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94화 (95/100)

「갈라티아. ……너, 내 아이를 임신하고 싶어?」

「…………」

「지금이라면 아직 임신하기 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내 앞에 네 에로한 몸이 나타나면, 확실히 임신할 때까지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아. 아니, 아마 임신하든 말든 상관없이 계속 범하겠지」

「……그, 그러겠지, 당신이라면……확실히」

「네가 임신할 때까지……내 자지로 네 보지 안을 하루도 빠짐없이 비비면서, 쾌락으로 흐물흐물해진 채로 보지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정액투성이가 되는 매일을 보내게 될 거야. 아니 정액 냄새가 안 날 때가 오히려 드물어지겠지. 가슴도 하루의 절반은 드러낸 채로 내게 희롱당할 테고. 그리고 엉덩이 구멍에도 내 자지의 맛을 철저히 새겨줄 거야」

「……」

「그야말로 속옷을 입는 것 자체가 귀찮아지는 것 같은 생활을 할 거야. 그런……그야말로 바보나 다름없는 에로한 생활이, 하고 싶어?」

 ……음. 어라?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내 아이를 임신할 만큼의 각오가 되지 않았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같은 말을 하려고 했는데, 실제로는 오로지 쾌락으로 가득 찬 생활을 상상하게 만드는 말을 해 버렸다.

 그리고, 그 말을 들으면서 보지를 계속 애무당하던 갈라티아는 어떠냐면……도저히, 냉정하다고는 할 수 없는 표정.

 물론 그녀는 에로한 것에 흥미를 가질 만큼 젊은 데다가, 지저분하고 거친 해적들의 세계에 싫증난 시골 처녀이기도 하다. 오늘 처음 알게 된 섹스에 대해서 나쁜 인상이 없다면, 그야말로 쾌락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나날로의 유혹으로만 들리겠지.

 무엇보다, 이 윤리가 붕괴된 알몸 세계에서, 그녀를 멈추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솔직히 이런 말을 들어도, 그녀가 거부하지 않을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하고 싶어」

 작게 중얼거리는 갈라티아.

 얼굴은 새빨갛다. 햇볕에 그을려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그런 갈라티아의 얼굴을 본 베아트리스도 왠지 화가 난 듯하다. 자기보다 신참에게 대항 의식을 느낀 걸까.

「이, 이런 녀석보다 내 쪽이 훨씬 쉽게 임신할 거야!」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데?」

「아까운 정액을, 그냥 낭비하면 안 돼……그러니까, 정액을 입에다 낭비하지 말고, 내 거기에……」

「네가 에로에 적극적이 된 건 나로서도 정말 기쁘지만, 다른 아이가 행복해할 때 방해하면 안 돼. 그러면 암컷 노예에서 내쫓아 버릴 거야」

「엣, 그건 싫어……」

 자기가 노예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풀이 죽어버리는 소녀. 그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도착적이고도, 어두운 쾌락을 느껴 버린다.

 그 쾌락이 발단이 됐는지, 나는 일사불란하게 자지를 계속 핥고 빨던 에마의 입 안에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되어 버렸다.

「아……이런, 쌀 것 같아……」

「주인님. ……그럼, 제 질로 받아도 괜찮을까요」

「나, 나야 어느 쪽이든 좋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 있겠어?」

「정자들도 마셔져서 영양소로 흡수당하는 것보다는, 자궁을 가득 채우는 쪽이 더 보람 있을 테니까요」

 에마가 뺨을 붉히면서 그런 말을 한다. 공주님과 다름없는 미모와는 수준이 현격하게 다른 그녀의 말을 듣자 그것만으로도 하마터면 싸 버릴 뻔했지만, 어떻게든 입술을 깨물면서 견뎌냈다.

「좋아. ……에마, 엉덩이 들어」

「네……♪」

 에마가 기꺼이 모래에 손을 짚고는 엉덩이를 내게 내민다.

 양쪽의 갈라티아와 베아트리스가 침을 꿀꺽 삼키는 가운데, 나는 에마가 내민 엉덩이 사이의 보지에, 자지를 맞추고 밀어넣……기 전에 사정을 시작해 버렸다.

「읏……이, 이런……」

 머리가 쾌락으로 흐려졌지만, 어떻게든 정신을 집중해서 정액을 기세좋게 내뿜기 시작한 자지를 에마의 보지에 어떻게든 밀어넣는다.

 부자연스러운 행위와, 부자연스러운 사정.

 하지만, 정액을 내뿜는 자지를 보지에 어떻게든 박아넣는 행위는, 그것만으로도 묘하게 흥분된다.

「앙, 주인님……♪」

「아까워라 ……」

「아, 아직도 그렇게나 나오다니……」

 삽입당하기도 전에 싸 버렸지만 삽입당한 것만으로도 기쁜 듯한 에마와, 모래 위로 헛되이 흩뿌려지는 정액을 아까워 하는 베아트리스와, 그리고 사정량에 놀라는 갈라티아.

 셋 다 각각 방식은 다르지만, 에로에 적응해가는 것 같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암컷 노예들의 음란한 해수욕은 「추워지기 전에」 끝나게 되었다.

「밤에는 파랄로 가자. 붉은 고래섬에서는 맛도 별로고 투박한 해적 요리 말고는 먹을 게 없거든. 음식이라면 파랄이 훨씬 낫지. 어차피 드래곤을 타면 금방 날아갈 수 있잖아?」

「뭐랄까 드래곤의 이동력 덕을 가장 많이 보는 건 갈라티아인 거 같네……」

「그, 그럼 안 돼?」

「아니, 아무래도 좋지만」

 바다의 시골 출신이라서 드래곤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가를 뼈저리게 느낀 걸까, 아니면 젊어서 사고가 유연한 걸까.

 나도 라이라의 속도에는 감동했지만, 이렇게까지 기뻐하면서 활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드래곤을 타면 쉽고도 빠르게 갈 수 있다」라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던 건, 웬만한 볼일은 걸어가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려나……」

「호. 주인님은 군인이니만큼, 사정상 그리 간단히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만」

「그럴지도 모르겠네」

 나중에 디아네 씨를 찾아가면 어떻게 할 지 물어봐야지.

 ……퇴역하면, 드래곤을 탄 여행도 부담없이 할 수 있겠구나.

 모두와 함께 온 가족이 이동하는 여행도 재미있겠지만, 드래곤과 둘이서만 하는 방랑 여행 같은 것도, 언젠가는 해 보고 싶다.

 드래곤을 타고 라팔 제도의 수도 파랄에 간다.

 비록 국토 면적은 작지만 어업과 무역이 매우 발달했고 수많은 종족들이 어울려 살고 있기에, 어떻게 보면 세레스타의 웬만한 도시보다도 더 개방적일 지도 모른다.

 물론 그만큼 질 나쁜 놈들도 많지만, 우리들이야 딱히 무서워할 이유도 없고.

「이왕이면 맛있는 술이 있는 술집으로 갔으면 좋겠다만」

「바나나 말고도 달콤한 과일이 엄청 많다는데 진짜일까나?」

「주인님, 이 치장은 역시 조금 이상할까요? 방금 전부터 묘한 시선이 느껴집니다만……」

 애시당초 드래곤이 3마리나 있는데 불량배 몇 명 따위로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랄까, 조금 전부터 몇몇 놈들이 페넬이나 글로리아 씨에게 손을 대려다가 에마나 라이라에게 붙잡힌 다음 골목 안으로 끌려들어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더욱 확실하다.

「에마의 경우에는, 아마 옷을 너무 많이 껴입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게다가 이 근처에서는 긴 옷을 거의 입지 않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정말 그러네요」

「날씨가 워낙 쪄죽을 것처럼 더우니까」

 드래곤은 원래부터 더위나 추위에 매우 강하다.

 그래서 라이라처럼 대범한 드래곤은 어딜 가든 옷감을 적당히 감거나(그런데도 뭔가 유서 있는 옷처럼 보인다는 게 참 재미있다) 아예 안 입는 경우가 많지만, 옷을 입든 안 입든 본인에게는 딱히 문제가 없다.

 하지만, 라이라의 경우에는 「뭘 입든 신경쓰지 않는 미녀」로 넘어간다 쳐도, 에마처럼 화려한 옷, 특히 북방의 복식대로 여러 겹 껴입는 옷은 위화감이 매우 크다. 안 더운 걸까 에서부터, 뭔가 축제가 벌어지는 걸까 라거나, 어디의 부잣집 따님일까 등등, 왜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기분도 알 것 같다.

「차라리 이몸처럼 때와 장소에 맞춰서 갈아입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이리나는 적응이 빠르……다기 보다는, 애시당초 다양한 기후를 대비해서 옷을 미리 준비해뒀는지, 북쪽에서는 따뜻해보이는 로브를 입고, 남쪽으로 온 이후에는 다리나 팔이 드러나는 활동적인 미니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보통은 씨족장 같은 귀인이 지금의 아이리나 같은 옷을 입으면 「품위없다, 천박하다」라고 흉보겠지만, 뭐 이미 내 암컷 노예임을 증명하는 목걸이를 걸고 있는 시점에서는 품위고 뭐고 신경쓸 이유가 없다. 게다가 겉모습이 워낙 어리다보니, 노출이 조금 심한 옷을 입어도 성적인 분위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그리고 엘프들의 노출에 관한 관념도 인간이나 다른 종족과 비교하면 색다른 부분이 있기도 하고. 예를 들어서, 「여자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천박하다」고 비난하는 트롯의 관념과 북방 숲의 관념은 확실히 다르다. 그런 경우도 대비해서 옷을 다양하게 준비해 왔겠지.

「허나, 갈아입을 옷은 달리 가져오지 않았습니다만……」

「에마가 입을 옷 정도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을 테니 괜찮아. 라이라, 뭔가 여기 돈으로 바꿀 만한 거 있어?」

「호. 보석이나 귀금속이야 항상 갖고 있긴 하다만, 어떻게 바꿀 생각인가?」

「확실히 갈라티아가 이전에 소개해준 상인이 있었던 거 같은데……갈라티아?」

「아, 헤더 씨에게 부탁하면 간단할 거야. 아빠랑 잘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에마가 입을 옷값(과 오늘 저녁식사 비용)을 위해서 라이라가 갖고 있는 보물을 조금 쓰려고 했을 때, 글로리아 씨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모처럼이니, 내 그림을 팔아보는 건 어때? 여기서도 통할지는 미지수지만」

「그림?」

「응. 에로는 만국 공통어라고 생각하거든」

 글로리아 씨가 자신의 짐에서 꺼낸 그림 하나를 펼친다.

 그건……얼굴과 머리카락, 피부색 등은 조금씩 달랐지만, 분위기로는 노르 씨처럼 생각되는 알몸의 여성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노르 씨가 울창한 숲 안의 연못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상상했는지, 신비로운 분위기로 그려진 그 그림은, 확실히 어디서든 잘 팔릴 것 같았다.

「이거, 노르 씨인가요?」

「오, 잘도 알아맞혔네. 얼굴이나 피부색은 다르게 표현했는데도 말이지」

「글로리아 씨의 솜씨가 워낙 훌륭하다보니, 비록 얼굴이나 피부색이 달라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앙- 너무 띄워주는 거 아냐?」

 왠지 묘하게 부끄러운 듯한 글로리아 씨. 누굴 그린 건지 제대로 맞춘 데다가 솜씨가 훌륭하다는 말을 들어서 기쁜 걸까.

 ……한편에서는 갈라티아가 곤혹스러워 한다.

「이, 이런 그림을 누구한테 들고 가라고?」

「그냥 그 상인에게 갖고 가면 되는 거 아냐?」

「헤더 씨도 금은이나 보석은 잘 알지만, 이런 건 감정해본 적이 없을 텐데. 애시당초 환전상이라서, 평소에도 거래폭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고」

「뭐, 전문가가 아니라면야 미술품의 가치를 알아보기 힘들고, 제값을 받기도 어렵지……어쩔 수 없네」

 글로리아 씨가 쓴웃음을 짓는다. 어느 정도는 손해봐도 어쩔 수 없다, 라는 느낌이다.

 그때 힐다 씨가 손뼉을 쳤다.

「그럼 차라리 거리에서 대대적으로 경매를 벌이는 건 어떨까나?」

「겨, 경매라니!? 누가 나서서?」

「누구긴? 이래뵈도 나, 상인 가문의 아가씨란다? 경매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아니 그거 여자의 알몸 그림인데!?」

 갈라티아야 「지금 제정신이냐?」라는 반응이었지만, 우리 일행은 힐다 씨가 그런 건 이미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나, 사실 경매보다도 자기 여동생의 알몸 그림을 팔아치우려는 힐다 씨가 훨씬 무서운데」

「하지만 노르 씨도 에로에 대해서만큼은 저런 느낌이니까……」

「피부색이 이렇게나 다르면 그야말로 다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흰색 엘프 중에서 가슴이 이렇게까지 큰 여자도 거의 없긴 하지만요」

 안제로스와 오로라도 각자 쓴웃음을 짓는다.

「좋잖아. 가슴은 어디까지나 리얼보다 드림! 인 데다, 창작은 관객을 위해서 존재하니까!」

 뭐 글로리아 씨 자신의 창작 관념이 그렇다면야 다른 사람이 이러니저러니 떠드는 것도 실례지. 사막의 아이돌이자 보석나비 답게, 스타일이 환상적이긴 하지만 딱히 부자연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럼, 여기 광장의 상인들과 교섭을 해볼까요? 그냥 했다가는 역시 트집을 잡힐 지도 모르니까☆」

「잠깐……진짜 하려고……?」

 갈라티아는 미묘하게 내키지 않는 듯했지만, 즐거워보이는 힐다 씨가 근처의 상인에게 말을 걸러 가자 당황하면서 뒤쫓는다.

 그리고.

「네 여러분, 이번 경매품은 세레스타의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여성의 알몸 그림이랍니다-. 이렇게나 가슴이 큰 흰색 엘프가 과연 진짜로 존재한단 말인가! 라고 의심하시는 신사 여러분, 사실 이보다도 가슴이 더 큰 흰색 엘프도 있답니다―. 저랑 친한 아이거든요. 어쨌든 그 아이도 엄청 음란하지만, 지금은 중요한 게 아니니까 넘어갈게용. 이 아이도 저랑 친한데 분위기만 좋으면 생각보다 쉽게 벗어 버리는 아이랍니다아―☆ 이번에 세레스타에서도 유명한 인기 화가가 심혈을 기울여 그린 이 한 폭, 일단 1000닢부터 시작할게요옹. 인쇄된 양산품이 아니라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다시 손에 넣기는 불가능할 겁니다앙―☆」

 힐다 씨가 백의를 벗고는, 옷매무새를 조금 섹시한 느낌으로 고친 다음 광장에 설치된 단상 위로 올라간다.

 갈라티아(랄까 붉은 고래섬 해적단)의 소개와 힐다 씨 자신의 엄청난 붙임성, 그리고 글로리아 씨의 그림을 본 광장의 상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힐다 씨의 경매에 협력해 줬다.

 비록 해가 저물어서 많이 어두워지긴 했지만 힐다 씨가 그림이 잘 보이도록 마법의 빛공을 다수 만들어서 띄우자 오히려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장은 그림의 가치를 알아본 변태 신사 다수와 그냥 구경만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발 디딜 틈도 없게 되어 버렸다.

「1100!」

「1200!」

「2000이다!」

「이자식이……2100!」

「2200!」

「2500낸다」

「3000! 등신대 크기에 저 정도로 선명하다니, 이 퀄리티면 3천도 싼 거지」

「3200!」

「3250」

「에잇, 5000!」

「헉, 제정신인가……」

「네- 멋져요☆ 5000 나왔습니다―☆ 더 없으신가요오-? 그럼 5000으로 결정?」

「5200은 어떠냐」

「5, 5300!」

「제기랄, 이번 상행의 이익을 전부 쏟아붓는다! 6000!」

 ………….

「으랏차! 이걸로 이 그림은 내 거다!」

 그리고.

 결국 금화 8000닢에 그림을 사간 사람은, 광장의 상인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아까 힐다 씨가 「이 그림을 경매에 붙이고 싶은데요☆」라고 광장의 상인들과 교섭하던 단계에서, 그 그림의 매력에 빠져 버린 것 같다.

「굉장해……이렇게까지 비싸게 팔릴 줄은 몰랐는데」

「힐다에게 맡긴 것이 정답이었네. 내 예상에는 2000 정도에 낙찰될 거 같았거든」

 글로리아 씨가 쓰게 웃는다.

「저렇게나 아름다운 그림이 겨우 2천 닢이라고요?」

「저런 에로 그림은 의외로, 최저가가 높은 편이지만 최고가도 낮은 편이야. 물론 예술성을 인정받는다면야 가격이 밑도 끝도 없이 올라가지만. 에로 그림은 그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의 부가 가치를 인정받기는 해도, 진짜 부자들은 저질 대용품이라면서 별로 선호하지 않거든. 뭐, 부자들이야 비슷한 그림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그려도……다른 화가들의 그림보다 훨씬 비싸게 팔기는 어렵지」

「뭔가 참 어렵네요……」

「예술이라는 게 다 그래.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아름다운 것뿐만이 아니라, 참신함이라거나 작품에 담긴 의미라거나 어떤 기교가 들어가 있나 등등, 그런 것들도 필요하거든. 가슴이나 보지를 실감나게, 에로하게 그리는 것만으로는, 그런 평가를 받기가 참 어려워. 뭐, 한 번 명성을 얻고 나면 무슨 그림을 그려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장점도 있긴 하지만」

「그럼, 알몸 그림이 전문인 글로리아 씨는, 그런 예술 작품쪽에는 관심이 없나요?」

「아니, 그건 아냐. 나는 돈이 필요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과 예술 활동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 뭐, 나도 생계를 위해서 그림을 그려온 만큼 상업 예술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돈이 벌리지 않더라도 그저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기 위해 그림을 그린 적도 많거든」

 글로리아 씨가 왠지 아쉬운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낙찰된 상인에게 넘겨지는 자기 작품을 응시하면서 말한다.

 어쨌든, 글로리아 씨와 힐다 씨 덕분에 저녁 식사 비용과 에마의 옷값으로 쓰고도 남을 돈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가까운 헌옷가게에서 에마가 입을 옷을 찾아본다.

「나랑 비슷한 걸 입으면 가난해 보일 테니까―……색이나 질감이 괜찮은 게 있을 텐데」

 갈라티아가 알몸의 에마에게 다양한 옷을 대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딱히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 것 같다.

「……거기 아가씨들. 저 남자가 다 보고 있는데, 정말 괜찮은 거니?」

 헌옷가게 아주머니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가리킨다.

 여자가 알몸으로 다양한 옷을 맞춰보고 있는데, 남자인 내가 옆에서 구경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 듯하다.

 하지만.

「아뇨 괜찮습니다. 이 분은 제 주인님이거든요」

「……뭐야, 노예였나」

「네. 저도 이왕이면 주인님의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싶으니까요」

「노예치고는 정말 아름답네. 교육도 잘 되어 있고. 이런 노예를 대체 어디서 산 거지? 당신같이 젊고 허름한 남자와는 전혀 안 어울리는데?」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는 아주머니. 일단 라팔에서는 노예제를 옹호도 금지도 하지 않는다지만, 대륙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노예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뭐 국제적인 무역 거점이라서, 다른 노예제 국가에서 노예를 사려는 고객도 많이 찾아온다고도 하고.

 그 덕에, 대화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산 게 아닌데요……」

「노예인데도?」

「굳이 말하자면, 싸워서 얻었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그렇게는 도저히 안 보이는데. 당신, 그렇게 강해?」

「특정 상황에서는요」

「……?」

 자세히 설명할 이유도 없는 데다가, 너무 강하게 부정하면 에마가 발끈해서 일이 귀찮아질 것 같아서, 부드러운 말투로 적당히 얼버무린다.

 ……뭐, 내 잘못도 아니니까 괜찮겠지.

「이건 어때요?」

「오오. 멋지구만, 마음에 들어. 이렇게 보니까 거친 느낌도 잘 어울리는데」

「이건 너무 칠칠치 못해 보입니다만……」

「아니 그게 아니라,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지금까지는 어울리지 않게 호위하는 공주님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여전사 같은 느낌이랄까나」

「저야 잘 모르겠습니다만……마음에 드셨다면 기꺼이 입도록 하겠습니다」

 에마가 헌옷가게에서 고른 옷은, 갈라티아의 평상복과 비슷한 타입의 관두의였지만, 에마의 꼼꼼한 옷맵시와 시원하고도 늠름한 분위기, 그리고 은빛 머리카락을 돋보이도록 파란색과 녹색 위주로 맞춰서 그런지, 지금까지 입었던 크리스탈·팰리스에서 제작된 화려하고도 복잡한 민속 의상보다도 더 자연스러우면서, 소녀다운 싱그러움과 해양 국가다운 약동감이 느껴진다.

 드래곤다운 기품과 패기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고귀한 인상이 다소 강하긴 했지만, 그것도 허용 범위 안이다.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달까, 아니면 옷이 주인의 아름다움을 오히려 가린달까……옷가게로서는 기쁘면서도 무서운 손님이로구나」

 헌옷가게의 아주머니가 그렇게 칭찬한다.

「이런 노예를 어디서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더 얻는 건 힘들 거야. 소중히 여기렴」

「그야 당연하죠」

 결국 「노예」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아도 이야기가 잘 풀려서, 굳이 오해를 바로잡지 않고 내버려둔다. 암컷 노예(예정)이긴 하지만, 당신이 생각해와는 조금 다릅니다.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다르다구요.

「……오래도록 소중히 여겨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바쳐 섬기겠습니다」

 에마도 에마대로 아주머니의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아주머니의 오해 여부를 아는지 모르지는 제쳐두고), 뺨을 붉히면서 그렇게 다짐한다.

 저녁 식사는 파랄의 술집에서 매우 호화롭게.

 랄까, 우리 일행들이 술집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 흑심을 품은 남자들이 가장자리에 앉은 페넬과 네이아에게 술을 권해 온다. 남방인 이곳에서는 피부가 하얀 미녀가 드물다보니 더욱 눈에 띈 것 같다.

「저, 저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만」

「저도 술은 딱히……」

 페넬도 네이아도 술을 그다지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물론 전혀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나나 암컷 노예 동료들끼리만 있을 때 등등,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취할 정도로까지는 마시지 않는다. 처음 보는 남자들이 들이대니까 경계심도 강해졌겠지.

 아니, 안전 문제는 디아네 씨와 라이라에게 모두 맡겨 버리는 내가 경계심이 너무 약한 걸지도 모르지만.

「정말이지, 여기 남자들도 참 답이 없구만. 주변에 아름다운 여자가 그렇게나 없나? 아름다운 여자들이 모여 있다고 이렇게나 들이대다니 말일세」

「에이 그건 아니지. 그냥 처음 보는 미녀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와서 저러는 거 같은데」

「한두 명이라면야 이해할 수 있지만, 열 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다니면 보통은 무슨 이유 때문에 같이 다닌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그것도 고려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들이대는 것도 잘못된 것 같네만」

 아이리나가 그 말과 함께 술을 꿀꺽꿀꺽 들이키자, 술집 주인이 당황하면서도 어이없어 한다. 아마 어린애에게 얕보였다고 생각했겠지.

「어, 어이 잠깐, 어린애가 술을 그렇게 들이키면 안 되잖아. 죽을지도 모른다고」

「안 죽는다네. 이몸의 나이가 몇쯤 되어보이길래 그러나?」

「……10이나 11 정도?」

「아무리 그래도 앞에 2는 붙여 줘야지! 사실은 154라네!」

 오히려 대륙에 있었을 때보다도 어려보인 모양이다. 피부가 너무 깨끗해서 그러려나.

 어디든 아이는 피부가 깨끗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거칠어진다. 거센 바닷바람과 뜨거운 햇빛으로 피부가 쉽게 거칠어지는 여기 사람의 눈에, 엘프인 데다가 북방 숲과 폴카의 영천으로 피부를 갈고 닦은 아이리나는 그야말로 어린애처럼 보이겠지.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엘프도 어른이 될 때까지는 인간과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파랄에 엘프가 적다고는 해도 그 정도는 안다고」

「이몸처럼 전혀 자라지 않은 채로 멈추는 경우도 있다네! 인간들 중에도 키가 작은 사람은 있잖나!」

「그런 말을 들어도……」

「이, 이 분은 확실히 154세 맞으십니다. 저보다 나이가 3배 많으시거든요」

 들러붙던 남자를 겨우 뿌리친 페넬이 변호한다.

 그러자 아이리나와 주인장이 동시에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나이가 3배 많다는 말을 직접 들으니까 기분이 좀 그렇군……」

「이렇게 젊어보이는 아가씨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점주는 겉보기에는 40살을 조금 넘었을 듯한 느낌. 앞서 말한 거친 바닷바람과 뜨거운 햇빛을 받아야 하는 바닷가 생활 때문에, 실제보다도 나이가 더 많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역시 페넬이 우리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하다는 건, 지금도 전혀 믿기지 않는다. 아이리나나 나리스처럼 100살이 넘어야 조금 믿을까 말까?

「호. 덧붙여서 이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건 거기의 다크 엘프다」

 라이라가 페넬에게 들라붙던 헌팅남을 약삭빠르게 압박해서 사게 한 술을 마시면서, 힐다 씨를 가리킨다.

 그러자 안제로스들과 한창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던 힐다 씨가, 라이라의 말을 듣자마자 한쪽 귀를 쫑긋 움직였다.

 ……우와, 저렇게 움직일 수도 있구나. 엘프가 누군가를 가리키듯이 귀를 움직이는 건 처음 봤다.

「……라-이-라-쨔앙?」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너무 과잉 반응하는 거 아닌가?」

「정말이지-! 그런 화제는 알아서 방향을 바꾸는 게 매너잖아! 큰 실례라구용!」

「나로서는 나이에 그렇게까지 얽매이는 여자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만」

 자기보다 키가 훨씬 큰 라이라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는 힐다 씨. 라이라는 역시 드래곤답게, 어깨를 두드려지면서도 술잔에서는 술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뭐 구체적인 숫자까지는 말 안했으니 괜찮지 않나?」

「……480살이야」

「설마 직접 말을 줄은 몰랐다만」

「더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거든용☆」

 결국에는 주인도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이 되었다.

「……이거 무례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당신들 대체 누구야. 아무리 봐도 단순한 여행자는 전혀 아닌 거 같은데, 필요하다면 내가 단골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도록 하지. 사고라도 벌어지면 큰일날 거 같으니까」

「응―, 그냥 단순한 여행자라기에는 어폐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딱히 어딘가의 거상이나 고관도 아니니까 딱히 신경써 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는 안 보이겠지만 저 아이들 에이스 나이트라서, 우리들의 몸은 지킬 수 있으니까용☆」

「그렇군. ……잠깐, 에이스 나이트라고? 세레스타 해군이냐?」

「해군은 아니에요. 랄까 세레스타에서는, 군에서 불명예 제대해도 에이스 나이트 칭호는 박탈당하지 않잖아? 한 번 통과하면 평생 에이스 나이트니까☆」

「해군도 아닌 세레스타 군인놈들이 왜 이런 곳까지 와서……아니, 실례했군. 이런 건 캐묻지 않는 게 미덕이지」

「우리 프라이버시를 꽤나 존중해주네」

「그게 파랄의 룰이니까. 아니, 생활의 지혜랄까. ……바다 저 너머에 뭐가 있든 말든, 모른다거나 이해가 안된다고 해서 일일히 따지고 캐묻는 녀석은 대부분 끝이 안 좋았거든. 여기에는 알려지고 싶지 않은 과거를 바다에 버리고 온 놈들도 드물지 않아. 살아 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과거는 과거일 뿐.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지」

「과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당신처럼 생각한다면 참 평화로워질 것 같은데」

「모르거나 이해가 안 되는 일에는 얽히지 않는 것이 현명하기도하고, 지금 나쁜 짓을 해도 내일이 되면 사정이 바뀌어서 없었던 일처럼 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

「그것도 그렇긴 하지만. 자기랑 별 관련도 없는 일을 괜히 신경써서 건드리다가 싸우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만큼, 그것만으로도 다른 사람과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어쨌든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당신들이 누구든 뭘 하든 딱히 파고들 생각은 없어. ……컵 비었는데, 한 잔 더 어때?」

「좋아요. 아, 되도록이면 파랄의 특산술이었으면 좋겠는데☆」

「알았다. 이건 「로빈슨즈 5」라고 하는데, 한 번 마셔봐. 마음에 들 걸」

「5는 무슨 의미야?」

「숙성된 년수. 내년이 되면 6으로 올라가겠지. 그나저나 다른 곳에서는 숙성된 년수를 안 세 보지?」

「그럴지도. 엄청난 부자가 아닌 이상 이렇게 오랫동안 숙성시킨 술을 찾아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그런 걸 보면 대륙도 여기보다 나은 건지 엉성한 건지 참 모르겠단 말이야. 자, 한 잔 더」

 힐다 씨가 점주에게 추천받은 술을 맛있게 들이킨다. 좋겠다. 나도 맛보고는 싶었지만 양쪽에 자리잡은 베아트리스와 갈라티아의 사이를 중재하기 바빠서 취하고 싶어도 취할 수가 없었다.

「나, 고향, 용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우우∼……에, 에이스 나이트, 똑같이! 강하다!」

 어째선지, 지금까지는 꿋꿋하게 칼윈어로만 말을 하던 베아트리스가, 갈라티아에게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기 위해서 북서어로 더듬더듬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체는 장하고도 응원할 만하지만, 결국 싸움을 거는 것이나 다름 없었으므로, 그 말을 번역해주는 것도 그저 무시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과적으로는 조마조마하면서도 서로 직접 물어뜯지 않도록 둘 사이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 강해, 고향, 제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 위!」

「위?」

「위!」

「……천장 밖에 없는데」

「우우웃-!」

 갈라티아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만 떠들던 녀석이 서투른 말씨로 이상한 말을 열심히 떠들어대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곤란한 듯하다. 섹스할 때에는 왠지 모르게 「이녀석은 나를 방해하고 싶은 것 같다」는 걸 행동으로 서로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내 반응을 보고 알아차린 것 같기도 하지만), 직접 말을 걸어오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면 대답도 하기 어렵다.

 그리고 베아트리스가 주장하는 말들은, 애시당초 그 의미가 확실히 전해져도 원래 반응이 곤란한 것들 뿐이었다.

「……아, 진짜! 나는 여기 말을 못하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그렇게 전해줘!」

「아니, 베아트리스. 여기서는 네가 이방인이잖아. 확실하게 말해두지 않으면 앞으로도 불편할 텐데?」

「우우웃-!」

「어서」

「……나, 나는, 용사, 에이스 나이트와, 똑같이, 강하다, 훨씬!」

「…………베아트리스」

 바닷물로 뻣뻣해진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제대로 공부해야겠는데」

「저, 전해지지 않았어?」

「전혀」

 아마 「나는 용사이며 에이스 나이트와 같은 정도로 강하니까 너 따위보다도 훨씬 훌륭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겠지만, 역시 형편없었다.

 갈라티아는 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렇달까, 갈라티아에게 칼윈어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베아트리스는 북서어 생활권에서 어느 정도 생활했기 때문인지, 갈라티아가 하는 말을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을 배우려고 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막상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게 안타깝겠지.

「그럼 제대로 된 말을 가르쳐 줘!」

「들은 걸 그대로 반복하기만 하면 금방 잊어버릴 거야. 지금 듣고 배운 말을 머릿속에 확실히 새기고, 다른 사람이 하는 표현이나 말을 잘 기억해두렴. 그리고 스스로 반복하면서 그 의미를 확실히 파악해야 해. 그 결과 제대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때 말하면 되지」

「시, 심술쟁이!」

「게다가 만약 네 생각대로 말한다 해도, 그건 사실이 아냐. 내 암컷 노예는 강하다거나 원래 신분이 높다고 해서 서열이 높아지는 게 아니니까」

「우……」

「이왕이면 다른 걸로 갈라티아와 겨루는 게 어때? 에로 테크닉이나, 요리나 재봉 같은 걸로 말이지. 그걸로 개인적으로 승부해서 이기는 건 금지하지 않겠어. 아니 오히려 권장하고 싶군」

「그런 건……」

「할 수 없다는 말만 하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걸 할 수 없을 거야」

 베아트리스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는다.

「확실히 스스로 말하려고 한 것은 훌륭해. 너는 지금, 2가지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건 정말 대단한 거지. 물론 내용은 제쳐두고. ……베아트리스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라고 모두 믿고 있으니까, 힘내렴」

「……우우」

「단순한 대장장이의 아들인 나도 네가 쓰던 언어로 말할 수 있는데, 용사인 네가 우리가 쓰는 언어로 말할 수 없을 리가 없잖아? 그렇지?」

「……그런 말은, 치사해」

「요리도 재봉도 마찬가지. 너라면 능숙하게 할 수 있을 거야. 갈라티아보다 잘 하게 돼서, 이겨보렴」

 이겼다고 해서 암컷 노예로서 서열이 오르는 건 전혀 아니지만,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을 갈고닦는 건 분명히 좋은 현상이다. 안제로스와 오로라처럼 서로 경쟁하면서 향상시키는 관계는, 본인들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그저 자신의 우위를 드러내는 것뿐만이 아닌, 서로를 향상시키는 관계를 갈라티아와 쌓아올렸으면 좋겠다……는 건, 역시 내 희망사항일 뿐이겠지.

 하지만 베아트리스의 라이벌이 될 수 있을 만한 상대가 별로 없다. 네이아는 여러가지 의미로 넘을 수 없는 벽이고, 나이도 비슷하고 경쟁심이 강한 테테스도, 실제 실력은 베아트리스와 갈라티아를 가볍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마법 솜씨나 모략 등등 베아트리스에게 없는 강점도 많아서,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차원이 다르다.

「저, 저기, 무슨 이야기야?」

 갈라티아가 내 소매를 잡아당긴다. 곧이곧대로 설명할 수도 없는 나는 그냥 웃으면서 얼버무렸다.

「베아트리스는 말야, 자유로워진 지 얼마 안 됐거든」

「……무엇으로부터?」

「여러 가지로부터 말이지. ……그러니까 마음 넓은 네가 너그럽게 용서해 주렴」

「……나, 나야 괜찮지만」

「좋아 훌륭해. 역시 너는 착한 아이야」

「그, 그렇게 아빠 같은 느낌으로 말하는 건 그만두라고!」

 ……듣고 보니 스스로도 정말 아저씨처럼 보인다. 「오빠」처럼 행동하고 싶었지만, 이러저러 하다보니 아버지가 딸아이를 달래는 느낌으로 그녀를 대해 버렸다.

 나이 차이가 그렇게까지 많이 나는 건 아니지만, 베아트리스도 갈라티아도 어린애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런 아이들이, 자신을 그런 어른으로 접하는 것을 허용하고, 납득하면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포기해 버린다.

「……남자는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거였구나」

 조금 외로워진다. 아직 아저씨라고 불릴 만한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지.

 술집에서 상황상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한 바람에, 술을 따로 사서 항아리에 담은 다음, 술집에서 나와 파랄을 떠난다. 나중에 자기 전에 마셔야지.

「이렇게나 어두운데 드래곤은 제대로 날 수 있어?」

「호. 폭풍우 한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날 수 있는데, 이런 어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파랄 교외에서 라이라가 블랙 드래곤으로 변신한다.

「뭐, 그런 건 나보다 애송이들이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애송이라면……」

「우리 빙룡은 천성적으로 눈이나 비, 폭풍에 강하다. 이런 가까운 거리라면 몰라도, 대륙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장거리를 날게 될 경우, 라이라 님은 아마 별이 없는 날은 길이 조금 어긋날 거라고 생각한다」

「붉은 고래섬을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로 취급하다니……」

「인간도 자기가 걸어서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거리를 아주 멀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드래곤이 자신의 날개로 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스케일 자체가 다르구나……」

 다시금 드래곤들의 터무니 없는 능력에 감탄하는 갈라티아.

 그리고 베아트리스는 언제 술을 그렇게 마셨는지, 완전히 곯아떨어져서 네이아에게 업혀 있었다.

 내가 업을까, 라고 말했지만, 그럼 제가, 라고 에마가 나서고, 여자애가 여자애를 업는 건 별로 보기 안 좋다, 라고 라이라가 나서고 등등……그렇게 돌고 돌다가 네이아가 업게 된 것이었다.

「풍요롭고도 평화로운 밤은 정말 좋네요……」

「평화로운지 어떤지는 그렇다 쳐도, 술도 요리도 정말 맛있는 도시였어」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취해서 이렇게 밤길을 걷는 건, 칼윈에 있었을 당시에는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으니까요」

「아, 그것도 그럴려…나」

「그것도, 이렇게나 머나먼 타국에서……온갖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진귀한 것을 보고 즐기며, 밤에는 사랑까지 받을 수 있으니까……인생이,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이거, 오늘 밤의 섹스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지?」

 아까 낮에 실컷 즐겼는데도 오늘 밤을 기대하다니, 네이아도 정말 많이 변했다.

「아, 아뇨,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모두 알몸으로 피부를 사이좋게 맞대면서 잘 것 같아서요」

「……뭐 그건 침대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되도록이면 꼭 해야지」

「정말 기대됩니다」

 티없이 미소짓는 네이아. 암컷 노예로서의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인 걸까.

 우리가 탄 마차를 라이라가 마차를 들고 날아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붉은 고래섬에 도착한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테오 선장은 딸내미의 심야 귀가에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어디 갔다오는 거냐」

「시끄러」

「대답이나 해」

「앤디랑 재미있게 놀다 왔어! 그리고 아빠한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도 없잖아!」

「이자식이……!」

 득달같이 내게 달려들려는 테오 선장을, 마침 배를 내려놓고 돌아오던 바우즈가 억누른다.

 뭐 라이라나 에마도 있었으니 날 어떻게 할 수는 없었겠지만, 바우즈에게 억눌리는 쪽이 테오 선장으로서도 그나마 체면이 설 테니까. 여자(인간으로 변신한 드래곤이긴 하지만)에게 억눌리면 테오 선장의 체면도 많이 상할 테고.

「파랄에서는 늦게까지 놀아도 아무 말도 안했었잖아! 왜 그렇게까지 간섭하는 건데!」

「그 당시에야 건달 정도는 내가 억누를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네가 섬 밖으로 나가 버리면 손을 쓸 수가 없다. 네가 무슨 짓을 당해도 구해줄 수 없단 말이다!」

「어차피 아빠보다 강한 여자들뿐인데?」

「저들이 너를 돌봐줄 의무도 없지. 그냥 내버려두고 날아서 도망쳐버릴 지도 모르는 놈들에게 널 맡길 수 있을 것 같으냐」

「이렇게까지 딸에게 얽매이는 아버지는 또 처음 보는군……」

 라이라가 기막혀한다. 뭐 부모로서는 올바른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갈라티아를 받으려면, 왠지 이 사람에게 죽을 각오로 도전해서 이겨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평화스럽게 교섭해서 받아갈 수는 없는 걸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맞다, 아빠. 나 폴카라는 곳에 갈 거라서, 해적은 안 될 거야」

「……뭐?」

 갈라티아가 대뜸 그런 말을 한다.

「갑자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절대 안 돼!」

「나는 아빠의 아내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어울려도 괜찮은 상대와 안 되는 상대가 있다는 말이다!」

 응. 내가 부모라도 딸이 이상한 놈에게 홀려서 멀리 떠난다고 하면 그자리에서 박살을 내려고 들겠지.

 가볍게 유혹해서 처녀를 뺏고 섹스의 황홀함을 맛보여준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왔다는, 오늘 있었던 일을 알게 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 아빠가 괜찮은 상대를 찾아줄 수 있다는 거야? 어차피 아빠가 알거나 잘 통하는 사람들은 다 해적들이잖아. 쓸모없는 놈들 뿐이라고」

「……정부의 해병이나 파랄의 상인들 중에도 나름 아는 사람이 있다. 네게 어울리는 좋은 상대가 반드시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꼭 찾아 주마」

「지킬 수도 없는 약속 따위는 하지도 마. 게다가, 아빠의 연줄 안에서 살아가는 한, 난 어딜 가도 변변찮은 해적 딸내미에 불과하다고」

「크읏……하지만! 네가 이 험난한 세상을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으냐! 비좁은 라팔의 좁디좁은 해적 세계 말고는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나를 떠나서 뭘 할 수 있을 것 같느냔 말이다!」

「그 따위 변명으로 언제까지나 계속 도망만 가니까 아빠가 싫다는 거야!」

「변명이라니……아버지에게 그 무슨 말버릇이냐……!」

「혼자 사는 게 외로우면 여자라도 낚아오라고! 자식은 부모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인형이 아니란 말이야!」

 저기요.

 두 분의 말씀도 다 이해가 됩니다만, 그 탓에 누군가를 편들기도 어렵습니다만.

 역시 갈라티아를 데려가서 암컷 노예로 받아들이는 건 그만둘까.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렇게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 그녀를 육지로 데려가자마자 암컷 노예로 조교해 버리면, 어딜 어떻게 봐도 좋지 않은 결과만 나올 것 같다.

 갈라티아의 「힘 빼면 쓸모없는 해적이 아닌, 어딜 가도 정정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다」라는 의지는 당연히 환영할 만한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테오 선장에게 한, 언제까지나 자식으로 외로움을 달래서는 안 된다, 라는 말도 당연히 옳다.

 하지만 그걸 테오 선장이 인정하는 순간, 그녀의 삶은 나와의 섹스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조금도 정정당당하지 않다. 오히려 해적이 그나마 더 정정당당할지도 모르지. 사람의 존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니, 암컷 노예보다 해적 쪽이 더 안 좋으려나.

 ……나는 갈라티아가 암컷 노예라는 외도에 빠져드는 것을 막아야 할까, 아니면 못 이긴 척 받아들여야 할까.

 테오 선장과 갈라티아가 서로 목청 높여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데, 어느새 아이리나가 소리없이 내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얼굴을 보니 고민이 깊어 보이네만, 그렇게까지 고민할 필요 없다네, 스마이슨 님」

「아이리나」

「가끔은 놀이로 즐기긴 하지만, 그대는 암컷 노예라고 해서 여자를 진짜로 노예처럼 다루지 않으니 말일세. 측실이라고 부르기에는 알맞지 않은 신분이라는 사정상 암컷 노예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지, 그대의 암컷 노예들은 그 누구의 눈으로 봐도 전혀 비참하지 않으니까. 주인인 그대가 그걸 잊어버리면 안 되지」

「……그, 그야 그렇긴 하지만……」

「수많은 용을 이끌고, 세상을 수호하는 위대한 드래곤 라이더의 측실. 앞날이 정말 밝아보이지 않나? 그렇다고 그대가 폭력과 협박으로 여자들을 굴복시킨 것도 아닌, 오히려 여자들이 먼저 스스로 그대의 것이 되기를 바랐으니 말일세. 이몸이 보기에 그대는 자신에 대한 긍지가 너무 부족한 것 같네만」

「……하지만 드래곤 라이더 또한, 폭력과 위압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는, 해적과 딱히 다를 게 없으니까. ……만약 사춘기의 엘레니어가 이런 논리로 반항해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를 생각하다보니……」

「그런 오지도 않은 미래를 신경쓸 필요가 있나? 미래의 일은 미래에 신경쓰면 된다네. 그대는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할 여자를 한 명 늘렸지. 그 여자는 아주 약간 속박당하는 것을 대가로, 여자로서의 쾌락을 얻고, 그리고 그대의 막강한 아군들 사이에서 안주할 자리를 얻게 되었다네. 그것뿐이라네」

「……그걸로 정말 괜찮은 걸까」

「당연히 좋지. 오히려 여자 입장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훌륭한 조건이었으므로, 암컷 노예가 이렇게까지 늘어난 거라네」

 그야말로 최상, 이라고 아이리나가 작게 속삭인다.

「만약 엘레니어가 그런 말을 해오면, 엘레니어에게도 그대가 얼마나 굉장한지를 직접 가르쳐 주면 될 뿐이라네. 그 셀렌의 딸이니만큼, 직접 맛보게 되면 틀림없이 존경하게 될 테지」

「……부모로서 그런 일은 가능한 한 반드시 피해야 되는 거 아냐?」

「그게 무슨 말인가? 고양이 콜로니에서는 딸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범하는 것 정도는 여유라고 들었네만」

「다른 모녀를 한꺼번에 범하는 것과 자신의 친딸에게 욕정하는 건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생각으로 딸을 키우는 아버지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하지.

 랄까 여러가지로 최악이잖아.

「꼭 엘레니어를 직접 범하라는 말이 아니라네. ……그대가 밤에 얼마나 굉장해지는가를 알게 되면, 엘레니어도 다른 남자들과 아버지를 비교해 보고 스마이슨 님이 얼마나 위대한지 이해하게 될 테니까」

「아니 어느 쪽이든 부모의 섹스를 딸이 보는 것 자체가 교육적 측면에서 조금, 이 아니라 꽤나……」

「그럼 엘레니어를 직접 범할 건가?」

「……그냥 얌전히 보여줄게요」

 내 완패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가능한 한 피해야지. 엘레니어는 착실하고도 순진무구하게 자라 주기를 바란다.

 ……아이리나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갈라티아와의 말싸움에서 완전히 밀려 버린 테오 선장이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로, 콧김을 난폭하게 내뿜으면서 나를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틈만 보이면 나를 박살내서 이야기를 강제로 끝내버리겠다는 듯한 느낌이다.

「이거 어째 얻어맞을 것 같은 흐름이 되어 버렸네」

「라이라 님이 지켜줄 테니 안심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테오 선장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내 멱살을 움켜쥐려는 듯이 손을 뻗는다.

「네놈, 갈라티아에게 무슨 수작을 부……」

 그때 그 굵은 팔을 턱 붙잡는 누군가의 작은 손.

 라이라는 아니었다.

「……음냐」

 잠이 덜 깬 듯한 베아트리스가, 어느새 네이아에게서 내려온 다음 테오 선장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이거 놔라……오, 오옷!?」

 테오 선장은 그녀를 떨쳐내려고 팔을 힘껏 휘둘렀……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으로 힘을 이용당한 듯이 움직이면서 인형처럼 공중으로 던져졌다가 지면에 거꾸로 떨어졌다.

 폴카의 엘프 네 아가씨들 중 로리에가 보여줬던 공기 던지기 같은 느낌이었다.

「……음후후후훗?」

「이, 이 여자는 또 뭐냐……네놈, 남자라면 여자 그늘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우후훗―♪」

 왠지 소리가 이상하긴 했지만 기분 좋게 웃던 베아트리스가, 기세를 좋게 일어난 테오 선장을 그 기세대로 다시 휙 던져 버렸다.

「크아아악!」

 대체 뭐 하는 거야. 랄까 지나치게 강하다.

 애시당초 베아트리스는 보통 에이스 나이트급보다 별로 강하지 않은 편이라서, 지금처럼 테오 선장을 일방적으로 압도할 만한 실력은 아니었을 텐데.

「적당히 해라, 아가씨……나는 거기의 스마이슨과……」

「음후후후후훗」

「그, 그 움직임은 또 뭐냐, 섬뜩하니까 그만두……우와앗!」

 이상하게 빠른 갈짓자 걸음이라는 기묘한 스텝으로 테오 선장에게 다가가서는, 옷소매나 허리띠 등을 닥치는 대로에 붙잡은 다음,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가볍게 내던진다.

「우아아아아악!」

「아히하하하하하하」

 ………….

「저기, 네이아. 저게 대체 무슨 기술이야?」

「……저도 처음 봅니다……칼윈의 용사 훈련 과정에서도 저런 움직임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그럼 그냥 취해서 날뛰고 있을 뿐이라는 말인가, 저게. 테오 선장도 나름 에이스 나이트에 가까운 실력이었다고 들었었는데」

「평소의 그 아이보다 강할지도 모르겠네요……」

「……말리자. 이대로 내버려 두면 테오 선장이 죽을 지도 모르니까」

「ㄴ, 네」

 네이아와 안제로스, 오로라, 그리고 마이아와 에마가 모두 그녀를 붙잡기 위해서 다가간다. 물론 나도.

 하지만, 베아트리스는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자신에게 다가오는 강자들을 이상한 움직임으로 피하고, 잡아던지면서, 자기를 잡으려는 손길을 미꾸라지처럼 계속 피한다.

 틀림없이 평소보다 훨씬 강하다.

「라, 라이라, 바우즈, 얘 좀 어떻게 해 봐!」

「호」

「어쩔 수 없군」

「아니, 이몸에게 맡기게나. ……베아트리스, 이몸을 보도록!」

「후히?」

「────!」

 아이리나가 「독사의 눈」을 발동하자, 베아트리스가 그대로 마비되면서, 쓰러진다.

 베아트리스의 폭주가 겨우 끝났다.

「……아빠, 살아 있어?」

「으, 으으으윽……저, 저놈의 패거리는 대체 어떻게 된 거냐……저런 어린애까지 이렇게 강하다니……」

 테오 선장은 엉망진창으로 마구 던져지고 메다꽂힌 끝에, 스스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다쳐 있었다.

 ……우리 아이가 이런 짓을 벌여서, 정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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