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반하는 하프엘프씨 3부 11화 -- >
일단 해산한 다음, 숲에서 다시 집합하기로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잘 생각해 보니, 폴카로 돌아오자마자 남작 저택으로 곧장 갔었구나.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 집을 지키던 나리스와 테테스, 베아트리스가 마중나왔다.
「오, 돌아오셨군요. 다녀오셨어요 스마이슨 십인장」
「너 최근에는 여관에서 생활하는 거 아니었어?」
「그게, 스마이슨 십인장이 없는 동안 모처럼이니 실례해도 괜찮을까- 해서요. 숙박비도 공짜고」
「……뭐 아무래도 괜찮지만」
숙박비 정도는 개인 지출이 아니라 건틀렛 나이트의 경비로 돌려도 되지 않나? 버스터 경이 공식적으로 파견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폴카는 시골이니까 숙박비도 그렇게 많이 안 나올 것 같은데.
「다녀오셨어요―. 디아네 백인장은 어땠어요?」
「어땠냐는 말을 들어도……뭐 디아네 씨답게 열심히 하고 있었지. 그렇달까 디아네 씨, 이젠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괜찮지 않으려나?」
「뭐, 그녀석으로서도 주인님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위험과 마주치는 것보다는, 안전한 폴카에 얌전히 눌러앉아 있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테니 말이다」
라이라가 뒤를 이어 말한다. 아 과연,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꾸민듯한 웃음을 띄우는 테테스.
「뭔가 바뀐 게 있어……?」
베아트리스가 흠칫흠칫 끼어든다. 손에는 뭔가 조잡한 느낌의 옷감으로 된 통을 들고 있다.
……다른 한쪽 손에는 바늘을 들고 있고. 바느질을 하고 있었던 걸까.
「바뀐 게 있냐라……뭐 바뀐 게 있을지도 모르겠네」
「어, 어떻게 바뀐 거야!? 모두 여기처럼 된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그저 용자가 없어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드래곤들더러 국내를 항상 순찰해달라고 부탁한 거랑 듀크 신관장……이 아니라 국왕 대리를 중심으로, 렌 판가스나 트롯 세레스타에서 파견된 관리들이 국정을 수행하게 된 것 뿐이야. 국민 레벨까지 바뀌려면 아직 멀었어」
「……그, 그래? 그거 다행이네……돌아갔을 때 모든 게 이상하게 변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었거든」
「이상하다니……」
「왜, 왜냐면 이쪽 세계,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걸……경작지도 그렇게 안 넓은 것 같은데 식량은 굶주릴 걱정 없이 풍부하고, 왕궁도 아닌데 옷감이 그렇게 남아도는 게 말이지」
「어제 오레가노 씨가 있는 옷 가게에 갔었거든요―」
테테스가 옆에서 설명해 준다.
아, 그래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구나.
「뭘 꿰매는 거야? 그렇달까 테테스, 바느질 같은 거 할 수 있었어?」
「일단 할 수는 있어요. 의외로 나리스쨩이 잘하더군요」
「후후응. 가난뱅이를 얕보지 말라는 거에요」
나리스가 자랑스럽다는듯이 우쭐거린다.
……아니 그거 딱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게 아닌 거 같은데.
「바느질은 말이죠―. 이렇게 실을 꿰맨 다음 뽑아서……」
「와―! 와~앗!」
갑자기 베아트리스가 큰 소리를 내면서 손에 든 바늘로 테테스를 찌르려 들자, 테테스가 냉정하게 손을 들어서 바늘을 막아낸다.
테테스의 손에 막힌 바늘이 그대로 베아트리스의 손에 박혀 버린다.
「아……아야아아아아앗!?」
「베아트리스? 갑자기 무슨 짓이죠?……나, 이래뵈도 기사니까, 반격당해서 아픈 꼴을 봐도 책임 못 진답니다―?」
「ㄴ, 너……!」
「부끄럽다는 건 알겠지만, 주인님께 뭔가를 숨기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 적어도 여기서는 절대권력자니까」
「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알고 싶은 건 아닌데……아아 정말이지, 베아트리스. 손 이리 줘 봐」
갑자기 공격한 건 베아트리스이므로, 테테스를 혼내는 것도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일단 왜 공격했는지 물어보는 건 뒤로 미루고 베아트리스의 상처를 살펴본다.
「아파보이네. 라이라, 감각 환영 같은 거 걸어줄 수 있지?」
「호. 상냥하군」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그렇달까, 너 혹시 베아트리스에게 맺힌 거라도 있어?」
「이런 얕은 상처 따위, 영천에 들어가면 금방 낫는데도, 일일히 치료해 준다는 점이 무르다는 말이다. 칼로 베인 상처와 비교하면 대단한 것도 아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파하는 사람을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잖아. ……그래도 확실히 라이라가 말한 대로군. 가능한 한 빨리 온천이나 샘터로 가도록 해. 그럼 금방 나을 거니까」
「그, 그러니까……당신의 그 이상할 정도로 상냥한 점이 수상쩍다는 거야!」
베아트리스가 손을 팟 뒤로 빼서는 가슴으로 껴안는다.
「엣―……」
「하지만 주인님은 대개 이런 분위기잖아?」
「뭐 조금 한심하면서도 터무니없이 음란한 면도 있지만, 정말 부드럽고도 상냥하니까, 응」
「이런이런. 터무니 없는 도둑 고양이로군」
테테스, 나리스, 라이라가 베아트리스의 반응을 보고 각각 감상을 늘어놓는다.
「어쨌든, 베아트리스가 뭘 만들든 방해할 생각은 조금도 없어. 느긋하게 만들도록 해. ……그리고 테테스, 나리스. 일단 미리 말해두지만, 나 지금부터 아이리나들과 함께 숲의 온천으로 갈 거야」
「숲의 온천?」
「그건 또 뭔가요? 은의 씨족령에 있는 영천과는 다른 건가요?」
그러고 보니 이 둘은 모르겠구나.
「……거기에 간다면 나도 갈래. 나, 거기에는 이미 몇번이나 갔었으니까……이런 상처, 거리의 여자들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고」
베아트리스는 상처 치료를 위해서 몇번 데려간 적이 있으니까 어딘지 알고 있고.
그리고 내게 알몸을 보여도 딱히 부끄러운 생각은 안 드는 모양이다.
「오고 싶으면 너희들도 올래? 물론 온천이니까 당연히 벗어야겠지만」
벗어야 된다……라는 쪽을 강조한다.
그 말을 듣자 생긋 웃으면서 「물론 기꺼이 갈게요」라고 대답하는 테테스와,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미묘한 표정으로 베아트리스를 흘긋흘긋 쳐다보는 나리스.
「……설마 이 어린애를 데리고 갈 건가요 스마이슨 십인장?」
「뭐가 불만인데」
베아트리스가 불끈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묻는다.
나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어라? 왜 나한테 투덜거리는 건데요? 그렇달까 이 아이는 딱히 암컷 노예 같은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하고픈 듯한 표정을 짓는다.
사정을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그냥 계속 궁금해하게 내버려두는 게 낫겠지. 응.
「그럼 가자. ……그 전에 일단 갈아입어야겠군. 일단 여행하면서 땀을 흘렸으니까」
온천에 들어갈 때는 몰라도, 나온 뒤에 냄새나는 옷을 입으면 온천으로 상쾌해진 기분이 엉망이 되어 버릴 테니까.
「도와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야한 걸 하고 싶으면 온천에서 실컷 해 줄 테니까 지금은 참아 줘」
「체엣―」
「이거 뭐랄까―, 테테스 쨩이 완전히 에로 암컷 노예가 되어 버린 모습을 보면 나 슬퍼」
「호. 그럼 그대만 남아 있을 건가?」
「……에로라는 건 말이죠. 평소부터 시도때도 없이 마구 하는 것보다는 가끔씩 하는 게 더 기분 좋다고 생각합니다」
「호호호」
입으로는 불평하면서도 따라오는 나리스가 조금 귀엽다.
숲 안의 온천은 입욕 설비가 상당히 충실하게 갖춰져 있었다.
「욕조도 전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넓어진 것 같군」
「배수로의 확보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거야. 뭐 공사한 건 블루 드래곤들이었지만」
배수로를 파서, 근처에 흐르는 강으로 쓰고 남은 영천수를 흘려보낸다.
전에 왔었을 때에는 배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그 당시에는 주위의 지면이 항상 질퍽질퍽했고, 게다가 영천수 덕분에 잡초의 성장이 대단히 빨라져서, 결과적으로는 풀냄새가 그득했지만, 잡초를 제거하고 배수로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공기도 상당히 상쾌해졌다.
그리고, 석조 욕조도 크게 넓혀져 있었다.
크기로 따지자면 훌륭한 대욕탕……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중탕이라고 해도 괜찮을 크기다. 적어도 열 명 정도가 팔다리를 쭉 뻗어도, 서로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온천수도 풍부해서, 드넓은 욕조를 가득 채운 채로 하얀 김을 피우고 있다.
「오히려 넓어서 청소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물때는, 일부러 수작업으로 청소하지 않아도 제거할 수 있는 마법이 있답니다」
「헤에……역시 크리스티네」
「아뇨, 이건 제 오리지날 마법이 아니라 은의 씨족에서 전해지던 것이에요」
크리스티와 아이리나, 그리고 오레가노들 네 아가씨와 쟌느가, 먼저 와서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리고 네이아도.
「이건 최근에 만든 건가요? 뭐랄까 오래된 유적처럼 보입니다만」
「나무로 만들면 썩어 버릴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나?」
나리스와 테테스는 욕조 근처에 세워진 벽과, 거기에 달린 석조 선반에 흥미가 생긴 눈치다.
탈의실 겸, 숲 밖에서 곧바로 왔을 경우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어느 석재나 정성스럽게 연마한 것처럼 대단히 매끄러웠다.
「이것도 블루 드래곤이 만든 거야?」
「돌을 잘라서 운반하거나 조립하는 건 대부분 블루 드래곤들이 해 줬지만, 마지막 표면 마무리는 내가 했다는 거야」
「……이 바닥이나 벽 같은 걸 전부?」
「그렇다는 거야. 매끄러우면 모두 기뻐할 테니까」
「대단해 쟌느」
「아직 벽 하나만 만들었을 뿐이야. 장래에는 아주 큰 집으로 만들고 싶다는 거야. 앤디와 암컷 노예들 모두가, 섹스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말이야」
쟌느의 야망도 정말 대단하다.
「호. 그건 그렇다 쳐도, 슬슬 벗는 게 어떤가. 언제까지나 벽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히얏, 잠깐, 그만두세요 제가 알아서 벗을 테니까!」
「이미 모-두 알몸이니까, 빈유인 나리스쨩이 그렇게까지 숨기려 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시끄러웟! 엘프들 중에서는 보통이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먼저 들어갈게」
미묘하게 내 시선을 신경쓰면서 옷을 벗는 나리스, 언제 알몸이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 자연스럽게 알몸이 되어 있는 라이라, 내 옆에 달라붙은 채로 옷을 에로하게 벗는 테테스와, 옷을 재빨리 벗어 던지고는 아무런 사양도 없이 욕조로 들어가는 베아트리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열 명은 될 것 같은데」
「모두 불러올까요?」
「모두 들어오기에는 좁을 것 같아. 다 못 들어올지도」
그러고보니 셀렌과 애플, 에마가 안보인다.
「셀렌들과 에마는?」
「셀렌들에게는 아이를 부탁했다는 거야. 나도 이제는 모유가 안나와서, 이런 때에는 교대로 보기로 했다는 거야」
「그래? 그랬구……나랄까 하프 엘프의 모유를 드워프 아기가 먹어도 괜찮은 거야?」
「힐다 선생님도 딱히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는 거야」
뭐, 그렇다면야 괜찮겠지.
「어차피 피터는 누구의 가슴이든 좋다고 빨아댈 것 같네만」
아이리나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응. 그것도 그럴려나. 셀렌이나 애플 등등 훌륭한 거유들이 있는데, 굳이 아이리나의 가슴에 달라붙어서 빨아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으니까.
「에마는?」
「함께 남았다. 드래곤이 모두 아이의 경호에서 빠지는 건 좋지 않다고 하더군」
「……아직은 섹스가 조금 무서운 걸까나」
나는 옷을 벗어 던지고, 바로 옆에 있던 테테스의 허리를 껴안……았달까 엉덩이를 주무르고 비비는 채로 온천에 들어가면서, 에마를 어떻게 해야할 지 잠시 고민한다. 조금 떨어진 여기에서도, 큰 목소리로 부르면 아마 곧바로 날아오겠지.
……그래도, 역시 그만 두자. 이미 내 드래곤이 되겠다고 맹세했으니까, 무리하면서까지 서둘러 에로를 가르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흐으응……주인님의 손놀림, 정말 야해요」
「왜, 마음에 안 들어?」
「더 음란하게, 구멍 같은 곳을 만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와 찰싹 달라붙은 상태에서 황홀한 표정으로 내 야한 손놀림을 즐기는 테테스. 그리고 그걸 부러운 듯이 쳐다보는 엘프들과, 약간 기분이 안좋은듯한 베아트리스.
딱히 에마가 지금 여기에 없다 해도, 욕정을 풀 대상이 부족한 건 아니니까.
「그럼, 방금 전의 봉사를 계속하도록 하지」
「나도……」
욕조 안을 첨벙첨벙 헤엄치듯이 다가온 아이리나와 로리에가, 테테스의 엉덩이 감촉과 모두의 알몸을 봐서 이미 빳빳하게 발기한 내 자지에 입술을 댄다.
그 광경을 베아트리스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뭐, 신경쓰지 마」
베아트리스를 암컷 노예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현재로서는.
하지만, 관객으로서 자극이 되기에는 딱 좋다.
「우리는, 스마이슨씨와 이런 계약을 맺고 있답니다」
네이아가 베아트리스의 옆으로 이동해서는, 요염하게 미소짓는다.
「……?」
「우리 모두, 아이를, 낳을 거에요. ……이 사람의」
「에……?」
베아트리스는 얼빠진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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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의 태풍의 위력일까요......
비도 오고 바람도 부니까 오히려 춥게 느껴집니다.
물론 아직 늦여름이니만큼 태풍이 물러가면 다시 무더워지겠지만요.
마음만 같아서는 피해 없는 태풍이 몇 번 더 왔으면 좋겠군요.
내일부터 와우 군단 시작이라 번역 주기가 조금 (아니 어쩌면 아주 많이)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1주일에 1편씩은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