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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29화 (29/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29화 -- >

일단 11권의 에로 그림책을 준비해 온 자루에 넣은 다음, 여성용 막사로 갔다.

미카가미 자매는 출산 이후 밧슨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아서, 여성 부대원은 적었……달까, 입대한 이후로 처음 보는 여성 부대원이 몇 명 있는 정도였다.

내 방은 부대를 옮길 때 이미 비워 버렸으니까 굳이 남성용 막사에서 지내는 것에 집착할 이유도 없었고, 여성용 막사에서 지내도 괜찮다는 허락도 받았다.

「그럼……이것들을 언제 확인하지」

일단 제목을 확인한다.

불후의 명작 「엘프 스위트 나이트」최신간 9권. 뭐 이건 에로 그림책을 즐기는 변태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레벨의 유명작이므로 희소성은 낮지만, 그렇다 해도 제외할 수 없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그림체가 조금 색다르긴 하지만 가슴을 다양한 구도에서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밤의 과수원」. 실은 이건 나도 샀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

귀찮고 힘들텐데도 항상 풀컬러로 나오며 난교가 특색인 「100발 발사 이야기」3권. 이것 또한 유명작으로 현재 6권까지 나왔지만, 3권에서 화가가 바뀌어 버려서 이전 작가가 그린 것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내가 갖고 있었던 건 새 작가가 그린 후기작뿐이었고, 이전 작가가 그린 전기작은 손을 넣을 수 없었다(덧붙여서 간행 페이스는 2~3년에 한 권 정도가 보통이므로, 전기 작품은 10년 정도 전에 나온 것이 되서 좀처럼 구하기가 어렵다). 그 귀하다는 전기 최종작을 어떻게든 손에 넣었었다니, 자위 브라더즈도 꽤 하는데.

11권들 중 유명 시리즈를 더 꼽아보면, 「문 위스퍼가 사라질 때까지」5권. 수인족 테마의 금자탑으로, 특히 5권의 히로인인 여우 수인 피피 쨩의 인기가 전설적이다. 이 5권에는 그밖에도 몇 명의 캐릭터가 더 출연하지만, 피피 쨩에게 빠져서 몇년 동안 다른 여자를 자윗거리 삼아 자위를 할 수 없게 된 신사들이 꽤나 많았다는 소문이 있다.

그리고 「노예 품평회」시리즈 중 1•4권. 이건 제목 그대로 노예 품평회에 출품된 다양한 히로인들이, 그 미모부터 에로 테크닉으로 보지의 상태까지 심사되고 값이 매겨져서 팔아치워질 때까지를 그리는 윤간물. 틀에 박힌 패턴뿐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하드한 것에서부터 개그스러운 것까지 이야기 전개가 다양해서, 그림체보다는 스토리 전개가 높이 평가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리고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은 「핑크빛 새너토리엄(요양소)」, 「이그조틱(이국적인) 섹스」 「바기나 버서스(보지 VS)」 「실록 창관기행 2」 「폭유광연」.

나도 에로 그림책을 꽤나 좋아했었고 나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것도 상당히 많았다.

에로 그림책은 수요가 많아서 대량 인쇄물에 속하긴 하지만, 그 인쇄 규모는 제각각이다. 물건이 물건이니만큼 상인도 당당하게 팔러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돌아다니는 방식도 다른 서적들과는 다르게 독특하고,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므로 관심이 없으면 정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같다.

특정 화가와 발행자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신사만이, 행상인의 귀엣말을 듣고서야 그 존재를 겨우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인기 에로 그림책들을 따로 정리한 목록 같은 걸 발행하면, 그것만으로도 잘 팔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 취향에 맞을 것 같은 건 일단 「핑크빛 새너토리엄」과 「실록 창관기행」……정도려나」

내용은 아직 보지 못했으니까 스토리는 모르지만, 그림체는 꽤 마음에 든다.

그리고 「100번 발사 이야기」3권, 「노예 품평회」1권은 이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시리즈의 다른 권도 훌륭하지만, 특정 ○권은 훨씬 훌륭했다……라는 평판은 그 방면에서도 유명하다. 막연한 평판만으로는(취향 차이나 잘못된 정보도 많고) 별로 신경 쓰이지 않지만, 시리즈물로서 비교 대상이 있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있다는 말인가」라고 호기심이 생긴다.

……그렇다 해도, 트롯 출신 병사인 나는 봉급에서 많은 양을 떼어가서 정작 실제로 받는 돈은 적었다. 아무리 에로에 대한 정열이 넘친다 해도, 생각없이 마구 사들일 수는 없다. 안그래도 적은 봉급이 술값으로 터무니없이 많이 나가기도 했고.

하지만, 나보다 계급이 낮다고는 해도 세레스타 출신이라서 봉급에서 많이 떼어가지 않는 데다가, 딱히 부어라 마셔라 마시지 않는 란츠와 고트는 다른 것 같다. 둘이서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니만큼, 단순하게 계산해도 에로 그림책도 혼자 살 때보다 두 배는 사들일 수 있었을 테니, 이 콜렉션의 충실함도 납득이 간다.

처음에는 이런 걸 부탁받아서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는 이런 명작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어서 오히려 고마울 정도였다.

「그럼……이것들을 어디서 본다」

문득 고민이 된다.

여성용 막사에서 지낼 수 있게 된 건 좋지만, 혼자서 천천히 에로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방은 없다.

여자들이야 물론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겠지만, 분위기가 대단히 거북해지겠지.

그리고 에로 그림책을 자윗거리 삼아 사정하는 것도 내 사정상 어렵다.

암컷 노예들이야 자기들에게 사정해 준다면 얼마든지 상대해 주겠다고 하겠지만,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니다. 자위와 성교는 전혀 다르다. 과연 이해해 줄까.

작품 세계의 캐릭터에 빠져든 채로 사정하고 싶은 것이다. 색다른 대상에게서 색다른 흥분을 느끼면서 사정하는 건 보통 성교와는 조금 다르다. 다양한 여자들을 즐기다가 사정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지만, 역시 다르다.

「될 수 있으면 조용하고도 느긋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군……」

내가 여성용 막사의 입구에 멈춰 선 채로 생각에 잠겨 있자, 에마가 공중에서 춤추듯이 내려왔다.

「뭔가 곤란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주인님」

「아, 아니, 에마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니까 신경 안 써도 돼」

「……그건 제가 미숙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 딱히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닌데?」

「이, 이전 날에는 모처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님께 몸을 바치지 못했습니다만, 이미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설령 수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저를 매도하면서 범하신다 해도,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아니 에마, 난 딱히 그런 취미는 없다니까. 나도 섹스는 좋은 분위기에서 하고 싶거든?」

정확히는, 상대가 그걸로 기뻐해 준다면 조금 정도는 그런 취향으로 하는 것도 싫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

「아니 그게 아니라」

그래. 딱히 에마와 섹스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아―……뭐라고 해야 되려나」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한다.

아직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에마가, 내가 이런 걸 좋아한다는 취향을 이해해 줄 수 있으려나.

……아니, 오히려 숨겨서 어쩔 생각인데.

어차피 에마도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고, 드래곤은 영광이든 오점이든 라이더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섬기는 존재니까. 지금 그런 걸 알게 되서 환멸해 버릴 것이었다면, 애시당초 그런 관계 자체를 맺지 않았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에마에게 솔직히 털어놓기로 했다.

「이건 에로 그림책이라는 건데」

「? ㄴ, 네 ……」

「아마도 이게 뭔지 잘 모를 테니까 직접 보면 이해가 될 거야」

「엘프 스위트 나이트」를 살그머니 꺼내서 에마에게 읽게 한다.

에마는 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라는 듯한 표정으로 내가 넘겨 준 에로 그림책을 받은 다음, 그림책의 페이지를 휙휙 넘기기 시작했다. 페이지가 뒤로 넘어갈수록 그녀의 얼굴이 점점 굳으면서 새빨갛게 변해간다.

「뭣……이, 이게 대체 뭔가요」

「그러니까 에로 그림책이라고 했잖아. 세레스타에서 나온 건데, 나는 이 에로 그림책이야말로 인류의 문화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해」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언했다.

「서, 성교의……그, 보고서나 지도서 같은 건가요?」

「그런 것보다는 예술에 가깝지. 뛰어난 상상력으로 사람의 성적 망상을 만족시켜 주는 거야」

「……망상을 만족시키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걸 읽으면 성교하고 싶어져서……그, 성교의 성공율을 높여 주게 되는 겁니까?」

「그냥 자위를 하게 돼. 마음속으로 작품 안의 상황을 재현시켜서 체험하는 거지」

「그렇게 해도 딱히 얻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 아무것도 없어! 뭔가 얻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그 얻는 게 없는 행동이야말로 힘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란 말이야!」

「……저기, 진정하십시오, 주인님. 우리가 누구를 가리키는 건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수많은 여자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섹스하고 싶으면 마음껏 할 수 있는 나에게는 이런 게 필요없을 것 같지? 절대로 아냐! 아무리 훌륭한 현실이 있다 해도! 사랑스러운 망상이라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고!」

「ㄴ, 네에……」

잠깐, 너무 흥분했다. 인기 없는 모태 동정 크로스보우대 부대원이었다는 사실은, 시간이 겨우 2년 정도 지났다고 해서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나는 이것들을 느긋하게 읽으면서 할 수만 있다면 자위도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에, 음, 그러니까……」

곤혹스러워 하는 에마.

「그러고 보니 에마. 너는 내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했었지?」

살짝 기대하는 표정으로 밀어붙인다.

꼴사납긴 해도, 이렇게 전력으로 털어놔 버리면 무서울 게 없다. ……아마, 잠시 뒤면 후회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에마는 에로 그림책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잠시 뒤에.

「알겠습니다.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니 딱히 도와 줄 필요는 없는데. 그냥 이것들을 보면서 자위만 할 거니까」

「아뇨. 도와 드리겠습니다. 혹시 누군가가 방해할지도 모르니까요」

에마가 사명감이 타오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주먹을 꾸욱 움켜쥔다.

그리고.

「하룻밤 내내 사라져 버리시면 의심받겠지만, 여기서 2시간 정도라면……」

「에, 여기서……?」

「막사 안에서 눈에 띄지 않고 자위하실 수 있는 방은 없으니까요……여기에다 환영을 펼쳐 두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을 테니 괜찮습니다」

에마가 여성용 막사의 옥상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는, 달빛 아래에서 내게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라면서 소리와 시각을 차단하는 환영을 펼치고, 그 위에다 바람을 막아 주는 결계까지 준비해 준 다음, 정좌한 채로 나를 올곧게 바라본다.

「자, 어서」

「에, 아니, 그러니까……누군가 보는 앞에서 자위하는 건 좀」

「주인님께서 성교하시는 건 지금까지 계속 봐 왔습니다. 이제 와서 자위를 보여진다고 해도 딱히 신경쓰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자위하는 걸 보여지는 게 훨씬 한심할 것 같아서 그래……」

「허나, 여기 말고는 적합한 장소가 없습니다. 또한 제가 환영 밖으로 나가면 제게서도 보이지 않게 되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시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에, 그게 말이지―……」

「괜찮습니다. 저는 주인님의 용입니다. 주인님께서 어떤 모습을 보여 주셔도 절대로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에마가 곤란해 하는 것을 알면서도 비밀을 털어놓고 부추긴 나로서는, 그녀의 저런 각오를 부정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그녀의 각오에 밀린 끝에, 마지못한듯이 에로 그림책을 펼친다.

달빛은 대단히 밝아서, 그림책을 읽는데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에로 그림책의 완성도는 자위 브라더즈의 엄선작답게 그림이든 스토리든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그, 그럼……시작할게」

「네! 부디!」

정좌한 채로 올곧은 눈빛으로 응시해오는 여자의 눈앞에서, 에로 그림책을 보면서 자위.

이 무슨 기묘하고도 부끄러운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하지만 에로 그림책에 확실하게 반응하는 자지를 보면서, 역시 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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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야말로 상업지에서나 나올 듯한 상황이군요..........

여성이 보는 앞에서 망가로 자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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