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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77화 (78/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77화 -- >

에마는 갑자기 나타난 코스모스 양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

「코스모스라……주인님, 이 분이 그 분인가요? 아슈톤이라는 다크 엘프도 그 이름을 말했었습니다만」

「아―……마, 맞아」

이 도시에서 대신을 「아슈톤이라는 다크 엘프」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 에마뿐이겠지. 일단 겉모습은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터무니 없이 아름답지만) 소녀인 에마가, 정중하긴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신의 이름을 말하니 위화감이 크다.

「이 아이도 드래곤인가요―?」

「!?」

천진난만한 표정의 코스모스 양에게 그런 질문을 받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거렸다.

「아, 알고 있었어?」

「우리 가게에는 다양한 정보가 들어온답니다♪」

「……그, 그렇구나. 응. 이 아이도 그거」

나는 주위를 돌아보면서 조용히 인정했다.

드래곤을 데리고 있다는 정보는, 가능한 한 숨겨둬야 공황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

헬리콘에서는 라이라가 그 알몸을 드러내는 것으로 호색한들부터 회유했기에 공황 사태도 비교적 소규모로 끝났지만, 여기 탈크 같은 곳에서 일이 터지면 부상자나 사망자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도 꿈자리가 사나울 테니까.

하지만 그건 그렇다 쳐도 대체 어떻게 안 거지……카를로스 씨 저택에 사는 사람들에게야(물론 직접 보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알려져도 딱히 이상하지는 않지만, 밖에는 어떻게 새어나간 거지……아.

「설마 대신이 정보원……?」

「의외네요―. 물론 그 분도 저를 믿을만 하다고 여기는지, 이따금 기밀 같은 걸 상담하러 오신답니다―. 아, 물론 다른 사람에게 말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손님은 확실히 당사자니까 말했을 뿐이에요」

「……어, 어디까지 알고 있어?」

「힐다와 디아네 씨와 노르 씨가 손님에게 흠뻑 빠져 있다는 거랑, 머나먼 나라에서 드래곤을 수십 마리나 거느리고 있다는 거랑, 마음만 먹으면 세레스타를 하루 안에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동원력이 있다는 거랑, 만약의 경우 이걸 상왕님에게 어떻게 보고해야 괜찮을까 등등……같은 정도밖에 몰라요」

「거의 다 새어나갔잖아!?」

대신, 당신 정말로 유능한 대상인 맞나요? 세레스타 내각의 대장로 맞나요?

「아하하핫, 그렇달까 저도 아슈톤 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손님도 많이 취하셨네요―라면서 재운 다음, 다음날에 깔끔하게 잊어버릴 장대한 헛소리였지만 역시 사실이었군요♪」

「……엄밀히 따지자면 수십 마리까지는 아닙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3마리뿐이에요. 말씀하시는 바를 직접 실행하는 자는」

에마가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하지만 일단 눈빛으로 조용히 시킨다. 제발 일을 더 어렵게 만들지 말아줘. 부탁이야.

「3마리만 있어도 나라 하나를 정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나요?♪」

「……뭐, 일반적으로는 그렇겠지」

보통 사람의 인식으로는 말이지.

「헤에―……에마 쨩은 드래곤이었구나」

「역시 인간치고는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여름인데 피부가 새하얀 것도 이상했고」

3자매 중 시마 양과 루키노 양은 지금까지 에마의 정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미라 양은 희미하게나마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고.

아무래도 시마 양과 루키노 양은 생각을 그다지 깊이 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미라 양만 인기있다는 건, 그런 것과 관계있을지도.

「그건 그렇다 쳐도 별로 안 놀라네? 코스모스 씨는……」

「네, 그야 뭐 드래곤 자체는 옛날에 잠깐 인연을 맺은 적이 있으니까요」

「에엣!?」

인연을 맺었다고!?

「서, 설마 드래곤 라이더였다……라거나?」

「그런 건 아니랍니다―. 여행 중 나도 모르게 동행자를 놓쳐서 드래곤 팰리스로 흘러들어갔었거든요」

그거도 이미 충분히 대단한 체험인데. 아니, 나도 라이라와의 첫만남은 그거였지만.

「그 때는 드래곤이 탈크로 통하는 길까지 태워줬답니다. 도중에 동행자도 찾아 주고요.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서 백년 전의 그 사건 당시에도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해지지는 않을 거라고 낙관했습니다만……뭐, 결과적으로는 너무나도 참혹했죠」

「…………」

화룡전쟁. 사람이 드래곤의 공포를 다시금 깨닫게 된 사건.

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단명종에게는 전설에 가깝지만, 그 당시에는 북방 숲을 제외한 수많은 엘프의 숲들이 불타 사라졌으며, 도시와 마을도 상당수 파괴되었다.

그 당시를 겪었던 장수종은, 드래곤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문답무용의 공포에 질려 버리는 사람도 많다.

이 사람은, 이미 드래곤의 상냥한 측면도 엄격한 측면도 모두 알고 있다, 라는 걸까.

……그런 의미로 보면 난, 드래곤에 대해서 이 사람보다 더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진심에서 우러나온 적의를 불태우는 드래곤이, 사람의 세계를 직접 파괴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으니까.

「뭐, 다 옛날 얘기랍니다. 어쨌든, 호위역이 드래곤이니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그럼 혹시 이후로의 예정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저희 가게에서 느긋하게 쉬시는 건 어떤가요?」

코스모스 양이 박수를 짝 치면서 묻는다.

하지만, 루나와 노르 씨가 나를 코스모스 양에게서 떼어놓았다.

「이미 예정이 있다」

「매제 군은 지금부터 시장을 느긋하게 관광할 거에요. 에로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다크 엘프가 내세울 문화가 그거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일단 에로가 다크 엘프 문화의 어엿한 한 측면이라는 것에 대해서, 반대나 다른 의견은 없는 것 같다.

「시장이라―. 뭐 그것도 괜찮네요. 저도 갑니다」

코스모스 양은 루나들의 날카로운 태도를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뭐, 그건 연륜의 여유일까나. 일단 겉모습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코스모스, 이대로 따라오려고?」

「그야 당연하지♪ 그러다 보면 아이를 갖게 될 지도 모르잖아?」

「그거, 진심이야?」

「뭐, 그리 쉽지는 않을 테니 끈기 있게 따라다닐 수밖에 없겠지만―♪」

내 의향 따위는 조금도 상관없이, 그녀는 이미 내 아이를 임신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듯하다.

아니, 이미 자손이 있으니까, 자력으로 낳아 기르는 노하우나 경제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충분하겠지만.

「즉 그 말은 섹스하기 전까지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말인가요?」

「어라,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 그야 그거 자체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따라올까. 그렇달까, 한 번 싸 주면 그걸로 만족하고선 순순히 돌아가줄 것인가.

나도 모르게 살짝 불안해진다. 아니, 방해라고 말할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암컷 노예들 중에는 루나처럼 외부인 여성을 심하게 경계하는 아이도 있어서, 조금 걱정이다.

「정말로, 여자를 만날 때만큼은 인기만점이네……의심할 여지 없이」

글로리아 씨가 반은 감탄 반은 기가 막히는 어조로 말한다.

그녀가 보기에는, 그다지 부유해 보이지도 않고 미남도 아닌 내가, 이상한 기세로 암컷 노예들을 끌어모으고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걸 보면서,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생길 테니 말이지.

그러던 중, 나를 만나는 여성들의 이런 과격한 반응을 보니, 다시금 여성들에게 이상할 정도로 사랑받는다는 실감을 느끼고 있는 걸까.

「아, 당신이 소문의 그 에로 그림책 화가?」

「……벌써 그런 것까지 알려지다니, 정보력이 정말 무시무시하네……나는 글로리아야」

「코스모스랍니다. 잘 부탁드려요―. 당신도 우리 가게에 흥미 없나요? 다크 엘프의 고급 창관은 엘프 여성이 드나들 기회가 거의 없을 텐데요」

「그야 흥미는 있지만……나 같은 걸 불러서 뭔가 얻는 게 있나 해서 말이지」

「후후훗―. 저쪽 손님이 별로 내켜하시지 않아도, 동행하는 분께 잘 보여두자는 원대한 계획이랍니다♪」

「그건 비밀로 진행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나……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붙임성 좋은 코스모스 양은, 벌써 글로리아 씨를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정말 기운이 넘치는군.

탈크의 시장은 역사가 대단한 것으로 유명한 듯하다.

뭐, 장수종들의 도시니까 거기에 열리는 시장도 장수종만큼 역사가 긴 것도 당연하겠지만.

조금 재미있는 점은, 여기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거래를 할 때 세레스타에서 통용되는 금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용 어음이 있어. 금화로 계산하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복잡하니까」

「아― 과연……확실히, 그렇겠군요」

금화 수천 닢. 말이야 간단하지만, 실제로 자루 안에 정확안 양의 금화가 있나 없나 확인하는 건 매우 어렵다.

이런 고액 거래를 위해서 기준 보석도 존재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웬만한 가게가 아니면 직접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않는다.

그런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 여기에서는 옛날부터 어음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게 바로 그 어음. 대찰(大札)은 지금 없지만, 뭐 웬만한 상인의 전재산 정도? 중찰(中札)은 소 한 마리 정도, 소찰(小札)은 야채 한 바구니 정도의 가치가 있어. 이걸로 조달할 수 없는 거래는 직접 물물교환을 해」

미라 양이 내게 펼쳐보인 건 간단해 보이면서도 공들인 다각형으로 나눠진 지폐. 독특한 색의 도장이 찍혀 있고, 그 도장 또한 독특한 장식 문자라서 나로서는 읽을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 쓰이는 북서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물물교환이라면, 지금 저기서 하는 것처럼?」

「그래, 저렇게 말이지」

미라 양이 긍정한 건, 바로 눈앞의 가게에서 오거 아줌마와 다크 엘프 청년이, 각각 다른 야채 하나를 교환한 다음 악수하는 걸 본 것.

「귀찮게 금화를 내서 해결하려고 하면, 노골적으로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으니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 오래된 스타일이 정착한 곳이라 그런지, 금화 거래는 뭐랄까, 왠지 싫다?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해가 잘 안 됩니다만……」

「여기서 수백 년 동안 거래하면서 생활해 온 사람들에게, 세레스타의 제도는 비교적 최근에 실시 된지 얼마 안 된 것이라서 그저 새로운 멋내기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해」

「……다크 엘프에도 보수적인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뭐, 꼭 그렇기만 한 건 아냐. 다크 엘프도 엘프보다야 새로운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엘프와 별로 다르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거지」

「불평할 생각은 아니었지만요」

금화로 거래를 할 수 없다, 라는 건, 트롯에서는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지만, 세레스타라면 소규모 콜로니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아니 내가 세레스타 국내를 그렇게까지 많이 돌아다닌 건 아니다보니, 크로스보우대의 동료들에게서 들은 얘기지만.

내 고향에서는 물물교환으로 거래했어,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거 불편하겠구만」이라는 감상과 「조금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감상이 동시에 나왔으니까.

「모처럼이니까, 여기서 사들인 재료로 오늘 밤의 앤디 군들의 저녁밥을 만들어볼까나」

「좋아, 찬성―」

「뭐, 집에 돌아가면 대부분의 재료 정도는 사용인이 준비해 놨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직접 고른 재료를 쓰는 게 훨씬 좋지. 그렇고 말고―」

3자매가 분위기를 띄운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들, 이전 정령제에서의 축제 회장에서는 요리를 하고 있었구나.

「그럼, 앤디 군도 조금만 도와줘―. 밀가루랑 소금을 반 주먹 정도, 그리고 야자 열매 두 개랑 바나나 한 바구니」

시마 양에게 소찰을 여러 장 넘겨준다. 이 정도면 살 수 있는 양인가.

「바나나」

바로 그때, 우리들의 대화에 흥미가 딱히 없어보이던 루나가 갑자기 귀를 쫑긋거리면서 반응했다.

「바나나……? 그게, 뭔가요?」

「노란 막대 모양의 과일이에용☆ 그게 오거 손가락처럼 다발로 열린답니다아」

「나도 이름은 들은 적이 있지만 실물은 본 적 없어」

들어본 적도 없는지, 궁금한 듯이 묻는 에마에게 바나나가 뭔지 가르쳐 주는 힐다 씨와, 그리고 다크 엘프가 드래곤을 가르치는 진기한 광경이 기쁜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맞장구를 치는 글로리아 씨.

「여기에서도 바나나를 구할 수 있나요?」

「그야 남방 해안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긴 하지만, 가져오는 사람이 있어. 여기는 천하의 탈크 시장이니까」

「먹어도 괜찮고 핥아도 괜찮고 빨아도 괜찮아요♪ 특히 창관에서는 빠뜨릴 수 없는 소도구랍니다♪」

노르 씨와 코스모스 양이 말을 잇는다.

「그럼 루나들은 야자 열매와 바나나를 사다 줘. 나는 밀가루랑 소금을 사러 갈 테니까」

모처럼이니만큼 일을 나눈다. 루나의 눈이 식욕으로 불타올랐지만, 설마 요리 재료까지 다 먹어치우지는 않겠지.

그리고, 루나와 힐다 씨, 글로리아 씨가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전송한 다음, 나는 에마와 노르 씨, 그리고 코스모스 양을 데리고 밀가루와 소금을 사러 간다.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딱히 드문 물건도 아니었다. 조금 걸어가니 길가에다 전시하고 팔고 있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으니까.

「밀가루 한 자루 주세요. ……아, 여기 소금도 있네. 그럼 이거도」

「소찰 3장이다」

「3장?」

「밀가루 한 자루로 1장, 소금으로 2장이다. 이 소금은 파랑뱀 산맥의 특산품이거든」

「이 반 정도만 있어도 되는데」

「미안하지만 나눠 팔 수는 없어. 그게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거니까. 봐라, 이렇게 아름다운 결정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 것 같나? 나눠 팔면 가치가 떨어져」

다크 엘프 중년(중년처럼 보이니까 나이가 정말 많을지도 모른다)이 그렇게 말하면서 콧김을 내쉰다.

지폐는 루나들에게도 나눠줬으니까 지금은 2장 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되려나.

바로 그 때.

「그런 말씀 마세요♪」

「마지막 하나 정도는 인심 좋게 파는 모습이 더 멋지지 않을까나……?」

코스모스 양과 노르 씨가 앞으로 나오면서 흥정을 건다.

코스모스 양은 몸과 비교하면 볼륨이 넘치는 거유 사이의 계곡을 과시하듯이 양팔로 가슴을 받치고, 노르 씨는 허리쪽 깊숙이 파인 슬릿을 손가락으로 의미심장하게 훑으면서 도발.

그 모습을 보고 침을 꿀꺽 삼킨 가게 주인은, 내 시선을 느끼고 얼버무리듯이 자세를 바로잡았지만, 그런데도 시선은 두 여성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못박혀 있었다.

「뭐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다른 가게로 가요」

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하면서 물러나자, 가게 주인은 아-아-아-알았다 알았다고, 라면서 항복했다.

「할 수 없구만, 미인의 손에 들리는 편이 이 소금도 행복할 테니까. 2장에 판다. 가지고 가」

「♪」

「이예이♪」

노르 씨와 코스모스 양이 가볍게 하이파이브한다.

역시 미녀는 유리하다.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은 더욱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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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까 한결 낫군요. 좀 자주, 오래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너무 많이 와서 수해를 입으시는 분도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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