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장마가 끝난 늦여름...
찌는듯한 더위와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아스팔트에 작렬하고 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변신로보트가 그려진 파란 책가방을 매고 집으로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겼다.
12시에 끝나는 학교수업을 마치면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문방구 앞에서 작은 장난감을 구경하거나 학교정문앞에 앉아있는 병아리파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노란 병아리들을 구경했다.
하지만 그날은 왠일인지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었다...........
알수없는 조바심은 놀다 가자는 친구들의 유혹도 뿌리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게했다.
타박타박....
작은 운동화에 내리쬐이는 태양빛이 너무 뜨거웠다.
얼른 집에 들어가 엄마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생과일쥬스가 먹고 싶었다.
더위탓인지 사람한명없는 공원을 지나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내가 사는 아파트정문앞에 도착했다.
분당.........
사방팔방이 오로지 아파트외에는 없는 삭막한 신도시....
우리집은 바로 그곳에 있었고 아빠는 종로로 출퇴근을 하셨다.
종로에서 분당까지의 거리는 꾀멀었기에 아빠는 늦게 집에 들어오는일이 잦았다.
엘리베이터가 1층을 향해 움직이고 난 벌써부터 가방을 벗어 손에 쥐고 집에 뛰쳐들어갈 준비를 했다.
"더워....더워....더워...."
난 중얼거리면서 1층으로 다가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렸고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스르륵 문을 열었다.
왠지모를 오싹함..............................
타서는 안될것 같은 더러운 기분이 느껴졌다.
그때....타지 않았더라면...그때....친구들과 놀고 늦게 집에 들어왔다면.......너무도 후회된다.
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