 취했는지, 목소리가 커졌고 몸까지 흔들 거린다.

"사모님 이제 그만 할까요?"

"부장님...딱...두 잔씩만 더 하고 가기로 하시죠!"

"두...잔요?"

"네 딱 두 잔! 콜?"

"아...네..."

지금까지 마신 술도 대략 예닐곱잔쯤 되는 거 같은데, 더구나 난 양주를 마시면 희한하게 금방 취하는 느낌이라 왠만하면 양주는 잘 안마시는 편이다.

혀가 살짝 꼬인체로 두 잔만 더 하자는데 거절하기가 곤란했다.

"근데 부장님은 사모님 생각 안나세요?"

"당연히 나죠!"

"어떻게 2년을 참고 지내세요? 혹시 여친이 있으세요?"

"여친요? 하하! 저같은 사람한테 여친이 있겠어요? 하하"

"부장님이 어때서요? 서글서글하시고 성격 좋으시고, 매너있고..."

"늙었잖아요...요즘 연하가 대세라는데..."

"연하? 그 딴거 다 하는 얘기예요.애들이 철이 없어요.테크닉도 별로구!"

"......"

역시 술은 낯가림이나 수치감을 없애는 데는 좋은 매개체임엔 틀림없다.

아무리 문이사 와이프라도 사석에선 처음 만났는데,이번엔 얘기가 자꾸 남녀 관계쪽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더구나 이젠 체면이고 뭐고 없이 스스럼 없이 얘기가 흘러간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여자 좋아하잖아요? 부장님도 그러세요?"

"글쎄요...젊은 여자 기준을 모르겠네요"

"20대의 풋풋한 애들요!"

"저는 딸이 있어서 그런지 20대 여자들은 다 딸 같던데..."

"오호~ 그러세요? 그럼 부장님은 저 같은 여자를 좋아 하신다는 거네요"

"네? 사모님도 참! 같은 여자가 아니라 과분하죠...물론 말도 안되고...하하"

삼십대 초중반정도의 문이사 와이프는 내가 봐도 20대와 그 다지 차이가 안나 보이는데, 자기 딴에는 꽤 들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숫자에 민감하다고 하더니, 아마도 그런듯 싶은가 보다.

어느덧 약속한 두 잔을 다 마셨다.

주변의 것들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고 아까보다 더 흔들거리는걸 보니 더이상은 무리였다.

"저기 사모님! 우리 너무 많이 마신거 같은데...이제 일어나시죠!"

"벌써요? 아무래도 부장님은 남편만큼이나 제가 맘에 안드시는 거죠? 서이사 와이프 한테는 다정하게 하시면서...칫...저한텐 왜 그러시는 거예요?"

"아뇨...제가 무슨...그런거 없습니다."

"정말요? 그러면...요...2차가요 우리...안가면 저 미워하는 걸로 알거니까..."

"2차요?...허...참"

그렇게 바에서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도저히 설득이 안되겠기에 알겠다고 하고, 화장실로 가서 담배 한배를 피우고 천천히 돌아와보니,그녀는 이미 바에 얼굴을 기댄채 잠이 들어 있다.

난감함에 잠시 자리에 앉아 얼음물을 들이키는데 바텐더가 할 말이 있는 듯 눈치를 본기에 먼저 물었다.

"사모님 여기 자주 오시나요?"

"자주는 아니고 가끔 오십니다!"

"혼자요?"

"처음엔 남편분하고 오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다음부터는 보통 혼자 오셨어요"

"음..."

"항상 드시던 술이 있으신데... 오늘은 좀 많이 드신것 같으네요"

차를 가져왔나 해서 물으니 차는 가져온 적이 없고, 집은 당연히 모르는 눈치였다.

조금 지나면 깰까 싶어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렸는데, 도통 깰거 같아 보이질 않는다.

"저기 대리기사 좀 불러주세요! 한남동쪽이라고..."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집앞에 도착해서도 상사의 부인을 집안으로 들이기도, 그렇다고 이 싸늘한 날씨에 차에서 재우기도 애매한...

'아...이거야 원...도대체 일이 왜 이 모양이지!'

시동을 켜놓은채 한참을 망설이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녀를 깨어 봤지만 역시 헛수고다.

'읏~차! 휴~~~ 일단 됐고...어휴~~'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에 모피코트까지 입은 여자를 안고 3층까지 걸어 올라오다 보니, 허리는 둘째치고 다리와 팔이 떨어져 나갈거 같다.

겨우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쇼파에 누위고 침대보를 갈아 치운다음, 다시 침대로 옮기는 작업이 이제 막 끝난 것이다.

손이며 팔이 얼마나 후들거리는지 물을 마시려다 유리컵을 떨어뜨릴뻔 하기 까지 했다.

입을 삐죽거리며 깊은 잠에 빠져 있긴 한데, 저 비싼 모피코트를 깔고 자다시피 하니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저걸 벗겨내면, 역시 비싸보이는 짧은 원피스가 또 걸릴것 같고, 결국 그냥 놔두기로 했다.

문이사 같은 경우는 예의도 싸가지도 없다보니 사실 함께 대화를 나눈 기억도 별로 없다.

하다못해 우리나라에 살긴 사는지 조차도 알고 싶지도 않았었다.

그의 아내 입을 통해 아이가 둘이고, 둘다 조기유학으로 미국에 가있단 얘기를 들었을 뿐이다.

어쨋든 올해따라 유난히 평소 없던 일이 자꾸만 생기는 것이, 꼭 좋은 징조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본다.

아내와 은지에게서 메세지가 없다는 걸 확인 한 나는, 술 기운 때문인지 쇼파에 기댄체로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깊은 잠에 빠져있긴 했지만 누군가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는 느낌에 눈을 뜬건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 새벽녘이었다.

"누구?"

"저예요!"

"어? 소...소영이?"

"훗...제가 원래 써프라이즈 한걸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연락도 없이...어떻게?"

내몸 위에 이미 나신이 되어 올라와서는 미소를 띤채 내려다 보며 속삭이듯 이야기를 한다.

아직 새벽녘인데다 볼옆으로 늘어진 머리카락의 그늘로 얼굴이 잘 보이진 않는다.

"그냥 가만히 계세요...제가 할테니까..."

벌써 따뜻한 손이 나의 고추를 어루만지고 있고, 향긋한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삼켜 버린다.

한 동안 이런저런 일로 연락도 못한데다, 이젠 가슴속 한 켠의 잊혀져 가는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함께있자니 묻어 두었던 흥분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으음...좋다..."

입을 맞춘 상태로,한 손을 이용해 무릎 근처까지 츄리닝과 팬티를 내리고는 자신의 오른발을 이용해 밀듯이 내려 벗겨버린다.

"우리 소영이 급했구나?"

"쉿!"

입술을 모아 삐죽 내밀며 두 눈을 살짝 깜빡이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티셔츠 마져도 위로 올려 벗겨 버리곤 곧바로 아래로 내려가서는 한입에 귀두를 삼켜 버린다.

따스한 입김과 부드러운 혀의 감촉이 내 몸의 모든 근육을 이완시키듯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다만 내 고추만이 잔뜩 핏줄을 세우고 단단하게 뭉쳐서는 그녀의 입속에서 나올 줄을 모르고 있다.

"소영아...나도 보고 싶었어..."

소영이는 대답대신 귀두를 세게 빨다가는 다시 삼키고, 혀와 입술을 이용해 핧고는 다시 삼키기를 반복한다.

"음...아~~"

조금씩 더 자극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나 싶더니, 이젠 뿌리까지 깊게 입속에 넣기를 반복한다.

"아...소영아...나...아...."

잠시 입을 떼곤 손가락과 손바닥을 이용해 불알과 고추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휴우~~ 그때보다 더 자극적인거 같아...어후..."

"이젠 내꺼에 넣을거야...알았죠?"

"어...그래..."

소영은 내 위에 걸터 앉듯 하고는, 입속보다 더 따뜻하고 매끄러운 그녀의 몸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는다.

"오...우후~~"

"아~~아~~"

그녀의 작은 움직임에도 흥분이 배가 되어 밀려온다.

난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째 입을 맞추었다.

"아~~아...하...하...아..."

"아하...아...너무좋아 소영아...나..."

난 그녀의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곤, 함께 절정을 향해 치달을 즈음

"소영아...아....나...소영이 사랑해!"

"아...하...아...저...저도...부장님 사랑해요!"

'부...장...님? 부장님?'

깜짝놀라 눈을 뜨곤 얼굴을 들어 자세히 바라보니...

"이...이런...사...사모님!!!""이...이런...사...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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