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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66화 (67/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66화 -- >

우리들이 새벽녘에 도착한 헬리콘의 거상 저택으로, 이른 아침부터 헌병대와 유력 상인들이 찾아왔다.

그들을 상대하는 건 당연히 라이라. 하지만 소파에 드러누운 채로 한 손에 술잔을 든 라이라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주면, 그들도 만족하면서 간단한 선물을 놓고 돌아가므로, 옆에서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건지 괜히 걱정이 된다.

「라이라……이야기 제대로 듣고 있는 거 맞아?」

「호, 도와달라는 요청이 아니라면 적당히 듣는 시늉만 해 줘도 된다.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고 싶어서 용을 찾아왔는데, 그걸 방해하는 것도 왠지 미안하니까」

「엉성하구만」

실제로도 「라이라가 없는 동안 자기가 헬리콘을 얼마나 발전시켰나」등의 보고가 많았고, 개중에는 「라이라 님이라면 당연히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자기 자식을 자랑하듯이 까다로운 말을 늘어놓는 녀석도 있었지만, 라이라는 그런 녀석에게도 대범하게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다.

「어쩌면 드래곤의 위세를 빌려서 마약 매매 같은 나쁜 짓을 하려는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이야기는 잘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괘씸한 녀석이 있다면, 당연히 내게 피해를 호소해 오는 사람도 있겠지」

「그거야 그렇지만 ……」

「나중에 내가 그걸 알게 되면 그 괘씸한 녀석을 어떻게 처리할 지, 모르는 자는 거의 없을 터. 무엇보다 리자드맨들이 내 이름을 악용한 녀석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하……과연」

헬리콘을 직접적으로 번성시킨 주인공은, 라이라를 따르는 리자드맨 상인들이다.

그들에게 외면당하면, 헬리콘의 경기가 아무리 좋더라도 버틸 수가 없게 된다.

「솔직히, 내게 이 헬리콘은, 이렇다할 벗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마음에 든 보금자리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너무 많으면, 용답게 불태워 버리면 될 뿐이다」

「그, 그런 난폭한 짓은 하면 안 돼」

「호, 어디까지나 괘씸한 놈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으로서는 아직 그럴 생각은 없다. 허나, 이 땅에서 내 위광에 의지하고자 모여든 사람들이, 내 기분을 상하게 한 결과 얼마나 심한 꼴을 당한다 해도,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다. 용이 사랑하는 건 오로지 라이더 뿐이며, 그 이외의 모든 건 하찮을 뿐이다」

「으-응……」

「충실한 종복으로서 그대를 떠받드는 용만 상대해 왔기에 잊어버렸을 지도 모르겠다만, 용이란 원래 그런 것이며, 그래야만 한다. 물론 아무 말도 못하도록 아예 찍어누를 수도 있지만, 그게 싫어서 그냥 내버려두면 제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르는 놈들도 있지. 인과응보가 있어야만, 사람은 자신과 다른 이에게 공평함을 요구할 수 있으니까」

라이라가 느긋하게 술을 즐기면서 하는 말을 듣자, 다시금 그녀들이 인간의 이치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아니면 인간의 이해 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폴카와 칼윈은 용의 가호 덕분에, 평화를 얻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건 라이더인 그대가 그걸 바랐기 때문이다. 이 땅은 내 변덕으로 말미암아 생긴 가짜 둥지에 불과하다. 따라서 내 호의 덕에 번영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내 분노 탓에 멸망할 수도 있겠지. 그것뿐이다」

「으-음……우리를 그렇게나 환대해 준 이 마을의 모두를, 마치 냉혹하게 버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잊지 말도록. 용도, 라이더도, 신은 아니다. 신처럼 만물을 같은 이치로 다스리는 건 불가능하다」

항상 붙어 있을 수 없기에 더욱 더,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태도로 마주본다.

그것 또한, 드래곤 나름대로의 성실함일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그대의 생일을 어떻게 축하할지, 여자들의 상담은 어떻게 됐나?」

「음, 그게―……어째선지 별로 진전이 없는 것 같아」

「호」

일단 안제로스가 「그런 건 일찍 말해줬어야지!」 라면서 갑자기 화를 냈다.

그리고 오로라도 「이럴 줄 알았으면 쿠라베스에 들르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지금 가진 것들 중에서 선물로 드릴 수 있는 게……」라고 중얼거리고, 네이아와 베아트리스는 「생일……?」이라고 물으면서 그게 뭐냐는 듯한 표정. 칼윈에서는 봄이 될 때마다 모두 나이를 한 살 씩 더 먹으므로, 딱히 생일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이 끼어들면서 「주인님을 어떻게 축하해 드릴지 의논하는 회의」가 시작되어 버렸고,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회의를 잠시 지켜보다가, 바우즈가 들던 마차를 타고 있던 여성들이나 벡카 특무백인장에게 이런저런 부탁을 받아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덧붙이자면 이 근처 출신인 사람도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바우즈가 직접 보내줬다. 드래곤을 타고 가면 왕복에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니만큼, 슬슬 돌아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음성 환영을 썼다면, 상인들의 아첨 따위는 들은 척하면서, 그녀들의 이야기 흐름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군」

「뭐 축하이니만큼, 세세한 건 최대한 숨겼다가 깜짝 놀래키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어차피 최종적으로는 몸으로 축하할 수밖에 없겠지. 그것이야말로 주인님이 가장 기뻐하는 선물이며, 암컷 노예 또한 그걸 위해 받아들인 것이니까」

「너무 노골적인 말은 좀……」

사실 이런 여행중에, 그녀들이 선물이나 파티를 준비하는 건 어려울 테니까.

그렇다면 그녀들에게 남은 방법은 섹스 밖에 없었고, 내게도 섹스는 얼마든지 대환영이며, 이 헬리콘에는 라이라에게 바쳐진 대저택도 있고, 치안도 비교적 좋은 편이라서, 과격한 플레이도 즐기기 좋다.

예를 들어서 야외에서 즐기고 싶을 경우, 헬리콘에서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름다운 오아시스가 점점이 흩어진 대사막, 남쪽에는 신록이 풍부한 호수지대가 있다. 어디서든 정취 깊은 섹스를 즐길 수 있겠지. 지리를 잘 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라이라 덕분에 술도 맛있는 음식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으니, 이렇게까지 조건이 좋으면 그야말로 어떤 주지육림을 즐길 수 있을 지 기대가 매우 되지만, 회의는 이상할 정도로 오래 늘어지고 있었다.

「회의가 이렇게까지 길어진 건, 아마 난교 파티를 어떻게 진행할 지 의견 차이가 생겨서인 것 같군」

「나야 알 수 없지만……으-응」

생각해보면, 생일 축하 파티에 참가하는 인원들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르다. 특히 섹스에 적극적인 테테스와 샤론이 없고, 세레스타 문화 사정에 밝은 디아네 씨의 리더쉽도 없을 뿐더러, 또 아이리나나 페넬, 글로리아 씨 등의 인도어파도 많이 참전하고 있다. 아니 글로리아 씨는 생일 파티에 굳이 참가해야할 이유는 없었지만, 내친걸음에 참가.

이 인원들이, 이 자유로운 곳에서, 어떤 걸로 나를 기쁘게 해 줄지……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깜짝 놀라게 해준다면서 그대를 쫓아내긴 했어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군」

「필요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 이제 더 이상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에 맞는 생일이니만큼, 그렇게까지 공을 들일 필요는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기 전에는 생일이 몹시 기대되던 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제몫을 하게 되서, 술을 마실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생일이 어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자신이 성장 중이라는 실감은 「지금은 무리라도, 어른이 되면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어른이 된 지금도 앞으로는 전혀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20살이 지나고 나이를 어느 정도 더 먹자, 왠지 모르게 그런 「미래의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된다」 같은, 무책임해보이기까지 하는 자신의 성장에 대한 신뢰감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렇게 되자, 나이를 먹는 것도 훌륭해지는 것이 아닌, 자기가 얼마나 늙어 버렸나를 세는 카운트처럼 생각되서, 어느 의미로는 「그저 무작정 기뻐하고만 있을 수도 없구만」라고 쓰게 느껴진 것도 사실.

물론, 생일이라고 해서 특히 축하해 주는 상대가 없었다는 점도 크지만.

……세레스타는 지역차가 매우 커서, 칼윈처럼 새해 첫날이 되면 모두 나이를 한 살 씩 더 먹는 곳도 상당히 많다. 그래서 크로스보우대에서는 동료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니만큼, 안제로스도 내 생일은 정확히 몰랐던 것이다.

「하아……나도 벌써 27살인가」

「그 숫자에 특별한 의미라도 있나?」

「아니, 그건 아니지만. ……지금, 피터가 1살, 엘레니어가 0살이니까……내가 아버지가 죽었을 무렵의 나이가 되어야 피터도 겨우 20살이 되겠지? 아니, 하프 드워프는 성장이 느리다니까 아직 아이 같으려나. 하지만 엘레니어는 훌륭히 자라서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어 있겠지. 나는 아마……틀림없이 수염도 없어서 궁상스러운 느낌의 아저씨가 되어 있을 테고. 하지만 시간이 그렇게 지나도 안제로스도 디아네 씨도, 라이라도 마이아도, 지금 모습 그대로 젊겠구나, 라는 생각이, 이제 와서 들었어」

「그대에게 수염이라. 큭큭큭, 전혀 안 어울릴 것 같다만」

「무, 무슨 말을. 지금까지 기른 적이 없어서 익숙하지 않을 뿐이지, 의외로 잘 어울릴 지도 모르잖아」

「나로서는 그렇게까지 수염에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폴카의 중년 남자들은 모두 콧수염을 기르고 있지만, 그런 것까지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는 거다. 겉모습의 박력을 갖고 싶다면, 수염보다는 풍채를 좀 더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만」

「풍채……풍채라」

요는 살을 찌우라는 건가?

몸이 무거워지면 행군할 때 힘들어지는데. 뭐, 퇴역하면 행군 같은 걸 할 일도 없어지려나 괜찮으려나.

실제로도 대장간에는, 배가 나와서 드워프와 비슷한 체형의 아저씨들도 많다.

아니, 그래도.

「일단 본 느낌이 에로 그림책에 나오는 추악한 악역 같아지는 건 피하고 싶은데」

「남의 시선 같은 걸 신경쓸 필요 있나? 나는 그대가 둥글어지든 찌그러지든 변함없이 사랑할 것이다. 겉모습이 바뀌었다고 환멸해 버리는 여자는 좋을대로 내쫓으면 된다」

「아니, 암컷 노예들이야 당연히 믿고 있지만, 그래도 여자를 후리기만 해서 몸이 저렇게 되었다는 오해는 받고 싶지 않다고!」

「지금처럼 야윈 채로 늙어도 여자를 후리느라 말랐다고 생각되는 건 마찬가지일 것 같다만」

「그래도 말이지……비곗덩어리 뚱보 아저씨가 로리에나 아이리나 같은 아이들과 함께 다니면 절대로 악당처럼 보인단 말야?」

내가 라이라와 격론을 벌이고 있자, 안쪽의 객실에서 회의 중이었을 게 분명한 아이리나가 어느새 응접실에 들어와 있었다.

「흠, 스마이슨 님의 풍채를 키우자는 이야기인가?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안타깝게도 살찔 수 있는 틈 자체가 없을 것 같네만」

「어째서」

「매일 밤마다 열 손가락으로도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자의 배에 정액을 쏟아붓는 데다가, 그렇다고 해서 소모되는 영양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도 몸에 별로 좋지 않으니 말일세」

「……그것도 그러네」

지금의 난, 오히려 해골처럼 비쩍 야위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야.

「응―, 그래도 아이리나 님과 뚱뚱한 그라……정말 위험한 장면이라서, 마음에 드는데」

「글로리아 씨」

「만약 정말 그런 시추에이션이 되면 그리게 해 줘. 최고로 오싹오싹한 느낌의 그려 줄 테니까」

「그러면서 이몸도 그림책에 그려넣을 생각인가?」

「어라, 불만이세요? 밤에 마차 안에서 대담하게 행동하시길래, 괜찮으실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으, 으음. 불만은 아니네만……」

진정하라고, 씨족장. 본인의 성생활을 직접 그림책으로 그리게 해서 유통시키는 국가원수급이라니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다.

「호. 그래서 결국, 주인님의 생일을 어떻게 축하하는 걸로 정해졌나?」

「그게……」

안제로스가 얼굴을 화악 붉히고는, 뺨을 긁적인다.

……대, 대체 어떻게 하기로 정해졌길래.

고개를 돌려보자, 회의에 참가했었던 암컷 노예들은 누구랄 것 없이 모두 얼굴을 붉힌 채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뭐, 뭐야. 대체 뭘 하길래 반응들이 그래?」

「그, 그게 말야」

안제로스가 치뜬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우리들이, 자기 자신을 앤디에게 선물하기로 했어」

「……으, 응?」

아니, 에-그러니까, 으음.

이미, 자궁까지 내게 바쳤잖아. 그런데도 내게 선물할 게 있다고?

암컷 노예로서, 주인인 내게 바칠 수 있는 거라면 거의 남김없이 바친 거 아니었어?

그런데도 굳이 그걸 강조하면서 (내게 성적인 의미로) 잡아먹히고 싶다는 걸까.

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는지, 안제로스가 이어 말한다.

「그러니까, 테테스들이 들어올 즈음부터 목걸이의 의식이란 게 생겼고, 그 의식에서 앤디의 것이 되겠다고 선언했잖아. 하지만 우리 같은 고참들은 결국 그런 걸 못했으니……다시금, 앤디에게 우리들이 당신의 노예가 되겠다고 직접 선언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어」

「……으, 으음」

「그래서……그게, 앤디. 모두, 스스로를 네게 바치는 말을, 열심히 생각했으니까. ……받아 줄 거지?」

「응? 나, 나야 좋지」

당황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얼빠진 대답을 하면서, 나는 응접실로 들어온 모두를 둘러봤다.

어쩐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쁘면서도 부끄러운 플레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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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깜빡 잊어먹고 그냥 잠들어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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