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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23화 (23/100)

<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23화 -- >

돌아다니면서 다른 모두에게도 남방행 이야기를 전해 둔다.

이번에는 혹시나 싸우게 될 위험도 전혀 없다. 정확히는 라팔까지 가게 될 경우 현지의 정세를 모르니만큼 확실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라이라와 마이아, 그리고 그에 더해서 에마, 바우즈도 함께 하는 이번 여정에서 위험성은 한없이 낮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렇달까 드래곤이 4마리나 있으면, 대항은커녕 방해할 수 있는 세력 자체가 없다.

적이었으며 나와 같은 드래곤 라이더로서 신출귀몰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라이너가 죽은 지금, 이 정도로 안전한 여행도 없다.

「이번에는 임무로 가는 것도 아니고, 수송력에도 여유가 있으니까……세레스타나 렌 판가스에 관광하러 가보고 싶은 아이도, 데려 갈 수 있을 것 같아」

남작 저택에서 아이를 돌보는 셀렌과 쟌느, 그리고 그녀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페넬을 곁눈질하면서 그렇게 말하자, 셀렌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으-응……어떻게 할까요……라팔 제도도 죽기 전에 한 번 정도는 가 보고 싶었습니다만―」

「오― 그래?. 그럼 셀렌도 함께 가는 게 어때? 엘레니어도, 조금 정도라면 누군가에게 맡기고 말이야」

「응―……고민되네요. 애플에게 부탁할 수 있다면 부탁하고 싶지만, 애플은 아직 젖이 나오지 않으니까요……쟌느쨩에게 피터 군뿐만이 아니라 엘레니어에게 먹일 젖까지 부탁하기에는 미안하고」

「가슴은 2개 있으니까, 충분할 것 같은데」

「그렇다는 거야. 이래뵈도 꽤 나온다는 거야. 힐다 선생님에게 젖이 많이 나오는 알약 덕분이라는 거야」

「에, 그런 약이 있었어?」

「정액을 보통의 수십배나 더 많이 나오게 하는 마법이 있을 정도니까, 모유를 어떻게든 하는 마법이나 약 같은 것도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나」

「……굉장한 설득력이구만」

다크 엘프에 의한 에로 분야의 마법 개발이 진행되는 것은, 탈크의 번성한 성 관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사정량을 조절하는 것 같은 한정된 요구에조차 대응할 수 있는 걸 보면, 더 절실한 육아 관련 마법이나 제약 기술에 대한 연구도 당연히 되어 있겠지.

……뭐, 사정량을 조절하는 마법은 디아네 씨 일가의 비전이라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응……그래도 엘레니어 쨩,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요. 이런 시기에 외롭게 만드는 건 왠지 꺼림칙하네요」

「……뭐,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무리 유모를 맡아주겠다는 여자들이 많다고 해도, 그럼 잘 부탁할게 하고 맡기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걸지도 모른다.

나이를 세기는 커녕, 아직 태어난 지 2개월도 안 되었으니까. 그런 때에, 특별한 존재인 생모가 오랫동안 아이와 떨어져 버리면, 정이 너무 없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우―……가고 싶긴 하지만, 다음 기회로 미룰게요. 딱히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건 아니죠?」

「그거야 물론이지. 바우즈와는 이후에도 여러 번 왕복하기로 약속했고, 나도 상황을 보러 갈 생각이야」

「그렇다면 이번에는 참을게요. 엘레니어 쨩과의 시간을 소홀히 하면……뭐랄까, 결국 부모의 사랑을 모르는 하프 엘프라는 느낌이라서, 저 자신이 한심해보이니까요」

「……그거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우리가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건, 단순한 사실일 뿐입니다. 하지만, 엘레니어 쨩에게 그걸 그대로 물려줘서는 안 되겠지요」

셀렌이 작은 웃음을 띄운 채로 시선을 먼 곳으로 돌린다.

「지금 와서는, 꽤나 오래 전의 일처럼 생각되지만……앤디 씨가, 그렇게 말했었어요. 우리 아이에게는……그런 비극을 물려주면 안된다고. 앤디•스마이슨의 아이로서, 피터•스마이슨의 손주로서……내 아이도, 당당하게 자신의 가족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라고요. ……아이에게 소홀한 어머니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확실하게 해야 되겠죠?」

「……그러네」

내가 걱정할 필요도 없이, 셀렌의 어머니로서의 자각은, 라팔에 대한 호기심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저 대신, 페넬 씨가 다녀와 주세요」

「……네?」

갑자기 자기에게 이야기가 넘어오자 놀라서 멍해져 버린 페넬.

지금까지 이야기의 흐름이 자기와는 별다른 연관이 없었으므로, 다소는 귀를 기울이면서도 자신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손을 파닥파닥거린다.

「엣, 저, 저기, 제가 그, 라팔에요?」

「메이드의 일은, 마을의 젊은 여자들도 예의범절도 익힐 겸 견습으로 오니까, 그렇게까지 바쁜 건 아니죠?」

「엣, 그러니까……하지만, 아이리나 님들이나, 셀렌 씨랑 쟌느 씨를 시중드는 건 제 담당이었습니다만……」

「숲의 엘프분들은 모처럼 숲 밖으로 나와 있으니까, 이전처럼 숲의 일족들과만 계속 친하게 지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다른 메이드와도 접촉하게 해 보는 게 어떨까요?」

「그, 그런 말씀을 들어도……너무 갑작스러워서요」

페넬이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숲에서 멀리 나온 경험이 없어서 불안하겠지.

「그렇게까지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아이리나는 마물이 떼거지로 쳐들어오던 시기의 렌 판가스를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으니까」

「그, 그렇다 해도……전 딱히 도움이 되어 드릴 만한 점이 없습니다만」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그런 건 상관없어. 함께 먼 곳을 여행하는데, 그런 자격 같은 게 왜 필요해?」

「우우……」

계속 곤혹스러워 하는 페넬.

……어쩔 수 없구만.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페넬의 귀에 입을 댄다.

「……가끔씩은 여행지에서 너와 섹스하고 싶어」

「!?」

페넬이 움찔 반응하면서, 순식간에 얼굴과 귀를 새빨갛게 붉힌다.

확답을 받기 위해, 나는 페넬의 가슴을 살그머니 만지면서, 한번 더 속삭인다.

「암컷 노예라면……당연히 따라야겠지?」

「……ㄴ, 네……」

……이번에야말로 순순히 받아들이는 페넬.

곁눈질로 셀렌과 애플을 보자, 역시 다 들렸는지 쓴웃음. 쟌느도 분위기로 알아차렸는지, 어깨를 움츠리면서 고개를 가로젓는다.

뭐, 페넬을 시작으로 머지않아 네 아가씨들에게도 넓은 세계를 보여 주고 싶은데.

이건 조금 억지려나, 라고도 생각한다.

남자들이 묵고 있는 여관에도 가서, 가까운 시일 안으로 세레스타에 돌아간다는 것을 전한다.

아니, 나로서는 더 이상 「돌아갈 곳」도 아니지만.

「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실비아 씨도, 더 이상 애태우지 않아도 되겠네요」

보이드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것 같다.

벡카 특무백인장도 마찬가지.

「그 결전 당시 하반신에 무리가 많이 왔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좋아졌으니까.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바람을 피워 버릴지도 모르겠군」

「그랬나요? 괜찮은 것처럼 보였었는데」

「원래 내가 전력으로 움직이면, 특히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많이 갔거든. 이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지. 뭐, 꽤나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그렇게까지 움직일 필요는 없었지만 말이야」

「하아―……」

「젊었을 적에는 조금 아파도 며칠 쉬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나았지만……자연치유가 느려지는 건 단련으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나이라는 건 무서워」

절실하다.

뭐, 오랜 시간 영천에 몸을 담그면, 그런 나이에 따른 능력 저하도 어느 정도까지는 경감시킬 수 있겠지만……군인이니만큼 언제까지나 계속 온천 치료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케이론과 자위 브라더즈는.

「나, 보이드 녀석처럼 딱히 세레스타로 서둘러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도 없으니까, 여기서 계속 느긋하게 지내려고」

「우리들, 여기야말로 진정한 낙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안 돌아가도 상관없어요」

셋 다 간섭은 거부하겠다는 제스쳐.

「너희들 정말 그걸로 괜찮은 거야……?」

「돌아가봤자 여기로 다시 오려면 디아네 백인장이 돌아오고 난 다음일 테고, 이 이후의 생활 같은 건 모두 내가 직접 해야 할 테니까. 귀찮아―」

「세레스타로 돌아가도, 거기에 있는 것은 누추한 부대 막사뿐」

「게다가 옛 동료들과는 이미 소속도 달라졌으니까, 다음 명령이 내려올 때까지 하는 일도 없이 가만히 있어야 되겠죠. 지내기 굉장히 불편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딱히 돌아가야만 할 이유가 없죠!」

「에로 그림책 컬렉션 같은 건 어떻게 할 거야」

「!?」

「죄송합니다만 스마이슨 십인장이 좀 가져다 주면 안 되겠습니까!? 우리들 방에 200권 정도 있어요!」

너무 많잖아. 이건 옮기려 해도 수레를 써야 할 수준인데.

「내가 왜? 그렇달까 그런 걸 나한테 부탁하지 말라고」

「으, 으으음……」

「아니 잠깐 기다려 파트너. 어느 의미로는 그림책 따위보다 훨씬 훌륭한 걸 이미 매일 보고 있잖아」

「그래도 에로 그림책에는 에로 그림책만으로만 얻을 수 있는 상상력이!」

옥신각신하는 자위 브라더즈.

아니, 뭐 나도 공감은 하지만.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시추에이션은, 부탁하면 암컷 노예들이 의외로 선선히 재현해 주니까.

그리고 둘은 잠시 동안 속닥거리면서 토론한 끝에, 내게 양피지 한 장을 넘겨줬다.

「걸작 11권을 추렸으니까 아무쪼록 이것만이라도 좀 부탁할게요」

「남은 건 부대 녀석들에게 모조리 뿌려도 괜찮으니까, 그것들만은 가져와 주세요. 제발」

11권이라는 미묘한 권수에 꼴사나운 미련을 느낀다.

그리고 문제는 양이 아니다.

「아니 너희들 스스로 가지러 간다는 생각은 없는 거야?」

「부탁드립니다, 제발!」

「진짜로 걸작이니까요! 가져오다가 읽어도 됩니다! 아니 오히려 읽어서 공감해 줬으면 좋겠어요!」

「절대로 안 가겠다는 거잖아」

……결국 나는 받은 양피지를 감아서 품에 넣었다.

따, 딱히 흥미가 생긴 건 아니니까.

그리고.

재키씨의 공방 한쪽 구석을 빌린 다음, 심호흡을 가볍게 하면서 정신을 집중.

「그럼……. 일단 닦아볼까」

거무스름한 은제 목걸이를, 천보따리에서 조심스럽게 꺼낸다.

갈라티아와 한 약속이 있으니까.

……그걸, 완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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