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80화 -- >
몇 분 동안의 대화로 우리들(이랄까, 암컷 노예들과 글로리아 씨)의 바람을 교묘하게 파악한 이자벨 양은, 일단은 이 창관에 소속된 창녀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기초를 지도해 주겠다고 한 다음, 모두에게 이 창관의 창녀들이 입는 옷을 입혔다.
딱히 관계 없는 직업의 여자(게다가 그중 절반은 대단한 강자)들이 모두 「창녀로서의 작법을 배우고 싶다」라는 상황은 어딜 어떻게 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역시 코스모스 양 의 오른팔 답게 알아서 넘어가 주는 듯하다.
「이 아이들은 젊은 시절의 이고르 씨보다 훨씬 강하네요. 본 느낌만으로도 알 것 같아요. 특히 저 하프 엘프 둘은 마스터 나이트급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고르?」
「트라이던트의 어르신이죠. 40년 정도 전에는 탈크에서도 최강이었지만, 지금은 한물 간 노인입니다」
그저 잠깐 보기만 했는데 안제로스와 네이아가 얼마나 강한지 간파하다니, 그녀의 사람보는 눈도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 둘은 그녀들에게 주어진 비쳐보이는 옷감을, 코스모스 양의 도움을 받으면서 몸에 걸치고 있다. 소녀처럼 가느다란 안제로스와, 작은 키와 동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거유의 네이아는, 같은 에로 의상을 입어도 느낌이 색달라서 정말 매혹적이다.
「그렇달까, 모두 피부가 질투날 정도로 아름답네요. 우리 가게에서도 피부는 장사 도구이니만큼 가게에 나가기 전까지 정성스럽게 관리해 주지만, 아무리 엘프라도 이렇게까지 예쁜 아이는 거의 없으니까요. ……아, 글로리아 씨는 빼고요」
「면목없네―……」
글로리아 씨는 그 누구보다도 활기차게 떠들면서 비쳐보이는 옷을 입었지만, 여자의 눈으로 보면 피부는 그다지 예쁘지 않은 듯하다. 나야 별로 신경 안 쓰지만, 여자끼리라면 눈에 띄는 걸지도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여자는 끝이 갈라진 머리카락 같은 걸 순식간에 찾아내는구나. 그 가느다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갈라진 끝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자, 그럼. 수말님은 이쪽입니다」
「에?」
「여성들이 배우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건 아마 별로 재미없을 거에요. 게다가 새로운 걸 배우게 되면, 가능한 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 말입니다. 그녀들의 성과는 나중에 직접 체험하시면 될 거에요. ……대낮인 지금, 저희들 또한 손님이 없어서 한가하답니다.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아이를 꼬셔서 즐겨보시는 건 어떤가요? 아, 그렇지. 일단, 이 이자벨 코인부터 하나 받으시고요」
「……?」
잘은 모르겠지만 보랏빛으로 빛나는 타원형 코인을 한 닢 받았다.
「이게 뭔가요?」
「저 이자벨이 인정하는 서비스 명령의 증거에요. 이 코인 하나당 그 어떤 플레이라도 사정 한 번은 무료랍니다. 즉, 사정 한 번만큼의 요금 가치를 가진 코인이라고나 할까요」
「……어, 어떤 플레이라도 가능한가요?」
「물론 그렇게 갑자기 들이대면 안 돼요. ……평소에는, 여자가 자기 재량으로 서비스 요금을 정한답니다. 각각 가능한 플레이나 좋아하는 플레이가 다르니까, 별로 내키지 않으면 「돈을 아무리 준다 해도 여기까지만 할게요」라고 플레이의 한계를 정하기도 하죠. 그와 비교하면 이 이자벨 코인은 와일드 카드입니다. 어디서 뭘 할 지는 수말님의 유혹 나름에 따라 달라지죠. 말재간이 없다면 손 애무나 펠라치오만 하게 할 수도 있고요. 어디까지나 사정 딱 한 발 뿐이지만」
「과, 과연……」
어느 의미로는, 게임 같은 느낌이려나.
이거 한 닢으로도 이런 황홀함이 진짜로 존재하는 것이었구나, 같은 훌륭한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그야말로 자위할 때만 떠올리는 자윗거리, 처럼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릴지도 모른다.
「만약 한 발 쌀 정도의 체력도 없거나 관심이 없다면, 바깥의 음식점이나 옷 가게, 술집에서 요금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답니다. 뭐……그 전설로 유명한 수말님이 설마 그 코인을 그렇게 쓰실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되지 않지만요」
「……무, 물론이죠」
실력을 보여주시길, 이라는 듯한 뉘앙스로 조금 심술궂은 표정을 짓는 이자벨 양. 그 도전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렇게 「모르는 여성을 유혹해서 나와 섹스하고 싶게끔 만든다」라는 상황에 매우 서투르다.
애시당초 나는 여성을 끈덕지게 유혹하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가 특수한 사정이나 착각 등으로 내게 호의를 품은 경우에는 기세로 받아 버리면 되고, 그 이후의 관계도 어떻게든 이어나갈 수 있지만, 상대가 수동적으로 「저를 어떻게 유혹해 주실 건가요?」라고 기다리는 경우에는, 딱히 가진 공격 수단이 하나도 없다.
그럼……이 보랏빛 코인으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그럼……다녀올게요」
「다녀오시길. 아, 어쩌면 플레이를 뒤에서 엿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하세요」
그러고 보니 그런 목적으로 창관에 온 사람도 있겠구나. 다른 손님이 한창 즐기는 모습을 엿보면서 돌아다니는.
……뭐, 뭐, 좋게 생각하자. 잘 되면 평소에는 맛보지 못한 엄청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고, 잘 안 되서 그저 그런 서비스만 받았다고 해도, 암컷 노예들은 오입질에 서투른 내게 안심할 지도 모르니까.
어느 쪽이든 내가 손해볼 건 없다. 일단 부딪쳐 보자.
나는 코인을 꾸욱 움켜쥔 채로, 이자벨 양이 가리킨 쪽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코스모스 본점은 대단히 넓다.
귀족의 대저택……이랄 정도까지 넓은 건 아니지만, 웬만한 여관이라면 2~3채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넓이를 자랑한다.
「그나저나 어디까지 들어가도 괜찮으려나……」
인기척이 하나둘씩 느껴졌지만, 살짝 다가가 보면 상대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소파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 잠든 아가씨에게는 장난쳐도 괜찮을까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전혀 모르는 여성에게 장난을 칠 수 있을 만큼 내 간은 크지 않았고, 이자벨 양처럼 거의 알몸이나 다름 없는 모습으로 잠든 아가씨에게 눈요기 시켜줘서 고맙다고 마음 속으로 인사하면서 멀어진다.
하지만 솔직히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요염한 향기와 요염한 빛, 알몸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남자가 사 주기를 기다리는 미녀들.
에로 그림책에서 보고 상상만 했던, 어둑어둑하면서도 음란한 세계 안을, 나는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사실 에로한 건,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아는 암컷 노예들에게 부탁하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창관에 있다」라는 경험은, 암컷 노예들과 즐기는 플레이에서는 얻을 수 없다.
동정이라면 지금의 나 같은 여유를 부리지는 못했겠지.
어쨌든 누구라도 상관없으니까 동정 떼게 해 줘, 라고 혈안이 되서는, 깊이 잠든 창녀를 무작정 덮쳤을지도 모르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는 창녀에게 엎드리면서 「제발 제 동정을 따먹어 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자벨 양에게 받은 보랏빛 코인은, 그런 걸 할 수 있게 해 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갖고 있다.
「어쨌든……아무것도 못하고 돌아가는 건 절대로 사양이야……」
만약 상대를 못 찾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갈 경우, 꼴불견도 그런 꼴불견이 없다.
설령 손 애무만으로 싸 버리든 파이즈리 플레이로 싸 버리든, 일단 도전해야만 한다.
남자로서 속아넘어가거나 져 버리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할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지금 같은 상황.
「한가한 여자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누가 어떤 느낌으로 있는 게 「한가」한 거려나……?」
일단 창관 안에도 칸막이벽이 있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방을 나누는 건 하얀 가림막이라서, 그걸 다짜고짜 넘기고 들어가도 괜찮을지 어쩔지를 일단 알 수 없다. 그리고 가림막을 넘기고 들어간 곳에 여자가 있다고 해도, 유혹해도 괜찮은 상대인지를 알 수 없다.
고급 창관에서는 술을 느긋하게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분위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성욕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들이대는 건 역시 안 좋겠지, 같은 생각을 하다 보니, 어떤 식으로 말을 걸어야 좋을지 더욱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런 식으로 가림막 너머의 창녀들에게 들이댈까 말까 주저하면서 엿보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나는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중간에 경사면을 올라온 걸 보면 지금 여기는 아마 2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이 창관에는 계단이 없는 듯하다. 조명이 워낙 어둑어둑하기도 하고, 술에 취한 채로 계단을 오르내리다 헛디디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
경사면 가장자리에는 사람이 떨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벽이 세워져 있어서, 취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리고, 2층에 있었던 약 20명 정도의 창녀는 대부분 다크 엘프 여성이었으며, 내 존재를 알아차리자 뭔가 의미가 담긴 듯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게 OK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내가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어서 비웃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 수도 없다. 미라 양들이 멋진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겠다고 했으니까 해가 져 버리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말을 걸자……라고 정한 찰나, 누군가 등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엣」
「저기, 혹시 이런 곳엔 처음 왔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 중이야?」
「……하, 하아」
내 어깨를 두드린 건 나보다 키가 조금 큰 여성이었다.
물론, 알몸이나 마찬가지처럼 속이 훤히 비쳐보이는 옷차림이었지만, 상냥해보이는 미소를 띄운 긴 머리카락의 오거 여성. 뿔은 2개였으며, 그 끄트머리는 약간 짧은 듯한 5각뿔 모양으로 깎여 있었다.
커다란 체격만이 가능한 가슴의 박력 때문에 조금 압도당했지만, 얼굴 생김새를 보면 꽤나 젊을 것 같다.
「그럼 내가 상대해 줄게. 괜찮아, 안심해도 돼. 이래뵈도 나 아직 랭크가 낮아서 가격도 싸거든―」
「래, 랭크?」
「인기 있는 아이나 섹스를 잘하는 아이는 A랭크. 기본 요금이 비싸지. 물론 친해지면 같은 요금을 받아도 더 서비스해 주는 아이도 있지만 말야. 나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서 아직 C랭크. 원래 처음에는 D랭크부터 시작하지만, 오거 보지는 특별하다고 한 단계 올랐어. 그래도 질내사정은 겨우 40닢. 동정 손님에게는 강추야」
「……우와」
싸, 싸도 너무 싸다. 질내사정이 겨우 금화 40닢이라니.
탈크야 풍속 산업이 번창해서 시세도 싸다고는 들었지만, 금화 40닢이라면 여관에서 잠깐 쉬어갈 때의 요금 수준이다.
뭐, 일단, 이자벨 코인이 있으니까 요금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리고 그 오거 아가씨의 노골적인 유혹에, 가까운 가림막 뒤에서 나타난 다른 창녀가 나타나 타박한다.
「잠깐, 갑자기 그렇게 유혹하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냐? 지나친 강매는 금지라는 말 못 들었니?」
「처음 온 사람이 고민하길래 그냥 친절을 베풀었을 뿐이야―. 뭐 자주 오는 단골 손님이라면 몰라도, 이런 가게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에게 장황하게 설명해도 이해 못 할 테니까」
「나 참, 섬세함이 없으면 단골 손님이 안 생긴다고?」
다크 엘프 창녀가 그렇게 말하면서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나를 보고 미소지으면서 말을 잇는다.
「그래도 처음이라고 해서 사양하지만 말고, 궁금한 게 있으면 누구에게든지 물어보도록 해. 방금처럼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면 모두 자기들을 품평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예를 들어서 목적인 아가씨가 어디 있나 같은 질문이라도, 자길 찾는 게 아니라면서 째째하게 안 가르쳐 줄 아가씨는 없으니까」
「아, 아아……그렇군. 마치 품평하는 것처럼 보였겠구나……」
난 그저, 무슨 말로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지만.
「그래서 특별히 찾는 아가씨라도 있어? 없으면 나랑 놀자. 낮에는 꽤 한가하거든―」
「아, 음―……그게, 어쩔까나」
「오거는 싫어? 한 번 맛보면 생각이 바뀔 텐데?」
「따, 딱히 가리는 종족 같은 건 없긴 하지만……」
내가 우물거리면서 대답하자, 근처에 있던 창녀들이 차례대로 모여든다.
「무슨 일이야? 이 창관이 처음이래?」
「딱히 관심있는 플레이 같은 건 없대? 그럼 나도 끼어야지」
「지금 이대로라면 당분간 아무도 안 찾아올 테니, 할래? 나도 힘낼게?」
「아, 아와와왓」
어째선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어 버렸다. 모두 알몸이나 다름없는데도 남자 앞에서 태연히 서 있는 창녀들. 다크 엘프뿐만이 아니라 인간, 게다가 여우 수인 여자도 있었다.
「그게……에 그러니까, 나,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솔직하게 이자벨 코인을 휙 튕겨올렸다.
그리고 이자벨 코인을 본 창녀들은 순간 잠시 멈칫했다가.
「아하―……과연, 그랬구나」
「헤에―……이자벨 언니도, 그런 생각을 했구나―」
「후후응. 그럼 힘내볼까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창녀들은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저기, 나 지금 이거 한 닢, 즉 요금은 사정 한 발 분량밖에 없습니다만…….
「즉 그 한 발로 우리의 좋은 점을 깨닫게 해 주라는 말이겠지?」
「훗훗훗. 이거 좀이 쑤시네……아니 이 경우에는 자궁이 운다고 해야 되려나?」
「왠지 섬뜩하니까 보지가 운다 정도로 해 줘……」
아니 잠깐,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그렇달까 유혹은 어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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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폭염이 10월까지 지속된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