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95화 (96/100)

 딸에게 말싸움으로 진 데다가 베아트리스에게 입은 부상까지 더해져서, 테오 선장은 완전히 굴복해 버렸다.

 힐다 씨에게 치료를 받은 다음, 침대 위에 웅크린 채로 등을 돌려 버린 것이다.

「……어디로든 가 버려라. 네가 가고 나면, 네 말대로 여자 어부라도 낚아서 함께 살아볼 테니」

「……그런 말을 아빠한테서 들으니까 기분 엄청 나쁘네……」

 갈라티아가 추욱 늘어진 표정을 짓는다.

 응. 부모님의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힘들겠지.

「자기가 먼저 그렇게 말한 주제에」

「……뭐, 어쨌든, 아빠도 틀림없이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앨런처럼 여자를 마구잡이로 건드렸다가 악명만 높아지면 인연 진짜로 끊을 거니까」

「……그 남자를 따라가는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웃기는군」

「읏」

 나……와, 내 주위의 여자들을 어색한 듯이 둘러보는 갈라티아.

 이것만큼은 어떻게 반론할 수가 없다.

「……이, 이녀석처럼 손을 대면 모두 아내로 받아들인다! 는 건, 남자다워서 멋지지 않아?」

「뭐가 남자답다는 거냐. 꼴사나울 뿐이다」

 네. 미안합니다.

 움츠러드는 나와는 다르게, 세 드래곤이 나서서 반박한다.

「호. 수많은 여자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기르는 것이야말로 왕된 자로서의 품격이다」

「앤디 님은 자신의 의지로 다가온 여자들만 암컷 노예로 받아들이신다. 그리고 한 번 암컷 노예로 받아들이면 절대로 소홀히 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여성들의 바람을 너무 잘 들어주셔서 문제지요」

 너희들의 시점에서는 그렇게 보였나 보구나…….

 아, 하지만 마이아, 자신의 의지로 다가오지 않은 여자도 일단 암컷 노예로 받아들인 적이 있으니까, 그 말도 맞는 건 아냐.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암컷 노예로 만들려고 한 건 네이아 정도뿐이지만.

「변변한 재산도 힘도, 정력도 없는 남자가 과연 여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겠나? 강한 남자가 자신의 능력만큼 여자를 받아들이는 건 오히려 의무라고 생각하네만」

 아이리나가 오거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남근주의를 마치 상식인 것처럼 강변한다.

 그건 그렇고 아이리나. 난 그럴 생각으로 암컷 노예를 받아들인 게 아니라, 그냥 에로하거나 섹스하고 싶은 여자가 보이면 내 걸로 독점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들을 들은 글로리아 씨가 쓴웃음을 짓는다.

「그 말은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는, 여자쪽의 힘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은데. 뭐 남존여비가 고착된 엘프라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수인 사회에서는 남자라고 해서 여자들보다 딱히 영향력이 더 크지는 않잖아?」

「그런가?」

「아피룸 반도의 브란바크스 공국에서는, 오히려 여자들을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간다고 해」

「문화마다 다르구나. 어쨌든, 남존여비 경향이 강한 우리 엘프들도 여자의 힘을 아주 무시하지는 않는다네. 드래곤을 여럿 길들였을 뿐만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스마이슨 님의 위업은 물론이고, 이몸이나 하늘색의 오로라, 벚꽃의 명의 크리스티 등등 이미 스마이슨 님의 옆에 자리잡은 여자들이 엄청난 능력과 권력과 지녔다는 점도 여성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되지. 바꿔 말하면 스마이슨 님을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초 국가 동맹이라고나 할까. 정력 좋은 스마이슨 님이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주면, 그야말로 구르는 눈덩이처럼 아군이 늘어나서, 서로의 안전도 이익도 높아진다네」

「초 국가 동맹이라니……」

 난데없이 거대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아이리나. 정력 좋은 내가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준다는 말은 또 뭐야?

「닥치는 대로 쓸어담은 여자들을 제멋대로 즐기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고귀한 여자들과 그렇지 않은 여자들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사랑해 준다는 것 또한, 앤디만의 강점이지. 결과론일 뿐이지만」

「확실히, 그것도 왕된 자다운 품격이네요♪」

 안제로스와 오로라도 나를 자랑하듯이 변호해 준다.

 여전히 등을 돌린 테오 선장이, 불쑥 중얼거린다.

「……외부인의 눈에는 무슨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만 보인다만」

「마약이라……」

「뭐 앤디 씨와 섹스는 중독성이 엄청 강하니까, 마약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꼭 내 자지에서 마약이라도 나온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어쨌든, 해적 아가씨 갈라티아는 다음날, 붉은 고래섬에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결국 이렇게 됐구나」

「아깝구만, 나도 노리고 있었는데!」

「너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선장 저래뵈도 귀가 엄청 좋다고!」

「결국 도전도 못해보고 끝나 버렸으니까 열받는 게 당연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공포의 대상인 테오 선장의 외동딸이기는 했지만 해적단의 홍일점인 갈라티아가 떠나게 되자, 붉은 고래섬 해적단의 선원들은 모두 크게 아쉬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참 선원들은 갈라티아가 언젠가는 나를 따라가 버릴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던 것 같다.

「적어도 우리들 중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거나……아니면 선장의 뒤를 이어 해적단장이 된다거나……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꿈 깨시지. 내가 왜, 너희들처럼 섬세함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때투성이 근육덩어리들이랑 같이 살아야 되는데!?」

「저, 저 말괄량이 계집애 하는 말 좀 보소!?」

 갈라티아가 혀를 빼꼼 내민 다음 라이라의 등 뒤로 숨는다. 일단 라이라가 가장 믿음직스러운 보호자라는 걸 알아차린 것 같다.

「……일단 우리들은 먼저 출발하지만, 뒷일을 부탁할게, 바우즈」

「맡겨둬라. 원래부터 그런 계획이었으니까」

 바우즈는 지금부터 붉은 고래섬에 모여드는 마약 환자들을 폴카로 데려가서, 치료한다는 나와의 계약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우리들은 그보다 먼저 대륙으로 돌아가, 각지의 볼일을 마무리하면서 폴카까지 돌아간다.

「대륙에 가는 것은 처음인데……세, 세레스타는 어때? 여기랑 같은 말 쓰지?」

「기본적으로는 똑같아. 뭐 억양이 조금 다른 정도?」

 라팔 역시 북서어권. 트롯, 세레스타와 같은 언어를 쓴다. 라팔과 세레스타보다는 오히려 트롯과 세레스타의 억양 차이가 더 크다고나 할까?

「지금 억양을 그대로 쓰고 있으면 시골뜨기처럼 보이겠지? 역시 바꿔야 되려나?」

「세레스타 사람들은 도시 출신이라는 것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으니까, 그렇게까지 신경쓸 필요 없어」

「오……하, 하지만 도시는 라팔보다 훨씬 많잖아?」

「그야 여기보다는 많겠지만……장수종도 단명종도, 수인도 오거도 머맨도 대부분 자기들의 영역에 모여 살고 있어서 그런지, 통일된 문화가 있는 건 아냐. 예를 들자면 가장 큰 도시는 수도 쿠이카지만, 장수종이 많은 쿠라베스의 엘프는 쿠이카 사람들을 품위도 교양도 없는 촌놈이라고 여긴다고 해」

「어, 그래……? 그럼 그 쿠이카와 쿠라베스 중 어느쪽 억양을 써야 되는 거야……?」

「그냥 네가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돼. 거기 정착할 거 아니면 별 문제 없으니까」

 정착해야 한다면 보다 빨리 친숙해지기 위해서 그 지역의 억양도 상식도 배울 필요가 있지만, 적어도 세레스타에서는 각 종족들이 우리가 더 낫네 어쩌네 은근히 경쟁하고 있으므로, 억양이든 상식이든 반드시 올바른 건 없다.

「여기 라팔에서는 파랄 출신이 가장 잘 나가거든. 거기 유행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면 좋을 것 같아서……」

「뭐,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드래곤이 함께 있으니까, 그 누구도 촌놈이니 뭐라느니 떠들면서 감히 시비걸지는 못할 거야」

「그, 그렇구나……」

 납득한 갈라티아를 마차에 태운 다음, 우리들은 해적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럼-, 너희들! 일단, 잘 먹고 잘 살아라!」

 갈라티아가 일부러 밉살맞게 말하면서, 창문 밖의 동료들에게 손을 흔든다.

「일단은 또 뭐야!」

「어차피 얼마 안 가서 바다가 그리워지겠지!」

「싫증나면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내가 아내로 받아줄 테니까!」

「무슨 개소리를―! 이 멍청아-!」

 갈라티아가 주먹을 치켜들면서 크게 외친 다음, 주저앉으면서 몸을 껴안는다.

「……나 원, 저녀석들. 나를 아직도 어린애처럼 취급한단 말이야」

「아내로 받아준다는 걸 보면, 그래도 어른으로 봐 주는 거 같은데?」

「저놈들은 10년 전부터 저랬어. 진심으로 들이댔다는 걸 아빠한테 들키면 맞아죽으니까, 모두 농담처럼 말한다고. 기분 나빠」

「으-응……글쎄 어떨까나」

 내 눈에 몇명은 진심으로 말한 것처럼 보였는데.

「뭐, 지금부터는 앤디 군의 암컷 노예니까 상관없어요☆」

「……으, 응」

「좋아 좋아, 앤디 군은 고분고분한 걸 가장 좋아한답니다아, 갈라티아 쨩☆ 그럼 지금 당장 암컷 노예로서의 일을 시작해 볼까요?」

「응?」

 힐다 씨가 아직 해적단의 얼굴이 구별되는 거리인데도, 벌써부터 갈라티아의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아니, 잠깐, 지금 바로!?」

「어차피 암컷 노예 동료와 앤디 군만 보니까, 오히려 적극적으로 알몸이 되어야죵. 이왕이면 스스로 가슴을 드러내고 보지를 벌리면서 범해달라고 조르는 게 더 좋고오☆」

「하, 하지만 나 말고는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모두 양보해줄 거지이?☆」

 아니, 이건 힐다 씨가 그녀를 너무 거세게 밀어붙여서, 모두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양보해줄 거지?」라는 말까지 듣자, 모두 옷을 벗지도 어쩌지도 못한 채로 서로 눈치만 보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마차 안에서 힐다 씨에게 혼자만 옷을 벗겨지는 갈라티아.

 거부하고 싶어도 스스로 암컷 노예가 되겠다고 따라온 것이기에 그러지도 못하고, 살짝 벌려진 입술을 부르르 떠는 채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몸을 껴안을 뿐이었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난교에 참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가끔씩은 분위기고 뭐고 없이 혼자서 발가벗고 유혹하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어야 앤디 군 자지 전용 노예 자리를 감당할 수 있어요☆」

「흐읏……그, 그런 거야?」

「아니, 전혀 아니니까 넘어가지 ㅁ……」

 힐다 씨의 폭론을 반박했지만, 미처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베아트리스가 벌떡 일어서서는 자기도 옷을 벗어던진다.

「나, 나라고 못할 줄 알고!?」

 ……얘도 분위기 따위는 전혀 안 읽는구만.

「좋아, 좋아용. 그럼 둘이서 사이 좋게 앤디 군의 자지에 키스하면서 암컷 노예처럼 유혹해보도록 하세용☆」

「이, 이녀석이랑 같이?」

「베아 쨩. 앤디 군은 암컷 노예가 서로 싸우거나 괴롭히는 걸 싫어한답니다아.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는 아이는 순서가 끝없이 밀리는 벌칙을 받게 되용☆」

「우, 우우―……」

 베아트리스와 갈라티아.

 젊은 말괄량이들이긴 하지만, 몸의 욕구에는 솔직한 흑발과 금발 아가씨들.

 그녀들이 살짝 투닥거리면서도, 내 바지에서 끌어낸 자지 앞에 알몸으로 무릎 꿇고는 양쪽에서 키스한 다음, 어서 범해달라고 조른다.

 힐다 씨의 갑작스럽고도 억지스러운 지도를 받고 사이좋게 내 자지를 갈구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애, 앤디……」

「……나랑 할 거지?」

「ㄴ, 내게 넣어줘」

 ……좋아. 일단 넣고 보자.

 배를 타고 가면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대륙까지도, 드래곤을 타고 날아가면 순식간이다.

「나, 대륙은 그냥 막연하게, 엄청 먼 곳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

「해도 상으로야 그렇지까지 멀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라팔 해적이 세레스타에 접근할 일도 거의 없을 뿐더러, 고트나 바랄 쪽으로 가는 경우도 거의 없었으니까. 그러다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것 같아」

 고트 왕국, 바랄 상국은 남부 대평원에 있는 국가들이다. 아, 이름은 고트지만 고트 정병과는 아무런 관계 없다.

 세레스타에서 대륙의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나아가면, 고트 왕국이 나타난다.

 물론 그렇긴 하지만, 드워프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트 왕국은 해양 국가가 아니다.

 고트의 서쪽 해안선과 내륙 사이에 파랑뱀산맥이 뻗어 있다보니 오고 가기가 대단히 어려웠고,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대부분 드워프 이외의 종족들이다)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역시 강철을 잘 다루는 드워프들의 국가 답게, 어촌도 의외로 무장이 잘 되어 있어서 해적들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한다던가.

 그런 고트 왕국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나아가면 바랄 상국이 나타난다. 그 나라도 세레스타처럼 상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우대하고 있지만, 그 영토 크기는 세레스타의 1/3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력이 나름 충실해서 저 너머에서는 발언권이 꽤나 강한 편이라고 들었다.

 그런 나라들을 상대로, 고작 해적선 한두척 따위가 국경을 침범해서 날뛰는 건 자살 행위에 가깝다.

「해적질을 그만두고 육지에 올라가는 걸……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왠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아」

「응. 그런 감상도 좋지만 육지가 보인다는 말은 곧 한 번 내려야된다는 말이니까, 어서 옷 입어」

「내, 내린다 해도 어차피 금방 떠날 거잖아. 얌전히 기다릴 테니……볼일 빨리 끝마치고, 돌아와서 계속해 줘」

 갈라티아는 겨우 2시간만에, 베아트리스와 함께 질내사정을 각각 2번, 얼굴 사정을 1번(공동 전과)을 받고 있었다. 힐다 씨에게서 혀의 까끌까끌함을 없애는 마법 처치를 받은 갈라티아가, 고양이 수인들처럼 자신의 혀의 감촉에 놀라고는, 시험해봐야겠다면서 자지를 빨아주고 등등 내게야 정말 가치 있는 여정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액투성이 아가씨를 알몸으로 기다리게 한 채로 레이디·스왈로와 만나는 건 조금 그럴 것 같다.

「레이디를 주운 다음, 탈크에도 갈 예정이었지……거기선 누구를 데려가려고?」

 안제로스가 갈라티아와 베아트리스에게 손수건을 던져주면서 확인차 묻는다.

 탈크에서는 일단 미라 양 3자매들에게 다음에 만나면 꼭 질내사정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전 마약환자 여성들과 관련된 볼일도 모두 끝나서(뒷일은 바우즈가 모두 맡아주기로 했다) 이제는 내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되었기에, 3자매와 노르 씨, 그리고 친해진 창녀들을 폴카로 데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한 번 오게 되면 틀림없이 나중에 또 찾아오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영천이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하고, 지금 여름인 폴카는 신록이 풍부하고 날씨도 서늘해서, 피서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니까.

 ……뭐 창녀들이나 카를로스 씨 일가들을 폴카의 팬으로 만든다 해도,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우리 콜로니에도 들러야 한다」

「아……그러고 보니 거길 잊고 있었네」

 이번에는 고양이 콜로니에도 꼭 들러야 한다. 글로리아 씨에게도 매력적인 곳일 테니까. 내 암컷 노예들도 그 축제 분위기가 마음에 든 것 같고.

「……아, 그러고 보니 레이디를 데려가면 고양이 콜로니에서 마음놓고 즐길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아이, 겨우 그 정도로 놀랄 녀석은 아니랍니다아☆ 정 불편해 하면 도나가 있는 곳에 맡기면 될 거에요」

「그야……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고양이 콜로니는 나를 유일한 교배역으로서 언제고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가끔씩 찾아가는 이유는, 물론 내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지만, 그녀들에게는 그것이 일족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욕이 갑자기 치솟는데 그냥 참게만 하는 것도 불쌍하고.

 그녀들을 마을째로 모두 내 아내로서 대하겠다고 결심했다.

 따라서 충격을 받을 것 같은 손님 하나를 배려한답시고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 왔을 고양이 수인 콜로니를 들르지 않는 것도, 그녀들에게 매우 큰 실례라고 생각한다.

「……그럼 도나 할머니의 집이나……거기도 싫다면 라이라의 팰리스에서 머무르게 하는 것으로 합시다」

「호. 팰리스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다만」

 꼬마 라이라가 대화에 끼어든다.

「물론 건물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일반인에게는 드래곤 팰리스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색다른 체험일 테니까용」

「그런 걸로 기뻐하는 건 나리스 같은 녀석들 뿐일 것 같다만」

「뭐 그녀가 시시해 하면 어쩔 수 없지, 만. 원래 드래곤이 없었으면 몇 주를 이동만 해야 했을 테니까. 그 몇 주 동안 느껴야 했을 피로감과 지루함을 생각하면, 재미가 딱히 없어도 어느 정도는 양해해줘야겠지?」

「뭐, 그것도 그렇지. 애시당초 그 여자를 데려가는 목적은 그녀에게 걸린 저주를 치료하는 것이지, 즐거운 여행을 체험시키는 것이 아니니까」

「맞아요」

 뭘 해도 상관없을 만큼 여유가 넘치는 바람에, 더 나은 여행을 즐길 수는 없을까 욕심을 부리고 싶어질 지도 모르지만, 원래 오고 가는 것만으로도 최소 3개월이 걸리는 지루한 여행을 며칠만에 끝마칠 수 있다.

 시간을 절약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이니만큼, 하룻밤 머무르거나 그 정도 돌아간다고 해서 비난을 들을 이유도 없다.

 이거 어째 내가 여행 일정을 직접 짜게 되면, 이상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해 버리는 것 같단 말이야.

「좋아, 그럼 레이디를 데리러 가 볼까. 마이아와 에마도 이리 오렴」

「응」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두 드래곤의 꼬마 환영도 내 눈앞에 살짝 떠오른다.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라이라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을 모두 따라하게 된 건지, 꼬마 환영은 알몸이 사실상 기본이 되어 버렸다.

 뭐 눈이 호강하니까 좋은 걸지도……?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

 마이아는 기본적으로 알몸 생활을 하는 미스티·팰리스 출신이라서 그런지 알몸이든 아니든 딱히 신경쓰지 않았고, 에마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내게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 나 이외 모두 여자들 뿐이고.

 시타르의 거리에서는 여행 준비를 마친 레이디·스왈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체형상, 혹시 움직이다가 터지지 않도록 바느질이 복잡하게 되지 않은 커다란 옷감을 펑퍼짐하게 두르고 있었지만, 그 머리에는 챙이 상당히 넓은 모자를 쓰고 있었고 어깨에 두른 망토도 꽤나 훌륭한 것이었다.

 도시 안에서는 오히려 노출이 심한 민소매 옷을 입고 있었지만, 역시 멀리 나가게 되니 제대로 옷을 갖춰 입은 걸까.

「그럼 신세를 져볼까. 하지만, 자리를 한 달 넘게 비울 수는 없으니, 그 안에 돌려보내 줬으면 좋겠군」

「한 달이면 충분하니까 걱정 말아용. 폴카에서 철저하게 관리해 줄 테니까아☆」

「진짜로……? 뭐, 이런 뚱보가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횡재고, 실패한다 해도 드래곤에게는 빚진 게 워낙 많으니까, 딱히 불만은 없지만」

「그렇게까지 비관적일 필요 없어☆ 이런 저주로 인한 병을 치료해 본 적도 있고 폴카의 영천도 있으니까, 반드시 낫게 해 줄게」

「저주는 어떻게 푼다 쳐도 대식증은 그리 쉽게 낫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건 저주 때문에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서 많이 먹게 됐을 뿐이에용☆ 원래 다크 엘프는 아무리 살을 찌우고 싶어도 체질상 그렇게까지 찌는 게 불가능하거든. 저주가 풀리면 포만감도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돼. 뭐, 포만감과 함께 몸도 원래대로 돌아가면 피부가 많이 늘어져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겠지만, 폴카의 영천은 피부도 몸에 맞춰서 깨끗이 낫게 하니까. 틀림없이 오스카 군이나 오울 씨가 헤벌레 빠져 버릴 미녀가 되서 돌아갈 수 있을 테니, 기대해도 좋아용☆」

「듣고 또 들어도 역시 사기처럼 들린다만」

 레이디가 이런이런,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마차에 올라탄다.

 ……살이 너무 쪄서 혼자 세 명이 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몸들은 저쪽 마차로 옮겨타는 것이 좋을 것 같군」

「그렇게 할까요」

 아이리나와 페넬이 라이라의 마차를 포기하고 바로 옆에 있는 마이아의 마차에 올라탄다.

「이런. 역시 살이 너무 쪄서 불편한 건가」

「괜찮아, 신경 안 써도 되용. 저 아이들도 가면서 앤디 군과 섹스하고 싶어서 옮겨탄 것일 뿐이니까☆」

「…………」

「그러고 보니 이전에 저 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봤었지? 모두 초 변태들이니까, 그냥 내버려두세용. 대신 내가 당신의 대화 상대가 되어줄게☆」

 힐다 씨가 거리낌없이 설명하면서 레이디와 같은 마차에 올라탄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암컷 노예들은 시타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몸을 드러내면서 자기들이 내 암컷 노예임을 고백한 다음, 섹스까지 했었다. 그 자리에는 레이디도 있었으니까 굳이 속일 필요도 없다.

 힐다 씨도 고양이 콜로니에 들르게 될 것을 대비해서 우리들이 얼마나 이상한 지 미리 알려주려는 것 같다.

「어쩌면 탈크에서도 여럿이 합류할 지도 모르겠는데」

「뭐, 탈크에서 합류할 사람들이야 뭐 우리들이랑 크게 다를 게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낭?」

「……글쎄요?」

 생각해본다.

 미라 양 3자매. 노르 씨. 그리고 창녀들.

 확실히 하렘 섹스 현장을 보면 기죽기는커녕, 과감하게 끼어들 사람들 뿐이다.

「확실히 그건 그럴지도……」

「그냥 화려하게 갑시당♪」

「……너무 뻔뻔하게 나서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모두, 앤디 씨의 자지만이 목적인, 침대 위의 강자들 뿐이까요. 과도한 사양은 오히려 실례일 거에요♪」

「그럴려나……확실히 그럴지도……」

「진정해, 앤디. 왠지 정신이 불안해보이는데」

 안제로스가 걱정해 준다.

 응.

 머리로는 지금 딴죽을 날카롭게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일반 상식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이상한 시추에이션(어딜 가든 여자들이 먼저 덮쳐온다)이 계속 이어진 탓인지, 굳이 딴죽을 걸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난, 음란한 걸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앞장서서 들이대는 편이니까. 특히 그게 차려진 밥상이라면 사양할 필요도 없고.

 문득, 그간 여행의 책임자로서 노력하는 동안, 그 책임감 때문에 너무 많은 걸 놓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나는 직설적이고도 사양 따위 안 하는 에로남이니까.

 상식인인 척하면서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건 내 정력을 기대하는 여자들에게 오히려 실례고, 수치를 느끼게 할 뿐인 처사다.

「고민이 쉽게 풀리지 않으면 소중한 것에게 기도하라는 말을, 듀크 신관장에게 들은 적이 있었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신은, 아버지는, 음란한 나를 비난할까? 내가 음란한 여자들과 마음껏 섹스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화낼까? 아니면 오히려 축복할까?」

「앤디, 초점이 안맞는데. 내 눈을 보면서 말해줘」

「……어머니는 확실히 화낼 것 같지만」

「그야 정상인 앤디의 어머님이 그런 걸 허락하실리가 없잖아!」

「하지만 우리 콜로니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모두 「그동안의 노력의 결과가 드디어 나왔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라면서 엄청 좋아할 것 같다」

「그건 루나의 콜로니가 특수한 거고!」

 내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자기암시처럼 투덜거리자, 아직까지 드래곤체인 마이아가 진지하게 말한다.

「우리 팰리스였다면 어머님이나 언니 등등 여성 친척들이 오히려 먼저 덮쳤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조금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똑같이 드래곤체인 에마가 옆에서 딴죽을 넣는다.

 나도 그건 조금 꺼려졌다. 역시 근친상간은 위험하니까. 아무리 변태에 색골인 나라도 어머니와의 섹스는 하고 싶지 않다.

 그대로 탈크까지 날아온다.

 그렇게까지 오래 떨어져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국적인 도시나 마을을 여럿 거쳐가다가 탈크로 돌아오니 왠지 모르게 고향처럼 마음이 놓인다. 아니 내 고향은 폴카지만.

「탈크도 꽤나 오랜만이구나. 시타르에 자리를 잡고 나서는 한 번도 오지 않았으니까」

「코스모스와 아는 사이라고 했었지? 여기에 왔을 때 알게 된 거야?」

「아니, 코스모스 쪽이 시타르로 찾아왔을 때 알게 됐다. 몸이 이래서 여행도 힘드니까」

「확실히 그 아이,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꽤나 자주 떠난다는 얘기가 있긴 했었지만. 설마 시타르에까지 갈 줄은 몰랐어」

「저래뵈도 빈틈없는 녀석이니까. 당시 시타르를 지배하던 「어미새」의 감시를 아무렇지도 않게 피하면서, 자기 집처럼 드나들고 있었지. 그나저나, 얼굴 정도는 볼 수 있을까……나」

 카를로스 씨 저택의 안뜰에 여느 때처럼 착륙한 세  드래곤. 모두 마차에서 나와서는, 수 시간의 비행으로 굳은 몸을 풀어준다.

 나는 일단 미라 양 3자매를 만나서 약속한 대로 질내사정 섹스를 해야 한다.

 ……내가 봐도 정말 최악인 약속이구만.

「또 왔나, 휴먼」

 그리고 꽤나 싫은 표정의 카를로스 씨가 가장 먼저 안뜰로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뒤따라 나온 낸시 씨에게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졌다. 잠깐, 방금 목에서 우득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은인에게 그런 표정을 지으면 쓰나. 상인이 그러면 안 되지」

「모, 목이 ……」

「미안하군. 카를로스는 신경쓰지 말고,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찾아와서 편히 쉬다 가렴. 우리 여동생들과 메이드들도 자네가 언제 찾아오나 기대하고 있으니까」

「그, 그러니까 안 된다는 거……케엑!」

 ……저기요. 우득 소리가 난 시점에서 위험하니까 힐다 씨나 따로 의술을 배운 형제분들이 어서 봐줘야 될 것 같은데요.

「벌써 남쪽의 볼일을 다 끝마친 건가? 역시 드래곤은, 정말 빠르구나」

「ㄴ, 네……그래서 말이죠, 으음」

 일단 어느 용건부터 말할까.

 코스모스를 불러달라고 해야되려나. 아니, 제일 먼저 이런 부탁을 하면 카를로스 씨가 또 싫은 소리를 할 것 같다. 아슈톤 대신도 갑자기 뛰쳐나오면서 투덜거릴 것 같다.

 하지만 미라 양들을 불러달라고 해도 「걔네들한테 무슨 볼일이 있느냐」라는 말을 들을 것 같다. 아니, 뭐 인사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면 되려나.

 ……그 때.

「어라, 벌써 돌아왔어? 정말 금방이네―」

 그 자리에 바람처럼 나타난 건 다름아닌 노르 씨였다.

 아니, 뭐 그것도 그럴려나. 안뜰에 드래곤이 나타나면 역시 눈에 띌 테고, 노르 씨는 이 집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홀가분한 편일 테니까.

「보석나비로군. 이전에 신세를 졌었던」

「어머나. 시타르의 제비네. ……웬일로 드래곤을 타고 여행을 다 나왔어?」

「의사 언니가 반드시 치료해줄 테니 함께 가 달라고 하더군. 10일 정도면 나아서 돌아갈 수 있다길래 받아들였을 뿐이다」

「과아연. 남쪽으로 가면서 손님을 다 내려준 다음에 새 여행 손님을 받는다라……. 재미있을 것 같네」

 노르 씨가 미소를 지은 다음, 내게 찰싹 달라붙었다.

「관광 목적이라도 괜찮다면, 나도 폴카, 에 가 보고 싶어졌어」

「아, 아―……저야 얼마든지 환영이지만요」

 ……10일 안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에 끌린 걸까.

 뭐 그야 돌아올 때 뭘 타고 돌아가는지도 중요하겠지만.

「도중에 들를 곳이 있어서 좀 돌아갈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그래도 폴카서 탈크로 올 때는 곧바로 돌아올 거지?」

「아마도요」

 ……문제는 그 들른다는 곳이 난교마을이라는 것이지만.

 노르 씨에게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자, 곧 미라 씨 시마 씨 루키노 씨 3자매가 나타났다.

「벌써 남쪽에 다녀온 거야? 정말 빠르네―」

「지금 만들고 있었는데 먹을래? 시마의 수수께끼 요리」

「수수께끼라고 하지 맛-! 그리고 나 혼자만 만든 것도 아니잖아―! 너희 둘도 함께 만들고 있었던 주제에!」

 3자매는 변함 없이 한가할 때마다 요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들이 손수레로 옮겨온 건 커다란 케이크 같은 무언가.

 일단 형태만 보면 케이크처럼 보여서 첫인상은 케이크.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니 정밀하고도 아름다운 구조로 쌓아올려진 구성물은 고기와 과일, 각종 야채들로, 케이크와는 느낌이 다르다. 어느 쪽이냐면 고기 파이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까지 입체적으로 재료를 짜맞춰서 쌓아올린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보니 케이크든 고기 파이든 뭐라고 이름 붙이기가 참 어렵다.

「제목은 시마의 고기」

「이름만 들으면 내 고기 같잖아! 나를 내 살 뜯어먹는 위험한 놈으로 만들고 싶어!?」

 ……실은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진짜로 있답니다. 이름은 브레이크 코어라고 하고요.

 그런 건 어쨌든, 먹성 좋은 네이아를 시작으로 암컷 노예들중에서도 고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입맛을 다시면서 요리로 다가간다.

「이건 어떻게 먹는 걸까요」

「호. 손으로 집어먹으면 되지 않겠나?」

「이렇게나 보기 좋게 쌓여 있는데 괜히 어지럽히는 것도 조금 그러네」

「나이프로 먹을 부분만 살짝 잘라내면 되지 않나?」

「누구 깨끗한 칼 갖고 계신 분 없습니까?」

 네이아, 라이라, 안제로스, 루나, 그리고 페넬. 페넬은 자기가 먹고 싶다기보다는 모두에게 나눠줄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미라 씨가 메이드에게 손가락을 튕기자, 가까이 있던 메이드가 요리용 나이프를 눈치 좋게 가져다 준다.

「여기 있습니다」

「아, 고마워요」

 어째선지 그 요리와는 조금 떨어져 있던 내게 말이지.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모여서 어쩔 수 없이 고기 케이크(가칭)를 조심스럽게 자르는 나.

 ……좋아, 나름 잘 잘랐지?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잘 먹을게요. 그건 그렇고, 우리들 이제 북쪽으로 갈 건데요」

 손을 움직이면서 미라 씨들에게 예정을 설명.

 드래곤을 타고 사막 위를 날아서, 루나의 고향인 고양이 수인 콜로니에 하루 머물렀다가, 폴카로 가는 여행 예정을 알려준다.

「……그렇게 됐으니까, 음-그게」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야, 나는 무슨 말을 할까, 조금 고민한다.

 질내사정해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받고 싶으면 따라와 주세요?

 아니, 아무리 봐도 요리를 자르면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랄까, 굳이 탈크 밖으로 데려가지 않아도, 질내사정 정도는 여기서 몇 시간 안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잖아.

 어-그럼. 나는 그녀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 아가씨들도 데려 가고 싶나?」

 내가 자른 고기 케이크를 자기 접시에 담은 레이디가 말을 걸어온다.

 나는 고민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모처럼이기도 하고……」

 이 사람 앞에서 그 밖의 다른 이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레이디가 300g은 족히 나갈 듯한 고깃덩이를 두 입만에 먹어치는 걸 보고 속으로 놀라면서, 대체 어떻게 유혹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자, 미라 씨는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트롯은 다크 엘프에게 적대적이지 않아? 디아네 언니나 힐다 언니 같은 무적 캐릭터는 그렇다쳐도, 우리는 많이 힘들 것 같은데」

「무적이라뇨?」

「둘 다, 누구를 상대하든 항상 같은 태도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실력이 있잖아. 우리한테는 그런 실력이 없어서」

 아, 응. 둘 다 무적이긴 하지, 어느 의미로는.

 디아네 씨는 무력, 힐다 씨는 그 의술과 에로로 상대를 압살할 수 있는 전문가다. 다크 엘프를 심하게 차별하는 북방 엘프들도, 감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노르 씨도 아마, 폴카에서 수구적인 엘프와 마주쳐도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존재감이 일반인과는 차원이 다르니까.

 하지만 미라 씨들은 어떨까.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다크 엘프처럼 보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이 폴카에 가서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으-음.

「아니, 오히려 북방 엘프령에 소속된 엘프들의 의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듯하네만. 이몸으로서는 꼭 와주기를 바라네」

 아이리나가, 잘게 자른 고기 케이크를 페넬에게 넘겨받으면서 말한다.

「일찍이 보수파의 늙은이들이 원수처럼 적대했던 트롯의 인간족과도, 아직 어색하기는 해도 우호 관계를 수립할 수 있었다네. 허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지금이야 폴카의 상냥한 주민들이 우리 북방 엘프들의 응석을 받아주고 있지만, 그런 온실 안에만 있으면 엘프족에서도 정점에 위치한 아홉 씨족 백성들의 도량도 더 이상 커지지 않을 테니 말일세. 다크 엘프든 드워프든, 그 어떤 종족이 상대라 해도 신사적으로 대할 수 있어야만, 폴카라는 이상향에 찾아갈 수 있는 자격이 있을 테니」

「그 의식 변화의 시험 대상으로서 미라 씨들을 쓰겠다는 말이야?」

「그녀들이 받아들이면, 말이지. 만약 불쾌한 대우를 받으면, 사양말고 이몸에게 보고해주면 된다네. 아들과 손자, 그 다음 시대에까지 엘프가 폴카의 좋은 이웃으로 남기 위해서는, 엘프들이 폴카에서 다른 종족들을 무시하면서 제멋대로 행동해서는 안되니까」

 엘프령과 교역을 늘리려는 세레스타의 의향과, 그리고 씨족장이라는 최고위 실력자가 대사로 머무르는 점 덕분에, 폴카에서는 엘프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걸 배경 삼아서 다른 종족을 무시하거나 괴롭히면 안 된다.

 폴카에는 크로스보우대의 주둔지도 있고, 또 머지않아 칼윈의 백성도 근처로 이주해 온다. 조만간 틀림없이, 국제색이 풍부한 마을이 될 것이다.

 어떤 이웃과도 사이 좋게 지내는 「매너 좋은 선객」으로 남고 싶다, 라는 아이리나의 바람은, 정말 훌륭하고도 감동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미라 씨들의 입장에서도 얻는 게 많은 제안일 지는 미지수다. 모처럼 먼 길을 찾아왔는데 피해를 받고 폴카에 대한 인식만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거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루키노 씨가 빙긋 웃으면서,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다.

「앗, 진심이야? 가보고 싶어?」

「그러니까, 그나마 친구가 될 수 있을 만큼 다른 종족들에게도 우호적인 엘프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말이잖아?」

「그야 그렇긴 하지만……그 말은 그렇지 않은 녀석들도 존재한다, 는 거 아냐?」

「만약 모든 엘프들이 적대하면서 괴롭힌다면야 굳이 갈 이유가 없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건 전혀 아닌 데다가 엘프들이 일부러 다른 종족과 대등한 장소로 나오는 경우는 정말 드물잖아? 게다가 폴카의 영천이 미용에 매우 좋다는 것도 매력적이고, 그런 관광이라면 가볼 만한 가치가 있어. 무엇보다 우리들은 상인 가문의 딸이니까, 인맥을 넓혀둬서 손해볼 건 없잖아!」

「말이야 그럴 듯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짜로, 걷는 노고도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인데 안 가면 당연히 손해지. 게다가, 거기로 가면 앤디 군도 자주 볼 수 있을 테고」

「아―……으, 응, 맞아」

「그건―……응, 확실히 그러네……」

 셋이서 쑥쓰러운 듯한 눈빛을 주고 받으면서, 나를 흘긋흘긋 바라본다.

 역시 그녀들도 질내사정해주겠다는 약속을 신경쓰고 있었던 것 같다.

 조, 좋아. 어떻게든 카를로스 씨 일가의 사람들 앞에서 그녀들이 먼저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니 눈치는 좀 덜 보이겠네.

「그럼 메이드는 몇 명을 준비할까요?」

「우왓」

 어느새 메이드장이 등 뒤로 다가와 있었다.

 깜짝 놀란 나머지 미리 잘라놓은 고기 케이크를 떨어뜨렸지만, 마이아가 재빨리 몸을 날려서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낸다.

「아, 아니, 메이드는 왜요?」

「아가씨들의 일상 생활 보조와 식사 준비, 호위나 암살, 그리고 스마이슨 님의 하반신 접대까지 뭐든 할 수 있습니다만」

「다른 건 몰라도 호위나 암살은 또 뭐에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훈련으로 그 분야에 특화된 사람도 있으니까요」

 카를로스 씨, 메이드한테 대체 뭘 시키는 겁니까.

「일단 앤디의 하반신 접대는 딱히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안제로스가 경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사실 이 사람들은 원래 그게 목적일 것 같아 보여서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괜히 무슨 말이라도 하면 상황이 더 꼬일 것 같기도 했고.

 그리고 침묵을 지키던 노르 씨가 조금 지긋지긋하다는 듯한 느낌으로 말했다.

「메이드는 따라올 필요없어요. 무엇보다 당신들 저택 안에서만 일하는 걸로 계약했잖아요」

「네. 주제넘은 행동이라는 건 압니다만, 혹시 필요하시지 않을까 해서요」

「그리고 매제 군도 조만간 다시 찾아올 거니까 너무 초조해 하지 말고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내가 다시 돌아와서 그녀들과 난교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입니까. 뭐 나야 좋지만.

 ……일단, 약간 천박한 단어가 나오긴 했지만, 어떻게든 정상적인 대화로 끝나서 다행이다.

 레이디도 「어머나, 메이드들에게도 인기가 많구나」라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잠자코 있어 줘서, 일단은 세이프.

 였었지만.

「그럼 우리 창녀는 몇 명 정도 데려가실 건가요?」

 갑자기 나타난 코스모스가 그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 버린다.

「지금 저더러 창녀를 데려가라고요!?」

 나도 모르게 대답해 버렸다. 방금 전 메이드장이 말했을 때에는 어떻게든 참았지만 결국 휩쓸려 버렸다.

「그야 물론 가는 도중 쌓인 성욕을 해소할 때 쓰셔도 좋고, 암컷 노예분들에게 기술을 가르쳐드릴 수도 있고, 정 뭣하다면 아예 마음에 든 아이를 사서 가져가셔도 괜찮고요♪」

「모두 취미삼아 창녀일을 하는 것뿐이라서 나간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편의상의 표현일 뿐이랍니다」

「뭣이!? 아니, 알겠습니다. 소리 높여서 미안해요. 그렇달까 어째서 그렇게까지 날 따라가려고 하는 겁니까?」

「응후후훗―. 듣고 싶으세요? 말씀 드릴까요?」

「……어쨌든 지금은 식사 중이니까 이 이상 천박한 화제는 그만둡시다」

 깊은 한숨.

 그렇다 해도, 어떻게든 폴카에 가고 싶다면야 거절할 이유도 없다. 건강과 미용에 좋은 온천이 있다, 는 말을 들으면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할 테니까.

「스마이슨 씨라면, 저희 아이들 중 100명 정도 사서 데려가셔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런 말씀을 드린 거랍니다. 알고는 계신가요? 여자 입장에서도 저렇게나 풍요롭고도 안전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섹스 정도야 가끔씩만 할 수 있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답니다? 보통 인간족의 정력을 생각하면 그게 당연하기도 하고요」

「아니, 여자는 이미 넘칠 만큼 많아서, 내 섹스 상대를 위해 창녀를 굳이 데려갈 이유가 없다니까요」

「특히 전에 불러주셨던 아이들은, 모두 또 불러주시길 기대하고 있답니다―」

「나중에 꼭 다시 찾아갈 테니까 그 때 잘 부탁드릴게요」

「앤디……」

 안제로스가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런 말이라도 해야 그나마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잖아.

「코스모스도 정말 변한 게 없군」

「스왈로♪ 당신도 변함 없이 푸짐하네」

「그 여의사의 말에 따르면, 폴카라는 곳에서 이 살들을 어떻게든 할 수 있다던데. 뭐, 조금이라도 빠지면 다행이겠지만」

「그래―. 잘됐으면 좋겠다」

 코스모스와 레이디가 서로 반가워한다.

 나는 고기 케이크를 입에 넣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출발해야겠다, 고 마음을 굳혔다.

 일단 메이드장과 코스모스를 말리긴 했지만, 다른 메이드들과 전에 섹스했던 창녀들이 언제 들이닥쳐서 자기들도 데려가달라고 할 지 모르니까.

「라이라. 마이아. 에마」

「호?」

「왜?」

「말씀하십시오」

「다 먹으면 곧바로 출발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둬」

 내 말을 들은, 세 드래곤이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솔직히 말하면, 창녀나 메이드들을 데려가는 것에 흥미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다음 목적지인 고양이 콜로니에 교배하러 가는 걸 생각하면,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상대를 늘릴 수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녀들을 데려갈 경우 셀렌과 디아네 씨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고민이고. 적어도 그녀들의 허락을 미리 받지 않으면 일이 상당히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고기 케이크는 탈크답다고 해야할지 세레스타답다고 해야할지, 맛도 좋고 양도 많으면서 먹으면 먹을수록 힘이 붙는 듯한 느낌이었다.

 익숙한 돼지고기와 사슴고기, 쇠고기와, 새의 고기로 추측되는 고기도 들어가 있었으며, 뭔가의 내장처럼 보이는 씹는 맛이 색다른 고기도 들어 있다. 크기와 굵기가 모두 다르게 잘린 각 고기들과, 치밀하게 계산된 단맛과 신맛, 약간 쓴맛이 뒤섞인 소스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고 있다.

 또한 먹다가 쉽게 질리지 않도록 향과 씹는 맛을 돋우는 파, 고구마 계열의 야채도 들어가 있어서, 이전에 먹었던 것처럼 어마어마한 수고와 탁월한 요리 감각이 느껴지는 진미로 완성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딱히 미식가가 아닌 나로서는 감히 분석할 엄두조차도 못낼 만큼 섬세하면서도, 방향성은 실로 마초틱하고도 정력적인 요리.

「이 요리에는 어떤 종류의 고기가 쓰여졌나요? 정말 맛있는데……」

「동물 고기는 모두 8종류가 쓰여졌어. 소, 돼지, 사슴, 낙타, 양, 사막 도마뱀에다 타조, 그리고 하나 더 있었는데 뭐였더라」

「아로와나라는 뱀의 고기도 쓰여졌어―」

「뱀?」

「정말 커다란 녀석이지. 성체의 몸은 나와 루키노가 양손을 활짝 펼친 것만큼 길면서도 통나무처럼 굵어」

「커다란 뱀이라……」

 쉽게 상상이 안 되는데.

 등의 생각을 하고 있자, 미라 씨가 어딘가 거북한 듯한 말투로 더 설명해 줬다.

「……코브라야」

「……코브라가 뭔데요?」

「호수나 늪지대, 그리고 쿠이카 주변에 서식하는, 목 주위에 뭐랄까 이런 옷깃 같은 게 달려 있는 뱀. 맹독을 지닌 독사로 유명하지만, 우리 집에 드나드는 식재료 상인이 두고 간 걸 보니까 적당히 요리하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독사라고요……?」

 북쪽에는 독사가 거의 없다보니 나도 모르게 살짝 움츠러든다. 그리고 그런 독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요리에 쓴 시마 씨의 대담함도 대단해 보이고.

「독사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네. 독이 있는 부분만 떼어내면 얼마든지 먹을 수 었으니까. 벌레를 먹는 것과 비교하면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니지」

「그거야 뭐……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북방 엘프의 향토 요리잖아. 명색이 씨족장인데 그걸 그렇게까지 깎아내려도 괜찮은 거야?」

「이몸은 그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네. 특히 다리가 너무 싫더군」

「아이리나 님은 뭐든지 잘 드시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가리는 음식이 꽤 많거든요……」

「아니, 이몸이 정상적인 거라네. 그 옛날 먹을 게 없어서 굶주리던 시절을 기억한답시고 그런 요리를 만들어 먹는 풍습은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네만」

 페넬에게 입가를 닦이던 아이리나가 투덜거린다.

 뭐 향토 요리라고 해서, 그 지방 사람들이 반드시 모두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까. 나도 야생초 요리는 아직까지 잘 못 먹는 편이고.

「그리고 내장도 각 동물의 부위별로 각각 다르게 처리했으니까……전부 합치면 총 40종류의 고기가 들어간 그야말로 고기 축제라고도 할 수 있겠네」

「그렇게나 많이요?」

「솔직히 이걸 만들면서 반은 정신이 나간 상태였었거든」

「……재료는 그렇다쳐도 수고가 너무 많이 들어가다보니 자주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아니군요」

「이거랑 완전히 같은 요리를 다시 만드는 건 어려울거야. 뭐 평소에도 그랬지만」

「시마는 요리할 때 너무 감에만 의지하니까 그런 거야―」

「요리할 때 생각이 너무 많으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없다고!」

「그것도 그렇긴 하지만」

 감만으로 이렇게나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니 시마 씨는 진짜 천재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조금 알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모처럼 좋은 재료를 손에 넣으면, 「이런 좋은 재료는 그 맛을 이렇게 살려야 한다」라는 직감을, 요리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테니까.

「그리고 이번 요리는 정력을 보충하는 요리로 방향을 정하고서 만든 것이기도 하고」

「……정력을 보충하는 요리?」

「아, 맞다맞다. 사실 이건, 앤디 군 전용 요리의 시작품으로 만든 거였어」

「나 전용이라고요!?」

「왜냐면 정력을 보충한답시고 간만 먹는 건 괴롭다고 했었잖아」

「그거야……확실히 그렇긴 하죠」

「먹어서 정력이 붙는 건, 간뿐만이 아니니까. 식재료도 무엇을 어떻게 조합하고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그 맛과 영양이 천차만별인 데다가, 맛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도 나름 연구를 해왔거든. 그러니까 우리는, 정력 보충이 목적인 요리라도, 그걸 만들어 먹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

「우리라기보다는 주로 시마지만」

「뭐야, 나 혼자서만 의욕에 넘쳐서 만든 걸로 하고 싶은 거야!? 딱히 그래도 상관 없는데-!? 이걸 나 혼자 만든 걸로 하면 앤디 군이 나만 더 사랑해 줄 테니까-!」

「네이네이. 사실은 셋이서 만든 거야」

 어째선지 요리면에서는 시마 씨가 가장 유능하지만 셋 사이에서는 막내 같은 취급이다.

 뭐, 오랫동안 함께 행동하다보니 역할 분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겠지만.

「……자, 잠깐만요, 시마 씨. 방금 그 말은 이걸 먹으면 남자든 여자든 할 것 없이 모두 정력이 강해진다는 건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시마 씨가 데헷, 웃으면서 얼버무린다.

 아니 이건 진짜 위험한데. 내 정력이 강해지는 건 그렇다쳐도 여자들까지 정력이 강해지면 내가 훨씬 불리해진다.

「……왜냐면 그게, 이것도 시작품이니까. 맛이 어떤지 맛만 살짝 볼 생각이었는데. 그런 효과도 있더라고」

「이대로라면 전쟁이 벌어지겠네요……」

「뭐 설령 그렇다 해도, 앤디 군이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여자가 음란한 건 오히려 환영이잖아?」

「그야 그렇긴 합니다만 앞으로 가게 될 곳이 문제라서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참 답답하다.

 이대로 가면 고양이 콜로니로 출발하기도 전에, 이 요리를 먹고 달아오른 여자들을 한 번 범해야 할 지도 모른다.

 아니, 뭐 나야 언제든 환영이지만. 그래도 출발이 늦어지면 고양이 수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라이라! 마이아! 에마!」

「호. 알고 있다」

「서두르면 저녁까지는 도착할 거다」

「그 콜로니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대한 빨리 날겠습니다」

 셋이 옷을 벗은 다음 각자 포즈를 취하면서 드래곤체로 변신.

「모두, 지금 출발할 겁니다!」

「앗, 벌써?」

「참 바쁘구만」

 느긋하게 요리를 즐기던 글로리아 씨와 레이디가 당황하면서, 고기 케이크 조각을 입에 밀어넣는다. 그리고는 메이드들이 넘겨준 포도주와 함께 삼킨다.

「루나, 갈라티아 못 봤어? 어디로 갔는지 아니?」

「조금 전에 저쪽으로 가는 걸 봤다」

「데려와 줘. 나는 베아트리스를 찾을게」

「베아트리스는 제가 찾을게요」

「그 둘도 참, 잠깐 시선을 돌리면 금방 사라져 버리네」

 안제로스가 루나, 네이아가 갈라티아와 베아트리스를 찾으러 흩어진다. 갈라티아야 대륙의, 게다가 어마어마한 갑부의 저택에 찾아오는 게 처음이다보니 그렇다 쳐도, 베아트리스는 참 곤란한 녀석이다.

「그럼―. ……저도 따라가도 괜찮은 거죠?」

「……뭐 폴카 관광이 목적이라면야 굳이 거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코스모스 양이 내 곁으로 도도도 다가와서는, 활짝 웃으면서 내 손에 깍지를 낀다.

「탈크로 돌아오기 전까지 전속 창녀로서 최선을 다할 테니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코스모스 양도 폴카가 마음에 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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