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79화 -- >
주지육림과도 같은 매우 호화로운 식사를 즐긴 다음, 아직 대낮인데도 고급 창관으로 어슬렁어슬렁 간다. ……이거, 어딜 어떻게 봐도 벼락 부자의 돈지랄처럼 보이겠구만.
사실 돈은 한 푼도 쓰지도 않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창관으로 갈 때 와글와글 따라오는 여자들의 모습도 색다르다면 색다르고.
「덥네……」
탈크의 하늘은 밉살스러울 정도로 선명한 파랑.
모랫빛 일광 벽돌로 지은 주택가와, 같은 색의 넓은 대로, 그리고 이파리를 기운차게 펼친 야자 같은 열대식물들.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소박한 박수와 북, 피리 소리도 사막의 정서를 한층 실감하게 한다.
「뭔가 모자나 가리개 같은 거 안쓰고 돌아다니면 1시간도 안 되서 쓰러지겠는데」
안제로스도 매우 덥다는 표정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는다. 나 또한, 시원한 연못과 우거진 녹음 덕에 응달이 많은 카를로스 씨 저택의 정원이 매우 시원한 환경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해서 돌아보자, 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우 더운 듯한 글로리아 씨, 오로라, 네이아와 베아트리스.
특히 글로리아 씨는 매우 대담하게 가슴팍을 드러내고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으므로 매우 섹시했다. 눈요기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녀들과는 달리, 사막 태생인 루나, 드래곤인 에마, 그리고 여기 주민인 코스모스 양은 별로 덥지 않은 듯했다.
「안 덥니, 루나?」
「이 정도라면 콜로니에서도 자주 느낄 수 있는 더위. 땀이 나는 동안에는 아직 괜찮은 편이다」
「그래……?」
「진짜로 더운 날은 땀이 나자마자 말라 버리니까」
「…………」
탈크는 오아시스 덕분에 그나마 시원한 편일까. 일단 시기상으로는 한창 더울 때지만.
괜히 상상했다가 더 더워져 버린 내게, 에마가 살그머니 다가온다.
「너무 더우실 경우, 제 힘을 다소 응용하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답니다」
「응용이라니?」
드래곤 브레스를 「응용」해서 좀 주변의 온도를 조절했다가는, 주위 수십 m가 순식간에 차가워질 만큼 거센 냉기가 흘러나오거나, 아니면 얼어붙어 버릴 것만 같은데.
어느 쪽이든 눈에 띈다. 어딘가 실내를 냉기로 채우는 거라면 몰라도, 한창 길을 걷는 도중에 하기에는 안 좋은 일 같다.
나도 모르게 그다지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은 것 같다. 자존심에 상처가 났는지, 에마는 다소 고민하면서도 내게 더욱 다가왔다.
「이, 이런 것도 가능해요」
에마가 꽤나 망설이면서도 내 팔을 꼬옥 껴안으면서 달라붙는다.
그 몸은 냉수처럼 시원해서, 나도 모르게 「우햣」 신음을 내 버렸다.
「앗……너무 차가우신가요?」
「아,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조금 놀랐을 뿐이야」
자신의 몸을 「껴안는 물베개」로 바치다니.
마이아라면 딱히 아무런 주저 없이 할 것도 같지만, 지금 에마는 누군가의 조언도 없이 스스로 나선 것이었다.
「……바로 옆에서 모시는데도, 주인님을 더위 따위로 고생시켜서는 빙룡 실격이니까요」
「그런 거야?」
「냉기 정도야 숨만 쉬어도 얼마든지 나온답니다. 겨울이 길고 눈도 많이 내리는 북방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했습니다만, 이런 더운 곳에서는, 부디 제 몸을 써 주세요」
……마이아라면 「내 몸, 차가우니까 안으면 기분 좋을 거다」라는 한마디로 끝마쳤겠지만, 에마는 고지식하구나.
그래도,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이유를 대야만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진지함도, 어느 의미에서는 그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좋다는 게 아니다. 서로 성향이 이렇게나 다르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그럼, 사양말고」
나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안긴 팔을 꺼낸 다음, 주저앉아서 등을 돌린다.
「엣……? 주, 주인님?」
「시원한 걸 즐기려면 등에 업는 게 최고니까」
「그, 그건……허나, 저 따위가 어찌 주인님의 등게」
「됐으니까 얼른 업히기나 해. 아니면 방금 전에 네가 한 말은 거짓말이야?」
「……우우」
에마가 자기 몸을 꼬옥 껴안은 채로, 주위를 부산스럽게 돌아보면서 고민한다. 그리고, 나를 언제까지 계속 주저앉히는 건 죄송하다고 생각했는지, 결국 「에잇」 기합과 함께 내 등에 답싹 안겨든다.
오, 서늘해서 정말 기분 좋은데.
「그럼 가볼까. ……읏, 차」
앗차, 일어서고 나서야 에마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고 걷는 게 더 멋져 보이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든다.
하지만, 원래 내 완력은 그런 걸 손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은 데다가, 정력 회복 마법 때문에 안그래도 낮았던 신체 능력이 더 낮아져 있다. 아무리 에마가 아직 젊고 몸집이 작다 해도, 아마 창관까지 가기에는 팔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어부바라면, 팔만이 아닌 온몸으로 체중을 받치는 것이니만큼 어느 정도 걸을 수 있고, 게다가 상반신 전체로 냉기가 전달되기에 냉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여, 역시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어찌 용이 주인에게 업혀서 이동할 수 있겠습니까」
「신경쓰지 마」
「아뇨, 이건 뭔가 잘못 됐습니다. 반대로 제가 주인님을 업어 드리는 게」
「그건 내가 너무 쓰레기처럼 보이니까 안 돼」
내가 가녀린 여자를 업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 저 여자, 다리를 다쳤나보구나」라고 흐뭇하게 보겠지만, 반대로 에마에게 내가 업혀 있으면 어떨까? 게다가, 에마의 몸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을 온몸으로 즐기는 표정까지 짓고 있다면.
어딜 어떻게 봐도 손가락질당하겠지.
「저기 말야, 앤디. 지금 가녀리고 예쁜 여자를 업고 가는 곳이 창관라는 거, 알고 있어?」
……안제로스의 지적을 받고서야 이미 지금도 손가락질 당할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아니, 어쩌면 거기서 일하는 여자를 일터까지 업어다 주는 친절한 남자로 보일 수도 있잖아.
같은 희망적인 상상을 하던 내게 글로리아 씨가 추가타를 가해 왔다.
「글쎄, 노예 창관의 왕도 전개라면, 애시당초 도망 못 가게 힘줄을 잘렸겠지만, 그런데도 어떻게든 도망친 여자를 붙잡아서 야박하게 끌고 온다……는 느낌이려나?」
「내가 그렇게까지 심한 놈으로 보입니까!?」
킥킥킥 웃는 글로리아 씨. 듣고 난 뒤에 주위를 돌아보니 어째선지 주위의 시선이 차가운 것 같기도 한데…….
아니, 차가운 건 에마의 체온이려나.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니까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버렸다.
「역시 제가 업어 드리겠습니다」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등에 업혀 있던 에마가 버둥거린다.
하지만, 맨 앞에서 걸어가던 코스모스 양이 그때 몸을 돌렸다.
「괜찮답니다아―♪ 거기 그 건물부터 여기까지, 전부 제 가게니까요♪ 그런 이상한 오해를 할 사람 걱정은 안하셔도 돼요」
「뭐라고요?」
코스모스 양이 가리킨 건, 우리가 이미 지나쳐 온 건물 두 채. 평범한 가게처럼, 세레스타 다운 꼬치구이와 튀김을 팔고 있다.
그 옆에는 다양한 색의 옷감을 쌓아놓은 위에, 장신구들을 벽에다 주렁주렁 매달아서 진열해 놓은 가게. 둘 다 다크 엘프 여성이 가게를 보고 있다.
그리고, 코스모스 양 쪽을 보면, 그 등 뒤 건물 몇 채가 모인 막다른 곳에 「코스모스 본점」이라는 간판이 걸린 큰 건물.
창관까지, 길 양쪽에 있는 건물은 모두 10채 정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전부?」
손가락으로 골목 입구를 가리켰다가, 창관까지 돌리자, 코스모스 양이 생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음식점부터 해서 옷 가게, 간단한 여관과 술집, 음란한 도구점, 창녀 전용 병원도 있답니다. 물론 토지와 건물은 전부 제 명의로 되어 있죠♪」
「……우와, 그거 정말 굉장한데요」
「그야, 4백년 넘게 돈이 잘 벌리는 일을 꾸준히 해 오면, 돈도 나름 모이니까요♪」
……그, 그것도 그런가.
아무리 이 도시에서 창녀를 구하기 쉽다 해도, 코스모스 양은 그 중에서도 톱 랭크에 위치하는 고급 창녀. 아슈톤 대신조차도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그녀와 상담을 한다고 하니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다.
게다가 다크 엘프라서 수명도 길고 노화도 느리니만큼, 지금까지 창녀 일을 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왔겠지.
몸을 파는 건, 아무리 미숙하다 해도 농사나 장사 같은 것보다는 막대한 수입을 보장한다. 4백년이나 해왔으면 웬만한 대지주보다도 재산이 많겠지.
「사실은 본관 건물을 확장해서 저런 가게들을 건물 하나 안에 모두 모아 놓을 수도 있었지만, 역시 본관만큼은 한 걸음만 발을 들여도 아찔해질 정도로 에로한 세계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답니다―. 배를 채운다거나, 즐긴 다음에 푹 쉰다든가, 손님이 창녀에게 줄 선물을 산다든가, 창녀가 안심하고 보지 상태를 점검한다든가, 등등의 볼일을 볼 수 있는 곳은……난잡하게 뒤섞지 않고 밖에 내 두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확실히……」
돈을 주고 거기에 간다, 라는 행위를, 하나의 의식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특별한 세계이기에 더욱, 엄청난 돈을 내고서라도 가고 싶다, 처럼, 이건 특별한 지출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창녀의 종합 시설로서, 술집도 병원도 하룻밤을 즐길 수 있는 병원도, 한 건물에 몽땅 합쳐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오락으로서의 성(性)을 그 이외의 일상과 굳이 구별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고귀하다.
「어쨌든, 그렇게 되서, 여기가 제 집이자, 탈크에서도 최고를 자부하는 여체의 파라다이스♪ 코스모스 본점이랍니다♪」
코스모스 양이 대문을 직접 열면서 우리들을 환영했다.
그곳의 벽과 바닥은 온통 붉은색이었으며, 부드러운 상앗빛 가림막이 방과 방을 나누거나, 아니면 그 가림막 너머에 있는 여성의 모습을 고혹적으로 비추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딘가 달콤하면서도 아릿함이 느껴지는 강한 향이 피어 오르고 있다. 그 때문인지 공기는 희뿌옇게 흐려져 있었고, 이상한 위치에 떠 있는 마법의 빛이, 황홀한 분위기를 보다 환상적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오늘은 따로 손님을 받았으려나……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자벨 있니―?」
「네―갑니다, 아, 이런, 신입 아이들인가요?」
「아냐 아냐. 이전에 말했었지? 이분이 그 오닉스의 난폭한 수말이야」
「아―, 그 말은 이 아이들이 바로 그건가요?」
「그래 맞아. 암컷 노예들」
「과연 그렇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자벨이에요. 이 코스모스 본점의 부점장이랍니다―」
가림막을 스르륵 제치면서 나온 다음 코스모스 양과 대화를 나누는 다크 엘프 여성은, 섬세하게 틀어올린 흑발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다크 엘프 아가씨.
부점장이라는 직함을 보면 여기서 나름 오랫동안 근무했을 것이니 만큼, 틀림없이 수백 살이겠지만, 코스모스 양과 마찬가지로 그런 세월의 흔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몸에 느슨하게 걸친 옷감은 전체적으로 비쳐보여서, 쭉쭉빵빵하면서도 윤기가 넘치는 가슴과 엉덩이, 가랑이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오, 오오오……이거 고맙습니다」
「네?」
「정말 훌륭한 가슴이네요」
「제 가슴은 공짜가 아닌데요?」
「그, 그럼 얼마 내야 되죠?」
그저 보기만 했는데도 공짜로 보느냐고 혼나서, 나도 모르게 돈을 내 버릴 뻔했다.
하지만, 이자벨 양은 킥킥킥 웃고는, 귀여운 윙크와 함께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이번만큼은 서비스로 넘어가 드릴게요. 어차피 레슬리 씨가 문답 무용으로 끌고 왔을 테니까요」
「고, 고마워요」
「상대가 레슬리 씨라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답니다. 아무나 어슬렁어슬렁 따라갔다가는 무시무시-한 오거 아저씨에게 돈을 뜯길지도 모르니까요」
「……역시 그런 것도 있군요」
「그러니까, 모처럼 저희와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나를 따라가지만 않으면, 여기서 천국이랍니다. 저희는 안심 안전 명랑 회계, 예산에 맞는 최고의 플레이로 손님을 맞이하니까요. 뭣하면 오닉스 상사에 외상을 달아놓으면 되고요」
찡긋, 윙크하는 이자벨양. 귀엽다.
이건……과연,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다가는 그대로 빠져 버릴지도 모르겠다.
「이자벨,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그는 프리패스♪ 그렇달까 내 개인적인 단골 손님이야」
「여기에는 오늘 처음 오신 것 같은데 벌써 단골 손님인가요?」
「지금부터 단골 손님이 되실 거니까♪ 이자벨도 흥미 있잖아? 난폭한 수말 전설」
「레슬리 씨가 그렇게 헤프니까, 이자벨이라도 씀씀이를 성실하게 관리해야죠」
「응, 알고 있어―. 고마워, 사랑해. 그래도, 흥미 있지?」
「그야―. 소문이 사실이라면 터무니없겠지만요」
아니 잠깐만요. 신경쓰이는 게 있습니다만.
「저기, 그 난폭한 수말 전설은 또 뭔가요?」
주뼛주뼛, 신경 쓰이던 걸 묻는다.
「그거야 뭐……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요? 지난 번 오닉스 상사의 저택에서, 탈크의 창녀 올스타를 늘어놓고 모두 천국으로 보내 버린 그 대활약」
「제가 들은 바로는 고급 창녀와 댄서 10여 명을 흠뻑 빠져 버리게 만들었다던데요. 그야말로 새로운 전설이랍니다―」
「…………」
아니 잠깐, 아무리 뭐라 해도 그건 과장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모두 듬뿍 즐긴 것 같아서 나도 기쁘긴 했지만.
「역시 앤디 씨답네요」
「암컷 노예가 되기로 맹세한 여자가 20명이 넘는데 그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
어째선지 자랑스러운 듯한 오로라와 안제로스.
왠지 모르게 간지럽다.
「저기, 그거보다는. 슬슬 견학하게 해 주지 않겠어? 정말 궁금한데」
내버려 두면 끊임없이 계속될 듯한 난폭한 수말 전설 얘기를, 글로리아 씨가 타이밍 좋게 끊어 준다.
「이 분은 누구신가요?」
「아―, 동부 지방에서 온 화가야. 음란한 그림이 특기라던데」
「오―. 어떤 걸 보고 싶으세요?」
「전부 보고 싶어. 건물도 도구도 옷차림도 창녀도 플레이도!」
글로리아 씨가 기세 좋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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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날씨가 너무 덥네요........
낮은 그렇다쳐도 밤에 자다가 더운 나머지 깨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에마를 껴안고 시원한 꿀잠을 즐길 수 있는 앤디가 너무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