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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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뒤 안방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내앞에 섰다. 

눈물을 닦고 난 그를 응시했다. 

옆집아저씨......옆집아저씨가 지금 안방에서 나온것이다!!!!!!

난 이 아저씨가 왜 엄마아빠의 방에서 나왔는지 이해할수없었다.

그리고 더이해하기 힘든건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앞부분이 다헤어져 발가락이 삐죽나온 검은양말을 신은 아저씨는 양말외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돼지처럼 살찐 추한 알몸엔 잔털들이 가득했고 아저씨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아저씨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 아저씨의 산처럼 나온 배 아래엔 아빠랑 목욕탕에 가서 본 시커멓고 큰 고추가 잔뜩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꺼떡였다.

얼기설기 핏줄이 선 고추는 마치 고구마 같았다. 

크기나 생김새 모두 고구마와 흡사했다. 

저 아저씨의 고추가 왜 저리 바짝 화가 난것일까...

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저씨의 혐오스러운 고추를 바로 보았다. 

그 아저씨는 울고있는 나를 향해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고는 말했다. 

"아이구~ 정호왔구나~우리 정호 왜 울고있어? 뚝!! 이놈아~킥킥...아저씨들이 니네 엄마랑 할 얘기가 있어서 들어온거야..케케 그러니까 걱정하지말고 뚝 그쳐! 엄마가 걱정됐나 보구나~~ 걱정마 이눔아 하하...지금 아저씨랑 엄마랑 재미있는 연극하고 있는거여~그리고 이리 따라 들어와봐..아저씨가 좋은거 보여줄께.." 

따라 들어가기 싫었다. 

만화에서 나오는 추악한 악당같이 생긴 옆집아저씨를 따라 들어가면 뭔가 좋지않은 일이 생길것 같았다.

그러나 손을 잡아 이끄는 옆집 아저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억지로 끌려들어 가야만 했고 그 곳엔 아파트 앞 슈퍼아저씨와 비디오가게아저씨도 있었다. 

그들도 발가벗은채 시커먼 고추를 빳빳이 세우고 있었다.

저들도...엄마와 연극을 하고 있는걸까.....그리고 이들은 정말로 엄마와 연극을 하고 있는걸까.....너무도 혼란스럽고 울렁였다.

그들은 나를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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