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48화 -- >
조금 들뜬 채로, 에로 그림책을 한아름 껴안고 여관의 카운터앞을 지나 간다.
「이봐 형씨. 당신, 체크인 안 한 것 같은데」
「아―……에 그러니까, 먼저 온 동행이 하지 않았어?」
여관의 주인은 드워프였다. 드워프 특유의 말투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는 확실히 낮고도 탁했다.
볼튼의 호텔, 이라는 글로리아 씨의 말에 따르면, 이 드워프가 볼튼이려나. 간판에는 호텔이라고만 적혀져 있었지만.
「동행이 누군데. 이름을 말해봐. 무작정 드나드는 건 허락할 수 없으니까. 그런 이유를 대면서 들어가와서는 비품 같은 걸 슬쩍해가는 멍청이들이 있어서 말이지」
「아―……누가 체크인했으려나. 아마 아이리나나 오로라가……했겠지?」
「아이리나……아이리나란 말이지」
드워프 노인이 손으로 더듬어서 안경을 찾아 쓴 다음, 숙박부를 영 서투른 손놀림으로 넘긴다.
드워프 남자들은 모두 나이들어 보이므로 겉모습으로는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이 사람은 정말로 노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기랄, 글씨가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잖아」
「눈, 나쁜 거야, 할아버지?」
「할아버지라고 하지 마. 이래뵈도 아직 150이라고」
「……역시 할아버지 맞잖아」
반으로 나눠도 75살. 영천의 힘으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폴카에서도, 75살이나 먹고서 자기가 젊다고 생각하는 할아버지는 없다.
「젊었을 적에는 잘 보였다고……안경도 새로 만들어야 되겠구만」
「그래서, 이름은 찾았어? 약속 때문에, 빨리 들어가서 갈아입어야 되는데」
「약속이라니? 체크인도 아직 안 한 주제에 매춘부라도 데리고 온 거냐?」
「매춘부라고 하지 마……뭐 창녀인 건 맞기는 하지만」
그때 나는 글로리아 씨에게 들은 말을 떠올렸다.
「……글로리아 씨가 상대해 주겠다고 했으니까」
「글로리아……아니 잠깐, 너 같은 외지인을 글로리아가? 그 여자, 어째서……」
「……뭔 일 있어 할아버지?」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젠장 나는 1개월 기다리게 해놓고는 말이야」
「할아버지도 엘프와 섹스하고 싶은 거야!?」
「시, 시끄럽구만, 그 여자는 특별하다고!」
일반적으로 드워프는 엘프를 까닭 없이 싫어한다. 「몸이 너무 빈약해서 살짝 만져도 뚝 부러질 것 같다」라면서 성교 상대로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락맨처럼 수비 범위가 넓은 녀석도 있기는 하지만. 덧붙여서 드워프와 오거는 서로 튼튼한 것이 마음에 드는지, 가끔 체격 차이가 엄청난 커플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이런 할아버지도 글로리아 씨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글로리아는 언제 온다고 했어?」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에 찾아온다고 했으니까……뭐 1시간이나 그 정도 걸리지 않으려나?」
「……뭐, 그녀석이 소개해줬다면 어쩔 수 없구만. 들어가도 좋아. 이렇게 안 보이는 숙박부를 붙잡고 씨름하는 것도 피곤하니까, 믿어 주지」
「…………」
나중에 힐다 씨에게 할아버지의 눈을 치료할 수 있는지 물어 볼까, 같은 걸 생각하면서 나는 안쪽으로 살그머니 들어갔다.
어느 방을 잡았을까 생각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라이라, 마이아」라고 불러 보자, 여러 개의 문이 동시에 덜컥덜컥덜컥 열려서 깜짝 놀랐다.
「호, 왜 그렇게 놀라나」
「앤디 님의 방은, 여기」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신 건 어째서인가요」
「아, 아니, 에마는 뭐랄까 아직 조금 덜 익숙해져서랄까?」
그 뒤를 잇듯이 근처의 방도 문이 열린다. 둘러보니 모두 내 암컷 노예들.
그것도 그렇군. 여관의 방은 2인실이 보통이니까, 인원수를 고려하면 방을 최소 6개나 7개 정도는 잡아야겠구나. 드래곤들도 고려하면 세명 더 늘어나고.
실제로는 2인실뿐만이 아니라 1인실까지 잡은 걸 보면, 여관의 한 층 거의 전부를 우리 일행이 점거한 듯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앤디의 방을 어떻게 정할지, 모두 의견이 달라서 큰일이었어」
「어차피 돌아다니실 테니, 굳이 방을 지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이 사람들 아무렇지도 않게 스마이슨 십인장이 돌아다니면서 범하는 걸 전제로 말하고 있네……낮에도 듬뿍 했잖아요……」
「에, 자기 전에 안녕히 주무세요 질내사정 정도는 괜찮지 않아?」
「안녕히 주무세요 키스 같은 분위기로 그런 걸 하는 건 조금 그렇지 않아 테테스 쨩!?」
「지금은 밤이다. 목소리를 낮추도록 나리스」
「뭐 어쨌든, 이 근처의 방은 우리 일행이 독점했으니까 엘프가 아니라면 거의 못 들을 거에요」
이미 잠옷으로 갈아입은 여자도 있고, 딱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알몸에 목걸이만 건 채로 복도로 나온 여자도 있다. 그렇다고 할까 샤론과 알메이다는 진지한 표정으로 알몸에 목걸이만 건 상태다. 둘의 방은 완전히 임전 태세인 것 같다.
「저, 저기 말야……이거 사러 간 곳에서 글로리아 씨가……그게, 여기로 와서 서비스해 준다고 했는데 어쩌지?」
내가 사온 에로 그림책를 가볍게 흔들어보이자, 안제로스가 그 중 하나를 집어들어서 펼친다.
「전에 갖고 있었던 것과 다르네……」
「그야 당연하지, 갖고 있으면 사러 올 리가 없잖아」
「……겨우 이걸 사러 하모니움까지 온 거야?」
「앗」
안제로스의 기가 막힌듯한 표정을 보고 나서야, 나 자신이 깜박했다는 걸 알아차린다.
하모니움을 찾아온 공식적인 이유는 관광이고, 이걸 사러 온 건 비밀이었으니까.
「뭐, 그래도, 괜찮지 않아? 즐거움의 일환으로서?」
모두의 시선이 내게 지긋이 집중되는 게 느껴진다.
「그건 그렇다 쳐도 어째서 이렇게나 많이 산 거야……?」
안제로스가 내 품에서 몇 권 빼내 자기가 안아들면서 중얼거린다.
「모, 모두 갖고 싶어했거든. 이거 이래뵈도 유통량이 적어서 말이지」
「란츠나 고트 라면 몰라도, 부대 녀석들을 위해 일부러 앤디가 이런 것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이런 거라고 하지 마. 예술이라고」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젠장. 도통 이해해 주려 하지 않아서 괴롭다.
이전에 너희들도, 에로 그림책를 반찬삼아 섹스를 즐겼잖아.
「호. 주인님이라면, 그 어떤 에로 그림책에도 지지 않는 음란 지옥을 즐길 수 있지 않나?」
「질로도 인원수로도 지지 않는다」
라이라의 말에, 주먹을 꼬옥 움켜쥐면서 동의하는 마이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에로 그림책에서는 백명과 섹스하는 경우도 있다고. ……아, 하지만 고양이 수인 콜로니에서는 최대 백명이 넘는 여자가 나와 섹스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지. 응.
시간적으로나 정력적으로나, 역시 하루 안에 다 범하는 건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이야기가 그런 화제로 넘어갈 뻔 했으나,
「잠깐만요. 지금 중요한 문제는 에로 그림책이 아니랍니다? 조금 전의 언니가 주인님에게 서비스를……즉 섹스하러 온다는데 암컷 노예인 우리들이 멍하니 맞아들이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갑자기 테테스가 주먹을 휘두른다.
「아니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자자 테테스 쨩. 내일까지 그냥 내버려두자고. 이제 와서 이 사람이 모르는 언니와 한두번 아앙 아흣 즐긴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눈꼬리를 세울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나리스의 의견은 모두에게 무시당했다.
「음……확실히 이런 그림책 따위에 뒤쳐지는 듯한 꼴을, 암컷 노예인 우리가 보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맞아요. 주인님의 주위가 훨씬 더 사치스럽다는 걸 그 여자에게 과시해 줍시다」
알메이다와 샤론이 이상한 사명감을 불타운다. 아니, 그럴 필요는 딱히 없다고 생각하는데.
「북방 숲의 흰색 씨족장인 이몸이 그대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그 여자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되지 않나?」
「저도 흥미가 생기네요……♪」
아이리나와 오로라가 짖궂은 표정을 짓고는, 복도 한가운데서 잠옷을 스륵스륵 벗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두 침대에 숨어서 기다린다거나 같은 건 안돼요―? 앤디 군에게도 잔탄의 문제가 있으니까」
「그거 해결된 거 아니었나요?」
「물론 어느 정도 좋아지기는 했지만, 모두 한꺼번에 범해 주지! 라면서 의욕이 넘쳤다가는 역시 빈혈로 쓰러져 버릴지도 모르니까아」
힐다 씨의 말을 듣자 모두 걱정스러워한다.
「대표를 뽑아서 갈 수밖에 없겠군」
라이라의 제안을 모두 마지못한듯이 인정하고는, 그리고 누가 요격 멤버에 들어갈 지 진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내 의견은 조금도 묻지 않은 채로.
약 1시간 뒤, 누군가 문을 똑똑 살그머니 노크하고는, 흠칫흠칫 연다.
내가 있는 방으로의 안내는 라이라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가볍게 목욕했는지, 어딘가 산뜻한 느낌의 글로리아 씨가 방으로 살그머니 들어왔……다가, 굳어 버린다.
「어, 어서 오세요……」
나는 조금 거북한 기분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그녀를 맞아들였다.
「에, 엣……다, 당신, 들……?」
「잘 왔네」
「할짝, 응, 하응……츄읍, 츄르르르……♪」
침대에 앉은 내 가랑이에서, 알몸에다 목걸이만 건 아이리나와 오로라가 기쁜듯이 내 자지를 빨고 있다.
양옆에는 똑같이 목걸이 이외에는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는 루나와 테테스가 달라붙은 채로, 응석부리듯이 내 가슴에 뺨을 비벼대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어째서 이 인원들이 뽑혔느냐면, 자지를 빨고 있는 두 명은 신분과 하는 행위의 낙차에서 발생하는 임펙트를, 루나와 테테스는 종족의 바리에이션을 노렸다고 한다.
엘프에게만 인기 있는 사람이라고 오해받지 않도록! 이라는 테테스의 주장에 따른 결과였지만, 그 오해를 바로잡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 남자에게 봉사하고 싶나? 방금 전에 그대가 헤아린 대로, 그대 이외에도 이 남자와 몸을 겹치는 여자는 많다. 정액도 그대에게만 독점시킬 수는 없으니만큼, 뭐, 이번만은 용서해주도록」
「……희, 흰색의 씨족장과……하늘색의 공주님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저도 아이리나님도……이 분의, 암컷 노예……랍니다……♪」
「빨라고 하면 언제든지 자지를 빨고, 가랑이를 벌리라고 하면 누가 앞에 있든 가랑이를 벌리는……그런 것에 행복과 쾌락을 느끼고 있다네……♪」
「……다, 당신……대체, 정체가 뭐야」
뒷걸음질치면서 나를 두려운 눈빛으로 보는 글로리아 씨에게, 내 왼쪽에 달라붙어 있던 테테스가 즐거워서 참을 수 없는 듯한 느낌으로 대답한다.
「드래곤 라이더에요―. 그것도 매우 대단한……지금까지 수많은 국가적 사건을 해결해 온 영웅이며, 이분의 은총을 받고 행복해진 여자의 수도 손가락과 발가락으로는 부족해서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살아 있는 전설 같은 분이랍니다♪」
테테스의 말을 오른쪽에 달라붙은 루나가 잇는다.
「모두, 앤디의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한 번이라도 섹스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도 좋다」
「…………」
말을 잃는 글로리아 씨.
그것도 그럴려나. 응. 작품을 많이 사 준 답례로 하룻밤의 즐거움을 제공해주려고 온 건데, 갑자기 엘프의 최고 지도자가 그 상대의 자지를 자랑스럽게 할짝할짝 핥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충격받겠지.
그렇달까, 역시 이런 연출을 할 필요는 전혀 없었던 거 아냐?
「저, 저기……그게 말이죠」
나는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면서, 어떻게든 글로리아 씨를 충격에서 회복시켜 주려고 손을 뻗는다.
전부 거짓말이니까 안심해 주세요, 라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장난으로 씨족장이 알몸인 채로 자지를 빨아댈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녀들이 말하는 흐름에 따라서 「나는 사실 본 대로 드래곤 라이더니까, 내게 안기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라고!」라면서 깔아눕히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높다.
그럼, 대체 어떻게 설명해서 납득시켜야 할까. 일단 모처럼이니만큼, 할 수만 있다면 범해버리고 싶기는 하지만. 이대로 후다닥 도망쳐버려도 딱히 불평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 그러니까……하, 하기 싫은데 무리해서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괜찮으시다면 그……상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에, 어흠」
글로리아 씨는 내 손을 잠시 응시하다가, 자기가 여기에 뭘 하러 왔는지 핫 떠올린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처럼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세우면서, 멈춰 버릴 것만 같은 사고를 필사적으로 돌리듯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그, 그래, 나는 프로니까……해주겠다고 약속했으면, 반드시 해」
「무,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네」
「미, 미안, 그냥 놀랐을 뿐이야. 응, 놀랐어……」
아하하하핫, 웃고는, 조금 얼빠진 표정을 짓는다.
「……이런 게 진짜로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이, 이런 거라뇨?」
「여자가 스스로 암컷 노예라고 말해버리는 것 같은 하렘 전개……」
「전개라고 말하는 건 조금 그렇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그야말로 창작자 같은 표현에, 나도 모르게 딴지를 건다.
「어디까지 진짜야?」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 글로리아 씨에게, 아이리나가 자지를 빨면서 대답한다.
「지금 농담 같은 건 아무도 한 적이 없네만?」
「내게는 말할 수 없는 사정, 예를 들면 협박당했거나 돈이 없거나 등등 절실한 사정이 있어서는 아니고?」
「겨우 그런 일로, 아이리나 님이나 내가 바라지도 않았는데 남자의 자지를 빨 리가 없잖아요」
오로라가 대답하자, 글로리아 씨가 곤혹스러운 것처럼 고개를 숙인다.
「……그, 그래. 있을 수 없지……엘프들 사이에서는 권위가 가장 높은 북방 아혹 씨족의 흰색 씨족장이……」
「듣고 놀라지는 말게나. 벚꽃의 대리인도 아카스의 공주도, 이 남자의 암컷 노예로 들어왔다네. 탈크의 지배자의 여동생 둘도 말이지……그리고 거기 계집애는 그 렌 판가스의 알렉스•버스터의 친척이라네」
「에헤헷―」
활짝 웃는 테테스. 친척이라니 애매한 표현이지만,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라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설명하기가 곤란하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겠지.
「이 남자가 왕족인가 뭔가……같은 건 아닐 것 같은데. 그렇달까 세레스타의 상왕이나 아피룸의 황제라도, 엘프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대단한 공주들을 암컷 노예로 받아들이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렇다네. 이몸도 하늘색의 공주도, 이 남자에게……이 자지에게 진심으로 반했을 뿐이라네. 권력을 배경삼아, 다른 종족에게 시집가라는 요구를 받아도 받아들일 생각은 조금도 없다네」
「저도 마찬가지에요……응, 츄릅, 하응……흐으으응♪」
「그 쪽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뭐 상관없겠지……」
글로리아 씨가 어렵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옷을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 속옷만 남기고 옷을 거의 다 벗었을 무렵, 한숨을 하아~ 깊이 쉬고는, 다시 기운이 난 것처럼 얼굴을 든다.
「……이거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주 희귀한 체험을 할 찬스네」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아이 만들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적나라한 후궁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이런 에로 순도 100%의 에로 그림책 그 자체인 하렘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좋은 기회로군」
「…………」
「내 작품에 참고해 주겠어」
글로리아 씨가 히죽 웃는다. 약간 자포자기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뭐 딱히 참고해도 상관없네만, 이몸들은 그저 빙산의 일부분일 뿐이라네」
「지금 여기에 따라온 사람만 쳐도 반도 안 되니까요―」
「……잠깐잠깐, 혹시 방금 전에 지나쳤던 여자들 모두와……」
그녀들 모두와 육체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렇다는 걸 분위기로 긍정하는 암컷 노예들.
당당한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글로리아 씨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걸 즐기면서,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