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 (14/14)

  남자는 버들의 머리 대신 위쪽에 있는 보지를 쓰담아주고는 만족해하는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 

한데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다음 사람이 버들의 콩알을 잡아 당겼다. 다시 두 다리가 활짝 벌어졌다. 

  그렇게 버들이 처음 방문한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진행하는 동안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식사를 마치고 휴게실로 들어온 직원들은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새로 설치된 화려한 색상과 미려한 라인의 추첨기계들에 너나할 것 없이 관심을 보였고, 

곧 각 기계들마다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덕분에 버들의 보지엔 구슬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고, 그렇게 이용객이 늘어나는 동안 버들은 점점 아무 생각 없이 이용객이 

원하는 데로 몸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콩알을 건드리면 자동으로 다리가 움직여 보지를 벌리고, 거기에 동전 대신 구슬을 넣으면 입이 작동하여 자지를 빠는 단순과정이 

반복되었다. 이용객은 양 젖꼭지를 만지면서 버들이 빠는 강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며 버들의 립서비스를 마음껏 즐겼다. 한데 버들이 빠는 것은 

물론 자지만은 아니었다. 

  “이거 삼일 연장으로 수고하네. 그래도 지금 모습 나쁘지 않을 걸. 원래 체질이 이런 쪽 이신가?” 

  

  버들은 목소리만으로도 그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옆자리 웬수떼기 오화정. 

화정은 구슬을 잔뜩 머금은 채 흠뻑 젖어있는 버들의 보짓살을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히며 버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머, 내가 어떻게 찾았냐고?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못 알아보겠어? 난 네 몸에 있는 점 개수와 위치까지 다 안다고.” 

  

  하기야 버들의 오른쪽 젖가슴에 있는 애교 점은 가린다고 가려지는 게 아니었다. 

버들은 뭔가 한소리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직원들이 잔뜩 모여 있는 이곳에서 화정과 입씨름하느라 쓸데없이 얼굴 팔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하고 싶어도 버들의 몸은 지금 버들의 통제권 밖이었다.  

  “뭐, 반박 못하는 걸 보니 사실인가 보내. 그럼 친구 된 입장에서 친구에게 즐거움 좀 더 보태줘도 상관없겠지?” 

  

  화정은 의아해하는 버들의 보지 속에 손가락을 검지와 중지를 찔러 넣고는 그 안에 든 구술들을 천천히 휘졌기 시작했다. 동시에 엄지로는 콩알을, 

다른 손으로는 버들의 젖꼭지를 잡고 문지르며 버들을 자극했다. 뱃속에서 구슬들이 회오리치는 색다른 느낌과 함께 자신의 성감대를 정확히 공략하는 

화정의 손길에 버들은 어찌하지도 못하고 연신 입으로 음란한 신음소리를 내뱉으면서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못가 버들은 가벼운 

절정을 맛보면서 가쁜 숨을 내쉬기에 바빴다. 

  “어때? 재미있었지? 그럼 이젠 내 차례야.” 

  화정은 버들의 보지에 구슬을 넣고서 스커트를 들고 자신의 가랑이를 버들의 얼굴에 붙였다. 물론 버들의 입은 그에 반응해 알아서 혀를 내밀고 

화정의 보지를 부드럽게 빨고 핥기 시작했다. 화정은 버들의 그 감미로운 애무에 곧 달콤한 콧소리를 흘리면서 그 자극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화정이 버들의 서비스로 황홀경에 빠지는 모습은 확실히 자극적이었는지 화정이 충분히 희열을 맛보고 떠난 뒤로 버들의 서비스를 맛보기 

위해 다른 여직원들이나 남자 직원들이 몰리면서 대기 줄은 오히려 더욱 길어지고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모르는 버들은 그저 부지런히 보지 구멍에 구슬을 모으면서 열심히 자지나 보지를 빨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버들의 서비스가 꼭 입으로만 제공되는 건 결코 아니었다. 

  “어, 이거 회전되잖아.” 

  “그러네. 왜 지금까지 몰랐지?” 

  “야. 자세히 보니까 설명에 360도 사용 가능으로 적혀있어.” 

  한 직원은 버들 앞에 세워진 설명판을 보면서 말했다. 

  “그렇게만 써 있으면 누가 아나?” 

  “아무려면 어때? 어차피 난 이쪽을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잘됐어.” 

  그 말을 뱉은 남자 직원은 버들의 보지에 구슬을 넣었다. 다음 순간 버들은 입에서 그 전까지 맛봤던 자지와는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자지에 마치 얇은 고무나 비닐 같은 게 씌워진 것 같았는데, 물론 버들은 그것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그건 바로 딸기맛 콘돔이었다. 

  남자는 그렇게 콘돔을 씌운 자지를 버들의 입에 넣다 빼면서 콘돔을 충분히 적시고는 이제 버들이 묶인 고리 위아래를 반대로 회전시켰다. 

덕분에 오랜만에 똑바로 일어난 버들은 살짝 현기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남자는 그런 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리를 옆으로 돌려 버들의 엉덩이가 

자기 쪽으로 오게 한 다음, 활짝 벌려진 엉덩이 골 사이로 환하게 드러나 있는 뒷구멍에 자지 끝을 맞추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뒤를 파고드는 굵고 뜨거운 살덩이는 버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앞쪽 보지 구멍을 꽉 채우면서 그 속을 계속 

확장시키고 있는 구슬들과 더불어 강하게 뒤쪽을 밀고 들어오는 자지의 느낌에 버들은 마치 몸이 반으로 쪼개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버들의 우려에도 결국 자지를 구멍 안에 다 집어넣은 남자는 이제 천천히 앞뒤로 엉덩이를 흔들면서 버들의 

뒷구멍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한데 신기한 것은 남자가 그렇게 거세게 뒤를 찔러대는 동안에도 바로 앞에 있는 버들의 보지는 마치 구슬이 가득 든 

주머니가 그 입구를 끈으로 꽉 조인 것처럼 안에 든 구슬들을 하나도 흘리지 않고 꽉 쥐어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버들은 이번에도 그렇게 몸이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것에 기가 막히면서도 동시에 양쪽 구멍 사이 얇은 질벽 너머로 구슬과 자지가 서로를 비벼대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뒤쪽이 민감한 편인데다가 거기에 보지가 구슬을 잔뜩 움켜진 채로 꿈쩍 않고 있다 보니 

오히려 뒷구멍을 들락거리는 자지의 느낌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게다가 자지가 구멍을 밀고 들어올 때마다 앞쪽의 구슬들을 밀어대며 

뒤섞어주고 있어서 버들은 양 구멍의 자극에 또다시 흥분의 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있었다.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자지가 구멍을 박을 때마다 버들은 움찔움찔 구멍을 쪼여주는 데다가 질벽을 통해 보지를 가득 채운 구슬들이 자지를 

누르면서 자극해대는 게 그보다 더 짜릿할 수 없었다. 때문에 남자는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훨씬 큰 쾌감을 느끼면서 구멍 이용을 마칠 수밖에 없었고, 

이번에도 남자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동료들은 하나 둘씩 버들의 뒷구멍을 체험하는데 도전하기 시작했다. 

  한데 사람의 상상력은 역시 끝이 없는 건지,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다급해진 일부는 아예 버들의 고리를 수평으로 눕혀놓고 입과 뒷구멍을 

동시에 사용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물론 그 때마다 버들의 보지는 더욱 더 많은 구슬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자, 여러분. 이제 투표시간을 종료하고 추첨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첨을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요. 

  아, 거기 그만 정리하시고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갑자기 관리부 차 과장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주변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과장이 진행을 하는 동안. 다른 관리부 직원들이 버들을 비롯한 

여직원들을 모두 깨끗이 닦인 다음 원래의 ‘T’자 자세로 돌려놓았다. 

  한데 이번에도 이게 끝은 아니었다. 직원들은 이번엔 한 손에 볼펜 등을 담는 용도의 조그마한 사무용 플라스틱 바구니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위쪽 모서리에 달린 고리에 가느다란 머리핀을 끼운 뒤, 머리핀을 눈앞에 있는 버들들의 콩알에 가져가 콩알을 머리핀 사이에 끼웠다. 

이 상태에서 손을 놓자 이제 플라스틱 바구니가 마치 농구 골대처럼 여자들의 콩알에 걸려 보지 바로 앞에 매달린 모양새가 되었다. 

계속해서 뒤로 돌아간 직원들은 방금 전까지 서비스하느라 아직 열려있는 뒷구멍에 뭔가 길고 굵은 것을 꽂아 넣었다. 그건 바로 큼지막한 

바이브레이터였다. 앞이 안 보이는 버들은 이렇게 주변에서 급격히 들어오는 자극에 매번 놀라면서도 앞으로 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버들이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가만히 직원들이 하는 대로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앞쪽에선 연신 차과장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예,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우리 회사 업무가 바쁘고 여러 가지 여건이 안 맞다보니 매번 이렇게 새로운 이벤트를 구상하기가 

  쉽지 않고요. 때문에 여러분의 참여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어떤 거라도 좋으니 아이디어 가지고 계신 분들은 언제든지 저희 관리부로 

  연락해주시면 채택되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회사 상품이 푸짐한 건 다들 아시죠? 아, 추첨 준비가 끝났군요. 

  그럼 시간이 없으니 바로 추첨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음 주 월요일, 펫 데이(Pet day) 담당을 뽑도록 하겠습니다. 

  자, 먼저 구슬을 섞어주세요.” 

  차과장의 지시에 곧 여자들의 뒤에 서있던 관리부 직원들이 일제히 위로 튀어나와있던 바이브레이터 몸통의 스위치를 켰다. 

동시에 버들들의 구멍 속에 박혀있던 머리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데 이 바이브레이터는 머리 안쪽 축을 따라 붙어있는 두 개의 돌기가 제각각 다른 방향과 속도로 회전하는 방식이라 밖에서 보면 커다란 실리콘이 

씌워진 머리가 마치 살아있는 미꾸라지처럼 사방으로 꿈틀대며 움직이는 구조였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고스란히 질벽을 타고 앞으로 전해져 보지 

안에 있던 구슬들은 그 움직임을 따라 천천히 구멍 안을 휘졌기 시작했다. 

  버들은 마치 뱃속에 폭풍이 몰아치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앞에선 보지를 꽉 채운 구슬들이 마구 뒤섞이고 있었고, 뒤로는 강력한 바이브레이터가 

계속해서 구멍을 흔들면서 버들에게 끊임없이 아픔과 쾌감이 뒤섞인 묘한 기분을 전달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쾌감이 점점 더 커져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안에서 이렇게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정작 버들의 몸은 이번에도 마치 석고상처럼 굳은 채로 미동도 않고 있었다. 

오직 조금씩 거칠어만 가는 숨소리만이 버들의 흥분지수를 드러낼 뿐이었다. 

 “좋습니다. 충분히 잘 섞여진 듯 하군요. 그럼 왼쪽부터 하나씩 추첨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작은북 소리가 흘러나오며 분위기를 띄우는 가운데, 곧 제일 왼쪽, 버들의 바이브레이터가 꺼졌다. 마치 믹서기가 멈추듯 바이브레이터가 

서자 이내 앞쪽 구슬들도 움직임을 멈추는 것에 버들은 드디어 끝났다는 듯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데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더니 보지 주변 근육이 구멍을 쥐어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술 하나가 구멍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천천히 도끼자국을 타고 아래로 굴러 내려가 콩알을 한번 탁 치고는 그대로 

앞쪽 바구니 안으로 툭 떨어졌다. 

  자기 몸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적잖이 당황하던 버들은 구술이 콩알을 때리고 바구니를 계속 흔들면서 자극하자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뜨거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사방에서 즐거움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물론 그 뒤로도 추첨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 버들을 비롯한 추첨기계들은 자신들의 구멍으로 다음 주를 포함한 각종 이벤트와 외부 접견 담당 등을 뽑아대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참, 숨 가쁘게 달려왔군요. 드디어 마지막 추첨이 남았습니다. 바로 내일 열리는 ‘오락실 데이 이벤트’입니다. 

  내일 것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요. 그럼 이번에는 오른쪽부터 뽑도록 하겠습니다. 자, 추첨 시작합니다!”  

  

  마지막 자기 순서를 기다리면서 버들은 오직 빨리 끝내고 푹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놈의 추첨 이벤트를 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기분이었다. 버들은 추첨이 끝나고 별관에 있는 욕탕에서 몸을 지지고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는 상상에 마냥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자기 차례가 오자 힘차게 구술을 뽑았다. 

  “예. 마지막 당첨자가 나왔습니다! 번호는 19번! 아니, 기적입니다! 본인이 본인을 뽑았습니다! 축하합니다, 강버들 팀장님! 내일 ‘오락실 이벤트’ 당첨입니다!” 

  순간, 버들의 얼굴은 홍당무 저리가라 할 정도로 화끈거리면서 새빨개지고 있었다.

목요일 

        

  직원들의 편의와 휴식 그리고 재충전을 위해 한층 전체에 걸쳐 원목 자재와 곡선 위주의 레트로퓨쳐리즘(Retrofuturism) 스타일로 우아하게 꾸며진 

직원 휴게실 한쪽, 아케이드 오락기들이 잔뜩 모여 있어 일명 오락실이라 불리는 이곳은 오늘따라 뭔가로 부산스러웠다.  

  그건 때 아닌 아침부터 오락실 전체에 걸쳐 대거 새로 들여 놓고 있는 오락기들 때문이었다. 

  이 오락기들은 하나같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디자인과 기능들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휴게실 곳곳에 그 기기들이 설치되는 것을 얌전히 지켜보던 직원들은 얼마 뒤 기기 설치와 점검을 모두 마친 관리부 인원들이 자리를 떠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그것들을 구경하러 몰려들기 시작했다. 

  오락기들은 아주 고전적인 아날로그 게임기부터 최신 3D 게임까지 다양한 가짓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지금 버들이 ‘오락실 이벤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은 바로 슈팅게임 구역이었다. 

  입구 근처 훤히 열린 공간에 나란히 일렬로 놓여있는 슈팅게임기들은 모두가 앞쪽에 고정된 총 모양 컨트롤러를 움직여 뒤에 있는 화면을 향해 사격을 하는 일종의 건 슈팅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오락기들은 특이하게도 일반적인 기기와 달리 사용자가 잡고 움직일 수 있는 모형 총 컨트롤러 자리에 전혀 엉뚱한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건 바로 탐스러운 여직원들의 엉덩이였다.  

  각 게임기 화면 아래 원래 컨트롤러와 각종 버튼을 놓기 위해 앞으로 불룩 튀어나온 부분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저 허리높이 쯤에서 앞쪽으로 큰 구멍이 나 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에는 각각 여자들의 날씬한 허리가 알맞게 끼워져 있었는데, 허리에서 뻗어 나온 우아한 곡선들은 모두 포동포동 둥글고 살집 좋은 엉덩이를 지나 90도로 방향을 꺾이면서 그대로 탱탱하게 살집 좋은 허벅지를 따라 길고 늘씬한 종아리를 거쳐 전부 11센치가 넘는 스킬레토 하이힐로 이어지는 뛰어난 각선미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두 다리를 쭉 펴고 허리를 직각으로 숙이고 있는 자세 덕분에 여자들의 엉덩이는 마치 박아달라는 것처럼 사용자들을 향해 툭 튀어나와 있었고, 그 사이에는 본래 가랑이 사이 은밀하게 숨어있을 조갯살들이 환한 조명아래 보란 듯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하반신의 아름다운 자태는 그냥 보기만 해도 보는 이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보이는 게 이게 다면 아쉽다는 듯이 오락기들은 모두가 두꺼운 아크릴 판으로 이뤄진 몸체 중 이용자가 화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어두운 색으로 칠해진 위쪽 부분만 빼면 그 아래로는 속이 그대로 있는 비치는 본래의 투명한 상태로 놔두어서,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여성들의 상체는 과연 그 안에 어떻게 수납되어 있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있었다. 

  여자들의 상반신은 하나같이 게임기 화면 아래 칸을 막은 마치 상자 같은 공간 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모두가 몸보다 살짝 넓은 그 상자 공간 밑바닥에 몸을 바짝 붙이고 엎드린 채였다. 그건 목에 걸린 굵은 가죽 목걸이의 고리가 밑에서 밑바닥 아크릴 판을 받치고 있는 금속봉에 달린 갈고리에 연결되어 있어서 그럴 수밖에 없는데다가 등 뒤로 양 손이 반대쪽 팔꿈치에 닿도록 ‘?’자 형태로 구속된 두 팔은 위에서 등을 누르고, 허리 또한 앞쪽 구멍에 끼워져 있는 터라 여자들은 그 상태로 머리 아래로는 몸을 바동대는 거 외에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여자들이 엎드려있는 밑바닥에서 가슴 부분에는 양쪽으로 구멍 두 개가 뻥 뚫려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구멍을 통해 아래로 고개를 내민 두 젖가슴은 어디 눌리는 곳 하나 없이 본연의 모양을 유지하며 각각 구멍에 끼워진 유축기 형태의 투명 플라스틱 컵에 한가득 담겨있었다. 

  한데 이렇게 고정 상태에서도 정작 당사자들은 그 안에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허리가 끼워진 구멍부터 여자들이 살을 맞대는 아크릴 판 안쪽은 전체가 투명한 액상 실리콘 팩으로 쿠션처럼 도배되어 있어서 여자들은 부드럽게 체중을 받혀주는 실리콘의 물렁물렁할 정도로 푹신한 느낌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오락기에 고정된 버들과 여직원들은 의외로 하이힐과 엉덩이에 박힌 애널 바이브레이터 그리고 바디슈트만 몸에 걸친 수수한 차림새였다. 그런데 여기에도 한 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숨겨져 있었다. 

  여자들이 입고 있는 바디슈트는 게임에 맞춘 듯 전부 투명한 살결 위에 각각 번쩍번쩍 화려한 금속광택 무늬가 각종 몰드처럼 장식된 디자인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바디슈트들은 피부에 직접 금/은/동/검정색 테이프 조각들을 마치 바디슈트처럼 보이도록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인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대단해서 각자 머리에 씌워진 VR 기기와 검,빨,청,녹의 단발머리 가발과 더불어 여자들을 마치 SF 영화에 등장하는 미녀 사이보그처럼 보이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버들이 이렇게 멋진 차림으로 오락기와 한 몸이 된 채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버들의 눈앞에 씌워진 VR기기는 계속해서 버들이 들어있는 슈팅 게임의 대기화면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 [갤러그]나 [제비우스]같은 고전 게임을 고화질 3D로 다시 만든 것 같은 영상은 멋진 우주선들이 우주공간을 날면서 적들과 화려하게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럴듯하게 보여주고 있었지만, 원체 이런 게임들과 거리가 먼 버들에겐 그저 사방이 정신없이 번쩍거리는 쓸모없는 장면들일뿐이었다. 버들은 이런 단순한 것에 열광하는 남자들이 한심할 따름이었다. 

  버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직원휴게실을 순환하는 시원한 공기는 버들을 비롯해 일렬로 줄 서있는 엉덩이들과 그사이로 노출된 조갯살을 계속해서 간질이고 있었다. 버들은 서늘한 공기가 가랑이 사이를 훅 훑고 지나갈 때마다 엉덩이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대기해야 하는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야, 이거 죽이는데.” 

  “이거 생각보다 훨 대박인데. 누가 먼저 해볼 거야?” 

  “내가 먼저 한판. 근데 이거 어떻게 시작하는 거야?” 

  갑자기 뒤쪽에서 나타난 한 무리의 남자들 중 누군가가 버들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말했다. 목소리나 말투를 보니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 티가 물신 풍겼는데, 그 옆에서 동기인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 넣으면 되는 것 아냐? 딱 모양새가 동전 넣는 덴데.” 

  두 번째 남자는 손바닥으로 버들의 보지를 살살 문지르면서 말했다. 그 말대로 지금 버들의 보지엔 동전 투입구처럼 생긴 위아래로 길쭉한 은색 사각형 틀이 마치 버들의 통통한 보짓살이 그 사각틀 안을 가득 채운 것 같은 모양새로 꽉 끼워져 있었고, 그 틀의 각 모서리에 연결된 가느다란 끈들은 끈 팬티 모양으로 버들의 허리와 골반을 감아 위치를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럴싸한데. 그럼 내가 먼저 한다.” 

  순간 버들은 ‘설마 어제처럼 구슬이나 동전 같은 게 들어오려나?’하는 생각이었지만, 실제로 구멍을 채운 건 전혀 다른 것이었다. 

  

  챙그랑. 빠바바빰바라람~! 

  남자가 두 손으로 버들의 양 엉덩이를 잡더니, 뒤이어 굵은 자지가 버들의 보지를 벌리면서 밀고 들어왔다. 그리고 자지 끝이 자궁 입구에 닿자, 곧 동전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눈앞의 화면에는 동전 개수가 하나 올라갔다. 남자는 정답을 맞힌 학생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버들의 보지 위쪽, 엉덩이 구멍에서 유일하게 튀어나와있는 바이브레이터 끝부분에 붙은 빨간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게임이 시작되었다. 

  게임 방식은 간단했다. 자지를 넣은 상태에서 버들의 엉덩이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화면 속 우주선이 그 방향으로 움직였고, 보지를 박을 때마다 우주선 앞에 있는 총구에서 총알이 발사되었다. 너무나 직관적이어서 버들조차 VR화면 한쪽에 떠오르는 설명 없이도 바로 이해가 가능할 정도였다. 

  이런 조작이 가능한 건 다 버들의 몸에 붙어있는 센서와 뇌파 탐지기 덕분이었다. 버들의 뒷구멍 깊숙이 박혀있는 바이브레이터에 내장된 자이로/가속도 센서는 버들의 엉덩이가 움직이는 방향이나 속도를, VR기기 위쪽에 달려있는 머리띠 형태의 뇌파 탐지기는 자지가 보지를 열심히 박으면서 전해주는 자극에 바로 활성화되는 버들의 뇌파를 재빠르게 읽어 곧바로 우주선의 움직임에 반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는 버들은 그저 눈앞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우주전쟁과는 별개로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점점 끓어오르는 희열에 묶인 몸을 꿈틀대면서 허덕대기 바빴다. 

  거기에 고무호스를 통해 본체 아래쪽에 있는 펌프와 연결된 버들의 양 젖가슴을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 컵들은 자지가 보지를 들락거릴 때마다 거기에 맞춰 양쪽을 번갈아가며 젖꼭지와 젖가슴을 기세 좋게 짜대는 통에 버들의 흥분은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한참 달아오를 무렵, 

  

  “이런 젠장!!!!” 

  두 손으로 버들의 엉덩이를 잡고 열심히 박아대며 게임에 집중하던 남자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버들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그럴 만도 한 게 한참 끓어오르던 남자가 순간 쾌감을 조절 못하고 사정을 하자마자 그대로 게임이 끝나버린 것이었다. 

  “이거 실화냐?” 

  “뭐 게임 룰이 그렇다는 데 어떡하냐? 거기에 맞춰야지. 그럼 이번엔 내 차례다.” 

  허탈해하는 남자를 위로하는 둥 마는 둥 동기는 남자를 제치고 버들의 보지에 자신의 물건을 장전했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판은 첫 번째보단 훨씬 나았다. 한번 지켜 본 게 도움이 됐는지 동기는 보다 여유 있게 기본 스테이지를 접수하며 순항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직 흥분에는 항마력이 약한 듯 곧 남자와 마찬가지로 얼마 못가 구멍 안에 정액을 뿜으면서 게임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하하하, 그것도 못 깨면 쓰나. 이건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내가 게임이 뭔지 보여줄게.” 

  이번에 나선 건 뒤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던 같은 부서 선배였다. 게임을 시작한 그 선배는 역시 경험치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처음부터 내달리던 후배들과는 달리 총알을 좀 적게 쏘더라도 우주선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엉덩이 컨트롤러를 최대한 활용해가면서 자신만의 페이스로 게임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적의 탄막에 구석에 몰릴 때면, 

  “좋았어. 역시 생각대로야.” 

  뒷구멍 빨간 단추를 누르자 필살기가 발동하며 어렵지 않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요령껏 게임을 풀어나가던 중, 갑자기 색다른 소리와 함께 필살기 개수가 하나 올라갔다. 그 소리의 정체는 바로 방금 절정에 도달한 버들이 그 기쁨에 자기도 모르게 흘리는 신음소리였다. 

  “앗싸! 땡큐!” 

  버들의 절정으로 필살기 획득 요령을 찾은 선배는 이제 마음껏 필살기를 활용하며 게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건 원하면 언제든지 버들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지만, 막상 게임은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두 번째 필살기 획득까진 좋았다. 하지만 세 번째를 획득하는 순간, 갑자기 우주선이 고장난 듯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닌가. 기계가 고장 났나 오락기 주변을 살피던 선배는 곧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화면 아래쪽 버들의 입에선 뜨거운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뒤섞인 채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버들의 보지는 지금 구멍을 바짝 쪼이고서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 모양새를 보니 아마도 몇 번이나 계속되는 절정에 버들이 과도하게 흥분한 건지 정신을 못 차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한 선배는 쏟아지는 적의 총알에 필살기를 쏟아 부으며 어떻게든 게임을 살려보려 했지만, 이미 라이프 게이지가 거의 바닥이어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게임을 종료해야만 했다. 

  “아쉽네요. 선배. 이런 함정이 있을 줄이야.” 

  “그래도 이정도면 지금 최고 점수 아닌가요?” 

  “이정도면 부족한데. 다른 쪽에서 금방 치고 올라올 거야.” 

  “아닐걸요. 그럼 내기할까요? 선배님 이겨서 여기 구멍 받으시면 제가 한번 쓸 수 있게 하는 걸로요.” 

  “내가 무슨 이득 있다고 그래야 하는데?” 

  “이 귀여운 후배한테 적선 한번 해주시면 나중에 다 복 받으실 겁니다.” 

  “저도요.” 

  “아니 귀여운 후배는 어디 게시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걸.........” 

  흥분의 폭풍 속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이제야 겨우 빠져나오던 버들은 남자들이 떠드는 소리에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버들과 다른 기기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본 결과, 버들은 어떤 사실 하나를 알 수 있었다.  

  그건 오늘 오락실 각 종목의 최고점수 획득자는 그 점수를 획득한 오락기 구멍을 원하는 날 하루 동안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버들의 입장에선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었지만, 요즘 진호와 관리부가 기획하는 이벤트들은 거의 이런 식이어서, 하나의 이벤트가 곧잘 다른 이벤트로 이어지곤 해서 그다지 놀랍지도 않았다. 

  사실관계를 대충 확인한 버들은 물론 진호의 이 짓궂은 구상에 순순히 따라줄 의향은 없었다. 이쯤 되자 버들이 할 일은 명확했다. 버들은 게임 내내 자신의 보지로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자지를 꽉꽉 물고 조였다 풀었다 남자들이 제대로 점수를 올리지 못하도록 최고의 자극을 선사하며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 

  “아, 이런.......” 

  “이거 왜 이래? 좀만 더 가면 되는 건데!” 

  “와, 이거 너무 어려워.” 

  남자들은 갑자기 상승한 게임 난이도에 불평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말대로 무난하게 게임을 하다보면 앞에서 동전 구멍은 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적극적으로 자지를 물고 늘어지는 통에 게임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너무 과감하게 질러대면 오히려 컨트롤러가 과열되어 조종불능 상황에 빠지곤 했다. 때문에 버들을 잘 달래며 흥분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했는데, 가뜩이나 화면에 쏟아지는 총알비 피하기도 바쁜 와중에 그것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다는 건 설령 프로게이머라도 힘들어 보였다. 

  “나 안해. 이걸 어떻게 깨?” 

  “벌써 포기야? 그럼 난 딴 게임이나 해야겠다.” 

  “뭘 하려고?” 

  여자들이 들어있는 각 게임기는 모두 최신 에뮬레이터로 작동하고 있어서, 사용자가 원하면 메모리 안에 저장된 게임들 중 원하는 게임을 마음껏 선택해서 즐길 수가 있었다. 남자들은 그 안에 있는 여러 종류의 슈팅게임들을 매번 바꿔가면서 가장 점수 올리기 쉬운 게임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찾아낸 최선의 게임은 바로 ‘소방관’ 게임이었다. 소방관 1인칭시점으로 진행되는 그 게임의 규칙은 간단했다. 소방관이 불에 타는 건물에 들어가 각 스테이지 별로 불이 난 곳에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고 생존자를 구조하는 게 전부였다. 날아오는 총알이나 무기도 없었고, 그저 불이 사방으로 튀거나 번지는 것만 조심하면 되었다. 

  한데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은 따로 있었다. 사용자가 소방호스를 조준하고 펌프질하면 어찌됐든 물이 발사되는 방식이라 버들의 흥분여부에 상관없이 보지만 열심히 박아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사용자가 버들의 구멍을 박으면 앞쪽에서 플라스틱 컵이 힘차게 버들의 한껏 살이 오른 젖가슴 양쪽을 번갈아 빨아대고 곧 화면 속 소방호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은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이면서도 하는 이나 보는 이들 모두에게 이보다 더 즐겁고 짜릿하고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덕분에 버들을 신나게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점수를 적립했고, 얼마 안 있어 최고점수가 갱신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쪽에 붙어있던 사람들도 어느새 똑같은 게임을 돌리면서 본격적으로 점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반면, 지금 버들은 죽을 맛이었다. 게임 특성 때문에 더 이상 버들의 기술은 소용이 없었고, 연달아 힘차게 구멍을 박아대는 남자들의 열성 덕에 들끓어 오르는 흥분 속에서 버들은 그저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건 버들 혼자만은 아니었다. 버들 양 옆 칸에선 남자들이 매번 엉덩이를 박을 때마다 여자들의 온몸으로 퍼지는 진동이 그대로 벽을 타고 옆쪽까지 전해지고 있었고, 뜨겁게 달아오른 여자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흥분으로 가득 찬 헐떡임과 감미로운 신음소리는 자신들이 들어있는 상자 안을 입체음향처럼 울리는 걸 너머 앞쪽에 뚫려있는 숨구멍을 통해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버들은 마치 온몸으로 실감나는 4D 영상을 체험하는 듯한 기분 속에서 방금 전의 절정에 이어 또 다른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제발 자기 쪽에서 최고점수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있는 힘껏 보지에 힘을 주고 있었다. 그래도 이게 효과는 있는지 여러모로 자극받는 남자들의 흥분을 더욱 부채질 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강렬한 쾌감이 버들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결국 버들은 이번 사용자의 정액을 금세 받아냄과 동시에 또 한 번의 절정을 맛봐야만 했다. 

  그렇게 사용자가 떨어져나가고 버들이 잠시 숨을 돌릴 동안, 바로 옆 어디선가 팡파르가 울렸다. 첫 번째 여직원 사용시간이 끝나고 최고점수 획득자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버들은 자기가 당첨되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도 한편으론 다음번 자기가 맡게 될 오락기는 뭘까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잠시 뒤, 휴식과 재정비를 끝낸 버들이 다시 ‘설치’된 곳은 현란한 그래픽과 효과음이 난무하는 최신 게임들이 자리한 입구와 중심부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한적한 외각이었다. 

  

 버들은 그곳에서 다른 여직원들과 4명씩 짝을 지어 높이 70~80cm, 가로세로 2m 남짓한 사각형 받침대 위에 올려져있었는데, 그 받침대는 특이하게도 욕조나 싱크대처럼 안쪽이 움푹 들어가 있고, 그 안은 다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십자형 칸막이로 각 변이 1m인 정사각형 칸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예상대로 그 칸마다 한명씩 각각 앞뒤좌우로 받침대 바깥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하지만 버들들은 가운데가 확 들어간 받침대 덕에 그 위에 서기 위해선 모두가 마치 에펠탑처럼 두 다리를 쫙 벌린 자세로 각 칸의 양 테두리에 한발씩을 걸치고 있어야만했다.  

  여자들에게 다행인 건 그 테두리가 몇 사람이 동시에 올라가도 충분할 정도로 폭이 넓고 튼튼하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더해 안전을 위해서 두꺼운 가죽 발찌가 여자들의 가늘고 날씬한 발목에 채워져 있었고, 이 발찌는 다시 여자들이 발을 디딘 테두리 위에 설치된 긴 난간 손잡이 모양의 금속 봉에 연결되어 혹이나 여자들이 발을 헛디디거나 테두리에서 떨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여자들이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족쇄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그렇게 받침대 위에 고정된 버들은 여전히 머리엔 VR기기를, 입에는 공 모양 재갈, 두 팔은 구속구로 등 뒤에 고정된 상태로 몸을 일자로 쭉 펴고서 사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들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에 씌워진 VR기기는 지금 앞쪽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외부상황을 있는 그대로 버들에게 비춰주고 있었다.

  근처에 있는 오락기들에는 벌써 삼삼오오 손님들이 모여들어 게임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곧 버들과 한 조인 여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과 똑같이 각 칸 위에서 다리를 옆으로 쩍 벌리고, 팔은 등 뒤에 묶인 채, 가슴을 앞으로 쭉 내민 모습으로 서있는 동료 여직원들은 웬일인지 모두가 제대로 된 의상을 몸에 걸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치어리더, 뒤에는 스튜어디스, 그 옆은 레이싱 모델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그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여서 언뜻 봐도 여기저기 고깔모자 마녀나 날개달린 요정, 발레리나 같은 다양한 복장들이 눈에 띄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지금 버들이 입고 있는 것은 바로 섹시한 디자인의 고딕 패션이었다. 

  아래서부터 검은 통굽 하이힐 부츠,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오는 흑백 세로 줄무늬 양말, 안쪽 흰색 레이스 위로 검정 레이스를 여려 겹 겹쳐 만든 옆으로 퍼지는 형태의 주름 미니스커트, 젖가슴 바로 밑부터 허리와 배를 감싸는 고전적인 검정 하드 코르셋, 앞섶에 레이스가 달린 하얀색 블라우스, 그리고 가슴 앞쪽은 그대로 노출하면서 팔과 어깨만 덮는 겉옷인  쉬러그(shrug)는 칼라에서부터 소매까지 너풀거리는 검정 시스루 레이스로 되어있어서 고딕 패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버들의 머리에는 금빛 둥근 롤 헤어 가발과 그걸 감싸듯 검정 레이스로 된 풍성한 헤드 드레스가 올려져 있었다. 

  비록 스타일은 이상했어도 버들은 이번 주 내내 겪고 있는 각종 이벤트 속에서 이렇게라도 옷다운 옷을 입은 것에 기분 좋을 만도 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지금 받침대 위 여직원들은 괜히 의상을 입혀놓은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모두가 이번 게임에 알맞은 방법으로 옷을 착용하고, 거기에 맞춰 각종 장식구들까지 덧붙이고 있었다. 

  버들만 하더라도 지금 입고 있는 블라우스는 가슴 앞부분이 양옆으로 활짝 젖혀져 있어서 그 안에 있는 탱글탱글한 복숭아색 젖가슴과 그 젖가슴을 얹듯이 밑 부분만 간신히 받쳐주고 있는 검정 1/4 컵 레이스 브라를 고스란히 드러내주고 있었고, 그 끝자락, 앵두빛 돌기에는 달걀모양 바이브레이터 붙은 꼭지용 집게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래쪽 치마 또한 엉덩이를 간신히 가릴까 할 정도로 원채 짧은데다 심지어는 위쪽으로 말려있기까지 해서 보통은 가려져야 정상인 엉덩이와 가랑이 사이가 태어난 모습 그대로 훤히 노출되어 있는 가운데, 그 밑으로는 아까와 똑같은 달걀 바이브레이터가 콩알에, 보지와 엉덩이에는 각각 굵은 바이브레이터가 구멍 깊숙이 끼워져 있었다. 그건 주변에 있는 다른 여직원들도 매한가지였다. 

  한 가지 특이한 건, 여직원들의 보지에 박힌 바이브레이터 밑에는 자신들의 다리 길이만큼 기다란 봉이 달려있다는 건데, 그 끝에는 팔 세 개짜리 집게까지 붙어있다. 

  버들은 비록 목에 걸린 두꺼운 가죽 목걸이에 고개가 걸려 정작 자신의 아래쪽은 볼 수가 없었지만, 굳이 보지 않아도 자신의 보지에 똑같은 모양의 바이브레이터가 박혀있다는 건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엉덩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사방으로 흔들리는 봉의 느낌이 고스란히 보지 전체로 전해지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바이브레이터와 봉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탄성 있는 굵은 줄이 버들의 목걸이 앞 고리에서 시작해 가랑이 사이 두 바이브레이터 밑동에 달린 고리를 지나 다시 등을 타고 목걸이 뒤쪽 고리에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이것도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여자들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지만 받침대 위에서 움직이는 덴 지장이 없도록 여자들의 목걸이 뒤쪽 고리와 엉덩이 쪽 바이브레이터에는 십자형 칸막이 가운데 자리한 기둥에 연결된 줄이 하나씩 느슨하게 걸려 있었다. 

  이렇게 기묘한 형태로 받침대 위에 구속된 버들은 그런 이유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버들과 동료 여직원들이 서있는 받침대 안은 모두 요즘 유행하는 작은 봉제인형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사용자가 멋대로 인형을 꺼내지 못하도록 각 칸의 테두리에는 받침대 위 여직원들의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오는 투명한 아크릴 벽이 세워져 있었다.) 

  버들은 자기도 모르게 이 게임기 안에서 자신이 작동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괜스레 부끄러움으로 두 뺨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버들의 몸은 그와 반대로 기대감과 흥분 속에서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 

  

  버들과 여직원들이 그렇게 대기하는 동안,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사람들 중 일부가 버들 쪽으로 다가왔다. 

  “야, 이거 「인형뽑기」 아냐? 근데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뭐, 조종간이 똑같은 거 보니까 움직이는 것도 똑같겠지.” 

  그 말처럼 받침대 앞에는 조종용 손잡이와 둥근 단추가 달린 조종간이 달려있었다. 

  “한 번 해볼래?” 

  “그럼 난 이거.” 

  “난 이쪽이 맘에 드는 데.” 

  버들을 고른 남자는 버들의 아름다운 몸매를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 그럼 누가 인형 빨리 뽑나 내기다.” 

  “그럼 이번에도 커피 걸고?” 

  “커피 받고, 점심 얹기 어때?” 

  “오케이. 그 말 무르기 없다. 자, 시작!” 

  난데없이 성립된 남자들의 유치한 내기에 버들은 속으로 실소가 터졌지만, 그것도 잠시, 막상 게임에 들어가자 버들은 갑자기 돌변하는 상황에 뭔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남자가 기계에 동전을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는 순간, 갑자기 경쾌한 멜로디와 함께 VR기기 화면이 보지 바이브레이터에 붙은 카메라를 통해 다리 사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로 바뀌었고, 이어 남자가 손잡이를 움직이자 버들의 가랑이 사이가 바쁘게 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조종법은 간단했다. 손잡이를 위로 올리면 뒷구멍 바이브레이터, 내리면 콩알에 달린 달걀이, 양옆은 각각 그쪽 방향 젖꼭지가 떨렸고, 그러면 버들이 그 방향대로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위치를 잡은 다음, 손잡이 옆 단추를 누르면 버들의 콩알과 뒷구멍 바이브레이터가 동시에 울리면서 버들은 VR기기의 화면 한쪽 지시 영상에 맞춰 무릎을 접어 엉덩이를 내려야만 했고, 집게가 인형에 닿으면 그 위치에서 엉덩이를 멈춘 뒤, 이번엔 보지에 힘을 주며 그 안에 박혀있는 바이브레이터를 쥐어짜야만했다. 

  이 바이브레이터에는 압력 센서가 달려있어서, 바이브레이터를 쥐는 보지의 악력에 따라 그 아래 있는 집게가 팔을 모으도록 작동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집게가 닫히면 다음엔 버들의 양 젖꼭지가 자동으로 울리면서 버들을 다시 일으켜 세운 다음, 계속해서 집게를 꽉 오므린 상태로 각각 발목이 연결된 양 테두리 손잡이를 따라 앞으로 이동, 한쪽에 있는 인형 투하구 위에서 보지에서 힘을 빼 인형을 떨어뜨리는 걸로 한 판이 진행되는 식이었다. 

  ‘이거 벌 거 아닌데.’ 

  ‘뭐 간단하네.’ 

  첫 판을 시작한 남자와 버들이 받은 인상은 비슷했다. 작동원리는 전혀 달랐지만, 진행방식은 본래의 게임과 거의 같았기에 버들이 원하는 대로 잘 움직여주는 한 타이밍만 잘 맞추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보였다. 물론 그동안 각종 조교와 이벤트로 단련된 버들에게도 이 정도의 구속과 진행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란 걸 깨닫는 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집게를 내릴 때마다 인체 구조상 버들의 엉덩이가 조금씩 뒤로 빠지면서 착지점에 매번 오차가 생기고 있었고, 그렇다고 버들처럼 바로 밑을 보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항상 그 오차를 머릿속에 두고 집게를 움직여야만 했다. 거기에 더해 조종하는 보지의 쥘힘과 지구력에 따라 집게의 감도나 조종성이 크게 좌우되기에 사용하는 ‘구멍’ 선택을 잘하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다행히 버들을 고른 남자는 운이 좋았다. 버들은 타고난 아름다움과 더불어 게임에 필요한 충분한 힘과 체력, 그리고 팀장으로서 다져진 판단력과 자기 통제력이 있었다. 

  반면, 버들의 생각엔 이번에도 분명 재주는 자기들이 넘고 득은 최고 득점자가 볼게 너무나도 뻔했기에 너무 빠른 시간 성공으로 점수가 나지 않도록 티가 나지는 않는 선에서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려는 생각이었다. 한데 그 순간, 

  “아갸갸갸압!!!“ 

  갑자기 뒷구멍을 강타하는 짜릿한 느낌에 버들은 자기도 모르게 입에 문 재갈사이로 비명을 질렀다. 칸막이 가운데 기둥에 전선으로 연결된 뒷구멍 바이브레이터가 버들의 구멍을 가볍게 마사지한 것이었다. 

  사실 받침대에는 ‘집게’들이 사용자의 조종에 따르지 않거나 반응속도가 느릴 경우 격려차원에서 뒤쪽 구멍에 아주 약한 전기가 흐르게 하는 장치가 붙어있었다. 그걸 확인시켜주듯 게임 시작하고 얼마동안 받침대 곳곳에선 버들처럼 요령을 피우려던 ‘집게’들의 입에서 저마다 짤막한 비명들이 마치 합창하듯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격려를 한번 맛본 버들은 다음 순간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치를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두 번째 판 만에 가볍게 성공, 내기에 이긴 남자는 고마움의 표시로 인형 투하구 쪽에 바짝 붙어 있어서 아크릴 벽 위로 튀어나와있는 버들의 크고 탱탱한 젖가슴과 콩알을 잠시 만지작거리고는 ‘집게’가 버벅대는 통에 아직 인형 집는 것조차 성공하지 못한 옆 칸으로 즐겁게 뛰어갔다. 

  그리고 주변에서 이 광경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기계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골반과 다리를 움직이는 버들의 활약이 꽤나 인상적이었는지 순식간에 줄을 지어 버들에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미리 조종간에 동전을 올려놓으며 예약을 하는 사람들도 생길 정도여서 덕분에 버들은 한동안 받침대 위에서 정신없이 자신의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물론 이미 충분하게 조련된 버들이 감당할만한 수준이었다. 그런 버들을 괴롭히는 것은 정작 따로 있었다. 하나는 조종에 필요한 모든 장치가 하필 전부 자신의 가장 민감한 부분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 사용자가 손잡이를 움직일 때마다 그 부위들을 번갈아가며 공격해오는 자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버들을 점점 더 흥분시키고 있었고, 흥분으로 민감해진 버들의 몸은 이어지는 자극에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더욱 최악은 버들이 그렇게 흥분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자신을 조종하고 있는 회사 동료들에 숨기는 거 하나 없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걸 더욱 적나라하게 강조하는 음란한 포즈를 스스로 취하면서까지. 

  인형뽑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집기 쉬운 가운데 인형들은 다 뽑히고, 할 수 없이 버들은 점점 모서리 쪽에 있는 인형들을 공략해야만 했는데, 두 발이 양쪽 테두리에 묶여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하려면 다리를 스트레칭 하듯 목표물 쪽 다리는 앞으로 무릎을 굽히고, 다른 쪽 다리는 테두리 위에 발을 딱 붙인 상태에서 다리를 일자로 쭉 뻗으면서 골반을 아래로 내려야만 했다.  

  당연히 이 자세에선 버들의 가랑이가 옆으로 크게 벌려질 수밖에 없었고, 뻗은 다리가 수평에 가까워질수록 그 정도는 점점 더 심해져 나중에는 굵은 바이브레이터가 박힌 선홍빛 보지 사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수준까지 가자, 버들은 혹이나 그 사이로 흥분한 자신의 애액이 흘러나오지나 않을까 걱정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틈틈이 보지 단속에 신경을 쓴 덕분인지 다행히 인형뽑기 도전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와중에도 끝내 버들이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이제야 버들이 좀 숨을 고르면서 흥분을 가라앉힐 무렵, 

  “어머, 여기 있었네.” 

  갑자기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재갈을 문 버들의 입에선 한숨이 절로 새어나왔다. 

  “이런 복장 하고 있으니까 당연히 못 찾지. 오늘도 열일한다고 해서 격려차 들려봤어. 근데 이거 꽤 재미있어 보이네. 한 번 해봐도 되지?” 

  

  오늘도 등장한 버들의 단짝, 오화정 팀장은 우아한 걸음걸이로 버들이 서있는 받침대를 돌면서 버들의 복장을 살펴보더니 이어서 버들이 설치된 인형뽑기 기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버들은 하지 말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화정은 싱긋 환한 미소로 답하면서 말했다. 

  “어머, 저거 귀여운데 하나 갖고 싶어졌어. 어떡하지? 버들 씨가 뽑아주면 좋을 텐데. 할 수는 있으려나? 누가 알아? 잘하면 소원 하나 들어줄지도.” 

  그와 함께 화정은 기계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흔들었다. 버들은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좀 전에 뒷구멍으로 받은 격려가 떠오르자 황급히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데 의외로 별로 해본 적이 없는 건지 화정의 솜씨는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덕분에 버들의 동전보관함에는 계속해서 화정의 돈이 착실하게 채워지고 있었고, 결국 화정은 한시라도 빨리 화정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버들이 알아서 좀 더 움직이고 힘을 쓴 뒤에야 원하는 인형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땡큐! 고마워. 역시 친구밖에 없네. 자 그럼 보답으로.......” 

  화정은 바로 앞에 있는 버들의 콩알에 입을 맞추더니 입술로 빨거나 혀로 살살 굴리고 이빨로 가볍게 물기도 하면서 콩알을 자극했다. 동시에 두 손은 위로 뻗어 버들의 젖꼭지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화정의 어설픈 조종 덕에 오랫동안 자극에 시달리다 어느새 흥분의 나라로 또다시 들어선 버들은 자신의 약한 부분을 잘 아는데다 이런 쪽엔 전문가인 화정의 강약을 오가는 유려하고 거침없는 조종에 결국 얼마 버터지 못하고 절정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힘이 빠진 보지에선 그동안 모아왔던 애액이 한꺼번에 새어나오면서 보지와 허벅지 안쪽을 적시기 시작했다. 

  잠시 뒤, 절정에서 벗어나 정신이 든 버들은 이내 아래가 축축한 것을 느끼는 동시에 절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럴 만도 한 게 지금 버들 주변에는 두 미녀가 벌이는 화끈한 쇼를 구경하느라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버들은 그 수많은 눈들 앞에서 자기가 쩍벌 자세로 보지를 사용해 인형 뽑는 것도 모자라 쾌락에 휘둘리며 절정과 함께 가랑이를 흠뻑 적시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것에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화정이 혀와 손으로 버들을 자극하고, 버들이 거기에 맞춰 맛깔나게 반응하며 숨넘어갈 듯 요란하게 헐떡이는 모습은 확실히 자극적이었는지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상기되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화정은 역시 쇼맨십의 달인답게 그런 관객들에게 일일이 손을 들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물론 그 몸짓에 이끌리듯 주위에선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한동안 자기가 감독, 주연한 쇼의 반응을 충분히 만끽한 화정은 다시금 버들에게 다가가 까치발까지 해가며 버들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주 잘했어. 버들씨. 근데 한 가지 고백할게 있는데, 사실 나 이거 잘해~.” 

  화정은 재빨리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동전을 밀어 넣고 버들을 조종, 단 한번 만에 다른 인형을 꺼내면서 그 말을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황당해하는 버들의 콩알을 가볍게 위로하고는 신나는 기분으로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화정이 양팔에 인형을 껴안은 채 떠난 뒤에도 홍보효과는 확실했는지 버들 앞에는 다시금 버들을 조종해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모여들고 있었다. 덕분에 버들은 또다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고, 그러는 동안에도 끊임없는 자극으로 이미 민감할 대로 민감해진 버들의 몸은 또다시 버들에게 여러 번의 가벼운 절정을 선사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용자들을 상대하는 동안 인형뽑기는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버들의 활약 덕에 받침대 안 인형이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었다. 버들은 혹시 자기가 제일 먼저 게임을 끝내고 최고점수를 내주는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게임 중간 중간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미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서 곳곳에는 ‘집게’들마다 최고점수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터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다음 판이 시작되었다. 그 판의 주인공은 한데 버들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야~. 운이 좋았어. 우리 차례까지 올 줄이야.......” 

  “그러게. 드디어 여기 앉아보네.”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이거 몸매가 장난 아니다.” 

  “거봐. 역시 기다리기 잘했지?” 

  동기와 신나게 얘기중인 남자는 바로 이번에 버들의 영업팀에 새로 들어온 막내 박연우였다. 아직까지 행동이나 표정에 어리버리와 순진함이 묻어나는 이 신입과 동기는 척 보기에도 잔뜩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야. 근데 이거 혹시 너네 팀장님 아니야? 오늘도 이벤트에 참여했다며?” 

  “에이, 설마.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 

  갓 입사해 한창 회사에 적응하기 바쁜 연우 입장에선 버들은 까마득한 상사인터라 서비스는커녕 아직까지 얼굴 똑바로 쳐다보는 것조차 어려웠다. 때문에 연우는 그런 버들이 지금 자기 코앞에서 이렇게 속살을 잔뜩 드러낸 복장과 자세로 사용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자체를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건 모르지.” 

  “쓸데없는 소리 말고, 게임이나 집중해. 그럼 잘 부탁해요.” 

  말과 달리 연우는 어디서 못된 짓만 배운 건지 부탁을 하는 척 자연스럽게 버들의 살집 좋은 젖가슴과 엉덩이를 번갈아 쥐고 주무르며 버들의 부드럽고 탄력 좋은 몸을 충분히 맛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버들은 새파란 신입이 이렇게나 빨리 사내문화에 적응하는 것에 기가 막히면서도 한편으론 ‘언젠가 날 잡아 연우 버릇 좀 고쳐줘야지’, ‘어떤 벌이 좋을까’ 같은 생각을 연이어 하다가 어느새 연우의 싱싱한 자지 맛을 상상하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그런 망상은 다른 이유로 인해 뒤쪽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이번 판도 기본적으론 앞선 판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한데 문제는 이제 남은 인형들이 죄다 뽑기 힘든 앞쪽에 몰려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연우는 인형을 잡기 위해 버들을 가장 앞쪽으로 움직였는데, 버들은 번개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로 다음 순간 자신의 모습에 얼굴이 뜨겁다 못해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제일 앞쪽 인형들을 공략하려면 우선은 집게를 인형 바로 위까지 이동시켜야만하고, 이를 위해선 집게를 앞쪽 모서리에 닿을 정도로 바짝 당겨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버들은 엉덩이를 빼던 아까까지완 달리 양 무릎을 양쪽으로 거의 180도로 활짝 벌린 기마자세에서 가랑이를 앞쪽에 있는 투명 아크릴판에 찰싹 붙이고는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골반을 밑으로 내려야만 했다. 

  물론 쉬운 건 아니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런 식으로 인형을 잡는다는 건 연우의 바로 코앞 아크릴판에 버들이 보지를 밀착한 채로 아크릴판에 눌려서 활짝 벌려져있는 보지의 겉과 속, 모공 하나까지 숨김없이 보여줘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 상태에서 버들이 엉덩이를 움직이자, 

  뽀드드득....... 

  지금 아크릴 판에 착 달라붙어있는 보지는 움직일 때마다 그 안에서 배어나오는 애액을 타고 미끄러지면서 원치 않았던 소리를 요란하게 내기 시작했다. 버들은 부끄러움에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는 건 꼭 자기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여자라고 핑계 대는 것만 같아서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멈칫했다가 곧 스스로 음란한 배경음악을 깔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보지는 얼핏 보면 수조 벽에 붙어 꿈틀꿈틀 움직이는 소라나 전복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움직일 때마다 유리판에 위에는 마치 달팽이라도 지나간 것처럼 애액이 길게 묻어나면서 그런 보지의 행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애액으로 긴 줄을 그리면서 아래로 내려간 버들의 보지는 마침내 집게가 인형에 닿자 연우의 조종에 따라 팔을 오므려 인형을 집어 올렸다. 버들 덕에 난이도 높은 인형뽑기에 쉽게 성공한 연우는 흥분과 수치심에 헐떡이는 버들의 엉덩이와 보지를 토닥이며 버들을 칭찬했다. 그 덕에 그 자리에서 가벼운 절정을 맛본 버들은 거친 숨과 뜨거운 신음소리로 연우의 친절에 화답하기 바빴다. 

  그리고 그 뒤로도 버들의 붓질은 계속되어 게임이 끝날 쯤 아크릴판은 마치 전체에 썬팅필름을 바른 것처럼 구석구석 버들의 애액으로 잔뜩 덮여 있었다. 

  그런 작업 속에서 마침내 마지막 인형을 뽑은 버들은 드디어 끝났다는 해방감에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자기가 너무 빨리 끝낸 게 아닌가, 과연 최고점수자가 어디서 나올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다행인 건 다른 받침대에서도 버들처럼 게임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집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있다는 것이었다. 

  버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으며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버들의 바람대로 최고점은 근처에 있는 비키니 여기사 자리에서 나왔다. 버들은 요란한 팡파레 속에서 다시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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