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88화 -- >
해가 지자 누드 스케치도 끝났다. 암시 능력이 없는 글로리아 씨가, 깜깜한 밤에 스케치를 계속하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물론 남자들이야 화톳불이나 마법으로 빛을 만들어서라도 계속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빛 문제 말고도 아침부터 쉼없이 계속 움직였던 글로리아 씨의 손이 이미 한계에 가까웠다.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많은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애시당초 잠이 부족한 상태이기도 했으니까.
「다음에도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면, 전날에는 어떻게든 반드시 쉬어야겠어―……그리고 손의 부담을 줄이는 마법도 연구해야지」
가운을 엉성하게 걸친 채로 휴게실로 비틀비틀 돌아와서, 돗자리가 깔린 침대에 드러눕는 글로리아 씨. 떠나는 순간까지 알몸으로 관중인 변태녀석들을 향해 붙임성 있게 손을 흔들어 줘서, 남자들에게는 이 스케치회를 준비한 장본인으로서 여신님이나 다름없는 숭배를 받고 있었다.
「손은 그렇다쳐도 집중력 유지가 안됐을 텐데?」
힐다 씨가 그런 글로리아 씨를 위해 릴렉스 드링크를 가져왔다. 약한 술에 다양한 약초를 조합해서, 그 이름처럼 신경의 부담이나 고통을 억제해 준다고 한다.
……나도 대장장이 작업을 할 때 저런 게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애시당초 내 경우에는 신경의 부담이 어쩌고 저쩌고 하기 이전에 한계까지 작업을 하고는 쓰러지면서 종료, 라는 패턴이 많았으니까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나 그런 쪽의 머리는 터프한 편이거든―. 오히려 손이 먼저 지쳐 버릴 정도로 말이지. 양손으로 그리는 연습을 해야 하려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
「그런 건 피로를 자각할 수 없으니까 더 위험하다고?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작업하다가, 그대로 실이 끊어진 것처럼 풀썩- 죽어버리는 예술가나 학자도 상당히 많으니까」
「게엑. 역시 에로한 그림을 그리다가 죽어버리면 유품을 정리하는 사람에게도 미안할 것 같네」
무조건 죽는다는 걸 전제로 이야기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만.
그리고 나는 뭘 하고 있으냐면, 스케치회가 시작됐을 때부터 반나절 동안 암컷 노예와 창녀와 메이드들과 번갈아가면서 계속 섹스하고 있었다.
내가 덮친다기보다는 덮쳐지는 느낌이라서, 평소 내가 범할 때처럼 기세가 격렬하지는 않았지만, 카를로스 씨 저택의 안뜰을 가득 채운 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나 저택에 울려퍼지는 음악, 그리고 때때로 터져나오는 환호(대부분 무대에서 코스모스 본점의 창녀가 대담한 포즈를 취하던 때)를 배경음악 삼아 쉬지 않고 섹스하는 것도, 꽤나 신선한 체험이었다.
고양이 콜로니에서의 교미 축제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를 제외하면 여자들뿐이었기에 보여지는 걸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편했지만, 지금 같은 경우 자칫 잘못하면 들켰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내가 여자들을 마구 범하는 것을 가려주던 커텐도, 누드 스케치회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철거되서, 나도 그 자리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덧붙여서 남자들이 모여든 무대는 노르 씨를 필두로 여러 직업 댄서들이 점령하고는, 즉흥 댄스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노르 씨의 형제자매나 그 딸들도 여럿 있었지만, 가문 휘하의 여러 단체에 소속된 댄서들도, 오닉스의 정령제에서 주목받는 건 엄청난 기회……였기에 상당히 많은 수가 모여들었다.
축제를 위해 상인들이 거금을 투자하고 그 축제가 대성황을 이뤄서 투자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보게 되며, 그 축제를 즐기기 위해 더 많은 손님이 모여드는……확실히 경제 활동의 이상적인 연쇄 작용이다.
「우리 가문의 정령제 축제는 다른 해에도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축제들 중 하나였지만, 올해만큼은 글로리아 쨩 덕분이네. 물론 오라버니는 머리를 움켜쥐었겠지만☆」
「아―……응, 확실히 카를로스 씨에게는 미안하네. 그래도 일단, 어느 정도 선은 지켰다고 생각해」
글로리아 씨가 드링크를 홀짝이면서 사과한다.
「화가가 자기도 옷을 벗는다는 전개는 오라버니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같으니까」
「아니 그건 괜찮지 않아? 모델인 아이도 벗고 있었잖아. 화가가 벗으면 안 된다는 규칙도 딱히 없었고」
「그건 그렇지만, 그 탓에 예술가vs사람의 아름다움이라는 예술 구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몸 여자가 알몸 여자를 그리는 음란한 이벤트, 로 바뀐 느낌이 들어서, 의도가 많이 불순해보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어요☆」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맞아―. 예술 쪽을 강조하려면 그때 내가 벗기보다는 모델들이 나서서 분발하는 쪽이 더 나았을 거야. 지금까지 창녀들에게 모델을 부탁하던 때와 느낌이 비슷해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벗어 버렸네」
「하지만 딱히 벗으라고 요구받은 것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벗은 걸 보면, 글로리아 쨩도 정말 대단해애」
「뭐, 코스모스 본점의 아이들을 보니까 창녀로서의 대항심이 생겨났달까나……뭐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 자신이 변태라는 자각은 하고 있어」
딱히 얻는 게 없다 해도 자기가 먼저 알몸을 보여줄 정도로 에로에 대한 집념이 강하구나.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내 암컷 노예가 다른 남자에게 에로한 눈으로 보여지는 것에는 아직 어느 정도 저항감이 있지만, 글로리아 씨처럼 아직 내 암컷 노예가 아닌 여성이 보여지는 건 예외. 바로 이거다! 라는 느낌으로 좋아합니다.
「그건 그렇다쳐도……아직 모델 희망자가 남아있는데도 하필 해가 져서 더 못 그리게 된 건 정말 너무 아깝네」
「일단 암컷 노예와 창녀들은 전부 다 그렸고 남은 건 메이드들뿐인 것 같은데, 그 사람들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니까 꼭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부탁하면 기꺼이 벗어 줄 것 같지 않아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글로리아 씨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얘가 뭘 모르네」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스케치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뭐라고 생각해? 바로 불특정 다수의 시선이 집중된다는 거야」
「?」
「물론 에마 쨩이나 네이아 쨩처럼 굳어 버리는 아이도 있지만, 역시 남자들이 뜨거운 눈빛으로 자기를 응시한다는 걸 의식하는 여자는, 그 색기가 정말 엄청나니까. 뭐, 그냥 아름다운 여자의 알몸을 그리고 싶었을 뿐 아니냐고 물으면, 그런 목적도 있긴 했었지……그래도 오늘의 이 무대만큼은 꼭 그리고 싶었어」
「……그럼 나중에 시간을 정해서 오늘 같은 이벤트를 또 만들면……」
「바로 그거야!」
벌떡 일어난 글로리아 씨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외쳤지만, 느긋한 발걸음으로 들어 온 낸시 씨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반대한다.
「오닉스 상사의 이미지와 관련되니만큼, 이런 이벤트를 자주 벌이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구나」
「……그것도 그러네요」
「뭐, 다소 늦긴 했지만 우리 메이드들도 스트레스가 꽤나 쌓여 있었다는 걸 파악했으니까. 카를로스와 상담해서 스트레스 해소 대책도 세워두도록 하지. ……미안해, 앤디 군. 메이드들에게 갑자기 덮쳐져 버려서 많이 놀랐지?」
「아, 아뇨, 괜찮습니다. 오히려 제게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인간족은 성욕이 정말 왕성하구나. 카를로스나 오린즈에게도 본받게 하고 싶군」
「잠깐 언니, 앤디 군은 인간족에서도 많이 벗어난 편이거든……일반론적인 관점으로 앤디 군을 평가하는 건 조금 그렇달까☆」
오린즈라면 힐다 씨의 원래 남편이었던가. 뭐 힐다 씨의 성욕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다고 듣긴 했지만, 일단 그건 넘어가고.
「카를로스 씨도 고생이 많으시네요……」
「어쩌면 내가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 일지도 모르지. 시간이 더 지났다가 이 배로 그의 아이를 품는 게 불가능해질지도 모르니까. 나 또한 임신을 우습게 보다가 뼈저리게 후회한 과거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보니, 카를로스에게 잠자리를 갖자고 무심결에 강요해 버린다. 일단은 카를로스도 응해 주지만……잠자리 한 번에 사정을 여러 번, 하는 건 힘들어 보이더군」
늠름하고 아름다운 낸시 씨가, 의외로 밤의 사정을 숨김없이 말해 준다. 이건 이거대로 조금 충격적인데.
하지만, 카를로스 씨도 그 아슈톤 대신의 아들이니만큼 나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데.
「다크 엘프는 남녀별로 성욕 차이가 큰가요? 메이드들도 많이 굶주린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장수종의 경우, 보통은 그렇다더군. 특히 남성 엘프는 성욕이 약한 데다가 쉽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애시당초 엘프는 그 기나긴 삶 동안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 굳이 쫓기듯이 급하게 연속 사정할 필요도 없지. 원래부터 오래 사는데 인간 수준처럼 번식했다가는 가계도를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구가 늘어날 테니까. 물론 시아버님은 특별을 넘어서 돌연변이에 가깝고」
「……뭐, 그것도, 그렇긴 하네요」
「허나……뭐, 남자는 그렇다 쳐도, 여자의 경우는 성욕이 문제야. 자네도 들은 적은 있겠지? 남자는 한 번 사정하면 순식간에 침착해지지만, 여자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몇 번이고 연속으로 절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정말 충격적이네요」
내가 낸시 씨와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 걸까. 뭐 낸시 씨도 나를 믿으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남자의 정액처럼 뭔가를 확실히 소모하지는 않으니까. ……그러니까, 수컷 엘프는 「장수종 수컷」답게 성욕이 약한 데다가 그 성욕도 한 번 사정하면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암컷 엘프는 「장수종」이지만 동시에 암컷답게 성욕도 강하지. 탈크의 여성들이 굶주린 것처럼 보이는 건, 아마 그런 이유일 터. 수컷 쪽에는 한계가 있지만, 암컷 쪽에서 암컷으로서의 본능을 갈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게 가장 큰 불균형을 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해」
……그러니까, 문화적, 이성적인 것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다크 엘프……아니, 다크 엘프뿐만이 아니라 엘프의 경우에는 여성이 훨씬 음란할 수밖에 없겠구나.
「코스모스들은 그 성욕에 매우 솔직하게 살아 왔지. 암컷으로서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사람으로서의 생활도 만족시키면서, 장수종으로서 지나치게 늘어질 수 있는 시간을 이상적으로 살아가는 대안 중 하나가, 그녀의 창관일 터. 기나긴 삶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스러운 장수종에게, 그건 그것대로 훌륭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탈크라는 도시가 그녀들에게서 시작된 성 풍속을 부정할 수 없는 건, 그런 이유도 있지」
「그렇게까지 깊은 이유가 있었을 줄은 조금도 몰랐어요……」
「깊을지 어떨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허나 단명종에서는 그다지 길지 않은 청년기가, 엘프에게는 너무나도 길다. 인간족은 그 짧은 청년기 동안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의 아이를 낳고, 낳은 아이들이 자라서 청년이 될 무렵에는 어머니로서의 수태 능력과 함께 성욕도 저하되지만……그런 과정으로 인구가 조금씩 늘어나는 순환 고리에, 여성으로서의 성욕 또한 완벽하게 끼워맞춰져 있지. 허나 엘프는 다르다」
그야말로 노골적이고도 황당무계한 주제였지만, 천박한 분위기는 조금도 없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낸시 씨이기 때문이려나.
만약 이 이야기를 하는 게 낸시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틀림없이 분위기가 음란해졌을 것 같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엘프 여성의 성욕은 그야말로 창조주의 실수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코스모스들처럼 그 창조주의 실수를 신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마음껏 즐기면서, 여자로서의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올바……른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 내가 자네의 성욕과 행동을 가능한 한 긍정하는 것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
「네에……?」
「여성 엘프는, 남성 엘프와 성적(性的)인 성질이 전혀 맞지 않는다. 그 결과 쌓인 성욕을 불특정 다수의 다른 종족과 성교하면서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창녀가 되는 것이지」
아무렇지도 않게.
낸시 씨는, 조금 돌려 말하기는 했지만 「엘프 여성은 창녀가 되는 쪽이 성적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라는 폭론을 아무렇지도 않게 긍정했다.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다면 인종차별주의자나 변태의 헛소리로 흘려 버릴 수도 있었겠지. 그리고, 자칫 사정을 모르는 누군가가 들었다면 싸움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남자와의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친 그녀이기에 더욱, 낸시 씨의 말은 이상할 정도로 강한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자네처럼 왕성한 성욕을 자랑하는 걸물에게 자신을 바치는 것 또한, 또다른 방법이고. 나는 자네의 암컷 노예라는 집단에 엘프가 많은 건, 애시당초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전통에 따라 도덕적으로 살면, 성적으로는 억압당한 채로, 정조를 중시하면서 살아가야만 하지. 그것 또한 여성 엘프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 중 하나이지만, 자네 같은 남자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성욕에 솔직해지는 것 또한, 확실히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해. ……나는 카를로스라는 위대한 사랑의 소유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모든 여성 엘프가 그런 운명의 상대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으니까」
「결국 남편 자랑을 하고 싶었던 거네에, 낸시 언니는」
「너무 그렇게만 보지 말아다오, 힐다. 이렇게 보여도 난 앤디 군과 마음껏 성교하는 네가 정말 부러우니까. 적어도 아이 만들기 때문에 초조해지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말이지」
빙긋 미소짓는 낸시 씨.
그녀가 우리들에게 묘하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건, 오랜 상처를 치료하는 계기를 만든 은혜뿐만이 아니라 그런 생각 때문이기도 했던 걸까.
계속해서 에로를 즐기고 싶다면 암컷 노예든 메이드든 누구나 기꺼이 몸을 허락했을 것 같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축제의 분위기를 조금 정도는 맛보고 싶어서 안뜰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남자들이 메이드들에게 들이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와 사귀어 주세요!」
「그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겠군요. 죄송합니다」
「잠깐 정도는 생각해봐도 괜찮잖아!? 그, 그렇게 알몸을 쉽게 보여줬으면서」
「가랑이를 쉽게 벌려줄 것 같아서 고백한 건가요?」
「아, 아니, 그건 아니고……」
「그럼 거절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하,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그게」
「확실히 피부를 드러내기는 했지만, 그건 예술을 위한 행위였을 뿐입니다. 성욕 해소라면 코스모스 본점으로 가시는 게 어떠신지요?」
내 자지를 빨 때나 질내사정당할 때에는 정말 즐거워 보였었지만, 관객이었던 남자놈의 고백에는 매우 차갑다.
뿐만 아니라 나와 대화할 때에는 정말 솔직하고 부드러웠지만, 지금은 말투도 사무적이고 딱딱해서 정말 무섭다.
「…………」
「알몸만 보고 갑자기 고백해오는 남자 따위는, 상대해주지 않을 정도로 인생 경험이 나름 쌓인 아가씨랍니다. 아니, 애시당초 안 그런 메이드 자체가 거의 없지만요」
「우와앗!?」
어느새 등 뒤로 메이드장이 와 있었다.
「까, 깜짝 놀랐잖아요」
「죄송합니다. 혹시 시키실 일이라도?」
「아, 아뇨, 그냥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딱히 없어요」
「그러셨군요」
「……그렇달까, 나로서는 당신들의 정조 관념이 잘 이해가 안되는데……나랑 저런 걸 하는 게 좋아요?」
「먼저 무미건조한 말을 용서해 주시길. 스마이슨 님은, 저런 놈들 따위와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분이십니다」
「……아, 그래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오닉스나 카를로스 씨에게 내가 정말 중요한 아군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까 같은 분위기로 마구 범해도 괜찮을, 지 여부는 역시 조금 신경 쓰인다.
「오히려 오늘의 이벤트로 확신하게 된 아가씨도 많을 것 같군요……」
「……잠깐, 확신이라뇨?」
역시 이야기가 어긋난 거 같은데?
「저희들 메이드의 숙원인, 이상적인 플레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주인님」으로서의 자질을 스마이슨 님이 갖고 있다는 걸 말이죠……♪」
「잠깐만. 당신들 프로 맞죠? 단순한 마조히스트 메이드 취향 동호회가 아니라?」
「…………그럼,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각 테이블에 배치된 방울을 울려주시길」
「확실히 부정하란 말입니다!?」
한편, 유파 씨는 해가 지고 나서야 방에서 겨우 나와서 축제를 즐겼지만, 술에 취한 아저씨가 「어라- 누나는 안 벗어?」라고 말을 걸고 그걸 본 바우즈가 주먹에 불을 휘감아서 날려 버리려고 하는 걸 라이라가 날아와서 말리거나 등등의 아슬아슬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유파 씨 크게 상처받지 않았을까……걱정했었지만, 유파 씨는 어딘가 부끄러운 것처럼 망토를 살그머니 벗었다고 한다.
일단은 사람이 너무 많은 나머지 무서워서 껴입은 것이지만, 누군가 여름인데도 그렇게 껴입으면 덥지 않냐고 걱정해주자 부끄러워진 듯하다. 물론 그 말을 건 아저씨의 의도는 전혀 달랐겠지만
……정말 순진하달까, 엉뚱한 사람이구나.
그리고, 드디어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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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가을 모기가 더 성가시군요.
자기 전에 2~3마리씩은 때려 잡고 잠자리에 드는 것 같습니다.......
물리면 가려운 것도 싫지만 누워서 잠들만 하면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게 너무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